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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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와 빈곤 같은 삶의 죽음의 문제, 생명의 의미, 공리주의, 칸트 윤리, 덕 윤리 같은 주요 도덕이론, 마르크스와 니체의 도덕성 비판 등에 대하여 주로 다루어 철학과 윤리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유용한 지침을 제공한다. 각 장 끝에는 토의 내용을 정리하고 추가적인 연구를 위한 질문과 주석을 붙인 ‘토의 사항’과 ‘더 읽을 책’을 통해 이해를 도왔다.
작가정보
저자(글) 크리스토퍼 베넷
저자 크리스토퍼 베넷(Christopher Bennett)은 영국 셰필드 대학교의 철학과 부교수로, 『사죄의 의식: 형벌에 관한 철학이론The Apology Ritual: A Philosophical Theory of Purnishment』(2008) 등을 집필했다.
번역 김민국
역자 김민국은 미국 스왓스모아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영국 런던 대학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잡지와 도서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번역서로 『이해하기 쉬운 철학이야기』, 『나의 이야기』 외 다수가 있다.
목차
- ●●● 들어가는 말
도덕적 사고란 무엇일까
도덕이론이란 무엇일까
도덕이론이 왜 필요할까
도덕성은 모두 상대적일까
도덕이론에서 무엇을 찾아야 할까
이 책의 구성
1부 삶과 죽음
1장 죽음, 그리고 삶의 의미
죽음은 정말 나쁜 일인가
삶이 무의미할 수도 있을까
쾌락주의: 쾌락의 요구 원칙
고급 쾌락이란?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 활동에서의 의미
엘리트주의
오시만디아스의 문제
결론 | 토의사항 | 주 | 더 읽을 책
2장 어떤 생명이 중요한가
살인에 관한 몇 가지 의문
이상한 제안
인간의 성스러운 생명
인간의 생명은 왜 신성할까
‘생명의 신성함’에 관한 실제 논의
‘생명의 신성함’에 대한 비평
결론 | 토의사항 | 주 | 더 읽을 책
3장 도덕은 우리에게 남을 도울 의무를 얼마나 요구하는가
세계적 빈곤: 급진적 견해
그들은 우리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을까?
돕는 의무와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급진주의자들의 반응: 의무와 자선의 폐지
결론 | 토의사항 | 주 | 더 읽을 책
제2부 도덕이론의 세 가지 출발점
4장 공리주의
공리주의란 무엇인가
공리주의의 실행: 처벌과 약속
그 밖의 문제: 공리주의자의 고달픈 삶
해법을 찾아서: 규칙 공리주의
규칙 공리주의 비판
행복의 본질에 관한 몇 가지 결론적 생각
결론 | 토의사항 | 주 | 더 읽을 책
5장 칸트의 윤리학
인간의 존엄성
인간을 단지 수단으로 취급하는 것이 왜 나쁜 일일까
인간은 자유를 어떻게 인식할까
사람을 이성적 행위자로 존중하는 길
칸트의 윤리학은 우리를 무방비 상태로 버려둘까
합리성의 요건으로서의 도덕적 요건
정언명령
보편법칙
보편법칙의 절차에 대한 비판
결론 | 토의사항 | 주 | 더 읽을 책
6장 아리스토텔레스의 덕 윤리학
덕 윤리학의 동기
덕 윤리학: 기본 개념들
인간의 기능과 선한 인간
중용의 사상과 정념의 합리성
덕 윤리학과 이기주의
결론 | 토의사항 | 주 | 더 읽을 책
제3부 도덕적 사고의 또 다른 방향
7장 윤리학과 종교
윤리학은 종교를 필요로 할까
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을까?
