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화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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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언어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Yale대학교 대학원 언어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양대학교 문과대학 영어영문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서강대학교 국제인문학부 영미어문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국 UC Santa Barbara에서 방문교수를 지냈으며 중국 난징대학에서 초빙교수를 역임하였다. 의미론 및 화용론 전공자로서 특히 언어와 문화, 법과 언어, 감정의 표현과 소통, 대조언어학적 관점에서의 언어 사용 등을 연구하고 있다. 대한민국 학술원 저술상 및 문화관광부 선정 우수도서를 저술했으며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대표적인 저작으로는 ?언어와 의미: 현대의미론의 이해?, ?추론의 화용론?, ?영어로 읽는 세계?, ?영어화용론?, ?영어 지시 표현의 이해: 인지?화용적 접근?, ?화용론 연구의 거시적 관점?, ?음식과 언어?, ?영어로 생각하는 글로벌 이슈?, ?언어적 무례함에 대한 실험화용적 연구?, ?한국, 일본, 싱가포르의 행복 감정 소통에 관한 문화 횡단적 연구?, ?화용론연구?(공저), ?영문법의 활용?(공저), ?화용론?(역서), ?화용론개관?(역서) 등이 있다.
목차
- ■ 2판 서문
■ 1판 서문
1
소통과 언어
1. 소통과 커뮤니케이션
1.1 위대한 소통
1.2 소통의 정의
2. 의사소통의 모델
2.1 전달 모델
2.2 언어 연쇄
2.3 수렴 모델
2.4 구성주의 모델
3. 의사소통의 요소
3.1 송신자
3.2 수신자
3.3 메시지
3.4 채널
3.5 되먹임
3.6 잡음
3.7 세팅
■ 1장 참고문헌
2
대화의 원리
1. 소통의 두 얼굴
2. 대화와 협조
2.1 그라이스의 대화 원리
2.2 대화함축
2.3 격률 지못미
2.4 격률과 문화
2.5 언어적 협조와 사회적 협조
3. 적합성 이론
3.1 적합성과 소통
3.2 의사소통의 목표
3.3 의도
4. 레빈슨의 함축 이론
4.1 의미의 층위
4.2 추론의 원리
4.3 공적 소통에서의 추론
5. 하버마스의 언어 사용 이론
5.1 보편화용론
5.2 타당성 주장
5.3 사회적 행동
■ 2장 참고문헌
3
언어 행위와 소통
1. 행위로서의 말하기
1.1 언어 행위의 예
1.2 사회적 언어 행위
2. 언어 행위
2.1 언어 행위의 세 측면
2.2 발화수반력 표시 장치
2.3 언어 행위의 적정성
2.4 언어 행위의 유형
3. 사과 행위
3.1 사과의 정의
3.2 사과하기
3.3 사과 행위의 적정 조건
3.4 사과 행위의 실현 방법
3.5 문화적 측면
3.6 사과는 어려워
3.7 사과인 듯 사과 아닌 사과 같은 행위
4. 언어 행위 발화의 구조
4.1 주요부와 주변부
4.2 수식
5. 간접 언어 행위
5.1 언어 행위의 직접성
5.2 간접 언어 행위의 종류
■ 3장 참고문헌
4
언어적 공손 현상
1. 언어적 공손
1.1 우리를 둘러싼 공손과 예의
1.2 동양적 공손과 예의 개념
1.3 서양적 공손과 예의 개념
2. 공손의 규칙과 원리
2.1 레이코프의 공손 규칙
2.2 리치의 공손 원리
2.3 브라운과 레빈슨의 공손 이론
3. 스펜서-오티의 조화관계 이론
3.1 체면 다시 보기
3.2 조화관계의 요인
3.3 조화관계 지향
3.4 비동의 행위와 조화관계
■ 4장 참고문헌
■ 인명 찾아보기
■ 주제어 찾아보기
■ 표 목록
■ 그림 목록
책 속으로
[머리말]
소통이 시대의 화두임을 알리며 등장한 ?소통의 화용론?이 개정판을 내게 되었다. 그간 소통을 거시화용론적 안목으로 다룬 저작들이 거의 없던 차에 이 졸저가 처음 등장했기 때문에, 예상치 못하게 강호제현의 분에 넘친 관심을 얻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이 독자 여러분들의 기대와 호기심을 충족하는 가뭄의 단비 역할을 하기는커녕 오히려 갈증과 궁금증을 증폭하는 데 그치지 않았나 하는 걱정이 든다. 본 개정판에서는 일단 초판에서 잘못되었거나 시의성이 떨어진 부분들을 먼저 걸러내는 데 주력했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많을 것으로 생각하며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화용론 연구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학문적 도반 여러분들의 따끔한 질책을 기다릴 뿐이다.
