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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된 한패

플로르 바쉐르 장편소설
플로르 바쉐르 저자(글) · 권명희 번역
밝은세상 · 2016년 05월 11일
8.4
10점 중 8.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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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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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주목시킨 최악의 금융 사태와 그리스 사태의 배후를 신랄하게 파헤친다!
데뷔작 《도시의 소녀》로 푸케 데쿠베르트상을, 《내가 세기를 청산하는 방법》으로 장 아밀라-멕케르상과 라이온스클럽 문학대상을 수상하며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힌 플로르 바쉐르가 선보이는 경제 스릴러 소설 『조직된 한패』.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와 유럽 경제 위기를 배경으로 월스트리트 금융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작품이다. 그리스 국가 부도 사태와 관련하여 골드만삭스가 그리스 회계 장부 조작 및 은폐에 가담한 사건을 집중 조명한 이 소설은 엥텔랄리에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과 재미를 인정받았다.

미국 다국적 투자은행 폴만팍스에서 유럽 금융협상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세바스티앙은 금융업계에서 투지가 넘치는 승부사, 협상의 달인으로 불린다. 클라라는 《비즈니스 데이》 신문사 팀장으로 적은 인원의 팀원을 이끌며 취재 기사를 쓴다. 바르고 정직한 기사를 쓰길 원하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에, 일에 대한 회의를 느낄 무렵 클라라는 근심 가득한 세바스티앙과 조우하며 그의 일에 가담하게 된다.

제레미와 앨리슨 역시 모두 대학 동기들이다. 제레미는 학위 중 은행에 취직해 군복무의 일환으로 홍콩지사로 발령을 받아 금융 파생상품 부서의 총괄업무를 맡게 된다. 세계적인 기업협상 그룹 퓌블릭의 홍보전문가인 바네사는 거물급 유력 인사들과 정치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의 인맥을 넓혀간다. 세바스티앙, 클라라, 베르트랑, 제레미, 앨리슨, 바네사가 대학 졸업 후 프랑스의 정치, 금융계에서 한자리씩 차지한 반면, 앙투안은 그들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된다. 클라라와 한때 연인 사이였던 앙투안은 건물 난간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 후 10여 년 동안 재활 치료에 전념하는 동안 사소한 사건을 계기로 해커 전문가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세바스티앙은 회사 폴만팍스로부터 그리스 회계 장부 조작을 은폐하라는 지시를 받게 된다. 세바스티앙은 사건 이면에 철저히 은폐된 정치권력과 금융계 큰손의 부적절한 뒷거래 사실이 있음을 목도하며 크게 분노한다. 사건의 진실을 폭로하기로 결심한 그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모두들 계란으로 바위를 치기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취한다. 월스트리트의 거대 권력에 홀로 맞서지만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그는 끝까지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작가정보

저자(글) 플로르 바쉐르

저자 플로르 바쉐르는 1973년 프랑스 안시에서 태어났으며 그르노블 국립정치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파리경영전문대학원(HEC) 졸업 후 뉴욕으로 건너가 마케팅회사를 설립했다. 9.11테러와 인터넷 버블을 경험한 후 프랑스로 돌아와 여행과 강연을 다니며 《르몽드 마가진》, 《카날 플뤼스》, 《리베라시옹》, 《프랑스 퀼튀르》 등 다수의 언론에 칼럼을 썼다. 첫 소설 《도시의 소녀》로 《피가로 마가진》에서 주최한 푸케 데쿠베르트상을 받았고, 금융 트레이더의 활약상을 담은 《내가 세기를 청산하는 방법》으로 장 아밀라-멕케르상과 라이온스클럽 문학대상을 수상했다. 《조직된 한패》는 그리스 회계 장부 조작 사건을 통해 정치권력과 금융계의 부정한 유착 관계를 낱낱이 고발한 경제 스릴러로 엥테랄리에상(Prix Interalli) 최종 후보작에 노미네이트되었다.
《조직된 한패》는 탐욕의 상징이 되어버린 월스트리트의 비즈니스세계를 다룬 소설이다. 금융협상의 달인 세바스티앙은 폴만팍스의 굵직한 스캔들을 막아내며 승승장구하지만 그리스 사태가 터지자 회사로부터 그리스 회계 장부 조작 사실을 은폐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약육강식의 피라미드 구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과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그리스 국가 부도 사태와 골드만삭스의 가증스런 음모와 충격적인 실상이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역자 권명희는 서강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했고 리옹2대학에서 현대문학을 전공했다. ‘90년대 문예지 중편소설로 등단해 몇몇 단편들을 발표한 후 번역을 시작했다. 2007년부터 한국무역협회 외국어통번역지원서비스 불어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작품으로는 《책의 역사》, 《종이, 일상의 놀라운 발견》, 《조르주 상드》, 《유령들의 탄생》, 《김치》, 《이곳에 살기 위하여》, 《행복을 찾아 떠난 소년》, 《오후 세 시》, 《째각째각 사랑시계》, 《세상을 뒤흔든 25인의 개혁가들》, 《모파상 단편집》(근간 예정), 《스칼렛 가능하다면》(근간 예정) 외 다수의 어린이책들이 있다.

목차

  • 제1장~제42장 / 7~392
    옮긴이의 말 / 393

책 속으로

새롭게 지어진 문어 타워(미국 잡지 《롤링 스톤》의 취재 이후 회사에 붙여진 별명)는 압도적인 유리와 강철로 된 건물이었다. 파리가 낙상할 것 같은 외관은 빗물도, 비난과 소송도 모조리 흘러내릴 것처럼 매끈했다. 21억 달러의 이 빌딩이 지상에 출현하기까지 꼬박 4년의 공사 기간이 걸렸다. 뉴욕 지자체는 2001년 9?11테러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던 이 지역을 되살리기 위해 세금 혜택과 자금 지원을 늘렸다. 합리화의 대가들인 폴만팍스의 세법 전문가들은 맘껏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새로 단장한 글로벌 금융구역에 뉴욕커 납세자들이 3분의 2의 재정지원을 한 때문이었다. 뉴욕 시장은 ‘월드트레이드 센터의 미래를 믿는다.’는 폴만팍스 회사의 시민의식을 치하하며 몸소 준공식을 거행하기도 했다.
-14~15page

세바스티앙은 승강기 안에서 통계표와 핵심 정보들이 간추려진 내용을 훑어보았다. 유로존 회원국들, 국채, 통화 스와프의 거래 총액 등이 담겨 있었다. 그는 문건을 두 번이나 읽었다. 2001년 그리스가 유로존에 가입할 당시 그리스의 국채를 은폐하기 위해 폴만팍스 회사가 써먹은 기법이었다. 상세 도표에는 각 나라들에 저당 잡힌 재화들(공항, 고속도로, 공기업들), 미래 수익률 평가, 만기일이 적혀 있었다. 층수가 내려갈수록 지옥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세바스티앙은 이해가 상충되는 비난들에 어떻게 대응할지, 금융 트레이더가 투기에 적합지 않은 상품을 고객들에게 매각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정당화시키는지를 알고 있었다.
“저흰 고객을 상대로 도박을 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효율적인 위기관리를 중시하니까요.”
-23~24page

세바스티앙은 아침마다 스마트폰을 끼고 지냈다.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버튼을 눌러대며 사람들을 차례로 협박했고, 컴퓨터에 달라붙어 금융 정보들로 나온 통계수치와 그래프들과 대담을 보며 잔재주를 부려야 했다. 삶의 질이 올라간 시대를 사는 금융 고위 간부의 우스운 캐리커처였다.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 안에서 탁하고 찬공기를 쐬어서인지 얼굴에 붓기가 남아 있었다. 상류층이라는 낙인은 찍혔지만, 여전히 소년 같은 앳된 용모가 남아 있었다. 세바스티앙은 붓고 칙칙해진 얼굴이 정상으로 돌아오기도 전에 24시간을 풀가동하여 정치적 이해관계의 충돌과 내부의 정보유출, 위반 내용, 공모, 부도덕성에 대한 소문들을 잠재워야 했다. 유네스코 위원회 홀에서 노랗게 뜬 얼굴로 등을 구부정하게 하고 서 있는 그는 속세와 담을 싼 병약하고 우울한 금욕주의자 같았다.
-96page

