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그림, 불법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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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언어로는 전할 수 없는 살아 있는 깨달음을 전하기 위해, 수많은 이야기가 결집된 경전의 숨은 참뜻을 전하기 위해 저자는 산수화, 인물화, 풍속화, 사군자, 병풍화 등 옛 그림과 자신의 이야기를 곁들여 경전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자신의 상처를 기꺼이 드러내 옛 그림에 빗대어 현재를 똑바로 바라보고, 불교 경전에 비추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불교 경전과 옛 그림을 통해 흐트러진 자신을 다시금 곧추세우는 저자의 모습을 통해 경전과 옛 그림으로 우리들의 삶도 행복하게 가꾸어보라고 무언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작가정보
저자 조정육은 전남대학교 불문과, 홍익대학교 미술사학과 석사, 동국대학교에서 박사를 수료했다. 고려대, 국민대, 성신여대, 서울과학기술대에서 강의했으며, 옛 그림을 통해 동양의 정신과 사상을 알릴 수 있는 집필과 강의에 전념하고 있다. 옛 그림을 소재로 삶의 이야기를 녹여낸 『그림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를 시작으로 『거침없는 그리움』『깊은 위로』로 이어지는 ‘동양미술 에세이’ 시리즈를 펴냈다. 『그림공부 사람공부』『좋은 그림 좋은 생각』『그림공부 인생공부』 등을 통해서는 옛 그림에 담긴 인생의 지혜와 가르침을 전해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조선의 글씨를 천하에 세운 김정희』『조선의 그림 천재들』『어린이를 위한 우리나라 대표 그림』 등 어린이를 위한 책도 함께 펴냈다. 2013년부터 『법보신문』에 ‘옛 그림으로 배우는 불교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으며, 그중 옛 그림 속 부처의 생애를 그린 『옛 그림, 불교에 빠지다』(2014)와 『옛 그림, 불법에 빠지다』(2015)를 출간했다. 블로그 ‘조정육의 행복한 그림읽기’ (http://blog.daum.net/sixgardn)를 운영하고 있다.
목차
- 시작하며 | 옛 그림, 석가모니 부처의 가르침에 빠지다
보시바라밀 布施波羅蜜 | 1 조건 없이 자신을 베풀다
행복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 작자 미상 「태평성시도」
불행 병고로써 양약을 삼아라 | 전 이암 「응도」
홀로 가기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이인문 「송림야귀도」
선업과 악업 자신이 지어서 자신이 받다 | 신사임당 「포도」
행위 어떤 행위를 하는 사람인가? | 김득신 외 「환어행렬도」
중도 수행 또한 거문고와 마찬가지라 | 이경윤 「탄금도」
자애 원한이 불길처럼 타오르기 전에 | 작자 미상 「내외선온도」
제행무상 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모두들 힘들구나 | 정수영 「총석정」정선 「총석정」 김홍도 「총석정」
지계바라밀 持戒波羅蜜 | 2 계율을 지켜 청정함을 얻다
실천 농부는 입으로 쟁기질하지 않는다 | 윤두서 「경답목우도」 김두량 「목동오수」
현재 과거와 미래보다 현재가 꽃이다 | 정선 「섬농」
자기 비하 지금 포기하지 않는다면 곧 세상이 보이리라 | 최북 「늦가을」
숙면 깊게 잠드는 자만이 깨어 있을 수 있다 | 유숙 「오수삼매」
지혜 깊은 배움과 높은 가르침 | 김홍도 「매작도」
겸손 바람이 밀어주며 격려하다 | 유숙 「화외소거」「무후대불」
