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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놓치고 기차에서 내리다

이화열 에세이
이화열 저자(글) · 폴 뮤즈 사진
현대문학 · 2013년 10월 14일
6.3
10점 중 6.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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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파리 일상의 풍경이 고즈넉이 나에게 말을 거는 매혹적인 순간
앙리지누 가의 풍경 속에 살아 숨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화열 에세이『배를 놓치고, 기차에서 내리다』. ≪현대문학≫에 연재된 바 있는 이화열의 에세이를 모아 엮은 책으로, 앙리지누 가의 풍경 속에 사람들을 빛나는 감성으로 담아냈다. 파리 정착 19년에 이르는 저자는 소박한 휴머니즘이 물씬 풍기는 오래된 작은 거리 앙리지누 가의 소소한 일상을 통해 죽음과 삶의 깊이를 함께 살핀다. 이화열의 이야기와 폴 뮤즈의 감성적인 사진이 만나 평범해 보이는 삶의 정경이 한층 크고 깊은 울림을 자아낸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화열

저자 이화열은 1964년 서울 출생. 성균관대 의상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대학원 산업디자인학과 재학 중 정치광고회사에서 아트디렉터로 일한 바 있다. 미국 럿거스대학, 파리 타이포그래피 국립 아틀리에 등에서 수학했다. 박사준비과정 중 파리지앵인 현재의 남편을 만나 파리에 정착했다. 프랑스 그래픽디자이너들과 함께 디자인실을 운영했으며, 현재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에세이집으로 「마망 너무 사양해」 「그 남자 그 여자의 파리」가 있다.

사진 폴 뮤즈 Paul Muse는 1960년 영국 요크셔 출생. 11세에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결정적 순간』을 만난 것을 계기로 사진에 매료되었다. 영미문학을 전공한 후 수단과 포르투갈에 체류했다가 1990년부터 파리에 정착했다. 현재 번역가, 사진작가로 활동 중이다.

목차

  • Part 1 에둘러 갈 수 있는 길, 왜 가로지르려는 걸까?

    1 별을 보는 노인
    2 동네 이발사
    3 앙리지누 가의 아침
    4 문틈 사이로 보이는 풍경
    5 카르디날 르무안 가
    6 친구의 가방
    7 외출
    8 마레 거리의 댄스 스타
    9 웃음
    10 메트로에서 풍기는 사과 냄새
    11 생미셸의 하녀방
    12 그녀의 향기
    13 블루디스크, 길모퉁이 카페
    14 완행열차

    Part 2 진짜 이야기, 그것은 타인의 이야기

    1 내가 예순넷이 되었을 때
    2 불면증
    3 서양장기Jeux d'?chec
    4 크리스마스 환상
    5 가위각시님
    6 신발
    7 시어머니의 화병
    8 영원I’infini
    9 남겨진 말
    10 엘리스를 위하여
    11 발자크의 거리
    12 아메리카노
    13 소음 단상
    14 도둑맞는 꿈

    Part 3 ‘존재하다’는 동사 없이 ‘떠나다’는 동사도 없다

    1 마르티니크의 수탉
    2 로제와인Le vin rose
    3 미디의 거짓말쟁이
    4 부르고뉴에서
    5 차가운 여름
    6 풍경을 닮은 여인
    7 세벤느에서 만난 소녀
    8 하일랜드에 사는 고양이
    9 런던
    10 봄의 풍경
    11 부다페스트
    12 사과파이

