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조망과 농구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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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화집의 표제작이기도 한 《철조망과 농구공》에서는 편을 나누어 3 대 3 농구를 하는 아이들이 등장합니다. 아파트 팀과 연립 팀으로 부를 뿐, 서로 이름도 연락처도 모른 채 일요일마다 아파트 단지 농구장에서 만나고 있지요. 그러나 아파트와 연립 동네를 가르는 담장 위로 철조망이 둘러진 뒤로, 연립 팀 아이들은 농구를 하러 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농구장 앞 철조망이 잘려 사라지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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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배봉기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을 공부했습니다. 소년중앙문학상과 계몽문학상에 동화, 국립극장 장막 공모에 희곡, 스포츠서울·영화진흥공사 공모에 시나리오, 《문학사상》 공모에 장편소설로 등단했습니다. 그동안 쓴 어린이책으로 동화 《너랑 놀고 싶어》《영어왕 가족》《새 동생》《난 이게 좋아》《나는 나》《실험 가족》《겨울 날》《무지개 색 초콜릿》 등이 있으며, 동극집으로 《말대꾸하면 안 돼요?》, 그림책으로 《날아라 막내야》《명희의 그림책》, 교양동화로 《흥미로운 국보 여행》《연암 박지원》이 있습니다. 현재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림/만화 강봉승
그린이 강봉승은 대학에서 서양화를 공부했습니다. 2002년 《마이 네임 이즈 민캐빈》으로 시작하여 《두근두근 첫사랑》《우리 바다 이야기》《잘난 척쟁이 경시 대회》《손을 들면 흥이요, 발을 들면 멋이라》《참지 말고 말해!》《천수만에 겨울 철새 보러 가요》 등의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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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둥실 떠오른 농구공이
철조망 위로 날아왔다.
어딘가 아플 때면 가장 먼저 자신의 상처를 정직하게 바라보고,
진실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상처와 병은 피할수록 더 깊어집니다.
보이지 않는 마음을 진단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자신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고, 용기를 내어 그 아픔을 드러내야 합니다.
어른들의 욕심이 불러온 일방적인 생각과 행동 때문에
상처받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그린 세 편의 중편동화입니다.
* “너희 집 전세니? 몇 평이니?”
뉴스에서 어린이들의 이런 대화가 기사화된 것을 보았습니다. 아이들끼리도 집이 전세인지 자가인지, 크기가 몇 평인지, 아파트인지 빌라인지를 따져가며 친구를 사귄다는 내용이었지요. 설마 하면서 고개를 젓고 싶지만, 가만 생각해 보면 그럴 수 있겠다 싶기도 합니다. 부모님을 비롯한 주변의 많은 어른들이 집값 이야기, 학교 이야기, 직장 이야기 등으로 하루해를 보내는데 아이들이라고 그런 현실을 모르지 않을 테니까요.
그러나 아직도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훨씬 순수하고 여립니다. 이런 특징이야말로 현실이 아무리 혼탁해도, 아이들에게서 희망을 읽어 낼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이런 마음의 씨앗을 잘 살리고 보듬어서 싱싱한 나무로 자라게 하는 것은 어른들의 의무입니다. 하지만 자신들만의 기준으로 ‘우리’와 ‘그들’을 가르고, 삶의 공간을 구분하고 차별 짓는 어른들의 태도는 아이들에게 상처를 줍니다. 배봉기의 창작동화집 《철조망과 농구공》은 이런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면서 이에 대해 느끼는 아이들의 섬세한 감정을 중편동화에 담았습니다.
* 아이들의 상처와 용기를 담담하게 그려낸 세 편의 작품
이 동화집의 표제작이기도 한 《철조망과 농구공》에서는 편을 나누어 3 대 3 농구를 하는 아이들이 등장합니다. 아파트 팀과 연립 팀으로 부를 뿐, 서로 이름도 연락처도 모른 채 일요일마다 아파트 단지 농구장에서 만나고 있지요. 그러나 아파트와 연립 동네를 가르는 담장 위로 철조망이 둘러진 뒤로, 연립 팀 아이들은 농구를 하러 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농구장 앞 철조망이 잘려 사라지고 마는데, 범인은 놀랍게도 연립 팀 아이들이었습니다. 아파트 팀 주장인 민수는 연립 팀 주장을 만나 다시 손을 내미는데….
《이상한 꿈나무》의 주인공은 5학년 3반의 삼총사인 경서, 미선, 윤지입니다. 셋은 봄부터 수목원에서 자신들의 꿈나무인 은목서를 가꾸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미선이는 은목서를 몹시 아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졸업생 오빠가 세계 테니스 주니어 선수권에서 우승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학교에서는 성대한 환영식을 치르고는, 수목원을 없애고 그 자리에 테니스 꿈나무를 육성하기 위한 테니스장을 만들기로 결정합니다. 세 친구도 이런 결정에 대한 생각이 서로 갈리면서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집니다. 은목서는, 그리고 세 친구의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황금아파트와 짜장면》의 주인공인 현호와 정우는 한시도 떨어지기 싫어하는 단짝입니다. 학교도 같이 다니고, 태권도장도 같이 다니지요. 현호는 아파트에 살고 있고, 정우네는 아파트 앞 상가에서 중국집을 합니다. 그런데 부동산 붐이 밀려오면서, 이곳 아파트 주민들도 기존의 이름인 대동을 골든힐로 바꾸게 됩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아파트 앞 상가의 중국집인 대동반점도 골든힐로 이름을 바꾸고 아파트와 같은 색으로 도색을 새로 하라고 압력을 넣습니다. 이런 부당한 요구에 정우 아빠가 반발하자, 아파트 주민들은 대동반점 불매운동에 나서면서 현호와 정우 사이마저 서먹서먹해지는데….