『에우튀프론』 딜레마
정통, 계시, 해석
결론 | 토의사항 | 주 | 더 읽을 책
8장 계약으로서의 도덕
홉스: 이성적 자기 이익으로서의 도덕
심리학적 이기주의
홉스와 도덕의 정당화
무임승차자들의 문제
페어플레이 사회계약론
칸트식 계약주의
결론 | 토의사항 | 주 | 더 읽을 책
9장 도덕에 대한 비평
마르크스가 본 도덕
니체 추종자들의 비평
마르크스와 니체를 어떻게 볼 것인가
도덕과 추정
도덕은 비평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결론 | 토의사항 | 주 | 더 읽을 책
●●● 나가는 말
●●● 용어설명
●●● 색인
출판사 서평
현대사회의 도덕적 갈등에 해법을 제시한 책!
도덕적 문제에 당면하여 옳고 그른 것을 가리는 방법이 있을까? 도덕이론은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도덕적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윤리학의 입문서로 손색이 없는 이 책은 현대사회의 도덕적 갈등과 더불어 우리가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충실한 조언을 해준다. 이 책의 저자 크리스토퍼 베넷은 서양의 주요 도덕이론들을 소개한 후 반론을 통해 이론의 타당성을 짚어보고 윤리학의 핵심적인 문제들을 재조명한다. 그가 특히 중요한 문제로 다룬 것은 다음과 같다.
● 낙태와 빈곤을 비롯한 삶과 죽음의 문제
● 생명의 의미
● 공리주의, 칸트 윤리, 덕 윤리 같은 주요 도덕이론
● 마르크스와 니체의 도덕성 비판
『윤리란 무엇인가』는 철학과 윤리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도덕적 선택을 스스로 판단하여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의 역할을 한다. 각 장 끝에는 그 장에서 토의한 내용을 요약하고 추가 연구를 위한 질문과 주석을 붙인 ‘토의사항’과 ‘더 읽을 책’이 있어 이해하기가 수월하다. 이 책은 윤리 문제에 처음 관심을 가지는 독자에게 매우 유용한 학습서이다.
[출판사 서평]
윤리란 스스로 책임질 문제임과 동시에 옳은 답을 얻고자 노력하는 것
『윤리란 무엇인가』의 저자 크리스토퍼 베넷은 윤리 문제가 개인적·내면적이며, 이런 점을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스스로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보았다. 누군가 대신 생각해줄 수 없다는 것은 타인의 생각을 단순히 복제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며, 개인의 윤리 문제라고 해서 어떤 견해를 선택하건 상관없다는 뜻은 아니다. 저자는 윤리란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질 문제임과 동시에 옳은 답을 얻고자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윤리란 무엇인가』는 무엇을 다루는가
『윤리란 무엇인가』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첫째, 도덕성에 관한 문제, 둘째, 주요 이론들에 대한 고찰, 셋째, 도덕성에 대한 폭넓은 이해의 요구이다. 이 책은 어느 것이 가장 좋은 도덕이론인가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주요 이론들의 관점, 즉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를 검토한다.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쟁점은 죽음의 문제와 생명의 의미이다. 마지막으로 윤리와 종교의 연관성과 계약이나 합의를 바탕으로 도덕성이 고려될 수 있는지를 검토한 뒤 마르크스와 니체 같은 인물들이 제시한 도덕성을 비판한다.
생명의 권리에 따르는 행동의 의무
저자는 1장에서 독자로 하여금 죽음과 삶의 의미를 먼저 고찰하게 하고, 2장에서 생명의 가치에 관해 다룬다. 본질적이고 내재된 인간의 가치를 인정한다면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할 수 있는 행위에 한계를 설정할 수 있다. 인간의 가치는 다른 모든 것의 가치에 우선하므로 인간의 행위 자체에 일정한 제약이 설정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에게는 생명에 대하여, 어떤 일이 일어나야 하는지를 결정할 수 있는 즉각적인 권한이 있다. 자신의 생명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타인이 나를 특정한 방식으로 대우하거나 특정한 방식으로 대우하지 말아야 할 의무가 있음을 의미한다. 저자는 이를 바탕으로 낙태, 살인, 안락사 등의 윤리적 문제를 다룬다.
도덕성이란 무엇인가?