    에필로그

책 속으로

센 강변과 맞닿는 곳에서 시작해서 팡테옹 신전 뒤의 무프타흐 거리와 만나는 카르디날 르무안 가. 생제르맹 가와 교차하는 길모퉁이 우체국 앞 홈리스는 여느 아침처럼 호주머니에 양손을 찔러넣고 낮은 벽에 걸터앉아 행인과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다. 아침마다 홈리스 앞에는 같이 노닥거리는 사람이 있고, 내 기억이 틀리지 않는다면 그들은 매일 아침 같은 얼굴이 아니다. 아이 눈에도 신기한 광경이다.
“부자 동네 사람들은 동냥하면서 우정도 사는 모양이야.”
정말이지 그들은 친근해 보인다. 홈리스는 불룩한 배를 내밀고 앉아 고상한 차림의 중년 여인의 이야기를 듣다가 대꾸한다.
“그래도 집에 있는 남자 하나가, 길거리에 있는 남자 둘보다 나은 법이지.”
그 말을 듣고 여인이 웃는다.
“이젠 정말 가봐야겠네.”
시계를 들여다보며 게으름을 책망하듯 말하지만 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눈치다. 그녀는 지갑을 열고 지폐를 한 장 꺼낸다. 건네고 받는 그들의 손놀림은 어찌나 익숙한지, 마치 줄 것과 받을 것을 정확히 아는 사이 같다.
내가 짐작할 수 있는 건, 이 홈리스에게 동냥을 하는 순간, 그가 던지는 대화의 주술에서 빠져나갈 재간이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pp. 35~36, 「카르디날 르무안 가」

바닷가 자그마한 촌락의 원주민 아이들에게는 본토에서 온 바캉스객이 호기심 어린 구경거리였고, 시간에 맞춰 간식을 먹고 낮잠을 자며 보호자 없이는 절대 거리에 혼자 나가본 적이 없는 메트로폴리탄 아이들에게는 웃통을 벗고 골목길을 쏘다니는 원주민 아이들의 모습이 한 번도 꿈꿔본 적 없는 자유로움이었을 것이다.
첫날 밤, 긴 여행과 시차 때문에 쓰러져 잠이 든 나를 깨운 것은 느닷없는 수탉의 울음소리였다. 화들짝 놀라 시계를 보니 새벽 두 시였다. 수탉은 담장 바로 옆에서 목청을 높여 울기 시작했는데, 집의 모든 벽 위에 뚫린 통풍창으로 바람 대신 타고 들어오는 수탉의 울음소리는 그야말로 저택을 뒤흔드는 것 같았다. 남편은 무거운 몸을 일으켜 바깥으로 나갔다. 잠시 후 수탉을 향해 외마디 짧은 욕과 함께 돌멩이 던지는 소리가 들렸다. 수탉은 조금 멀리 도망치는 것 같더니만, 금세 목을 가다듬고 ‘꼬끼오’ 하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지금은 한밤중이잖아. 수탉은 새벽에 우는 거 아니야?”
“문제는 수탉이 그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는 데 있어.”
수탉은 밤새도록 기절할 듯 잠 속으로 떨어지는 나를 흔들어 깨웠고 그다음 날도, 또 그다음 날도 정확히 새벽 두 시만 되면 울어대기 시작했다.
나흘째 되는 날, 난 퀭한 눈으로 남편에게 말했다.
“이곳을 뜨든지, 수탉을 잡든지 선택을 하라고.”
남편은 이미 렌트 비용을 선불로 지불했기 때문에 환불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하면서 J에게 이야기는 해보겠다고 말했다. 나는 J가 마치 인디언 족장이라도 되는 것처럼 해결책을 찾아줄 수 있을 거라고 무조건 믿고 싶었다. 2층으로 올라갔던 남편은 잠시 후 사냥 공기총을 들고 비장한 표정으로 내려왔다. J는 코빼기도 내밀지 않고 공기총을 들려 주면서 수탉을 잡을 수 있는 허가권을 준 것이었다.
공기총을 든 남편의 모습은 서글플 정도로 어설펐다. 그렇게 수탉사냥이 시작되었다. 놈을 잡으러 나갔을 때, 어떻게 알았는지 동네 꼬마들이 꼬물꼬물 모여들었다.
녀석들은 남편 뒤를 따랐고, 나도 초조한 마음으로 골목을 기웃거렸다. 별장에서 조금 떨어진 좁은 골목에서 산책하는 놈을 제일 먼저 알아본 사람은 남편이었다. 순식간에 남편은 공기총 네 발을 쐈지만, 마지막 한 발만이 놈의 꽁지를 살짝 스쳤을 뿐이었다. 놈은 자기도 조류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환기시키듯 푸드덕 날더니 아주 빠른 속도로 내빼고 말았다.
난 수탉을 놓친 남편이 무능하고 미웠다. 사냥은커녕 벌레 한 마리도 죽이지 못하는 남편에게 그놈은 어차피 상대가 되지 않는 강적이었다. 나는 갑자기 수탉의 울음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잠을 잘 수 있는 이곳 사람들의 순응과 무신경함에 부아가 치밀었다.
“어떻게 좀 해보란 말이야!”
남편은 나에게 공기총을 내밀었다. 그때 나를 쳐다보는 동네 아이들의 시선에서 수탉 소음에 대한 나의 과민반응과 히스테리가 이들에게는 우스꽝스러운 구경거리라는 것을 느꼈다.
그날 밤, 새벽 두 시에 놈은 조금 먼 거리에서 울어대기 시작했고 그다음 날은 조금 더 가까이, 그리고 또다시 담장 옆에서 울기 시작한 다음 날, 우리는 짐을 꾸려 호텔을 찾아 떠났다.
마을을 한참 벗어나서 발견한 호텔의 입구에는 이런 문구가 붙어 있었다.
‘수탉 울음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음.’
나는 그날 죽음 속으로 떨어지듯 깊은 잠을 잤다. 사탕수수보다도 더 달콤한 잠이었다.
파리에 돌아와서 몇 달이 지날 즈음 J가 파리에 잠깐 들른다는 연락이 왔다. 남편은 저녁식사에

