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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목차
- 시인의 말
1
설일/텅 빈 길이 젖는다/문 안에, 혹은 문 밖에/최면/겨울 예감/마이크/하늘에 길을 내고/오랏줄/비, 놓친 길/황사/예감/판화/반지/붕어빵의 시간/처서 무렵/암염/잠을 벗다/강/물은 물끼리
2
귀로 쓴 시/늪/문/소용돌이/초승달/늦눈/용추폭포 아래서/밥 한 그릇/장마/아지랑이/반딧불이/창/윤사월/아침 안개/늦은 눈/피아니시모/눈썹/설날 아침
3
동백꽃 지다/봄편지. 셋/봉숭아 꽃물/후무사/송당 시편/꽃이 피어/석류, 목에 걸리다/늦장미/산방산/수혈/까치밥/가창 가는 길에/가문비나무/복사꽃/다천 백일홍/신천, 개나리/인터뷰/셔터와 물수제비
4
시간의 안부를 묻다/우유 한 통/떠도는 시/후유증/눈치/흘림체로 쓰다/몽유/입동/생수/마지막 겨울/햇귀/가을 편지/외대박이/허줏굿/환절기/욱신거리는/무채색 풍경/꽃길/그날 이후
해설: 손진은
출판사 서평
지독한 사랑 노래
이승은의 시에는 사설의 양식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대신 품위 있는 단수가 얼마나 많은 의미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이는 철학적인 사유가 서정적인 예술 언어와 결합하여 시적 성취를 이루고 있다거나, 서정의 본질과 삶의 궤적이 내적으로 만나는 지점을 거느리고 있다는 말이 될 것이다. 그는 여백과 행간의 의미를 중시한다. 삶의 현장에서 채굴해 내는 절실한 언어들로, 한 시대를 관통하는 어둠의 정서를 시인의 경험과 상상 속에 은밀하게 장치한다. 그러나 다른 시인과의 차별성은 상상력이 내밀하게 그 깊이를 드러냈다고 생각한 순간 이미지가 순간적인 도약을 이룩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승은의 시에서 섬세하고 탄력적인 어휘, 효과적인 구성, 시어 선택에 기울인 혼신의 노력을 스쳐 지나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이승은의 눈에서 우리는 다양한 이미지 구사를 통한 시상의 확장이라는 시조 본연의 미학이 웅숭깊게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음은 물론, 절제의 미학을 통한 침묵의 깊이와 넓이, 그리고 인생론적 의미까지를 잡아낼 수 있다. 이승은의 시어 선택은 심상을 확장시키고 이 심상은 시조의 형식이라는 호흡을 타고 여울진다. 시가 우리 삶의 그늘과 개별 존재에 대한 탐구를 통해 삶의 현실을 일정한 형식 안에 담을 수 있어야 한다고 할 때 이승은은 담담한 허정(虛靜)의 세계를 그만의 시선으로 보듬을 줄 아는 것이다.
사물과 세계, 유한과 무한이 틈입되어 있는 이 원심성과 구심성 역시 이승은이 가진 상상력의 힘이다. 사물의 살은 세계를 구성하는 질료가 된다. 아울러 사물의 살은 간절한 매력으로 세계를 담을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이승은의 사랑노래가 가지는 함의를 유추해 볼 필요가 있는데, 그의 노래가 이성애적 한을 문제만을 다룬 시인가 하는 것이다. 당연히 그렇지 않다. 이는 누구보다도 시대성의 문제에까지 명민한 촉수를 드리우고 있는 이승은 자신이 의식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이승은의 사랑노래는 일상성이 거부된 공간에서 무한을 향해 존재의 눈을 뜨는 초월 지향의 표출이며 그럼으로써 보편적인 인간이 지닌 생의 근원 문제, 즉 어떻게 하면 완전하고 자유로운 존재에 이를 수 있는가를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일상적 삶에 대한 그의 허무주의가 야기한 것이다.
뭇 생명의 미세한 음성까지도 보듬는 이승은의 시작 태도는 영원, 자연을 향한 고투와 영혼의 과제로까지 향하게 된다. 여기가 이승은 시의 시적 발전의 무의식적 자기 감응력이 다다른 지평이다. 이곳을 이승은은 붙들고 늘어지고 있다. 결국 이승은의 시학은 '그대'라는 인물을 차용하면서 그것을 넘어서고 자연과 생명 일반으로 변용되는 지점을 거느리면서 새로운 광맥 하나를 일구어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이 대상의 중심에 가 닿기 위한 고투와 함께, 말을 일으켜 세우려는 혼의 작업과 내밀하게 연결된다는 점에서 이 새로운 사랑의 존재 방식은 한국 시사에서 하나의 이채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수런대는 소문마냥 먼 데 눈발은 치고
에굽어 아스라한 철길을 비켜가듯
욕망도 희망도 없이 또 그렇게 저무는 하루.
그 하루를 다 못 채우고 그예 누가 떠나는지
낮게 엎드린 채 확, 번지는 진눈깨비
더불어 살 비비던 것 먼 길 끝에 남아 있다.
저물 무렵 한때를 떠도는 영혼처럼
덜 마른 건초더미 어설픈 약속처럼
찢어진 백지 한 장이 가슴속으로 날아든다.
-설일(雪日) 전문
♧ 저자 소개
이승은
서울출생.
1979년 문공부 주최 전국민족시백일장에 <한가위>가 장원으로 뽑혀 등단.
한국시조작품상, 대구시조문학상 수상. 2003년 이영도 시조문학상 수상.
시집으로 「내가 그린 풍경」 「시간의 물그늘」 「길은 사막 속이다」 「술패랭이꽃」 외.
현재 대구시 북구청과 영진전문대학 출강.
기본정보
ISBN | 9788979441802 |
---|---|
발행(출시)일자 | 2003년 11월 13일 |
쪽수 | 118쪽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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