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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장에서 튕겨 나간 곰

조소정 동시집
동시의 숲 25
조소정 저자(글) · 박소현 외 29인 그림/만화
아동문학평론 · 2021년 0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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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아동문예≫문학상에 동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2009년에는 동화로 한국안데르센상 은상을 수상한 조소정 시인의 새로운 동시집입니다.
동시집 ?여섯 번째 손가락? ?중심잡기?(2014년 ‘세종도서문학나눔우수도서’선정) ?양말이 최고야? ?민물고기 특공대?, 동화집 ?쿰바의 꿈?(한국도서관협회‘2012년우수문학도서’선정) ?빼빼로데이? ?나는 앨버트로스다?, 그림책 ?수중 발레리나가 된 수달? 등을 펴낸 조소정 시인의 책은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폭넓게 사랑받으며 읽히고 있습니다.

이 시집에 실린 조소정 선생님의 동시는 무척 다양합니다. 여기에 뛰어난 문학적 재능과 삶의 지혜가 녹아 있어 읽는 재미가 그만큼 큽니다. “겨울 숲이/ 기지개 켜자// 잠에서 깬 다람쥐 쪼르르/ 나무 기둥 오르며/ 봄이다, 봄// 집수리하던 까치 푸드덕/ 하늘을 가르며/ 봄이다, 봄// 빈 가지 나무들도/ 연둣빛 빚느라 분주한/ 봄이다, 봄”은 이 동시집의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보통 시인들은 시집을 묶을 때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작품을 맨 앞자리에 놓곤 합니다. 이 동시집에 수록된 모든 작품을 읽고 조소정 선생님이 그 많은 동시 가운데 왜 하필 이 작품을 골랐을까 생각을 해 봤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또, 봄」이란 이 동시의 제목처럼, 이 땅의 모든 어린이가 밝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하는 조소정 선생님의 마음이 그 안에 담겨 있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모쪼록 그 바람처럼 이 동시집을 읽는 사람들 모두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의 총서 (15)

작가정보

저자(글) 조소정

경기도 평택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역사를,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아동문학을 전공하여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02년 ≪아동문예≫문학상에 동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2009년에는 동화로 한국안데르센상 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동시집 『여섯 번째 손가락 』 『중심잡기 』(2014년 ‘세종도서문학나눔우수도서’선정) 『양말이 최고야 』 『민물고기 특공대 』, 동화집 『쿰바의 꿈 』(한국도서관협회‘2012년우수문학도서’선정) 『빼빼로데이 』 『나는 앨버트로스다 』, 그림책 『수중 발레리나가 된 수달 』을 펴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학교 독서 논술을 지도했으며, 지금은 반려견 행복이와 왕송호수 주변 산책을 즐기며 동시와 동화 창작을 즐겁게 하고 있답니다.

그림/만화 박소현 외 29인

박소현 외 29명 어린이

목차

  • 시인의 말ㆍ8
    이 동시집을 읽는 어린이들에게_황수대ㆍ100

    1-한곳에서만 사는새

    또, 봄ㆍ17
    봄눈이 내린 이유ㆍ18
    쓰레기 먹이ㆍ21
    창녕 우포늪ㆍ22
    누렁소ㆍ24
    노래 연습실ㆍ25
    길고양이 부탁ㆍ26
    완두콩 애벌레ㆍ27
    한곳에서만 사는 새ㆍ28
    세상은 말이야ㆍ30
    이러다ㆍ31
    연습장에서 튕겨 나간 곰ㆍ33

    2-고마워요,죽순씨

    참외ㆍ37
    선인장 화관ㆍ38
    세 잎 클로버ㆍ39
    매일꽃ㆍ40
    꿈을 품은 상추ㆍ41
    낙엽ㆍ42
    심지 않으면ㆍ44
    사과ㆍ45
    송이버섯ㆍ46
    보리수나무ㆍ47
    고마워요, 죽순 씨ㆍ48
    느티나무 이사ㆍ49

