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인의 생각과 힘
위대한 그리스인은 위대한 그리스를, 위대한 그리스는 위대한 그리스인을 만들었다!
해밀턴은 기원전 5세기 그리스 작가들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당시의 사상, 정치적 상황, 사회적 분위기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헤로도토스, 투키디데스, 크세노폰 등의 작품을 통해 당시 그리스인들과 사회의 정신과 힘이 인류의 역사 속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와 역할에 대한 심도 있는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이 책에는 해밀턴의 고전문학, 성서, 영문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이를 바탕으로 하여 고대 그리스 문학과 근현대 영문학, 그리고 그 안에 녹아 있는 시대정신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만나볼 수 있다. 문화적이면서도 비평적인 중요성을 모두 지닌 이 작품을 통해 고대 그리스가 생생하게 구현된다.
이 책의 시리즈 (2)
작가정보
(Edith Hamilton)
고대세계의 문화를 다룬 작품으로 현대 미국 문학계에서 탁월한 명성을 얻었다. 그녀는 볼티모어에 있는 브린 모어 여학교의 교장으로 25년간 봉직했고, 63세가 되던 1930년에 ?고대 그리스인의 생각과 힘?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책을 발표하자마자 그녀는 뜨겁고 폭넓은 호응을 받았다. 1950년에 국가 공로상을 수상했으며, 예일 대학교, 로체스터 대학교, 펜실베이니아 대학교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학술원의 회원이 되었다. 해밀턴은 1957년에 아테네의 명예시민이 되었고, 그리스 국왕으로부터 황금십자 훈장을 받았다.
번역 이지은
(李芝恩)
이화여자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했으며, 동대학원에서 서양사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고대 로마사 전공으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화여자대학교와 공주대학교에 출강했다.
목차
- 머리말 | 9
1. 동(東)과 서(西) _13
2. 이성과 정신 _27
3. 예술에서 동서양의 방식 _51
4. 그리스의 글쓰기 방식 _67
5. 핀다로스:그리스의 마지막 귀족 _84
6. 플라톤의 눈에 비친 아테네인들 _103
7. 아리스토파네스와 고희극(古喜劇) _126
8. 헤로도토스:최초의 관광객 _160
9. 투키디데스:이미 있었던 것이 훗날에 다시 있을 것이다 _186
10. 크세노폰:평범한 아테네의 신사 _208
11. 비극의 개념 _231
12. 아이스킬로스:최초의 극작가 _242
13. 소포클레스:그리스인의 전형 _264
14. 에우리피데스:근대적 이성 _279
15. 그리스인의 종교 _293
16. 그리스인의 방식 _313
17. 근대세계의 방식 _345
역자 후기 | 353
인명 색인 | 357
출판사 서평
이디스 해밀턴이 로버트 케네디를 구했다
로버트 케네디는……1964년 이디스 해밀턴의 ?그리스인의 삶[고대 그리스인의 생각과 힘](The Greek Way)?을 읽었다. 재클린 케네디가 건네준 책이었다. 로버트는 아테네의 위대한 인물들에 관한 이 에세이에서 [형 J. F. 케네디의] 비극을 이겨낼 세계관을 발견했다……해밀턴의 책은 로버트의 삶을 바꿔놓았다. 그는 낡고 밑줄이 쳐진 이 책을 가지고 다녔으며 주머니에서 꺼내 큰 소리로 읽곤 했다……해밀턴은 그리스 희곡을 특징짓는 숙명과 찬양의 이상한 조합을 묘사하는 데 최고였다. 선은 악에서, 미덕은 고난에서, 지혜는 고통에서 태어난다는 확신에 바탕을 둔 것이었다……로버트는 형의 죽음을 이겨내면서 고대 그리스인들에게서 죽음을 직시하고 용기를 얻어내는 교훈을 발견했다. 이……교훈은 과거로 돌아가 결코 변하지 않는 문제들을 공부하고 그 유산을 가져오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미국] 건국의 지도자들은 고전에 흠뻑 빠져들었고, 케네디는 위기 속에서 고전을 발견했다. 오늘날 학생들이 우연찮게라도 고전을 접한다면 행운이라 하겠다.