저자는 3장에서 도덕이 우리에게 남을 도울 의무를 어느 정도 요구하는지, 그들에게 우리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는지, 돕는 의무와 한계에 관해 고찰한다. 우리가 도덕적 행위를 할 때에 의무나 권리에 따라 마땅히 도와야 하기 때문에 돕는 경우와 의무상의 요구를 뛰어넘어 자발적으로 돕는 경우의 차이도 제시한다. 이런 차이, 즉 우리가 어떻게 행동할지는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저자는 이와 관련하여 도덕철학의 주요 이론들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자세히 설명한다.
공리주의, 칸트의 윤리학,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
저자는 2부에서 도덕론의 출발점으로 공리주의, 칸트의 윤리학,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 세 가지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각각의 이론에 대한 파악과 그에 대한 몇 가지 비평을 검토하고 그러한 비평들이 어떻게 수용·발전해왔는지를 짚어본다. 그가 도덕론의 세 가지 출발점으로 공리주의, 칸트의 윤리학,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을 특별히 중요하게 다룬 까닭은 이 세 가지 사상이 서방세계, 특히 미국과 영국의 도덕철학에서 논의의 초점이 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는 세 가지 중 어느 하나가 옳다는 식의 가정은 하지 않았다.
저자는 다수의 행복을 기준으로 하는 공리주의의 도덕론과 의무론적 윤리관에 기반을 둔 칸트의 도덕론의 차이를 지적한다. 칸트는 행위의 도덕적 부당성, 인간의 독립성, 인간, 권리, 또는 소유 사이의 도덕적 경계를 핵심적인 문제로 간주하는 반면, 공리주의자들은 이런 개념들을 중시하더라도 전반적인 행복에 더 이바지할 것으로 생각될 때에만 그러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공리주의와 칸트주의 모두 우정이나 사랑 같은 고귀한 인간관계를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공리주의와 칸트주의 모두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보지만 인간은 일상에서 공정하게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시간과 자원을 친구, 자녀, 부모처럼 가까운 사람들을 위해 쓴다. 우리는 친구와 가족을 특별히 배려하며, 사랑과 믿음의 관계를 쌓아가는 것을 삶에서 큰 보람의 하나로 여긴다. 도덕론의 비현실성을 공격하는 것은 독자로 하여금 인간에 대한 공정한 관찰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새삼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을 거론하는 것은 공리주의와 칸트주의 모두 인간의 정서를 불합리의 근원으로 보고 투철한 도덕적 사고를 하는 데 장애물로 여기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이 현실화를 위한 노력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한다.
종교가 없더라도 윤리학은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은 종교와 도덕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그렇게 말하는 까닭은 도덕이 단순한 환각이 아니라 우리의 사고와 행위를 설명하는 순수 기준이므로 신이 존재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도덕은 무의미하다며 허무주의에 빠진다. 그렇지만 인본주의자들은 우리에게 이성이 있으므로 도덕적 질서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리하여 과학이 아니고서는 세상에서 우리를 깨우쳐줄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면, 오직 물질적 세계만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의미나 가치가 없는 텅 빈 세상이라고 말한다. 지나치게 과학을 신뢰하다 보면 인간은 생물학적 우연의 결과일 뿐 오직 본능과 충동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움직이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쉽다. 오로지 과학만이 세상 지식의 원천이라면 옳은 행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희박해질 것이다.
