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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으로서의 아시아문학

구미 오리엔탈리즘과 아시아 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 | 양장본 Hardcover
지구적 세계문학 총서 1
김재용 저자(글)
글누림 · 2012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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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제국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현대 아시아의 지식인들과 문학인들의 마음을 휘어잡았던 것 중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한 것은 내셔널리즘과 반서방주의라는 아시아 오리엔탈리즘이었다. 이 둘은 구미 오리엔탈리즘과 표면적으로 대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인식틀의 회로를 넘어선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여섯 명의 작가는 모두 이러한 지적 덫에서 벗어나려고 분투하였다. 이들의 지적 고투는 구미 오리엔탈리즘과 이의 대응으로 나온 아시아 오리엔탈리즘 모두를 극복하고 새로운 지구적 보편성을 찾으려는 노력이었다.

이 책의 총서 (5)

목차

  • 머리말

    서론:구미중심적 세계문학에서 지구적 세계문학으로

    제1장 왜 지금 지구적 세계문학인가
    제2장 구미 오리엔탈리즘과 아시아 오리엔탈리즘

    1. 구미 제국주의와 그 이데올로기로서의 오리엔탈리즘
    2. 구미 제국주의에 대한 대응과 아시아 오리엔탈리즘
    제3장 논의의 출발점으로서의 현대 한국문학

    제1부 남아시아

    제1장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1. 구미 제국주의 비판과 아시아의 연대
    2. 힌두부흥주의와 내셔널리즘에 대한 비판

    제2장 로힌턴 미스트리
    1. 내셔널리즘과 민주주의의 길항
    2. 독립 인도의 내셔널리즘화에 대한 비판으로서의 「그토록 먼 여행」
    3. 내셔널리즘의 파탄과 민중 연대로서의 「적절한 균형」

    제2부 동남아시아

    제1장 프라무댜 아난타 투르

    1. 구제국주의의 오리엔탈리즘과 전도된 오리엔탈리즘 사이에서
    2. 구제국주의의 허구성
    3. 전도된 오리엔탈리즘의 허구성

    제2장 시오닐 호세
    1. 신제국주의의 오리엔탈리즘과 전도된 오리엔탈리즘 사이에서
    2. 신제국주의와 지배의 은폐
    3. 흥아와 탈아 사이에서 춤추는 일본의 취약성
    4. 주체의 부재와 암울한 미래

    제3부 서아시아

    제1장 마흐무드 다르위시

    1. 반제국주의와 추방으로서의 유랑
    2. 공존의 상상력과 타자의 서정서사시
    3. 내셔널리즘을 넘어서

    제2장 사하르 칼리파
    1. 아시아 페미니즘의 길:여성의 눈으로 보는 팔레스타인 해방
    2. 오슬로 평화협정 이후의 팔레스타인 반제국주의 투쟁과 「유산」의 문제성
    3. 이슬람부흥주의의 등장과 「고귀한 가문 출신」

    과제:지구적 보편성을 위하여

출판사 서평

왜 지금 지구적 세계문학인가?
지구적 세계문학 총서 발간

새로운 지구적 세계문학의 꿈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로힌턴 미스트리
프라무댜 아난타 토르
시오닐 호세
마흐무드 다르위시
사하르 칼리파

1. 세계문학으로서의 한국문학을 위한 연구

세계문학이란 어휘를 처음 사용한 괴테는 히브리 문학, 아랍 문학, 페르시아 문학, 인도 문학을 섭렵한 후 마지막으로 중국 문학을 읽고 난 후 비로소 세계문학이란 말을 언급했을 정도로 아시아 문학에 깊이 심취하였다. 괴테는 ‘동양 르네상스’의 전통 위에 서 있었다. 16세기에 이르러 유럽인들이 고대 그리스 로마의 정신적 유산을 비잔틴과 아랍을 통하여 새로 발견하면서 르네상스라고 불렀던 것을 염두에 두고 동방에서 지적 영감을 얻은 것을 ‘동양 르네상스’라고 명명했던 것이다. 동방의 오랜 역사 속에 축적된 문학의 가치를 알게 되면서 유럽인들이 좁은 우물에서 벗어나 비로소 인류의 지적 저수지에 합류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생산된 도자기와 비단 등을 수입하던 영국이 정작 수출할 경쟁력 있는 상품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인도와 버마 지역에서 재배하던 아편을 수출하면서 이를 받아들이라고 중국에 강압적으로 요구하면서 아편전쟁을 벌이던 1840년대에 이르면 사태는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영국이 산업화에 어느 정도 성공하면서 런던에서 만국 박람회를 열었던 무렵인 1850년대에 이르러서 비로소 유럽이 전 세계를 지배하게 되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13세기 베네치아 출신의 상인 마르코 폴로와 14세기 모로코 출신의 아랍 학자 이븐 바투타가 각각 자신의 여행기에서 가난한 유럽과 대비하여 지상의 천국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던 중국이 유럽 앞에서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예전의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고 새로운 세계상이 만들어져 가기 시작하였다. 유럽인들은 유럽인들이 만들고 싶은 대로 이 세상을 만들려고 하였고, 비유럽인들은 이러한 흐름에 저항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차린 이후에는 유럽의 잣대로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배우기 위해 유럽추종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 ‘동양 르네상스’의 기억은 완전히 사라지고 그 자리에 들어선 것은 ‘문명의 유럽과 야만의 비유럽’이란 도식이었다. 유럽의 가치와 문학이 표준이 되면서 유럽과의 만남 이전의 풍부한 문학적 유산은 시급히 버려야할 방해물이 되기도 하였다. 처음에는 유럽인들이 이러한 문학적 유산을 경멸하고 무시하였지만 나중에서 비유럽인 스스로 앞을 다투어 자기를 부정하고 유럽을 닮아가려고 하였다. 의식과 무의식 전반에 걸쳐 침전되기 시작한 이 지독한 유럽중심주의는 한 세기 반을 지배하였다. 타고르처럼 유럽의 문학을 전유하면서도 여기에 함몰하지 않고 자신의 전통과의 독특한 종합을 성취했던 이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주된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 인식의 전환을 위한 새로운 출발

