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미술을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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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김용익
저자 김용익은 1968년 서울대학교 농과대학을 그만두고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에 입학하면서 미술에 입문하였으며, 자의적으로 선택한 미술이었기에 '나는 왜 미술을 하는가'라는 의문을 끊임없이 던져 온 자칭 “괴로운 타입”의 예술가이다. 1980년 홍익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대학조교, 중고등학교 미술교사, 전문대학 교수 등을 거쳐 현재 경원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미술을 전공하는 이들에게 자신이 살아 온 경험을 진지하게 들려주는 미술 교육자이다. 1970년대 이후 물질과 이미지의 대립 관계를 화해시키고자 하는 의도를 개진한 일련의 천 작업, 모더니즘의 인증된 이미지 권력에 흠집을 내고자 시도한 〈가까이… 더 가까이…〉라는 제목의 캔버스 작업, 이전의 캔버스 작업 위에 물감을 덧칠함으로써 지워버리는 〈절망의 완수〉 시리즈 작업 등을 선보였다. 또한1998년 광주비엔날레 정상화를 위한 범미술위원회 위원장 활동에 이어 대안공간 풀 설립(1999년)과 미술인회의 창립(2003년) 등에 관여하였으며, 문화관광부에서 주관한 공공미술 추진위원회 위원장(2006년~2008년)으로 활동하는 등 미술 안에서만 미술을 사고하기보다는 문화 안에서의 미술을 사고하며 실천해 온 공공미술가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지난 30여 년 동안 쉬지 않고 써온 수많은 글을 통해 자신의 작업과 전시는 물론 한국 현대미술, 모더니즘, 공공미술, 미술제도, 미술교육, 더 나아가 한 상식적 지식인으로서 문화예술 전반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개인 블로그에 축적된 글을 통해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목차
- 책머리에
1. 프롤로그
나를 소개한다
2. 논리와 순리
논리와 순리
상식, 감수성 또는 예감
나의 최근작
물질과 이미지 간의 화해
평면 오브제
개념을 통한 개념의 극복
3. 가까이... 더 가까이...
나는 왜 그림을 그리는가
내로우 베이스드 스페셜리스트의 노트1
내로우 베이스도 스페셜리스트의 노트2
다이얼로그, 모놀로그
인증된 모더니즘과 비판적 모더니즘
좋은 작품의 기준
4. 절망의 완수
얼룩들
무능력의 천민 집단, 여성
예술과 돈
한국에서 정치미술이 약한 것은 가족주의 때문이다
5. 미술민주화의 지평을 열기 위하여
순수성에 나타난 예슬과 인생의 분리
나의 전제
개념주의로 본 현대미술
(좌담)미술민주화의 지평을 열기 위해
풍경, 곰팡, 여름... 그리고 절망 또는 종생기
비엔날레와 대안공간
대안은 모더니즘의 퇴행에서부터
정치적인 것과 개념적인 것의 연결을 보여주기
6. 당신들의 낙원에서 우리들의 낙원으로
선망의 정치학에서 누림의 정치학으로
공공미술은 어려워
공공미술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간다
이 시대에 공공미술이 왜 필요합니까?
예술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
2009년 11월, 북아현동으로의 추억 여행
이시무레 미치코와 메이플소프의 환상과 전복적 비판성
사람답게 살고 싶은 꿈, 불온한 꿈
체제 안의 우군과 연합하라
정처없는 글쓰기
7. 왜 제가 이럴 수 밖에 없는지
홍씨 상가
우리의 위기의식은 허위가 아닌가
C선생님께
전시회를 열며...
