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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어린이 중학년 문고 5
손주현 저자(글) · 최정인 그림/만화
휴먼어린이 · 2022년 0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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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에 꽃범이 산다 상세 이미지

수상내역/미디어추천

일제 강점기 창경궁의 동물원을 배경으로 한 소년과 어린 표범의 따뜻한 우정을 그려 낸 역사동화. 동물원 일꾼인 아버지 덕에 창경원에서 나고 자란 열 살 소년 은규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태어나자마자 어미를 잃은 새끼 표범을 돌보겠다고 나섭니다. 은규 덕분에 점박이는 튼튼하고 날랜 표범으로 자라나지만, 조선 땅에 불어닥친 전쟁의 불길은 동물원마저 집어삼키려고 하지요. 일본인들은 폭격에 대비해 맹수들을 모두 죽이려 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은규는 점박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일본에 의해 궁궐이라는 지위를 잃고 동물원이 되는 수모를 겪었던 창경궁의 아픈 역사와 힘없는 아이와 동물마저 해치는 전쟁의 참혹함, 그러나 그 속에서 피어난 순수한 우정과 끈질긴 생명력의 이야기가 함께 펼쳐집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손주현

서울대학교에서 국어교육학과 미학을 공부했습니다. 어린이들이 옛것을 통해 삶의 올바른 길을 찾아가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기대하며 옛날을 담은 책을 쓰고 있습니다. 《창경궁에 꽃범이 산다》로 제23회 MBC 창작동화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배워서 나라를 구한 독립운동가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귀신 잡는 감찰 궁녀》, 《조선의 문을 열어라》, 《동물원에서 만난 세계사》, 《백제의 신검 칠지도》, 《조선 과학수사관 장 선비》 등이 있습니다.

그림/만화 최정인

최정인

대학교에서 판화를 공부하고, 줄곧 어린이 책에 그림 그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한없이 포근한 그림을, 때로는 과감한 구도와 강렬한 색감의 그림을 그리는 등 다양한 작업을 즐기며, 서울디지털대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 《그림 도둑 준모》, 《다녀왔습니다》, 《라 벨라 치따》, 《기린을 만났어》, 《김 구천구백이》 등이 있고, 전래동화를 개성 있는 그림책으로 재해석한 《바리공주》, 《견우 직녀》를 출간했으며, 쓰고 그린 책으로 《거인의 정원》이 있습니다.

목차

  • 눈 쌓인 날의 탄생
    소중한 날들
    동물원 비상조치 요강
    그날 밤 창경원
    마지막 선물
    매화꽃 피면
    또 다른 점박이

    작가의 말

책 속으로

“추륵, 착!”
마침내 뭔가 쑥 빠져나왔다. 어른 주먹만 한 검은 덩어리였다. 점박이의 첫인상은 그랬다. 거뭇거뭇한 덩어리. 하얀 눈 위에 놓인 거뭇한 덩어리, 거기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났다. 어미는 몸을 돌려 새끼를 핥아 주었다. 어미 몸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지만 새끼는 무사한 듯했다. 어미는 무척 급해 보였다. 마치 급히 어디 가야 할 것처럼.
_본문 11쪽

은규는 새끼 표범에게 무얼 해 줘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
“막 태어난 새끼를 핏덩이라고 하더니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이걸 안아 주어야 할지 놔둬야 할지 도통 모르겠어요.”
“너무 애쓰지 마라. 어미가 없는 새끼 맹수는 살아남기 힘든 법이야. 정 붙기 전에 내려놓는 게 좋아.”
히구치가 일부러 냉정하게 말했다. 그렇다고 “네.” 하고 놔둘 은규가 아니었다.
“죽을 땐 죽더라도 제가 돌볼게요. 그냥 죽으라고 둘 순 없잖아요.”
히구치는 선뜻 답하지 못했다.
_본문 18쪽

히구치는 앞으로 벌어질 일 몇 가지를 알려 주었다.
“이제 곧 제 어미만큼 자랄 거다. 그 전에 표범사에 집어 넣을 거야.”
“그렇게 금방이요?”
“그래. 그 후엔 지금처럼 어루만지고 껴안는 걸 그만해야 해. 이제 이빨도 날카로워져서 언제 덤빌지 모르니까.”
은규는 마음속에 구멍이 생기는 것 같았다.
_본문 39쪽

동물원 총책임자인 사토가 직원들에게 무언가 말하고 있었다. 직원들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누구는 울 것 같은 표정이었고, 누구는 너무 놀라 말문이 막힌 표정이었다. 히구치의 얼굴도 보였는데 평소와 달랐다. 무슨 일이 있긴 한데 애써 감추려는 표정이었다.
‘하긴 사토가 사무실에 등장했다면 꽤 중요한 일일 거야. 대체 무슨 일이지?’
_본문 53쪽

아버지는 은규를 붙잡아 이불 속으로 밀어 넣었다. 아버지가 이불 채 꼭 끌어안는 바람에 은규는 꼼짝달싹할 수 없었다. 몇 번을 그렇게 몸부림치다 결국 아버지에게 안겨 울고 말았다. 방 밖에 아직 히구치가 서 있었다. 창문에 어린 히구치의 그림자가 길게 떠는 게 보였다. 아버지가 한숨지으며 말했다.
“정말 긴긴 밤이 되겠구나.”
_본문 69쪽

