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그러나 일부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나 시대에 맞지 않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이 책은 일부 편들을 편집해 재구성하여, 한문이나 고전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일반 독자들이 원문을 비교하거나 각주 등을 참조하지 않고 번역문만으로 그 의미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깊은 울림을 주는 선조의 지혜를 엿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 책의 시리즈 (13)
작가정보
저자(엮은이) 추적(秋適)은 충렬왕 때의 학자로 호는 노당(露堂)이다. 『고려사』 106권 「열전」 19권에 그의 전기가 실려 있으며 성품이 강직하고 활달해 얽매임이 없었다고 전해진다. 과거에 급제해 안동서기가 되었다가 직사관으로 발탁되었고 거듭 승진해 좌사간이 되었다. 1298년(충렬왕 24년) 당시 환관 황석량이 권세를 이용해 자기 고향인 합덕부곡을 현으로 승격시키려고 할 때, 추적이 문안에 서명을 거부하자 황석량의 참소를 받아 그 즉시 형구를 찬 채 순마소에 수감되었다. 압송하는 사람이 추적에게 “원한다면 대로가 아닌 골목길로 갈 수도 있다.”라고 후의를 보였으나 추적은 거절했다. 뒤에 풀려나와 시랑으로서 북계 용주의 수령을 역임했다. 충렬왕 말년 안향에 의해 발탁되어 7품 이하의 관리와 생원들에 대한 유학교육을 담당했으며 한문교양서인 『명심보감』을 편찬했다. 중국 명나라 범립본(范立本)의 『명심보감』에서 진수만을 간추려 초략본을 펴냈는데, 이 초략본이 우리나라에 널리 퍼져 인생의 길잡이 역할을 했다. 나중에 민부상서와 예문관제학까지 지내다 벼슬을 마쳤다.
번역 박승원
역자(편역) 박승원은 1974년 경기도 의왕에서 출생했고,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철학과에서 문학석사 및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명대학교, 한국체육대학교, 경인교육대학교 등에 출강했으며, 재단법인 성균관 학술교육팀장, 다산학술문화재단 정본여유당전서 출간팀장 등을 역임했다. 논저로는 ‘주희와 절동사공학파의 논변에 관한 연구’ ‘정이의 천리론과 공부론 연구’ ‘정이 철학에서 성과 기질의 문제’ ‘조선의 심경 읽기 사전’ 등이 있다. 인간의 본성과 수양에 관한 동양적 사유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며, 일반인이 쉽게 읽을 수 있는 고전 번역서 출간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주민과 학생을 위한 고전 및 인문학 커뮤니티 ‘독서당’을 준비하고 있다.
목차
- 편역자의 말_ 마음을 보는 거울이 필요하다
1편 계선(繼善): 착한 일을 계속하라
2편 천명(天命): 하늘의 명령을 알라
3편 순명(順命): 하늘의 명령을 따르라
4편 효행(孝行): 효도를 하라
5편 정기(正己): 자기를 바로잡아라
6편 안분(安分): 분수를 지켜라
7편 존심(存心): 마음을 보존하라
8편 계성(戒性): 성품을 경계하라
9편 근학(勤學): 배우기를 부지런히 하라
10편 훈자(訓子): 자식을 가르쳐라
11편 성심(省心): 마음을 살펴라
12편 입교(立敎): 가르침의 원칙을 세워라
13편 치정(治政): 정치를 제대로 하라
14편 치가(治家): 집안을 잘 다스려라
15편 안의(安義): 의를 지켜라
16편 준례(遵禮): 예를 따르라
17편 언어(言語): 말을 조심하라
18편 교우(交友): 친구를 잘 사귀어라
19편 팔반가팔수(八反歌八首): 여덟 번 반성하면서 부르는 노래
20편 권학(勸學): 배우기를 권하다
책 속으로
착한 것을 보면 목마를 때 물을 본 것처럼 반가워하고, 나쁜 것을 들으면 귀먹은 것처럼 무시하라. 착한 일은 반드시 탐내서 하고, 나쁜 일은 즐거워하지 말라. _p.17
