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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독서

21세기 일본 베스트셀러의 6가지 유형을 분석하다!
사이토 미나코 저자(글) · 김성민 번역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6년 08월 10일
9.0
10점 중 9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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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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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사이토 미나코

지은이_ 사이토 미나코齋藤美奈子
1956년 니가타 현에서 태어났다. 세이조 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했고 문예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 <임신소설妊娠小說>, <홍일점론紅一點論>(이상 지쿠마문고), <독자는 춤춘다讀者は踊る>(분슌문고), <멍청이 종이 울리다あほらし屋の鐘が鳴る>(아사히신문사), <모던걸론モダンガ?ル論>(매거진하우스), <문장독본 씨에게文章讀本さん江>(지쿠마쇼보), <문단 아이돌론文壇アイドル論>, <양말 레시피靴下のレシピ>(이상 이와나미쇼텐)가 있다. <문장독본 씨에게>로 제1회 고바야시히데오상 수상(2002년)했다.

옮긴이_ 김성민
1976년 대구에서 태어나 영남대학교 일어교육과를 졸업했다. 2000년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 입사해 일본 출판 관련 서적을 다수 번역했다. 현재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객원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2001년부터 일본 나고야에서 생활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나가오카 요시유키의 <출판프로젝트X>, 와시오 켄야의 <편집이란 어떤 일인가>, 오쓰카 에이지의 <캐릭터 소설 쓰는 법> 등이 있다.

목차

  • 들어가며 - 21세기 일본의 베스트셀러 여섯 유형

    머리말
    책, 또는 독서하는 사람에 대해
    베스트셀러 독자는 어디에 있나
    독서하는 사람은 소수 민족
    독서계는 다민족 사회
    '착한 독자'가 출판계 지탱

    1. 독서의 왕도는 현대 어르신이 말하는 '고마운 삶의 교훈'이다
    『대하의 한 방울』 이쓰키 히로유키
    『일본어 연습장』 오노 스스무
    『기대지 않고』 이바라기 노리코
    『빛을 향한 100개의 꽃다발』 다카모리 겐테쓰
    『일하기 싫은 사람을 위한 책』 나카지마 요시미치
    『나이를 거꾸로 먹는 건강법』 히노하라 시게아키
    『인생 60부터』 이시하라 신타로

    2. 최고의 치유책은 '쓸쓸한 아버지'에게 먹혀드는 이야기였다
    『애들한테 인기 끄는 과학 마술 77』 고토 미치오
    『철도원』 아사다 지로
    『맞아 맞아 동물점』 빅코믹스피리츠 편집부
    『교센 - 인생의 선택』 오하시 교센
    『책 읽어주는 남자』 B. 슐링크
    『하얀 개와 춤을』 T. 케이
    『성공하는 남자, 성공 못하는 남자』 마스이 사쿠라

    3. 연예인 고백서는 '의외로 안 팔린다'는 사실
    『아내와 나』 에토 준
    『꿀맛』 가노 고쿄
    『플라토닉 섹스』 이지마 아이
    『'미운 오리새끼'였던 나』 우메미야 안나
    『아 유 해피?』 야자와 에키치
    『방패』 니타니 유리에

    4. 흔한 소재, 오래된 소재도 포장만 바꾸면 승산 있다
    『사면 안 된다』 주식회사 긴요비
    『국민의 역사』 니시오 간지
    『영원의 아이』 덴도 아라타
    『'버리는!' 기술』 다쓰미 나기사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못 읽는 여자』 A, 피즈 + B. 피즈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냉정과 열정 사이 Blu』 에쿠니 가오리/쓰지 히토나리
    『만족』 K. 캐트럴 + M. 레빈슨

    5. 어른책은 '중학생용'으로 만드는 게 제일
    『LOVE론』 쓴쿠
    『i 모드 사건』 마쓰나가 마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R. 기요사키 + S. 렉터
    『시판본 - 새 역사 교과서』 후소샤
    『더 골』 E. 골드랫
    『모방범』 미야베 미유키
    『공상과학독본』 야나기다 리카오
    『해변의 카프카』 무라카미 하루키

    6. 대형 베스트셀러는 말랑말랑하다, 밝다, 무해하다
    『오체불만족』 오토다케 히로타다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오히라 미쓰요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가?』『내 버터는 어디로 가버렸지?』 S. 존슨/D. 리플우드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J. K. 롤링
    『소리내어 읽고 싶은 일본어』 사이토 다카시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이케다 가요코 구성

