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의 총서 (31)
작가정보

저자 이성숙은 1967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했고, 방송국 구성작가 일을 하다가 KBS 단막 드라마 '종이꽃'을 쓰기도 했습니다. 장편동화로 『화성에서 온 미루』 함께 쓴 책으로 『천둥치던 날』이 있습니다.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들과 만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고, 오래도록 이야기꾼으로 남는 게 소원입니다.
목차
- 저승 동굴
영겁을 산 거북
마고할미
두 개의 해
용족과 새족의 전쟁
검은 구슬의 전설
작은 새 도록이
가슴에 구멍 뚫린 사람들
욕망을 먹고 사는 불가사리
황천수를 건너다
저승 문지기의 수수께끼
생명의 빛
지은이의 말
출판사 서평
현대판 바리공주 이야기
사람이 죽은 뒤 그 영혼이 머무는 저승은 우리 신화에 자주 등장하는 공간이다. 그 저승을 대표하는 신으로 저승 가는 혼령들을 이끌어 주고 그 영혼을 달래 주는 바리공주가 있다. 바리는 우리 겨레가 섬겨 온 신 중 으뜸의 저승신이다. 그러나 신화 속 바리공주는 이름만 공주이지 귀여움 한번 받지 못했다. 오구대왕의 일곱째 딸로 태어나 결국 부모에게 버림받은 바리공주. 그러나 거기에서 주저하지 않고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저승길로 나선다.
경쾌하고 발랄한 판타지라는 평을 받았던 『화성에서 온 미루』의 작가 이성숙이 선보이는 신작 동화 『달이, 구만리 저승길 가다』는 현대판 바리공주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 옛날 바리공주가 자신을 버린 아버지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저승길에 올랐다면, 이 책의 주인공 달이는 엄마에게 버림받은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엄마를 찾아 저승길로 나선다. 『달이, 구만리 저승길 가다』는 바리공주 신화를 모티브로 한 우리식 판타지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의 마음은 어떨까? 바리가 그랬듯 달이도 버림받은 아이다. 아빠는 엄마를 버렸고, 엄마는 달이와 별이를 뒤로 하고 세상을 등졌다. 작가는 달이가 가진 상처를 치유하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여정으로 저승길이라는 독특한 공간을 빌려 온다. 그리고 길 위에서 만나는 다양한 등장인물과의 만남과 이별을 통해 달이도 한 뼘 더 성장한다.
버림받은 아이의 마음을 위로하다
달이는 떠나 버린 아빠로 인한 상처 때문에 달이와 별이를 돌보지 않는 엄마와 할머니, 동생 별이와 함께 산다. 그 마을에는 오래전부터 저승길에 관한 전설이 내려온다. 마을에 저승 동굴이 있는데 그 끝에 저승 입구가 있다는 것. 그래서 많은 이들이 저승길을 찾아 동굴로 들어갔지만 모두 헤매다 간신히 돌아 나오고는 했다. 마을 어른들은 저승길이 있다고 철석같이 믿는데 그 믿음의 바탕에는 바리공주가 있다. 마을 어른들은 오랜 옛날 저승에 다녀온 바리공주는 잘 알려진 것처럼 공주가 아닌 이 마을 오씨네 9대손의 막내딸이었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던 중 달이 엄마가 흙탕물 넘실대는 강에 몸을 던져 세상을 버린다. 그 장면을 지켜본 별이는 말을 잃고, 현실을 감당하기 힘들었던 달이는 장례식 자리를 박차고 나와 저승 동굴로 향한다.
저승길 입구에서 만난 마고할미는 ‘생명의 빛’을 찾아야 저승에 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섯 개의 꽃잎이 달린 흰꽃을 삼베 주머니를 꽂아 주며 그 꽃잎이 다 떨어지기 전에 생명의 빛을 찾지 못하면, 저승에도 가지 못하고 구천을 떠돌게 될 거라고 말한다.
이후 달이는 새족과 용족의 전쟁, 작은 새 도록이의 탄생과 성장, 사람들의 욕망을 먹고 자라는 불가사리와의 만남, 그리고 가슴이 뻥 뚫린 사람들이 사는 마을 등을 지나며 미움, 사랑, 외로움, 슬픔 등의 감정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하여 그 옛날 바리가 그러했듯 모험과 극복을 반복하며 점점 단단해진 달이로 거듭난다.