-데이비드 브룩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의 에세이(2006. 11. 28. ?동아일보?)에서
위대한 그리스인은 위대한 그리스를 만들었고,
위대한 그리스는 위대한 그리스인을 만들었다
여러 판(版)으로 거듭 출판되며 오랫동안 독자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아온 이디스 해밀턴의 베스트셀러 ?고대 그리스인의 생각과 힘?은 기원전 5세기 그리스의 정신과 업적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교장직에서 은퇴한 뒤 1930년대에 작가로서 첫발을 내딛자마자 해밀턴은 고대 그리스 세계를 20세기 독자들에게 소개하면서 그 세계에 생명을 불어넣는 남다른 능력을 보여주었다. ?뉴욕 타임스?는 ?고대 그리스인의 생각과 힘?을 “문화적 그리고 비평적인 중요성을 모두 지닌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내용 소개
해밀턴은 기원전 5세기 그리스 작가들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당시의 사상, 정치적 상황, 사회적 분위기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면서, 그 당시 그리스인들과 사회의 정신과 힘이 인류의 역사 속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와 역할에 대한 심도 있는 해석을 제시한다. 예를 들면, 해밀턴은 헤로도토스, 투키디데스, 크세노폰의 작품을 통해서 페르시아 전쟁과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겪은 아테네, 더 나아가 그리스 사회가 어떠한 사회적인 변화를 겪게 되었고, 그러한 외적 변화가 그리스인들의 이성과 정신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를 읽어내려고 시도한다. 이러한 정치적, 사회적 변화가 일으킨 사상과 정신의 변화를 세 명의 비극시인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의 작품을 해석하는 데도 적용시켜서 세 비극작가들에 대한 매우 흥미 있는 평가와 비교를 제공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비교분석을 통해서 해밀턴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그리스 문명과 현대 문명의 차이점, 그리고 현대인들이 고대 그리스인들로부터 배워야 할 점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두드러지는 특징은 작품 곳곳에 녹아들어 있는 해밀턴의 고전문학, 성서, 영문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이를 바탕으로 하여 고대 그리스 문학과 근현대 영문학, 그리고 그 안에 녹아 있는 시대정신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이다. 특히 아리스토파네스의 고희극(古喜劇)과 우리에게 길버트와 설리반의 오페라로 잘 알려진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극작가 윌리엄 길버트의 희가극(喜歌劇)을 비교한 제7장과, 아이스킬로스와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비교한 제12장에서 그러한 면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들 작품의 비교문학적인 면 때문에 해밀턴이 폭넓은 독자층을 매료시키는 것일지도 모른다. 또한 해밀턴은, “너무 지나치지 않게”라는 그리스 예술의 금언은, 명료하지 않고 뒤얽혀 있는 남아도는 부분을 모두 털어버리고 표현하고 싶은 것을 분명하고 간결하며 꾸밈없이 보는 사람들의 것이라고 하면서, 그리스 비극작품에서 3부극이라는 통합된 전체를 만들어낸 것도, 이성과 정신의 가장 뛰어난 창조물인 그리스 신전을 구상해낸 것도 이러한 그리스적인 발상에서 발현되었다고 주장한다.
“점차 고조되는 인간을 위한 기쁨의 시간은 덧없고, 모진 운명에 흔들려 땅에 떨어진 꽃송이도 덧없다. 일시적인 것들! 우리는 무엇이고 우리는 무엇이 아닌가. 인간은 꿈의 그림자이다.”-핀다로스
기본정보
ISBN | 9788972914419 |
---|---|
발행(출시)일자 | 2009년 03월 02일 |
쪽수 | 359쪽 |
크기 |
148 * 210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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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전범을 보여주는 책” 고대 그리스인의 생각과 힘』의 저자는 이디스 해밀턴이라는 사람으로, 그녀는 현대 미국 문학계에서 탁월한 명성을 가지고 있는 저자이다. 1930년 『“인문학의 전범을 보여주는 책” 고대 그리스인의 생각과 힘』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책을 발표하자마자 뜨거운 호평을 받았는데, 1950년에는 국가 공로상을 수상했으며, 예일 대학교, 로체스터 대학교, 펜실베이니아 대학교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학술원의 회원이 되었다. 1957년 아테네의 명예시민이 되었고, 그리스 국왕으로부터 황금십자훈장을 받았다. 해밀턴은 고대 그리스 세계를 20세기 독자들에게 소개하면서 그 세계에 생명을 불어넣는 남다른 능력을 보여주었다. 「뉴욕타임스」는 『“인문학의 전범을 보여주는 책” 고대 그리스인의 생각과 힘』라는 책을 “문화적 그리고 비평적인 중요성을 모두 지닌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역자인 이지은 씨는 초보번역가로 책에서도, 인터넷 웹페이지에서도 많은 정보가 나와 있지는 않았다.
