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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작가회의 소설선집
삶창 · 2017년 09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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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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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로』는 인천작가회의 소설분과에서 활동하는 소설가 7명의 신작 혹은 가장 최근작을 모은 소설선집이다. 인천은 과거와 현재가 엉켜 있고 건물마다 골목마다 서사가 행인의 발목을 붙잡는다. 걸음을 멈추고 골목에 귀를 대고 싶고, 반은 무너진 담벼락에 기대앉으면 어디선가 뱃고동 소리가 들린다.

작가정보

저자(글) 박정윤

저자(글) 이상실

이상실

1964년 전남 완도에서 태어났다. 2005년에 장편소설 '사람도 사는 마을'이 '문학과 의식' 신인상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2010년에는 인천문화재단의 창작지원금을 수혜하였다. 현재 언어와 논술강사로 활동 중이다.

저자(글) 조혁신

조혁신

1968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2000년 「작가들」에 소설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창작집 <뒤집기 한 판>이 있다.

목차

  • 민원 있습니다..........................007
    김경은

    다락의 서사.............................031
    박정윤

    어머니의 말씀..........................057
    안종수

    낙석 주의.................................081
    이상락

    콜트스트링의 겨울...................091
    이상실

    벌레-네 번째 이야기..............115
    조혁신

책 속으로

공만 있으면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에 김만복 씨는 자신의 꿈을 떠올렸고 그 꿈은 다름 아닌 ‘집밥’이라고 생각한 게 문제였으며 일이 꼬이려다 보니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어갔다. 김만복 씨는 ‘집밥’에 사로잡혀 외식을 하다가 싫은 소리를 하고 만 것이다. 지근거리에 사는 아들 며느리에게 집밥을 바라는 마음 포기한 지 오래였건만 그날은 포기한 꿈에 유달리 집착했다. 두 눈 똑바로 뜨고 따박따박 말대꾸하는 며느리는 그날도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아버님은 이이랑 제가 꼬맹이들 밥 먹이느라 고기 한 점 입에 못 넣은 건 보이지도 않으신가 봐요” 중간에 자리를 박차고 나온 김만복 씨는 그날따라 마음을 제대로 추스르지 못했다.
-김경은, 「민원 있습니다」 중

실로 여러 시간 동안을 숲속에서 헤매다가 나는 드디어 내가 있는 곳이 어디쯤인지를 알아내었다. 발아래 절벽 아래쪽에서 나무 판때기가 바람에 흔들리며 철망에 부딪치는 딱딱,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그 판자 조각에 무어라 씌어 있는지를 알고 있었다. ‘낙석주의’였다. 난 평소 그곳을 지나면서 낙석을 어떻게 주의하라는 것인지를 몰라 한참 동안 절벽을 쳐다보며 생각에 잠긴 적이 있었다. 돌이 떨어질 위험이 있으니 이 지점에 도달한 자동차나 사람들은 전속력으로 재빨리 지나가라? 아니면 돌이 떨어지는지의 여부를 살피면서 살금살금 조심스럽게 천천히 지나가라? 그것도 아니라면 아예 그 길은 위험하니 포기하고 되돌아가서 다른 길을 찾아보라?
-이상락, 「낙석 주의」 중

공장을 점거한 농성자들에 대한 강제해산 집행이 있던 날이었다. 오전 아홉 시 정각이 되자 쇠파이프를 든 용역들과 곤봉을 착용한 경찰들이 콜트스트링 정문으로 돌진했다. 계단을 오르는 둔탁한 발짝 소리가 연이어 울렸다. 농성자들은 강제연행에 대비하여 저마다의 태세를 갖추고 전의를 다졌다. 2층으로 진격한 용역들은 손에 든 쇠파이프로 벽을 두드리는가 싶더니 서 화가가 머물고 있는 농성장의 문을 부서뜨렸다. 서 화가는 쇠사슬을 몸통에 묶고 기둥에 두른 채 양팔을 벌리며 그들을 노려보았다. 용역들은 서 화가의 팔을 비틀며 쇠사슬을 풀어냈고 네댓은 벽에 걸린 서 화가의 〈기타와 목련〉 등 모든 작품을 닥치는 대로 찢어버렸다.
-이상실, 「콜트스링의 겨울」 중

난 군인들이 방에 들어오면 눈을 감아. 얼굴을 안 보면 낫지 않을까. 너는? 난 절대로 눈을 감지 않아. 똑바로 봐야지. 그래야 길을 가다 만나도 때려줄 거 아니야. 그러니까 너도 눈을 감지 마. 아니, 난 그렇지 않아. 내가 그 사람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면 그 사람도 날 기억 못할 거 아냐. 내가 여기 있는 거 아무도 몰라야 해.
날이 새면, 해가 지면, 어린 금령은 아이들과 이런 이야기를 했다. 밖에 나가 살 궁리였다. 그러면 심장이 뛰었고, 기분이 좋아졌다. 고향에서 보던 꽃도 보고, 물도 보고, 엄마도 아빠도 어린 동생들도 보고 싶었다. 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 어린 금령은, 금령처럼 어린아이들은, 견뎌내기 위해 눈을 감아도 보고, 눈을 떠서 기억하려고도 해보았다.
-황경란, 「그날 이후로」 중

출판사 서평

작가들은 여전히 역사와 시대의 아픔에 예민하다. 그래서 작품들에는 슬픔이 가득 담겨 있다. 하지만 작가들은 내면의 참담한 풍경을 넘어 조금씩 희망을 품으려고 한다. 그래서 독자들에게 위안을 주고자 한다. 그렇다고 해서 거창한 희망이나 밝은 미래가 아니라 “비 오는 골목에서 우산을 받은 것” 같은 위안이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66550883
발행(출시)일자 2017년 09월 13일
쪽수 161쪽
크기
125 * 190 mm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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