예배 속세 떠났다고 사색도 끝이랴 | 이명기 「미원장배석도」
불법 역경을 깨달음으로 승화하다 | 김홍도 「노승염송」
인욕바라밀 忍辱波羅蜜 | 3 고통을 삼켜 흔들리지 않다
염불 염불을 하는 순간은 부처가 되는 순간 | 김홍도 「염불서승」
원력 명작은 원력의 결실이다 | 김홍도 「기로세련계도」
번뇌 괴로움과 고통은 깨달음의 불씨다 | 작자 미상 「관경서분변상도」
진면목 눈에 보이는 것들 너머 진면목을 보라 | 작자 미상 「왕회도병풍」
반야행 반야용선을 타고 깨달음의 세계로 | 장승업 「태평항해도」
보살심 수행은 구름처럼 머무르는 바 없어야 | 전 서문보 「산수도」
독송 괴로움은 실체가 없다 | 이계호 「포도도」
집착 움켜쥔 모든 것은 끝내 흘러 내린다 | 작자 미상 「수선전도」
정진바라밀 精進波羅蜜 | 4 심신을 가다듬고 선업을 닦다
자기 실천 속세 떠났다고 사색도 끝이랴 | 이명기 「송하독서도」
평등한 설법 같은 빗물도 각기 다른 자양분으로 삼는다 | 이인문 「연정수업」
거대한 유산 어떤 보물보다 값진 유산 | 이인문 「대택아회」
방편의 의미 화살처럼 흐르는 시간을 잊다 | 작자 미상 「평생도」
출가 깨달음 구하는 것이 곧 출가 | 김윤겸 「장안사」 정선 「장안사」
불이법문 네가 아프면 내가 아프다 | 정선 「사직노송도」
과보 만족하면 모두가 부처 | 이인문 「수의독서」
일체유심조 모자람에서 여유를, 불편함에서 너그러움을 | 조영석 「바느질」
선정바라밀 禪定波羅蜜 | 5 마음을 모아 진리를 품다
관점 진실을 보기 위해 노력하라 | 작자 미상 「곽분양행락도」
노력 지극한 노력 없이 어떻게 경지에 도달할까 | 김홍도 「활쏘기」 강희언 「사인사예」
법공양 책 보시를 권유하는 사람 | 장한종 「책거리 그림」
스승 스스로 찾는다면 삼라만상이 부처다 | 정선 「야수소서」
무명 붉은 색안경을 쓰고서 불이 났다고 믿는가 | 윤제홍 「옥순봉도」
올바른 가르침 나누며 사는 사람에겐 향기가 난다 | 신윤복 「문종심사」
육바라밀의 실천 안다고 하여 거드름 피우지 마라 | 김득신 「포대흠신」
자족 어디에 있든 충실하게 존재하면 된다 | 강희안 「고사관수도」
지혜바라밀 智慧波羅蜜 | 6 일체법의 진여실상을 깨닫다
본보기 사람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먼저 앞장서라 | 심사정 「철괴도」
부모의 은혜 햇볕 같고, 바람 같고, 물 같은 은혜 | 작자 미상 「여래정례」
효도 부모의 깊고 높은 은혜 | 작자 미상 「문자도」
과정 수행은 증득에 이르기 위한 과정 | 이인상 「검선도」
무생법인 숨 쉬고 있는 지금 여기가 무릉도원 | 원명유 「도원춘색」
능엄신주의 효력 실천이 없다면 배움이 무슨 소용 있을까 | 정선 「구룡연」
능엄신주의 공덕 부처와 나는 똑같은 무생법인을 지녔다 | 채용신 「황현상」
정진 쉼 없이 정진하라 | 윤두서 「노승도」
마치며
참고자료
책 속으로
중생의 행복을 기원하는 것은 부처가 마흔다섯 해 동안 한결같이 설법한 법문의 요체다. 부처가 왕위를 포기하고 출가한 이유도 생로병사라는 근본적인 불행을 극복하기 위함이었다. 성도 후 열반할 때까지 중생에게 전하고자 한 가르침도 ‘행복하라’였다. 그래서 올 한 해는 부처의 가르침을 들으면서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는지 고민해보기로 했다.
_「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에서(23쪽)
빨리 익었다 하여 좋아할 일이 아니다. 늦게 익는다 하여 조바심 낼 일도 아니다. 제대로 온전히 익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업보가 드러나는 것도 이와 같다. 나쁜 짓 하는 사람이 왜 지금 당장 벌을 받지 않느냐고 분개할 필요 없다. 언젠가 때가 되면 자신이 지은 악업의 결과를 달게 받을 것이다. 착한 일하는 사람이 왜 지금 당장 복을 받지 않느냐고 억울해 할 필요도 없다. 언젠가 때가 되면 자신이 지은 선업의 결과를 당연히 받을 것이다. 포도송이처럼.
