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그림 좋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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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조정육은 대학에서 불문학을, 대학원에서 동양미술사를 전공했다. 성심여대 대학원,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동양의 마음과 정신을 전해줄 수 있는 집필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그녀는 그림을 통해 동양의 문사철(文士哲)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산다. 그러나 그 길은 여전히 멀고 아득해 수시로 절망한다. 다행히 자신의 수준을 아는지라 절망하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것이 장점이다. 그 장점을 믿으며 걸어가는 도중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때부터 그림을 핑계로 살아가는 얘기를 꾸준히 썼다. 그동안 『그림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에서 동양의 그림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잔잔하게 녹아 있는지 선보인 이래 『거침없는 그리움』 『깊은 위로』로 이어지는 동양 미술에세이 시리즈를 펴냈다. 최근에는 『그림공부, 사람공부』를 통해 그림에 담긴 우리 삶의 소중함을 살펴보았다. 또한 『꿈에 본 복숭아꽃 비바람에 떨어져』 『가을 풀잎에서 메뚜기가 떨고 있구나』 등의 조선시대 회화사를 이야기로 풀어 소개했고, 『조선의 글씨를 천하에 세운 김정희』 『어린이를 위한 우리나라 대표 그림』 등 어린이를 위한 우리 화가들의 이야기도 함께 펴냈다. 『좋은생각』 『주간조선』 『아트프라이스』 등에 동양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으며, 블로그 ‘조정육의 행복한 그림읽기’를 운영하고 있다.
목차
- 차례
프롤로그 _서로의 울타리가 되어주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1. 함께 갈 때 더욱 행복하다
인생에는 지도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_정선 「금강전도」 「장안사」
남의 아픔도 이해해보려 노력하다 _작자 미상 「궁락도」
서로의 모습 그대로 인정하자 _송필용 「강물은 흐르고」
당신은 충분히 잘해낼 것이다 _염립본 「북주 무제」
그림 공부, 사람 공부 _안중식 「도원문진」
함께 보는 그림이 더 아름답다 _정선 「옹천도」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기 전에는 _「미얀마 차욱땃지 불족적」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_장조화 「노인상」
당신 앞의 사람을 존중하면 된다 _기쿠치 호분 「가랑비 내리는 요시노」
조화로운 사람이 아름답다 _반천수 「안탕산화」 「석류」
2. 사랑할 수 있을 때 힘껏 사랑하자
지금 마음을 조금만 더 내어주자 _오경석 「선면홍매」
사랑하는 이가 있기에 그곳이 특별한 것 _김홍도 「자리 짜기」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한 시간 _김정희 「대팽두부과강채 고회부처아녀손」
최선을 다해 사랑하자 _김정수 「축복」
당연한 것의 소중함 _운수평 「꽃」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다 _조지겸 「소과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법 _최석운 「순악질여사」
진심은 때로 기적을 만든다 _혜허 「수월관음도」
우리 모두는 늙는다 _강세황 「복천오부인 86세 초상」
쓰러지더라도 전문가처럼! _채용신 「황현 초상」
3.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고통은 언젠가 끝난다 _장조화 「걸인 노파」
언제쯤 스승의 마음을 헤아리게 될까 _김홍도 「서당」
분노를 떨어트릴 준비가 되어 있는가 _안중식 「성재수간」, 김홍도 「추성부도」
고집스러운 선비 정신이 필요한 순간 _이인상 「설송도」 「송하관폭도」
돈 없이도 베풀 수 있다 _노수현 「포대화상」
진심은 어떻게든 통한다 _이인상 「송하수업도」
있는 그대로 솔직해보자 _작자 미상 「신임 초상」
현재에 감사하다 _장조화 「백거이시의」 「주문주육취 노유동사골」
