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
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KBS > TV 책을 말하다 > 2004년 선정
작가정보

"치밀한 구성, 풍부한 대화, 정확한 통찰력으로 서구 문명의 위선을 비판하고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날카롭게 파헤쳐 현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2003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쿳시는 194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네덜란드계 백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케이프타운 대학에서 수학과 영문학을 공부했으며, 영국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기도 했다. 1965년 미국으로 건너가 텍사스 오스틴 대학에서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3년여 동안 뉴욕 주립대학에서 영문학을 강의한 후 남아프리카로 돌아와 1984년부터 2002년까지 케이프타운 대학 영문과 교수로 재직했다. 정년퇴임 후에는 오스트레일리아로 이주해 애들레이드 대학과 미국 시카고 대학에서 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1974년 첫 소설 『어둠의 땅』을 발표한 이래로 쿳시는 아파르트헤이트를 비롯한 흑백 인종간의 갈등이 첨예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다루면서 잔인하고 야만적인 서구 문명을 비판했다. 1977년 『나라의 심장부에서』로 남아프리카 최고의 문학상을 수상한 쿳시는 1980년 『야만인을 기다리며』를 발표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으며, 1983년 『마이클 K』로 영국의 세계적인 문학상인 부커 상을 받았다. 이후『포』(1986), 『철의 시대』(1990), 『페테르부르크의 대가』(1994), 『추락』(1999) 등을 발표했으며, 『추락』으로 다시 한 번 부커 상을 받음으로써 한 작가에게 두 번 주지 않는다는 부커 상을 2회 수상한 최초의 작가가 되었다. 이 외에도 『소년 시절』(1997), 『동물로 산다는 것』(1999), 『엘리자베스 코스텔로』(2003), 『슬로 맨』(2005) 등이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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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1. 2003년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존 쿳시가 다시 쓴《로빈슨 크루소》
2003년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존 쿳시가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쓴《로빈슨 크루소》 이야기,《포Foe》가 책세상에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었던《로빈슨 크루소》에 대한 선입견을 모두 뒤집어 놓는 기발한 작품이다.《포》에는 우리가 알고 있던 용감하고 정의로운 크루소는 없다. 비열하고 아집에 가득 찬데다가 섬에서 탈출하려고도 하지 않는 늙은이가 있을 뿐이다. 또한 철저하게 남성의 이야기였던《로빈슨 크루소》와는 달리《포》의 화자는 수전 바턴이라는 여성이다. 로빈슨 크루소와 프라이데이, 그리고 로빈슨 크루소의 실제 작가 다니엘 디포는 쿳시에 의해 여성의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된다. 쿳시는 서구의 정전을 패러디하는 탈식민주의 문학의 대표적 기법인‘되받아 쓰기(write back)’기법으로 소설과 실제 경험담 사이의 간극을 살펴보면서 소설의 의미와 구상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우리가 진실이라고 알고 있는 것이 과연 진실일까? 어떤 것이 진짜일까?”
2. 남성의 섬에 여성이 침입한다
《로빈슨 크루소》의 작가는 본명이 다니엘 포(Foe)인 다니엘 디포(Defoe)이다. 불어의‘de’는 영어의‘of’에 해당하는 것이자 영어에서는 부정(not)의 의미도 담고 있다. 따라서 쿳시는《포》에서 디포의 원래 모습 혹은 한층 적나라한 모습을 그리려 한다고 짐작해볼 수 있다. 로빈슨 크루소의 섬에 한 여자가 표류하면서 시작되는 이 소설은 이제까지 우리가 알아왔던 크루소에 대한 모든 신화를 재점검한다. 우선 쿳시는 바턴(일반적으로는‘수전’이라고 불러야 하지만‘바턴’으로 부르자. 남자는‘크루소’처럼 성을, 여자는 이름을 부르는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이라는 여성의 눈을 통해 크루소와 프라이데이를 재해석한다. 바턴이 보는 크루소는 용감하지도 성실하지도 독실하지도 않다. 다만 힘없이 늙어가는 사람일 뿐이다. 그는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밭을 갈고, 잘 씻지도 않고 잘 때는 이를 갈며 일기도 쓰지 않고, 심지어는 섬에서 탈출하려 하지도 않는다. 프라이데이는《로빈슨 크루소》에서와는 달리 혀가 잘려 말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어차피 프라이데이는 말없이 복종만을 강요당하는 존재였으니, 혀가 없는 것이나 진배없다. 그는 자유에 대한 의지도 생각도 없어 보인다. 그에게는 혀가 없으므로 자신을 방어할 수도, 자신의 욕망을 나타낼 수도 없다.《포》는 그동안 항상 억압받는 존재, 즉 수전 바턴으로 대표되는 여성과 문화적/인종적 타자인 프라이데이에게 어떻게 목소리를 부여할 수 있느냐는 문제를 제기한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를 여성의 목소리로 이야기함으로써 남성적 목소리가 구축한 세계가 얼마나 권위적이고 부조리한지 말하고 있다.