만약 어떤 사람이 나쁜 일을 해서 세상에 이름이 났다면, 사람들이 그를 해치지 않는다고 해도 하늘이 반드시 그를 죽일 것이다. _p.28
효도하고 순종하는 사람은 다시 효도하고 순종하는 자식을 낳을 것이고, 거스르고 어기는 사람은 다시 거스르고 어기는 자식을 낳을 것이다. 못 믿겠다면 그저 처마 끝에 있는 물을 보라. 방울방울 떨어지는 것이 어긋나거나 옮겨지지 않는다. _p.43
화를 너무 내면 기운이 손상되고, 생각을 많이 하면 정신이 손상된다. 정신이 피로하면 마음이 지치기 쉽고, 기운이 약하면 그에 따라 병이 난다. 슬픔이나 기쁨이 지나치지 않게 하고, 음식은 고르게 먹어야 한다. 밤늦도록 술에 취하는 것을 거듭해서 막아야 하며, 새벽부터 화내는 것을 가장 경계하라. _p.54
사람은 비록 아주 어리석어도 남을 탓하는 데는 명확하고, 비록 총명함이 있어도 자기를 용서하는 데는 흐릿하다. 너희들이 다만 남을 탓하는 마음으로 자기를 탓하고,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한다면, 성현의 경지에 이르지 못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_p.77
네가 도모하는 것이 옳지 못하다면 나중에 뉘우친들 무슨 소용이 있겠으며, 네 소견이 뛰어나지 못하다면 가르쳐준들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이익을 취하려는 마음만 있다면 도리를 어길 것이고, 사사로운 의도만 강하다면 공정함은 사라질 것이다. _p.92
집이 가난해도 가난하기 때문에 배우기를 그만두어서는 안 되고, 집이 부유해도 부유함을 믿고 배우기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가난하지만 부지런히 배운다면 성공할 수 있고, 부유해도 부지런히 배운다면 이름이 더욱 빛날 것이다. 오직 배운 사람만이 출세하는 것을 보았고, 배운 사람이 이룬 것이 없음은 보지 못했다. 배운다는 것은 곧 몸의 보배고, 배운 사람은 곧 세상의 보배다. 그래서 배우면 군자가 되고, 배우지 않으면 소인이 된다. 후세의 배우는 사람들은 마땅히 각자 힘써 노력해야 할 것이다. _p.109
어버이가 근심하지 않는 것은 자식이 효도하기 때문이고, 남편이 괴로움이 없는 것은 아내가 현명하기 때문이다. 말이 많아지고 말실수하는 것은 모두 술 때문이고, 의리가 끊어지고 분이 소원해지는 것은 그저 돈 때문이다. _p.123
복이 있다고 해도 다 누리지는 말라. 복이 다하게 되면 몸이 가난하고 궁핍해진다. 세력이 있다고 해도 다 부리지는 말라. 세력이 다하게 되면 원수와 서로 만나게 된다. 복이 있어도 항상 스스로 아껴두고, 세력이 있어도 항상 스스로 공손히 하라. 사람이 살아가면서 사치하면 처음에는 좋을지 몰라도 나중에는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_p.149
도리를 따르지 않고서 생긴 재물은 멀리하고, 과도한 음주를 경계하라. 반드시 이웃을 가려서 살고, 반드시 친구를 가려서 사귀어라. 질투를 마음에서 일으키지 말고, 헐뜯는 말을 입에 올리지 말라. 친척 가운데 가난한 사람을 소홀히 하지 말고, 남들 가운데 부귀한 사람을 후대하지 말라. 자기를 이기는 데 있어서는 부지런함과 검소함을 우선으로 삼고, 사람들을 사랑하는 데 있어서는 겸손함과 온화함을 우선으로 삼아라. 늘 이미 지나간 날의 잘못된 점을 생각하고, 언제나 앞으로 생길지 모
를 허물에 대해 생각하라. 만약 나의 말을 잘 따른다면 나라와 집안이 잘 다스려져 오래갈 수 있을 것이다. _p.167
한평생의 계획은 어릴 때 세우고, 한 해의 계획은 봄에 세우고,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세운다.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것이 없고, 봄에 밭 갈지 않으면 가을에 바랄 것이 없으며,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그날에 힘쓸 일이 없다. _p.202