    맺음말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21세기 일본 베스트셀러 6가지 유형
이 책은 21세기 초의 일본 베스트셀러를 하나하나 분석한다. 그 책들을 읽어보지 않았다 할지라도 일본이란 사회를 속속들이 알 수 있을 정도다. 눈여겨 볼 점은 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책들의 핵심독자가 일본의 단카이 세대團塊라는 사실이다. 이들은 일본 패전 후인 1947-49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로, 대학에 다닐 때는 격렬한 학생운동을 벌이기도 했고, 전후 일본을 경제대국으로 키운 세대다. 또한 일본의 문고시대, 신서시대를 연 장본인이다. 일본에서는 이들을 출판의 주류세대로 여기고 있다.
2007년이면 단카이 세대가 본격적으로 정년을 맞이한다. 일본 출판계는 이들 ‘정년세대’의 등장을 출판기획의 터닝 포인트로 여기고 여러 기획물을 준비한 바 있다.

일본 출판시장을 통해 본 우리 출판의 미래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가? 지금 우리 출판시장의 주축이라 불리는 40대는 바로 386세대다. 대학시절 책으로 인생관을 정립했으며, 인문서의 주요 독자층이었고 90년 이후 급격하게 성장한 출판시장의 생산자이자 강력한 독자층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들이 이제 50대로 접어든다. 우리는 일본보다 정년이 훨씬 이르다. 심리적으로는 단카이 세대와 맞먹는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그들이 일본의 단카이 세대처럼 나이 듦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인간의 정신적 풍요와 역사적 배경을 다룬 여행서, 앞선 세대들의 고뇌에 찬 삶을 다룬 논픽션, 이론을 뛰어넘어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보여주는 환경관련서 등을 즐기기 시작했다.
이 밖에도 우리 출판이 일본을 바짝 뒤쫓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는 많다. 따라서 ??취미는 독서??는 일본 출판시장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 미래사회, 특히 한국 출판계에 타산지석이 되기에 충분하리라 믿는다.
또한 이 책은 책을 기획하는 출판관계자에게는 ‘교과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향방에 관심 있는 이라면 누구나 필독할 만하다.

특징 및 내용

1. 이 책은 베스트셀러를 유형별로 분류하고 베스트셀러의 요인을 너무나 명쾌하게 잘 포착해내고 있다.
2. 이야기하듯 술술 풀어나가고 있어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편하게 읽을 수 있다.
3. 베스트셀러를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면이 없지 않으나 그 사회적 의의를 결코 부정하지도 않는다.