3. 어느 것이 진짜 로빈슨 크루소의 이야기일까
유괴된 딸을 찾아 브라질의 바이아로 간 수전 바턴은 딸을 찾지 못하고 영국으로 돌아오는 배를 탄다. 그러나 선원들의 폭동으로 바다에 내던져져 표류하던 그녀는 크루소가 살고 있는 섬(고전 속에 등장하는 로빈슨 크루소의 섬)으로 떠내려온다. 그 섬에는 15년 동안 섬을 지배하며 살아온 크루소와 혀가 잘려 말을 못하는 흑인 노예 프라이데이가 있었다. 크루소는 성급하고 거만한데다가 섬에서 탈출하는 것은 물론이고 모든 것에 의욕을 잃어버린 사람이다. 바턴은 그의 삶에 간섭하고 변화할 것을 다그치나 번번이 거부당한다. 그녀는 그들과 함께 영국 상선 오버트 호에 의해 구조되기 전까지 1년 넘게 그 황폐한 섬에서 살아가게 된다. 마침내 그들은 구조되어 영국으로 돌아오지만 크루소는 돌아오는 배 안에서 숨을 거둔다. 바턴은 프라이데이를 포(《로빈슨 크루소》의 실제 작가 다니엘 디포)에게 데려간다. 포는 그들의 모험을 소설로 쓰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는 그들이 겪은 그대로의 현실은 독자의 흥미를 끌 수 있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과장, 상상과 허구적 사건(식인종, 총, 크루소가 만든 배)을 도입하려고 노력한다. 그리하여 자신의 이야기에 진실만을 담길 원하는 바턴과 소설적 즐거움을 추구하는 포 사이에서 갈등이 시작된다. 그렇다면 실제로 크루소의 섬은 어떠했는가? 어떤 것이 진실이고 어떤 것이 꾸며낸 이야기일까?
4. 말은 현실을 반영하지만은 않는다
모두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1장과 2장은 바턴이 포에게 무인도에서의 생활을 편지로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3장에서는 그녀가 포를 찾아가 직접 대화를 나눈다. 4장은 이러한 사실적 기술에서 벗어나 누가 이야기를 하는지, 혹은 작가가 직접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구별할 수 없는 환상적 분위기를 담아내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이야기의 무게 중심은 섬에서의 경험과 이에 관련된 인물들의 삶을 어떻게 기술하느냐, 혹은 정확하게 기술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리고 우리로 하여금 근본적 차원에서 우리의 경험, 몸, 그리고 언어가 어떤 것이고 상호 어떤 관계를 갖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소설이야말로 표피적 진실을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모든 인물과 사건을 평등한 눈으로 대변할 수 있는 자유로운 형식이라는 인식은 바턴과 프라이데이의 등장으로 의심될 수밖에 없다. 바턴은 혀가 없는 프라이데이의 이야기를 어떻게 쓸 것인지의 문제를 제기한다. 그러나 포는 오히려 이야기를 흥미롭게 하기 위해 바턴의 친딸을 꾸며내기도 한다. 작가는 이야기를 위해 현실을 왜곡하고, 이야기가 오히려 현실을 만들어가게끔 하기도 하는 것이다. 즉 이제껏 생각해온 바와 같이 현실의 반영이 말이 아니라, 말이 현실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존 쿳시
2003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존 쿳시는 매년 노벨 문학상 후보로 선정되면서 탁월한 작품세계를 선보여왔다. 그는 문학뿐만 아니라 언어학자, 수학자, 컴퓨터 프로그래머이기도 하다. 그는《마이클 K의 삶과 세월》(1983),《추락》(1999)으로 부커상을 두 번 수상한 경력이 있다. 소설을 통해 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고 믿었던 같은 남아공 출신 작가 고디머나 브링크와 달리, 그는 자신의 소설이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하찮고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한다. 그는 소설을‘사유의 한 방식’으로 생각하며 인식의 지평 안에 있는 것은 어느 것이든 헤집어보고 회의하며 의심한다.《더스크랜즈》(1974),《나라의 심장부에서》(1977),《야만인을 기다리며》(1980),《철기시대》(1990), 《페테르부르크의 대가》(1994),《엘리자베스 코스텔로》(2003) 등을 집필한 그는 남아공 케이프타운대 교수로 있다가 정년퇴직한 후 호주의 애들레이드로 이주했다. 철저한 은둔자로 유명한 쿳시는 노벨상 수상 소식 이후 단 한 차례의 인터뷰도 하지 않았다. 현재 미국 시카고대에서 플라톤과 시인 월트 휘트먼을 강의하고 있다.