만약 남이 나에게 정중하게 대해주기를 바란다면 먼저 내가 남에게 정중히 대해야 한다. _p.227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가면 마치 안개 속을 걷는 것 같으니, 비록 옷이 축축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물기가 배어든다. 아는 것이 없는 사람과 같이 걸어가면 마치 측간에 앉아 있는 것 같으니, 비록 옷이 더러워지지는 않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냄새가 난다. _p.239
그대 새벽부터 시장에 가서 떡 사고 경단 사는 것을 보았는데, 어버이께 드린다는 말은 별로 듣지 못하고 자식들에게 준다는 말은 많이 하네. 어버이 드시기도 전에 자식들이 먼저 배불리 먹으니, 자식으로서의 마음이 부모로서의 마음만큼 좋지는 않네. 그대에게 권하니 떡을 좀더 사서 사실 날 얼마 없는 흰머리의 부모를 공양하게. _p.249
젊은 시절은 다시 오지 않고 하루에 새벽이 다시 오기 어렵다. 해야 할 때 마땅히 힘써서 해야 하니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_p.258
출판사 서평
인생을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가르침
시대를 초월해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의 올바른 가르침을 제시한 『명심보감』이 출간되었다. 고려 시대 추적(秋適)이 편집한 것으로 알려진 『명심보감』은 서당이나 가정에서의 교재로 보편적인 지위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었다. 명문가가 아니라 하더라도 각 가정마다 『명심보감』 한 권쯤은 있었고, 어른들이 아이들을 훈계할 때 『명심보감』의 한 구절 정도는 이용하는 것이 흔한 일이었다. 마음과 삶의 태도에 대한 반성의 기회를 갖게 하는 고전으로, 현 시대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는 무엇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남녀노소 누구나 깨달음과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이 책을 통해,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올바른 길을 향해 나아가보자. 마음의 상처를 서로 보듬어주고 각박해지는 우리 마음에 여유를 갖게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명심보감』은 보급의 보편성만큼이나 다양한 번역들이 많고 최근까지도 상당히 많은 종류의 번역과 저학년용 교재, 이야기책 형식으로도 출판되어 있다. 이는 『명심보감』이라는 책이 가진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며, 그 내용이 여전히 우리에게 의미 있는 것임을 상징한다. 그럼에도 『명심보감』은 지금 시대의 가치관이나 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봉건사회의 도덕, 남녀 불평등, 군주에 대한 맹목적 충성과 같은 내용도 일부 담고 있다. 또한 번역을 통해서도 현대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단편적인 상징들을 담고 있어 상당한 의역이나 각주에 의한 설명이 요구되는 것도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해 현대인들이 원문을 비교하거나 각주 등을 참조하지 않고 번역문만으로 그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구성했다.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는 책!