『“인문학의 전범을 보여주는 책” 고대 그리스인의 생각과 힘』이라는 책은 제목그대로 인문학의 전범을 보여주는 책이다. 고대 그리스사회에서 사회의 정신과 폴리스의 구성원들의 생각들은 고대 그리스라는 나라를 이끄는 기틀이었고, 더 나아가 역사적인 전쟁으로의 후유증 속에서도 다시금 그리스를 극복할 수 있는 기반이었다. 책에서는 인문학을 기반으로 고대 그리스를 설명하고 있다. 이성과 정신을 이야기하는 부분도 있고, 모두가 인정하는 역사적 인물들에 대해서도 인문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인문학적으로 설명한다는 것은 그들이 남긴 기록이나 생각을 적은 문서들에 대해서 이성적으로 평가하며 또한 비판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리스의 마지막 귀족인 핀다로스, 플라톤, 아리스토파네스, 헤로도토스, 투키디데스, 크세노폰, 아이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 등 9명의 인물들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그리스인의 자유로운 사상, 상황을 정확하게 보는 냉철함,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는 감수성을 강조하며 비극이라는 장르를 소개한다. 비극으로 얻는 기쁨이라는 모순적인 상황을 저자는 숭고한 기쁨으로 표현한다. 앞서서 말한 그리스인의 자유로운 사상들을 기반으로 그리스인들의 종교와 방식들에 대해서 설명한다. 여기서 그리스인들의 방식들이란 영어로, character로 표현하며, 성격, 기질의 인상, 그리스인들이 생각하는 사유 방식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character들을 바탕으로 그리스인들은 거의 모든 부분에서 이를 적용시켰다.
이 책은 오로지 그리스인의 생각들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오로지 그리스인의 생각들만을 다루고 있다는 표현이 그리스인이 생각하는 그 자체를 다루고 있다는 말이 아니다. 그리스인 그들 속에 잠재된, 자신들의 사유가 어찌 생겨났는지도 모를 그들의 생각 방식들이 후대에 들어 철학적, 예술적으로인 형태로써의 회기를 시도했고, 생각 자체를 평가하고 꿈꾸는 자들도 많아진다는 점에서, 오로지 그리스인들의 생각을 다루고 있다는 말은 역사적으로 격정적으로 변해온 세상에서, 모든 이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위대한 흐름 속의 근원을 찾아가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비극의 개념’이라는 챕터가 있다. 그 곳에서는 비극을 설명하는데, 비극의 시대는 오로지 페리클레스시기의 아테네와 엘리자베스 1세 시대의 영국이라는 데에 인상 깊다. 역사적으로 마라톤전쟁과 살라미스 해전에서 승리한 자들과 스페인의 무력함대가 처참히 부서지는 광경을 즐겁게 바라보던 자들의 세계에서 ‘비극’이 탄생한다는 것은 매우 흥미롭기 때문이다. 특히나, 비극의 유명한 4대 극작가 중 셰익스피어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이 그리스인인 점은 ‘비극’이라는 장르에 그리스의 인의 생각이 잘 반영됐고 평가할 수 있다. 비극이란 장르를 해석하는 데에 있어서, 비극의 기쁨은 어디서부터 오는가의 의문은 책 중 “고통과 죽음에 처한 위대한 영혼은 고통과 죽음을 변화시킨다.”라는 말로 이해된다. 평범한 사람의 죽음은 우리들이 그저 피하게 되고 무섭게 느껴지는 반면, 비극적인 영웅의 죽음은 우리의 가슴을 마구 뛰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도 바로 여기에 있다. “만약 그리스인이 우리를 위해서 아무런 비극작품도 남기지 않았다면, 그리스인의 능력이 이룬 최고의 절정을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저자가 말하듯이, 그리스인들은 인간이 수 없이 반복해온 살생의 현장에서 도피하지 않고 그것을 승화시켜 모순적이게도, 살생이란 무기로 상처 입은 자들 뿐 아니라 상처를 낸 자 까지도 치유시킨다. 인상 깊은 부분은 바로 여기에 있다. 영웅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현대에 들어서도 비극은 여전히 현대인들을 자극하고, 감동시킨다. 인간의 내면 깊숙이 들어가, 동정심과 경이로움, 두려움으로 사람들을 눈물 흘리게 만드는 대단히 어려운 작업을 고대 그리스인들은 사유하고, 만들었다.