옮긴이 조규형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텍사스 A&M대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대 영미 소설의 비평에 주력하고 있는데, 출신이나 인생 여정상 영미를 세계적 시각에서 보려고 노력한 작가들에 관심을 가져왔다. 특히 영미 이외 지역을 배경으로 하여 영어로 글을 쓰는 작가들, 가령 인도 출신의 살만 루시디(Salman Rushdie), 나이지리아의 치누아 아체베(Chinua Achebe), 카리브해 지역의 데릭 월코트(Derek Walcott) 등에 관심을 갖고 국내에 꾸준히 소개해왔다. 소설의 사회적 의의 가운데 하나가 현실적이고 상상적으로 갈등을 중재하는 데 있다면, 이들 지역의 소설이 이러한 전통을 잇는 의의와 재미를 갖는다고 생각해, 비평 이론적으로 이들 소설을 윤리적이자 미학적인 차원에서 논의하는 작업도 병행해왔다. 현재 고려대학교에서 현대 영미 소설과 비평 이론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70134192 | ||
---|---|---|---|
발행(출시)일자 | 2003년 10월 31일 | ||
쪽수 | 246쪽 | ||
크기 |
135 * 198
mm
|
||
총권수 | 1권 | ||
원서(번역서)명/저자명 | Foe/Coetzee, J. 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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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구조된 수잔은 자신의 표류체험을 책으로 내고자 포에게 섬에서의 생활을 이야기 하지만, 단조롭기만 했던 섬 생활은 독자에게 그 어떤 흥미거리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포는 사실을 왜곡,과장하거나 결국엔 그녀에게 새로운 사건을 조작해 만들어 버리려고까지 한다. 섬에서 식인종과의 대치상황과 같은 거짓 요소나, 수잔의 잃어버린 딸의 대역역할까지 어느 소녀에게 맡긴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니 앞장에서 로빈슨 크루소에 대해 시작된 의문이 수잔과 포의 이야기에서 점점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녀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고 자신은 이야기의 한 부분이 되어버렸다는 것처럼 나 또한 어느것이 진실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결국 마지막 4장에 등장하는 알수없는 '나'의 존재로 수잔이나 로빈슨 크루소의 이야기가 모두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한판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잔의 로빈슨 크루소 반판 뒤집기라고나 할까..작가 포의 행동처럼 로빈슨 크루소라는 남성적인 시각에서 본 표류일기는 수잔이라는 여성의 시각에서 본 FOE와는 사뭇 다른 것을 느낄 수 있다. 프라이데이의 입에서, 숨소리에서 쏟아져 나온 그의 고향인 듯한 섬의 소리에서 로빈슨 크루소는 단순히 기록을 남겨 구사일생으로 산 표류자라기 보다는 정복자의 이미지가, 수잔의 눈에 비친 매력적이지 못한 모습에서는 다른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남성중심주의 적인 당시의 시각을 알 수 있다.
존 쿳시의 다니엘 디포를 꼬집는 듯한 FOE라는 제목과 로빈슨 크루소 되받아쓰기란 시도는 재미있었지만, 내 나름의 기준에서 재미있는 소설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소설같지 않은 이 소설에서 다양한 시각에 대한 중요성이라는 점은 하나 건졌으니 성공한 셈인지도 모르겠다.