마지막 저승 입구에서 달이는 바리공주를 만난다. 달이는 생명의 빛을 찾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하지만, 바리는 지금까지 달이가 지나온 여정에서 자신을 사랑하게 됐고 갇혀 있던 생명을 구해 준 것으로 이미 달이 마음에 생명의 빛이 들어 있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엄마도 달이와 별이를 사랑했지만, 마음의 병이 있던 것일 뿐 달이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 준다. 그리고 엄마 또한 저승에서 생명의 빛을 쌓기 위해 열심히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달이는 자신의 남은 삶을 소중히 하고, 동생 별이를 위해서도 다시금 세상에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식 판타지의 발견
『달이, 구만리 저승길 가다』에는 주요 모티브가 되는 바리공주 신화 외에도 다양한 동양 신화의 상징들이 숨어 있다. 달이를 저승길로 인도하는 마고할미는 우리 창세 신화 속 인물이다. 또한 살아 있는 것들의 욕망을 먹고 사는 상상 속 동물 불가사리, 중국 신화에서 모티브를 가지고 온 세발까마귀도 등장한다.
서양의 판타지는 선과 악의 구분이 명확한 게 특징이다. 그러나 우리 신화 속에서는 절대 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달이 또한 자신의 가야할 길을 가로막고 방해하는 존재들에게 측은지심을 느끼기도 하고, 절대 악이라고 생각했던 용족이 새족과 같은 피해자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에서 그런 정서가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달이가 엄마를 만나려면 꼭 찾아야 한다는 ‘생명의 빛’이란 무엇일까?
작가는 달이가 엄마를 만나기 위해 꼭 찾아야 했던 생명의 빛이란 다름 아닌 자신과의 오롯한 만남이라고 설명한다. 저승으로 가는 길이 상처받은 자아를 찾아가는 길이었던 것이다. 비록 저승까지 가서 엄마를 만나지 못했지만 그 여정에서 미움, 외로움, 사랑, 슬픔의 감정을 거치며 자신 안에 갇혀 있던 감정의 본연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자아를 회복한 달이는 자신이 버림받아 하찮은 아이라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작은 희망을 갖게 되는 것이다.
작가 이성숙은 마고할미, 도록이, 만만이, 할조, 대풍, 날개뱀, 저승 문지기 같은 다양한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저승으로 가는 길을 더욱 생생하고 풍부하게 만들었고, 화가 한지선은 컬러를 배제하고 흑백톤을 이용해 저승이라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판타지를 환상적이면서도, 독특하게 구현해 내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84313705 | ||
---|---|---|---|
발행(출시)일자 | 2009년 12월 23일 | ||
쪽수 | 188쪽 | ||
크기 |
153 * 224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높은 학년 동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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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마흔이 넘었지만 엄마라는 말 앞에서는 한없이 마음이 약해진다. 엄마 엄마 엄마 발음을 계속하면 울컥, 하고 가슴을 치고 올라오는 것이 있다. 무조건 나를 믿어주고 배경이 되어주는 여든여덟 살 내 엄마는 가리봉동에서 혼자 산다. 위층에 손자 부부가 살고 있고 아래층에 맏아들 내외가 살지만 혼자 밥을 직접 하고 혼자 밥을 먹는다. 맏아들이 날마다 문안인사를 하지만 밥을 같이 먹지는 않는다. 외려 다른 자식들이 밥을 먹으러 가끔 들를 뿐이다. 어쨌거나 내가 아무리 나이를 먹는다 하더라도 엄마라는 존재는 평생 따라다니며 내 수호신 역할을 할 것이다.
가끔 엄마랑 헤어져 사는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생이별도 그렇고 사별도 그렇다. 하물며 엄마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때 남겨진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진다. 아이는 엄마를 잃고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을 겪었을 텐데 어떻게 마음을 치유하고 세상을 살아갈까.
