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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의 흐름으로 본 경제학의 역사

로저 백하우스 저자(글) · 김현구 번역
시아출판사 · 2005년 12월 10일
8.8
10점 중 8.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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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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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로저 백하우스 Roger E. Backhouse
영국 서포크에서 태어났다. 브리스틀 대학교에서 경제학 및 경제사 학사 과정을 마친 후 버밍엄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후 런던 대학교, 킬 대학교, 버밍엄 대학교에서 경제학 강의를 했으며, 1996년부터는 버밍엄 대학교에서 경제사 및 경제철학 교수로 재직하였다. 또한 영국학술원 연구조수직을 역임했으며(1988∼2000), 브리스틀ㆍ버킹엄 등의 대학교에서 경제학사 과정을 가르쳤다.
현재 경제학 관련 잡지(Journal of the History of Economic Thought; Journal of Economic Methodology)의 편집위원 및 편집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다수의 잡지에 경제학에 관한 글을 기고하고 있다.
저서로는 A History of Modern Economic Analysis (『근대 경제 분석의 역사』, 1985), Economists and the Economy(『경제학자들과 경제』, 1988; second edition, 1994), Exemplary Economists(『모범적인 경제학자들』, co-editor with Roger Middleton, 2000), Toward a History of Applied Economics(『응용경제학의 역사』, co-editor with Jeff Biddle, 2000) 등이 있다.

목차

  • 추천사―장하준

    프롤로그
    경제학의 역사에는 어떤 것이 포함될까 | 경제학이란 무엇인가 | 현재의 렌즈로 과거를 보다 | 경제학이 어떻게 현재 상태에 도달했는가

    1. 고대 세계
    호메로스와 헤시오도스 | 토지경영: 크세노폰의 『오이코노미코스』| 플라톤의 이상국가| 정의와 교환에 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 | 아리스토텔레스와 부의 취득 | 로마 | 결론

    2. 중세
    로마의 쇠퇴 | 유대주의 | 초기 기독교 | 이슬람 | 카를 마르텔에서 흑사병까지 | 12세기 르네상스와 대학교에서의 경제학 | 니콜 오렘과 화폐이론 | 결론

    3. 16세기, 근대적 세계관의 출현
    르네상스와 근대 과학의 출현 | 종교개혁 | 유럽 국민국가의 탄생 | 중상주의 | 마키아벨리 | 살라망카 학파와 아메리카의 재보 | 튜더 왕조 하의 영국 | 16세기 경제학

    4. 17세기 영국의 과학, 정치, 무역
    배경 | 왕립학회의 과학과 과학자들 | 정치적 동요 | 경제적 문제들: 네덜란드의 상업의 힘과 1620년대의 위기 | 무역차액론 | 이자율과 자유무역의 옹호 | 1690년대의 화폐개주 위기 | 17세기 영국의 경제학

    5. 18세기 프랑스에서의 절대주의와 계몽주의
    절대주의 국가의 문제들 | 18세기 초 중상주의에 대한 비판가들 | 상업 일반의 본성에 관한 캉티용의 견해 | 계몽주의 | 중농주의 | 튀르고 | 앙시앙레짐 하의 경제사상

    6. 18세기 스코틀랜드 계몽주의
    배경 | 허치슨 | 흄 | 제임스 스튜어트 | 애덤 스미스 | 분업과 시장 | 자본 축적 | 스미스와 자유방임 | 18세기 말의 경제사상

    7. 고전파 정치경제학, 1790∼1870
    도덕철학에서 정치경제학으로 | 공리주의와 철학적 급진파 | 리카도 경제학 | 리카도 경제학에 대한 대안 | 정부정책과 국가의 역할 | 화폐 | 존 스튜어트 밀 | 카를 마르크스 | 결론

    8. 유럽에서 역사와 이론의 분리, 1870∼1914
    경제학의 전문화 | 제번스, 발라 그리고 수리경제학 |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경제학 | 영국의 역사학파 경제학과 마셜 학파 | 유럽의 경제이론, 1900∼1914

    9. 미국 경제학의 출현, 1870∼1939
    19세기 말의 미국 경제학 | 존 베이츠 클라크 | 수리경제학 | 소스타인 베블런 | 존 로저스 코먼스 | 전간기 다원주의 | 전간기의 경쟁 연구 | 유럽학자들의 이주 | 20세기 중반의 미국 경제학