베스트셀러의 6가지 유형
1_ 독서의 왕도는 현대 어르신이 말하는 ‘고마운 삶의 교훈’이다
오늘날처럼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안한 시대엔 역시 인생에 도움이 되는 교훈적 이야기가 강하다.
근대 이전의 공동체에는 살다가 고민이 생겼을 때 스님이나 마을 장로 같이 삶의 길라잡이가 되어주는 사람이 반드시 있었다. 현대 사회는 어떤가. 애당초 고마운 설교를 해주는 사람은 길에서 마주칠 일도 없다. 그래서 삶의 교훈을 알려주는 책이 등장한다.
2_ 최고의 치유책은 ‘쓸쓸한 아버지’에게 먹혀드는 이야기였다
베스트셀러를 살펴보면 중장년층 남성의 마음을 뒤흔드는 책이 의외로 많다. 말하자면 ‘쓸쓸한 아버지’ ‘쉬고 싶은 아버지’라는 독자층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외로운 아버지의 어깨를 감싸안으며 ‘당신은 아무 잘못 없다’ ‘나는 당신의 편이다’라고 위안을 주는 책이 인기를 누리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런 책들은 가족이나 젊은이들과 의사소통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또는 노후의 삶을 제시한다. 또는 ‘울고 싶으면 실컷 울어라’라며 독자를 보듬어주기도 한다.
3_ 연예인 고백서는 ‘의외로 안 팔린다’는 사실
영상이 인간의 관심을 끄는 힘에는 활자도 당해낼 수 없다. 그런데 요즘 연예인책은 의외로 안 팔린다?
안 팔린다고 해도 물론 10만 부 이상은 넘긴다. 하지만 팔기 시작한 주에만 순위 상위에 오를 뿐 곧 한 줄기 바람처럼 자취를 감추고 만다. 첫 주에 잘 나간다 하여 증쇄했다가 적자로 끝난 책도 허다하다. 왜 그럴까?
4_ 흔한 소재, 오래된 소재도 포장만 바꾸면 승산 있다
이 책들은 베스트셀러의 후광에 편승한 책은 아니다. 도작이나 도용도 물론 아니다. 설사 속은 뜯어고쳤건 재활용이건 겉은 새롭다. ‘새로 꾸며 재등장’한다는 게 중요하다.
특히 새로 꾸미기가 중요한 구실을 하는 분야가 바로 실용서다. 뭐니 뭐니해도 책 중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분야갸 실용서로 건강 관련서나, 정보 정리서 같은 책이다.
5_ 어른책은 ‘중학생용’으로 만드는 게 제일
베스트셀러란 책들을 훑어보면 경제경영서, 하우투 책, 소설, 어느 책을 봐도 중학생한테나 어울릴 책들이 인기다. 인생론에서 보이는 ‘젊은이의 노인화’와 더불어 ‘어른의 어린이화’도 진행 중인 듯하다. 조금만 복잡해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불만을 터뜨린다.
6_ 대형 베스트셀러는 말랑말랑하다, 밝다, 무해하다
온갖 역경. 굽히지 않는 정신. 인생을 긍정적으로 열어가려는 의지. 확실한 권선징악. 강력한 교훈. 초대형 베스트셀러는 착한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요소로 가득하다. 또 하나 중요한 특징은 아동서풍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큼지막한 글자. 그림책풍 디자인. 친절하게도 한자에는 일일이 음을 달았다. 내용도 우화이거나 우화 형식을 띤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89420415
발행(출시)일자 2006년 08월 10일
쪽수 294쪽
크기
152 * 223 mm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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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독서의 계절’ 학생이라면 매년 가을마다 보는 표어이다. 그리고 매해 가을만 되면 독서를 주제로 각종 행사가 열린다. 이렇게 독서를 강조하고 적극 권장하는데도 독서하는 사람은 적다. 사정이 이런데 취미는 독서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일까?
그런데 당당하게 ‘취미는 독서’라 당당히 밝히는 책이 있다. 제목만 읽고 단순히 이 사람이 읽은 책 목록과 줄거리, 감상문 혹은 평론 이런 내용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이 책을 다 읽고, 한국에서도 이런 형식의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물론, 일본에서 이런 책이 꾸준히 나오는 건 아니다. 하지만 구성이 독특하다. 그 해에 베스트셀러를 분석해 놓았다. 저자 소개와 줄거리는 물론이고 주요 독자층과 그 독자층이 읽을 수밖에 없는 이유, 베스트셀러가 될 수밖에 없는 사회 분위기 등을 적어놓았다. 베스트셀러 내용을 단순히 읽고 받아들이지 않고, 객관적으로 생각하게끔 도와준다.
각종 독서하는 법을 알려주는 도서를 읽으면 항상 생각을 하라고 한다. 하지만 정작 그 생각을 도와주는 책들은 없다. 한 권의 책을 읽을 때, 사회적 배경과 어떻게 연관을 지어 생각해야 하는지, 문학적 가치는 어떻게 판단하는 건지. 그런 지식들을 알려주는 책은 없었다. 단지 자기 나름대로 책을 읽고 생각해라, 그리고 감상문 혹은 서평을 써라. 그러다보면 세상을 보는 안목이 생긴다고만 한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책을 읽고 굳이 생각할 필요 없다고 한다. 한 번 읽고 ‘재미있었다.’고 생각하며 책을 덮는 사람, 그 사람이 독서를 취미로 하는 사람이다. 맞다. 취미는 일에 치이고 인간에 치인 피곤한 마음을 달래주는 일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괴롭다면 그 순간부터 독서는 취미가 될 수 없다. 베스트셀러를 분석한 이유가 여기 있지 않을까?
이 책에 등장하는 내용은 출판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은 생각해봤을 것이다. 그 사람들은 책을 좋아하지만, 책에 질리지는 않았을까? 책을 접하면서 가끔 괴로운 날도 있지 않을까? 너무 책과 마주하는 바람에 즐기는 법을 잊지는 않았을까? 이런 생각 때문에 서두에 착한 독자의 특징을 설명하고 베스트셀러를 분석함으로써 ‘내가 다 알려줄게, 당신은 잠시라도 즐겨보게.’ 이런 말을 하고 싶지 않았을까?
한국에서도 이런 친절한 책(수능이나 논술을 위한 수험서 빼고)이 나온다면 참 좋지 않을까? 독자들이 읽지 못한 도서를 접하는 방법으로.
 