열세 살 달이는 엄마를 잃었다. 아빠는 3년 전에 엄마를 버렸다. 엄마를 잃은 슬픔만으로도 견디기 어려운데 엄마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리를 듣는다. 달이는 자신과 동생을 버리고 엄마가 자살했다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엄마를 만나러 간다. 엄마가 정말 자기들을 버린 게 아니란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엄마를 만나러 가는 저승길은 옛날 바리공주가 그랬듯 간난신고를 겪는다. 마고할미가 준 꽃 한 송이의 꽃잎이 다 떨어지기 전에 저승에 닿아야 하고, 생명의 빛을 찾아야 한다. 옛이야기의 현대적 변용이라 할 만한 모험 이야기는 재미가 있다. 뿐만 아니라 저승길 또한 이승과 마찬가지로 많이 망가져 있어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하늘의 해가 두 개가 돼 버렸어. 하늘의 해가 지면 또 다른 해가 떠오르는 거지. 밤은 오지 않고 두 개의 해가 모든 땅을 달구어 놓았어. 새로 나타난 작은 해는 정말 끔찍하게 뜨거워. 날씨는 덥고 모든 건 말라 버렸지. 맑은 물이 흐르던 강도 모래의 강으로 변하고 만 거야. 용들은 번개를 만들어 비를 내리는 일도 못하게 됐어. 스스로 벌을 받고 있는 거지. 그 때문에 나무와 풀, 작은 벌레와 동물까지 모두 말라 죽고 말았어.” (66 - 67쪽)
새족의 만만이가 달이에게 해가 두 개가 된 세상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실제 우리가 사는 세상 또한 해가 두 개만 아닐 뿐 현상은 인용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 스스로가 하늘의 벌을 끌어들인 형국이다. 어쨌거나 새족과 용족은 서로 전쟁을 벌이기까지 하는데 불가사리에 의해 두 종족 모두 철쇠성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만다.
달이는 가장 큰 시련이라 할 만한 불가사리를 잠재움으로써 새족과 용족을 구한다. 그리고 이야기꾼 아이의 도움으로 마침내 꽃잎이 다 떨어지기 전에 저승에 다다른다. 그렇지만 엄마를 만나지는 못한다. 바리의 도움으로 엄마의 마음을 만날 뿐이다.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수확인가. 달이는, 영혼들이 바다에 돌을 던지듯, 가슴속에 응어리졌던 엄마에 대한 감정들을 하나둘씩 던진다. 그리고 생명의 빛이 무엇인지도 알고 돌아온다. 불가시리를 잠재우고 철쇠성에 갇힌 생명들을 돌려보낸 마음 바로 그게 생명의 빛인 것이다. 그리하여 이승으로 돌아온 달이는 처음으로 엄마와 마주 선다. 비로소 “엄마……편히……쉬어.”라고 말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동생 별이한테 저승에 다녀온 이야기를 시작하니 이야기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부부 중심으로 구성된 가정은 사랑의 공동체로 서로 화합하며 사는 가운데 부부의 사랑을 더욱 공고히 하는 자식들의 탄생으로 비로소 가정은 전통적인 가족 형태를 띠고 제 모습을 발한다. 아빠가 보금자리를 떠나 버린 뒤 무기력함으로 매사에 심드렁하고 무심해져 버린 엄마의 모습, 잇따른 엄마의 자살로 달이네 가정은 그런 대로 지켜졌던 공동체의 평형이 깨져 버린다. 달이와 별이라는 예쁜 이름과는 달리 달이네 가정은 가족 붕괴, 가정 해체라는 결핍된 채로 힘든 생활을 예고하여 더더욱 안쓰럽기만 하다. 생활 의지를 잃어버린 달이 엄마가 자신의 판단대로 그만 강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어버리고 만다. 졸지에 부모를 잃어버린 달이는 슬픔에 젖을 새도 없이 엄마를 찾아 소통하고 싶은 마음에 얽히고설킨 운명의 실타래를 풀려는 듯이 미로를 헤매는 듯 저승동굴을 찾아 길을 나섰다.