_「자신이 지어서 자신이 받다」에서(47쪽)
좋은 가르침을 배우는 것은 좋은 종자를 고르는 것과 같다. 씨앗을 준비했으면 땅을 파고 심어야 한다. 심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종자라 해도 결코 싹트지 않는다. 배운 대로 실천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밭에 씨를 뿌리는 행위다. 어떤 종교를 가졌느냐는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가 배운 바를 어떻게 실천하느냐다. 아무리 훌륭한 가르침을 배웠어도 실천이 뒤따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_「농부는 입으로 쟁기질하지 않는다」에서(91쪽)
아무 생각 없이 쓱쓱 문지른 붓질 같지만 오랜 세월 인물을 그려온 노련함이 배어 있는 그림이다. 얼굴도 마찬가지다. 밋밋해 보이던 스님 얼굴은 길게 뻗은 눈썹 덕분에 생동감이 살아난다. 동자의 얼굴과 비교해보면 금세 알 수 있다. 머리카락이 검게 자란 동자는 눈썹을 생략하고 눈만 그린 반면 머리카락이 없는 스님은 긴 눈썹을 그려 넣어 인물의 특징을 살렸다. 보통 사람들은 눈썹이 긴 스님을 보면 도인 같다고 말한다. 김홍도가 그 감정을 모를 리 없다. 감상자의 심리상태를 분석해 붓 끝으로 설명했다. 세심한 성격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_「역경으로 깨달음을 승화하다」에서(144쪽)
정선의 「사직노송도」는 한 뿌리에서 나왔다. 우리 모두는 노송처럼 한 몸으로 연결되어 있다. 아니 연결이 아니라 한 몸이다. 그것이 사직단의 의미가 희석된 시대에 다시 소나무를 심는 행위이고, 다른 사람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는 유마거사의 병을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한 몸에 붙어 있는 서로 다른 열 개의 손가락이다. 아니 한 뿌리에서 자란 서로 다른 가지다.
_「네가 아프면 내가 아프다」에서(264쪽)
바쁘다고 해서 고요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한가하다고 해서 고요한 것이 아니다. 망중한(忙中閑)은 마음먹기에 따라 언제든 가능하다. 고요함을 찾기 위해 꼭 세상을 등질 필요는 없다. 자신이 처한 곳에서 마음을 내면 된다.
_「어디에 있든 충실하게 존재하면 된다」에서(348쪽)
우리의 공부도 그러해야 한다.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말을 하는 나는 누구이며, 보는 나는 누구인지 놓치지 않고 물어야 한다. 그리고 가르쳐야 한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질문한 아난처럼. 귀찮게 여기지 않고 대답해준 부처처럼. 그 끝에 만날 수 있는 것이 주문의 위력이고 능엄신주의 공덕이다.
_「부처와 나는 똑같은 무생법인을 지녔다」에서(407쪽)
출판사 서평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다.”_『화엄경』
한 스푼의 경전으로 맛보는 불교 경전의 백미
옛 그림으로 수행하는 한 폭의 마음 인문학
왜 사람들이 절을 찾고 부처의 가르침에 귀 기울이는 것일까? 조금이라도 ‘더 많이’, ‘더 빨리’ 욕망하는 오늘날, 불교 경전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세상살이가 녹록지 않다. 사회안전망의 부실과 치열한 생존 경쟁으로, 비정규직이니 워킹푸어니삼포세대니 하는 관용구가 연일 언론을 도배한다. 오죽하면 ‘달관 세대’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으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에 벌어진 세월호 참사는 전 국민을 슬픔에 빠트렸다. 국가의 존재 이유와 개인의 생존권을 의문에 부쳤고, 그 이후에도 여전히 ‘땅콩회항’ 사건, ‘정치권의 리스트’ 파문 등 사건사고가 줄을 이었다. 좀체 숨 쉴 만한 틈이 보이지 않는다. 사회 곳곳에 짙게 깔린 불신과 불안 심리는 가시지 않았고, 사람들은 마음 둘 곳을 찾아 ‘힐링’을 부르며 ‘멘토’들의 강연장을 찾았다.
이런 상황에서 지은이는 어두운 밤에 불빛을 찾듯이 불교 경전과 마주한다. 오랜 세월 인류의 갈증을 달래준 경전은 ‘뿌리 깊은 나무’이자 ’샘이 깊은 물’이다. 지은이는 초기 경전에서 대승경전까지, 그리고 중국의 경전까지 정독하며 삶의 지혜를 찾고 마음을 닦는다. 여기에 곱게 나이를 먹은 우리 옛 그림이 동행한다.
