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헌법
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중앙일보 > 2019년 7월 3주 선정
이 책의 총서 (25)
작가정보
1946년 일본에서 태어났다. 도쿄대학 문학부를 졸업하고 1983년 시카고대학 인문학부 극동언어문명학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 대학 인문학부 조교수를 거쳐 현재 코넬대학 교수로 있다. 일본사상사, 문화이론, 비교사상론, 문학이론 등 광범한 영역에서 활약 중이다. 학문·사상 영역에서의 활동에 그치지 않고, 세계 각국을 횡단하는 잡지 『흔적』(문화과학사)을 간행하는 등 세계 각지의 연구자와 교류하며 실천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
한국에 소개된 저술로는 『과거의 목소리: 18세기 일본의 담론에서 언어의 지위』(그린비, 2017), 『일본, 영상, 미국: 공감의 공동체와 제국적 국민주의』(그린비, 2008), 『번역과 주체: ‘일본’과 문화적 국민주의』(이산, 2005), 『국민주의의 포이에시스』(창비, 2003), 『사산되는 일본어·일본인: 일본의 역사 지정적 배치』(문화과학사, 2003)가 있다. 대담집으로는 『세계사의 해체』(역사비평사, 2009), 『오만과 편견』(휴머니스트, 2003)이 있다.
번역 최정옥
1971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부산대학교 석사를 거쳐 2008년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중어중문학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중국 고전을 비롯해 동아시아의 근현대문학 등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다. 무엇을 공부하는가도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누구와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에 대해서 새삼 고민하며, 함께 공부할 친구들을 찾고 있다.
번역서로 『일본, 영상, 미국: 공감의 공동체와 제국적 국민주의』(그린비, 2008), 『문학에서 본 ‘만주국’의 위상』(역락, 2008) 등이 있다.
목차
- 들어가며
1장ㆍ헌법의 발화자와 그 응답관계
2장ㆍ팍스 아메리카나의 황혼
3장ㆍ보편주의의 양의성과 ‘잔여’의 역사
4장ㆍ경쟁하는 제국=제국주의자의 콤플렉스
5장ㆍ국민주의의 종언, 또는 식민지 지배의 한 형태로서의 국민주의
6장ㆍ동일성(아이덴티티)에서 희망으로
잔여라는 시각―결론을 대신하여
후기
부록_대일 정책에 관한 각서
책 속으로
국민에게 주권을 인정하는 일본국 헌법의 형식상의 발화자는 ‘일본 국민’이고, 일본 국민은 이 헌법 속에서 스스로를 ‘우리’(われら)라고 부른다. 다만 이 ‘우리’를 곧바로 헌법 초안자로 간주할 수는 없다. 새롭게 제정된 헌법 등의 문장에서 형식상의 발화자와 초안의 발기자가 일치하는 일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이 불일치를 모순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몇 번이나 지적되어 왔듯이 역사를 거슬러 살펴봐도 발기자를 일본 국민의 대표로 간주할 수 없다. 패전 직후에 조각(組閣)된 시데하라 기주로(幣原喜重郞) 내각의 심의 및 추밀원과 제국의회의 승인이라는 형식적인 절차를 거쳤다고 해도, 일본 국가는 점령하에 있었다. 그렇기에 주권을 갖지 못한 시기에 쓰여진 이 초안의 발기자가 일본 국민의 대표일 리 없는 것이다. 직접 사전에 문의했다고 보는 것은 지나치다고 하더라도, 연합국 최고사령관인 더글러스 맥아더와 그가 지휘하는 사령부 민정국원이 초안의 발기자라고 생각할 수 있다. 요컨대 권리상으로도 이 문장의 발화자는 일본 국민이 아니고 점령 행정을 담당한 군인과 관료였던 것이다. (30쪽)