『명심보감』은 유가 사상을 바탕으로 『시경』『서경』『주역』『논어』 등 경전에서부터 각종 역사서, 성리서, 아동학습서, 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저작의 금언과 격언들을 담고 있다. 여기에 장자, 열자 등의 도가 사상가와 동악성제, 재동제군 같은 도교의 신선들의 말까지 담아내며, 『경행록』『익지서』와 같은 오늘날에 전해지지 않는 책의 내용도 싣고 있다. ‘마음을 밝혀주는 보배로운 글’이라는 뜻의 책 제목처럼 우리의 마음과 삶의 태도에 도움이 될 이야기들이라면 무엇이든 취하려고 했던 추적의 주제의식을 보여준다. ‘착하게 살라’는 주제의식을 바탕으로 효도 ㆍ 의리 ㆍ 겸손 ㆍ 부지런함 ㆍ 말조심 ㆍ 원만한 인간관계 등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 이르기까지 인간으로서 반드시 지녀야 할 세부적인 덕목을 이야기하고 있다. 하루를 시작하거나 마무리할 때, 쉬는 시간일 때, 잠시 휴식이 필요할 때면 『명심보감』을 한 장 한 장 읽어보자. 지금의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
이 책은 20편 215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일부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나 시대에 맞지 않는 내용을 ‘고전’이라는 이름 아래 무조건 보도록 강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따라서 문제를 담고 있는 내용들과 본편과 증보편의 일부 편들을 편집해 재구성했다. 이 책은 계선(繼善)을 시작으로 천명(天命) ㆍ 순명(順命) ㆍ 효행(孝行) ㆍ 정기(正己) ㆍ 안분(安分) ㆍ 존심(存心) ㆍ 계성(戒性) ㆍ 근학(勤學) ㆍ 훈자(訓子) ㆍ 성심(省心) ㆍ 입교(立敎) ㆍ 치정(治政) ㆍ 치가(治家) ㆍ 안의(安義) ㆍ 준례(遵禮) ㆍ 언어(言語) ㆍ 교우(交友) ㆍ 팔반가팔수(八反歌八首) ㆍ 권학(勸學)까지 인간이라면 지켜야 할 덕목들을 망라한다. 215개의 짧은 글 속에 들어 있는 선조의 지혜가 현대인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하늘의 밝은 섭리를 설명하고, 자신을 반성하며 인간 본연의 양심을 보존함으로써 숭고한 인격을 닦을 수 있을 것이다. 평생 가까이 두고 읽어야 할 위대한 고전, 『명심보감』을 읽고 그동안 잊고 살았던 삶의 기본을 돌이켜보자. 부모로서, 자식으로서, 윗사람으로서, 배우자로서 어떻게 자신의 삶을 책임 있게 꾸려나갈 것인지, 『명심보감』이 길잡이가 될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60603486 |
---|---|
발행(출시)일자 | 2014년 08월 19일 |
쪽수 | 264쪽 |
크기 |
143 * 210
* 18
mm
/ 486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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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고려 시대 충렬왕 때의 학자로 호는 노당인 추적의 <명심보감>을 일반 독자들이 역문만으로 그 의미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본편과 증보편의 일부 편들을 제외해서 20편으로 재구성하였다. <명심보감>은 '착하게 살라'는 큰 주제를 바탕으로 효도, 의리, 겸손, 부지런함, 말조심, 원만한 인간관계 등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인간으로서 반드시 지녀야 할 세부적인 덕목을 다루고 있는데, 현대인들의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 어려운 원문을 비교하거나 각주 등을 참조하지 않고 번역문만으로 깔끔하고 이해하기 쉽게 계선, 천명, 순명, 효행, 존심, 근학, 훈학, 성심, 치정, 치가, 언어, 교우, 권학 등 전체 20편으로 구성, 한 페이지에 한 가지로 총 215가지 지혜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착한 일이 작다고 하여 하지 않아서는 안 되며, 나쁜 일이 작다고 하여 해서는 안 된다.
- 유비가 아들 유선에게 -
착한 일을 보거든 자기가 그것에 미치지 못한 것처럼 하고, 나쁜 일을 보면 끓는 물을 만진 것 처럼 하라.
- 공자 -
부지런함은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물이며, 신중함은 자신을 지켜주는 부적이다.