10점 중 7.5점
취미는 독서:: 한국의 독서문화에 대해 개탄하는 기사들을 심심찮게 읽을 수 있다. 가장 흔한 기사는 명문대 도서관의 대여순위에 관한 기사. 본격학술서들보다는 흥미위주의 소설들이 상위를 차지한 것을 두고 한국의 학문의 전당, 이래도 좋은가 라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얼마 전에 화제가 되었던 기사는 작년 베스트셀러 100위 중 한국문학은 단 세편에 지나지 않았다는 기사였다. 100위 중 대다수는 최근 붐을 이루는 일본소설, 처세실용서로 분류되는-실제 듀이 십진법분류에는 들어있지 않은- 일군의 책들, 어학관련서 였다. 확실히 소위 사소설이라 불리는 일본 소설들이 매대를 차지하고 늘어선 모습을 보면 이래서 좋은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분명히 최근 독서인구가 늘어난 것은 사실인 것 같고, 이런 책도 팔려?하는 인문학 책들이 신간으로 나오는 것을 보면 그만큼 책의 종류가 다양해진 것도 사실인 듯 하다. 하지만 이런 붐의 기저에 있는 것은 '취미로서의 독서'인 것 같다. 이들이 책을 읽는 것은 영화를 본다거나 TV를 보는, 심지어 무한도전을 보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 여가활동이다. 즉,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하거나 상관 없지만 '일단은 책을 읽는다'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저자는 독서인구의 90%이상을 차지하는 이들을 "착한 독자"라고 부른다.
 
울라고 하는 부분에서 울고, 웃으라고 하는 부분에서 웃는다. 책의 의도에 쉽게 빠져들고 때로는 자기 임의로 저자의 의도를 파악해서 감동받고, 배움을 얻으며 주위의 착한 독자 들에게 자신의 감동을 전파한다. 이들은 가벼운 마음, 즉 취미로 독서를 애호하는 타입의 사람이어서 적당히 즐겁고 적당히 감동적인 책을 즐겨 찾아 주위 사람들도 이들을 독서가라고 생각한다.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던 사람이 '이제 나이도 먹었으니 책이나 읽어볼까'하고 생각하며 처음으로 문의하는 사람이 이들 착한 독자다. 이들은 어렵고 머리아픈 전문학술서는 좋아하지 않는다. 때문에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책 선정의 기준은 '판매량'이다. 많이들 읽고 많이 좋다는 책이면 역시 좋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독서의존증'인 독자들은 이들을 싫어한다. 그들과 그들이 좋아하는 책을 출판하는 회사는 성스러운 도서시장에 기생하는 말미잘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이들이 없다면 도서시장은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사람과 책만 읽는 사람으로 완전히 양분되고 만다, 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솔직히 한심스런 면이 없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은 중요한 완충계층으로 도서시장을 지탱하는 주요 세력이다, 그런 면에서 굉장히 고마운 존재다, 라는 것이다. 실제로 가장 많이 팔리는 책은 착한독자들이 읽는 책이고 매니악한 각종 인문학 도서들이 나올 수 있는 것도 이들이 훌륭하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기도하는 자세로 책을 다루는 독서의존층이야 말로 변태적인 족속이다. 사람이야 그냥 자기 좋을 대로 살면 되는 것이지 무슨 활자를 읽든 무슨 상관일까...히키코모리처럼 방에 틀어박혀 칸트니 니체니 하는 것 보다는 카페에서 즐겁고 재미난 책을 읽으며 주변사람들과 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사는 것이 사회적으로도 정신병리적으로도 건강한 삶이다.
 