꿈이 있는 한 웃을 수 있다 _김경민 「여행을 꿈꾸는 자」, 김홍도, 「단원도」
우리는 모두 피어나는 꽃처럼 흔들리며 산다 _가부라키 기요가타 「쓰키지 아카시쵸」
4.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지금을 견뎌내는 것만으로도 _작자 미상 「약리도」
마음을 청소하다 _이함 「백로도」
무조건 긍정하자 _강희안 「고사관수도」
전체를 보는 지혜를 키우는 법 _정수영 「금강전경」, 마사초 「성삼위일체」, 작자 미상 「예찬상」
끝없이 노력하면 언젠가 세상이 알아준다 _손봉채 「물소리 바람 소리」
세상 모든 일의 기본은 사랑 _김호석 「밑둥 잘린 삶」, 작자 미상 「아쇼카 4사자 주두」
때로는 기다리는 여유를 배워보자 _김홍도 「타작」
중요한 건 모든 것을 살아보는 일 _변상벽 「고양이」
필요 없는 고통은 없다 _강세황 「자화상」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이다 _임서령 「매력 뿔」
에필로그 _한 송이 행복의 의미
책 속으로
때로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다가 정작 중요한 목적은 잊어버리고 과정 자체에 매달려 아옹다옹하며 살 때가 있다. 왜 사는지도 모르고 맹목적으로 산다. 의도했던 방향과는 전혀 다른 길을 갈 때도 있다. 예측하지 못했던 사건과 만날 때도 있고, 피하고 싶었던 사람과 동행할 때도 있다. 그러다 보면 회의가 생긴다. 그럴 때는 잠깐 멈춰 서서 심호흡을 해보자. 처음 출발할 때 어떤 각오였는지, 어떤 길을 가려고 생각했는지 차분하게 생각해보자. 잠깐 쉬면서 힘을 얻었다면 다시 출발해도 좋다. 너무 속도를 내며 달려왔다면 속도를 줄이고 바깥 경치도 구경하자. 예상했던 시간보다 더 걸렸다고 자책할 필요 없다. 낭비했다고 생각하는 시간도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름길로 가든 에돌아가든 정해진 길은 없다. 내가 가는 길이 정해진 길이다.
_인생에는 지도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살아가면서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지금 만남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 다만 모르고 살 뿐이다. 공부할 시간에 늦잠 자고 컴퓨터 게임만 해서 내 속을 썩이는 아들도 나와 함께 지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대학을 가고 군대를 가고 결혼하면 지금처럼 모든 것을 공유하는 친밀한 관계는 아닐 것이다. 영원히 함께할 것 같은 사랑하는 사람도 언젠가는 헤어질 것이다. 이렇게 허겁지겁하는 사이 언젠가는 나만 남는 시간이 올 것이다. 그때가 되면 지금이 또 그리울 것이다. 아마 사무치게 그리울 것이다. 그러니 내가 날마다 만나고 있는 지금 이 사람이 가장 귀하고 사무치고 그리운 사람이다.
_최선을 다해 사랑하자
만약 그가 유랑민으로 인생을 끝냈더라면 우리는 「유민도」 같은 위대한 작품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그가 자신의 과거를 부끄러워하고 숨기려 했다면 시대를 초월하는 명작의 탄생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유랑민으로 살 때 꿈을 잃지 않았다. 비록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을 정도로 밑바닥 인생을 살고 있지만 언젠가는 그 고통이 끝날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았다. 그 믿음과 꿈은 누가 가르쳐준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존엄한 인간으로 살아야 한다는 확신 속에서 나온 것이었다. 결국 그는 자신의 믿음대로 그 고통의 끝을 확인할 수 있었다.
_고통은 언젠가 끝난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꿈을 먹고 산다. 지금 당장은 힘들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겠다는 꿈, 그 꿈이 있는 한 우리는 웃을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책을 만들기 위해 다른 직업을 가졌던 편집자나 여행을 가기 위해 1년 동안 돈을 모으는 친구,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편견에도 꿋꿋하게 자기 길을 갈 수 있었던 정란처럼 꿈을 가진 사람은 행복하다. 나도 꿈 좀 꾸며 살아야겠다.