출판사 서평

앙리지누 가의 풍경 속에 살아 숨쉬는 사람들의 이야기!
빛나는 감성으로 쓴 삶의 눈부신 기록들

▲ 이 책에 대하여


이화열의 글과 폴 뮤즈Paul Muse의 시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68장의 사진이 만났다.
2011년 6월호부터 2012년 12월호까지 『현대문학』에 총 19회에 걸쳐 절찬 연재되었던 이화열 에세이 『窓과 거울 내가 사는 다른 곳』이 『배를 놓치고, 기차에서 내리다』라는 새로운 이름을 달고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파리 정착 19년. 소박한 휴머니즘이 물씬 풍기는 오래된 작은 거리 앙리지누 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밤 발코니에서 매일 천체여행을 떠나는 노인, 혈액암을 앓으면서도 깃털처럼 가볍게 인생에 웃음을 날려 보낼 줄 아는 아랍인 이발사, 길모퉁이 카페 둥그런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아 간밤 뼛속까지 스며든 외로운 냄새를 털어내는 독신자들, 매년 5월 1일 행해지는 풍습인 뮤게(은방울꽃) 선물을 잊은 남편에게 상심해 있는 팔순의 노부인, 여행하는 이유조차 종종 잊어버릴 만큼 항상 떠나는 일에 바쁜 사람들 등 일상의 사소한 것들을 통해 죽음과 삶의 깊이를 함께 투시해볼 수 있는 프랑스적인 정경들이 이 한 권의 책에 고스란히 담겼다. 여유와 낭만, 고독과 성찰의 여운이 감도는 이화열의 이야기와 폴 뮤즈의 감성적인 사진이 만나 일견 평범해 보이는 삶의 정경은 한층 크고 깊은 울림을 자아낸다.
저자는, 무심코 드러난 아이 엉덩이처럼 일상에서 만나는 우연한 장면, 먼지처럼 떨어진 인생의 각질, 낯선 시선, 과거의 심연을 모르타르로 섞어 집을 짓고 창을 만든다고 말한다. 저자에게 집은 곧 자신만의 공간이자 하얀 도화지처럼 가능성과 새로움을 잉태하는 우물이고, 세상의 모든 창은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타인의 삶을 통해 우리가 안도하고 감사하고 깨우치고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이 글은 새벽마다 시끄럽게 울어대는 수탉을 곁에 두고도 태연하게 잠을 잘 수 있는 마르티니크 사람들의 삶에서 도시의 메시지 회로에서 완벽하게 해방된 자연인의 모습을 발견하고, 음울하고 황폐한 냄새를 풍기는 파리의 메트로에서 지상으로 올라섰을 때 “일상의 풍경이 고즈넉이 나에게 말을 거는 듯한 매혹적인 순간”을 경험하게 한다.
인생은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지 않고 엇박자이기가 십상이라는 것을 “예기치 않게 배를 놓치기도 하고, 때로는 무언가에 이끌려 기차에서 내려서기도 한다”라고 말한다. 예정된 경로에서 벗어났을 때 우리의 삶은 더 풍요로워지고 흥미진진해지는 것이라고. 유학 갔다 예기치 않게 파리에 정착하게 된 저자 이화열은 이렇게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 추천의 말