“세바스티앙, 아무도 너한테 폴만팍스의 사다리를 타고 오르라고 강요한 사람은 없어.”
“이젠 그 게임에서 나올 거야. 내뺄 거라고!”
자리에서 일어선 세바스티앙은 베르트랑 쪽으로 걸어가며 버럭 화를 냈다.
“이건 집단으로 조작한 일이고 정신 나간 짓이었다고. 우리가 금융계 친위대들이라면, 너와 바네사는 그 협력자들이란 말이지!”
베르트랑의 눈길은 세바스티앙 등 뒤로 벽 쪽에 드리워진 프랑스와 유럽 국기들에 쏠렸다. 그는 세바스티앙을 어떻게 제압해야 할지를 알지 못했다. 그러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그를 내쫓아 보내는 수밖에 없었다.
“부탁이다. 그만 가줘. 영웅주의, 그건 아무짝에도 소용없어. 그런다고 최후에 너한테 메달을 걸어줄 사람도 없단 말이야. 네 목숨이나 보전하고 아이들 생각해. 언젠가 지나게 될 고약한 시기일 뿐이라고.”
세바스티앙이 문을 밀어젖히며 경고했다.
“지옥에서 보자. 테오한테는 다행이야. 걔 엄마가 너보단 훨씬 용감하니까. 살아 있으면서 죽은 자로 둔갑하지 않도록 조심해!”
-142~143page

“진실, 어떤 진실? 누구를 위한 진실? 분명히 말해두는데, 주제넘게 굴지 말고 숫자나 위조해. ENA의 공공재정 운영 수업시간에 안 배웠나? 숫자는 조작하라고 있는 거야. 자, 어서 일하러 가!”
베르트랑도 자신의 직급에서 하달되는 명령에 복종한다. 직급이 낮은 자를 때려야 할 경우가 생긴다면 기꺼이 그렇게 했다.
“자네 양키들 하는 거 못 봤나? 실업률이 20% 상한선을 넘었을 때, 공식 통계를 내지 않고 오바마 행정부 스태프들이 12.5%로 발표했다고.”
“그랬나요?”
정책관은 갈수록 불편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는 결혼반지를 만지작거렸다. 베르트랑은 그게 무얼 뜻하는 제스처인지 알았다. 예전 자신의 버릇이기도 했다. 젊은 기혼자에게 결혼반지는 끝내 족쇄 같은 것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오바마를 믿었지! 아무도 그 사실을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고! 신문기자들까지도. 내가 장담한다고. 얼마나 멋지고 기똥차! 자네 은행가들인 친구 있지? 그자들을 봐, 앞서 가잖아! 은행가들이 하는 짓을 보면 두 손 두 발 다 들어야 한다고. 속여먹는 데는 왕들이잖아!”
-192~193page

출판사 서평

1. 월스트리트 큰손들이 벌이는 탐욕과 음모의 머니게임!
-아마존 프랑스 베스트셀러! 전 세계 20여 개국 출간!


플로르 바쉐르는 데뷔작 《도시의 소녀》로 푸케 데쿠베르트상을 받았다. 이후 《내가 세기를 청산하는 방법》으로 장 아밀라-멕케르상과 라이온스클럽 문학대상을 수상하며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조직된 한패》를 통해 그리스 회계장부 조작 사건과 정치권력, 금융계의 부정한 유착 관계를 파헤치며 엥텔랄리에상(Prix Interalli) 최종 후보작에 노미네이트되며 작품성과 재미를 인정받았다. 전 세계 20여 개국에 판권이 팔려 나갈 만큼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조직된 한패》는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와 유럽 경제 위기를 배경으로 월스트리트 금융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경제 스릴러 소설이다. 저자는 집필 이유에 대해 ‘일반 대중들은 경제나 금융에 도통 관심이 없지만 그것들이 도처에 모든 걸 관여하고 지배하고 있다. 나는 무엇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지에 대해 늘 흥미를 가졌었고, 내가 알게 된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 모든 진실을 말하는 건 쉽지 않지만 소설은 그 모든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을 말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였다.’라고 말한다.
《조직된 한패》는 탐욕의 상징이 되어버린 월스트리트의 비즈니스세계를 다루고 있다. 세바스티앙을 둘러싼 7명의 대학 동창들이 한 사건에 연루되며 약육강식, 적자생존으로 표상되는 정글과도 같은 자본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를 시작으로 전 세계를 초토화시킨 금융재앙 사태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수많은 금융전문가들, 정치인들, 경제 협상가들이 국민을 속이고 무엇을 얻었으며, 세계 경제가 바닥을 칠 때까지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하나하나 꺼내놓는다.
사십대로 접어든 세바스티앙의 대학 동기 클라라, 베르트랑, 제레미, 앨리슨, 바네사, 앙투안은 모두 정치, 금융, 기업협상, 언론, 해킹 분야에서 성공을 이룬 엘리트층이다. 15년 전 불의의 사고로 병원 신세를 져야만 했던 앙투안을 제외하고 말이다. 이들은 모두 거대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서로 긴밀한 공모를 꾀하며 필요에 의한 조력자 또는 협력자로 우정을 쌓아간다. 모두 성공한 삶을 살고 있지만 삶의 이면에 알 수 없는 회의를 느낀다. 그동안 이들이 쌓아온 부와 명예는 남을 짓밟고, 적당히 타협하며 이룬 결과의 산물이다. 잡지사의 기자로 일하고 있는 클라라는 자신의 신념은 저버린 채 오너와 고객이 원하는 기사만을 쓴다. 프랑스 재경부 장관의 보좌관인 베르트랑은 부패한 정치인들의 뒷수발을 거든다. 기업 협상 전문가 바네사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사람들만 만나며 인맥을 쌓기 위해 노력한다. 제레미와 앨리슨 역시 돈이 최고의 행복이라 여기며 살아간다. 이들은 모두 돈과 권력을 지키기 위해 늘 불안과 강박에 시달리며 한순간도 아이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 채 살아간다. 그들이 이어가고 있는 우정 역시 선택과 필요에 의한 형식적인 관계일 뿐이다.
세바스티앙은 미국 다국적 투자은행 폴만팍스의 대외협상가로 금융 협상계의 한 획을 그으며 승승장구한다. 가정과 개인사를 포기할 정도로 회사에 헌신하며 성공을 위해서라면 불법적인 금융 조작도 서슴지 않았던 그는 오로지 앞만 보며 달려왔다. 그러던 어느 날 세바스티앙은 폴만팍스 대표로부터 그리스 회계 장부 조작을 은폐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그는 사건 이면에 은폐된 정치권력과 금융계 큰손의 부적절한 뒷거래 사실을 목도하게 되며 큰 분노를 느낀다. 세바스티앙은 친구들에게 도움을 구하지만 모두 부정적인 의견만 내놓을 뿐 아무도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배신과 음모, 암투가 난무하는 월스트리트의 생리 속에서 홀로 맞선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일일 뿐이다. 안전한 삶, 돈과 명예를 버리고 스스로 시궁창 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이는 아무도 없다. 저자는 소설에 등장하는 7명의 인물들이 ‘그리스 회계 장부 조작’ 사건에 말려들면서 보여주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얼마나 무서운 대가를 가져왔는지를 말한다.
《조직된 한패》는 그리스 국가 부도 사태와 관련하여 골드만삭스가 그리스 회계 장부 조작 및 은폐에 가담한 사건을 집중 조명한다.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자 세계 경제는 휘청거린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연합은 심각한 경제 위기를 맞는다. 프랑스는 주가 폭락과 실업률에 허덕이고, 미국과 유럽은 서서히 디플레이션, 양극화, 경기 침체를 맞는다. 그리스 역시 공공 부채로 인해 국가 부도 위기에 내몰린다. 이런 혼란 속에 그리스 사태가 정치권력과 금융계 큰손의 부적절한 뒷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국민들은 분노한다. 저자는 《조직된 한패》를 통해 전 세계를 주목시킨 최악의 금융 사태와 그리스 사태 배후에 어떤 결탁이 있었는지를 신랄하게 파헤친다. 그로 인해 파생된 온갖 피해는 모두 국민들의 몫이 되었으며, 실제 사건을 조작하고 가담한 이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음을 역설한다. 그리스 사태는 결코 유럽 국가에만 해당하는 문제는 아니다. 대한민국 역시 정치권과 금융계의 모럴 헤저드가 심각하며 그로 인한 높은 실업률과 경기 침체로 인한 피해는 온전히 국민들이 떠안고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대한민국 역시 그리스 사태와 같은 상황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조직된 한패》는 현실과 허구의 세계가 구분되지 않을 만큼 리얼하며 속도감 넘치는 필치, 폐부를 찌르는 대화, 숨 막히듯 전개되는 이야기로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2. 월스트리트를 흔드는 막후의 실력자는 누구인가!
-《조직된 한패》 줄거리 요약