- 강태공 -
총명하고 지혜로워도 어리석음으로 자신을 지키고, 공적이 천하에 가득해도 겸양으로 자신을 지키고,
용기와 힘이 세상에 떨쳐지더라도 겁먹은 마음으로 자신을 지키고, 세상을 가질 만큼 부유하더라도 겸손함으로 자신을 지켜라.
- 공자 -
관직에 있는 사람은 자리가 확고해지면서 나태해지고, 병은 조금 나아지면서 더 심해지고,
화는 게을러지면서 생겨나고, 효는 처자식이 생기면서 약해진다. 이 4가지를 살펴서 처음에 했던 것처럼 끝까지 신중해야 한다.
- 설원 -
귀로는 남의 잘못을 듣지 않고, 눈으로는 남의 단점을 보지 않고, 입으로는 남의 허물을 말하지 않는다면 거의 군자라고 할 수 있다.
복이 있다고 해도 다 누리지는 말라. 복이 다하게 되면 몸이 가난하고 궁핍해진다. 세력이 있다고 해도 다 부리지는 말라.
세력이 다하게 되면 원수와 서로 만나게 된다. 복이 있어도 항상 스스로 아껴두고, 세력이 있어도 항상 스스로 공손히 하라.
사람이 살아가면서 사치하면 처음에는 좋을지 몰라도 나중에는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어린 자식의 오줌과 똥이 더러워도 그대 마음은 거리낌이 없는데, 늙은 어버이의 눈물과 침이 떨어지면 도리어 미워하고 싫어하는 모습이 있네.
6척이 되는 몸뚱이 어디에서 왔던가? 아버지의 정기와 어머니의 피가 너의 몸뚱이를 이루었네.
그대에게 권하니 늙어가는 사람을 공경하고 우대하게. 젊어서 그대를 위하다가 근육과 뼈가 닳으셨네.
인간이 꼭 지녀야 하는 여러가지 덕목들이 담겨있는 이 <명심보감>을 조선시대에는 가정이나 서당에서 어린 아이들이 읽었다는데, 어른들은 물론 요즘 아이들도 꼭 읽어보았으면 하는 책이다. 오래 전 나보다 인생을 먼저 사신 인생 선배이자 성인군자, 현인들의 지혜로운 말씀이 모여있는데, 점점 각박해지는 마음을 다잡고 여유를 갖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 명언들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바쁜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들이 아닐 수가 없다.
어른들을 공경하고, 말을 조심하고, 부모형제를 아끼고, 친구와의 믿음을 신뢰하는 등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에 필요한 지혜롭고 현명한 처세술과 올바른 신념들이 담겨있는 좋은 말씀들을 모여있다. 처음엔 따로 이해를 돕는 설명이나 해석이 없고 너무 심플하고 여백이 많아 아쉬운 감이 있었는데, 부담없이 읽히면서 역시 여백이 주는 편안함이랄까, 가르침을 접하면서 여백으로 인해 더 깊은 사색에 잠겼고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게 되고 마음을 다스리는데 의미있고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나는 초등학교 때 까지 경상도 산골동네에서 살았다. 산골동네에는 한문을 잘 아시는 할아버지 한 분이 계셨는데 그 할아버지께서 동네 사람들에게 ‘천자문’을 가르치셨다. 동네 형들을 따라서 나도 ‘서당’에 가서 한문공부를 했는데 ‘하늘 천 따지...’하면서 외었던 기억이 새롭다. 그 때 ‘명심보감’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으나 ‘명심보감’이 무슨 책인지는 잘 몰랐다.