인본주의자들은 유신론자와 무도덕주의자들이 도덕에 관한 인간의 사고능력을 과소평가한다고 말한다. 인본주의자들은 신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인간은 도덕적으로 행동하려고 마음먹을 때에 자신의 행위를 이끌어나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본주의의 관점은 계시이건 성서이건, 도덕적 지식의 근원은 자신의 양심에 비추어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본주의자들은 인간이 도덕적 지식을 받아들이기만 하고 의문을 제기해서는 안 된다고 할 경우, 그 도덕적 지식은 기껏해야 독단적이거나 불충분할 뿐이고, 나쁘게 말하면 인간을 완전히 오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본정보
ISBN | 9788989007715 | ||
---|---|---|---|
발행(출시)일자 | 2013년 03월 15일 | ||
쪽수 | 344쪽 | ||
크기 |
153 * 221
* 30
mm
/ 500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번역서)명/저자명 | What is This Thing Called Ethics/Bennett, Christoph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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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혹은 윤리가 사람에 따라 철학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우리가 도덕 혹은 윤리라고 함은 보편적인 개념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도덕에 대한 많은 다른 철학들을 접하면서 결과를 위주로 볼 것인가(결과주의론-공리주의) 아니면 의무론으로 볼 것인가에 따라 다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면 한 사람을 죽여서라도 열아홉사람을 구출해야 할 일이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도덕철학이 있을 수 있으며 (실제로 이런 철학은 과거에도 현대에도 여전히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라도 사람을 죽여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공리주의는 모범적인 추종자에게 지나친 부담을 안겨주면서 그들 자신이 기획하는 일을 버리고 오직 전체의 복지를 최대화하는 일에 매달리게 한다.그런가 하면 칸트주의자는 늘 의무에 매달려 개인적인 계획이 도덕적 원칙에 들어맞는지를 점검하고 감시하기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
살인자가 그의 어머니는 자기를 사랑하지 않았고 그래서 욕구불만에 빠졌다고 변명을 하고 정신병적인 모습만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렇지만 오이디푸스의 신화에서 오이디푸스는 자신이 모르고 한 일에 대해서도 죄책감을 느끼고 스스로를 벌한다. 그렇다면 어느것이 옳은 일일까?
쉽게 살까?
바르게 살까?
이 책을 읽으면서 사실 도덕,윤리에 대한 철학적 고찰을 살펴보는 일도 재미있었지만 나의 삶의 철학을 되돌아 보는 시간이 될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을 읽으며 내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은 바로 "쉽게 살까? 바르게 살까?"였다. 그동안 바르다고 생각하고 행했던 일들이 쉽게 살기 위해 했던 일이었고 내가 바르게 살자고 했던 일이 과연 있었던가하는 생각을 해본다.
각 장마다 끝에 붙어 있는 토의사항의 질문만 고민해보아도 좋겠다.쉽게 답을 구할 수는 없지만 고민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고 싶다.
340. 우리가 아무리 도덕을 잘 이해하더라도 거기에는 여전히 숱한 모순이 잠재한다는 사실이다. 또한, 이런 모순을 개선하거나 없애려는 연구는 아직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제일 마지막 문장이자, 이 책의 결론이다. 좀 허무하긴 하지만 이 허무함을 다르게 해석해보자면, 공리주의, 칸트주의, 덕 윤리학, 사회계약론, 마르크스의 도덕, 니체의 도덕관 같은 도덕 이론 하나에 깊이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뉘앙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덕 윤리학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는 것 같았다. 이것은 작가의 뉘앙스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인지 확실히 모르겠다.)
이론이 아닌, 실제 현실의 윤리적 선택을 내리는 과정에서 행위자를 움직이게 하는 개념을 살펴보면서 이론에서 공감하는 부분만 취하는 정도로만 이용하는 것이 올바른 판단이라고 말한다. 왜 그런지는 책의 1장과 2장에서 직접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여기서 다뤄지는 삶과 죽음의 도덕적인 선택 과정을 지켜보더라도 그 선택에 만족이란 없었다. 계속 반론을 이어붙임으로써 만족스러운 결론에 도달할 수 없게 만들었다. 마치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이다.
2. 바로 앞에 읽은 <김약국의 딸들>에서 나는 그들의 선택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러한 착오는 관습적으로 이어져서 그것이 올바른 것이라고 받아들여진 규범(사회계약론적 특징)에 따랐기 때문에, 그리고 그러한 선택이 가문 전체로 봤을 때 이득을 줬기 때문(결과론적인 측면에서 공리주의적)이라는 판단에서 벌어진 사건이었다.