    3-말의무게

    엄마ㆍ53
    공약ㆍ54
    말없이ㆍ55
    말의 무게ㆍ56
    말조심ㆍ57
    지나가는 말ㆍ58
    귓속말ㆍ59
    쉿! 비밀이야ㆍ60
    참 반가운 말ㆍ61
    가시 달린 말ㆍ62
    반말로 배웠어ㆍ63
    무슨 말이야?ㆍ64
    하루를 여는 말ㆍ65

    4-한밤중에

    항아리 가족ㆍ69
    한밤중에ㆍ70
    알람 소리ㆍ72
    한국전쟁 잊지 말아요ㆍ73
    구두 수선ㆍ74
    뱀처럼ㆍ75
    경주에 가면ㆍ76
    위대한 사람ㆍ77
    신호가 된 발걸음ㆍ78
    포대기ㆍ79
    자꾸만ㆍ80
    풍선 날리기ㆍ81

    5-구린 방귀도 괜찮아

    생각 차이ㆍ85
    다이어트 중ㆍ86
    슬그머니ㆍ87
    나가 놀아ㆍ88
    사이ㆍ89
    어린이날ㆍ90
    억지로ㆍ92
    구린 방귀도 괜찮아ㆍ93
    바람맞은 날ㆍ94
    비로소ㆍ95
    갸웃갸웃ㆍ96
    살구 대신 빼구ㆍ97
    국밥 한 그릇ㆍ98

책 속으로

ㆍ-작품 들여다보기

한글 공부하는 민수
연습장에 글씨를 쓴다.

곰 곰 곰 곰
곰 곰 곰 곰곰

큰 곰, 작은 곰, 삐딱한 곰
여럿이 모였다.

곰들은 비좁다고 서로 밀치다가
연습장 밖으로 튕겨 나갔다.

민수는 꾸벅꾸벅 졸고
곰들은 넓은 책상 위에서
우당탕탕 탕탕 쿵쿵 신났다.
-「연습장에서 튕겨 나간 곰」

ㆍ-시인의 말_모두 함께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현대인들은 어른?아이 할 것 없이 경쟁 사회에서 지내다 보니 몸과 마음이 지쳐 갑니다. 그러다 보니 말도 거칠어지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보다는 자기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디서도 위로받지 못하고 힘들 때 만난 동시 한 편이 마음을 따뜻하게 하거나 웃게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동시집에 실린 동시들은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와 웃음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특별하게 이 동시집 3부에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 대해 생각해 보자는 뜻에서 말에 대한 동시를 넣었습니다. 내가 건넨 좋은 말이 상대방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어 살아갈 힘이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저는 기계를 잘 다루지를 못해 핸드폰도 한번 사면 고장이 날 때까지 씁니다. 새로 바뀐 기계에 적응하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세상은 너무나 빠른 속도로 발전해 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과 머리는 그 속도를 따라가기가 벅찬데 말입니다.
그 반면에 자연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우리를 기다려 줍니다. 어릴 적에 살던 고향 집에 보리수나무가 있습니다. 언제 심은 건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반백 년도 넘는 세월 동안 잎을 피우고 보리수 열매를 맺고 익히는 일을 반복했을 것입니다.
아주 가는 가지에까지 열매를 다닥다닥 달고 있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안간힘을 썼을까?’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불평 한마디 없이 바라는 것도 없이 때가 되면 열매를 선물로 주는 보리수나무처럼 우리도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마음뿐이지 실천을 못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식물과 동물들이 우리 곁에서 함께 살고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만약에 이 지구에 식물도 동물도 없이 사람들만 살아간다면 얼마나 삭막할까요?
저는 반려견을 데리고 동네 공원으로 산책을 자주 다닙니다. 돌아오는 길에 벤치에 앉아서 고개를 젖혀 하늘을 바라봅니다. 흘러가는 구름을 보면서 지구가 돌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몰려다니는 참새 떼?까치들의 울음소리, 바람 소리를 들으면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리고 평온해집니다. 아마 이 시간이 하루 중에 가장 행복한 시간일 것입니다. 저에게 위로를 주는 식물들과 새들, 동물들도 행복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 모두 함께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이 동시집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동시를 쓴 지 십여 년이 흘렀는데도 부족한 점이 많아 부끄럽습니다. 더 노력하는 시인이 되겠습니다.
이 동시집을 읽는 여러 어른?어린이들 모두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꿈꾸며 즐겁게 살기 바랍니다.
저는 내일도 여러 소리를 들으러 밖으로 나갈 생각을 하며, 오늘 밤 단잠을 이룰 듯합니다.
2021년 화창한 날에 산책을 다녀와서 조 소 정