    10. 화폐와 경기순환, 1898∼1939
    빅셀의 누적 과정 | 변화한 경제 환경 | 오스트리아와 스웨덴의 경기순환이론 | 영국: 마셜에서 케인스까지 | 미국적 전통 | 케인스의 『고용, 이자,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 | 케인스 혁명 | 전간기로부터 전후 거시경제학으로의 이행

    11. 계량경제학과 수리경제학, 1930~현재
    경제학의 수학화 | 국민소득회계의 혁명 | 계량경제학회와 현대적인 계량경제학의 기원|프리슈, 틴베르헨, 코울스 위원회 | 제2차 세계대전 | 일반균형이론 | 게임이론 | 경제학의 수학화(재론)

    12. 후생경제학과 사회주의, 1870∼현재
    사회주의와 한계주의 | 국가와 사회복지 | 로잔 학파 | 사회주의적 경제 계산 | 후생경제학, 1930∼1960 | 시장 실패와 정부 실패 | 결론

    13. 경제학자와 정책, 1939~현재
    경제학 직업군의 역할 확대 | 케인스 경제학과 거시경제 계획 | 인플레이션과 화폐주의 | 신고전파 거시경제학 | 개발경제학 | 결론

    14. 경제학 분과학문의 확장, 1960~현재
    응용경제학 | 경제학적 제국주의 | 이단 경제학 | 새로운 개념과 기법들 | 20세기의 경제학
    에필로그: 경제학자들과 그들의 역사
    주 / 참고자료 / 찾아보기

책 속으로

스콜라주의적 저술가들은 자신들의 도덕적 판단을 위한 합리적인 논증을 발견하려고 했으며, 자연법에 의거하여 사상을 발전시키려 했다. 이를 위해서 그들은 경제학적 개념을 분석하고 발전시켜야 했다. 그들은 상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 무엇이며 가격 결정에 있어서 경쟁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해 탐구하였다. 그들은 또한 화폐의 본성을 탐구했으며, 새로운 상업 제도들의 발전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그들은 기대이윤 또는 기대손실, 기회비용 같은 개념을 사용했다. ― 82쪽,「중세」 중에서

17세기 영국은 이른바 ‘중상주의’ 시대와 딱 맞아떨어진다. 그것은 중상주의의 고유한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무역차액론을 낳았고, 먼의 『외국 무역으로 벌어들인 영국의 부(富)』는 후에 애덤 스미스가 중상주의적 사고의 대표라고 공격했던 책이었다. 그러나 이 시기의 경제사상에 대해 이렇게 단순하게 특징짓는 것이 지독한 오해라는 점은 분명하다. 무역차액론이 세기말에는 보호주의를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되긴 했지만, 원래 미셀던이나 먼 같은 창시자들은 경제적 자유를 옹호하기 위해 사용했었다. ― 134쪽, 「17세기 영국의 과학, 정치, 무역」 중에서

케인스 스스로 선전한 케인스 혁명의 신화는 케인스가 ‘고전파 경제학’으로 불리는 그 무엇을 전복시켰다는 것이다. 그것은 케인스가 정부지출과 과세의 변화가 고용수준을 안정화시키는 데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처음으로 보여주고, 그럼으로써 현대 거시경제학(macro-economics)의 기초를 놓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의 심각한 왜곡이다. 1920년대와 1930년대의 문헌에는 많은 나라, 특히 미국, 영국, 스웨덴 출신 경제학자들이 거시경제학적 문제를 광범위하게 연구하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문헌들에서 나타나듯이 그 경제학자들은 기대―저축, 투자, 유효수요 사이의 관계―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고 그들 중 다수가 통화정책뿐만 아니라 정부지출에 대한 통제가 실업을 경감시키기 위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지지했다.
―330쪽,「화폐와 경기순환, 1898∼1939」중에서