개인전을 마치며
이 지적 사기극을 고발한다
대지의 복수
원 나이트 스탠드
캡션을 수정해주마
경기도지사님께
P에게
8. 아이들아, 이것이 우리 학교다
레슨 3
레슨 4
나는 소극적 전략을 믿는다
부모님 전 상전
쌩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미술 전공해도 먹고 살 수는 있으니 오히려 미술을 걱정해
9. 무통문명에 소심하게 저항하기
무극보양 뜸
쏘 쿨한 글
성배의 진실
The Holy Grail
인도 기행
다크 마운틴 프로젝트의 여덟 개의 비문명 강령
나는 국가을 믿지 않는다
4대강에 대한 사적 대화
무통문명에 소심하게 저항하기 1
무통문명에 소심하게 저항하기 2
나는 오래된 미래를 준비한다
10. 에필로그
쑥개떡에 부쳐
참고문헌
책 속으로
“내게는 ‘현대미술’이라는 것이 세계사, 물리, 혹은 기하 등등과 다를 바 없는 하나의 학과목이었다. 공부하지 않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하나의 학과목이었다. 나는 현대미술이란 과목을 공부하면서 이제까지는 알지 못했던 여러 가지 지식을 얻었다. 예컨대, 이론 물리학은 과학이 아니라 철학이라는 것, 곁들여서 물리철학이라는 학문의 한 분과가 있다는 것, 유클리드 기하학과는 상대되는 비유클리드 기하학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 뉴턴적 우주관에 상대되는 아이슈타인의 우주관이 있다는 것 등등이었다. 이러한 지식들은 내게 퍽 충격적이었다.”(p.37)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모더니즘의 의미는 마이너스 방향으로 잡혀 있다. 그것은 복잡보다는 단순, 확대보다는 축소, 성장보다는 감소, 외향적이기보다는 내향적, 발언보다는 침묵, 생명보다는 죽음의 방향으로 잡혀져 있다. 이 마이너스 방향의 의미와 가치가 모더니즘이 남긴 돌멩이다. 그리고 이것이 플러스적인 가치가 지배하기 마련인 이 세상에서 역설적으로 모더니즘이 갖는 의의라 하겠다.
이 마이너스적 가치를 우리의 삶으로 받아들이는 일은 쉽지 않으리라. 자칫 그것은 패배주의자, 낙오자, 무능력자, 염세주의자, 더 나아가 침묵을 빙자한 기회주의자, 몸을 사리는 이기주의자로 몰리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동적 허무주의가 아니라 능동적 허무주인 모더니즘은 이런 우려를 모두 씻어버리리라고 나는 믿는다.”(p.68)
“한국의 정치미술이 약한 것은 가족주의 때문이다! 사회 안전망이 부실하여 우리의 가족주의는 완화될 기미가 안 보인다. 노인, 장애인, 아동, 출산, 육아, 교육, 실직 등 모든 사회적인 문제가 오로지 가족, 가정에게 책임지워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가족주의가 수백 년 유구한 전통을 갖고 있다 해도 그것이 그리 질긴 이유는 바로 사회 안전망의 부실 때문이라고 본다. 사회 안전망이 부실하니까 가족(주의)에 매달릴 수밖엔 없는 것이다.”(p.138)
“가로등을 깨버려! (깨는 것이 범법으로 맘에 걸리거든 스위치를 찾아서 내려놔! 상황주의자들은 깨고 다녔지만…) 자본주의는 도시의 밤을 무서워한다. 자본주의의 펜스 밖으로 밀려나 심성이 사나워진 사람들이 어둠을 틈타 무슨 짓을 할까봐. 그러나 밤은 어두워야 해. 사람에게나 식물에게나… 우리들에게 어둠을 돌려줘!”(p.226)
“폐허를 그냥 좀 내버려둬! 폐허는 자본의 속도에 지친 우리 맘을 아련히 위로해주니까... 우리나라 공공미술의 핵심은 도심의 폐허를 그냥 그대로 보존하여 잡초가 수북이 나게 내버려두는 것이 돼야 해.”(p.226)
“나는 결코 학생들의 작품을 칭찬할 수 없다. 그들의 재능을 칭찬해줄 수 없다. 가치와 당위가 무너진 시대, 패러다임이 깨진 미술계, 그리하여 사기의 가능성이, 아니 사기가 횡행하는 미술계를 앞에 두고 순진하게도 어려서부터 들어온 재능 있다는 소리만 믿고 화가의 꿈을 키워오고 있는 그들을 나는 무책임하게 칭찬해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들이 그들의 재능만 믿고 미술계에 나아갈 때 겪을 좌절과 상처가 안타까워 나는 그들의 재능을, 그들의 그림을 칭찬해 줄 수 없는 것이다.”(pp.292-293)
“젊은 친구들… 미술을 전공해도 먹고 살 수는 있어. 너무 걱정하지 마. 오히려 미술을 걱정해. 어떻게 미술이 건강하게 살아남아야 할까를 걱정하라구, 알겠나?”(p.326)
출판사 서평
“도대체 미술은 무엇이고, 왜 하는가?”