경전공부는 마음공부다
지은이는 경전을 통해 옛 그림을 만나고, 옛 그림을 통해 경전 이해에 깊이를 더한다. 그런데 이 이질적인 만남이 더없이 자연스럽다. 그것은 지은이가 자신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전과 옛 그림을 빌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먼저 자신의 상처를 기꺼이 드러내 옛 그림에 빗대어 현재를 똑바로 바라보고, 불교 경전에 비추어 그 문제를 해결한다. 곧 별개의 것으로 보이는 세 가지 이야기는 감쪽같이 한데 묶인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로 자신을 노출하는 지은이의 개인사는 이 책의 추임새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불교 경전과 옛 그림을 통해 흐트러진 자신을 다시금 곧추세우는 지은이의 모습에 자꾸 마음이 간다. 결국 독자도 지은이처럼 경전과 옛 그림을 통해 자기 삶을 행복하게 가꿔 보라는 무언의 메시지인 것이다. 온전히 내 길이 되도록, 이 길만이 지금 내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고, 스스로 행복해지는 길임을 깨닫도록 말이다. 그래서 경전공부는 어디까지나 마음공부다.
옛 그림으로 만나는 부처의 가르침
이 책은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에 맞춰 기획된 ‘옛 그림으로 배우는 불교이야기’ 시리즈 중 두 번째인 ‘법(法)’이다. 여기서 법이란 곧 ‘부처의 가르침’을 말한다. 부처는 서른다섯 살에 깨달음을 얻고 여든 살에 열반할 때까지, 긴 시간 동안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설법(說法)하였다. 남녀노소 빈부귀천 할 것 없이 삶의 아픔과 고통을 부처에게 물었고, 부처는 그들에게 해탈과 열반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이는 팔만대장경이라는 방대한 내용으로 전해진다. 그런 부처의 가르침을 우리는 경전을 통해 고스란히 배울 수 있다.
그러나 ‘불교 경전’은 ‘성경’에 비해 그 내용이나 구절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기껏해야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이나 ‘옴 마니 반메훔’ 등의 독송이 일반인에게 익숙한 정도이며, 그마저도 단번에 그 뜻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언뜻 독송을 들어봤어도, 그 뜻을 알지 못하기에 우리는 부처의 가르침을 그저 듣고 넘길 뿐이다. 경전의 이야기 안에 진리가 있고, 그것이 현재 내 삶과 관계가 있음에도 말이다.
“경전 한 구절로 경전 전체를 다 설명할 수 있을까?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바닷물이 짜다는 것을 알기 위해 바닷물 전체를 들이마실 필요는 없다. 한 스푼의 바닷물을 맛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 책은 한 스푼의 바닷물이다.”(7쪽)
그렇다. 이 책으로 부처가 설법한 모든 말씀을 전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언어로는 도저히 전할 수 없는 살아 있는 깨달음을 전하기 위해, 수많은 이야기가 결집된 경전의 숨은 참뜻을 전하기 위해, 지은이는 산수화 ? 인물화 ? 풍속화 ? 사군자 ? 병풍화 등 옛 그림과 자신의 이야기를 곁들여 경전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경전을 알면 곧 부처의 가르침도 알게 된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지은이는 자신의 삶과 경전의 이야기를 빗대어보기도 하고, 부처의 가르침과 옛 그림을 연결해 그 뜻을 전하기도 한다. 때로는 옛 그림에 자신을 투영하여 삶의 지침으로 삼을 만한 바른 법이 무엇인지 질문하기도 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부처의 가르침인 법보의 참된 의미를 엿볼 수 있다. 지은이의 개인사를 통해 듣는 경전과 옛 그림 이야기는 곧 나 자신의 이야기가 된다.
“팔만대장경에 담긴 설법이 모두 방편이다. 상대방의 근기(根機)에 맞게 대기설법(對機說法)을 했기 때문이다. 방편은 본질이 아니다. 사물을 비춰주는 거울이다. 본질은 아니되 본질을 찾게 해준다. 우리는 다만 거울에 비친 사 물에 머물지 않고 거울을 찾기만 하면 된다. 책을 읽는 내내 거울을 잊지 않기를 당부드린다.”(9쪽)
옛 그림으로 시작하는 마음 수련
삶의 이야기를 옛 그림이란 소재로 녹여 인생의 지혜와 가르침을 전한 저자는 오랫동안 동양의 정신과 사상을 알리는 강의와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 또한, 불법승 삼보에 빠져 꾸준히 불교 공부에 정진해왔다. 그런 저자가 꼽은 팔만대장경에서의 대표적인 구절과 옛 그림의 만남은 생경한 조화임과 동시에 ‘옛 그림 감상법’을 풍부하게 확장한다.