ㆍ-이 동시집을 읽는 어린이들에게_모두 함께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황수대(아동문학평론가)

시인이자 동화작가인 조소정 선생님은 재주가 참 많습니다. 2002년 ≪아동문예≫문학상에 동시가 당선되었고, 2009년에는 동화로 한국안데르센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동안 ?민물고기 특공대?를 비롯해 네 권의 개인 동시집을 펴냈으며, ?우리 것이 딱 좋아?와 ?곤충 특공대? 등 네 권의 동시집을 다른 시인들과 함께 발표했습니다. 또한, 이들 동시집 외에도 ?나는 앨버트로스다? ?수중 발레리나가 된 수달? ?기후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12가지 이유? 등 여러 권의 동화책과 그림책, 교양서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발표한 책의 제목을 보고 이미 눈치를 챘겠지만 조소정 선생님은 평소 새와 느티나무 등 동식물은 물론 지구의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늘 사용하고 있는 말(언어)이나 항아리와 같은 우리의 전통문화에도 관심이 큽니다. 그래서인지 조소정 선생님의 동시에는 유독 자연과 환경의 중요성을 노래한 작품과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를 소재 삼아 창작한 작품이 많습니다. 이러한 특징은 이번에 나온 다섯 번째 개인 동시집인 ?연습장에서 튕겨 나간 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미앨버트로스는
쉬지 않고 날아가 먹이 물어 온다.

쩍쩍 입 벌려 받아먹는 아기새
서서히 죽어 가는데

자이어에 모인 플라스틱 조각
먹이인 줄 알고 자꾸만 물어 온다.

거대한 청소기로
바다 위 쓰레기 먹이 쫙쫙
빨아들이면 얼마나 좋을까!
─「쓰레기 먹이」 전문

이 동시는 북태평양 남쪽 미드웨이섬에 집단 서식하는 앨버트로스의 비극적인 삶을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 줍니다. 앨버트로스는 지구상에서 날 수 있는 가장 큰 바닷새로 물고기를 잡아먹고 삽니다. 그런데 “자이어에 모인 플라스틱 조각/ 먹이인 줄 알고 자꾸만 물어 온다.”에서 보는 것처럼, 이 동시에 등장하는 어미앨버트로스는 바다 위를 떠다니는 플라스틱 조각을 먹이인 줄 알고 물어 와 아기새에게 줍니다. 몇 년 전, 그 플라스틱을 받아먹고 죽어 간 아기새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되어 많은 사람이 충격을 받은 일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 동시는 그 사진을 보고 창작한 것으로 짐작되는데, “거대한 청소기로/ 바다 위 쓰레기 먹이 쫙쫙/ 빨아들이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화자의 안타까운 마음이 온전히 전해집니다.

버드나무 길 걸어
우포늪에 가면 만나는
왜가리, 중대백로, 곤충들

그곳엔 여러 생명들
한데 어울려 살아간다.

겨울이면 날아오던 철새들
주변 습지 농지로 바뀌고
늪이 마르지 않아 점점 줄어든다.