미국 다국적 투자은행 폴만팍스에서 유럽 금융협상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세바스티앙은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진 후 개인 생활을 포기한 채 금융 스캔들을 막아내는 일에 매진한다. 아내와 이혼했지만 그는 이혼을 서브프라임이 위기가 동반한 가벼운 손실쯤으로 취급하며, 금융업계에서 투지가 넘치는 승부사, 협상의 달인으로 불린다. 클라라는 《비즈니스 데이》 신문사 팀장으로 적은 인원의 팀원을 이끌며 취재 기사를 쓴다. 대학 동기인 베르트랑과 결혼한 후 그녀는 재경부 장관인 남편 베르트랑 덕에 문화공보부에서 재정한 예술문학 공로훈장을 받게 된다. 바르고 정직한 기사를 쓰길 원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일에 대한 회의를 느낄 무렵 클라라는 근심 가득한 세바스티앙과 조우하며 그의 일에 가담하게 된다. 제레미와 앨리슨 역시 모두 대학 동기들이다. 둘은 캠퍼스 커플로 결혼에 골인한다. 제레미는 학위 중 은행에 취직해 군복무의 일환으로 홍콩지사로 발령을 받아 금융 파생상품 부서의 총괄업무를 맡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은행 동료의 횡령죄로 인해 죄를 뒤집어쓰고 해고당한다. 세계적인 기업협상 그룹 퓌블릭의 홍보전문가인 바네사는 거물급 유력 인사들과 정치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의 인맥을 넓혀간다. 세바스티앙, 클라라, 베르트랑, 제레미, 앨리슨, 바네사가 대학 졸업 후 프랑스의 정치, 금융계에서 한자리씩 차지한 반면, 앙투안은 그들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된다. 클라라와 한때 연인 사이였던 앙투안은 건물 난간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 후 10여 년 동안 재활 치료에 전념한다. 앙투안은 재활 치료를 받으면서 사소한 사건을 계기로 해커 전문가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세바스티앙은 회사 폴만팍스로부터 그리스 회계 장부 조작을 은폐하라는 지시를 받게 된다. 세바스티앙은 사건 이면에 철저히 은폐된 정치권력과 금융계 큰손의 부적절한 뒷거래 사실이 있음을 목도하며 크게 분노한다. 사건의 진실을 폭로하기로 결심한 그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모두들 계란으로 바위를 치기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취한다. 월스트리트의 거대 권력에 홀로 맞서지만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그는 끝까지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 책속으로 추가
2008년 이후 월가의 어떤 증권사 사장도 판결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는 한번쯤 폴만 회사를 수술해 썩어 문드러진 살점들을 모두 도려내고 세상에 떳떳이 드러내 보일 수 있게 얼개를 맞춰야 했을 것이다. 다음 폭로가 있기 전까지 말이다. 그때 가선 재수술해야만 할 것이다. 세바스티앙은 아마도 그걸 미리 제레미에게 알리려 했던지 모른다. 그를 도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으로 점점 굳어갔을 테니까. 제레미는 내심 그걸 두려워하고 있었다.
2008년에 폴만팍스는 뒤로 빠져나갈 구멍들을 마련해 놓았다. 나노 테크놀러지에 투자했고, 아르헨티나에 땅을 사두었으며, 마이애미와 시카고 거리에 경매 붙은 43채의 아파트들을 매입해 두었다. 회사는 그룹 패밀리를 안전하게 피신시키곤, 애초에 그들이 말하고자 했던 바가 무언지도 점점 갈피를 못 잡아갔다. 그리고 세계화의 역효과로 믿을 수 없을 만큼 불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0.001%만이 모든 관점에서 문제를 파악할 수 있지만 부자이건 아니건 간에, 이 지상에서 정말로 플랜 B를 가진 자는 아무도 없다.
-225~226page

짤막한 영화가 끝나고 기자들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돌아갔다. 각자 자리에 앉은 그들은 공장처럼 번잡한 타인들의 소음을 몰아내려 헤드폰들을 착용하고 있었다. 컴퓨터 자판에 고개 숙인 채 책상머리에 들러붙어 앉은 기자들은 정보의 OS(운영체제)들이다. 거기 악의 진부함이 있었다. 지금에 와선 문화적 포기라는 진부함이 되었다. 그건 소리 없이 내부적으로 집단이 붕괴하는 것이어서, 진부함 이전에 기자로서의 명예를 떨어뜨리며 반항심의 기반을 흔들어놓는다. 기자들만큼 연루된 것들이 많은 이들도 없다. 사장들이나 정치인들과 뒷거래를 하다 보면, 비평적인 거리감을 잃게 되고, 자신도 그들처럼 세상의 조명을 받고 부자가 되고 싶어진다. 자주 만나면 닮게 되는 건 인지상정이다. 급여는 턱없이 낮고, 언제 잘릴지 모를 직업은 불안하기만 하다. 권력을 감시하고 그에 항의한다고 간주되는 기자들이건만, 신문사의 옹색한 자리에 매달려 있다 보면 권력에 바짝 붙는 것만이 살길이다. 더욱이 통계라는 이름의 사적 자본주의는 권력을 비방하는 기자들의 숨통을 조인다. 이제 수익성이라는 강압적인 조건에 예속된 이후로, 더 이상 정부 권력에 대항하는 제4의 권력, 언론과 미디어는 존재치 않게 되었다. 권력과 결탁하면, 기자라는 직업은 그 존재하는 이유를 말살하는 것이다. 클라라도 기자 경력을 쌓는 동안 취재한 시간보다 해고의 카트에 실리지 않으려 더 많은 시간들을 보냈다. 세바스티앙의 말이 맞았다. 저널리즘은 죽은 것이다. 그 역시도 수년간 혜택을 받았지만 저널리즘보다 더 오래 살아남진 못했을 것이다.
-308page