결국, 이 두 가지의 윤리적 판단은 변화하는 시대 앞에서는 그릇된 것이 되었고, 변화에서 그들이 놓친 것은 바로 '행위자의 행복' 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우선시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덕 윤리학이었던 것이다. (나라를 잃어버린 시대에 대체 어떤 윤리적 기준이 숨을 쉴 수 있었겠느냐 반론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일제가 대놓고 그들에게 죽어라고 칼을 들이대지 않는 이상 그들은 오순도순 행복했을 것이다.)
사람들이란 자고로 시대적, 문화적으로 다른 가치관을 가지며 그에 따라서 다른 선택을 하지만, 그 선택이 자신의 행복에 우선하여 내릴 수 있었다면 그들은 아마도 좀 더 행복해지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물론, 수고했다며 알지도 못하는 젊은 여자 엉덩이나 툭툭 두드리는(grab) 행위를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격려의 의미라고 변명하는 것은 매우 곤란하겠지만 말이다.
3. 니체의 <도덕의 계보>의 개념을 차용하여 나쁜 남자가 이성에게 인기 있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니체는 도덕을 부정한 사람이라고 한다. 도덕을 부정한 이유는 도덕이라는 것을 애초에 약자들이 타협하여 만든 것이고, 이러한 도덕적 굴레가 강자의 강함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 세상을 거쳐갔었던 다수의 약자들은 그렇게 소수의 강자를 제거하여 자신들과 동일한 존재로 흡수하여 왔던 것이다.
그렇게 봤을 때, 착한 남자라는 의미는 도덕적인 면에서 우수한 인간이라는 의미와 다름이 없고, 따라서 착한 남자는 약자로 동일시 됨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약자의 개념이 아주 부정적이었다. 순응적인 니힐리스트며 자기혐오의 감정도 지닌 나약한 인간이라고 한다.
그런데 나쁜 남자는 그렇지 않다. 극단적인 부분을 제거하고 생각해보면, 대체로 나쁜 남자들은 자기중심적이며 오만하다. 그만큼 자아가 강한 인물이라는 뜻이 된다. 순응적인 니힐리스트. 그리고 에고가 강한 사람. 누가 이성에게 자신을 강하게 드러낼 수 있을까? 바로 후자라고 생각한다.
오류투성이인 극히 개인적이며 즉흥적인 견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번쩍하며 생각난... 다만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기록해둔... 그러므로 이 글을 읽고 나쁜 남자 행세를 하다 차여도 나는 모르는 일이다.
학교 다닐 때, 가장 자신 있고 쉬웠던 과목 중의 하나가 '도덕'(또는 윤리) 과목이었습니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좀 더 어려워지기는 했지만) 답이 뻔히 보이는 문제들이었기 때문에 따로 공부할 일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살다 보니 가장 어려운 문제가 바로 윤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수학은 오히려 명확한 정답이 있는 문제이고 수학자들도 풀기 어려운 문제는 실생활에서 사용할 일도 없으며, 영어는 정확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면 문법은 좀 틀려도 상관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윤리는 다릅니다. 학교 다닐 때 우리가 배웠던 도덕은 "이렇게 이렇게 해야 마땅하다"는 당위가 많았습니다. 시험을 치루었던 도덕 문제는 착하다고 생각되는 행동, 정직한 행동, 사회규범(약속)을 지키는 행동을 선택하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살면서 부딪히는 윤리 문제는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윤리 문제는 종종 우리를 딜레마에 빠뜨립니다. 몇 년 째 뇌사 상태로 기계에 의존해 연명하고 있는 노부모의 안락사 문제, 심각한 장애가 발견된 태아의 낙태 문제, 동성애자의 인권은 보호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동성애자 인권 문제가 이슈화 될수록 그것을 학습하는 청소년들과 무분별한 흉내내기가 유행을 하는 사회 현상, 사형제도, 인간복제 등 수많은 문제가 우리를 선택의 궁지로 몰아넣습니다.