우리 시대 젊은 미술가들의 멘토, 김용익
상실된 윤리적 정치적 정당성을 회복하기 위해 예술을 심문하다
‘미술하기’와 글쓰기
최근 들어 국내외를 막론하고 미술가가 글을 생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글이 작가들의 작업에서 ‘미술하기’의 한 방편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용익은 70년대부터 글을 생산해오고 있으니 이런 흐름에서 꽤나 선구적인 의식을 지닌 작가로 볼 수 있다. 실제로 그는 여느 비평가 못지않게 많은 글을 생산한다. 그에게 글쓰기는 ‘미술하기’의 한 방식이다. 그는 작업의 과정 일부로, 작품 해제로, 삶에 대한 스스로의 실천 방안으로, 무엇보다도 타인에게 말을 거는 노력으로 평생 글을 써왔다. 경험과 사유의 양편을 오가며 치열하게 고민해온 진정성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그의 글이 많은 논쟁과 토론을 활성화시켰던 것처럼, 그의 글은 결코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공론에 머무는 경우가 없다. 철저한 자기 검증과 더불어 매우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지평에서 펼쳐지는 그의 문제 제기는 무반성적인 작업 태도와 삶의 방식에 거침없이 정곡을 찌른다.
학생들과 젊은 작가들이 가장 본받고 싶어 하는 미술가
작가, 공공미술가, 평론가, 교육자이자 작가들의 멘토이기도 한 김용익. 속칭 ‘땡땡이 그림’으로 잘 알려진 작업 때문에 흔히 모더니즘 작가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그는 우리 시대에 보기 드물 만큼 양심적이고 실천적인, 그래서 더할 나위 없이 ‘깐깐한’ 예술가이다. 이 책에 수록된 70여 편의 글과 그의 작업에서도 확인되듯이, 그는 남들 하는 대로 미술을 하지 않는다. 40여 년 넘게 작업해오면서도 ‘나는 왜 그리나?’, ‘무엇을 그리나?’, ‘누구를 위해 그리나?’와 같은 의문을 끊임없이 제기하는 ‘피곤한’ 타입의 예술가이다. 그에게 미술이란 생각의 장을 여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의 예술은 주변에서 흔히 보게 되는, 미술작품에 대한 우상숭배주의나 신비주의, 미술가 신화, 자율성의 신화와는 한참 거리가 멀다. 이것들은 모두 미술에 무반성적으로 투신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김용익은 지금도 여느 젊은 작가 못지않은 치열한 문제의식을 견지해오고 있으며, 학생들과 젊은 작가들이 가장 본받고 싶어 하는 미술가로 여겨지고 있다. 《나는 왜 미술을 하는가》에는 ‘그림을 왜 그리는지’와 같은 순수미학적 고찰에서부터, 공공미술, 미술제도, 문화경영, 미술교육, 지역 미술을 망라하는 실천미학적 고찰에 이르기까지, 나아가서 문명에 대한 통찰과 실천에 이르기까지, 그는 예술과 철학, 일상을 관통하며 설득력 있는 화두를 제시하고 있다.