앙투안은 은밀히 그들을 관찰해 왔다. 그들은 모든 걸 전복시켜 버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순응주의의 1인자들인 그들은, 재능 때문이 아니라 세심할 정도로 규칙들을 잘 지켜온 탓에 그 자리에 오른 것이다. 어쩌면 충성심일 수도 있다. 한 번도 반대 입장을 표명한 적 없는 이전 세대 덕에 자신들의 입지를 굳혀온 셈이었다. 이전 세대가 신었던 편안한 모카신에 아무 의문도 제기하지 않고 그냥 발을 밀어 넣었으니까. 결코 기대를 저버린 적 없는, 어쩌면 죽여야 했을지 모를 거짓말쟁이들인 아버지 세대 말이다. 그 아버지들 덕분에 씨 없는 밀감을 만들었고, 유전학적으론 변형됐어도 정신적으론 순수를 지키며 별 장애 없는 순탄한 인생을 살아온 것이다. 교대로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해변학교처럼, 이전 세대의 바통을 이어받은 그들은 사업이건 공무건 권력을 계승한 부패한 엘리트들을 대변한다.
-336~337page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원서(번역서)명/저자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84372887
발행(출시)일자 2016년 05월 11일
쪽수 400쪽
크기
147 * 210 * 30 mm / 540 g
총권수 1권
원서(번역서)명/저자명 En bande organisee/Flore Vasse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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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르 바쉐르는 내게는 좀 생경한 작가이지만 그의 데뷔작 <도시의 소녀>는 푸케 데쿠르베르트상, 이후 <내가 세기를 청산하는 방법>은 장 아밀라-멕케르상과 라이온스클럽 문학대상을 수상한 저력있는 작가였다. 특히 이 책 <<조직된 한패>>는 엥텔랄리에상(Prix Interalli) 최종 후보작에 노미네이트되며 작품성과 재미를 인정받고 전 세계 20여 개국에 판권이 팔려 나갈 만큼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라고 하니 작가와 작품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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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플로르 바쉐르는 이 소설을 쓴 이유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경제나 금융을 도통 모른다는 것이 갑갑했다. 그런데 그것들이 도처에 관여하고 모든 걸 지배하고 있다. 나는 무엇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지가 흥미로웠고, 거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알리고 싶었다. 모든 진실을 말하는 건 쉽지 않으나, 소설이야말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말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였다.'라고. (본문 39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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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된 한패>>는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와 유럽 경제 위기를 배경으로 월스트리트 금융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경제 스릴러 소설로 경제나 금융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용어도 생소했지만 그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소설은 탐욕의 상징이 되어버린 윌스트리트를 배경으로 미국 다국적 투자은행 폴만팍스에서 유럽 금융협상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세바스티앙은 CEO 캠플린으로부터 그리스 회계 장부 조작을 은폐하라는 지시를 받게 된다. 폴만팍스를 위해 일하느라 아버지로서 쌍둥이 아이들을 혼동했고, 남자로서 아내 곁을 지켜주지도 자식으로서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걸 시간도 없었던 그에게 이 사건을 잘 해결한다면 가장 높은 곳까지 오를 수 있게 된다. 중책을 안고 돌아가는 길에 세바스티앙은《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실린 새벽˅ 트레이더 한 사람이 센트럴파크 저수지에 익삭체로 발견되었으며 FBI는 이를 두고 복수에 의한 살인을 의심하고 있다는 기사와 '다음 차례는 누구인가?'라는 제목의 사진을 보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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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작 사건을 둘러싸고, 세바스티앙과 그의 6명의 대학 동창들 - 경제신문사《비지니스 데이》의 기자 클라라, 클라라의 남편이자 재경부장관 비서실장인 베르트랑, 기업현상그룹《퓌블릭》의 홍보전문가 바네사, 부실자산 금융전문가로 은행을 고쳐 주는 의사인 제레미, 제레미의 아내이자 클라라의 절친 앨리슨, 출세지상주의와는 담을 쌓고 지내는 고독한 해커 앙투안-이 연루되어 고군분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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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대부분은 인생의 고공행진을 하는 동안 자신은 물론 주변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다가, 불현듯 아이폰에 볼모로 잡힌 작업에 회의를 느끼고 삶의 여기저기에 구멍이 뚫린 걸 발견한다. 언제 성공의 다리에서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는 무력감, 안락한 삶 뒤에 감추어진 죽음과 어둠의 세력을 깨달으며 살아 있으면서 죽은 것과 다를 바 없는 좀비 상태가 된다. 그런 그들에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오직 미치지 않고 살아남는 것이다. (본문 39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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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조직된 한패>>는 일곱 대학 동창들을 통해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생소한 경제 용어와 내용으로 쉽게 읽히는 스토리는 아니었지만, 세바스티앙의 죽음과 문그리스 회계 장부의 진실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스토리는 점점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권력자의 부패, 부조리가 신랄하게 보여지고 있는 이 작품에서 저자는 '전 세계를 주목시킨 최악의 금융 사태와 그리스 사태 배후에 어떤 결탁이 있었는지를 파헤치고, 그로 인해 파생된 온갖 피해는 모두 국민들의 몫이 되었으며, 실제 사건을 조작하고 가담한 이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음을 역설(출판사 서평 中)' 하고 있다.
10점 중 10점
조직된 한패
플로르 바쉐르 지음
밝은세상
 
 데뷔작 『도시의 소녀』로 자본주의 시스템을 다뤄서 푸케 데쿠베르트상을 받고, 두 번째 소설 『내가 세기를 청산하는 방법』에서는 수학 천재가 금융 트레이더가 되는 서스펜스의 작가 플로르 바쉐르의 장편소설이다. 7명의 단짝들로 조직된 한패가 등장하여 이들의 방황과 갈등을 그리고 있는데,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와 유럽 경제 위기를 배경으로 월스트리트 금융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경제 스릴러 소설을 읽으면서 오래전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나쁜 친구들>  
 을 떠올렸다. 물론 본방 때도 본방사수를 하면서 제대로 챙겨본 것은 아니고 슬쩍슬쩍 지나치면서 본 듯 하고, 내용도 어렴풋하게 떠오를 뿐이다. '나쁜친구들'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진한 우정을 나눠온 김강석(안재욱)과 최기철(이훈), 이상은(김지수), 홍주건(박상면) 등이 하재용(김승수)와 하평웅(임채무)에게 빼앗길 뻔한 김강석(안재욱)의 회사를 되찾고 사랑과 우정을 이어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물론 결말에는 많은 차이를 보이지만, 7명의 친구들이 등장한다는 것과 경제적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는 정도에서 굳이 연결을 짓고 싶은 걸지도 모르겠다. ㅎㅎㅎ ~ 월스트리트 금융계 회계장부 조작 사건의 주인공 골드만삭스 사건을 소재로 삼은 경제 스릴러로 탐욕과 음모의 머니게임을 펼친다고 하는데~ 그저 출판사 이름 `밝은세상` 만 보고 더글라스 케네디나 기욤 뮈소의 작품만큼 흥미롭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구매해서 읽게 되었다. 이 소설은 탐욕의 상징이 되어버린 월스트리트의 비즈니스세계와 그리스 회계장부 조작사건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 러브스토리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15년 전 대학시절에 얽힌 로맨스 정도 맛 볼 수 있지만, 그래서 스토리가 흥미롭다거나 어떻게 전개될지 몰라서 궁금한 재미를 찾기는 어렵다. 경제 스릴러라고 하지만,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세바스티앙을 둘러싼 7명의 대학 동창들이 한 사건에 연루되며 약육강식, 적자생존으로 표상되는 정글과도 같은 자본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미국의 대표적인 다국적 투자기관 폴만삭스의 대외협상가인 세바스티앙은 그리스 회계조작 사건에 연루되면서 번아웃증후군(Burnout Syndrome) 증상을 보인다. 세바스티앙을 짝사랑하는 기업협상그룹의 홍보전문가인 바네사, 경제신문사 기자인 클라라와 재경부장관 비서실장인 베르트랑 부부, 부실자산 금융전문가 제레미와 앨리슨 부부, 고독한 해커 앙투안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를 시작으로 전 세계를 초토화시킨 금융재앙 사태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수많은 금융전문가들, 정치인들, 경제 협상가들이 국민을 속이고 무엇을 얻었으며, 세계 경제가 바닥을 칠 때까지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하고 등장 인물들의 삶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나같은 문외한이 읽어내기에는 어렵고 지루한 면도 있다. 앞으로 책을 구매할 때는 보다 신중할 필요를 느낀다. ㅠㅠㅠ ~
2016.6.19.(일)  두뽀사리~
10점 중 10점
월스트리트 금융계 회계장부 조작 사건의 주인공 골드만삭스 사건을 소재로 삼은 경제 스릴러로 탐욕과 음모의 머니게임을 펼친다~ 출판사 이름 '밝은세상' 만 보고 구매했는데, 실망스럽지 않겠지?
10점 중 10점
세계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금융인들의 민낯을 보는 것 같다. 그들의 탐욕을 위해 여론을 조작하고, 정치를 왜곡하고, 세계인들의 생활은 안중에도 없다. 폴만팍스에서 금융협상의 달인으로 승승장구하던 세바스티앙은 회사의 CEO로부터 호출울 받고 서류봉투를 건내 받는다. CEO의 지시는 서류를 검토해 보고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과거처럼 교묘하게 숨기라는 것이다. 이 비밀문서에는 그리스의 국가부도 사태가 우연이 아님을 알려주는 여러가지 정황 증거들이 들어있다. 

