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르틴의 예루살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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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총서 (12)
작가정보
저자(글) 알퐁스 드 라마르틴
부르고뉴 주 마콩의 명문 출신으로, 예수회 신학교에서 가톨릭 교육을 받고 1811년 이탈리아를 여행, 1814년 군대에 복무하고 1815년 제대하였다. 1816년에 연상의 유부녀 쥘리 샤를과 사랑에 빠졌으나, 그녀는 얼마 후 병사하였다. 사랑을 잃은 절망에서 써낸 『명상시집』(1820)은 프랑스에서 오랫동안 잊혀졌던 서정시를 다시 부활시켰다. 1820~1830년 사이 외교관으로 주 이탈리아 프랑스대사관에 근무하였으며, 영국 여인과 결혼하였다. 그동안 『새 명상시집』(1823), 『시와 종교의 조화』(1830) 등을 발표하였고, 1829년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이 되었다.
7월혁명(1830) 이후 정치에 관심을 가져 국민의회 의원에 선출되고(1833), 2월혁명(1848) 때는 임시정부 외무장관에 취임하였으나, 대통령 선거에서 루이 나폴레옹(훗날의 나폴레옹 3세)에게 패해 1851년 정계에서 은퇴하였다. 만년에는 막대한 빚에 몰려 많은 작품을 써냈으나 주목받을 만한 작품은 내지 못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시집 『천사의 추락』(1838), 『시적 명상』(1839), 소설 『라파엘』(1849), 『새로운 비밀』(1851), 역사서 『지롱드당의 역사』(1847) 등이 있다.
번역 최인경
인하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4대학(소르본 대학)에서 중세문학 연구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프랑스박물관연합(RMN) 한국 지부에서 근무하면서 각종 미술전시를 기획하였으며, 전시도록 및 아동미술도서의 출판을 기획하고 번역하였다. 현재는 프랑스어 및 프랑스문화와 관련하여 인하대학교에서 강의 중이다.
논문으로 「12세기 중세문학에서 명예라는 감정」, 「궁정풍 소설에서의 명예와 감정」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몽쁘띠 미술관』 시리즈, 『새싹미술관 화가 이야기』 시리즈, 『샤갈이 그린 라퐁텐 우화』 등이 있다.
목차
- 라마르틴의 예루살렘 여행지도
1832년 10월 28일
1832년 10월 29일
옮긴이 해제
알퐁스 드 라마르틴 연보
책 속으로
갑자기 오른쪽으로 저 멀리 확 트인 전망이 눈앞에 펼쳐졌다. 우리가 있는 유대 산맥의 마지막 봉우리와 아라비아 산맥 사이의 풍경을 모두 볼 수 있었다. 그곳은 벌써 아침의 뿌옇고 출렁이는 햇살로 넘쳐나고 있었다. 우리의 발 아래 크고 작은 회색빛 돌들이 부서진 채 굴러다니는 낮은 산등성 너머는, 눈이 부셔 잘 보이지 않아 마치 넓은 바다 같은 환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 조용한 바다 위로 떠오르는 태양이 뿜어내기 시작하는 빛과 어둠이 만들어 내는 짙은 그림자와 불투명한 은빛의 출렁임이 눈에 보이는 것 같은 환상이었다. 이 상상의 바다 끝으로 지평선에서 조금 왼쪽 방향으로 한 4킬로미터쯤 떨어져 보이는 곳에 수많은 사각의 종탑들과 이슬람 사원의 우뚝 솟은 미나레트(minaret, 이슬람 사원의 첨탑)와 낮은 언덕의 꼭대기를 빼곡히 메우고 있는 건물들의 노랗고 넓은 성벽 위로 태양이 반짝이고 있었다. 낮은 언덕에 가려져 다른 언덕의 기슭은 보이지 않았다. 미나레트의 꼭대기, 성벽의 총안(銃眼), 종탑 뒤에 피라미드 모양으로 서 있는 돔의 검고 푸른 꼭대기를 보자, 산허리를 따라 내려온 도시의 위쪽 부분만 볼 수 있었지만 어떤 도시인지 알 수 있었다. 예루살렘 말고는 다른 곳일 수 없었다. 예루살렘은 아직 멀리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다. 우리들 모두 환영이 깨져 버릴까 두려워 안내인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저 도시를 처음으로 훔쳐보는 즐거움을 조용히 만끽했다. 도시의 모든 것이 예루살렘이란 이름을 떠올리게 했다. 바로 그곳이었다. 광택 없는 짙은 누런색의 예루살렘은 창공의 푸른색과 올리브산(Mount of Olives, ‘감람산’)의 검은색을 배경으로 그 모습을 뚜렷이 드러냈다._13~14쪽
출판사 서평
1832년 10월,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시인 라마르틴이 예루살렘을 방문한다. 오랫동안 꿈꿔 온 근동여행이자, 병에 걸린 딸아이의 회복을 빌며 떠난 여행이었다. 그는 이 ‘평화의 도시’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최후의 나날에 느꼈을 인간적 고뇌와 인류를 위한 숭고한 사랑에 깊이 교감하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시편」의 서정시인 다윗의 아름다운 영혼과 순수한 신앙심을 떠올린다. 이슬람 모스크와 함께 기독교 성지를 소중히 지켜 주는 ‘관대한 무슬림들’에 대한 시선 또한 돋보이는 서정적 여행 에세이!!