가령 『잡아함경』의 구절과 김홍도의 「노승염송」을 연결한 부분에서는 “옷의 앞부분에 진한 먹을 칠함으로써 회색 장삼 위에 적갈색 가사를 입었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가슴까지 올린 두 손에 힘이 들어가 있음을 암시해준다.”(143쪽)라고 하며 붓 끝에 담긴 상황을 세심하게 읽어 준다. 또한 그림에 삽입된 “입으로는 갠지스 강의 모래알처럼 끝없이 염불하네(口誦恒阿沙復沙)”라는 글귀는 자연스럽게 불자(佛子) 김홍도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그는 고난에 찬 삶을 염불로 승화시켰다. “갠지스 강의 모래알처럼 끝없이 염불”하면서 자신에게 드리워진 어둠과 칙칙함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우리는 흔히 자신의 처지가 행복하고 즐거울 때 신심(信心)이 우러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무 문제가 없으면 신심을 내기 어렵다. 모든 것이 다 잘되는 줄 알고 느슨해지기 마련이다. 작년에 고무나무가 시들지 않았으면 나 또한 분갈이할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중략) 나무를 돌보듯 자주 자신을 살펴야 한다. ‘백천만겁난조우’한 불법을 만났으면 불법의 나무가 잘 자라도록 가꾸어야 한다.”(147쪽)
다시 김홍도에 대한 이야기는 저절로 저자의 일상과 맥이 닿는다. 그저 단순한 사실만으로 불법을 일반화하는 것이 아닌 저자의 구체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한다. 이러한 저자의 깨달음 속에서 우리는 옛 그림과 부처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더불어 과거의 이야기가 우리의 현재와 무관하지 않음을 독자로 하여금 알아채게 만든다.
『중아함경』과 정선의 「섬농」, 반야심경』과 장승업의 「태평항해도」, 『법화경』과 이인문의 「연정수업」, 『화엄경』과 이명기의 「송하독서도」, 『보현행원품』과 장한종의 「책거리 그림」, 『승만경』과 신윤복의 「문종심사」, 『사십이장경』과 강희안의 「고사관수도」, 『능가경』과 이인상의 「검선도」등의 이야기도 역시 주제에 따라 저자의 개인사와 옛 그림, 부처의 가르침이 서로 넘나들며 연결되어 있다. 이는 부처가 답한 가르침이 그저 경전에 머물지 않고 온전히 내 길이 되도록 해야 함을, 그것이 스스로 행복해지는 길임을, 나아가 함께 읽고 나누는 기쁨에 대해 설파해 준다.
삶 속에 함께 있는 ‘불법승’ 시리즈
‘옛 그림으로 배우는 불교이야기’ 시리즈는 옛 그림과 불교의 동행을 통해 삶의 지혜를 찾는 야심찬 기획물이다. 첫 번째 책인 『옛 그림, 불교에 빠지다-‘불(佛)’』편에서는 부처의 위대한 생애와 발자취를 따라가되, “부처 생애의 요약본”으로 통하는「팔상도(八相圖)」의 형식을 빌려 옛 그림과 지은이의 개인사를 버무린다. 그것은 단순한 부처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며, 우리 삶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두 번째 책인 이번 ‘법(法)’ 편에서는 부처의 가르침이 담긴 경전을 탐독하되, 전체 구성을 육바라밀(六波羅蜜)에 맞춰 여섯 개의 장으로 분류했다. 육바라밀은 보살이 생사(生死)의 고해를 뛰어넘어 열반에 이를 수 있게 하는 여섯 가지 기초적인 수행 덕목으로, 수행자라면 누구든 지켜야 하는 계율이자 의무다. 이를 통해 행복하게 사는 법을 찾아본다.
앞으로 나올 세 번째 책 ‘승(僧)’ 편에서는 석가모니 부처의 10대 제자와 역대 조사들의 발자취를 통해 삶의 지혜를 만날 예정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61962391 | ||
---|---|---|---|
발행(출시)일자 | 2015년 05월 22일 (1쇄 2015년 05월 15일) | ||
쪽수 | 420쪽 | ||
크기 |
170 * 210
* 30
mm
/ 810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옛 그림으로 배우는 불교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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