현재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른바 4차 산업혁명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다. 인문학자의 시각에서 4차 산업혁명은 사람의 마음과 생활 방식의 자동적인 결합을 의미한다. 즉 서로 다른 영역에 떨어져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되었던 인지cognition와 문화culture가 긴밀히 융합되는 현상인데, 이 현상의 핵심적인 키워드인 인공 지능, 빅데이터 분석 등은 인간의 언어 사용과 직접 관련이 있다. 인간의 사유패턴과 생활양식, 가치체계 전반에 걸쳐 전대미문의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지향하는 화용론은 개개인의 마음에서 비롯된 인지적 능력인 언어 사용 능력이 가치 체계로서의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어떻게 기능하고 구현되는지를 밝혀야 하는데, 그 첫걸음이 바로 언어적 소통에 관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화용론에 대한 이러한 시대적 자각은 비단 우리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세계 도처에서 공유되어 그 어느 때보다 비약적인 학문적 성과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처럼 세계는 급속도로 발전해 가는데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의 소통은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일부 위정자들과 이들에 부화뇌동하는 언론 및 권력 기관, 사회 단체, 그리고 대의를 외면하고 목전의 사리사욕에 눈먼 일부 인사들이 저마다 중구난방으로 자시의 목소리만 높이고 상대방의 말은 경청하지 않는 바람에 현재 대한민국의 사회적 소통은 낙제점을 받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1960년대 사이먼과 가펑클이 마치 선지자처럼 “I saw ... people talking without speaking, people hearing without listening, people writing songs that voices never share.(나는 보았지 언어를 말하는 게 아니라 그저 지껄이는 사람들을, 경청하는 게 아니라 그저 흘려듣고 있는 사람들을, 그리고 다른 이들이 함께 부르지 않는 노래를 만드는 사람들을)”이라고 설파한 지 벌써 반세기가 되었지만, 우리 사회의 말하기-말듣기-공유하기는 그 당시와 비교해서 나아진 것이 별로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암울한 수준이다. 즉 하루도 빠짐없이 막말과 언어 폭력이 일어나고 있고 무책임한 공격과 형식적인 사과가 남발되고 있어 사회적 공공재로서 말은 이미 그 효력을 상실한 지 오래이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회일수록 소통의 수단으로서 언어가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 그 공백은 강압적이고 비합리적인 수단인 폭력이 채우게 된다는 점을 우리는 모두 명심해야 한다. 저자는 일찍이 “의미는 언어의 꽃”이라 한 바 있는데, 더 나아가 “소통은 언어의 열매”라고 할 수 있다. 꽃이 피었다 떨어진 자리에 결실이 생기는데, 아무런 꽃도 없는 무의미한 자리에서는 문자 그대로 결과가 없으며, 병들고 빈약한 꽃자리에는 탐스러운 열매가 영글지 못하고, 독기 어린 꽃이 있던 자리에는 차마 먹을 수 없는 과실이 맺힐 것이다. 반면 아름답고 소담스러운 꽃자리에는 싱그럽고 맛좋은 열매가 열릴 것이다. 어떤 꽃으로 피어나 어떤 열매로 마감할지는 사회적 소통에 참여하는 우리 각자가 선택할 사항으로서 그런 선택을 잘 하려면 소통의 화용론적 본질을 잘 아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 개정판은 저자가 연구년을 맞아 남경대학의 초빙교수로 재직하면서 완성한 것이다. 이 자리를 빌려 南京大學의 吳玉梅교수, 劉素英교수, 尹恩子교수, 尹海燕교수, 李錦花교수, 崔昌?교수, 陳新仁교수에게 감사드린다. 이분들은 저자에게는 진정 “남경의 천사”인 고맙고 소중한 분들이다. 저자가 머물고 있는 외교공우 창밖으로는 온갖 나무들이 날로 푸르름을 더해가고, 仙林캠퍼스 杜廈도서관 앞 버드나무 꽃의 은은한 향기는 바람을 타고 연구실까지 전해진다. 이제 이 아름다운 金陵을 떠나야 하는데 차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계속 찻잔만 비우면서 금릉의 자제들과 함께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석별의 정과 장강의 물 중 어느 것이 더 길고 짧은지를 묻게 된다(請君試問東流水 別意與之誰短長). 마지막으로 인터넷 연락 등의 어려움 속에서도 개정판 작업을 맡아 수고하신 한국문화사 관계자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부디 본 개정판이 꽉 막힌 소통으로 인해 답답하고 짜증나는 현실에 한 줄기 시원하게 쏟아지는 소나기처럼 청량감을 안겨드릴 수 있기를 소망할 따름이다.