시장이 사고되는 방식에서도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 1970년대 중반에 ‘오스트리아 학파 경제학’(Austrian economics)이 다시 유행했다. 즉 지식과 시장과정에 있어서 급진적으로 다른 개념화에 기초한 전통적인 경제학에 대한 대안으로서 적극 조장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법에 대한 지지가 증가했고 하이에크가 다시 경제학계 안에서 유명한 인물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여전히 매우 소수자적인 전통에 머물렀다. 경제학의 주류 안에서 경제학자들은 미래에 관한 불확실성과 정보의 희소성이 존재하는 모델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 1943~ )는 정보가 도입되더라도 시장은 완전히 효율적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399∼400쪽,「후생경제학과 사회주의, 1870~현재」중에서

슘페터가 인지했듯이 한편에서 분과학문의 성장은 분야들 사이의 장벽을 증대시켰다. 예를 들어 한 명의 경제학자가 한두 개 이상 분야에서 최신의 발전을 상세하게 알기는 어렵다. 이 효과는 전문화된 저널과 회의의 출현에 의해 더욱 강화되었다. 이런 것들 때문에 다른 분야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알아차리기가 훨씬 더 어려워졌다. 다른 한편으로 이 장벽들을 줄이는 작용을 하는 힘도 있다. ―450쪽,「경제학 분과학문의 확장, 1960~현재」중에서

출판사 서평

지성사의 맥락에서 개관한 경제학과 경제사상의 대 파노라마
이 책은 경제현상을 이해하는 다양한 시도들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그러므로 경제현상 그 자체가 아니라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2천 년간 사람들이 어떻게 경제현상을 이해하려고 애써왔는가를 중점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산업혁명, 대기업의 출현 또는 대공황 같은 경제 사건을 다루고자 한 것이 아니라 애덤 스미스, 카를 마르크스, 존 메이너드 케인스 등 위대한 경제학 거장들을 비롯하여 이들보다 덜 유명한 많은 인물들이 경제라는 세계를 어떻게 분석하고 인식했는가를 시대별로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여준다.
저자는 경제사상의 역사를 서술하면서 많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한데 엮어 넣었다. 여기에는 물론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경제사상을 설파한 사람들, 즉 경제학자들에 관한 이야기와 경제사가 포함되어 있으며, 정치학ㆍ철학ㆍ자연과학ㆍ수학 등 다양한 분과학문들의 흐름도 상호연관성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경제사상의 역사를 추적하는 일은 철학사나 과학사와 마찬가지로 지성의 흐름을 추적하는 일로, 경제와 관련된 여러 분과학문들과 그 근저에 흐르는 지적 분위기의 변화를 파악해야 하며, 경제학자의 선입관과 사고방식은 저작 활동을 둘러싸고 있는 문화적 환경에 의해 형성되기 마련이므로 경제와 정치뿐만 아니라 종교ㆍ신학ㆍ철학ㆍ수학ㆍ과학 등의 역사도 폭넓게 다룰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경제학자들과 그들의 역사
경제학이란 무엇이며, 경제학이 어떻게 현재 상태에 도달하게 되었는지를 역사적인 흐름 속에서 총체적으로 분석한 이 책은 고대의 원시적인 기원으로부터, 중세나 근대 세계를 거쳐 현대에 이르는 중심적인 경제사상의 역사를 추적해 나간다. 경제학의 역사를, 당대 경제학자의 사고 및 이론적 배경과 사회상 등을 함께 고려하면서 폭넓고 객관적이며 균형잡힌 시각으로 서술한바, 각각의 장은 역사적 맥락에서 논의를 시작하여 동시대에 출현한 경제사상에 관한 이야기로 진행된다.
이 책에서는 과거의 ‘위대한’ 인물보다는 특정한 경제사상의 출현 배경이 된 집단과 상황, 거칠게 말해 ‘경제학 직업군의 사회학’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것이 더욱 강조되었다. 사회 속에서 경제학자의 지위는 변화해 왔으며, 그러한 변화는 사상의 발전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므로 초기 자료를 다루는 장들에서는 일반적인 역사가 많이 포함되었으나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경제사상이 훨씬 더 크게 부각되고 일반 역사의 역할은 줄어들게 된다. 특히 경제학이 아카데믹한 분과학문이 된 20세기 경제사상은 대체로 경제학 내적인 이유로 인해 변화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정전을 통해 경제학의 역사를 추적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르게 해석하고 다른 요소들을 추가하였다. 일례로, 이슬람 세계를 중세에 포함시키고 있으며, 정치철학과 홉스주의적 도전은 17세기의 영국을 언급할 때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로서 설명한다. 애덤 스미스는 도덕철학자로 간주되며, 스코틀랜드 계몽주의라는 맥락 속에 위치지어진다. 맬서스는 단지 순수한 경제학자나 인구론자가 아니라 당대의 정치 논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논객으로 그려진다. 19세기 초 프랑스와 독일 저술가들의 이론적 기여는 그들의 영국 쪽 상대자들과 나란히 놓인다. 체임벌린은 영국에서 일어난 비용 논쟁의 맥락에서가 아니라 미국 산업경제학의 맥락에서 논의된다. 이렇듯 경제사상가에 대한 위치 설정이 달리 되어 있다. 즉 특정 인물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여러 인물들을 역사적 맥락 속에 두고 경제학의 역사를 풀어간다.
20세기를 가장 중점적으로 다룬 것은 전통적인 경제학 역사 서술과는 다른 이 책만의 차별성이라 할 수 있으며, 저자가 경제학과 경제사상의 흐름을 살피고자 한 의도가 경제학이 어떻게 해서 현재의 상태에 도달했는지를 설명하는 데 있었던바, 경제학의 이론적 ‘핵’(core) 안에서 일어난 발전을 선명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이에 덧붙여, 책에 서술된 내용들 모두가 최근에 이루어진 경제사상사에 관한 폭넓은 연구작업들과 다양한 시기에 활동한 많은 전문가들의 설명을 토대로 객관적인 시각 속에서 이루어진 역사 서술이라는 데 이 책이 가지는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총권수, 원서(번역서)명/저자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81441784
발행(출시)일자 2005년 12월 10일
쪽수 496쪽
총권수 1권
원서(번역서)명/저자명 (The) Penguin history of economics/Backhouse, Roger E.