그러나 착한독자들이 읽는 책...은 건강하다고는 할 수 없는 책이다. 이를테면 불량식품이라고 해야할까. 새로운 듯 보이지만 전혀 새롭지 않은 이 책들은 그럴듯하게 포장만 바꾼 유통기한 지난 상품일 뿐이다. 기본적으로 책이란 것이 함량해야 할 어떤 것이 있다면, 이런 책들은 분명 함량미달이다. 이를테면 에쿠니 가오리의 유명한 소설, 배경이 유럽으로 변했을 뿐 이 소설에 새로운 것은 단 1%도 없다. 해변의 카프카는 비현실적인, 하루키 문학 코드의 총체일 뿐이다. 유명한 말도 있지 않은가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를 읽어서 부자가 되는 것은 저자 뿐이다, 라는. 저자는 이런 베스트셀러들을 다 읽고(!) 몇 가지로 분류해서 살살 비꼰다. 그런데 그것이 아주 재미있다^^ 독서의존증 환자의 히키코모리적 유머라고 해야할까. 안되는 줄 알면서 왜 그랬을까~라는 것 처럼 서론의 착한독자에 대한 표면적인 애정과 무관하게 착한 독자의 애서들을 천천히, 무참하게 분석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희열하는 것도 새디스틱한 취미겠지만.
 
하지만 마지막까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왜 이 책이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출간되었냐 하는 것이다. 이 책을 베스트셀러 분석서라고 생각해고 출간했다면 에러다. 아마도 역자의 사기행각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베스트셀러 비판서를 베스트셀러에 혈안이 된 출판사에서 출간하는 일종의 행위예술로서. 전경련에서 자본 해설서가 출간된다면 이런 느낌일거다. 뭐 "(15분이면 읽는) 친절한 자본주의 입문"이런 제목으로.
10점 중 7.5점
취미는 독서. 이 책은 꽤나 까칠하다. 뭐, 분석이란 게 그런거지 - 싶기도 하지만 꽤나 시니컬한 말투로 일본의 베스트셀러들을 아작아작 씹어대고 있어서 피식피식 웃다가도 섬뜻, 다시 정신을 차리고 책장을 넘기는 정도랄까.
 
이 책이 처음 나왔을때 나 역시 취미는 독서를 부르짖는 인간인지라 외면할 수 없었고 당연하게 집에 대려가 읽기 시작하였는데, 여느 분석이라는 책과 달리 고상한 척 애쓰지도 않고 편히 이야기하는 터에 한자리에서 쉽게 읽어낼 수 있었다.
 
이름만 대면 '아~' 알아들을 만한 일본 베스트셀러들을 이야기 하는데 대부분의 일본책들이 또 잘 팔림 바로 영화나 드라마화 되기 일쑤인지라 거의 아는 책들. 쉬이쉬이 읽어낸 후 몇달(몇주?) 후에 깜짝 놀라고 말았으니. 이 책에서 일본 베스트셀러라고 소개되었던 [일본어 연습장]과 비슷하다 생각되는 책이 우리나라에 바로 나왔고 그 책 역시 발간이래 꾸준히 베스트셀러를 유지하여 이제는 올해의 책으로 여기저기 오르내리는 지경이니...아, 역시 요즘은 책이 기획력이 중요하구먼 - 싶었다나.
 
얼마전 라디오 녹음을 하며 대뜸 인터넷 서점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새해 소망을 말해보길래 나도 모르게 '끼워팔기, 할인등의 마케팅이 아닌 질로서 승부하는 책세상이 되었음합니다' 말해놓고 왠지 뜨끔하여 얼굴이 벌게졌었다. -_-
 