엄마가 마음에 빗장을 지른 채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지낼수록 달이의 외로움에 점점 수위가 높아졌다. 엄마의 죽음을 둘러싸고 아이들은 달이와 별이를 엄마가 일부러 버린 것이라 소리칠 때마다 달이는 그 내용을 확인하고 싶었을 것이다. 아버지의 혼령을 달래주기 위해 저승에 다녀 온 바리공주 이야기를 믿으며 달이는 지금껏 지냈던 공간을 벗어나 저승동굴로 가려는 모험 속 새로운 세상에 대한 두려움도 없이 길을 나섰다. 저승동굴로 가는 데 거치게 된 관문 중 마고할미와의 만남은 생명의 빛을 찾아야 하는 과제로 이어지면서 달이의 결심에 실천을 더하게 했다.
다섯 장의 꽃잎이 다 떨어지기 전에 생명의 불꽃을 찾아야 하는 절박함 속에 맞닥뜨리는 상황은 점점 달이를 미궁 속으로 몰아갔지만 마음 착한 이들의 도움을 받으며 종내는 저승 입구에 다다랐다. 엄마를 만나 오누이를 버린 게 맞느냐고 물어 보려 했던 달이에게 돌아온 대답은 불가하다는 말로 또 다른 절망을 안겨줬다. 달이가 찾으려던 생명의 빛은 다름 아닌 전생의 업 같은 것이었다. 선한 일을 많이 한 사람은 채워야 할 빛이 별로 없지만 악한 일을 많이 한 사람은 채워야 할 빛이 많다는 바리공주의 말에 달이 마음은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목숨을 끊어버린 엄마에 대한 원망도 바다를 채우기 위해 던지는 돌멩이 속에 던져 버렸다.
탄생은 예정일이 있어 새 식구 맞을 준비를 하고 갖가지 축복의 말까지 염두에 두는 경우가 흔하다. 요즘처럼 아기가 귀한 세상은 더한 게 상례다. 하지만 이와 달리 돌연한 죽음은 누구도 예측하기 힘든 일이기에 살아남은 자들의 상심이 더욱 클 수 있다. 아무런 준비 없이 엄마를 떠나보내고 냉혹한 세상을 살아야 할 달이에게는 더없이 힘든 숙제를 남긴 셈이다. 엄마의 본심을 알고 싶어 떠난 저승길에서 달이는 마음의 병을 앓고 있던 엄마의 죽음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며 자생하려는 움직임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비록 그 과정이 미숙하고 순조롭지 않더라도 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환타지 소설이라는 말이 맞을거 같아요~
읽는 내내 참으로 생생하면서 가슴 졸이게 하는 모험?이야기였어요.
헌데 달이가 가는 그 여행이 참으로 안타깝기가 그지 없었답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보니
달이의 엄마를 향하는 마음이 참으로 절절햇어요.
물론 원망도 원망이었지만 그 원망의 바닥에는 깊은 사랑이 있으니...
더욱이 엄마를 잃고 말을 잃은 별이 역시 안타까웠습니다. 아이들에게 엄마라는 존재가 어떤 존재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스토리라인이었어요.
닥치는 사건에 용감하게 맞서는 달이... 주저함이 없는 아이 달이....
그 험난한 여행이 엄마를 만나러 가는 저승여행길....
그리고 모든것은 하나의 사건 사고가 아니라 모든 연결성을 가지고 진행 되어감에 성장하는 달이
조금은 어둡고 너무 진지하지 않을까 했지만 아이들은 참으로 흥미진진하게 읽어 내려갔습니다.
읽다보니 '달이'라는 이름도 '별'이라는 이름도 어둠과 함께하는 존재요.
어둠을 밝히는 존재! 그리하여 달이 라는 이름이 갖는 힘! 별이라는 이름이 갖는 힘!!!
작가의 따뜻한 시선과 세심함이 단연 돋보였습니다. ^^* 물론 아주 개인적인 사견이기는 하지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의 진행이 흥미진진하고 전해주는 메세지가 강렬하여
참으로 푹 빠져들어 읽었습니다.
그리고 사건의 결말에서 정말 엄마를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계속 가지고 가게 합니다.
그래서인지 다 읽을때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찐한 감동이 함께 하는지라
아이와 같이 읽기를 참 잘 했다 싶었습니다.
