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에 사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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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의 여덟 번째 책인 〈도산에 사는 즐거움〉은 퇴계(退溪) 이황(李滉, 1501~1570)의 시와 산문 작품을 가려 뽑은 선집이다. 이 책의 제목 '도산에 사는 즐거움'에서 '도산'은 퇴계 이황의 생활공간이다. 이 책은 철학자 퇴계의 면모뿐 아니라, 인간으로서 혹은 생활인으로서 퇴계의 면모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성리학자이자 자연에 대한 풍부한 감수성을 지닌 자연 시인, 그리고 일상생활의 소회를 잔잔하고 깊이있게 노래한 서정 시인으로서의 퇴계를 만날 수 있다.
이번 시리즈는 유금, 김시습, 이규보, 홍대용, 장유, 신흠, 최치원, 이황, 이덕무, 정약용 등 총 10명의 작가를 소개한 '작가별 선집' 10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예술성과 사상적 깊이가 있으며,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성찰에 도움이 되는 작품을 엄선해 담고, 각 작품마다 간단한 작품 해설 및 작품평을 수록하였다. 또한, 부록으로 해설, 작품의 원제, 작가 연보를 수록해 작품을 보다 쉽고 깊이있게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우리고전 100선]시리즈 : 우리 고전의 절박한 상황을 인식한 박병희 선생(서울대 국문과 교수)을 중심으로 한 전문 연구자들이 새로운 기획과 편집으로 고전의 '국민독본'을 만들고자 시작한 시리즈이다. 관념화된 고전책에서 벗어나고자 내용의 질적 향상뿐만 아니라 구성과 체제, 편집, 디자인 등의 요소까지도 섬세하게 배려하였다.
이 책의 총서 (24)
작가정보

한국 성리학을 대표하는 인물로 본관은 진성眞城, 자는 경호景浩, 호는퇴계 退溪이며, 시호는 문순文純이다. 진사 이식李埴의 7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나 1527년 소과에, 1534년 문과 을과에 급제했다. 그러나 을사사화(1545) 때 모함을 당하고, 친형 이해李瀣가 참소로 목숨을 잃자 벼슬에 대한 뜻을 거두고 도산서원을 세워 후학 양성에 열중했다. 조정으로부터 20여 차례에 걸쳐 다양한 직책으로 부름을 받았지만 병을 이유로 응하지 않다가, 말년에 대제학과 지경연사를 겸직하며 정치의 방향을 6조목으로 제시한〈무진육조소戊辰六條疏〉와 임금의 학문하는 길에 대한 열 가지 도리를 담은〈성학십도聖學十圖〉를 지어 올렸다. 1569년에 다시 병을 이유로 낙향했다가, 이듬해 아끼던 매화분에 물을 주게 하고 침상을 정돈한 후 70세를 일기로 숨을 거두었다. 1600년에 그의 문집이 편찬되었으며, 1610년에는 문묘에 배향되었다. 당대에만도 유성룡·정구·김성일·조목·이덕홍·기대승 등 260여 명이 그의 학풍을 따랐으며, 이후 영남학파의 종주로 존숭되었다. 임진왜란 때 그의 문집이 일본으로 반출되어, 일본 근세 유학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
번역 김대중
서울대학교 국문학과 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으며, 민족문화추진회 부설 국역연수원 연수부 및 일반연구부를 수료하였다. 논문으로 「화훼에 대한 서유구의 감수성과 그 의미」, 「동아시아적 차원에서 본 탈성리학적 정치론」 등이 있으며, 조선 후기 한문산문과 문학비평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다.