세계문학은 그 자체로 자명한 것이 결코 아니기에 세계문학으로서의 한국문학의 탐구는 미답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기존의 세계문학에 대한 이러저러한 논의들은 대부분 19세기 중반 이후 유럽과 미국의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이 자신의 입장에서 해석한 것이었기에 세계문학으로서의 한국문학을 접근하는 데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하였다. 구미가 걸은 길과는 다른 경로를 밟은 현대 한국문학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구미 중심의 세계문학에 현대 한국문학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일보다는 비슷한 운명을 걸은 비서구 문학과의 비교가 더욱 긴요하였다. 비서구 문학으로서의 한국문학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현대 아시아 문학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물론 현대 비서구 문학은 아시아 문학에 국한되지 않는다. 아시아문학은, 다른 역사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나 라틴아메리카 현대문학과 공통의 운명을 갖고 있다. 구미의 현대문학과는 다른 공통점을 갖고 있는 이 세 지역의 문학에 대한 탐구가 이루어져야 명실공히 구미중심의 세계문학이 아닌 지구적 세계문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며, 구미적 보편성이 아닌 지구적 보편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3. 비서구문학의 상호 소통과 새로운 지구적 ‘보편성’의 확립

유럽중심주의에 입각하여 구성된 세계문학의 틀을 해체하고 진정한 의미의 지구적 세계문학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하나는 기존의 세계문학의 정전이 갖는 유럽중심주의를 분석하고 비판하는 것이다. 현재 다양한 세계문학의 선집이나 전집 그리고 문학사들은 19세기 후반 이후 정착된 유럽중심주의의 산물이다. 특히 이 정전들이 구축될 무렵은 유럽이 제국주의 침략을 할 시절이기 때문에 유럽중심주의가 더욱 심하였다. 따라서 이를 비판하는 작업이 따라야 하는데, 에드워드 사이드가 펼친 일련의 작업은 그러한 노력의 값진 성과였다. 그동안 별다른 의심 없이 받아들여졌던 유럽중심적 세계문학의 정전들을 가차 없이 비판하고 해체한 사이드의 작업은 유럽중심주의를 넘어서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었다. 하지만 사이드의 많은 저작들이 잘 보여주는 것처럼, 자신이 속한 아랍문학을 제외하고는 비서구문학의 문학적 성취 자체를 탐구하는 작업으로 이어지지는 못하였다. 서구문학의 비판에 머물렀지 비서구문학의 상호 이해와 소통까지는 미치지 못하였던 것이다. 정작 필요한 것은 비서구문학의 상호 소통과 새로운 지구적 ‘보편성’의 확립으로, 이를 위해서는 비서구 작가들의 작품을 읽고 그 속에서 새로운 담론들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아시아문학을 읽어내려고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현대 아시아문학은 19세기 중반 이후 구미의 공업화와 그 여파 속에서 태어났다. 구미의 공업화 이전에 아시아 각 지역은 자신들을 세계의 중심으로 간주하면서 타 지역과의 교섭을 아주 최소화하였다. 이러한 자종족중심주의는 구미의 공업화와 그 연장선에서 나온 제국주의의 압력으로 지속될 수 없었다. 일부에서는 과거의 방식을 고수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즉자적인 대응을 내놓기도 하였지만 대부분의 지식인들은 과거의 방식을 그대로 지켜나가는 것은 몰락만을 자초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나온 것이 바로 현대 아시아문학이다.
현대 아시아의 문학인들은 구미 제국주의가 선전하는 매혹적인 수사의 덫에도 걸리지 않으면서 그 자장에서도 벗어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구미 제국주의가 문명화와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내놓는 일련의 교화에 넘어가지 않는 것이 일차적 과제였다. 구미의 제도가 갖는 화려함과 편리함이 그 바깥 세계 사람들의 정신을 빼앗아갈 정도로 휘황찬란하였기에 여기에서 벗어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구미의 나라들이 벌이는 제국주의적 행태를 보면서 그 뒷면에 놓인 폭력을 간취할 수 있었다. 사실 현대 아시아 작가들이 내적으로 겪는 어려움은 구미 제국주의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정시보다 그것이 자신들에게 미친 지적 파장에 현혹되지 않는 것이었다. 이들은 현란한 구미의 공업화와 그 결과들이 빚어내는 새로운 제도들을 목격하면서 한편으로는 그것을 닮아가려고 노력하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그것에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과거의 세계를 동경하면서 재창출하려고 하였다.
이 두 가지 방안은 구미 제국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현대 아시아의 지식인들과 문학인들의 마음을 끌었다. 이들의 마음을 휘어잡았던 것 중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한 것은 내셔널리즘과 반서방주의라는 아시아 오리엔탈리즘이었다. 이 둘은 구미 오리엔탈리즘과 표면적으로 대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인식틀의 회로를 넘어선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여섯 명의 작가는 모두 이러한 지적 덫에서 벗어나려고 분투하였다. 이들의 지적 고투는 구미 오리엔탈리즘과 이의 대응으로 나온 아시아 오리엔탈리즘 모두를 극복하고 새로운 지구적 보편성을 찾으려는 노력이었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시리즈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63272184
발행(출시)일자 2012년 11월 23일
쪽수 245쪽
크기
164 * 230 * 20 mm / 595 g
총권수 1권
시리즈명
지구적 세계문학 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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