물론 책을 다 덮고 아이는 질문을 하더라구요...
"엄마, 마음에 병이 뭐에요?
정이 많아서 탈이라는 말이 무슨 말이야?" 라고 묻더라구요.
그 질문에 저도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마음의 병... 내 아이에 대한 사랑... 그 방식에도 분명 바이러스가 생길 수도 있겠구나!!
올바른 사랑? 좀 이상하긴 하지만 사랑받는 아이, 그리하여 사랑할 줄 아이..
그 아이가 바로 달이였구나!!'
읽으면서 재미있었고 많은 질문을 남긴 책이라 즐거웠답니다.
그 소녀의 이름은 바리였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바리가 갔던 험한 저승을 찾아 길을 떠난 또 한 소녀,
여기 달이가 있습니다.
달이는 바리처럼 병든 부모를 구하고자가 아니라
동생 별이와 자기를 버리고 죽음을 선택한 엄마를 찾아가
정말 자기를 사랑한게 맞는지 묻고싶어서 험난한 저승길을 택합니다.
고작 그런 이유로 저승길을 떠난다는게 어쩌면 너무 무모한 게 아닌가싶지만
달이에게는 그것이 그만큼 절실한 일이었던게지요.
달이를 따라 구만 리 저승가는 길을 가다보면
우리는 우리네 신화와 전설 속에서 만나던 많은 것들과도 마주하게 됩니다.
달이에게 저승가는 길을 알려주는 마고할미부터
고구려의 상징이 되었던 세발달린 까마귀 삼족오,
사방신 중 하나인 청룡, 저승에서 만난 바리까지......
이 책 속엔 우리의 신화 속 이야기가 곳곳에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저승길을 떠나는 달이에게 마고할미는 당부를 합니다.
'생명의 빛을 찾아라.
마음이 닿는다고 지체해서는 안 된다.
네게는 시간이 생명이라는 걸 꼭 명심해야 해.'
하지만 달이는 발길 닿는 곳마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합니다.
서로에 대해 알려고하지않고 오해만 쌓여 급기야 전쟁까지 일으킨 새 족과 용 족에 휘말리면서,
저승길의 유일한 친구였던 도록이를 찾아 불가사리를 잠재우면서 말이죠.
그 마음이 달이가 저승문을 여는 열쇠가 됩니다.
어렵게 만난 엄마는 이승에서의 기억을 모두 벗은 채
이승에서 지은 죄만큼 잃어버린 생명의 빛을 채우기 위해
채워지지 않는 바다에다 전생의 이기심, 욕심, 미움의 조각들을 던져넣고 있었습니다.
달이는 엄마를 용서하고 싶었던 것인지,
아니면 엄마에게 용서를 받고 싶었던 것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다만 엄마가 지고 날라야 할 돌이 많지않기만 바랄 뿐이죠.
집으로 돌아온 달이는 엄마의 죽음으로 말을 잃은 동생 별이에게
구만 리 저승길을 가는 동안 겪었던 일들과
저승에서 본 엄마에 대해 별이에게 이야기합니다.
달이가 구만 리 저승길을 헤쳐가는 동안 자신의 상처를 씻었듯이
누나의 이야기에서 별이 또한 마음의 상처를 씻어내기를
책을 덮으며 바래봅니다.
바리공주 신화를 모티브로 만남과 이별에 대한 상처와 치유, 그리고 더 나아가
성장하는 모습을 이 책 "달이, 구만 리 저승길 가다"를 통해 우리는 볼 수 있습니다.
우리네 정서에 맞게 신화 속 인물들을 재설정하고 자신의 상처와 아픔을 뒤로 한 채
더 성장해 가는 모습을 흑백톤의 그림을 가미하여 환상적이면서도 독특하게 구현해
낸 작가의 역량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의 심정은 어떨까 하는 마음에 시작된 이 책을 읽으며 미움과
사랑, 외로움과 슬픔, 현실과 믿음 그리고 모험과 성장 등 점점 단단해지고 강해지는
주인공을 통해 오히려 읽는 내자신이 위로를 받고 삶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타인에 대한 측은지심과 배려까지도 담아내는 이 책은 생명
하나하나 까지도 소중하게 여기고 자신에 대한 자아를 찾을 수 있게 만드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매우 환상적이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여린 마음속에 깃든 아픔을 극복하는 감정의 변화 과정을 다양한 시각과
시선으로 상징적으로 담아내고 구체적으로 표현한 점 등이 정말 돋보이는 작품이라
생각하며 글을 맺어봅니다.