_꿈이 있는 한 웃을 수 있다
강희안의 「고사관수도」는 덩굴이 늘어진 암벽 곁에서 선비가 턱을 괸 채 물을 바라보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그가 바라보는 것은 물이지만 물이 아니다. 혼탁한 속세에서 보낸 찌든 시간이다. 흙탕물 같은 세상 속에서 부대끼며 살다 보면 자신이 누군지, 왜 사는지 회의가 들 때가 많다. 그럴 때면 그림 속 선비처럼 강호에 나가 자신을 바라보며 다독거려야 한다. 잠시 손에서 일을 내려놓고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 왜 그렇게 미욱하게 살았는지 자신을 다그치지 말고 사느라 부딪히고 멍든 마음을 위로의 땅 위에 편안히 뉘여야 한다. 마음이 계곡물처럼 맑아지고 잔잔해져 나의 입에서 다시 세상을 긍정하는 언어가 쏟아져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래야 다시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_무조건 긍정하자
출판사 서평
함께 보는 그림이 더 아름답다!
마음의 빛이 되는 40편의 행복한 그림 이야기
명화 같은 인생을 꿈꾸는 지은이의 새 그림에세이. 이 책은 소소한 일상사를 한ㆍ중ㆍ일 삼국의 옛 그림과 현대 회화로 숙성시킨 ‘좋은 생각’과 ‘좋은 그림’으로,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따스한 위로를 준다. 이제껏 너무 평범해서 우리가 깊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 또 늘 곁에 있기에 무심하게 지나쳐버린 것들이 다양한 그림과 어우러지면서 삶과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준다.
지은이는 옛 그림과 생활 이야기를 접목시킨 독특한 그림에세이로 주목을 받아왔다. 더욱이 한 아이의 엄마이자 아내로, 딸로, 며느리로, 그리고 미술사를 가르치는 강사로 생활하면서, 크고 작은 일상사에서 발견한 ‘행복의 충격’을 지속적으로 독자들과 나눠왔다. 『그림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그림공부, 사람공부』가 대표적인데, 이번 책도 이런 책들의 연장선에 있다. 나이 듦과 사색이 빚어낸 한층 깊어진 생각들은 거울처럼 독자의 생활을 투명하게 비춰주고 인생을 돌아보게 만든다.
함께하면 힘이 되는 그림 한 장의 위로
이 책은 평범함 속의 비범함이 미덕이다. 지은이가 직접 부딪히고 깨지면서 건져낸 삶의 지혜는 평범하지만 힘이 있다. 지은이에게 일상은 흘러가는 시간의 연속이 아니라 깊은 깨달음이 동행하는 경전(經典)이다. 그래서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만난 사람에게도 배우고, 친구의 아픔을 함께하며 아파하는 것처럼 사소한 경험에서도 배우고, 때로는 밝히기 쉽지 않은 내밀한 고민이나 가족 간의 갈등에서도 배운다.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형제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 아이들을 키우며 겪었던 이야기 등이 조곤조곤 펼쳐진다. 저자에겐 세상만사가 스승이고, 생활이 곧 구도의 길인 셈이다.
자주 보고 깊게 보아야 알 수 있다
어느 시대의 작가든 그들 역시 지금의 우리와 똑같은 고민을 하며 살았다는 것을 그림을 보며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몇 백 년의 시간차를 두고 그와 내가 똑같은 문제로 고민했다는 것을 아는 순간 그림이 친숙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_「프롤로그」에서
이 책은 한ㆍ중ㆍ일 삼국의 그림을 넘나들며 다양한 이야기를 다채로운 그림과 함께 선사한다. 김홍도의 「자리 짜기」를 보면서는 자신의 부모님을 떠올리며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 자신의 글 읽는 소리를 들으며 즐거워하셨던 부모님에 대한 그리운 기억을 들려준다. 강희안의 「고사관수도」를 통해서는 그림 속의 선비가 바라보고 있는 것은 물이 아니라 자신의 탁한 마음이라며 그 마음을 떠나보내야만 평온한 얼굴과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 아니겠냐고 작은 조언을 건넨다. 삶이 힘들어 괴로워하는 이에게는 유랑민으로 살았지만 희망을 잃지 않았던 장조화의 그림을 살짝 내비치며 우리도 희망을 볼 수 있다고 다독인다. 이처럼 지은이가 체험한 삶의 지혜가 지면을 은은하게 밝혀준다.
