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페어 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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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스패너를 돌리는 일 이상의 의미가 있다
독일 물리학자 볼프강 헤클은 고장 난 변기를 살펴보다 물이 내려가는 원리를 알아내고, 벼룩시장에서 만난 한 마이스터에게 자전거 엔진 수리법을 배운다. 단종된 제품인 데다 부품을 구할 수도 없다는 전문가의 말을 뒤로 한 채 물어물어 나사 하나를 구하고 직접 고치고……. 가죽 바지에서부터 자동차까지, 그의 수리·수선 열정에서 벗어나는 물건은 없다.
수리하고 수선한다는 것은 그저 스패너를 돌리는 일 이상의 의미가 있다. 물건을 고치려면 구조와 작동원리를 이해하고 문제를 파악해야 하며, 몰입하여 손을 움직여 고쳐야 한다. 때로는 발품을 팔고 시간을 들여야 한다. 이 과정은 새 물건을 샀을 땐 얻을 수 없는, 그 이상의 의미와 풍부한 정서를 느끼게 준다.
리페어 컬처는 우리를 게으른 소비자로 내모는 시대에 맞서, 삶을 더 풍요롭게 가꾸는 방법을 안내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볼프강 M. 헤클
Wolfgang M. Heckl
독일의 물리학자이자 국립독일박물관 관장으로, 책과 방송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어려운 학술 내용을 대중에게 재미있게 전달한 공로로 여러 상을 받았다.
헤클은 시간이 날 때마다 작업실에서 몰두하거나 뮌헨의 한 리페어 카페에서 사람들과 만나 고장 난 물건을 어떻게 고칠지 머리를 맞대고 토론한다. 떨어진 가죽 멜빵바지를 고치기 위해 재봉틀에 실톳을 끼우느라 끙끙대고, 벼룩시장에서 만난 어느 마이스터에게 고장 난 자전거 엔진 수리법을 배운다. 노트북 이어폰 단자에 낀 금속 조각을 꺼내려고 유튜브 속 젊은 스승에게 조언을 받으며 몇 날 며칠 작업실에 머물기도 한다.
무엇이든 끝까지 해보려는 마음가짐. 사물을 대하는 그의 태도는 곧 그의 삶이 되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했다. 편집자로서 오랫동안 책을 만들어왔고, 몇 권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옮긴 책으로 소설 《아쿠아리움》, 어린이책 《색깔의 여왕》 《아저씨, 왜 집에서 안 자요?》 《난민 이야기》 《플라스틱 얼마나 위험할까?》가 있다.
목차
- ○ 리페어 컬처를 옹호하며
○ 수리·수선, 자연의 플랜
자기조직화의 원칙 / 생명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 자연도 수리하고 수선하며 재활용한다
○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잃어버린 지식: 사물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기 / 잃어버린 능력: 전문가들은 알 수 없는 것
○ 쓰고 버리는 사회를 해부한다
의도적인 노후화 / 내구성과 가격 / 수영장 펌프를 수리하다가 / 하드웨어의 짧은 수명은 예견되어 있었다 / 소프트웨어의 수명도 ‘한시적’이다 / 수리 불가능한 일체형 디자인 / 쓰고 버리는 사회, 그 대가는 누가 치르고 있는가?
○ 세상이 그대 손안에 있다
새로운 물결은 이미 시작되었다 / 나는 어떻게 스스로 수선 기술자가 되었는가 / 숨은 장인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 / 나를 둘러싼 사물을 대하는 태도가 곧 인간으로서의 나를 말해준다 / 우리 내면에는 기술자적 능력이 잠재해 있다 / 리페어 컬처는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 함께 한번 해봅시다! / 차근차근 수리·수선에 다가가는 법
○ 수리·수선을 하면 어떤 보상이 뒤따르는가?
