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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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45)
작가정보
<b>지은이 다이 시지에Dai Sijie</b>
1954년에 중국의 푸잔에서 태어난 다이 시지에載思杰는 문화대혁명 기간에 ‘부르주아 지식인’으로 지목돼 1971년부터 1974년까지 산골에서 재교육을 받고, 1976년에 고등학교 과정을 마쳤다.
마오쩌둥이 사망한 후, 대학에서 예술사를 전공했으며, 1984년에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영화 학교를 졸업하였다. 2000년 프랑스 언론이 극찬한 첫 장편소설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로 성공적인 데뷔를 마친 뒤, 2003년에는 두 번째 장편소설 『D콤플렉스Le complexe de Di』로 페미나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작가가 되었다. 그는 또한 영화 〈중국, 나의 고통〉(1989), 〈달의 수영선수〉(1994), 〈11세기의 당나라〉(1998) 등의 감독을 맡았으며,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도 영화로 만들어져 2002년 칸 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프랑스에서 영화감독과 소설가로 활약 중인 다이 시지에는 현재 베트남에서 영화촬영 중이다.
<b>옮긴이 이원희</b>
프랑스 아미앵 대학에서 〈장 지오노의 작품세계에 나타난 감각적 공간에 관한 문체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장 지오노의 『소생』 『언덕』 『세상의 노래』 『영원한 기쁨』, 아민 말루프의 『마니』 『타니오스의 바위』 『사마르칸트』, 앙리 지델의 『코코 샤넬』, 도미니크 페르낭데즈의 『사랑』, 생텍쥐페리의 『야간비행』, 알퐁스 도데 단편집 『별』,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등을 번역하였다.
프랑스 아미앵 대학에서 〈장 지오노의 작품 세계에 나타난 감각적 공간에 관한 문체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장 지오노의 《영원한 기쁨》 《세상의 노래》, 아민 말루프의 《사마르칸드》 《타니오스의 바위》, 다이 시지에의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 엠마뉘엘 베르네임의 《그의 여자》 《금요일 저녁》 《다 잘된 거야》, 카트린 클레망의 《테오의 여행》, 피에르 보테로의 《에윌란의 모험》 시리즈, 기욤 프레보의 《시간의 책》 시리즈,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의 《타라 덩컨》 시리즈, 마린 카르테롱의 《분서자들》 시리즈, 마르크 레비의 《그녀, 클로이》 《고스트 인 러브》, 나탈리 코프만 켈리파의 《최악의 여성, 최초의 여성, 최고의 여성》 등 다수가 있다.
책 속으로
촌장의 눈빛에 충직한 공산당원다운 경계심이 나타나면서, 어조가 적대적으로 변했다.
“네가 연주할 노래의 제목은 무엇이냐?”
“노래와 비슷하긴 하지만 이건 소나타라고 하는 겁니다.”
“나는 제목을 물었다!”
촌장이 내 눈을 쏘아보면서 고함쳤다.
또다시 그의 왼쪽 눈에 맺힌 핏멍울 세 개가 내게 두려움을 안겨주었다.
“모차르트…….”
나는 망설였다.
“모차르트 뭐라는 거냐?”