목차
- 간행사
책머리에
자연을 벗 삼아
꽃구경
금강산
산수 사이를 거닐며
복사꽃 아래에서
맑은 연꽃 향기
비바람 부는 밤
시내에 비친 조각달
대나무를 옮겨 심고
눈 속의 대나무
대나무 숲 맑은 바람
대나무 그림에 부쳐
소나무를 심으며
우리도 이 소나무처럼
매화와 함께 한 나날
매화를 찾아가니
뜰 앞의 매화
매화가지 꺾어 두고
거꾸로 핀 매화
매화 소식을 듣고
매화에게 말하다
매화가 대답하다
달밤의 매화
나의 일상, 나의 시
한가한 봄날에
봄날
이화정에서 비를 대하며
불쌍한 겨울 나그네
봄날 냇가에 나가
손님이 찾아와
문경새재를 넘으며
비 개자 흥이 나서
저물녘 거닐며
메내에서
세상맛 각별해지니
큰바람
초야의 즐거움 1
초야의 즐거움 2
초야의 즐거움 3
청음석
도산12곡
마음을 가라앉히고 세상을 보니
연못 1
연못 2
백로
장회 여울
꽃이 화려한들
마음을 비우고
사물을 보다
한가로운 삶
독서
『화담집』 뒤에 적다
자탄
달을 보며
너럭바위
참된 나에 이르는 길
자만심에 대한 경계
자기 잘못을 고치는 용기
지나친 자책
지나침의 병폐
일상생활 속에 진리가 있다 1
일상생활 속에 진리가 있다 2
일상생활 속에 진리가 있다 3
휴식의 중요성
남을 평가할 때는
한 수를 잘못 두면
명성을 훔친다는 것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배움을 권함
먼저 폭넓게 배우고
진리를 탐구하는 방법
독서의 방법
공평한 마음가짐
글을 읽을 때에는
조급한 마음의 병통 1
조급한 마음의 병통 2
조급한 마음의 병통 3
초지일관의 자세
엄격하면서도 너그럽게
푹 익어야 맛이 있다
체험의 중요성
학문을 하려는 젊은이에게
남의 의견을 수용하는 자세
산수 유람의 즐거움
도산에 사는 즐거움
청량산에 관한 글을 읽고
소백산에 다녀와서
단양의 산수
해설
이황 연보
작품 원제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살아 숨 쉬는 퇴계 이황을 만나다!
이 책의 제목 ‘도산에 사는 즐거움’에서 ‘도산’은 퇴계 이황의 생활공간이다. 이 책은 철학자 퇴계의 면모뿐 아니라, 인간으로서 혹은 생활인으로서 퇴계의 면모에 관심을 기울였다. 제목의 ‘도산’은 바로 퇴계를 구체적인 생활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사람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이 책의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
‘즐거움’은 퇴계에 대한 기존의 통념으로 볼 때 다소 맞지 않은 것으로 비칠 수 있다. 퇴계의 엄숙한 학자적 모습만 부각될 경우 자칫 그에 대한 이해가 경직되거나 상식적으로 될 우려가 높다. 제목의 ‘즐거움’은 퇴계에 대한 경직된 이해를 유연하게 풀어주면서 그 새로운 모습을 부각하고자 한 것이다. 퇴계의 ‘즐거움’은 누구나 부담 없이 함께 느낄 수 있으면서도 깊이가 있는 것이다. 퇴계의 ‘즐거움’은 공부의 즐거움, 인재를 기르는 즐거움, 자연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자연과 합일되는 즐거움, 한적한 삶의 즐거움 등 다양한 즐거움을 포괄하고 있다. 거기에는 퇴계 자신에 대한 통찰, 자연과 세계에 대한 통찰, 학문에 대한 통찰 등이 한데 녹아 있다. 그리하여 이 다채로운 즐거움은 한 인간을 전인적으로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이상과 같이 ‘도산에 사는 즐거움’은 구체적인 생활 속에서 살아 숨 쉬는 퇴계의 모습을 되살리되 그 모습이 친근하면서도 깊이를 잃지 않도록 하려는 이 책의 지향을 표명한 것이다.
풍부하고 다채로운 퇴계의 면모를 두루 남아내다
이 책에는 성리학적 논변을 펼치는 퇴계뿐 아니라, 고향에 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리움과 반가움을 느끼는 퇴계, 꽃이 져서 상심한 퇴계, 화초를 옮겨 심고 거기에 물을 주며 기뻐하는 퇴계, 여기저기 경치가 아름다운 곳을 찾아다니며 자연을 즐기는 퇴계, 자연과 하나 되기 위해 물이 되고 갈매기가 되고 싶다는 퇴계, 친구가 찾아오자 반가워하며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 퇴계, 엄동설한에 홑옷 하나 걸치고 추위에 떠는 나그네를 보고 연민의 정을 느끼는 퇴계 등 다양한 퇴계의 모습이 담겨 있다. 퇴계는 성리학자일 뿐만 아니라 자연에 대한 풍부한 감수성을 지닌 자연 시인이었으며, 일상생활의 소회를 잔잔하면서도 깊이 있게 노래한 서정 시인이었다.