하지만 지은이는 누구에게 무언가를 알려주기 위해 글을 쓴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오히려 수많은 실수를 반복하며 깨닫게 된 삶의 지혜를 조금이나마 나누고픈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조용히 고백한다.
그런 나의 심정의 변화를 보면서 깨달았다. 지금 내가 옳다고 우기는 것이 꼭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인생에 정답은 없다는 것을 배웠으니 이제 조금은 겸손해질 것 같다. 그래서 그림 공부는 내게 사람이 되는 공부다. _본문에서
이 책은 해답 없는 인생의 답을 찾기 위해 좌충우돌 살아오면서 겪은 깨달음을 담은 작은 행복론이기도 하다. 지은이는 행복은 외형적으로 풍부해지는 것보다 내면적으로 채워지는 삶 속에 있다며, 작은 행복을 차곡차곡 쌓다 보면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날 것이라고 말해준다. 그리고 “‘좋은 그림’을 보고 ‘좋은 생각’을 하면 ‘좋은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을까”하는 바람을 담았다며, ‘그림 공부’가 곧 ‘사람 공부’일 수 있음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지은이와 동년배의 독자에겐 공감의 미덕을, 한참 청춘은 보내는 푸른 독자에겐 진중하게 사는 법을 일깨워준다.
각 장의 내용
이 책은 총 4장으로 나뉘어 있다. 1장 ‘함께 갈 때 더욱 행복하다’는 우리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돈이나 명예가 아니라 작고 소소한 삶의 행복에 있다고 전한다. 때로는 내 의견과 다른 남의 의견도 들어보며 공감하고, 같은 상황도 마음먹기에 따라 충분히 즐겁고 값진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조곤조곤 말한다. 정선의 「금강전도」와 「장안사」를 통해서는 인생을 바라보는 방법에 대해 논하기도 하고, 안중식의 「도원문진」을 보고서는 한 발짝 물러서 남을 비판하는 대신 그 마음을 이해해보는 것은 어떠냐고 다독인다. 남을 판단하려는 대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데서 여유가 생기는 것이라는 차분한 조언도 잊지 않는다.
2장 ‘사랑할 수 있을 때 힘껏 사랑하라’에서는 늘 곁에 있기에 때로는 퉁명스럽게 대하고 마음을 나눠주지 못하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 책의 표지 그림으로 실린 김정수 작가의 「축복」을 보여주며, 광주리에 가득 담긴, 넘치게 주고픈 사랑을 그림으로 대신하고 있다. 식구들은 늘 곁에 있고 언제나 자신의 편이 되어주기에 때로는 퉁명스럽고 쌀쌀맞게 대하지만 그들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아끼고 사랑해야 하는 존재들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고 당부한다. 어느 도시가 의미 있는 것은 그곳에 사랑하는 사람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식구들과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낸 동네마저도 그리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늘 현재를 소중하게 여기자고 스스로 다짐한다. 또한 말도 잘 안 듣고 속 썩이는 아이마저 실은 우리와 함께하며 마음을 나눌 시간이 그리 오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이 순간을 있는 힘껏 사랑하자고 말한다.
3장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는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삶의 원동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조선시대 가감 없이 그려진 초상화 중, 「신임 초상」을 통해서는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자고 말한다. 내 삶이 아무리 남루할지라도 연습 한 번 없이 생애를 당당하게 헤쳐 나간다는 것은 분명 대단한 일임에 분명하다고 용기를 북돋워주고 있다. 지금이 가장 힘든 순간이라고 생각하더라도 ‘언젠가는 고통이 꼭 끝나기’ 때문에 그 시기를 이겨내는 믿음을 가지면 된다고 말한다. 또한 지금 누군가를 몹시 미워하고, 분노하는 사람에게는 김홍도의 「추성부도」를 통해 가을 낙엽처럼 분노도 떨어트리고 가보자고 조언한다.