“소음 때문에 나라를 바꾸고” 파리에 정착한 지 19년.
자신이 사는 앙리지누 거리, 동네 이발사, 앞집 창문 너머의 여자,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노인, 같은 아파트의 치과의사, 거리의 홈리스, 댄스 스타, 지하철 냄새, 지붕 밑 하녀방, 카페테라스에 혼자 나앉은 사람, 튀니지 출신의 카페 주인, 각방을 쓰는 친구 부부, 그리고 남편과 아이들과 시부모……. 이 모든 대상과 그 대상을 바라보는 고즈넉한 시선 사이의 완강한 거리, 혹은 여백을 통해 느껴지는 사유의 파동에서 독자는 “어느 공간에도 속하지 않는 외로움”의 예지를 읽는다.
―김화영(불문학자, 문학평론가)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한 후, 꼼꼼히 쓸 것. 말은 쉽지만 지키기 어려운 글쓰기 태도이다. 내가 이화열의 글을 부러워하는 첫 번째 이유이다. 얼핏 지나칠 법한 풍경과 사람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과 생각, 그리고 그것을 옮긴 글이 그윽하고 아름답다. 그의 글은 방금 살수차가 지나간 여름 아침이었다가 어느새 부엽토 냄새가 짙은 가을 저녁이 되기도 한다. 소소한 일상에서 죽음과 신과 고독 같은 추상을 건드리는 그의 속내에 소녀와 노인이 동거하는 것 같기도 하다. 특히 두 나라 말이 뒤섞인 그만의 방언이 개성적이고 자발적 유배를 택한 소수자만이 지니는 감수성이 미묘하다. 요즘 외국 체험을 뽐내는 글은 넘쳐나지만 주마간산에 불과한 것을 봉사개안처럼 떠드는 것이 태반인 데 반해 이화열의 책에는 그런 속기가 없다. 그는 원래 화가였던가. 잠깐 붓질을 멈추고 자신의 그림을 바라보는 모습은 어느 글쟁이도 흉내 낼 수 없다. 허리를 약간 젖히고 오른쪽으로 갸우뚱 기운 고개.
―이재룡(불문학자, 문학평론가)

▲ 에필로그 중에서

사과파이를 만들 때, 밀가루와 버터의 분량을 맞추는 것은 치밀해야 한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사과파이의 맛은 번번이 다르다. 경험이 눈금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이 장애가 되기도 한다. 20년 동안 사과파이를 만들었다 해도 오븐에서 엉뚱하게 모래처럼 부서지는 파이를 꺼내는 일도 생긴다. 우리가 예상하거나 제어할 수 없는 어떤 요소들이 만나는 접점을 눈금처럼 정확하게 잴 수 없다는 사실을 일러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반죽을 씌우면서 생각한다.
완벽한 사과파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뜻밖의 세상, 온갖 우연으로 가득 찬 삶, 이런 요소들이 갖는 생명력을 받아들이는 마음으로 사과파이를 만들어야 한다. 때로는 어이 없이 배를 놓치고, 기차에서 내리게 되는 것이 인생이다.
우리는 그저 각자의 스타일로 묵묵하게 파이를 굽는 것뿐이다.
파이를 오븐에 밀어 넣는다.