맑은 하늘, 우거진 숲, 탐스런 열매, 깨끗한 바다, 헤엄치는 물고기... 유토피아의 무인도에 혼자 있게 되면 어떤 기분이 들며 어떻게 살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아마도 어린나이에 ‘독립’을 꿈꾸었던 것이 ‘무인도에 혼자 있게 된다면’ 이라는 문학적 생각으로 대치되었던 것이라 생각된다. 아무튼 그런 유토피아를 상상했던 나에게 현실을 일깨워 준 것은 영화 ‘캐스트 어웨이’ 였다. 혼자 산다는 것은 외롭고 고독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동화 같았던 ‘로빈슨 크루소’를 다른 의미에서 해석을 하고 있다. 로빈슨과 프라이데이만 있던 섬에 다른 제3자를 투입시킴으로써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것이다. 거기다가 그 제3자가 여성이라는 사실이 더 놀랍다. 남자 2명이 살던 무인도에 여자가 가지 말란 법이 없으니까. 그리고 말을 하지 못하는 프라이데이와 그를 하인삼아 살던 그 섬의 지배자 로빈슨의 정신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도 충격적인 내용 이었다. 거기다가 우리가 주인공이라고 믿고 있었던 로빈슨은 구조선 안에서 죽고 내용은 졸지에 로빈슨의 미망인이 된 ‘수잔’이 이끌게 된다. 말을 못하는 프라이데이에 대해 두려움을 느꼈던 ‘수잔’은 그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차차 춤을 추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그를 이해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그녀가 가졌던 의문들과 편견들이 다른 방향으로 해석되어져 갔다.
‘로빈슨이 이랬다면? 프라이데이가 저랬다면?’
이러한 물음들은 글을 읽고 있는 이들 에게도 던져졌고 같이 생각하게끔 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나에게는 이해되기 어려운 물음이었고 완전한 의미를 파악하지는 못했다.
여기서 로빈슨 크루소의 진짜 작가 다니엘 디포가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청자로 나오고 소설 안에서 실제로 그녀와 만나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려하고 흥미위주로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싶어 하는 것으로 비춰졌다. 그것은 실제 ‘로빈슨 크루소’가 철학적 의미보다 흥미 위주로 쓰여진 것을 비난하는 것은 아닐까?
소설 안에서의 소설이 어떻게 쓰여 졌는지는 결론이 나와 있지는 않지만 반쯤은 ‘수잔’의 생각대로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서점에 앉아서 급하게 읽었더니 완전한 의미파악을 하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고전소설의 새로운 해석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외국에서는 이미 이 소설이 연극화 되었다 한다. 외국 소설로 읽는 것 보다 연극이 의미전달에 더 와 닿을 것으로 생각된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이 책을 한 번 더 읽고 연극을 봤으면 한다.
지은이 : 존 쿳시
펴낸곳 : 책세상
읽은날 : 2003년 12월 13일
포(Foe)는 존 쿳시가 『다니엘 디포(Defoe)의 로빈슨크루소(1719)』를 되받아쓰기(write back)한 작품이다. 원작과는 달리 포(Foe)에서는 수잔바턴이라는 여성이 등장한다. 그리고 프라이데이는 누군가에게 - 그것이 크루소이든 노예상인이든 - 혀를 잘려 말을 못한다.
(여담으로, 올드보이를 비롯 요새 혀 잘리는 거 많이 접하네요. 상상은 하지 맙시다. ㅡ.ㅡ;;)
작품은 전체적으로 4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 2부는 수잔바턴이 '포'라는 작가에게 쓰는 편지 형식, 3부는 직접 '포'와 대화를 하는 형식으로 진행이 되고 마지막 4부는 알수 없는 화자에 의한 서술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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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Foe)는 그 두께에 비해 그리 쉽게 읽히고 속도가 나는 책이 아니었다.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의 뜻을 음미해 보고, 다시 되새겨보고, 생각해보고, 내 나름대로 소화를 시켜야만 하는 그런 작품이었다고 느껴진다. 18세기에 쓰여진, 근대로의 첫 발걸음을 내딛은 소설을 이제와 되받아쓰기를 한다는 것은 수잔바턴이라는 여성과 보통 문명의 시초로 여겨지는 말하기와 쓰기를 할 수 없는 프라이데이를 통해 다른 시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좀 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기 위함은 아니었을까?
내가 아직 원숙치 못하여 이 작품을 온전히 이해 하고 소화 했다고 말할 순 없지만, 가장 많은 생각을 가지게 했던 부분은 수잔바턴이 겪은 온전한 무인도 이야기는 그 자체로, 그 진실로서 이야기적인 가치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작가 '포'는 수잔바턴에게 식인종 내지는 크루소의 총을 원하였고 나중에는 알 수 없는 딸까지 등장시킨다. - 이야기와 현실사이. 우리는 그 경계선에 서 있다. 어느 순간부터, 현실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가 현실을 만들어 내고 있는 듯 하다.