리페어 클럽 / 나의 비앙키 아퀼로토와 벼룩시장에서 만난 인연 / 리페어 컬처가 깨우는 우리의 가능성들 / 자율이라는 우쭐한 기분 / 컴퓨터로는 배울 수 없는 것 / 손으로 무언가를 한다는 것 / 수리·수선의 교육적 측면 /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서 / 행복, 직접 뭔가를 만들 때 생기는 감정
○ 성장의 쳇바퀴에서 벗어나는 길
리페어 컬처를 향하여 / 쓰레기를 맛보라: 쓰레기를 어디에 잘 활용할 수 있을까 / 의미 있는 성장 / 수리·수선에는 보상이 따른다 / 모두를 위한 재활용 / 지역 내에서 사고, 지역 내에서 생산하며, 교환해서 쓰자!
○ 2040년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 옮긴이의 말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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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건강한 인간 지성에 대한 옹호다. 대부분의 물건들이 생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히 낡은 것이 되어버리는 이 시대에 합리적 행위를 하도록 이끌어주는 지침서다. 헐거워진 나사를 조이는 법을 아직 알고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한 필독서다.
-
볼프강 M. 헤클은 리페어 컬처를 열정적으로 옹호하는 사람이다. 그는 수리·수선에 얽힌 수많은 이야기를 통해 점차 무력해져가는 일상에 리페어 컬처가 어떻게 맞설 수 있는지 보여준다. 수리·수선은 이해력과 창의력을 길러주고, 자원을 절약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이렇게 고쳐진 물건들에는 특별한 가치가 생긴다. 그가 제안하는 리페어 컬처를 받아들인다면 우리 미래가 한번 쓰고 버리는 물건처럼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책 속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더 값싼 재료를 쓰면서 우리 사회는 점점 더 쓰고 버리는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 이런 사회는 수명이 긴 제품을 더는 가치 있는 물건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고쳐 쓰는 것 또한 무의미한 태도로 간주해버린다. 이제 막 진행되고 있는 리페어 운동은 이러한 문제점에서 출발한다. 이 움직임에는 수제품에 대한 향수와 함께 비판적 소비에 대한 생각들도 섞여들고 있다.
_87쪽, 쓰고 버리는 사회를 해부한다
내가 피아트127을 타고 있는데 갑자기 차가 덜덜거리기 시작한다면 나는 두 가지 행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돈이 충분하다면 자동차를 정비소로 가져가서 일정 시간 뒤에 수리된 차를 돌려받을 것이다. 엔진 소리는 아주 깨끗해질 테고, 나는 만족해하며 수리비를 낼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이번에는 내가 끝까지 한번 해보겠어.” 나는 근본적으로 무슨 일이건 직접 끝까지 파헤치려는 사람이 되었다.
_95~96쪽, 세상이 그대 손안에 있다
리페어 컬처는 지식과 능력, 분석적 사고를 바탕으로 하지만 또한 삶의 지혜와 가치관 그리고 무엇보다 세심함에도 기초하고 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물질적인 것들을 대하는 나의 태도는 곧 인간으로서의 나에 대해서도 뭔가를 말해준다. 예를 들어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자기 소유도 아니고 어차피 또 이사도 가야 하니 함부로 방치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기후 변화에 대해서도 ‘나중에야 어찌 되든 내 알 바 아니다’라는 식의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세 들어 산다 해도, 세심한 사람이라면 수도꼭지에서 물이 새도록 놔두지 않는다. 석회가 끼기 전에 미리 살펴서 깨끗하게 제거할 것이다.