옷에 붙은 딱정벌레 한 마리
살짝 나뭇잎에 올려 주며
10년
50년
100년 후에도
살아 있는 우포늪을 꿈꾼다.
─「창녕 우포늪」 전문

우포늪은 경상남도 창녕군에 있는 습지로 자연 생태계의 보고입니다. 논병아리와 왜가리, 가시연꽃과 마름 등 총 342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늪지로 1933년에 천연기념물 15호로 지정되었으며, 1998년에는 습지와 습지 자원을 보존하기 위한 국제환경협약인 ‘람사르협약(Ramsar Convention)’에 등록되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겨울이면 날아오던 철새들/ 주변 습지 농지로 바뀌고/ 늪이 마르지 않아 점점 줄어든다.”에서 보듯이, 최근 기후 변화로 우포늪의 환경이 변화하면서 그곳에서 한데 어울려 살아가던 동식물의 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 동시는 “옷에 붙은 딱정벌레 한 마리/ 살짝 나뭇잎에 올려 주며/ 10년/ 50년/ 100년 후에도/ 살아 있는 우포늪을 꿈꾼다.”에서 보는 것처럼, 그와 같은 뭇 생명의 터전인 우포늪이 오래도록 잘 보존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마을을 지키던 300년 된 느티나무가 자동차 도로 공사로 인해 멀리 이사 가는 광경을 담아낸 「느티나무 이사」와 사람들이 무심코 하늘로 날려 버린 풍선으로 인해 죽거나 고통받고 있는 거북이와 새의 모습을 그려 낸 「풍선 날리기」 등, 이 동시집에 실린 작품 가운데 많은 수가 동식물을 소재로 해서 자연의 소중함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실은 조소정 선생님의 심성이 그만큼 곱고 착할 뿐만 아니라 자연 친화적이라는 것을 말해 줍니다.

“미안해.”
사과해도
속이 텅 빈 말은
깃털처럼
너무 가벼워 붕붕 떠다녀

사과하는 말이
마음에 자리 잡으려면
진심이라는
무게가 필요한 거야.

그래야
다른 귀로 빠져나가지 않고
마음속에 쏙 담기거든.
─「말의 무게」 전문

말할 수 있어서

웃을 수 있어서

아침에 눈뜰 수 있어서

이제는
걷기 어려운 할머니가
일기장에 삐뚤빼뚤 적은
하루를 여는
가장 행복한 말

감사해요!
─「하루를 여는 말」 전문

그런가 하면 조소정 선생님의 동시에는 특이하게도 말(언어)을 소재로 해서 창작된 작품이 많습니다. 이 동시집 제3부에는 총 13편의 작품이 실려 있는데, 모두 말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말의 무게」는 추상적 존재인 말을 무게로 구체화하여 말의 중요성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화자는 “사과하는 말이/ 마음에 자리 잡으려면/ 진심이라는/ 무게가 필요한 거야.”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말은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 안에는 말하는 사람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그 때문에 ‘사과’와 같이 상대방에게 진정성을 보여 주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진심으로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 주고 있습니다. 「하루를 여는 말」은 병상에 누워 있는 할머니를 통해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 줍니다. 우리는 평소 이런저런 이유로 불평을 잔뜩 늘어놓을 뿐 하루하루를 사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잘 모릅니다. 하지만 이 동시에 등장하는 할머니는 일기장에 “감사해요!”라는 말을 적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걷지는 못하지만, “말할 수 있어서/ 웃을 수 있어서/ 아침에 눈뜰 수 있어서” 그저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잘 알다시피 말은 의사소통의 가장 기본적인 수단입니다. 하지만 때때로 “들리지 않는 귓속말이/ 제멋대로 커져/ 내 마음속에 자꾸 들려온다.”(「귓속말」)에서처럼 오해를 불러오기도 하고, “내 흉보는/ 친구 때문에/ 너무 속상해/ 잠 안 오는 밤”(「말조심」)에서처럼 상대방에게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또한, “계속 들어도/ 질리지 않는 말// 미소 짓게 하는/ 그 말.”(「참 반가운 말」)에서처럼 마음을 즐겁게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이처럼 말과 관련한 동시들에는 조소정 선생님의 깊은 사유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들 동시를 읽을 때면 자꾸 자신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국간장
묵은 된장
새 고추장 항아리
옹기종기
장독대에 모였다.

각자
다른 걸 품고
생김새도 다르지만

가족처럼
한곳에 모여
함께 숨 쉬고
서로 기대며 살아간다.
─「항아리 가족」 전문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에 대한 조소정 선생님의 관심은 조금 특별합니다. 그동안 전통문화만을 소재로 해서 펴낸 동시집이 두 권이나 됩니다. 밤과 곶감 등 각 지역의 농수산물을 동시로 소개한 ?우리 것이 딱 좋아?(공저)와 수수부꾸미와 망개떡 등 각 지역에서 전해져 오는 떡을 소개한 ?구름떡 타고 붕붕─떡 이야기?(공저)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 동시집에도 경주의 첨성대와 우리나라에 사는 텃새 등 우리의 문화를 형상화한 작품이 여러 편 실려 있습니다. 위의 동시는 그 가운데 하나로 장독대에 놓여 있는 항아리를 통해 우리의 전통인 공동체 문화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각자/ 다른 걸 품고/ 생김새도 다르지만// 가족처럼/ 한곳에 모여/ 함께 숨 쉬고/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 항아리 가족의 모습이 무척 따뜻하고 정겹게 다가옵니다. 과거와 달리 무한 경쟁 속에서 서로 적대시하며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바로 그와 같은 배려와 나눔이 아닐까 싶습니다.