그에게는 각계 각층에서 제법 잘 나가는 여섯 명의 친구들이 있다. 이들은 대학 동기로 클라라, 베르트랑, 제레미, 앨리슨, 앙투안, 바네사 등이다. 이들은 정치, 금융, 기업협상, 언론, 해킹 분야에서 나름대로 명성을 쌓고 있는 전문가들이며 소위 말하는 사회의 엘리트들이다. 이들 세바스티앙의 친구들은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는 선에서 현재의 위치에 오른 사람들이다. 이들은 모두 돈과 권력을 지키기 위해 늘 불안과 강박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그들의 우정 역시 필요에 의한 형식적인 관계일 뿐이다. 

클라라의 연설장에 나타난 세바스티앙의 모습은 어딘가 불안한 모습이다. 세바스티앙은 다른 누군가가 알기를 바라면서 첩보원의 작전처럼 클라라와 접선해서 그가 알고 있는 비밀을 넘기고 클라라는 이를 USB에 담는데 성공한다. 며칠 후 세바스티앙은 철길 옆에서 누군가에게 살해 당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친구들은 비통에 빠진다. 해커 전문가인 앙투안은 평소 클라라의 휴대폰도 해킹해서 세바스티앙의 죽음으로 너무 불안해 하는 클라라의 일상을 살피게 되고 클라라가 세바스티앙으로부터 얻게 된 세계 금융시장에 얽힌 음모를 세상에 알린다. 

왜 세계의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지, 왜 친구가 갑자기 죽었는지를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 이를 폭로하고 미리 피신처를 마련한 앙투안에 의해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자녀들과 피신한다. 저자가 이 소설을 통해서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것은 세계 금융계를 움직이고 있는 큰손들의 끊없는 탐욕과 자본주의가 갖고 있는 모순성을 보여주고 있는 게 아니가 싶다. 한 기업의 그릇된 사고로 인해 국가가 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저자의 생각에 충분히 공감한다. IMF를 겪은 바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난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10점 중 10점


 
 
조직된 한패


이 책은 경제 스릴러이다. 흥미로운 점은..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이야기라서 더욱 관심이 있었다.
사실 경제에 대해서 무지한편이라서 이 책을 읽으면서 어려울까 걱정을했다.
하지만 소설책이기때문에 어렵지 않고 이해가 쉽게 읽을 수 있었다.


간단하게 줄거리를 이야기하자면,
금융 협상 전문가 세바스티앙씨. 그레게 회사로부터 지시를 받게된다.
그것은 '그리스 회계장부 조작 사건'을 은폐하라는 것이였다.
하지만 세바스티앙은 굴하지 않고 진실을 폭로하기 위해서,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7명의 대학동창을 만나 도움을 구한다.
그러나 친구들은 그에게 부정적입 입장을 내세운다.
결국 홀로 맞서다가 위기에 처하면서 그 위기속을 해쳐나가는 이야기가 이 책의 줄거리이다.



그의 입장에서 그리고 세상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
그의 입장만 봤을때는 홀로 싸우는 그의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프고, 사람들이 원망스럽다.
그러나 세상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어쩌면 이것이 내 모습이 아닌가 싶다.
등장하는 인물들, 그리고 주인공, 사건들을 통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된다.
이 책은 스릴넘치고 반전이 있는 이야기인만큼 한순간 놓치면 안될정도로 흥미진진하다.
또한 경제가 좌지우지하는 순가에 맞이하는 것들을 보면서 뭔가 안타깝기도하다.
이런 소설이 재미있는 이유는 반전이 있기때문에 재미가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또한번에 짜릿한 반전과 숨은 이야기를 발견한다.
그리고 내 모습도 돌아보면서 괜히 내 삶을 적용해보기도 한 소설책이였다.
10점 중 10점
이 소설은 탐욕의 상징이 되어버린 월스트리트의 비즈니스세계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 세바스티앙을 둘러싼 7명의 대학 동창들이 한 사건에 연루되며 약육강식, 적자생존으로 표상되는 정글과도 같은 자본 세계에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를 시작으로 전 세계를 초토화시킨 금융재앙 사태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수많은 금융전문가들, 정치인들, 경제 협상가들이 국민을 속이고 무엇을 얻었으며, 세계 경제가 바닥을 칠 때까지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하나하나 꺼내놓는다.
 
 
월스트리트의 이면에 감춰진 추악한 진실을 파헤치다
 
미국 다국적 투자은행 폴만팍스에서 유럽 금융협상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세바스티앙은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진 후 몇 년간 사생활을 포기한 채 금융 스캔들을 막아내는 일에 매진한다. 그는 아내 셀린과의 이혼을 가벼운 손실쯤으로 여길 정도로 금융업계에선 파이팅이 넘치는 승부사 내지는 협상의 달인으로 평가받는다.
 
클라라는 <비즈니스 데이> 신문사 팀장으로 적은 수의 팀원을 이끌며 취재 기사를 쓴다. 대학 동기인 베르트랑과 결혼한 후 그녀는 재경부 장관의 비서인 남편을 둔 덕분에 예술문학 공로훈장을 받게 된다. 바르고 정직한 기사를 쓰길 원하지만 현실이 그리 녹록치 않아 일에 대한 회의를 느낄 무렵 그녀는 근심 가득한 세바스티앙과 조우하며 그의 일에 가담하게 된다.
 
제레미와 앨리슨 역시 모두 대학 동기들이다. 동기 남학생들이 모두 침을 흘릴 정도로 앨리슨은 만능 재주꾼이었다. 둘은 캠퍼스 커플로 결혼까지 골인한 사이인데, 제레미는 학위증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BNP 파리바 은행에 취직해 군복무의 일환으로 홍콩지사로 발령을 받아 금융 파생상품 부서의 총괄업무를 맡았지만, 어느 날 은행 동료의 횡령죄로 인해 그 죄를 뒤집어쓰고 해고당한다.
 
세계적인 기업협상 그룹 퓌블릭의 홍보전문가인 바네사는 거물급 유력 인사들, 그리고 정치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의 인맥을 넓혀간다. 학교 동기들인 세바스티앙, 클라라, 베르트랑, 제레미, 앨리슨, 바네사가 대학 졸업 후 프랑스의 정치, 금융계에서 한자리씩 차지한 반면, 앙투안은 그들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된다. 한때 클라라와 연인 관계였던 그는 건물 베란다에서 떨어지는 사고 후유증으로 10여 년 동안 재활 치료에 전념하다가 사소한 사건을 계기로 해커 전문가가 된다.
 어느 날 세바스티앙은 회사 폴만팍스로부터 그리스 회계 장부 조작을 은폐하라는 지시를 받게 된다. 그는 사건 이면에 철저히 은폐된 정치권력과 금융계 큰손 간의 부적절한 뒷거래 사실이 있음을 목격하곤 크게 분노한다. 이에 진실의 폭로를 결심한 그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모두들 '계란으로 바위 치기' 격이라며 부정적인 스탠스를 취한다. 월스트리트의 거대 권력에 홀로 맞서는 그에겐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뉴욕으로 긴급 호출을 받다
 
2011년 9월 어느 밤, 파리에서 근무하던 세바스티앙은 글로벌 CEO로부터 급히 뉴욕으로 오라고 호출을 받았다. 뉴욕에 도착해 월가에 이르자 이곳은 시위대로부터 점령 6일째였다. 그는 땀을 뻘뻘 흘리며 월가 주위의 대형 건설현장을 휘돌아 200번지에 도착했다. 폴만팍스는 분노한 시위자들의 베이스캠프에서 정확히 대각선 방향에 있었다.
 
새롭게 지어진 문어 타워(회사에 붙여진 별명)는 압도적인 유리와 강철로 된 건물이었다. 파리가 낙상할 것 같은 외관은 빗물도, 비난과 소송도 모조리 흘러내릴 것처럼 매끈했다. 21억 달러의 이 빌딩이 지상에 출현하기까지 꼬박 4년의 공사 기간이 걸렸다. 뉴욕 지자체는 2001년 9.11테러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던 이 지역을 되살리려고 세금 혜택과 자금 지원을 늘렸다. 폴만팍스의 세법 전문가들은 맘껏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새로 단장한 글로벌 금융구역에 뉴욕커 납세자들이 3분의 2의 재정지원을 한 때문이었다. 뉴욕 시장은 '월드트레이드 센터의 미래를 믿는다'는 폴만팍스의 시민의식을 치하하며 몸소 준공식을 거행하기도 했다.
 