일본 국가의 주권하에 놓였던 개인 중 어떤 이를 ‘일본인’이라고 인지하고, 어떤 이를 ‘일본인’으로 인지하지 않는가. ‘일본인’이라는 동일성은 국가와의 관계에서 개인이 어떤 권력을 갖고 어떤 권력을 갖지 못하느냐라는 형식적 평등상의 구별(차별) 문제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인으로서 인정받고 싶다’ 혹은 ‘일본인이고 싶다’는 욕망의 문제이기도 하다. 가장 응축해서 표현한다면, 국민국가란 개인에게 국민이 되고 싶다는 ‘자기획정의 욕망’을 환기하고 재생산함으로써 개체와 전체 간에 성립하는 권력관계의 형식이다. 그래서 ‘국민이 되고 싶다’ 혹은 ‘국민으로서 인정받고 싶다’는 자기 인지에의 욕망의 차원에서 식민지 지배의 문제를 고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42쪽)
미국과 일본의 제국적 국민주의는 1945년까지 경쟁관계에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국민주의가 자신의 기본적인 성격을 바꾼 적이 없었던 것에 반해 제국일본을 상실한 이후 일본의 국민주의는 민족주의적 국민주의로 급변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서술해 왔듯 미국의 국민주의와 일본의 국민주의는 공범 관계를 점차 구축해 갔다. 특히 동아시아에 있어서의 미국의 광역지배는 한편으로 일본 식민지주의의 유산을 횡령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과거 일본의 식민지 지배로부터 해방한다고 스스로를 정통화하고자 했다. 물론 일본 식민지주의로부터의 해방은 연합국의 ‘민주주의’가 추축국의 ‘전체주의’에 승리했다는 보다 거대한 서사 속에 자리매김 되었다. 그 담론 속에서 미국의 국민주의와 일본의 국민주의는 이른바 부정적인 거울로서 스스로를 그리려고 했다고 말할 수 있다. (93쪽)
근대화의 과정으로서 국민주체가 확립된 역사는 국민국가의 독립으로 결실을 맺는다. 정통 주권을 갖지 않는 외국인이나 시민을 대표하지 않는 귀족의 지배하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들은 머지않아 민족적 전통을 자각하고 지배자에 대한 반항을 통해 자신들의 민족의식에 눈을 떠간다. 마침내 그들의 민족의식은 민족적 통합을 일으키고, 내전을 통해 정통적인 주권을 갖지 않은 지배자를 타도하며, 민족대표에 의한 정통 주권국가를 수립한다. 이런 민족이 주권국가를 담당하는 국민이 되는 것이다. 귀족의 압정하에 괴로워한 시민(프랑스)이나 부당한 착취에 고통 받은 식민지 주민(미국)이 귀족의 대표인 국왕의 머리를 베어 버리거나, 식민지 지배자에게 독립을 위한 내전을 내걸면서 마침내 국민으로서의 자각을 확립한다. 최종적으로 국민의회를 결집하고 스스로를 ‘우리 국민’(people)이라고 선언한다. 아주 친숙한 이야기일 테지만, 민족이 이러한 주권을 담당하는 국민이 되는 것이 ‘독립’이었다. (168~169쪽)
출판사 서평
일국중심적인 국민주의를 넘어
‘우리’의 희망으로 읽는 헌법!
『희망과 헌법 : 일본국 헌법의 발화주체와 응답』은 『일본, 영상, 미국』, 『과거의 목소리』 등의 저작을 통해 국민과 민족의 동일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비판해 온 학자 사카이 나오키에 의한 일본국 헌법론이다. 일본국 헌법의 성립을 둘러싼 시대 배경을 분석하며 교착된 미일관계를 새로운 식민지 관계라는 관점에서 다시 파악하고, 일국중심적인 국민주의나 인종주의를 넘어 국제사회 속에서 열린 자세로 지금의 헌법을 독해한다.
제국적 국민주의의 산물인 일본국 헌법을
‘잔여’의 시각으로 바라보다
일본국 헌법은 1946년 당시 대일본제국헌법(일명 메이지 헌법)을 개정하는 형태로 공포되어 1947년부터 시행되었는데, 이 헌법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점령 아래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저자 사카이 나오키는 일본국 헌법에 대해 “독립한 국민국가를 주재하는 일원화된 국민주권의 표출이 아니고 주권을 상실한 점령체제하에서 초안이 잡히고, 심의되고, 공표된 기괴한 역사의 산물”(5쪽)이라고 표현하는데, 이렇듯 일본국 헌법은 하나의 제국주의가 패배하고, 또 하나의 제국주의가 패권을 선언하는 과정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저자는 이렇게 내부 분열을 품고 있기에 통합된 하나의 민족, 국민의 목소리로 말할 수 없는 일본국 헌법에서 ‘하나’가 아닌 ‘다수’를 향해 열려 있는 희망을 발견하고자 한다.