봄에 태어나

여름 지나

가을 오면


한 번
날아서
착륙하는 새
─「낙엽」 전문

유월
외갓집 마당에
크리스마스트리가 켜졌다.

이쪽저쪽 가지 끝까지
꼬마전구 매달아 놓은
커다란 보리수나무
─「보리수나무」 부분

그 밖에도 이 동시집에는 시적 아름다움을 지닌 작품이 많습니다. 다들 잘 아는 것처럼 시는 어떤 대상이나 현상에 대한 정서나 사상 등을 간결한 언어 형태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환경 문제나 전통문화와 같이 어떤 특정 주제를 표현할 경우 자칫 주제를 전달하는 것에 치중하여 시의 맛을 떨어뜨리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하지만 조소정 선생님의 동시는 적절한 비유와 참신한 표현으로 읽는 즐거움이 큽니다. 「낙엽」은 가을에 떨어지는 나뭇잎을 노래한 작품입니다. 그런데 “단/ 한 번/ 날아서/ 착륙하는 새”에서 보는 것처럼, 화자는 낙엽을 ‘착륙하는 새’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보리수나무」는 보리수나무의 열매를 감각적 이미지를 통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보리수나무는 오월이나 유월에 빨간 열매를 맺는데, 이 작품에서 화자는 “이쪽저쪽 가지 끝까지/ 꼬마전구 매달아 놓은/ 커다란 보리수나무”에서 보는 것처럼, 보리수나무의 열매를 ‘꼬마전구’에 빗대고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더 나아가 그 광경을 “크리스마스트리”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그 묘사가 무척 인상적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이 시집에 실린 조소정 선생님의 동시는 무척 다양합니다. 자연 친화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동식물을 노래한 작품과 오늘날 인류의 가장 커다란 관심사인 환경 문제를 다룬 작품, 그리고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를 소개한 작품 등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 글에서는 미처 소개하지 못했지만 “내 마음 날씨는 맑았다 흐림/ 엄마 마음 날씨는 여전히 흐림”과 같이 성적표가 나온 날 아이와 엄마의 상반된 심리를 잘 그려낸 「생각 차이」 등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습니다. 여기에 뛰어난 문학적 재능과 삶의 지혜가 녹아 있어 읽는 재미가 그만큼 큽니다.
“겨울 숲이/ 기지개 켜자// 잠에서 깬 다람쥐 쪼르르/ 나무 기둥 오르며/ 봄이다, 봄// 집수리하던 까치 푸드덕/ 하늘을 가르며/ 봄이다, 봄// 빈 가지 나무들도/ 연둣빛 빚느라 분주한/ 봄이다, 봄”은 이 동시집의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보통 시인들은 시집을 묶을 때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작품을 맨 앞자리에 놓곤 합니다. 이 동시집에 수록된 모든 작품을 읽고 조소정 선생님이 그 많은 동시 가운데 왜 하필 이 작품을 골랐을까 생각을 해 봤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또, 봄」이란 이 동시의 제목처럼, 이 땅의 모든 어린이가 밝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하는 조소정 선생님의 마음이 그 안에 담겨 있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모쪼록 그 바람처럼 이 동시집을 읽는 사람들 모두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기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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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85677974
발행(출시)일자 2021년 02월 25일
쪽수 112쪽
크기
153 * 210 mm
총권수 1권
시리즈명
동시의 숲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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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안전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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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중량 153 * 210 mm
제조자 (수입자) 아동문학평론
A/S책임자&연락처 정보준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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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일자 2021.02.25
색상 이미지참고
재질 정보준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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