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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 저자(글)
문학동네 · 2003년 0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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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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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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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b>김철</b>(金哲)
『잠 없는 시대의 꿈』 『구체성의 시학』 『국문학을 넘어서』 『문학 속의 파시즘』(공저) 등의 책이 있다. 민족주의, 식민주의, 파시즘의 문제를 주요 연구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한국교원대학교 교수를 거쳐, 현재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목차

  • 서문|다시 「무정」을 읽는다 - 이 책을 내기까지
    일러두기
    바로잡은 「무정」
    해제 「무정」의 계보

출판사 서평

한국 최초의 근대 소설 『무정』이 새옷을 입고 출간되었다.
1917년, 많은 젊은이들을 열광시켰던 소설 『무정』! 1917년 1월 1일부터 6월 4일까지 126회에 걸쳐 매일신보에 연재된 후 지금까지 여덟 개의 판본으로 나온 소설 『무정』이 한 권으로 정리되었다.

당시 유일한 국문 신문 매일신보(1917.1.1~6.14) 제1면에 2단으로 연재된 『무정』을 연구하려면 연재본을 직접 보거나 이를 현행 표기로 한 것(『한국소설문학대계』, 동아출판사, 1995)을 볼 수 있으나 김철 교수가 기획한 이 『무정』은 연재본을 원래의 표기대로 했을 뿐만 아니라, 여러 단행본들과 비교했음이 특징적이다.
--김윤식(서울대 명예교수)

텍스트의 확정은 문학 연구에서 예비적인 작업에 속한다. 작품이 갖고 있는 문학적 의미를 천착하는 근대문학 연구에서 텍스트 확정이나 이와 관련되는 검토는 비교적 소홀히 해온 감이 있다. 텍스트가 등산가 앞의 명산처럼 그냥 거기 있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김철 교수가 세심하고도 열의에 찬 삼 년간의 노력 끝에 선보이는 이 책은 1917년 매일신보에 연재된 『무정』 원문을 대본으로 하고 다른 여덟 권의 판본과의 상이점을 일일이 밝혀놓고 있다. 근대문학이라고 해서 텍스트가 "거기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놀라운 마음으로 확인하게 된다. 구두점도 없고 시제(時制)도 종결문형도 확립되지 않은 시기의 이 작품은 우리에게 꼼꼼히 읽기의 필요성을 통감시켜주면서 작가와 텍스트에 대한 경의를 일깨워준다. 문화사와 정신사의 귀중한 자료가 되는 이 책은 그 자체가 창의이며 열정이며 발명이다. 서문이나 해제도 깊이 있는 비평 담론이 되어 있다.
--유종호(연세대 국문과 교수)