그리스인들은 모든 면에서 균형을 추구했다. ‘그리스의 방식’이라는 챕터에서는 그리스인들의 생각이 모든 사회에 적용됨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예로 건축을 설명하는데, “그리스 시대 이래로 가장 뛰어난 건축물인 중세시대의 성당들은 장소를 고려하지 않고 편리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무계획적으로 세워진 것처럼 보인다. 건물의 위치는 건축가들의 설계도에 포함되지 않았다.” 우리사회에서도 흔히 그렇지 않을까? 학생들이 공부하는 곳인 학교주변에 성접대 업소가 즐비하고, 술집 바로 옆에 초등학교가 있다. 어느 누가 보더라도 눈살을 짓게 만들지만, 변화된 상황이란 없다. 그리스 인들은 건축을 할 때, “ 단순히 자신이 짓고 있는 건물로서, 그 자체로만, 그리고 그것만을 위해서 생각하지 않았다. 건축가는 언덕과 바다와 하늘의 아치 모양과 연관해서 신전을 고안했다.” 내가 살고 있는 지금의 현실과 비교해보면 굉장히 부럽다. 있으면 안 되는 구조물, 혹은 있어서 불편한 구조물이 널려있는 현대와 다르게 고대그리스 당시 대중적 교통수단이라면 오로지 걷는 것 밖에 없던 시대에 거리에 따라서 짓는 건물이 아니라 자연환경, 주변과의 조화를 생각한다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이성과 정신’이라는 챕터에서도 흥미로운 점이 있다. “그리스인은 가장 암울한 순간에도 결코 삶에 대한 취미를 잃지 않는다. 삶은 늘 놀랍고 신기하며 기쁨을 주고, 세상은 아름다운 곳이며, 그리스인들은 그 속에서 살아 있음을 기뻐한다.”라는 구절이 있다. 현실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는 매우 신기한 이야기일 것이다. 가장 암울한 순간, 자신의 생가가 걸린 순간, 인간의 욕망이 이성을 사로잡는 그 순간에서까지도, 삶에 대한 취미를 잃지 않았다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나로서는 거짓말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그리스의 건국과정에서부터 나타나듯이, 혹독한 환경 속에서 폴리스라는 작은형태의 국가를 만든 점, 그리고 오히려 부흥기임에도 이러한 정신은 쇠약해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서 후대에 남는 명작, 기록들을 배출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아마 고대 그리스인들은 현대에서 대두되는 우울증이란 질병도, 그로 인해 야기되는 자살이란 사건들이 계속적으로, 또한 매우 빈번하게 일어나는 형국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책의 저자인 이디스 해밀턴은 그리스인의 생각을 보여주는 예시로써 당시 고대 그리스시대의 문학들을 인용한다. 앞서서 말한 그리스인들의 생각들을 기록한 문서와 역사기록에 대한 비평, 시, 비극 등의 작품등 그리스인의 생각들이 대입된 많은 예시들로 작가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그리스의 문학작품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계점을 느낀다. 저자는 이 밖에 다른 문학 즉, 현대 혹은 중세, 다른 지역의 문학을 인용한다. 이는 그리스인의 생각을 주장하는 데 명백히 잘못된 것이다. 작가가 인용한 그리스시대외의 작품들이 그리스문학보다 질이 떨어지므로 그리스인들의 생각을 충분히 대변하지 못한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리스인의 생각을 대변하려면 오로지 그리스인들이 생각을 적은 책이어야만 한다. ‘비극의 개념’에 대해서 설명하는 주장에 ‘멕베스’와 ‘리어왕’, ‘햄릿’의 예문이 나오는 경우는 비록 저자가 비극에 대한 부연설명의 부분이라 할지라도, 부적절했다. 충분히 그리스의 비극으로도 설명 가능했던 부분이었다. 또한 이러한 잘못된 인용을 역자는 근현대 영문학의 지식획득에 도움이 되었다고 설명하지만, 이 역시 이해가 되질 않는다. 영문학과 그리스인의 생각에 전혀 연관 고리가 없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문학과 근현대 영문학, 다른 두 시기에서의 작품으로 동일한 시대정신을 발견하려는 작가의 의도는 충분히 흥미롭고 읽기에도 그다지 지루하지는 않았었지만, 예문을 사용함에 있어서, 특히나 영어를 번역하여 읽는 다른 나라 독자들이 보기에 스스로가 시대정신을 찾아 공감하기보다는 저자의 설명 후에야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여 읽지 말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꼭 읽어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 뿐 아니라 인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읽어보면 자신의 꿈꾸고, 열망하는 인문학의 세계가 이 책에 있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고대 그리스인이 생각하는 방식과 그것을 현실에 반영하는 실천력들은 현대인이 보기에 부러움을 자아낸다. 