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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담(큰글자책)

구전 육담 기행 | 2 판
이원규 , 김주영 저자(글)
지성사 · 2020년 01월 23일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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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팔도 음란서생들의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를
해학적으로 거침없이 풀어낸 큰글자판版 육담!
오랜 옛날부터 한민족 사이에서 구전되어 온 육담을 채록해 모은 책이다. 육담(肉談)의 사전적 의미는 상스러운 이야기. 조선족들은 '고기 이야기'로 부르기도 한다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육담은 남녀의 성(性)에 관한 금기의 가치들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카타르시스를 얻는 서민들의 이야기이다.

민속학 분야에서 유력한 학자들과 기자 출신인 저자들이 중국 조선족까지 탐방하며 사투리 섞인 서민들의 이야기들을 모으고 각 이야기들이 갖는 의미를 밝혔다. 초장에서 소설가 김주영이 육담의 개념과 현재에 갖는 가치를 이야기하고, 채록한 육담들을 각 지역별로 분류하여 지방마다의 특색이 잘 드러나도록 구성했다.

도시화가 진행되고 농촌공동체가 무너지면서 육담 채록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 귀한 가치를 갖는 책이다. 1998년에 처음 나온 책의 개정 2판이며, 특히 ‘큰글자책’으로 제작되었다. 큰글자책이란 시력을 문제로 독서에 대한 관심과 활동이 떨어지는 어르신들을 위해 일반도서에 비해 글자 크기를 키운 책이다.

지성사의 큰글자책인 ‘어르신 이야기책’은 단순히 글자 크기만 키운 것이 아니라 어르신들의 살아 있는 기억 인자를 활성화하고 회상 작용을 유도하는 글과 그림으로 채워져 있어 품위 있고 건강한 노년을 위한 필독서로 꼽히고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원규

이원규

1962년 경북 문경에서 태어났다. 1984년 〈월간문학〉, 1989년 〈실천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시집 『돌아보면 그가 있다』, 『옛 애인의 집』 등과 산문집 『길을 지우며 길을 걷다』, 시사진집 『그대 불면의 눈꺼풀이여』 등을 펴냈다. 제16회 신동엽창작상을 수상하였다.
오래전 지리산으로 들어가 시를 쓰고 사진을 찍으며 생의 한철을 잘 보내고 있다.

저자(글) 김주영

김주영

1939년 경북 청송에서 태어나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71년 〈월간문학〉에 「휴면기」가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머저리에게 축배를』,『도둑 견습』』,『천둥 소리』』, 『붉은 노을』』,『객주』』,『겨울새』』 등 다수의 작품이 있다. 평범한 삶을 민족사의 비극과 관련시켜 보여 주며, 자기의 경험 세계에 대한 동경과 애정을 갖고 작품을 쓰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원고에 참여한 이들
김선풍(아세아민속학회 명예회장, 중앙대 명예교수)
김기설(강릉민속문화연구소 소장)
박순호(원광대 국어교육과 교수)
임재해(안동대 민속학과 명예교수)

작가의 말

육담(肉談)은 하위문화로 치부돼 오면서도 그 생명력 하나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육담의 내용이 다소 부도덕하거나 성의 불평등을 담고 있다 하더라도 저의나 악의는 없다. 말하는 사람도 웃기려 하고, 듣는 사람도 그저 웃으며 일시적이나마 카타르시스를 얻으려는 것뿐이다. …

목차

  • 개정판 서문 | 현대판 ‘고금소총’이 되길 5
    초판 서문 | 육담, 그 카타르시스 세계로의 초대 8

    01_ 소설가 김주영의 육담 한마당

    할 말〔馬〕이 없습니더 16
    소설에 나타난 서민들의 육담 23
    음습한 성, 밝은 곳으로 드러내야 30
    건강한 육담이 사라지고 있다 38

    02_구전 육담 기행

    충청도 편 | 여呂자로 뵈옵니다 44
    남성 성기 묘사는 상징적 47
    진퇴진퇴진퇴… 50
    성(性) 앞에 통하지 않는 허세 56

    강원도 편 | 대장부 살송곳이 녹슬었나 찔러 보자 62
    호색한 선비의 “당동 당부동, 당부동 당동” 67
    “우리 집 송이는 먹고 나니 시들시들해지던데…” 69
    처녀에게 가죽침 놓은 소금 장수 74

    경기도 편 | 배 위에서 배를 타면 얼마나 좋을꼬 81
    ‘넉살 좋은 강화년’의 유래 84
    ‘좆 적다 좆 적다’ 우는 두견새 울음소리 89
    “쳇, 아부지만 하나? 비 오는데 그 집선 안 하나?” 93