어느 정도 오른 것 같았다. 미리 점찍어 둔 바위 둔덕이 보였다. 나무가 드문드문하고 울퉁불퉁한 바위가 많은 곳이었다. 뒤를 돌아보니 궁 전체가 한눈에 보였다. 달빛을 받아 환하게 드러난 창경궁은 말로만 듣던 그 옛날의 지엄한 모습이었다.
_본문 108쪽

조선 표범은 몸통의 무늬가 매화꽃 같다고 해서 ‘꽃범’이라고 불렸다. 봉오리가 꽃으로 활짝 피듯 무늬가 벌어지면 다 큰 어른 표범이 되었다는 표시다. 은규는 점박이를 꼭 껴안았다.
“매화꽃이 활짝 피면 꼭 다시 만나자.”
_본문 109쪽

출판사 서평

슬픈 역사를 간직한 채 동물원이 되어 버린 창경궁,
그 속에서 피어난 한 소년과 어린 표범의 애틋한 우정

일제 강점기, 조선의 아름다운 궁궐 창경궁은 일본에 의해 강제로 이름을 빼앗긴 채 창경원이라는 이름의 동물원이 되었습니다. 일본이 왕위에 오른 순종의 외로움을 위로한다는 명분으로 궁궐 한쪽을 허물고 유원지를 지었는데, 실은 조선 왕실의 위엄을 떨어뜨리고 조선인들이 식민 지배에 불만을 품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계략이었지요. 이후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왕실의 공간이었던 창경궁은 동물을 들이며 아무나 놀러 갈 수 있는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위엄 있고 당당하던 궁궐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게 되었지요.
《창경궁에 꽃범이 산다》는 바로 이때의 창경궁 동물원을 배경으로 한 역사동화입니다. 열 살 소년 은규는 동물원에서 나고 자란 아이입니다. 동물원의 온갖 대소사에 참견하고 다니는 통에 웬만한 일에는 놀라지도, 겁먹지도 않는 대찬 아이이기도 하지요. 창경궁에 눈이 소복이 쌓인 어느 겨울날, 그런 은규의 눈물을 쏙 빠지게 만든 사건이 일어납니다. 동물원에 막 들여온 어미 표범이 새끼를 낳다가 죽고 만 것이지요. 은규는 자신을 낳다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눈물짓고, 어미 없이 남겨진 새끼 표범을 길러 보겠다고 나섭니다. 이렇게 은규와 새끼 표범 점박이는 둘만의 애틋한 우정을 나누기 시작하지요.
손주현 작가는 어린이들이 옛것을 통해 삶의 올바른 길을 찾아가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며 다양한 역사책과 역사동화를 써 왔습니다. 《창경궁에 꽃범이 산다》에서는 이러한 바람을 담아 창경원이라는 이름과 함께 변해 버린 우리 궁궐의 아픈 역사를 담담히 그려 냈지요. 여기에 오랜 시간 어린이를 위한 동화책에 그림을 그려 온 최정인 화가의 따뜻하고도 애틋한 삽화가 어우러져 독자들에게 더욱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우리 민족의 굳건한 생명력과 의지를 닮은
꽃범 점박이, 그리고 은규의 이야기

점박이는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해에 태어났습니다. 일본인들이 조선의 밥숟가락과 요강, 동물원의 우리 쇠창살까지 무기를 만들기 위해 빼앗아 가던 때였지요. 이 와중에 미국과 일본 사이 일어난 태평양 전쟁 때문에 우리나라에도 폭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폭격으로 동물원 우리가 무너지면 맹수들이 탈출할 것을 우려했던 창경궁 동물원의 책임자는 명령을 내립니다. “오늘 저녁 맹수들을 모두 독살하시오!” 전쟁은 이렇듯 아무 죄 없는 동물마저 고통으로 몰아넣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은규는 점박이의 목숨만이라도 지켜 내기 위해 나섭니다. 과연, 은규는 점박이를 구할 수 있을까요?

부엉이의 울음소리가 더 선명하게 들렸다. 밤이 깊어졌다는 뜻이다. 울음 끝에 잦아드는 딸꾹질 소리만 방 안을 채웠다. 맹수사 쪽에서 하나둘 신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고통을 못 이기고 쥐어짜는 소리가 이어졌다. 늑대, 삵, 퓨마, 호랑이, 곰 모두 각자의 소리로 토해 내듯 신음했다. 독의 기운이 퍼져 나갈수록 소리는 커져 갔다. 그러다가 잠시 뚝, 모든 소리가 멈추었다. -본문 중에서

예로부터 우리 땅에는 표범이 많이 살았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그 표범의 무늬가 매화꽃 같다고 해서 꽃범이라고 부르며 귀하게 여겼지요. 손주현 작가는 조선 꽃범 점박이가 온갖 모진 억압에도 스러지지 않은 우리 민족과 닮았다고 말합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있지요. 창경궁이 제 이름과 모습을 되찾은 지금도 우리는 우리 민족에 대한 자부심을 간직함과 동시에 지나간 역사의 아픔까지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창경궁에 꽃범이 산다》는 점박이의 굳건한 생명력, 그리고 점박이를 살리기 위해 온 힘을 다했던 은규의 순수한 의지와 함께 독자들에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시리즈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65914525
발행(출시)일자 2022년 02월 18일
쪽수 124쪽
크기
165 * 226 * 14 mm / 275 g
총권수 1권
시리즈명
휴먼어린이 중학년 문고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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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자 (수입자) 휴먼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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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일자 2022.02.18
사용연령 8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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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국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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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귀신같이 알아채기는......
창경궁에 꽃범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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