고뇌와 황홀의 시간도 끝났다. 앙리지누 가의 일상, 그 관찰과 관심의 앙금을 기록하는 지난 2년은 나에게 매혹적인 사유의 시간을 덤으로 안겨주었다. 세상의 배경은 제각기 다르지만 일상의 밑그림은 거울처럼 우릴 비춰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과장하지 말게. 지나치게 표현할 필요가 어디 있는가.’
영국 작가 존 버거의 친구는 병상에서 죽어가면서 이런 말을 남긴다.
삶에 대해서든, 디자인이나 글쓰기에서든 군더더기를 붙이거나 과장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여러 번 떠올리곤 했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72756804
발행(출시)일자 2013년 10월 14일
쪽수 272쪽
크기
145 * 207 * 20 mm / 442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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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놓치고, 기차에서 내리다]

[★★★]

[프랑스의 판타지와 삶]

[2015. 7. 3 ~ 2015. 7. 5 완독]




 에세이. 특히 여행을 좋아해 타지에 살면서 써내려간 그곳이 마음속에 그려지도록 탄탄하게 써내려간 에세이는 읽지 않는다. 그런 책을 읽고 나면 당장 내일 배낭을 꾸려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으니까. 어찌되었든 이런 이유로 여행기나 에세이는 손이 가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배를 놓치고 기차에서 내리다>라는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어 뽑아 들었다.

 이러한 제목이야 말로 배낭 하나를 매고 세상을 주유하는 여행자(내가 생각하는)의 모습이 아닐까. 당장 1분후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여행에서 '으레 있는 일인양' 배를 놓치고, 잘타고 가던 기차에서 무언가를 보거나 느끼고는 내려버리는 모습이 그려져 설렌다. 부푼 마음으로 읽어나간 책은 프랑스의 소소한 삶을 정갈한 문체로 소개를 해준다.

 누군가의 이웃으로 사는 기술은 딱 한가지야. 이웃의 눈이 되어서 문틈으로 몰래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뿐이라고 ... p32
 어느 이발사.
   어떤 거리의 홈리스.
      어느 카페테라스의 웅성거림.
                                  기차역.
                                          프랑스의 판타지와 삶.

저런 하늘을 두고 어떻게 떠날 거야?
 책을 읽는 속도는 가속하지만, 책이 그려내는 풍경 속 시간은 멈추었다고 생각이 될 정도로 느리게 움직인다. 그리고 '삶에 대한 에세이'인줄 알았더니 여행자의 마음을 동하게 해서 미치기 직전이다. 하아... 책은 작가의 삶과 작가 주변의 삶을 통해 어떤 여유를 느낄 수 있어 좋게 읽었는데 떠나지 못하는 지금의 현실이 씁쓸하다. 

 어떤 거리와 장소에 대한 매력은 그것을 보는 사람의 심미안에 좌우되는 것이 분명하다.


<책 속 한마디>
1. 이제 리처드는 들판의 진짜 주인이 된다. p208
2. 그건 그 사람의 삶일 뿐이야. p213
3. 마감 걸린 일이 끝난 뒤에는 공허함이 허파를 채워 진공 속으로 몸을 가볍게 태우는 느낌이다. 
10점 중 7.5점
배를 놓치고, 기차에서 내리다 - 이화열, 눈앞에 펼쳐지는 앙리지누 가
 
 

  
 
책을 좋아하고 그래서 책 이야기를 블로그에 자주 올리다보니, 나와 같이 책을 좋아하고 책 이야기를 블로그에서 나누기 좋아하는 수많은 이웃들을 만나게 된다. 책을 읽는 것을 일종의 사명처럼 여기는 다독가들, 애독가들, 그 틈 사이에서 만난 어느 좋은 이웃이 추천해준 책, 바로 이화열 에세이스트의 <배를 놓치고, 기차에서 내리다>를 읽었다.
 