_100쪽, 세상이 그대 손안에 있다
지인들과 함께 매주 한 번 수리· 수선의 밤을 가지는 친목 모임이 있다. 이 자리에서는 수리· 수선에 대한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지며, (대체로 그렇지만) 괜찮은 와인이라도 한 병 있을 때는 한 가지 안건을 놓고 본격적으로 논의하기도 한다. (……) 모임은 점점 커지고 있는데, 이들이 모두 물리학자나 엔지니어들인 것은 아니라는 점이 흥미롭다. 그 가운데에는 변호사도 있고 철학자도 있다. (……) 우리 수리·수선 모임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어, 안타깝게도 종종 도저히 조정하기 어려운 듯 보이는 자연과학과 인문과학 사이의 이른바 ‘문화 충돌’을 깨끗하게 극복했다. 실제로 우리 모임에서는 지나치게 값싼 생산 방식이나 제품의 짧은 수명, 혹은 품질이 좋은 제품일 경우 가격을 얼마나 높게 책정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 등을 이야기할 때 가장 활발하게 토론을 이어나가곤 한다.
_140~141쪽, 수리·수선을 하면 어떤 보상이 뒤따르는가?
뭔가를 수리하는 과정에서 어떤 발명품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는 경험은, 이 일이 아무리 어려워도 그 열정이 식지 않게 만들어준다. 우리 인간은 사물의 근본을 파헤치려 하고, 어떤 과제가 됐든 마스터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를 타인들에게 확인받고 인정받고 싶어 한다. 어떤 오류들 이 생길 수 있는지를 분석하고, 아무리 단순하다 해도 그 작동방식에 대해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만족을 느끼고 또 칭찬받고 인정받다 보면, 점점 더 많은 것들을 수리하고 수선하게 되며 이 작업을 좋아하게 될 수밖에 없다.
_195쪽, 수리·수선을 하면 어떤 보상이 뒤따르는가?
출판사 서평
나를 둘러싼 사물을 대하는 태도는
곧 인간으로서의 나를 말해준다
감각적이고 멋진 디자인, 새로 만들어낸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가전제품, 고화질의 카메라 성능을 갖춘 스마트폰 등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이 쏟아지는 사이, 내가 가진 물건은 너무 빨리 낡은 것이 되어버린다. 낡고 헤진 가죽 장갑, 고장 난 토스터기, 구멍 난 양말, 노즐이 막혀 제대로 인쇄되지 않는 프린터……. 버리고 새로운 것을 살 것인가, 아니면 고쳐서 다시 쓰려고 어떻게든 해볼 것인가? 지금 세상에서 오래된 것을 수리하고 수선하여 계속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2009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HUIJ라는 리페어 카페가 처음 문을 열었다. 사람들은 이곳에 모여 물건을 고치는 법을 함께 연구하고, 업사이클 하는 법을 서로 가르쳐주기도 하며, 제품의 가격과 수명의 관계 같은 문제를 두고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이러한 움직임들이 점차 활발해지면서, 4년 만에 네덜란드에만 50여 개의 리페어 카페가 더 문을 열었고, 벨기에와 프랑스, 미국, 독일에도 이 아이디어가 퍼져나갔다.
독일 물리학자이자 국립독일박물관 관장인 볼프강 M. 헤클은 리페어 컬처를 강력하게 옹호하는 사람이다. 리페어 컬처는 한정된 자원, 늘어가는 제3세계의 전자 폐기물 쓰레기산 때문에라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수리하고 수선하는 행위가 개개인에게 주는 정서적인 풍만함이 있어서, 그것을 통해 우리가 놓치고 있던 수많은 가치들을 회복할 수 있다고 헤클은 역설한다.
너무 복잡해서 속이 들여다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나만 볼 수 있는 작은 세계를 만들었다는 기쁨, 다른 사람 손을 빌리지 않고 내가 스스로 해냈다는 감각, 물건과 정서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자기를 둘러싼 사물들에 애정을 주고, 그 물건들을 끝까지 책임지려 애쓰는 자세. 리페어 컬처는 삶을 대하는 태도로까지 이어져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가꾸어가도록 안내한다.