어떤 계기인지 뚜렷하게 기억이 안나지만 갑자기 죽음이란 단어와 그 상황을 두려워하고 울기 시작했답니다.
방송에서 나온 어떤 상황을 보았는지 아니면 어디서 들었는지..
말을 듣지 않고 떼를 쓰다가도 엄마의 한마디에 그냥 눈물을 뚝뚝 흘리곤했지요.
"엄마 말을 그렇게 안들어서 엄마가 힘들어서 죽어버리면 어쩌누!"하면 금새 꺼이꺼이 울어버렸거든요~
그후론 그말을 하지말아야겠구나 싶어서 입에도 꺼내지 못했거든요~
그나이에 엄마가 그리고 아빠가 이세상에 자기옆에 없다는걸 느끼는건 정말 두려운건가봅니다.
달이 구만리 저승길가다...제목을 보고 하늘에 떠있는 보름달..그 달인줄 알았네요^^;;
책속의 주인공이름이 달이 랍니다~
약간 무겁고 어둡고 힘든 주제를 맞딱드려서 우리 우정이가 읽을수 있을까싶은데
그래도 찬찬히 조용히 읽으면서 뭔가 느끼는듯 눈빛이 좀 달라지더라구요~
동생과 남겨진 달이가 엄마에게 그토록 듣고 싶었던 말을 과연 들을수 있을까요?
엄마가 아이들을 놔두고 그렇게 저승길로 가버린걸 달이는 용서하지 못하는것일까요?
캄캄한 동굴..저승길로 향하는 달이의 결연함은 어디서 나오는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사람들이 극한의 공포와 외로움과 고통에선 대단해지는건가 봅니다
달이도 어리지만 보이지 않는 막연한 두려움과 싸우면서도 의지를 꺾지 않는걸 보니 말이죠~
엄마의 죽음으로 말까지 잃은 동생 별이에게도 엄마가 필요했고
어쩌면 동생처럼 아직 어린 달이에게도 엄마가 필요했겠죠
드디어 저승길의 험난한 여정을 선택하고 시작한 달이
마고할미가 말한 생명의 빛을 찾아낼수 있을까요?
삼베주머니에 달린 꽃잎다섯장이 다 떨어지기전에 엄마를 찾아야 하는 달이
용족과 새족,작은새 도록이, 가슴이뚫린 사람들,욕망을 먹고사는 불가사리...
하나둘 달이가 스스로 헤쳐가야 하는 험난한 일들은 모두 엄마가 달이를 위하는 바램아니였나 싶어요
<본문중>
달이는 새삼 놀랐다. 달이에게 상처만 주던 엄마, 힘들때 도움은 커녕 무심하게 고개를 돌렸던 엄마, 달이는 그런 엄마한테 매달리고 있었다.(중략)
달이는 엄마의 자장가를 끝없이 반복해 불렀다. 엄마 심장소리, 엄마 냄새, 그 사이 아련하게 들려오던 자장가, 따뜻하고 푸근한 느낌.
달이가 잊었던 엄마의 느낌이 되살아났다.
'엄마는 늘 달이를 사랑하고 있었는지도 몰라.'(중략)
...달이엄마는 마음의 병을 앓고 있었어. 엄마의 의지로는 닿을수 없는 곳에, 너에 대한 사랑이 있었단다....
떨쳐내지 못하는 엄마의 빈자리와 죽음에 의연해지는 달이를 마주하면서 이제는 동생 별이를 잘 지켜낼수 있을거란 생각에
달이를 위해 화이팅을 외쳐봅니다.
제목과 책 표지에서 느껴지는 스산함(?) 때문에
아이들이 책 읽기를 꺼리면 어쩌나 살짝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아이의 반응은 엄마의 쓸데없는 기우를 아주 말끔히 날려 보냈다.