미술, 가장 솔직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화두를 던지다
나는 왜 미술을 하는가? 미술을 전업으로 하는 작가에게 이러한 자문은 당혹스러운 물음이다. 너무나 당연한 물음이지만 먹고사는 문제든 바깥일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이러한 질문 따위를 쓸데없는 것으로 여기거나 둔감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미 40여 년 훨씬 넘게 활동해오고 있는 작가가 이러한 자문을 한다면 이 물음은 다른 무게, 다른 의미를 지니게 된다. 더구나 그는 하루에 서너 점의 작품도 그리는가 하면 하나의 시리즈만도 수백 점에 달할 만큼 엄청난 열정으로 작업을 해오고 있다. 마치 자살하려는 자의 독백처럼, 죽음과 허무가 드리워져 있는 듯한 이 자문은 사실 예술가에게 너무나 본질적인 것이다. 삶의 이유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자명한 것이 아니듯이, 예술의 존재 이유 역시 마찬가지다. 존재 확인의 증표, 존재 이유의 확인이 무반성적인 삶을 성찰하게 하듯이, 예술의 존재를 당연하게 여기는 비성찰적 태도에 강력한 태클을 걸 때에야 비로소 예술의 올바른 설자리를 자리매김하고 그 속에서 예술의 의미와 가능성을 성찰하게 될 것이다. 그의 미술이 시종 개념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개념적이라 함은 미술과 삶을 둘러싼 근본적인 조건을 성찰하기 때문이다. 작품을 한번 보는 것만으로 대충 이해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그의 작업과 예술가적 태도, 그리고 그의 글은 우리의 예술, 사회, 삶, 윤리에 대해 자문하게 한다.
유명해지고 싶고, 돈도 벌고 싶고, 근사한 미술관에서 전시도 하고 싶은 욕망이 어느덧 예술가에게도 당연시되는 요즘, 오히려 김용익이 제시하는 예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예술 자체를 심문함으로써 상실된 윤리적, 정치적 정당성을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펼쳐 보인다.
‘땡땡이 그림’ 모더니스트에서 공공미술가, 그리고 생태미술가로
김용익은 70년대부터 왕성한 작업을 해오고 있는 작가다. 그의 작업량은 지금까지 제작한 작품의 정확한 수를 알 수 없을 만큼 방대하다. 그런데 작가로서의 경력이 얼마나 되었건, 작품의 양이 얼마나 되었건, 그의 작품에 일관되게 적용되고 있는 특징이 있다. 치열함이다. 그는 모더니스트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던 70년대부터도 형식주의에 대충 매몰되고 마는 관습적인 모더니스트가 아닌, 치열한 실험과 검증을 통해 모더니스트 정신의 근간이랄 수 있는 미학적 혁명성을 도모하는 태도로 일관해왔다. 그가 김수영의 시와 시론을 자주 원용하고 있는 것도, 미술의 전제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통해 예술과 삶의 긴장 관계를 내부로부터 체화하면서 끝을 보고자 하는 했던 것도, 바로 이러한 치열함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마치 김수영처럼, 모더니즘의 의미를 삶 속으로 끌어들이고, 모더니즘의 의미를 삶으로 살고자 했던 것이다. 자신의 미술 행위조차 반성의 대상으로 삼는 그의 치열한 대응은 마침내 자신의 미술 흔적을 무수한 작품에서 지워버리는 일까지 감행하며, 나아가서 모더니즘의 한계를 직시하고 ‘미술하기’의 국면을 보다 넓은 전시장 밖의 현실로 전개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모더니즘의 가능성과 그 한계를 점검한 그는 똑같은 강도의 치열함으로 미술을 둘러싼 보다 폭넓은 맥락을 주목하기 시작한다. 공공미술, 미술교육, 미술경영, 생태미술 등에 걸친 폭넓은 개입, 그리고 한 치의 주저함 없이 비판하고 실천하는 그의 온몸 미학은 미학적 혁명성을 넘어 유연하고 실천적인 새로운 개념의 정치적 혁명성을 제시하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65640271 |
---|---|
발행(출시)일자 | 2011년 09월 06일 |
쪽수 | 375쪽 |
크기 |
188 * 254
* 30
mm
/ 678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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