물리학자의 시선으로 본 사물의 질서, 자연의 질서
리페어 컬처가 쓰고 버리는 사회에서 벗어나는 자연스러운 출구라는 것을 이해하려면, 수리·수선의 원칙이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 시간이 시작된 이래, 자연에 내재되어 있던 것임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수리·수선의 과정은 무생물계에서도 이미 일어나고 있지만 생물계에서 비로소 이 메커니즘의 모든 힘이 전개된다. 이 시스템 뒤에는 스스로 조직하고 또 치유하는 힘이 존재하며, 이것 없이 생명은 생겨나지 못하고 또 단 1초도 유지되지 못한다. (22쪽)
(……) 자연은 오류를 범하며, 그 오류를 자연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라도 다시 고친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무기물은 이 수리·수선의 법칙을 이용하고 있다. 이것은 곧 지구상 모든 물질의 기원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빅뱅과 함께 시작되어 모든 별과 행성의 생성과 함께 계속된다. 약 40억 년 전에 이렇게 수리·수선되지 않았더라면 지구는 결코 만들어지지 못했을 테고, 지구의 열이 식는 동안 에너지 보존과 자기조직화, 수리·수선의 과정이 없었더라면 지금 우리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27쪽)
수리·수선 메커니즘은 자연발생적인 것으로, 이 과정 없이 인간은 살 수 없었다. 헤클은 이렇게 수리·수선의 원리가 모든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자연의 원리임을 밝히고, 인류사에서도 리페어 컬처의 흔적을 찾는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경시하면서 타고난 근본으로부터 멀어져왔다.
언제부터 제품 상자에 수리 안내서가 빠졌을까?
-쓰고 버리는 사회를 해부한다
헤클한테는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1920년대 스타일 정장이 한 벌 있다. 그 옷을 살펴보면, 옷 주인이 살이 빠졌다가 다시 살이 찌는 사이 여러 번 수선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여분의 단추가 달려 있음은 물론이고, 언제라도 수선할 수 있도록 옷감과 안감을 아끼지 않고 넉넉하게 재단해두었다. 처음 옷을 디자인할 때부터 사용자의 체형에 맞게 수선할 수 있도록 배려했음이 분명하다.
기계도 마찬가지다. 초기 산업 디자인은 나사 하나라도 누구나 알기 쉽게 배치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았고, 자주 고장 나는 부품만 주문할 수 있도록 제품에 아예 부품번호 목록을 넣어주기도 했다. 수십 쪽짜리 회로도가 들어 있는 제품도 있었는데, 사용자는 이를 보고 그 물건의 작동원리를 역추정한다든가, 고장이 나면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어렵지 않게 짐작해볼 수 있었다.
이렇게 산업화시대 초기까지만 해도 제품을 처음 기획할 때부터 수리하고 수선할 것을 염두에 두었다. 제품을 수리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게 받아들여졌고, 고장 나면 얼마든지 스스로든 가까운 수리점에 방문해서든 고칠 수 있었다. 기업은 튼튼한 제품을 만드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고, 소비자는 기업에 대한 믿음을 키웠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기업은 매출과 성장이라는 목표에 사로잡힌 자본주의의 매개자로, 소비자는 단순한 구매자로 전락한 듯하다. 사용 기간이 정해져 있는 배터리라든가 금방 수명을 다하는 부품 따위를 케이스와 일체화하여 교체해서 쓰지 못하게 만들고, 내부가 보이지 않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부품을 바꿔 오래 쓰는 대신 새 제품을 사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렇게 제품의 교체 속도가 빨라지는 사이, 사람들은 생산과정에서 점점 더 배제되어왔다. 기업의 마케팅이 주는 환상적 이데올로기는 이 모든 과정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그러나 이것이 당연하기만 한 일일까?