4장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에서는 현재의 고단하고 힘든 삶 속에서 무언가를 이루어내기 힘들고 어렵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지금 여기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고라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재능이 없다고 고민하고 좌절한 사람에게는 손봉채 작가의 「물소리 바람 소리」를 보여주며 큰 나무조차 시작은 작은 이파리에서 시작했다고, 재능은 타고나는 것뿐 아니라 노력으로도 이룰 수 있다며 계속 함께 노력하자고 용기를 북돋워준다. 또한 나는 왜 이리 늦될까 하며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예순 살에 처음 직업을 가진 강세황에 대한 그림과 이야기를 보여주며 언제든 시작할 수 있을 때부터 열심히 하면 된다고 알려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언제쯤 최고가 될까 하며 고민하는 청춘에게는 임서령 작가의 「매력 뿔」과 함께 ‘우리는 우리 인생의 주인공’이라며 늘 자신감을 가지고 살면 된다고, 나도 그렇게 살겠다고, 그러니 우리 함께 자신감을 잃지 말고 살아가자고 손을 내밀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61960854 |
---|---|
발행(출시)일자 | 2011년 05월 13일 |
쪽수 | 271쪽 |
크기 |
148 * 187
* 20
mm
/ 418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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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그림을 이해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 책은 내 기분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만큼만 받아들이고 그 느낌을 고스란히 내 잣대로 이해하는 편이고, 음악 또한 내맘대로 좋고 싫음이 분명하다. 남들이 좋아하는 음악이어도 내가 아니면 그만이다. 그런데 왜인지 그림만큼은 그렇지가 않다. 남들이 이해하는 대로 이해해야 할 것만 같고 설명을 곁들여 작가의 삶까지 이해하고 그림 속 이야기를 찾아내야만 할 것 같다. 어렵다고 느끼는 만큼 멀어진다. 그래서 그림을 설명한 책들이 좋다. 이렇게 이해하면 좋다고 제시해주니 그정도로 지식을 쌓고 교양을 쌓는 느낌이다. 역시..난 속물인가보다.ㅋ 그런데... <<좋은 그림 좋은 생각>>은 조금 다르다. 우리가 동양인이면서도 오히려 낯설게 다가오는 동양화를 마치 이웃집 언니가 수다 떨듯 설명해준다. 아니, 설명이 아니다. 그냥 그녀의 이야기에 그림을 갖다붙였다. 이럴 땐 이런 그림이 어때? 하면서. 어려운 용어나 시대 배경 같은 설명은 없다. 대신 이런 상황에서 이런 그림을 보면 참으로 절묘하게 딱! 맞아떨어져 내 느낌들이, 감상들이, 기분이 훨씬 더 극대화 된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에세이"이다. 동양화..하면 아주 오래된 그림과 수묵화 등만 떠오르니 이 또한 편견인 듯하다. 사실 동양 사람들이 그린 그림이니 옛그림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모두 동양화라 할 수 있는데 말이다. 때문에 최석운님의 <순악질 여사>나 김경민님의 <여행을 꿈꾸는 자> 같은 작품은 참으로 신선했다. 그 외에도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중국 화가들의 작품(보통 하층민들의 삶을 그려낸 작품들)이나 세밀하고 다양한 인물화 등도 재미있다. "지금 내가 옳다고 우기는 것이 꼭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인생에 정답은 없다는 것을 배웠으니 이제 조금은 겸손해질 것 같다. 그래서 그림 공부는 내게 사람이 되는 공부다. "...41p작가의 경험을 통해 얻게 된 깨달음을 우리는 그림과 함께 배울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무엇보다 동양미술사에 정통한 작가도 공부하듯 그림을 감상하기보다 자신이 느끼는대로 자신의 삶에 갖다붙이고 이해하니 그림에 대한 부담감이 주는 듯하다. "한자의 뜻은 몰라도 좋다. 한자를 그냥 그림으로 이해해도 좋다. 어차피 글자와 그림은 한 어버이의 자식이 아닌가. 그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도다. 구도는 그림 속에 등장하는 각각의 물상들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의 문제다. 구도에는 그림의 주요 소재뿐만 아니라 제시와 낙관까지 포함한다. 또한 우리가 빈 공간으로만 알고 있는 여백까지도 구도에서는 꼭 필요한 주인공들이다."...72p아이와 함께 박물관에 가면 그곳에서 만나는 그림들은 "역사"이지 그 자체로 그림으로 감상한 적이 없다. 내게는 그저 공부일 뿐 감상해야 할 무엇으로 생각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얘기다. 동양화란, 특히 옛 그림이란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음에는 좀 다를 것 같다. 그냥 그 자체로 이해하는 것. 그리고 내맘대로 이해해도 괜찮다는 확신이 생겼다.