나의 취미는 역시 독서. 책 하나만 던져주면 마냥 즐거운 얼굴로 빠져 있을 수 있고, 여전히 끊이지 않는 책 욕심으로 책만 보면 갖고파 안달난다. 아, 올해도 좋은 책들과 만날 수 있길! 부디.
10점 중 10점
몇달전에 김영하씨가 진행하는 라디오프로를 듣다가 이 책을 알게되었다. 지난 몇년간의 일본 베스트셀러를 분석한 책이다. 영상의 시대, 인터넷의 시대에 맞춰 책의 입지가 줄어들고있다. 매년 매출감소와 판매부수 하락. 그 와중에도 100만부이상으로 팔리는 책들이 있다.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호기심 만발이다.필자는 베스트셀러의 경향을 6가지로 나누어놓았다. 그 6가지는 평소 책을 꾸준하게 구매하지 않던 사람도 사게 만든 요인이라고 하겠다. 필자가 말하는 착한독자. 착한독자는 베스트셀러의 좋은점만을 주로 받아들이거나 유행에 편승하거나 한편으로는 양지[陽地]의 곡해를 하기도 한다. 그들이 베스트셀러를 만든다.책은 그와 반대로 나쁜독자의 입장에서 분석을 했다. 좌파성향의 저자는 냉소적인 문장으로 책을 읽는 내내 웃음짓게 했다. 솔직담백하고 직설적인 문장 때문이었다. 대부분 읽어보지 못한 책들이라 쉽게 동의하기는 힘들었지만 나름대로 배경설명이나 상황으로 어느정도 수긍은 갔다. 타산지석으로 베스트셀러의 모습은 우리나라에도 어느정도는 해당되지 않을까 생각들었다. 그리고 은근히 한국판 '취미는 독서'도 나왔으면 하는 바램도 들었다.
10점 중 10점
                                       베스트셀러도 나름대로의 조건이 있다
 
 이 책은 저자가 1999년 7월부터 2002년 3월까지 읽은 40여권의 베스트셀러를 분석하여 몇 십만 부 이상이 팔린 책의 공통점을 설명한 책이다. 물론 저자가 일본사람이기에 여기에 소개된 책은 당연히 일본에서 출간한 책들이다. 하지만 이론서 같이 딱딱하지 않고, 내용이 무척 재미있다. 저지의 입담이 좋아서 있지는 몰라도 책을 읽는 동안 별로 지루한 것을 못 느꼈다.
 
  [취미는 독서]의 내용을 요약하면, 일본에서는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직 후 태어나 이제 곧 정년을 맞이하게 될 단카이 세대들이 요즘 일본 도서 시장을 이끄는 사람들로 [철도원]의 주인공처럼 치진 아버지들이다. 이들이 즐겨 읽는 인생론의 주요 테마는 늙음과 죽음이고, 삶의 고단함을 치유하는 책들이다. 하지만 내용이나 문장은 10대용으로 만든 것처럼 쉽게 써 진 책이어야 노인도 읽고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모든 가족이 읽을 수 있어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된다고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386세대가 바로 일본의 단카이세대와 심리적으로 비슷한 성향을 보인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정년이 일본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한국의 386세대는 대학시절에 책으로 인생관을 정립한 세대이면서 1987년의 6월 항쟁 이후에는 인문서의 주요 독자층이자 자녀를 위해 고급 아동 서를 열심히 골라 읽혀온 세대이다. 그리고 일본처럼 1990년 이후 급격하게 성장한 한국 출판시장의 생산자이자 강력한 독자층인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일본의 단카이 세대처럼 나이 듦을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면서 인간의 정신적 풍요와 역사적 배경을 다른 여행서, 앞선 세대들의 고뇌에 찬 삶을 다룬 논픽션, 이론의 단계를 뛰어넘어 세대별로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보여주는 환경관련서, 라이프 경영을 추구하는 처세서 등을 즐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저자가 독자들을 몇 가지로 분류한 방식이 재미있다. 첫째는 편식형 독자이다. 특정 책만 읽는 사람들로 관심 분야의 정보에는 환해도 일반 상식은 엄청 모자라는 사람을 말한다. 두 번째는 독서 원리주의자이다. 책이라면 뭐든 읽으라고 하는 사람들로, 독서운동 같은 것을 이끌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세 번째는 과식형 독자이다. 신간 정보라면 모르는 게 없고, 책에 푹 빠져 사는 이들은 아예 독서의존 증 증상을 보인다고 한다. 근데 문제는 이런 상태를 병 인줄 모르고 오히려 긍지로 삼는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출판계를 이끄는 사람은 위에서 말한 특정한 독서 방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닌 ‘착한 독자’들이라고 한다. 독서원리주의자처럼 어떤 책이든 책을 읽는 것은 무조건 좋다고 하지만 교양이나 고전이니 하면서 잘난 척 하지 않는다. 이들은 재미있는 책, 감동적인 책을 읽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가진 독자들이다. 다만, 이들은 책의 질이나 내용까지는 깊이 따져 보지 않고 자신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무거운 책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저 책을 읽는 순간 재미있고 즐거웠으면 만사 OK! 바로 이런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책이면 그것이 바로 베스트셀러라는 것이다.
 