뜨락을 거닐 제 달이 사람 쫓아오니
매화 언저리를 몇 번이나 맴돌았나.
밤 깊도록 오래 앉아 일어날 줄 모르니
향기는 옷에 가득 그림자는 몸에 가득.
-달밤의 매화
퇴계의 학자적인 면모 또한 살펴볼 수 있는데, 그의 철학적 논변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어떻게 독서해야 할까, 어떤 공부를 어떤 자세로 어떻게 해야 할까, 공부를 할 때 어떤 문제점이 생길 수 있으며 거기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하는 등등 오늘날 독자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 책은 21세기의 독자가 퇴계와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기획된 편역서이다. 자연에 대한 퇴계의 태도와 감수성, 일상생활의 여러 가지 일을 사리에 맞게 잘 하는 것이 곧 공부라는 퇴계의 생각은 오늘날 자연과 새로운 관계를 맺거나 새로운 공부 방향을 열어 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71992982 | ||
---|---|---|---|
발행(출시)일자 | 2008년 01월 21일 | ||
쪽수 | 216쪽 | ||
크기 |
136 * 219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우리고전 100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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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쓴 글을 읽으면 그 사람에 대해 알게 된다는 말이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인가 싶다. 지금까지 알고 배우고 했던 퇴계 선생은 정말이지 근엄하기 짝이 없는 유학자였다. 매일 공자왈 맹자왈 하고 이기론만 부르짖은 학자 말이다. 그런데, 어라! 이것봐라~ 퇴계 선생이 이런 사람이었구나... 퇴계 선생이 쓴 글을 제대로 읽은 것도 하나 없으면서(도산 12곡 정도만 안다. 그것도 몇구절. 수업시간에 배운 기억이...) 퇴계는 이런 사람이다 하고 내 머리속에 꽉 박아두고 있었다.
이 책에서 내가 만난 퇴계 선생은 이런 사람이다.
퇴계 선생은 꽃을 사랑한 사람이었다. 특히 매화를 사랑했다. 시 중 <달밤의 매화> 구절을 보면 "뜨락을 거닐 제 달이 사람 쫓아오니, 매화 언저리를 몇 번이나 맴돌았나. 밤 깊도록 오래 앉아 일어날 줄 모르니, 향기는 옷에 가득 그림자는 몸에 가득." 마지막 구절은 정말 멋지다. 매화가 너무나 좋아 매화 곁을 맴돌며 향기를 옷에 가득 묻혀 돌아오던 퇴계 선생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퇴계 선생은 벗을 좋아했고, 또 같이 술 한잔 나누기를 좋아했다. 평생 공부만 하고 술 여자 이런 것과는 거리가 먼 사람인가 했는데, 퇴계 선생도 역시 사람이었다. 퇴계 선생의 글 곳곳에 술을 마시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런 퇴계 선생의 모습들을 보고 나니 비로소 내가 예전에 배웠던 <도산 12곡>이 제대로 퇴계 선생의 진면목이 되어 다시금 되새기게 되었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초야우생이 이렇다 어떠하리, 하물며 천석고황을 고쳐 무엇하리"
퇴계의 이런 글들을 도학의 테두리에서만 해석하는 것이 과연 맞는 해석일까?
시와 산문을 재미있게 엮어놓은 이 책을 읽으면서, 옛글을 읽는 즐거움과 참의미를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마음 차분히 가라앉히고 보석처럼 아름다운 우리 글들을 한번씩 떠들어보는 그런 여유를 가질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ps. 이 시리즈의 디자인이 무척 마음에 든다. 표지의 그림을 그리신 전갑배 님의 다른 그림도 보고싶을 정도로 이 책의 표지 그림들은 매력있고, 아름답다. 우리 고전 책을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어낸 경우가 과연 얼마나 될까? 물론 이 분야 책들은 이 책이 처음이라~ 뭐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내가 본 책 중에서는 단연 최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