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에서 걸어 나온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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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역사 속에서 걸어나오고역사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故 신영복
나카지마아쓰시의〈역사 속에서 걸어 나온 사람들〉은 다섯수레 출판사를 통해 1993년 7월 국내 처음 소개되었다. 일본 현대 문학의 백미로 손꼽히는 그의 작품집은 이철수 화백의 그림과 故신영복 교수의 감수가 더해져 국내 독자들에게도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다.
이 책은 2004년 첫 개정판 이후 두 번째 개정판이다.
서른세 살의 젊은 나이로 요절한 천재작가 나카지마아쓰시(中島敦)의중단편소설 모음집. 일본 군국주의에 절망하는 지식인의 고뇌를 중국 고전 인물에 빗대어 그린『산월기』『명인전』『제자』『이능』를 수록하고 있다. 작품 속 인물들은 절망의 심연으로부터 걸어 나와 사람들과의 관계속으로, 다시 사회와 역사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행동하는 인간상’을 보여준다. 중국 고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번뜩이는 지성으로 빚어낸 나카지마아쓰시의 작품은 일본에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대표작 〈산월기〉는 전후부터 지금까지 일본 교과서에 실리고 있다.
작가정보

나카지마아쓰시(中島敦)는 1909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그가 12살 때인 1920년에 한문 교사인 아버지를 따라 서울에 와서 용산국민학교(초등학교)와 경성중학교를 다녔다. 그 후 동경 제1고를 졸업하고 동경제국대학 문학부 국문학과에 입학해 1933년에 졸업했다. 요코하마 고등여학교의 교사를 거쳐 일본 식민지 팔라우남양청에서 서기로 교과서 편찬 작업을 했다. 1942년 귀국하여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했으나 지병인 기관지천식으로 33세로 요절했다. 짧은 생애에 20여 편의 작품을 남겼다. 〈산월기〉〈이능〉 등 중국 고전을 소재로 한 작품들과 〈빛과 바람과 꿈〉〈두남 선생〉〈카멜레온 일기〉 등이 있다.
역자 명진숙은 서울에서 나오 동덕여자대학교 일문학과를 졸업했다. 일본 동경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일본 실천여자대학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일본 근세문학 전공으로, 지금은 동덕여대와 중앙대, 동국대 일분과 강사이다.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군 제대 후 화가의 길을 선택하고 홀로 그림을 공부했다. 1981년 서울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 1989년 독일과 스위스의 주요 도시에서 개인전을 진행했다. 탁월한 민중판화가로 평가를 받던 이철수는 1990년대 들어, 사람살이 속에 깃든 선(禪)과 불교에 관심을 쏟아 심오한 영적 세계와 예술혼이 어우러진 절묘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은 책에는 판화산문집〈소리하나〉〈배꽃 하얗게 지던 밤에〉와 판화 달력 여럿이 있다.

감수자 신영복은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경제학과 및 같은 대학교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숙명여자대학교, 육군사관학교 경제학 교관으로 복무하던 중 1968년 7월 통혁당사건으로 20년 20일을 복역했다. 1988년 8월 14일 가석방되어 현재 성공회신학대학에서 경제학 및 한국사상사를 강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담론〉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사람아 아, 사람아!〉〈루쉰전〉〈외국무역과 국민경제〉 등이 있다.
목차
- 추천의 글 5
산월기29
명인전 49
제자 67
이능 137
역자 후기 249
책 속으로
“이제까지는 줄곧 내가 왜 호랑이가 되었을까 이상하게만 생각했는데, 얼마 전에 문득 정신이 들고 보니 나는 왜 이전에 인간이었을까 생각하고 있질 않겠나. 참으로 무서운 일일세. 이제 조금 더 지나면 내 안에 있는 인간의 마음은 짐승으로서의 습관 속에 파묻혀 사라져 버릴 걸세. 옛 궁궐의 초석이 차츰 모래흙 속에 묻혀 버리듯이 말일세. 그렇게 되면 결국 나는 자신의 과거를 모두 잊고 한 마리의 호랑이로서 미쳐 돌아다니며 오늘처럼 길에서 자네를 만나도 몰라보고, 자네를 잡아먹고도 아무런 죄의식조차 갖지 못할 걸세.”
호랑이가 된 불우한 시인 이징의 이야기 〈산월기〉中p.39
“나는 이미 나와 남의 구별, 옳은 것과 그른 것에 대한 구별이 없어졌다. 눈은 귀와 같고 귀는 코와 같고 코는 입과 같아졌다”
활을 잊은 활의 명인 기창의 이야기 〈명인전〉中p.64
“속세를 떠나는 것은 본디 즐거운 일입니다만 사람이 사람인 까닭은 다 즐기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지요. 구구한 일신을 청결히 하고자 하여 대륜(大倫)을 거스르는 것은 인간의 도가 아니지요. 저희도 지금 세상에 도가 행해지지 않으리란 것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습니다. 요즘 세상에 도를 논하는 것이 위험한 일이란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도가 없는 세상이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도 도를 외칠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닐까요?”
공자의 외골수 제자 자로의 이야기 〈제자〉中p.114
“그는 늘 인간에게는 각각 어울리는 사건밖에 일어나지 않는다는 일종의 확신 같은 것을 갖고 있었다. 이것은 오랫동안 사실을 취급하면서 자연히 길러진 생각이었다. 같은 역경이라 해도 비분강개하는 사대부에게는 격렬하면서도 가혹한 고통이, 연약한 무리에게는 완만하면서도 질척하고 추한 고통이 될 거라고 말이다. 설령 그것이 처음에는 언뜻 어울리지 않는 듯해도, 적어도 그 후의 대처 방법에 의해 운명이 그 인간에게 어울리게 된다고 말이다.”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비운의 명장 〈이능〉中 p.137
기본정보
ISBN | 9788974784416 |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6월 15일 | ||
쪽수 | 257쪽 | ||
크기 |
148 * 227
mm
|
||
총권수 | 1권 | ||
원서(번역서)명/저자명 | 李陵/中島敦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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