파리에 정착한지 19년, 그녀가 바라본 프랑스를 일상적인 순간순간으로 기록한 이 책은 이화열 작가 특유의 섬세함이, 여성스러움이 너무나도 잘 묻어나는 책이었다. 프랑스 생활에 익숙해진 그녀는 이제는 누가봐도 프랑스 사람. 하지만 그런 모습과 동시에 여전히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간직한 그녀의 이중적인 양면성이 에피소드마다 잘 드러났다.
 
세 번째 에피소드, ‘앙리지누 가의 아침’ 부분을 읽다가 너무 와닿는 문단이 있어 책 윗 페이지를 살짝 접어뒀다. 언젠가 이 책을 다시 펼쳐보면 ‘어라, 이 접힌 표시는 뭐였지’하며 다시 한번 더 읽게될 것을 기대하며.
 
“집집마다 독특한 냄새가 있듯 도시가 가진 소음도 각기 다르다. 이른 아침, 앙리지누 거리로 난 창 바깥으로 말굽 소리가 들린다. ‘따각 따각’ 일정한 리듬으로 말굽 소리는 섞이고 흩어지는 것을 반복한다. 출근길 사람들의 생체에너지는 신발 굽을 타고 땅을 힘차게 두드린다. 말굽 소리에 귀를 세우고 16세기 마차가 달리는 모습을 상상하며 시작하는 아침은 끔찍한 지구촌 뉴스로 시작하는 아침보다 확실히 상쾌하다.”
 
그녀가 살아가고 있는 앙리지누 가의 아침풍경을 말굽 소리로 풀어내다니. 각 도시의 특징이 다 다르듯, 그 소음마저 다르다는 것을 표현하다니. 내가 살아가고 있는 곳에서 들리는 소리들은 항상 나의 불평거리가 되곤 했었는데, 소음마저도 앙리지누 가의 특색으로 풀어내는 그녀의 이야기가 점점 흥미로워졌다. 세 번째 에피소드, 이 부분부터였을거다, 아마. 그녀의 이야기가 자꾸만 읽고 싶어진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
 
그녀의 이야기가 하나 하나 끝날 때마다 흑백사진이 한 장씩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폴 뮤즈라는 사람의 작품인데, 사진 밑에는 한글과 영어, 그리고 불어로 하나의 코멘트들이 달려있다. ‘쉬어가는 코너’처럼 이야기의 끝을 사진과 짧은 카피로 채울 수 있어서 좋았는데, 그 가운데서도 몇몇 글은 너무 와닿아서 페이지를 안접을 수가 없었다.
 
좋은 글로 생각을 정화시켜준 소중한 문구들 가운데 몇 가지를 소개하며, <배를 놓치고, 기차에서 내리다> 리뷰를 끝낸다.
 
 

 
 
“빛을 보는 것은 어둠을 사랑하는 것”
 
“그토록 소소한 것을 위해 지나온 길고 긴 여정”
 
“우리 앞에서 기다리는 것은 결국 우리가 뒤에 남겨 놓은 것”
 
“모든 밤은 새로운 날이 되기 위한 것일 뿐”
 
“배를 놓치고, 기차에서 내린다. 그리하여 인생을 바꾼다.”
 
“우리에겐 고독을 향유하기 위한 ‘영원’이라는 시간이 있다.”
 
“모험은 때때로 위험하지만, 권태는 항상 치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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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지 확인을 위한 포장 훼손은 제외)
    2)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악세서리 포함) 등
    3)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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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7)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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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품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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