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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마그리트 유르스나르, 파트릭 모디아노, 르 클레지오 등과 더불어 현대 프랑스 문단의 가장 뛰어난 작가들 중 한 사람이다. 매년 노벨문학상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작가이며 현재 파리 근교의 한적한 마을 생 레미 슈브류즈의 사제관에서 홀로 살았다. 작가 생활을 시작한 1950년대 말 전 재산을 털어 인수한 사제관이다. 전원 생활에 푹 빠져 있는 그는 한 달에 한 번 파리 나들이에 나선다. 공쿠르상 심사위원들과 점심식사를 즐기면서 문학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유일한 문단 접촉이다. 그는 1972년 아카데미 공쿠르 회원으로 천거되어 공쿠르상의 심사위원이 되었었다. 그의 작품 세계는 신화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현대 사회의 여러 가지 면모들을 재조명하고 재해석하는 특징을 보인다. 그의 작품을 읽다 보면,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는 원시적 상상력이 현대적 감수성으로 재해석되는, 기분 좋은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의 작품 세계는 동화적이고 악마주의적인가 하면, 삶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이야기 형식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매우 철학적이고 종교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가 삶의 문제들을 다루는 방식은 매우 유머러스하고 쾌락주의적이다. 2016년 세상을 떠나기까지 평생 파리 근교 소도시에서 집필 활동에 전념하여, 『메테오르』(1975), 『질과 잔』(1983) 등의 소설과 『짧은 글 긴 침묵』(1986), 『예찬』(2000) 등의 산문집을 써냈다.
목차
.프란츠 홀러
.원시림 책상 ... 9
.이탈로 칼비노
.배와 함께 팔려간 소녀 ... 15
.아기와 호박나무 ... 22
.미셸 투르니에
.도임링씨네 꼬마의 가출 ... 26
.라픽 샤미
.날으는 나무 ... 50
.자크 루보
.나무 위의 아이 ... 66
.마법에 걸린 사과나무 ... 81
.바보와 자작나무 ... 86
.황금나무 ... 93
.기적의 나무 ... 101
.이반 비나르
.구름치기 ... 112
.베르톨트 브레히트
.독수리나무 ... 127
.가브리엘 요시포비치
.비밀 ... 130
.페터 마르긴터
.아틀라스 ... 137
.월계수소녀 ... 148
.노간주나무 ... 154
.수양버들이 생긴 이유 ... 173
.르 클레지오
.크비포 ... 178
.러셀 호번
.올리버의 비밀 ... 182
.난쟁이사슴과 원숭이 ... 201
.네 친구와 복숭아나무 ... 209
.백당향 ... 215
.가지가 셋 달린 나무 이야기 ... 224
.토르그니 린드그렌
.병을 고치는 나무 ... 234
출판사 서평
삶처럼 기이하고 꿈처럼 신비로운 세계의 나무 이야기
이 책에는 오래 전부터 전해내려오거나 새롭게 창작된 세계의 나무 관련 동화 24편이 실려 있다. 현대 프랑스 문단의 살아 있는 거인 미셸 투르니에와 르 클레지오, 20세기 독일 문학을 대표하는 베르톨트 브레히트, 남미의 마르케스, 보르헤스와 함께 마술적 리얼리즘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이탈리아 최고의 작가 이탈로 칼비노, 시인이자 수학자인 자크 루보를 포함해 총 12명이 함께 쓴 이 책은 순수 창작동화 11편, 새롭게 각색한 전래동화 13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작품의 배경이 되는 나라 또한 러시아, 핀란드, 이탈리아, 아이슬란드, 티베트, 아라비아 등 다양하다.
서사 문학의 형태로 각 민족에게 전해져내려오는 전승들은 그 구조와 얼개가 간명하여 '동화'라는 형식으로 자주 표현된 바 있다. 그림 형제가 수집한 게르만의 신화나 전설들이 나중에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새롭게 고쳐지면서 『그림 동화』라는 형태로 굳어진 것처럼 말이다. 이 책에 실린 24편의 동화들 역시 세계 여러 나라의 민담과 전설들을 모티프로 하고 있다. 그런 연유로 각 작품의 얼개는 참 소박하다. 그리고 그 소박함이 주는 매력은 긴 생명력을 자랑한다. 24편의 나무 동화들은 강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이끌어내진 않지만, 각각의 작품이 지니고 있는 서사문학의 '원형'은 읽는이의 가슴에 긴 여운을 남긴다.
끝없는 상상력과 이야기의 보고, 나무!
그렇다면 왜 하필 나무인가?
팬터지 문학의 걸작 『반지의 제왕』에는 '트리비어드'라는 기묘한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그는 다름아닌 나무다. 까마득한 옛날, 요정들은 숲속의 나무들에게 목소리를 부여했다. 그들은 엔트, '흙에서 태어나 산맥만큼이나 오래 된' 엔트라 불렸으며 숲을 지배했다. '트리비어드'는 그 엔트 중에서도 단 셋만 살아남은 제1시대의 일원이다. 태초에 목소리를 부여받은 나무, 오랜 수명만큼이나 깊은 눈동자를 가진 나무 '트리비어드'. 너무 오래 됐기 때문에 요정이나 마법사조차 그 영역을 침범하지 못하는 '트리비어드'는 중간계와 더불어 늙어온 미지의 존재이자, 소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비의 캐릭터이다.