<윤리란 무엇인가>를 읽기 전까지 이런 도덕적 딜레마, 윤리의 문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공적인 차원의 문제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윤리란 무엇인가>는 윤리 문제가 "개인적 차원"의 문제라고 정의합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스스로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 "누군가 대신 생각해줄 수 없다는 의미"에서 윤리적인 사고는 "개인적인 일"이라고 설명합니다(12). 이러한 정의 안에는, 옳은 행동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단순히 복제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윤리가 전적으로 개인적인 문제만은 아닙니다. 윤리는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질 문제임과 동시에 옳은 답을 얻고자 노력하는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윤리는 개인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하려는 고민에서가 아니라, 자신의 견해를 남들 앞에서 정당화하거나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서 출발한다. 인간은 왜 내가 그런 방식으로 행동했는지 끊임없이 묻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윤리학은 어떤 행위가 남들이 하나하나 따져보더라도 진실로 변호할 만한 행위인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17). 그러니까 윤리적 문제는 누군가가 "마땅히 그렇게 행동해야 한다"는 "당위"를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마땅히 그렇게 행동해야 한다"는 누군가의 답에 "정말 그러한가" 의문을 제기하고, 옳은 답을 찾기 위해 스스로 열심히 고민하고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인 것입니다.
<윤리란 무엇인가>의 저자는 철학자입니다. 다시 말해, 철학자가 쓴 윤리학 입문서라 할 수 있습니다. 철학적 사고로 주요 도덕이론의 관점을 검토하며 윤리적 문제에 대한 접근과 비평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풀어갑니다. 죽음과 삶의 문제에서 시작되는 저자의 논의는 한 번도 의심해보지 않은 문제(정답)에 대해 의문을 갖도록 이끌어가고, 주요 도덕이론의 논점을 짚어주며, 우리가 생각해야(풀어내야) 할 윤리적 과제가 무엇인지 던져줍니다. 예를 들면, "죽음이 꼭 나쁜 것일까?"와 같은 질문을 풀어가는 과정 속에서 독자는 도덕이론의 주요한 골자와 비평에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각 장마다 '토의사항'과 '더 읽을 책'을 제시하고 있어 학부 교양과목의 교재로 사용해도 좋을 듯합니다.
"왜 우리는 도덕적으로 행동해야만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는 "신(종교)은 존재하는가"라는 인류의 오랜, 그리고 끝나지 않는 질문과 닿아 있습니다. 유신론자들이나 허무주의자는 신이 없다면 아무런 목적도, 가치도, 도덕도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249). 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한 도덕은 무의미하다는 것입니다. "물질세계 자체는 의미나 가치가 없는 텅 빈 세상이다"(245). "오로지 과학만이 세상 지식의 원천이라면 옳은 행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희박해질 것이다"(246). 그러나 인본주의자는 "유신론자와 무도덕주의자들이 도덕에 관한 인간의 사고능력을 과소평가한다고 결론짓"습니다(267). 인류가 인간 지식이 발달할수록 오히려 옳은 행동의 딜레마에 빠져드는 것은 절대 진리(신의 계시)를 부정하고 인간의 이성에 의존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 이성의 한계를 스스로 인정할 수밖에 없으면서 동시에 절대 진리를 부정하게 되니 모든 것이 상대적으로 변하고 맙니다. 누군에는 옳은 행동이 누구에게는 나쁜 행동이 될 수 있고, 여기에서는 나쁜 행동이 다른 문화권에서는 옳은 행동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인간 이성과 지식이 발달할수록 인간은 더욱 불확실과 혼란에 빠져드는 형국입니다. 그래서 윤리의 문제가 우리에게 더 절실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윤리란 무엇인가>는 철학과 윤리학을 동시에 읽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이 책에 정답이나 주장은 없습니다. 여러 주장과 그에 대한 비평을 소개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논점이 무엇인지,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무엇에 대답해야 하는지 골격을 잘 가르쳐줍니다. 저자의 논의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철학적 사고에 젖어드는 기분이 듭니다. 제목은 묵직하지만, 누구나 관심 있게 읽어볼만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