내용은 기대 이상이다. 잔잔하고 소소하고 설득력이 있다. 작가가 꼭 큰 언니 같다. 동양화는 눈에 확 띄는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컬러풀 하다. 화사한 곷 그림이나 아줌마 그림이 눈에 확 들어온다. 그리고 옛 어른들의 초산화를 보니 찌르는 듯한 위엄이 서려 있다. 채용신의 "황현 초상"은 너무 사실적이다. 수염 한 올 한 올, 주름 하나 하나 눈썹의 모양, 눈동자의 색깔 까지 너무나 사실적이다. 고지식하지만 바르고 단아하게 살아온 한평생이 얼굴에 담겨있는 듯 하다.
그래도 역시 제일 마음에 드는 그림은 최석운의 "순악질 여사"이다. 하얀 윗도리에 까만 물방울 무늬의 빨간 치마를 입고, 노란 단활르 신고, 분홍 가방을 팔에 걸친 눈썹 크고 입 크고 얼룰 큰 아줌마. 실제로 이렇게 옷을 입고 있다면 얼마나 촌스러울까? 원색의 옷에 바탕도 선명한 파랑이어서 완전 원색판이다. 억척스런 아줌마의 모습을 그린 것 같아서 싸아 하게 마음이 쓰리기도 하지만 경쾌한 기분도 든다. 발랄한 색깔 때문인가?
외모가 받쳐주지 않더라도 저렇게 알록달록 하게 입을 수 있으면 된 거다. 뭐 어때? 내가 좋으면 되는 것을!
그림 해설과 함께 작가의 소소한 일상을 곁들여서 수필을 읽는 기분이다. 사람은 꿈을 먹고 산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한다. 나도 "순악질 여사"처럼 아줌마지만 꿈이 있다. 받쳐주지 않는 외모지만 화려한 옷을 용감하게 입는 것처럼 이룰 수 없더라도 꿈을 품고 꿈을 향해 살아가는 것은 기분 괜찮은 거다.
잔잔한 느낌으로 그림과 글이 함께 어울려 읽는 이에게 친근함을 안겨준다.
선인들의 그림을 보면서 그 때의 생활상과 자연환경, 이상등을 깊이 있게 볼 수 있어,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살아가는 마음은 다 같았구나하고 느껴진다.
일상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
하지만 평범함속에서 진정한 행복이 존재한다는걸 가끔은 잊고산다.
'보통으로 살아간다는 것'
얼마나 큰 축복인가!!!
그 중 ‘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법 ‘ 이라는 말이 가장 멋졌고, 그 차례의 내용 역시 나에게 가장 큰 힘을 주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들어 나보다 예쁘고 몸매 좋은 아이들이 잘 생긴 남자아이와 나란히 걷고 있는 모습을 3분 동안 쳐다본 적이 있었다. 지금도 계속 그렇다. 인형같이 생긴 아이, 김태희를 어린 아이로 둔갑 시켜놓은 아이, 남자 아이들에게 인기 많고 어떤 때 라도 데이트 신청까지 모두 받아들이는 아이 등…… 나에게 그런 남자들이 생기지 않는 이유가 내 얼굴이나 몸매 때문에 그럴 것이라고 많이 속상했었다. 하지만 부모님께는 원망은 없다. 그냥 내가 이런 몸매를 만들어 버렸으니까. 하지만 이 내용은 나의 심리를 치료해 준 의사다. 있는 그대로 편하게 사는 것, 그것이야 말로 수능 시험을 끝냈을 때 보다 더 좋은 평안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은 외모로 보는 게 아니니까, 그리고 나는 이 내용을 통해 ‘ 내 갈 길을 가는 데 다른 사람의 길을 부럽듯 쳐다보지 말 것 ‘ 이라는 걸 배웠다.