"1시간 17분이나 늦었군"
 
CEO 캠플린은 서류더미에 코를 박고 있다가 투덜거렸다. 거리에 시위자들이 가득해 발목을 잡히는 통에 그리 됐음을 변명하는 세바스티앙을 향해 그는 안락의자에서 일어나면서 "자네가 '멍청이' 관련 건을 처리해 줬으면 하네"라고 말을 꺼냈다. 회사를 사직한 한 직원이 <뉴욕 타임즈>에 양심선언의 글을 폭로하면서 고객들을 '멍청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세바스티앙의 보스인 루카스 파커 폴만팍스 인터내셔널 대외협상 대표도 이들 멍청이에 포함된다는 것이었다. 그는 속으로 자신의 보너스를 재빨리 계산해 보았다.
 
 
조작의 은폐를 지시받다
 
아예 회사의 흔적을 말끔히 없애달라는 부탁이었다. 세바스티앙은 이미 리비아에서도 깔끔한 일처리로 좋은 평가를 받은 적이 있었다. 이 일을 맡으면 그만큼 책임이 따르기도 하지만 고속 승진은 따논 당상이었다. 갑자기 CEO는 머리를 미친듯이 헤드뱅잉하면서 세바스티앙 주위를 빙빙 맴돌았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뚜렛증후군이라는 설명과 함께 긴급처방을 한 여비서는 이런 건강사태에 관한 보안유지를 당부하면서 관련 서류가 담긴 가죽케이스를 전달했다.
 
세바스티앙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통계표와 핵심 정보들이 간추려진 내용을 훑어보았다. 유로존 회원국들, 국채, 통화 스와프의 거래 총액 등이 담겨 있었는데 그는 문건을 두 번이나 읽었다. 2001년 그리스가 유로존에 가입할 당시 그리스의 국채를 은폐하기 위해 폴만팍스가 써먹은 기법이었다. 상세 도표에는 각 나라들에 저당 잡힌 재화들(공항, 고속도로, 공기업들), 미래 수익률 평가, 만기일이 적혀 있었다. 층수가 내려갈수록 지옥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세바스티앙은 이해가 상충되는 비난들에 어떻게 대응할지, 금융 트레이더가 투기에 적합지 않은 상품을 고객들에게 매각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정당화시키는지를 알고 있었다.
"저흰 고객을 상대로 도박을 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효율적인 위기관리를 중시하니까요"
 
이는 아바쿠스 사건(2007년, 골드만삭스는 주택 관련 모기지증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부채담보부증권 상품인 '아바쿠스'를 만들었다)이 외부에 노출됐을 때 세바스티앙이 언론에 누차 이런 식으로 말했었다. 리비아에서 불미스러운 스캔들이 터졌을 때는 미친 듯이 날뛰던 카다피를 진정시키고 그 사건을 무마시키기까지 했다.
 
그런데, 전달받은 서류에 담긴 브란덴부르크 문건에는 정치적 목적성을 띠고 조직된 패거리로서 사기행각을 벌인 단계가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피해자들의 규모는 수억을 헤아릴 것이고 평가액만도 수조로 추정되었다. 1995년부터 유럽의 좌파 같은 우파 정치인과 앵글로색슨계 투자은행들이 여기에 연루되어 있었다. 이 사건에 비하면 매이도프의 폰지 사기는 애들 장난 수준이었다.
 
 
클라라의 기념행사
 
유네스코 위원회의 홀은 사람들로 만원이다. 프랑스를 좌지우지하는 0.001%에 속한 거물들도 참석하고 있다. 은둔형 외톨이처럼 지내던 앙투안도 깔끔한 복장을 갖춰 입고 여기에 참석했다. 클라라에게 곡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다. 연단에서 15분간 연설하는 영예를 누리고 있지만 클라라의 연설은 기대와는 달리 진부했다.
 
베르트랑, 제레미의 모습도 보인다. 두 사람은 자연스레 그리스 재정 위기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앞자리에 안자 있던 앨리슨이 등을 돌리면서 두 사람에게 정숙해 달라고 요청한다. 하지만 제레미는 낮은 톤으로 계속 관심사를 늘어놓는다.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의 프랑스 사장 피치도 눈에 띈다. 유럽 사태에 관련한 골치 아픈 대화에 지친 베르트랑은 "일처리를 제대로 못할 것 같은 친구가 저기 와 있군"이라면서 세바스티앙을 가리켰다.  
 
세바스티앙은 아침마다 스마트폰을 끼고 지냈다.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버튼을 눌러대며 사람들을 차례로 협박했고, 컴퓨터에 달라붙어 금융 정보들로 나온 통계수치와 그래프들과 대담을 보며 잔재주를 부려야 했다. 삶의 질이 올라간 시대를 사는 금융 고위 간부의 우스운 캐리커처였다.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 안에서 탁하고 찬공기를 쐬어서인지 얼굴에 붓기가 남아 있었다. 상류층이라는 낙인은 찍혔지만, 여전히 소년 같은 앳된 용모가 남아 있었다.
 
그는 붓고 칙칙해진 얼굴이 정상으로 돌아오기도 전에 24시간을 풀가동하여 정치적 이해관계의 충돌과 내부의 정보유출, 위반 내용, 공모, 부도덕성에 대한 소문들을 잠재워야 했다. 유네스코 위원회 홀에서 노랗게 뜬 얼굴로 등을 구부정하게 하고 서 있는 그는 속세와 담을 싼 병약하고 우울한 금욕주의자 같았다.
 
검정 레이스 달린 스커트에 빨간색 인조가죽으로 된 쿠레주 재킷을 입고, 악어가죽 구두을 신은 바네사도 수상식 연회장에 참석해 클라라와 베르트랑 부부에게 잘 어울린다고 칭찬한다. 이렇게 연회장엔 주인공 격인 클라라 부부, 제레미, 앨리슨, 앙투안, 바네사, 그리고 세바스티앙 등 대학 동창생 모임 분위기였다.
 
 
그리스 회계장부 조작, 그리고 유로존의 골칫거리
 
이 소설의 시작과 끝은 뉴욕 월가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세바스티앙은 본사의 긴급 호출을 받고 월가를 찾았다가 시위 현장을 목격, 심리적 갈등을 겪지만 회사의 회장으로부터 특별한 제안을 받는다. 코드명 브란덴부르크, 이는 그리스 회계 장부를 조작한 사실을 은폐하라는 지시이다.
 
뉴욕의 차 안에서 그는 <월스트리트 저널>에 실린 기사를 읽게 되는데, 센트랄파크 저수지에서 피살로 의심되는 트레이더의 죽음에 관한 내용이었다. 소름끼치게도 이 기사의 제목은 바로 '다음 차례는 누구인가?'였다. 프랑스 재경부장관의 비서실장인 베르트랑, 신문사 기자인 클라라, 금융전문가 제레미, 기업협상전문가 바네사, 해커 전문가 앙투안 등이 이 사건에 엮이면서 진실의 유출을 막으려는 쪽과 이를 폭로하려는 쪽 간의 암투가 벌어진다. 
 
소설은 대학 동기생 7명을 통해 우리들에게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진실에 대한 의문을 안고 새벽녘 철로 변에서 숨진 세바스티앙, 짝사랑하던 친구의 아바타가 되어 권력을 쥔 바네사,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돌보는 휴머니스트로 돌변하는 제레미, 불행한 주부 앨리슨, 라디오 생방에서 진실을 폭로하고지 결심하는 클라라, 시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해킹을 일삼는 앙투안 등을 통해 유로존의 모순을 읽을 수 있다. 유로존 잔류로 그리스의 위기는 완전히 종식된 걸까? 부패한 엘리트들이 계속 활동하는 한 이는 눈속임에 불과한 게 아닐까.
10점 중 7.5점
 

 
『조직된 한패』는 세계 경제의 중심지라 불리는 미국의 월스트리트 금융계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소재로 한 경제 스릴러로 영화화 하기에 참 좋은 소재라는 생각이 든다. 막대한 피해자 수와 그보다 더 천문학적인 피해 금액을 발생케 할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 놓인 세바스티앙의 상황은 경제 분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전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다국적 투자은행인 폴만팍스의 유럽 금융협상 전문가인 세바스티앙은 어느 날 CEO인 캠플린의 연락을 받고 대서양을 건너 월스트리트로 온다.
 