Klover 리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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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점 중 10점
저자 Roger Backhouse는 경제학사 분야의 저명한 학자다. 그가 썼다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신뢰해도 좋다고 생각했다. 읽어보니 역시 큰 무리없이 경제학사 전반의 주요 주제를 균형있게 안배해 정리해주고 있다. 사실 시장에는 이만한 경제학사 책이 없다고 봐야한다. 경제학사에 관한 책이 이전에도 여러 권 나와있지만 다루는 범위가 좁게 한정되있거나 특정학파의 입장에 치우친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 책이 나오기전까지는 경제학을 공부하다가 학설사적 맥락을 알고싶을때 참고할 만한 책이 없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최근에는 형편이 나아져 연세대 경제학과 홍훈 교수가 활발하게 저술활동을 하고있어 그나마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그럼에도 이 정도 분량에 근대 경제학의 역사 전반을 치우침없이 다루는 책으로는 이 책 외에는 없다.
 
물론 시중에 대학교재로 나온 경제학사 교과서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대개는 간단한 강의록을 모아놓은 정도여서 내용이 빈약하다. 그리고 국내에는 경제학사를 전공한 학자가 몇 안된다. 그 가운데 교과서를 쓸만한 사람은 정말 몇 안된다. 그래서 사실 책이 몇 권 없다. 최근에야 상식적인 수준을 넘어 나름의 연구에 기반한 책들이 나오는 듯하다.
 
한국경제학계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학자들이 미국유학파인데 미국의 경제학과 대학원과정에서 경제학사는 거의 무시할만한 비중을 차지한다. 전혀 다루지 않는다고도 할 수 있다. 아마 개인적으로 관심있으면 공부하는 정도일 것이다. 더구나 국내에서도 경제학사 전공이 천대받기 때문에 이 분야에 역량있는 학자가 나오기 어렵다. 경제학사 교과서뿐만 아니라 관련서도 매우 드물다. 그래서 대학 교과서로 경제학 공부하다 학설사적 의의나 맥락을 알고싶을 때 답답하기 그지없다. 찾아볼만한 책이 없다.
 