뭐든 만지고 고치는 사람은
사물과 씨름하며 세상을 이해해나간다
헤클은 어느 날, 산 지 얼마 안 된 맥북에어에 꽂은 이어폰에서 음악이 흘러나오지 않는다는 걸 발견했다. 노트북 내장 스피커에도 이상이 없고, 이어폰이 고장 난 것도 아니었다. 몇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본 결과, 그는 이어폰 단자에 문제가 생겼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아니나 다를까, 플래시를 비쳐 안쪽을 살펴보니 이어폰 단자에 작은 관 모양의 금속 조각이 끼어 있었다. 어떻게 저 작은 조각을 꺼내야 할까? 그는 이걸 스스로 해결해보고 싶었다. 오각 앨런 키를 사서 노트북 케이스를 열어보기까지 했지만, 이어폰을 꽂는 뒤쪽에서는 이 단자가 열리지 않았다. 그는 유튜브에서 비슷한 경험을 한 사용자들의 영상을 찾아보았다. 결국 젊은 유튜버 스승에게 조언을 얻어, 이쑤시개에 특수 접착제를 붙여 금속 조각을 빼내는 데 가까스로 성공했다. 헤클에게 이 작은 금속 조각은 수리에 대한 치열한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소중한 기념품이다. 노트북을 그냥 수리센터에 보냈더라면 얻지 못했을 것이었다.
“뭐든지 제대로 고치고 나면 그런 기분이 든다. 정말 근사한 경험을 했구나, 정말 만족스러운 체험이었어. 반드시 성공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생각했던 일을 내가 해낸 것이다. 그렇게 수리를 끝낸 뒤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수확은, 고장 났던 물건을 다시 쓸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보다는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해냈다는 나 자신만의 경험이다.” (188~189쪽)
무언가를 고치고 만드는 행위는 그 물건과 나를 곧장 연결시킨다. 그 물건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어떤 작동원리로 움직이는지 파악하게 되기 때문이다. 최소한 한 번이라도 제대로 고친 물건이라면 쉽게 버릴 수 없다. 결과가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어떻게든 그 물건을 고쳐서 다시 써보려고 애쓸 것이다.
뭔가를 고치거나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들은 자율성을 얻는다.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 뭔가를 고쳐보며 다른 이를 도와주는 경험은 우리에게 그 어떤 것보다 큰 해방감을 안겨준다. 이런 경험들은 다른 어떠한 영역에도 적용할 수 있다. 어떤 일을 할 때 타인에게 인정받는 사람은 다른 분야에서 역시 학습 능력이 뛰어나다고 느낀다. 수리하는 일에 도전하면 크고 작은 기쁨을 느낄 수 있고, 성공하게 되면 주변 것들을 더 호기심 어린 눈으로 살펴보게 되며, 과학 원리를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물건을 발명한 이들에게 존경하는 마음을 품게 된다.
우리를 게으른 소비자로 내모는 과잉의 시대,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을 복원하는 삶
리페어 컬처는 자원 순환의 전 과정을 조망하게 한다. 자연에서 캐낸 물질로 물건 하나하나를 생산하는 것에서부터 이러저러한 유통을 거쳐 소비자에게 닿고, 쓸모를 다한 뒤 버려지고 나서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과정까지 물건의 일대기를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이름조차 생소한 나라에서 생산된 말도 안 되게 값싼 티셔츠,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온 생선가공품……. 자원을 대하는 현재 우리의 태도는 어떠한가?
헤클은 우리에게 이 세상을 구원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결정적인 측면을 논의해보자는 것이다. 다 쓴 물건들을 내다 버리기 전에 이를 고쳐 쓸지 벼룩시장에 내놓을지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계속된 성장이라는 한계가 분명한 목표만을 향해 달려가는 시대의 흐름과 우리를 게으른 소비자로 내모는 산업의 흐름에 맞서는 방법이며, 이런 태도가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해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63723525 |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5월 03일 | ||
쪽수 | 252쪽 | ||
크기 |
134 * 200
* 21
mm
/ 301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번역서)명/저자명 | Die Kultur der Reparatur/Heckl, Wolfgang 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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