* 철조망 너머로 던져 올린 농구공
어른들이 아파트 담장 위로 쳐 놓은 철조망, 수목원을 밀어 내고 만드는 테니스장, 아파트 앞 상가에까지 가해지는 주민들의 압력. 어른들이 결정하는 이런 내용들은 얼핏 듣기에는 그럴듯한 명분을 갖고 있습니다. 연립 동네 사람들이 지름길로 가기 위해 아파트 담장을 넘어 다니는 것을 막기 위해 치는 철조망, 학교의 명예를 드높일 테니스 꿈나무를 키우기 위해 수목원 자리에 테니스장을 만드는 일, 주민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불매운동 등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명분에 담긴 것은 너무도 적나라한 이기심과 욕망들입니다. 오래전부터 있던 동네 한가운데에 터를 잡고 들어서서 연립 동네 사람들이 원래 다니던 지름길마저 막아 버리는 아파트 주민들이나, 집값을 올리기 위해 아파트 이름을 바꾸고 단지 앞 상가 사람들에게도 압력을 넣는 사람들. 하지만 아파트 주민들이 쳐 놓은 철조망은 이웃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배려마저 잃은 삭막한 정서를 보여줄 뿐이고, 새로 ‘골든힐’이라는 이름을 얻은 황금아파트는 우스꽝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들에게는 아파트라는 곳이 바둥바둥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다다른 중산층의 성처럼 여겨지는 모양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우정마저 인위적으로 갈라놓는 메마른 인정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습니다. 테니스 꿈나무를 육성한답시고 아이들이 정성껏 기르던 꿈나무를 사정없이 뽑아 버리는 학교의 결정도 비슷한 맥락에서 읽힙니다. 학교 명예를 높여줄 꿈나무를 위해 아이들의 마음속에 깃든 꿈나무를 지워 버리는 사람들은 도대체 ‘꿈’이라는 말의 본래 뜻을 알고 있기나 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집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우리에게 희망을 보여줍니다. 철조망 위로 농구공을 주고받는 민수와 진영, 부당한 압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시골로 떠나게 되는 정우를 묵묵히 배웅하는 현호, 뿌리 뽑힌 은목서 나무 옆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미선이 옆에서 등을 두드려 주며 눈물 짓는 경서는 이들이 자라서 만들게 될 세상은 반드시 지금보다 나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 철조망에 긁히고 높은 담장으로 갈리며 자라지만, 지금도 이런 마음을 간직하면서 성장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고마움에 가슴을 쓸어내리게 됩니다.
* 생생한 심리 묘사와 살아 있는 말투
남자 아이들이 주요 인물들로 등장하는 첫 번째 작품과 세 번째 작품은 삼인칭 인물시점으로 전개됩니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현실을 그려내면서도 주인공의 생각이나 감정을 생생하게 담아내기 위한 방법이겠지요. <철조망과 농구공>은 민수, 그리고 <황금아파트와 짜장면>은 현호의 시각과 생각을 중심으로 서술됩니다. 두 아이 모두 처음에는 어른들의 말과 행동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지만, 어른들의 독단이 친구들 마음에 상처를 준다는 사실을 조금씩 깨달으면서 변화해 갑니다. 무뚝뚝해 보이면서도 속 깊은 이들의 마음씀씀이가 참 듬직하고 고맙게 느껴집니다. 이와 달리 <이상한 꿈나무>는 일인칭시점으로 전개됩니다. ‘나’는 처음엔 중립적 인물로서 친구들의 서로 다른 행동에 쉽게 판단하고 개입하지 않지만, 결국에 뿌리 뽑힌 나무 옆에서 눈물 흘리는 미선에게 조용히 다가서게 됩니다. 감정적으로 들뜨지 않으면서도 독자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흡인력이 강한 작품들입니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말투도 생각할 거리를 많이 만들어 줍니다. 얼핏 듣기엔 비속어처럼 느껴지는 ‘짱’ 같은 말투나 ‘포스’ 같은 외래어도 제법 실립니다. (표준어와 비속어를 가르는 기준이 무엇인지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흔히 동화도 문학이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동화를 보는 우리의 시선이 교육의 울타리 안에 너무 갇혀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입니다. 이 작품집에서는 아이들의 현실을 바로 보여주고 생활 감각을 생생하게 드러내기 위해 이런 표현들을 그대로 살렸습니다.
기본정보
ISBN | 9788976504142 | ||
---|---|---|---|
발행(출시)일자 | 2013년 09월 30일 | ||
쪽수 | 152쪽 | ||
크기 |
153 * 215
* 20
mm
/ 386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산하어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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