그리고 이 작품 속에서 가장 눈 여겨 봤던 것은 ‘ 언제쯤 스승의 마음을 헤아리게 될까 ‘ 다. 문득 우리 학원에 있는 초등학생들과 모든 선생님들이 생각 났다. 그 버르장머리 없는 초등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실랑이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그런 걸 보면 초등학생들을 당장이라도 잡아 끌어 뒤통수와 종아리 몇 대를 걷어 차 주고 싶을 때가 있다. 초등학생들의 학부모들 때문에 선생님은 아이에게 뭐라 몇 마디 못하는 상황. 선생님이 너무 가엾어 보인다. 어떻게 초등학생들은 중학생인 나와 한 살 차이 밖에 지나지 않는데 지능이나 행동은 8살 보다 더 못한 것 같다. 나는 선생님이 나를 혼낼 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금방이라도 흐트러진 나의 도덕성을 바로 잡아 주시니까.
책을 읽고 나자 지혜가 쌓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자신감도 들고. 이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고, 이 현실에 대해 감사하면서 살 것이다.
따분한 오후 주말, 그런 나에게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나는 대학생이다.. 평소 관심이 없던 미술분야였지만, 아니 관심이 있다해도 어렵게만 느껴지는 미술 작품을 보면 머리속이 복잡해 질 뿐, 미술과 그다지 친한 사람도 아니다. 그러던 중 어머니의 추천으로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글쓴이가 살아왔던 삶과 그 내용과 일치한 그림을 보며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마치 자서전 처럼 쉽게 글쓴이가 겪어왔던, 그 경험에 대해 생각한 내용을 글로 풀어 썼다. 그리고 그 내용에 그림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첨가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일상적인 딱딱한 그림 논문과는 달리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일상 일과 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마음, 살아가는 마음 가짐 등..을 접할 수 있다.
앞서 말하였듯, 그림과는 먼 내가 이 책을 편하게 접할 수 있는 만큼의 난이도였다. 어렵고 답답한 그림책을 읽었던 것 보단, 나의 일생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았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선물 할 것이다.
누구에게나 쉽고 마음 편하게 접 할 수 있는, 그림과는 먼 이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이다. 한 번쯤은 읽어보길 바란다.
얼마 만에 만나보는 미술 에세이인지 모른다. 미술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보는 건 좋아하는 터라 정기적으로 미술에 관한 책을 만나왔는데, 요즘 들어 통 못 읽은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이 내 손에 쥐어지자마자 바로 펼쳐들었고 외출하는 길에 읽기 시작한 책을 돌아오는 길에 다 읽을 정도로 오롯이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그만큼 흡인력 있게, 그리고 친근하게 다가와준 책이었다. 그림을 좋아하면서도 그림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먼저 서두를 붙이는 것은 깊이 때문인데, 이런 책을 만나면 내가 미술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사실이 부끄럽지 않다. 이렇게 생활 속에서 만날 수 있는 그림을 보게 되면 마치 다른 세상을 만난 듯 즐거워진다. 비록 내가 깊이 있는 조예를 가지지 못했더라도 그림에게 한 발짝 다가가는 느낌. 이토록 자연스럽게 그림을 대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거기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 더 의의를 두게 되는 부분은 그림들이 대부분 국내 작품이라는 점이다. 