그리고 프라이데이는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다. 그는 무언가를 표현하려고 하지도 않고 공유하려 하지도 않는다. 그는 다만 예복을 입고 빙글빙글 춤을 추며 그 안에서 온전한 자신을 느낀다. 그는 그렇게 현실속에서 자신을 떼어 놓는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그들이 그를 제외시켰다고 생각을 할테지?
포(Foe)는 많은 화두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그 화두는 여태까지 많은 작품들이 다뤄왔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옮기고 나서'에 적혀 있는 어려운 말들은 제하고서라도 포(Foe)는 책장을 덮고 나서도 한참을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 - 이야기와 현실사이, 같은 공간 그러나 실은 다른 공간에 서있는 우리, 글과 말 - 말은 언어가 발설되는 수단일 뿐, 언어 자체는 아니다, 그리고 '존재' 에 대한 의미 부여. 이 모든 것들을 말이다.
두고두고 곱씹어보며 음미해 봐야 할 작품이라 생각된다.
언젠가 다시 한번 읽어 봐야 할 도서에 추가 함.
P.S.
리더스 가이드에서 리뷰도서로 받은 작품입니다. 간단히 남들의 리뷰를 훑어 본후, 이틀에 걸쳐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좀 더 심혈을 기울이고 싶었지만 레포트 점수 나오는 것도 아니기에... ^^;;;;
솔직히 뒤에 실린 '옮기고나서'의 작품설명은 좀 어렵더군요. 제 수준엔 말이죠. 포스트모던과 해체주의가 어쩌구저쩌구 나오는데 전 그렇게까지 느끼긴 힘들었고 그렇다고 하니까 그냥 그런 줄 아는거죠, 뭐.
어쨌든, 멋진 작가라 생각됩니다. 작품 중 한 문장이 계속 제 머릿속을 맴도네요. 위 리뷰에 넣고 싶었는데 내용과 맞지 않아 넣질 못했어요. 이유는 모르겠는데, 그냥 계속 맴돌아요.
"가장 마지막에 말을 전하는 사람이 가장 큰 힘을 가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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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 박묘원
[2003/11/11] 2003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자 남아공 탈식민주의 문학 운동의 기수라고 할 수 있는 존 쿳시에게 18세기의 고전 『로빈슨 크루소』는 어떤 의미일까?
이 책은 쿳시가 수전 바턴이라는 여성의 시각으로 다시 쓴『로빈슨 크루소』라고 할 수 있다.
쿳시가 그려내는 로빈슨 크루소는 한편으로 상당한 불편함을 준다. 쿳시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모험심과 독립심이 강한 로빈슨 크루소를 독선적이며, 금욕적이며, 의욕 없는 사람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는 변화를 거부하며 심지어는 섬을 떠나려고 하지도 않는다. 『로빈슨 크루소』의 또 다른 등장인물, 프라이데이는 원작과 달리 혀가 없어 말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어차피 그는 말없이 복종만을 강요당하는 존재였으니, 혀가 없는 것이나 진배없다. 그에게는 혀가 없으므로 자신을 방어할 수도 자신의 욕망을 나타낼 수도 없다.
원작과는 달리 섬에는 한 사람이 더 있다. 수전 바턴이다. 그녀는 크루소가 살고 있는 섬으로 표류해온 여성이다. 이 책의 내레이터인 수전은 구출되어 영국으로 돌아온 후 크루소의 이야기를 작가 포(『로빈슨 크루소』의 실제 작가 다니엘 디포)에게 들려준다.
포는 그들의 모험을 소설로 쓰고 싶어 한다. 자신의 이야기에 진실만을 담길 원하는 수전에게 당면한 문제는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포라는 작가를 통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포는 그들이 겪은 그대로의 현실은 독자의 흥미를 끌 수 있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과장, 상상과 허구적 사건을 도입하려고 노력한다.
포는 이야기를 위해 현실을 왜곡하고 이야기가 오히려 현실을 만들어가게끔 한다. 즉 이제껏 생각해온 바와 같이 현실의 반영이 말이 아니라, 말이 현실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가게 하는 것이다.
쿳시는 포라는 인물을 통해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것이 얼마나 사실을 왜곡하기 쉬운가 하는 것을 말하고 있다.