평화의 도시, 예루살렘에서 영혼의 안식을 구한 서정시인
다윗과 예수, 마호메트를 기억하는 3천 년의 고도
1832년 10월, 프랑스의 낭만주의 시인 라마르틴이 예루살렘을 방문한다. 오랫동안 꿈꿔 온 근동여행이자, 병에 걸린 딸아이의 회복을 빌며 떠난 여행이었다. 다윗이 세운 이스라엘 민족의 수도, 예루살렘. 솔로몬의 성전이 세워졌으며,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매달렸다가 부활한 곳, 이슬람교의 창시자 마호메트가 승천했다고 알려진 예루살렘은 유대교?그리스도교?이슬람교에게 모두 성스러운 땅이다. 그러나 ‘평화의 도시’란 뜻을 지닌 예루살렘의 역사는 결코 평화롭지 못했다. 고대 이래로 수많은 이민족의 침입과 지배를 겪으며, 유대 민족과 이슬람 민족, 기독교 세력과 투르크 지배를 거치며 끝없는 파괴와 재건을 경험하면서 이 도시는 복합적인 종교의 흔적을 간직하게 되었다.
예루살렘을 방문한 라마르틴은 겟세마네 동산의 올리브 나무 아래에서 십자가 처형을 앞두고 예수 그리스도가 최후의 나날에 느꼈을 인간적 고뇌와 인류를 위한 숭고한 사랑에 깊이 교감하고, 시온산의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며 「시편」의 서정시인 다윗의 아름다운 영혼과 순수한 신앙심을 떠올린다. 당시 투르크 제국의 영토였던 예루살렘의 통치자(술탄)가 이슬람 모스크와 함께 기독교 성지를 소중히 지켜 주는 모습을 숨김없이 기록하는 등, ‘관대한 무슬림들’에 대한 보기 드문 관점이 엿보이는 진솔한 여행 에세이다.
라마르틴, 자연과 서정을 노래한 낭만주의 시인
알퐁스 드 라마르틴(Alphonse de Lamartine, 1790~1869)은 외교관, 정치가이자 시인으로서 격변의 19세기 프랑스 정치와 문단을 풍미한 인물이다. 당시 500년간 지소된 부르봉 왕정을 무너뜨리고 세워진 프랑스 공화정은 나폴레옹의 등장으로 인해 곧 무너지고 만다. 혁명 실패의 허탈감에 빠진 프랑스인들은 낭만주의 문학에서 위로를 구한다. 1820년 『명상시집』(Les Meditations poetiques)을 발표하며 등단한 라마르틴의 시는 어린 시절부터 가까이한 자연의 아름다움과 사랑의 감정 등 아름다운 것을 평이하면서도 음악적인 문체로 순수하고 진지한 감동을 자아내며 시대의 요구에 부응했다. 그러나 라마르틴의 인생은 평탄치 않았다. 젊은 날 사랑했던 연상의 여인은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고, 결혼 후 안정을 되찾는가 싶더니 아들과 누이 두 명을 연이어 저세상으로 떠나보낸다. 10여 년간의 외교관 생활을 접어 두고 정계에 입문했지만, 왕당파 집안 출신임에도 루이 18세의 왕정과 거리를 두고 사회 제반에 관심을 가진 탓에 금세 정계의 주변인이 된다. 그러던 와중에, 사랑하는 큰 딸마저 큰병에 걸리자 그는 잃어버렸던 신앙의 힘에 구원의 손을 내민다. 바로 성지 여행이다.
그렇게 해서 떠난 예루살렘 여행에서 라마르틴은 도시의 인상과 느낌을 종교적?교의적이거나 철학적인 이야기로 어렵게 포장하지 않는다. 그저 내면 깊숙한 곳에서 들려오는 도시와 사람, 자연과 종교에 대한 생각을 진솔하면서도 신비스런 경험으로 풀어놓을 뿐, 그의 눈에 비친 예루살렘의 모든 색과 그가 느끼는 감정들을 시적 언어로 섬세하게 묘사한다. 공기의 미세한 움직임, 깊은 물속, 하늘에서 쏟아지는 빛 등 그의 감각을 일깨운 창조적인 감각들이 ‘사막과 빙하’, ‘암벽과 눈사태’처럼 상반된 이미지의 결합을 통해 드러나며 시인의 선지자적 면모를 보여 주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76821195 | ||
---|---|---|---|
발행(출시)일자 | 2010년 08월 15일 | ||
쪽수 | 78쪽 | ||
크기 |
128 * 188
* 15
mm
/ 100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작가가 사랑한 도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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