“모차르트는 언제나 마오 주석을 생각한다는 겁니다.”(11쪽)
가장 끔찍한 것은 똥을 지고 날라야 한다는 것이다. 원통 모양의 나무통들은 인분이나 짐승의 똥을 나르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것이다. 날마다 그 나무통에 똥물을 채워서 어지러울 정도로 높은 곳에 위치한 밭까지 등에 지고 날라야 했다. 걸음을 뗄 때마다 통 속에서 똥물이 출렁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들리고, 뚜껑에서 조금씩 새어나온 구린내 나는 똥물이 방울방울 떨어지면서 몸통을 따라 흘러내리곤 했다. 친애하는 독자들이여, 차마 넘어지는 장면을 이 자리에 소개하고 싶지는 않다. 발을 헛디뎠을 경우에 일어날 결과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다. (24쪽)
출판사 서평
2003년 페미나상을 수상한 다이 시지에의 첫 번째 장편소설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가 드디어 재출간되었다. 중국 태생으로 프랑스에서 영화감독과 소설가로 맹활약 중인 다이 시지에는 두 번째 소설 『D콤플렉스 Le complexe de Di』로 단숨에 페미나상을 거머쥐며 현재 가장 주목받는 신예 작가로 급부상하였다. 중국 정체성의 문제를 특유의 해학과 유머로 섬세하게 그려낸다는 평을 받으며, 그는 약관의 나이에 프랑스에 입문, 불과 몇십 년 만에 영화와 소설에서 모두 성공을 거둔 ‘천재적인 재능의 예술가’란 찬사를 받고 있다.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는 2000년 프랑스에서 출간되자마자 프랑스 언론의 극찬을 받으며 그해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프랑스 출판계는 모두 다이 시지에를 주목했고, 미국의 유명 출판사들은 소설의 판권을 사기 위해 앞 다투어 경쟁을 벌여 화제를 낳기도 했다. 또한 영화로도 만들어져 2002년 칸 영화제에서 상영되었고, 2000년 국내에서도 『소설 속으로 사라진 여자』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마니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1966년부터 1976년까지 마오쩌둥에 의해 주도된 문화대혁명. 다이 시지에는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에서 암울했던 문화대혁명이라는 중국 현대사의 한 부분을 개인의 문제로 끌어들여 한 편의 영화처럼, 그러나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발자크와 플로베르 등 서양소설을 둘러싼 두 소년과 바느질 소녀와의 이야기를 유쾌하고 흥미진진하게 풀어놓고 있다. 직접 문화대혁명을 겪은 작가의 체험이 고스란히 들어 있는 이 소설에서 다이 시지에는 섬세하고 위트 있는 문장들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준 서양의 스승들 발자크, 플로베르, 도스토예프스키 등에게 찬사를 표하고 있다. 또한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는 그가 어느 인터뷰에서 밝혔듯, 책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진지하게 생각한 세대의 ‘책에 대한 동경과 찬사’를 담은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는 문화대혁명 기간 중 하방정책下枋政策의 일환으로, ‘부르주아 지식인’으로 분류되어 ‘하늘긴꼬리닭’ 산이 있는 농촌으로 재교육을 받으러 간 두 소년과 그곳에서 만난 바느질하는 소녀와의 사랑과 우정에 대한 유머러스하고 낭만적인 이야기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젊은 지식인’들은 모두 농촌으로 보내져 재교육을 받아야만 했던 시절, 고등학교에 가보지도 못한 두 소년은 부모가 부르주아계급 의사라는 이유만으로 첩첩산골로 보내진다. 이들의 재교육이란 것은 소위 똥지게를 지고 나르거나 탄광에서 석탄을 캐는 일 등이다. 문명의 냄새를 풍기는 유일한 물건은 주인공이 가져온 바이올린뿐이고, 두 소년은 무서운 마을 촌장을 속이면서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곡을 ‘마오쩌둥 주석을 찬양’하는 곡이라며 연주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에게 중요한 사건이 일어난다. 하나는 발자크를 포함한 중국어로 번역된 숨겨진 서양문학과의 만남이고, 다른 하나는 바느질하는 소녀와의 첫사랑이다. 마오쩌둥의 ‘붉은 어록’ 이외에는 거의 모든 책이 금서로 통했던 때 그들은 발자크와 플로베르, 도스토예프스키, 스탕달, 톨스토이, 빅토르 위고 등의 작품들을 읽으면서 새로운 세계에 눈뜨게 된다. 그리고 두 소년이 읽어준 발자크 소설에 매료된 바느질하는 소녀는 소설 속 여주인공과 도시 생활을 한없이 동경하며, 급기야 긴 머리를 자르고 새하얀 테니스화를 신고 도시로 떠나버린다.
기본정보
ISBN | 9788972753162 | ||
---|---|---|---|
발행(출시)일자 | 2005년 04월 11일 | ||
쪽수 | 259쪽 | ||
크기 |
123 * 194
mm
|
||
총권수 | 1권 | ||
원서(번역서)명/저자명 | Balzac et la Petite Tailleuse Chinoise/Sijie, Dai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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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대혁명 시기의 암울한 분위기를 유쾌하게 풀어낸 책이다.
책이 금덩어리보다 소중하게 여겨지던 시기..
책을 위해 도둑질을 하는 장면이 인상깊었다.
스마트폰에 미쳐있는 이 시기를 먼 훗날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가 새삼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