사실 교과서에 서술된 것, 특히 거시경제학의 경우 경제학사를 보는 관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만큼 교과서의 내용 그 자체가 그대로 정설이 아니다. 교과서의 내용도 경제학사에 대한 특정한 입장에 따른 해석에 불과하다. 경제이론과 경제학사의 관련성을 모를 때는 마치 경제학 교과서를 물리학이나 의학 교과서처럼 이견이 없는 정설로 착각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학사에 대한 인식이 변하면 교과서는 전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거시경제학과 같이 학파별 입장 차이가 분명한 경우 한 권에 주요이론을 담기에는 기본틀이 어정쩡해져서 아예 입장에 따라 별도의 거시경제학 교과서가 나오기도 한다. 그래서 조금 공부가 진전되면 각 이론간의 관계와 학설사적 위상에 관한 의문이 자연히 발생한다. 이제 그저 교과서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뭔가 석연치않은 것이다. 이때 쓸만한 경제학사 책이 아쉬워진다.
 
Backhouse의 이 책 한 권으로 결코 충분한 건 아니다. 그러나 가까이 두고 궁금할 때마다 찾아볼만한 책 한 권을 구한다면 이 책이 그런대로 욕구를 충족해주리라 믿는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문제인 번역의 질도 괜찮다.
 
 
10점 중 7.5점
최근 국내 대학에서 경제학 전공지망생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 일부 대학의 경우 경제학과의 폐지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90년대 초반만 해도 미국 역시 사회학 등 부상하는 다른 학과에 밀려 경제학과 학생수가 줄어드는 추세였다. 그러나 불확실성으로 가득찬 글로벌 경제 시대를 맞아 경제학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자 미국에서 경제학과는 가장 인기 있는 학과로 부상했다.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와는 대조적인 국내 경제학과의 위상에 대해 최근 교육계에서는 경제학 교육에 관한 위기 의식이 고조되고 있으며 이와 함께 과연 경제학을 잘 가르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이 일고 있다.
국내에서 경제학의 위상이 이러하다보니 경제학 학설들의 역사를 다룬 경제학사는 아마도 경제학을 전공하는 학생들마저도 가장 따분하게 느끼는 과목 중의 하나일 것이다.
경제학사를 다룬 기존의 책들이 각 이론의 등장을 경제학 내부적 현상으로만 파악하고 있는 데 반해 영국 브리스톨대학의 로저 백하우스 교수가 저술한 ‘지성의 흐름으로 본 경제학사’는 각 이론의 등장을 둘러싼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친 지성의 흐름 속에서 파악하고, 인간이 사회 전체의 맥락에서 경제 현상을 어떻게 이해하려고 노력해왔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경제 현상을 이해하려는 인간의 이러한 노력이 고대에도 존재했음을 일깨워주며 그 기원을 고대 그리스와 구약성서의 세계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이 책은 전반부에서는 과거의 ‘위대한 인물’ 또는 ‘주요 저작물’ 중심으로 경제 사상의 유래에만 집중했던 기존의 접근방식을 탈피하여 사회의 전반에 걸친 역사적 맥락에 관한 논의에서 출발하여 동시대에 출현한 경제사상에 관한 이야기로 진행되고 있다. 아마도 경제학이 여타 학문들과의 경계가 덜 분명한 시기에는 이처럼 전체적인 사상의 흐름에 주목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순수 경제학자나 인구론자로만 알고 있던 맬서스가 당대의 정치 논쟁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 논객으로 묘사하고 있는 사례 등 에서 볼 수 있듯이 주요 인물이나 저작물에 대해서 기존의 입장과는 다른 해석을 내리고 그 동안 간과되었던 다른 요소들을 덧붙여 우리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20세기 경제학의 흐름을 가장 중심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 책의 거의 절반을 할애하여 20세기에 등장한 다양한 경제 이론들을 폭넓게 조명하여 경제학이 어떻게 해서 현재의 상태에 이르렀는지를 설명하고 경제학의 이론적 ‘핵(core)’안에서 일어난 발전을 선명하게 부각시키려고 애쓰고 있다.
오늘날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데는 경제학적 사고가 더욱 절실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경제학자들의 열정과 냉철한 이성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학 이론과 학설들을 공부하는 것은 단순히 교양차원이 아니라 당면한 문제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지혜의 보고에 접속하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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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대금 환불 및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함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 관련한 안내가 있는 경우 그 내용을 우선으로 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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