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상내역/미디어추천
작가정보
저자 김진섭은 책 만드는 도구와 기계를 찾아 전국을 돌아 돌아다니는 순례자, 선배 장인이 손으로 만든 책을 모으는 수집가, 출판 및 인쇄업계 전문가와 네트워크가 연결된 커넥터, 한번 손에 들어온 것은 버리지 못하고 도토리처럼 여기저기 숨겨놓는 다람쥐 선생, 그렇게 하나둘 모인 물건들을 보며 행복을 찾지만 때로는 힘에 겨워 불면증으로 밤잠을 설치는 까칠한 아저씨, 그리고 이 책에 모인 도구의 주인.
2001년 책공방북아트센터를 설립한 뒤로 일반인에게 자기 손으로 만든 책에 자기 이야기를 담아보자고 외치고 있다. 현재 전라북도 완주군 삼례문화예술촌에 내려와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전 과정을 한 곳에서 배울 수 있는 책예술학교를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책 잘 만드는 책』 『디자이너를 완성하는 포트폴리오』 『책 만드는 버스』 『북 바인딩』 『책 잘 만드는 제책』 등이 있고, 『한국 레터 프레스 100년 인쇄 도감』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끈’ ‘책공방 장정’ ‘누드 양장’으로 실용신안등록을 마쳤다.
책공방북아트센터
유럽식 북 아트 공방을 국내에 최초로 도입해 책 만드는 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는 종합 문화 센터. 전문가만의 특별한 영역으로 여겨져온 북 아트를 일반인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종이 만들기, 핸드 프레스, 다이어리 만들기 등 책을 주제로 한 문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주소: 전라북도 완주군 삼례읍 삼례역로 81-13 (삼례문화예술촌)
네이버 카페: http://cafe.naver.com/bookbus
번역 김현경
사진 신규철
목차
- 일반(G: General)
가위, 계산기, 넘버링기, 본 폴더, 송곳, 자, 조각칼, 종이 집게, 천공기, 칼
인쇄(P: Printing)
기름통, 스텐실 동판, 인쇄 공구, 잉크 롤러, 잉크 주걱, 핀셋, 활자 고정기, 활자 스틱, 활판 잉크
제본(B: Binding)
가름끈, 망치, 붓, 스테이플러, 실, 줄내기 도구, 톱, 핸드 드릴
후가공(F: Finishing)
금형, 다리미, 불도장, 압인 도장, 압인기, 전열기
출판사 서평
도구가 책을 만든다
DTP(Desktop Publishing)가 도입된 뒤로 문서 한 장, 나아가 책 한 권을 만드는 과정은 과거보다 훨씬 빠르고 편해졌다. 지은이가 쓴 원고에 맞게 활자판에서 활자를 하나하나 꺼내 가지런히 맞추는 일은 워드 프로세서가, 그 활자를 수동 인쇄기에 올려놓고 잉크를 칠한 뒤 손잡이를 돌려 지면으로 옮기는 일은 프린터가 대체했다. 그렇다면 과거에 문서 한 장, 책 한 권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지은이 김진섭은 17년 전 충무로 골목 한 구석, 폐업을 준비하던 책 제작소에서 책 만드는 도구를 처음 접한 뒤 지금까지 전국의 책 만드는 현장을 오가며 갖가지 도구를 모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책을 만들어온 이로써 선배들의 흔적을 간직한 도구들이 쓸모없는 물건으로 취급되거나 버려지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의무로 시작한 일은 이제 생활이 되었다.
“도구의 매력에 빠진 것은 여러 잡지를 만들면서부터였다. 그래서인지 특히 책 만드는 도구에 관심이 많았다. 책을 만들 때는 사람이나 기계는 물론이고, 크기는 작아도 없으면 안 될 도구도 필요하다. 숫하게 유럽을 오가며 많은 도구를 봤지만, 그저 멋지다는 느낌 외에 ‘내 것’이라는 느낌이 없었다. 비로소 ‘내 것’이라는 느낌을 받은 것은 우리 선배들이 사용한 손때 묻은 도구들을 본 뒤였다.”