그리곤 단숨에 끝까지 읽어 내려갔고...
올해 초등 5학년이 되는 울 큰아들 데이비드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엄마도 빨리 읽어 보세요. 너무 슬퍼서 마음이 아파요!" 했다.
그래서 내가 만나게 된 주인공 달이는 13살의 어린 소녀.
정말 꿈 많고 행복해야 할 나이지만 가족을 버리고 떠나버린 아빠와
우울증에 시달리다 강에 몸을 던져 죽음을 택한 엄마, 그리고 남겨진 달이와 남동생 별이.
그런 엄마를 찾아 자신을 버리고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묻고자
떠나는 달이의 머나먼 저승길...
저승 동굴을 통해 저승으로 갈 수 있다는 설정부터
마고할미와 바리 등 아이들에게 이미 낯설지 않은 익숙한 인물들이
등장해서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든다.
또 엄마에 대한 그리움, 원망 등을 가슴에 안고 반드시 엄마를 만나고야 말겠다는
달이의 간절함이 돌을 물 위에 띄우라는 마고할미의 시험에도 굴하지 않고
결국 마고할미의 마음을 움직여 떠나게 된 구만 리 저승길.
달이는 마고할미가 쥐어준 삼베 주머니의 꽃잎 다섯 장이 다 떨어지기 전에 생명의 빛을
찾아 저승에 닿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구천을 떠돌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달이는 저승으로 가는 길에 용족과 새족의 전쟁을 겪게되고
또 진정 마음을 나눌 수 있었던 작은 새 도록이를 만나게 된다.
도록이를 통해서 달이는 구멍이 숭숭 뚫린 듯했던 마음이 따뜻하게 채워지는 사랑을 느끼지만
그것도 잠시 용족과 새족, 도록이를 집어 삼키고, 이야기꾼들의 가슴에 구멍이 뚫리도록 만든
욕망을 먹고 사는 불가사리와도 싸우고, 세상에서 가장 긴 자장가를 불러 자신을 재워 달라는
불가사리를 위해 엄마가 달이에게 들려주던 자장가를 밤새 불러 주기도 한다.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엄마의 자장가를 끝없이 반복해 부르며 달이는 엄마 심장 소리, 엄마 냄새, 따뜻하고 푸근한
엄마의 느낌을 되살리게 되고 달이를 향한 엄마의 사랑도 깨닫게 된다.
달이에게 있어 시간은 생명과도 같지만, 그래서 마음이 닿는다고 지체하지 말라던 마고할미의
당부도 있었지만 결국 불가사리의 철쇠성에 갇혀있던 사랑하는 친구 도록이와 많은 생명들을
구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저승문에서 만난 문지기가 낸 수수께끼,
"보이는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열여덟 개의 눈으로도 볼 수 없는 것은?"
그 순간 내가 생각한 답이 달이와 일치했을 때 가슴이 뭉클해졌다.
마지막 꽃잎이 떨어지기 직전 달이는 저승 안으로 들어 갔지만 결국 엄마는 만날 수 없었다.
저승 안의 엄마는 이미 전생의 기억들을 모두 벗어 버리고 새로운 생명의 빛을 채우고 있었으므로...
영원히 줄지 않는 돌산에서 돌을 날라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바다를 채우는...
돌멩이 하나를 바닷속에 던질 때마다 영혼들은 전생에 가졌던 이기심, 욕망, 미움의 조각들도
하나씩 던지는 덧없는 반복처럼 보이지만 결코 덧없는 일이 아닌...
생명의 빛이 조금씩 채워지는...
달이는 엄마가 지고 날라야 하는 돌이 많지 않기를 바랐다.
처음 달이가 엄마에게 가졌던 원망과 애증의 마음은 자신에게 무관심했던 엄마에 대한
사랑의 반증으로 결국 엄마를 찾아 떠났던 저승길에서 마음의 병으로 자신에게 무관심할 수 밖에
없었던 엄마를 이해하고 깨닫게 된다는 슬퍼서 마음이 아프지만 아름다운 내용의 책이었다.
더불어 엄마의 입장인 내게는 아이들의 마음을 다시금 돌아보고 헤아려 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