일본국 헌법에 관해 지금까지 많은 견해들이 있었지만, 그 견해의 대부분은 ‘일본 국민에 의한, 일본 국민을 위한’ 헌법론이었다. 국가의 국민 또는 민족의 일원이라고 느끼기 어려운 이들에게 헌법은 남의 일처럼 여겨질 뿐이다.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 재일교포 등 헌법의 ‘우리’에 속하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이들, 저자는 이들을 ‘잔여’라는 단어로 표현하는데, 이러한 잔여에 해당하는 이들이야말로 가장 예민하게 헌법의 부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실감할 수 있다. 하나의 국가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도 귀속될 수 없는 ‘잔여’로 배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희망을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이 희망을 그리는 것이 가능할까. 『희망과 헌법』에는 일본국 헌법의 ‘우리’가 ‘일본 민족, 국민’이 아닌, 새로운 공동체로서의 ‘우리’가 되기를 바라는 사카이 나오키의 염원이 담겨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미관계를 통해 밝히는
국민주의의 공범성
이 책의 가장 큰 의의는 제국적 국민주의나 체제익찬형 소수자(모델 마이너리티)라는 독특한 용어를 실마리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일미관계를 통해 국민주의의 공범성을 밝힌다는 점일 것이다. 베스트팔렌 조약 이후의 ‘국제사회’는 결국 서양제국만이 참여할 수 있는 틀에 지나지 않았고, 그 외 ‘잔여’는 줄곧 배제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일본이라는 비-서양으로 보이는 국가가 참여하게 되고, 그 사이 국제연맹에 일본이 제출한 ‘인종평등’ 조항의 추가안은 서양 제국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거기에는 일본인과 미국인 흑인이 서양에 대해 함께 투쟁할 가능성이 숨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은 서양에 대치하는 포즈를 취하면서, 실제로는 아시아 제국의 사람들이나 국내 아이누족이나 오키나와인들에 대해 인종차별적인 자세를 강화해 나간다. 일본은 서양에 대립하는 것보다 그들의 일원이 되고자 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패전 후 미국에 의한 점령이 시작되었고, 이후 일본은 ‘새로운 식민지주의’ 치하에 놓이게 된다. 이 책 권말에는 하버드대 극동언어학과 소속의 에드윈 라이샤워가 쓴 「대일정책에 관한 각서」가 수록되어 있는데, 그는 1942년의 시점에서 패전 후의 일본 통치에 대해 무척 중요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바로 일본에는 독일 나치당과 히틀러, 이탈리아 파시스트당과 무솔리니처럼 ‘편리한’ 희생양이 존재하지 않았기에 일본을 통치하기 위해서는 주도면밀하게 준비된 ‘사상전’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들은 천황이라는 존재를 활용하기로 한다. 전후 일본에 국민주의화를 추진하는 것이 미국이 간접 통치하기에 편리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일본의 보수주의자들은 민족주의에 호소하면서 동시에 미국의 지배로 인한 혜택을 입게 된다. 여기에서 바로 제국적 국민주의의 공범성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공범성을 품은 국민주의의 대표 인물로 저자는 에토 준을 거론한다. 에토 준이라는 인물에 대한 저자의 생생하고 날카로운 분석은 ‘체제익찬형 소수자’의 전형을 탐색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체제익찬형 소수자란 자신들이 사회구조적으로 열세의 위치에 처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열성을 자신의 능력 부족으로 오인하고 이러한 열세의 위치를 체제영합적인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들은 ‘다수자’에게 인지받기를 원하고 ‘건실한 국민’이 되고자 한다. 저자는 ‘잔여’이면서도 ‘잔여’를 부인하는 자기획정의 존재 방식으로 ‘체제익찬형 소수자’라는 입장을 검토하며 전후 일본의 국민주의 혹은 민족주의를 고찰한다.
『희망과 헌법』을 통해 저자는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국민국가가 소멸하는 일은 없을지라도, 국민이나 민족과는 다른 공동체의 존재 방식을 모색하는 작업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일본국헌법에서 국민이나 민족 같은 인종주의를 넘기 위한 보편성의 단서를 발견했고, 이러한 보편성을 희구하는 것이야말로 새로운 ‘우리’를 발명하기 위한 용기를 잃지 않는 일이다. 용기를 잃지 않는 자만이 희망을 가질 수 있고, 그래서 희망은 투쟁하고 있는 우리의 본질적인 규정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76825490 | ||
---|---|---|---|
발행(출시)일자 | 2019년 07월 01일 | ||
쪽수 | 264쪽 | ||
크기 |
152 * 224
* 22
mm
/ 398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트랜스 소시올로지
|
||
원서(번역서)명/저자명 | 希望と憲法 日本國憲法の發話主體と應答/酒井直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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