사소한 것까지도 자신이 생각하는 이성과 양립한다면 다시 생각해보는 그리스인들의 지혜에서 책을 읽는 독자들은 자신의 주관과 그에 맞는 합리성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고, 또한 비록, 거시적이겠지만 앞으로 사회가 어떻게 발전해야 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책 『“인문학의 전범을 보여주는 책” 고대 그리스인의 생각과 힘』은 말 그대로 인문학적 관점에서 그리스인들의 생각들을 보여주는 책이다. 철학적인 부분도 있고, 또한 전쟁기록처럼 흥미로운 내용들도 있다. 책을 읽다가, 잠시 책을 내려놓고 그리스인들의 생각들에 대해서 감탄한 기억이 있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면 자연스럽게 느끼듯이, 자신이 생각지도 못한, 혹은 자신의 생각의 틀을 깨버리는 내용들을 들으면 굉장한 흥분감을 느낀다. 자신이 ‘그런 생각을 왜 하지 못했을까’ 라는 후회보다 ‘이러한 생각들도 하는 구나’라는 느낌을 책을 읽으면서 수차례 받았다. 이러한 점들은 그대로, 우리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 생각하는 방식(character)에 반영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그리스인이 삶을 인식하는 태도를 통해 현 시대에 들어 많은 관심을 받는 우울증과 그로인한 여러 가지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끊임없이 사건, 혹은 세상에 대해 사유하는 것은 물론 매우 큰 즐거움이겠지만, 바쁜 삶은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그러한 사유는 남들보다 생산적 능력, 인적자원의 측면에서 뒤처지게 만들 수 있다. 현대는 물질적인 세상이었고, 그 정도는 과거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기 때문이다. 현대에선 그러한 일을 따로 하는 직업일 뿐, 모든 이들이 그러한 사유를 즐기는 것이 아니다. 비록 그리스시대에서도 사유의 즐거움은 모두가 즐기지는 못했겠지만, 고도의 사유가 아닌 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했고, 생활 방식과 삶을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레 그것들을 현실에 적용시켰다. 현대인들은 이것을 읽고 느낄 필요가 있다.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그리스인들의 국민의식을 보고 느끼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를 보면서, 현대의 문제점들을 보완시킬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이 책을 읽고 나서 느낄 수 있는 범위를 더욱 확장 시킬 수 있을 것이다.
Classic 84: 『고대 그리스인의 생각과 힘』, 이디스 해밀턴 지음, 이지은 옮김, 까치(2009), 359쪽서평 전문보기: http://pinepark.blog.me/601976556291930년 출간된 이 책 <고대 그리스인의 생각과 힘(The Greek Way)>은 고대 그리스의 역사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을 통해 고대 그리스인들이 성취한 그리스 문명의 위대성을 잘 드러내준 역작이다.이디스 해밀턴은 이 책을 통해 19세기말과 20세기 초의 민족주의와 산업자본주의가 몰고 온 급격한 사회변동의 와중에서 근대정신의 원형을 지난 역사 속에서 찾으려 했다. 이성과 진리를 추구하며 인류 문명의 원류를 만든 고대 그리스인들의 사상과 문화를 반추함으로써 서양의 근대정신의 원형을 재조명한 것이다.이디스 해밀턴은 “그리스인들이 첫발을 내디딘 사상과 아름다움의 모든 영역이 최고의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어느 조각품도 그리스 조각품에 견줄 만한 것이 없고, 어느 건축물도 그리스 건출물보다 더 아름답지 못하며, 어느 문학작품도 그리스 문학작품보다 더 우수한 것이 없다”고 단언한다.그리스인들은 다른 어떤 민족보다 유달리 이성과 정신을 중시했다.인간 이성의 존중은 이성의 지배를 위한 법률의 존중으로 이어졌고, 개개인의 자유를 소중하게 여기는 유전자를 만들어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군주와 권력에 굴종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겼다. 이런 정신은 민주주의의 창안으로 자연스럽게 구현되었다.그리스 문명의 밑바닥에 흐르는 힘은 인간 존중, 자유정신의 숭상이다. 그들은 최초의 지식인이자 이성인이었다. ‘탁월함’을 추구하는 것은 그들의 지배적인 이상이었다. 이는 고대 그리스인들의 시대정신이자, 현대 인류의 공동의 유산이기도 하다. 현대인들은 고대 그리스인에게 진 빚이 너무나 크다.그리스인이 비극을 창안해 낼 수 있었던 것도 때로 신과의 대결도 불사할 만큼 어떠한 고통과 끔찍한 재난도 이겨내려는 인간의 집념과 의지를 아름답게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이런 차원에서 볼 때 그리스인들이야말로 진정한 인본주의자들이다. 신본주의에 대한 회의가 팽배한 현대에 그리스 문명의 정신을 부활시켜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