어떤 이유인지 모른 채 도착한 그에게 캠플린은 그리스 회계장부 조작 사건을 은폐하라는 지시를 받게 된다. 이 일을 해내면 앞으로 더 높은 자리에 오를 것이라 말하는 상사 앞에 그동안 휴가도 없이 가족들과의 시간도 없이 오로지 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투자한 세바스티앙은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보게 되고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라는 문건을 통해서 이 사건에 도사리고 있는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책은 미국과 프랑스 등지의 경제 위기 현상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고 이를 은폐하고 대중으로부터 시선을 돌리기 위한 정치적 공작이나 기업들의 행태, 금융계의 비도덕적인 뒷거래 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데 결국 사실을 목도한 세바스티앙은 분노하게 되고 세계 각지에서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7명의 대학 동기에게 연락을 하게 된다.
 
금융, 정치, 언론, 기업 협상, 해킹 분야 등에서 남다른 활약을 하고 있는 친구들, 이들의 관계는 단순히 대학 동기일 뿐만 아니라 감정적으로 얽혀있는데 언론사에 일하는 클라라와 자칭 해킹의 전문가가 된 앙투안은 연인사이였지만 그가 난간에서 추락하는 사고 후 우연한 기회에 해커가 되어 그녀의 취약한 컴퓨터 운영 프로그램을 해킹해 지금은 그녀 몰래 클라라를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바네사는 세바스티앙에게 오래 전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지만 그로부터 어떤 반응도 얻지 못한 상태이다. 베르트랑은 여성 재정부 장관의 비서로 늘 동분서주 하고, 앨리슨은 대학 캠퍼스에서 제레미를 만나게 되고 그는 앨리슨을 통해서 진정한 자신의 가치를 발하게 된 후 파생상품의 얼굴로 불리다 부하직원의 횡령으로 승진가도에서 한 순간에 추락했다. 그러다 절치부심 끝에 재기에 성공한 상태이다.
 
대학을 졸업할 당시만 해도 그들에게 자신만의 각오와 포부가 있었을테지만 냉혹한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보다 더 높은 자리로의 성공을 위해서는 그러한 것들과는 적당히 타협해야했고 때로는 그에 반하는 일을 해야 하기도 했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서 7인의 대학 동기들은 다시금 예전으로 돌아간듯 우정과 사랑 등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흥미를 자아낸다.
 
경제, 정치적인 내용이나 용어가 등장하다 보니 기존의 스릴러와는 달리 몰입면에 있어서도 다소 어렵기도 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 또한 전체적인 이야기를 읽는데 있어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니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경제 스릴러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10점 중 10점
총 42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400페이지 가까운 분량이다. 1장에서는 세바스티앙, 2장에서는 베르트랑, 3장에서는 앨리슨과 제레미, 3장에서는 베르트랑의 부인 클라라, 5장에서는 세바스티앙을 짝사랑했던 바네사, 6장에서는 클라라와 앨리슨가 친구였다고 소개하고 있으며 7장에서는 클라라를 짝사랑했던 그레이 해커인 앙투안을 소개하고 있다. 소설의 내용을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이 대략 1장부터 7장까지 소개되고 있다.

11장이 되면서 점차 인물들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난다. 주요 인물은 모두 대학 동기들이고 그들은 각각 폴만 팍스를 돕는 전문가로, 정부 기관 전문가로, 민간조직에서 전문가로 활동중이다. 이들은 대학 졸업 이후 각각 여러 조직에서 전문가로서 활약하는 가운데 민간조직과 정부조직 간의 밀약과 음모를 파악하고 이를 파헤치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전개하고 있다.



책에서 등장하는 폴만 팍스는 골드만 삭스를 지칭하며 소설은 세바스티앙이 뉴욕에 도착하여 폴만 팍스로 향하는 과정으로부터 시작한다.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로 교통이 막히면서 겨우 도착한 뒤에 만난 사람은 폴만 팍스의 CEO인 캠플린이었다. 그는 골드만 삭스의 CEO인 로이드 블랭크페인을 의미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문화공보부 전문가인 베르트랑과 클라라는 결혼을 했고 자녀가 두명이나 있지만 이들에게는 사랑이 없다. 클라라가 발표하게 된 컨퍼런스에서 15년전 짝사랑했던 앙투안을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점점 흥미롭게 전개된다. 앙투안은 첫눈에 반한 클라라와 함께 잠자리를 함께 하는 관계로 발전하지만 추락사고를 당하게 되고 그 이후로 15년간 만나지 못했다.

제레미는 대학 졸업 후 BNP파리바은행에 취직했고 병역의무 면제를 위해 홍콩 지사에 파견되었다가 병역의무를 마치고 29살 나이에 세계 금융 업무를 주도하는 중책을 맡게 되며 파생상품계이 얼굴로 떠오른다. 그는 앨리슨과 부부관계를 맺었고 제레미와 함께 아시아로 진출하여 면세점 안의 브랜드 진출 전문가로 활동한다. 바네사는 세계 최고의 기업협상그룹 퓌블릭의 코퍼레이츠 어페어스 부대표로 일하면서 앞으로 대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이며 대학시절 세바스티앙을 짝사랑했다.

대락적인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게 되면서 바로 등장하는 스토리는 앞서 언급한 15년 만에 등장한 앙투안으로 시작한다. 그는 그레이 해커로 활동하며 낮에는 크래커를 잡는 일을 하고, 밤에는 크래커 활동을 하는 이중인격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곧이어 이야기는 세바스티앙의 이야기로 바뀐다. 그는 그리스 회계장부 조작사건을 은폐하라는 주문을 받고 나서 이를 연구하던 과정에 그 밑에 숨어있는 여러가지 추악한 모습을 발견한다. 이를 다른 대학 동기들과 함께 해결하고자 하지만 여러가지 난관에 부딪힌다.

금융의 뒷거래에 관한 어두운 이면을 보여주는 소설이라서 그런지 작년에 읽은 검은머리 외국인과 맥락을 같이 한다는 느낌이다. 검은머리 외국인에서도 론스타가 우리나라의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여러가지 뒷거래를 까발리면서 비판하는 내용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책도 결국 대형 금융회사와 정부의 부정적인 뒷거래를 소개하며 흥미를 끈다. 사회비판적인 스토리와 함께 빠른 속도감과 반전이라는 흥미를 동시에 느끼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10점 중 10점


        돈을 많이 가질수록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것이 아닐까? 우리가 흔하게 갖는 생각이다. 과연 화폐재화의 물질적 가치는 많이 소유할수록 행복을 보증해주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무관하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도 자원의 희소성에 직면되게 된다. 한정된 자원속에서 남들과의 경쟁에서 획득하는 자체를 생존으로 여기게 된 것이다. 적당한 욕심은 선의의 발전을 촉발시켜 문명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충분한 의식주 생활이 가미된 이후엔 저마다의 개성발현의 욕구가 더해지며, 시기와 질투 탐욕을 불러일으킨다.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한계효용체감의 법칙 때문이다. 배가 고픈 상태에선 먹을 수 있는 자체를 감사하게 생각해 효용가치가 극대화된다. 하지만 포만감을 느낄 정도로 이미 섭취한 상태에선 내가 먹지 못하는 가치에 대한 방어에 골몰하게 된다. 즉 소유가치에 치중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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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자본주의를 일컫을때 빠질 수 없는 두 대륙 유럽과 미국의 경제시스템이다. 무너지지 않을 철옹성같은 대륙에서 세계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말았다. 그리스 국가채무 문제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그러하다. 만성적인 적자를 겪던 그리스가 유럽 단일통화권에 편입한다. 신용불량상태의 서민을 대상으로 주택을 담보로 대출해주던 서브프라임 모기지제도로 미국경제가 흔들렸다. 두가지의 공통점은 결코 허용되어서는 안될 부조리와 조직적인 은폐가 더해졌다는 것이다. 정치권력과 금융계의 검은 실체를 파헤치는 소설 『조직된 한패』는 현대 관료제사회의 부조리를 신랄하게 밝히고 있다.    