항상 순종해야 하는 이방인 프라이데이와 여성 수전 바턴이 바로 약자이다. 쿳시는 작가가, 이야기가, 그리고 언어가 이들에게 어떻게 목소리를 부여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말라. 약자가 스스로의 목소리로 자신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 이른바 마이크를 주려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것은 바로 쿳시가 포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 본 리뷰는 부꾸(www.bookoo.co.kr)의 리뷰로 등록된 기사입니다.
역시 책을 읽기 전엔 미리 상상을 해선 안된다.기대를 많이 했기에 그리고 나의 잘못된 시나리오때문에 더 읽기 힘들었는지 모른다...
이 책은 로빈슨 크루소의 표류기 원작을 가지고 다시 원점으로 되돌린 뒤 여러 시각으로 재조명하고 또한 여러 사물들을 가지고 관찰을 한다.더불어 여자 표류인까지 한 명 가세해서...
-개인적으로 여기서부터 틀어졌다.난 로빈슨 크루소만을 원했고, 그의 생활을 엿보고 싶었던 것인데...그는 책 초반에 죽는걸로 처리한다.- ___ -
여자 표류인이 거의 주인공 격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간다.마지막 4장에 가서는 뜬금없이 꿈 속과 같은 설정 속에서 장면이 묘사되고...환상적 표현이라 하지만 조금 뜬금없고 작가가 말하는 '상징,의도'를 모르겠다.
중간에 글쓰기에 대한 작가의 생각도 나오게 된다.이 부분에선 약간 솔깃하였다..
만일 이 책을 영화로 만든다면 매치가 잘 될 것 같다. 이미 그림이 보여진다.판타지 컬트 무비 장르가 될만한 소재이다.앞서 올려진 서평에서 말한 것처럼 존 쿳시(작가)를 좋아하거나 로빈슨 크루소에 대한 연구 및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읽어볼만 한것 같다.그 외의 분들은 아무 생각없이 읽기엔 좀 힘들고...약간의 긴장을 가지고 읽어봄직 한다고 권하고 싶다...
나의 무인도 표류에 대한 기대는 무너졌지만...그래도 새로운 방법으로 글을 읽는 방법을 배운것 같아 나름대로의 의미를 가져보려 한다...
나는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소위 '되받아 쓰기 기법을 통해 과거 유명한 문학들을 비평하거나 또 개작해보는 시도의 문학을 좋아한다. 그 속에서 또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볼 수 있어서 인 것 같다. 이 책 역시 처음에는 그런 의도가 깊게 포함 되어 선택하게 되었다.
이 소설은 특히 18세기 실제 인물의 표류 체험담에 근거한 소설 ‘The Life and Strange Surprising Adventures of Robinson Crusoe of York Mariner’ 즉 로빈슨 크루소를 대상으로 작가가 쓴 비평서 쯤 된다.
소설 로빈슨 크루소는 오늘날 까지 아이들이 읽는 동화에 이르기까지 널리 사랑 받고 있는 소설이며 이제까지 작가인 Daniel Defoe 자신도 두 편의 후속 작품을 남겼을 뿐 아니라 이 작품의 꼬리를 무는 작품은 수없이 많았다.
이 후에도 그 인기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고 익살스럽게 제목을 붙인 여류 표류자의 이야기, 가족 단위의 표류 이야기, 소년들의 표류기 등이 계속적으로 나타났고 이는 프랑스 작가 Michel Fournier의 ‘Friday’ 등으로 이어져 왔다. 이에 이와 같은 모험담 위주의 표류기를 통칭하여 영어로 Robinsonards (로빈슨류 소설)이라는 단어가 있을 정도이다.
또한 최근까지도 할리우드영화 ‘Cast Away’와 우리 영화 ‘표류일기’ 등이 상상적 재구성을 통해 만들어질 만큼 이 소설은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은 여성화자를 등장시켜 그 재미를 더하고 또한 우리가 생각했던 모험왕이자 개척자인 로빈슨 크루소를 의욕도 없이 타성에 빠져 있는 늙은이로 보여준다.
그리 두꺼운 책이 아니므로 책의 내용은 다 언급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시각의 로빈슨 크루소를 접하고 싶다면, 또는 작가 존쿳시를 좋아한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나의 관심은 이 책에서 뻗고 뻗어 결국 비교문학과 비평, 포스트 식민주의의 중간에 있는 이 책을 토대로 논문까지 쓰게 되었지만 그냥 재미로 가볍게 보아도 줗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