1917년 매일신보 연재 당시 생생하고 박진감 넘치는 장면묘사와 인물들 내면의 공간을 확대시킨 세심한 심리묘사, 생생하고 개성적인 인물의 창조가 돋보였던 작품 『무정』은 새로운 판본이 나올 때마다 편집자의 과도한 친절(?)로 인해, 국문으로 번역되고(연재 당시에는 일본어가 혼용되어 씌어 있었다), 생략되고, 보다 부드러운 표현으로 수정되어 나타난다.
왜, 그리고 어떻게 이런 일들이 생겼을까? 그리고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한 이 책은 감히 『무정』의 원텍스트가 되고자 한다.
삼 년여의 긴 작업 끝에 김철 교수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1917년 매일신보에 연재된 장편소설 '무정'은,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식민지 기간 동안 출판사를 바꾸면서 여덟 차례 간행되었다. 해방 이후에는 1953년에 박문출판사에서 상/하권으로 나뉘어 간행되고, 1956년에는 광영사에서, 그리고 1962년에는 삼중당에서 스무 권짜리 '이광수 전집'의 제1권으로 발간되었다. 그뒤 삼십여 년 동안 '무정'은 여러 출판사에서 여러 차례 간행되었고, 이 과정에서 '무정'은 작가의 손을 떠나 출판업자와 편집자의 의도에 따라 이리저리 변형되었다.
그렇다면 대체 어느 판본을 '무정' 연구의 텍스트로 사용할 것인가? 오십 년이 넘도록 한국 현대문학 연구에서 이 질문은 정면으로 내세워지지 않았다. 산발적인 문제제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무정' 연구사에서 그것은 크게 기억되는 것이 아니었고, 대부분의 연구는 1962년 삼중당 간행의 '이광수 전집'을 텍스트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변형이 가해진 1956년 광영사 간행의 '무정'을 그대로 계승한 것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 판본의 어색한 부분이나 미처 손보지 못한 부분들까지를 말끔하게 ‘처리’한 것이었다. 현대 독자의 가독성을 높이는 데에는 적합한 것이었을지 모르나 연구용 원전으로서는 사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심지어는 이 판본들을 바탕으로 이광수의 ‘문체’를 논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한국문학 연구의 가장 중요한 원천(源泉)의 신원 및 그 신원의 변화에 대한 이러한 무감각이 낳은 결과는 무엇인가? 말할 것도 없이 그것은 연구의 방법과 내용에서의 협소함과 도식성이다.
그러나 앞에서 보았듯이, '무정'에 가해진 터무니없는 덧칠과 손질은 작품을 꼼꼼히 읽고 섬세하게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 가능성을 크게 봉쇄하고 말았다. 일본어 표기만이 문제였던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무정' 연구가 ‘원전’에 대한 감각을 상실하고 해방 이후의 판본, 특히 삼중당본을 텍스트로 삼음으로써 많은 연구방법의 가능성이 위축되고 말았다.
'무정'을 통해 우리는, 식민지 조선에 실현되는 제국주의 경찰 제도의 한 면모를 읽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어디 그뿐이랴. 철도, 기생(妓生), 학교, 병원, 술, 놀이, 음식 등 일상과 풍속 및 근대의 온갖 제도와 관련된 여러 소재들이 '무정' 한 작품 속에 숨은 보석처럼 스며들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발견은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대한 현미경적 세심함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그러나 출판업자와 편집자에 의한 작품의 변개가 아무렇지도 않게 이루어지는 상황, 나아가 그 사실이 망각되고 더욱이 그렇게 변개된 작품을 ‘원전’으로 삼아 연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현미경적 세심함을 기대하기란 어림도 없는 일이다. 결국 소설 읽기와 해석이 걸핏하면 거칠고 성마른 ‘주제’와 ‘이념’ 분석으로 편중될 수밖에 없음은 우리의 지난 연구사가 입증하는 바이다.
'무정' 판본의 변화 양상은 우리 사회가 자신의 문화적 재화를 어떻게 관리하고 유지해왔는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여준다. 참담한 자괴감 없이 그것을 바라보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무정'은 그 내용뿐만 아니라, ‘책’ 그 자체의 구체적 물질성으로 우리가 지나온 근대의 난폭하고 거친 면모를 압축적으로 증거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것은 회피와 외면의 대상이 아니라 정직하게 대면해야 할 ‘나’ 자신의 모습이기도 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만지면 만질수록 그 증세가 덧나는 그런 상처를 가진 문학사는 불행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행복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상처를 직시하는 의지와 성찰력 없이 그것이 행복이 될 리 만무하다. '무정'의 연구사는 우리에게 그런 의지와 성찰력이 충분했던가를 자문케 한다.
감히 바라건대, 이 책이 그러한 성찰의 한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텍스트에 대한 우직하면서도 섬세한 천착의 작업이야말로, 오늘날 학문의 영역까지도 점거한 통탄할 만한 천박함과 경망함의 풍조를 이겨낼 수 있는 유력한 하나의 자세임을 믿는다. 당연한 말이지만, 사태는 '무정' 하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또 이광수의 작품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한국 현대문학의 모든 텍스트는 지금의 내가 선 자리를 밝혀주는 위치도(位置圖)이며 또한 내가 지나온 길을 보여주는 경로도(經路圖)이다. 이 위치도, 경로도를 정확하고 분명하게 확정하는 작업이야말로 내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 작업에서 필요한 것이 성실함 이외에도 작가와 텍스트에 대한 진정한 경의(敬意)여야 할 것임을, 바로 이 텍스트의 역사는 말해주고 있다.

일차적으로는 훌륭한 연구서이지만, 옛 텍스트를 따라 읽는 재미 역시 만만치 않다. 처음엔 얼른 들어오지 않던 의미들이 소리내어 읽다보면 어느새 생생하게 살아난다. 그때그때의 표기원칙에 따라 조금씩 변화되는, 표음문자인 한글을 소리내어 읽다보면 절로 감탄사가 터져나온다.

이 연구서, 아니 재미있는 소설 『무정』을 읽는 순간은, 앓음다움을 앓던 박상륭 소설의 ‘앓음다운’ 언어들, 이문구 소설의 아름다운 입말들이 더욱 가깝게 다가오는 순간이기도 하다.



♧ 저자 소개

지은이 김철(金哲)
『잠 없는 시대의 꿈』 『구체성의 시학』 『국문학을 넘어서』 『문학 속의 파시즘』(공저) 등의 책이 있다. 민족주의, 식민주의, 파시즘의 문제를 주요 연구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한국교원대학교 교수를 거쳐, 현재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82816857
발행(출시)일자 2003년 09월 30일
쪽수 756쪽
크기
148 * 210 mm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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