 
 
 

        97년의 IMF는 " 평생직장" 의 관념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안정적이던 가정에서부터 붕괴되며 사회적 문제들이 대두하기 시작한다. 정확히 말하면 전세계적인 고성장속에  우리의 경제관념은 무절제로 이어졌다.  돈에 대한 수요도 많으니  투자처를 물색하던 잉여자본은 투기세력화 되어간 것이다. 결국엔 기업전반의 부실채무관계가 유동성을 흔들어놓게 되었다. 세계 기축통화는 달러화가 절대적이었지만,  국채등으로 빌린 달러를 갚을 외환이 부족했던 것이다.  금모으기운동으로 대표될 정도로  우리는 저력을 발휘하며  IMF 관리체제에서 빠른 기간내에 벗어났다. 하지만 어느 정도 극복되니 오히려 숨통트인 기업간의 인수합병이 화두로 등장하며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고 만다. 여러모로 소설의 내용은 우리가 잊고 있던 뼈아픈 교훈을 상기시켜주고 있다.   




 
 
 
 ​             바로 양극화의 이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IMF이후 빠른 극복은 서민이 기반된 '내 탓이오. ' 고통분담 덕분이다. 그렇게 해서 모아진 민간경제의 화폐들이 쓰러져가는 기업을 살려냈다. 사회적 소생과정이다.  하지만 고육지책의 영향으로 외형적인 경제성장은 가져왔지만, 속은 곪아터지기 직전이다. 모두가 합심한 경제적 과정이 외면된 체, 그저 특정기업의 몫으로 혹은 CEO개인의 성취로 돌아가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플로르 바쉐르의 소설에서도 ​이런 면면을 밝히고 있다. 분노하며 시위를 통해 경제 민주주의를 외치고 있는 사람들과 상반되게 그들은 월스트리트의 거대한 빌딩속에서 경제적 이윤만을 생각할 뿐이다.  정부관료를 상대로 유리한 경제협상을 하던 세바스티앙이 회사의 음모에 의해 살해된다. 사랑하는 아내와 쌍둥이 아이들을 포기하면서까지 회사를 섬겼던 그가 위협요소로 작용되니, 제거에 들어간 것이다.  정치경제문화에 해박한 친구들은 진실을 밝혀간다. 그들이 자본주의에 적응해가며  잊었던 가치를 향해서 말이다.  권력에 예속되어 온전한 자기자유까지도 힘없이 박탈당한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       

 
 
 




 
 
 
      많은 가정을 파탄에 이르기 하고,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이 사태에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다. 고통을 당하는 사람만 있을 뿐이다. 초정부적으로 정부재정을 능가할 정도로 거대화된 투자증권회사는 자신들의 막대한 경제이익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가장 소중한 생명까지도 함부로 빼앗는다.  현대인의 상당수는 피라미드모형의 조직생활을 통해 사회에 순응한다. 그러다보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상급자의 무소불위의 권력에 장악당한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어쩔 수 없다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아무리 하급자라해도, 정당하게 이의를 제기하는 자들이 집단화된다면 힘의 견제는 이뤄지게 된다.  어쩌면 당연하게 포기한 댓가는 혹독한 것이다. 사회 구성원간에는 서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이 소설을 통해 모두가 힘들다 하는 이 시대의 현명한 처세를 발견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10점 중 7.5점





 
 정치.경제.사회 등 제반 문제를 실체적으로 다룬 작품은 개인의 삶과 환경을 다루고 있어 현장감과 생동감을 동시에 느낄 수가 있다.딱딱하고 흥미를 잃기 쉬운 딱딱한 설명조 문장에서 꿈틀거리는 등장인물들의 톡톡 튀는 행동과 롤러코스터와 같이 미끄러져 가는 쾌감을 소설에서 맛볼 수가 있다.그래서 흥미를 잃기 쉬운 정치.경제 등 시사성 이슈를 이야기로 풀어 전개해 놓게 되면 독자는 세상사의 흐름을 쉽게 간파하는 동시에 이야기의 삼매경에 몰입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 아닐 수가 없다.지구촌은 시시각각 각종 특급 이슈를 발산하고 있는데 이것을 일과성 뉴스로만 인식하지 않고 각자의 현재와 미래의 삶에 어떻게 투영해 나갈 것인가를 가늠할 것인지를 고민해 보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삶의 지혜가 아닐까 한다.
 
 EU 연합국 가운데 가장 먼저 재정적자로 부도사태를 맞이한 그리스 어두운 경제를 농도 깊고 스릴 넘치게 그린 《조직된 한패》는  우선 방만하고 무책임한 은행 경영과 도덕적 해이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이 문제와 관련하여 부실한 자산을 보유한 유로 금융권이 심대한 손실을 입게 된다.그리스 재정적자의 원인은 재정 시스템의 노후화,납세자의 조세회피에 기인한 지하경제 GDP 25%의 비중이 크다.1차 산업인 농산물 수출비중이 상대적(45%)으로 크다.게다가 임금대비 연금비율이 95%라고 하니 그리스 경제는 썩을 대로 썩었다는 반증이 아니겠는가.이와 관련하여 한국 경제도 '강 건너 불구경 해서는'안된다.한국 경제가 풀어 나가야 할 문제는 산적해 있다.구조개혁을 비롯하여 가계부채,고실업률,고령화 사회 등 산 넘어 산이고 강 건너 강이다.
 
 그리스 회계장부 조작 사건의 배후 세력이 어디에 있는가를 놓고 7인의 등장인물을 내세우고 있다.금융 스캔들만 관리하는 협상의 달인 세바스티앙을 비롯하여 재경부장관 비서실장 베르트랑,경제신문사의 기자 클라라,금융전문가 제레미와 기업협상전문가 바네사,사회적 해커조직에 속한 앙투안이 얽히고 설키면서 회계장부 조작의 실체를 막으려는 쪽과 진실을 알리려는 쪽 간의 팽팽한 암투와 알력(軋轢)이 벌어진다.앞서도 얘기했듯 무책임한 은행 경영진과 도덕적 해이의 극치를 보이는 정치인들로 말미암아 그리스 경제는 휘청거리면서 부도사태를 맞이하게 되었다.1997년 한국이 IMF 외환위기를 맞이했던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목적이 수단을 정당화시키는 도그마,현대 자본주의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
 
 탐욕의 온상의 상징은 뉴욕 월스트리트로 주인공 세바스티앙은 그리스 회계 장부 조작 사실을 은폐하라는 지시를 받는다.휴일을 반납하면서까지 일에 매달리는 워커홀릭이다.프랑스 재경부,경제신문사 기자,금융전문가,기업협상전문가,사회적 해커 조직 간에 그리스 회계 장부 조작 문제의 실체가 수면 위로 부상한다.이 문제와 관련 실권을 갖은 그리스 정부측은 쉬쉬 하려 들고,진실을 만천하에 드러내려 했던 측 간의 암투와 알력은 울트라 서바이벌 게임 이상이 아닐 수가 없다.흐트러져 있던 유럽 국가들이 전쟁이 없는 권역으로 만들려 했던 EU는 단일화폐의 통합을 이루어냈다.하지만 자국 경제는 자국의 힘으로 갱생해 나가야 한다.무능과 부패,부조리로 만연했던 그리스의 썩은 내막이 회계 장부 조작 사건에 의해 전말이 드러나고 말았다.플로르 바쉐르 작가는 이 문제의 시말을 치밀하고 생생한 문체로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프랑스의 엘리트 가운데 엘리트인 그랑제꼴 동기생 7인이 펼치는 금융 전선이 내내 저기류 속을 타고 있다.이야기가 딱딱할 거라 예상했지만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대학 동기들 간의 우정과 사랑,헤어짐 등의 일상 이야기가 딱딱한 경제문제를 잘 녹여내고 있다.시사성 있는 문제를 다룬 작품을 통해 세상살이의 중심에 서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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