    경상도 편 | 남근이 여근에 들어가면 반드시 죽는 법 98
    “이년들아, 살이면 어쩌고 뼈면 어쩔래?” 102
    “헌 짚신짝 붙여 놓은 것 같은 데는 내비두고…” 108
    “낫 좋으라 갈지 숫돌 좋으라고 가는가?” 114

    전라도 편 | 벌님네, 조께 더 크게 해 주시요이 119
    “여기는 어딘가이?” 122
    “아갸! 이것, 아까운 것을 어쩔꼬” 125
    “더우가 이렇게 많이 나왔당게” 131

    중국 조선족 편 | 우리 심심한데 고기 얘기나 할까요? 136
    “여보, 빨리 한잔 주게” 138
    “내 좆은 깨좆” 김삿갓의 지혜 142
    못 말리는 아내의 바람기 144
    “한 수 배웠습니다, 선생님” 147
    “요 아까운 것, 여기다 담으실 것이지” 149
    사돈지간에 불이 났네 149
    “좆 때우는 땜쟁이가 어딨어?” 150
    “내년 초삼월 해동하거든 다시 만납시더” 155
    “타불타불타불…” “씨불씨불씨불…” 157
    여자만 보면 오금을 못 쓰는 어사 박문수 159
    “나는 남편이 하나 반이오” 164
    “우리가 수염이 있소?” 169
    “에이 그년, 새벽물 많이도 쌌다” 170
    권(權)씨의 유래 171
    “과부가 혼자 수음해서 낳은 아이가 항우요” 173
    “저는 어젯밤에 업혀 온 이 집 사위외다” 176
    “오이씨 사시오, 오이씨 사시오!” 181

책 속으로

81-82쪽)
북한강에 처녀 뱃사공이 있었다. 어느 날 선비 하나가 이 처녀의 나룻배를 타고 가다가 슬쩍 음심을 내비쳤다. “어허, 좋구나. 처녀 뱃사공의 배 위에 올라타니 그 참 기분이 좋구나. 배 위에서 배를 타면 더없이 좋을 텐데…….”
처녀 뱃사공이 그 말을 듣고 있자니 괘씸하기 그지없었다. 아무 대꾸도 없이 노만 저으며 강을 건너가는데 선비가 입맛을 쩍쩍 다시며 다시 한 번 “어허, 좋구나. 처녀 뱃사공의 배 위에 올라타니 그참 좋구나. 배 위에서 배를 타면 얼마나 좋을꼬” 하는 것이었다.
마침내 배가 뭍에 당도해 선비가 내리자 아무 말도 하지 않던 처녀가 한마디 했다. “어허, 좋구나. 뱃속에서 그렇게 속썩이더니 뱃속에서 그놈이 나가니 참 좋구나.”

111-113쪽)
부자 과부댁에서 머슴을 구한다는 소문이 났다. 일깨나 한다는 남정네들이 다투어 갔으나 모두 퇴짜를 맞았다. 새경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였다. 한 건장한 총각이 소문을 듣고 찾아가서는 “새경을 한 푼도 받지 않을 터이니 다만 저녁마다 초 두 자루씩만 달라”고 하였다. “하, 그게사 뭐 에룹나! 초 두 자루씩 주마.” 그래서 총각은 머슴살이를 시작했다.
과부가 보니 머슴이 저녁마다 목욕을 하고 머리를 감아 빗고 들어가는데 머슴방에서는 날이 새도록 불빛이 환했다. ‘머슴이 뭘 하느라고 저러는가’ 하고 궁금해 어느 날 밤 문틈으로 엿보니 벌거벗고 누운 채로 아랫도리에 힘을 주어서 연장을 번쩍 세우고 있는 게 아닌가. ‘에 고이타, 고이타’ 하고 얼른 자기 방으로 돌아왔으나 눈앞에 머슴의 연장이 떠올라 잠이 오지 않았다. 몇 번이고 나가서 들여다보곤 했다.
하루에도 서너 차례씩 엿보다 사흘 만에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마침내 문을 활짝 열고는 머슴 방으로 쫓아 들어갔다. 그러자 총각 머슴이 “쥔 아지매, 왜 이러시오. 내가 지금 저녁마다 촛불을 켜고 농사 잘되게 해 달라고 치성을 드리는 판인데” 하고 능청을 떨었다. 그러나 과부는 “아이고 총각, 농사고 뭐고 나부터 좀 살려 달라” 촛불을 홱 불어 끄고는 누워 있는 머슴 위로 엎어져 버렸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78894333
발행(출시)일자 2020년 01월 23일
쪽수 184쪽
크기
167 * 236 * 17 mm / 383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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