현대그림과 서양화 몇 편 섞여있긴 하지만 우리의 고전 화가들이 그려낸 작품들이 많이 실려 있다. 작자미상인 작품도 있는데, 그린이가 누군지 알 수 없더라도 그림 속에 담긴 생생함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것이 신기했다. 고전 화가들의 그림이라고 하면 보지도 않고 고리타분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 일상에서 자연스레 끌어와 부담감 없이 접목시키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온다. 교과에서만 보던 그림, 견학을 가서 억지로 보는 그림들일지라도 일상과 만나면 이처럼 색다르고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에 놀라울 것이다. 평상시에는 어떤 이유를 갖다 붙여도 감상하기 어려운 그림들을 이렇게 편안하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지난 3년 동안, 「그림으로 보는 인생」이라는 제목으로 『좋은생각』에 연재한 글이 바탕이 되었다고 한다. 총 4장으로 나뉜 글들은 단락마다 포근한 제목들을 달고 있다. 1장은 '함께 갈 때 더욱 행복하다'인데 정선의 「장안사」를 보면서 숨이 턱 막힐 정도로 나를 돌아보게 될 줄은 몰랐다. 「장안사」란 그림의 일부분만 보면 감동이 잘 전해져 오지 않는데, 「금강전도」를 보고나면 그제야 「장안사」가 어떤 그림인지가 보인다. '골짜기 골짜기를 직접 발로 밟아보고' 그린 그림이라는 느낌이 한 눈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장안사」만 봤을 때는 절대 느끼지 못할 웅장함과 섬세함을 보았다. 저자는 목적지를 잃어버렸을 때, '그럴 때는 잠깐 멈춰 서서 심호흡'을 해보라고 말한다. '처음 출발할 때 어떤 각오였는지, 어떤 길을 가려고 생각했는지 차분하게 생각해'보라고 말이다. 무심코 지나쳐 버릴 수 있는 그림에서, 현재 나에게 꼭 맞는 충고를 이 책에서 만나게 되었다.
또한 꼭지의 첫머리에 등장하는 명언들도 눈에 띄었다. '함께 보는 그림이 더 아름답다'란 꼭지에서는 '우리의 짧고 덧없는 삶을 살 만한 것으로 만드는 건 고립된 자신을 벗어나 서로에게서, 그리고 서로를 위해서 힘과 위안과 용기를 발견하는 능력이다.(마사 베크)'란 말을 만났다. 어쩜 나에게 이렇게 꼭 맞는 말일까. 어쩜 나를 향해 이토록 적나라하게 전할 수 있단 말인가. 그림을 통해서, 이렇게 짧은 명언을 통해서, 일상을 지배하는 평범하지만 순수한 글을 통해서 나의 내면을 낱낱이 들여다 본 기분이었다. 책 제목의 부제처럼 '조곤조곤 전하고 소곤소곤 나누는 작은 지혜들'이 알알이 내 안으로 박히는 느낌이 나를 떠나지 않았다.
2장 '사랑할 수 있을 때 힘껏 사랑하자'에서는 엄마에 관한 부분이 나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저자의 어머니는 한글을 깨우치지 못하고 돌아가셨는데, 어머니께 한글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은 죄스러움을 토로하고 있었다. '그때 만약 엄마가 글자를 깨우치셨더라면 엄마 인생은 어땠을까. 방 안에 앉아 책만 읽어도 그 안에 온 세상이 가득 들어 있다는 희열을 아셨더라면' 이 부분에서 마음이 저릿해졌다. 소학교도 나오지 못한 나의 엄마가 생각났고, 늙어서 한글 배우는 것이 소용 있다며 한글쓰기 책과 동화책을 종종 사다주면서도 많이 신경 써주지 못한 것이 생각났다. 이렇듯 저자는 일상의 소소함에서 그림들을 끌어왔고, 읽는 독자로 하여금 자신에게 처해있는 부분을 한번쯤 돌아보게끔 만들어 주었다. 뿌듯한 마음, 복잡한 마음, 무언가 나를 더 깊이 바라보아야 할 것 같은 감정만이 책을 덮고 난 다음에도 잔여물처럼 남아 있었다.
우리가 어떠한 것을 보며 알지 못한 것을 알아가고, 느끼지 못한 것을 느껴간다는 것은 축복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매개물이 되어 우리에게 다가온다면 더 즐겁게 만끽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좋아하는 책, 내가 좋아하는 그림으로 이렇게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며 성장해갈 때 진정한 즐거움과 삶의 참 맛을 알게 된다. 그래서 책을 더 사랑하게 되고, 내 삶에서 빼놓지 못하는 것이리라. 책으로 그득한 나의 내면이 참으로 고마운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