  그럼 저자가 말한 착한 독자들이 생각하는 베스트셀러의 조건은 무엇인가?
 
1. 현대 어르신이 말하는 고마운 삶의 교훈이다
과거 어르신들이 해 주었던 멘토의 역할을 하는 책이다, 다만 자신의 근본을 뒤흔들거나 따지지 않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절대적인 자기 긍정, 당신은 지금 그대로도 좋다, 선남선녀에게 마음의 평안을 주는 고마운 인생서, 마음이 훈훈해 지는 책이다. 결국 책 값은 이런 말을 들려 준 저자에게 주는 보시이다.
 
2. 최고의 치유책은 쓸쓸한 아버지에게 먹혀 드는 이야기였다
베스트셀러를 살펴 보면 40대이상의 중 장년 층 남성의 마음을 뒤흔드는 책이 의외로 많다. 이 세대는 책에 대한 신뢰성을 잃지 않은 세대로, 쓸쓸한 아버지, 쉬고 싶은 아버지라는 독자층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외로운 아버지의 어깨를 끌어 안으면서 당신은 아무 잘못도 없다 나는 당신의 편이다 라고 위안을 주는 책이 인기를 누리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철도원] [책 읽어주는 남자] [하얀 개와 춤을]이 모두 실컷 울어라 계통의 책이다. 어쨌든 요즘 들어 일본인에게서 감동하고 싶어 증후군이 눈에 띄게 나타나는 걸 보면 쓸쓸한 아버지들의 감성이 널리 공유된다고 볼 수 있다.
 
3. 흔한 소재, 오래된 소재도 포장만 바꾸면 승산 있다
한 예로 [사면 안 된다]라는 책은 80년대 초 열풍을 일으킨 소비자 운동, 식품 공해 고발본의 재탕이고, [버리는 기술]은 과거 서재 파의 정보 정리 술과 주부의 수납 술을 결합시킨 책이다.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보지 못 읽는 여자]는 과거의  혈액형 열풍, 유전자 열풍을 연상시키고, [만족]이란 책은 [완전한 결혼] [성생활의 지혜]의 계보를 잇고 있다는 것이다.
 
4. 어른 책은 중학생용으로 만드는 게 제일
베스트 셀러란 책들을 읽어 보면 경제경영서, 하우투 책, 소설, 어느 책을 봐도 중학생도 읽기에 전혀 부담이 없는 문장이나 단어로 써 있는 책이다. 인생론에서 보이는 젊은이의 노인화와  더불어 어른의 어린이화도 진행중인 듯 하다. 저자는 그럴 의도가 아니었지만 아동 성향이 몇 퍼센트만 들어가면 독자고 그만큼 늘어나는 것 같다. 저자는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예로 들면서 이 책은 부제는 미국 부자가 가르쳐 주는 금전 철학인 경제경영 서인데, 내용을 보면 청소년을 위한 서적처럼도 보인다. 교양물 출판사가 경제경영 서를 내면 이런 식이 됩니다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5. 대형 베스트셀러는 말랑말랑하다 밝다 무해하다
온갖 역경, 굽히지 않는 강한 정신, 인생을 긍정적으로 열어가려는 의지, 확실한 권선징악, 강력한 교훈, 초대형 베스트 셀러는 착한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요소로 가득하다. 또 하나 중요한 특징은 아동서풍으로 만들어 졌다는 점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교사가 학생에게, 상사가 부하에게 추천할 수 있는 책이다. 현 상태를 위협하지 않는 안전한 영역을 그린다. 또한 초대형 베스트셀러에는 그늘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목에 걸릴만한 가시가 없고, 코를 찌르는 자극적인 냄새도 없으며 어딘지 모르게 교육적이다.
 
  결국 착한 독자들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지 않고 이들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 386세대의 가슴을 어루만지며 감동과 위로를 줄 수 있는 책, 그리고 중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쉽게 쓰여진 책이 이끄는 시장이 바로 베스트 셀러들의 시장이고, 특히 과거엔 책을 잘 안 보던 사람이 사면 바로 그 책이 베스트 셀러가 된다는 것이다.
 
  그럴 듯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이 책을 읽고 나서 그럼 난 어떤 독자인가? 내가 산 책들은 어떤 책이었나? 생각해 보았고,  그 동안 내가 산 책들을 다시 한번 바라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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