팬터지의 대부 톨킨은 「요정이야기에 대하여」등과 같은 평론을 발표하며 고대의 신화와 중세의 전설을 연구했는데, 그 과정에서 나무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예를 들어 거대한 나무가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는 '우주목' 신화는 인도-유럽어를 쓰는 문화권에서는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또한 그리스-로마 신화와 함께 서양 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북구 신화에서는 최고의 신 '오딘'이 물푸레나무로 인류를 창조하기도 한다. 수목학과 신화학에 조예가 깊은 프랑스 문필가 자크 브로스는 자신의 책 『나무의 신화』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렇게 광범위한 생명의 변화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전설적인 우주목은 상징이 된다. 최초의 인류가 자신뿐 아니라 자신의 후손들보다도 오래 사는 이 거대한 존재를 어떻게 숭배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왜냐하면 나무는 다른 어떤 존재보다도 더 오래, 매우 오래 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천 년이 지나도 생생히 살아 있는 그 어떤 본질이 나무에 존재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우주목은 또한 모든 생명체들 가운데 가장 위대하고 가장 훌륭하다. 유사 이전에 나타났다가 모습을 감추었던 거인족들은 물론이고 그 어떤 동물도 우주목을 능가할 수는 없다. 본래적 의미에서 숲의 인간인 원시인에게나 현자(賢者)에게나 우주목은 진실로 그 모든 지구상의 피조물들 가운데 으뜸인 존재이다. 나무는 하늘과 가장 가깝게 닿아 있는 생물체로, 땅과 하늘을 서로 연결시킴으로써 신들이 다니는 통로의 역할을 했다."
그러니 현대의 작가들이 상상력과 지혜의 보고인 '나무' 모티프를 그냥 지나쳤을 리 없다.
왜 동화인가?
복잡하고 혼란스럽고 자극적인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동화는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 까? 동화로의 회귀는 자연으로, 즉 단순함과 평온함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현대 인간 심리의 한 단면이다. 그러나 동화가 단순히 곱고 이쁘고 착한 존재이기만 할까? 물론 아니다. 할머니 무릎을 베고 듣던 옛날 이야기처럼 자유분방한 필치로 씌어진 24편의 나무 동화에는 인간에 대한 통찰이 무서우리만큼 깊이 배어 있기도 하다. 그래서 동화분석학자 베레나 카스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아무리 동화를 해석해내려 노력한다 해도, 그 속에 감춰진 일부의 보물들만 들춰낼 수 있을 뿐, 다른 부분은 은폐된 채 그대로 있어 항상 새로운 대결을 자극한다."
독일의 삽화가 모니카 바이스너가 그린 24장의 그림 역시 곱기만 한 것이 아니라 때론 잔인하고, 때론 우울하고, 때론 몽환적이다. 동화 전체의 내용이 그림 한 장에 압축되어 있기 때문에, 마치 '숨은그림찾기' 하듯 등장인물과 상황 묘사를 찾아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보석처럼 반짝이는 24편의 동화들
자크 루보가 쓴 「나무 위의 아이」는 이탈로 칼비노의 <우리의 선조들> 3부작(『반쪼가리 자작』『나무 위의 남작』『보이지 않는 기사』)에 대한 일종의 동화 버전 오마주로도 읽힌다. 제목부터가 『나무 위의 남작』을 연상시키는 이 동화에는, 빈 갑옷으로만 존재하는 '무(無)' 기사가 등장한다. 이는 칼비노의 『존재하지 않는 기사』의 주인공 '아질 울포'에 대한 패러디로 보인다. 또한 톨스토이의 동화 「바보 이반」을 연상시키는 「바보와 자작나무」는 러시아 민담 특유의 직설적 표현이 인상적이고, 시리아 출신으로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이라 평가받는 라픽 샤미의 「날으는 나무」는 따뜻하지만 진부하지 않은 교훈을 남긴다.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사랑이 유난히 극진하기로 소문난 미셸 투르니에의 창작동화 「도임링씨네 꼬마의 가출」은 작가가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여 쓴 작품인데, 철학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투르니에 특유의 문체가 빛을 발한다. 우울하다 못해 섬칫하기까지 한 브레히트의 짧은 우화 「독수리나무」는 정치적 메타포로도 읽히며, 비극적이고 간결한 스토리가 오래도록 여운을 남기는 가브리엘 요시포비치의 「비밀」또한 읽는이의 가슴에 시적인 울림을 전한다.
이 밖에도 북유럽 신화와 그리스 신화가 교묘하게 혼합되어 웃음을 유발하는 페터 마르긴터의 「아틀라스」와, '죽음과 성장'이라는 무겁고 진지한 주제를 신화적 상상력으로 그려낸 러셀 호번의 「올리버의 비밀」역시 놓치기 아까운 작품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88804919 | ||
---|---|---|---|
발행(출시)일자 | 2003년 04월 12일 | ||
쪽수 | 246쪽 | ||
총권수 | 1권 | ||
원서(번역서)명/저자명 | Goldblatt und Silberwurzel : Alte und neue Baummarchen aus aller Welt/Tournier, Michel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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