2019년 6월
중국 난징에서 이성범
[본문발췌]
1. 소통과 커뮤니케이션
우리는 지금 소통 communication에서 언어 사용의 문제를 탐구하고자 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우리는 인간의 언어를 매개체로 한 의사소통에서 화자의 의도가 어떻게 메시지로 구현되고 어떤 과정을 거쳐 청자에게 전달되며 다양한 요소들로 구성된 맥락에서 청자는 어떤 방식으로 그 메시지를 해석하는지, 그리고 그 결과 화자와 청자의 관계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에 대해 화용적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이 장에서는 ‘소통’ 및 이에 해당하는 영어 표현인 ‘communication’의 정의와 이론적 모형을 검토하고, 소통에 관여하는 여러 요소를 조사한다. 이런 논의를 바탕으로 2장에서는 의사소통의 유형을 여러 관점에서 나누고 유형별로 의사 전달과 관계 형성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살펴본다. 소통은 일종의 사회적 언어 행위인 만큼 사회적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화용론의 언어 행위 이론 speech act theory에 대해 3장에서 자세히 다루고, 4장에서는 소통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언어적 공손 linguistic politeness의 문제를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탐구한다.
1.1위대한 소통
‘소통’이 바야흐로 시대의 화두가 되었다. 이는 비단 한국에서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통신과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시대적 추세라고 할 수 있다. 누구보다도 소통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정치권의 예를 들면, 1980년에 지미 카터 Jimmy Carter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된 로널드 레이건 Ronald Reagan은 8년간의 재임 기간에 높은 대중적 인기를 구가하였다. 그의 국민적 지지도가 높았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결정적인 것은 레이건이 “소통의 대가 Great Communicator”라는 별칭을 들을 정도로 국민들과 소통을 잘하는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레이건의 연설 담당관이었던 켄 카치기언 Ken Khachigian은 레이건이 소통에 성공한 데에 세 가지 비결을 들고 있는데, “잘 숙성한 메를로 포도주가 수정으로 만든 잔에 부드럽게 부어지는 듯한” 레이건의 목소리가 그 첫 번째 비결이고, 두 번째는 카메라 앞에서 당당한 그의 타고난 배우 기질이며, 세 번째는 청중들에게 중요한 그림들을 생생하게 떠올리게 하는 레이건의 마술적인 언어 구사력이라고 하면서, 그를 미국인들을 천진난만한 학생들처럼 자유자재로 다룬 “미국의 선생님 America’s Teacher”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는 재임 기간 중 수많은 기자회견과 연설을 통해 소통의 대가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1986년 1월 28일에 발생한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참사로 인해 7명이 목숨을 잃고 미국이 충격과 비통에 빠져 있었을 때였다. 그날 밤 텔레비전 카메라 앞에 등장한 레이건은 특유의 침착한 어조와 빛나는 수사로 다음과 같이 희생자를 기리고 국민을 위로하는 명연설을 함으로써 자칫하면 자신의 지도력에 문제가 될 수도 있었던 대참사의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있었다.
The future doesn’t belong to the fainthearted; it belongs to the brave … We will never forget them, nor the last time we saw them, this morning, as they prepared for their journey and waved goodbye and ‘slipped the surly bonds of Earth’ to ‘touch the face of God.’
미래는 심약한 자들의 것이 아니라 용감한 자들의 것입니다… 우리는 그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겁니다. 또한, 오늘 아침 그들이 여행을 준비하고 작별 인사를 하며 ‘신의 얼굴을 만지러 이 땅의 험악한 굴레를 벗어던졌던’ 그들의 마지막 모습도 절대로 잊지 않을 겁니다.
물론 찰스 던 Charles Dunn(2009)과 같은 이는 “레이건의 아이러니”라는 표현을 써서 레이건이 정작 알맹이 substance는 별로 없고 외양 style만 내세우던 대통령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했지만, 레이건 자신은 고별 연설에서 자기가 특별했던 것은 외양이 아니라 내용 content이었고 자신은 “위대한 소통가가 아니며 위대한 것들을 소통하려고 노력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말이 겸손함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실질은 없고 껍데기만 있는 존재로 폄하하려는 시도에 대한 섭섭함에서 비롯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레이건의 스타일은 종래 미국의 보수적 공화당의 정치인들이 흔히 갖고 있던 ‘명령과 통제의 리더십 leadership of command and control’이 아니었고 고집불통의 자세를 버리고 언제나 대통령 자신이 직접 나서되 설득을 포기하지 않는
기본정보
ISBN | 9788968177682 |
---|---|
발행(출시)일자 | 2019년 08월 05일 (1쇄 2015년 02월 20일) |
쪽수 | 432쪽 |
크기 |
153 * 225
* 26
mm
/ 672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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