이 책 『BOOK TOOLS』에는 지은이가 모아온 도구 가운데 책과 관련 있는 것 서른세 종류가 실려 있다. 298가지, 개수만 봐도 적지 않다. 도구들은 유명 브랜드에서 출시한 명품이거나 이름난 장인이 만든 것이 아니다. 외국 것에 비해 튼튼하지도 않고, 디자인도 매끄럽지 못하다. 어디서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고, 작업자가 쓰기 편하게 고치거나 마구잡이로 만든 것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쓸모없어 보일지 모르는 도구일지라도 그것이 한데 모였을 때 내뿜는 힘은 실로 대단하다. 도구를 여러 각도에서 포착한 사진은 손때 묻은 손잡이, 엉겨 붙어 굳은 잉크 자국 등으로 도구가 간직한 저마다의 이야기를 독자에게 전달한다.
일반적인 단행본으로서는 작은 A6 판형, 1,216쪽이라는 분량은 대부분 도구 사진이 차지한다. 중간중간 도구를 설명하는 짧은 글이 실리고, 분류를 위해 각 도구에는 책을 만드는 과정(일반, 인쇄, 제본, 후가공)을 뜻하는 알파벳과 숫자로 이뤄진 코드가 매겨져 있다. 때로는 익숙한, 때로는 낯선 도구 사진으로 가득한 이 책을 덮은 뒤 독자는 주위의 그동안 눈길이 닿지 않던 작고 낮은 곳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책이 ‘읽는 것’이기 이전에 누군가 만든 ‘물건’임을 상기하게 될 것이다.
안그라픽스의 ‘A’ 시리즈
안그라픽스의 ‘A’ 시리즈는 행복한 삶, 더 나은 삶을 추구합니다. 경계 없는 영역, 자유로운 생각과 손의 경험을 존중합니다. 단순함을 위한 최소의 원칙 아래 모든 책은 A6, A5, A4, A3 판형으로 출간합니다.
디자이너의 글
한때는 부서져라 제 몸 바쳐 책을 만들고 이제는 서랍 속에 가만히 누워 있는 도구들. 이들이 아직 살아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BOOK TOOLS』는 기존 도구집과 다르게 도구의 여러 입면을 실었다. 도구가 좀 더 잘 보이도록 촬영할 수도 있었지만 마치 제품 매뉴얼처럼 보이는 도구집이 되지 않길 바랐다. 108x154밀리미터의 작고 두꺼운 각양장 꼴은 도구가 들어 있는 툴박스(Toolbox)처럼 보이게 했고, 도구가 제힘을 잃지 않도록 최대한 크게 배치하면서 크기를 가늠할 수 있도록 실제 비율의 그림을 그려 넣었다. 책장을 넘기면 고개를 돌려 다른 얼굴을 보이는 모습, 도구의 쓰임이라는 고정관념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도구의 숨겨진 모습이 보인다. 이제껏 책 만드느라 뒤에 숨어 있었을 도구들, 이제 밖으로 나올 때가 됐다.
기본정보
ISBN | 9788970598499 |
---|---|
발행(출시)일자 | 2016년 04월 11일 |
쪽수 | 1216쪽 |
크기 |
108 * 154
* 78
mm
/ 997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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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5.15.
읽었습니다 138
전북 완주 삼례책마을에 있던 ‘책공방’은 그곳을 떠났습니다. 2022년 봄까지 아직 새터를 못 찾습니다. 경북 의령은 ‘국립국어사전박물관’을 세우겠다며 몇 해째 힘을 모은다더군요. 어느 고을은 ‘있는 책빛’을 치워내고, 어느 고을은 ‘없는 책빛’을 채우려 합니다. 어느 고을은 ‘책빛 따위야 아랑곳하지 않고 삽질’에 매달립니다. 《BOOK TOOLS》를 물끄러미 읽다가 전남 고흥이란 고을을 돌아봅니다. 2011년부터 고흥에서 살며 고흥 군수·국회의원·도의원·군의원 가운데 ‘책읽기’를 했다거나 ‘책집마실’을 했다는 이를 아직 못 봤습니다. 군청·면사무소 벼슬꾼(공무원) 가운데 책을 읽거나 즐기는 분이 아예 없지는 않을 테지만, 누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전남은 이 나라에서 ‘깨끗함(청렴도)’이 가장 밑바닥입니다. 책을 읽어도 안 깨끗한 분이 많습니다만, 책조차 안 읽는 사람이 벼슬을 쥐면 무슨 짓을 할까요? ‘책살림’ 지기님이 새로 깃들 아름고을이 있기를 바라요.
《BOOK TOOLS》(김진섭 글·신규철 사진, 안그라픽스, 2016.4.11.)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