이 책은 충렬왕 때의 학자로 과거에 급제해 안동서기가 되었다가 직사관으로 발탁되었고 거듭 승진해 좌사간이 된 추적이 현 시대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는 무엇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남녀노소 누구나 깨달음과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이 책을 통해,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올바른 길을 향해 나아가보자. 마음의 상처를 서로 보듬어주고 각박해지는 마음에 여유를 갖게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명심보감’은 유가 사상을 바탕으로 ‘시경’, ‘서경’, ‘주역’, ‘논어’ 등 경전에서부터 각종 역사서, 성리서, 아동학습서, 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저작의 금언과 격언들을 담고 있다. ‘마음을 밝혀주는 보배로운 글’이라는 뜻의 책 제목처럼 우리의 마음과 삶의 태도에 도움이 될 이야기들이라면 무엇이든 취하려고 했던 추적의 주제의식을 보여준다. ‘착하게 살라’는 주제의식을 바탕으로 효도 의리 겸손 부지런함 말조심 원만한 인간관계 등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 이르기까지 인간으로서 반드시 지녀야 할 세부적인 덕목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모두 20편 215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계선(繼善)을 시작으로 천명(天命) 순명(順命) 효행(孝行) 정기(正己) 안분(安分) 존심(存心) 계성(戒性) 근학(勤學) 훈자(訓子) 성심(省心) 입교(立敎) 치정(治政) 치가(治家) 안의(安義) 준례(遵禮) 언어(言語) 교우(交友) 팔반가팔수(八反歌八首) 권학(勸學)까지 인간이라면 지켜야 할 덕목들을 모두 다루고 있다. 215개의 짧은 글 속에 들어 있는 선조의 지혜가 현대인에게 깊은 감명을 준다. 하늘의 밝은 섭리를 설명하고, 자신을 반성하며 인간 본연의 양심을 보존함으로써 숭고한 인격을 닦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는 어느 페이지를 보거나 우리의 인격을 수양할 수 있는 명언들만이 실려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자신의 인격을 수양할 수 있는가? 사람은 누구에게나 욕심이 있다. 부유하게 살고 싶고 사회적으로 출세하고 싶고 이름을 널리 떨치고 싶은 욕망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허황된 욕망부터 극복해야 한다. 또한 가정의 행복과 평화를 이룩해야 한다. 부모님을 효성으로 극진히 봉양하고, 형제간의 우애가 돈독할 때 비로소 가정의 행복과 평화는 이루어지게 된다. 가정은 몸과 마음의 안식처인 것이다. 가정생활이 행복하고 화목한 뒤에라야 어떤 일에 종사하거나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평생 가까이 두고 읽어야 할 위대한 고전이다. 이 책을 읽고 그동안 잊고 살았던 삶의 기본인 부모로서, 자식으로서, 윗사람으로서, 배우자로서 어떻게 자신의 삶을 책임 있게 꾸려나갈 것인지, 돌아볼 수 있는 길잡이가 될 것이기에 읽기를 권한다.
[명심이란 명륜(明倫)ㆍ명도(明道)와 같이 마음을 밝게 한다는 뜻이며, 보감은 보물과 같은 거울로서의 교본이 된다는 뜻이다. 어린이들의 인격 수양을 위해 주로 중국 고전에서 단장(短章)의 잠언 163토막을 추려서 계선(繼善)ㆍ천명(天命)ㆍ효행(孝行)ㆍ정기(正己)ㆍ안분(安分)ㆍ존심(存心)ㆍ계성(戒性)ㆍ근학(勤學)ㆍ훈자(訓子)ㆍ성심(省心)ㆍ입교(立敎)ㆍ치가(治家)ㆍ준례(遵禮)ㆍ교우(交友)ㆍ부행(婦行) 등 19편에 증보(增補)ㆍ팔반가팔수(八反歌八首)ㆍ효행(孝行) 속편ㆍ염의(廉義)ㆍ권학(勸學) 5편을 보강하여 전 24편으로 나누어 편집한 책이다. 고려 충렬왕 때 예문관 제학을 지낸 추적(秋適)이 편찬하였다고 전하며, 조선시대에는 가정이나 서당에서 어린이들의 부교재로 사용하였다.]
인생을 살다보니 삶의 중간점검을 해야 하는 필요성을 느꼈다. 어쩌면 강박관념 수준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름의 원칙과 철학을 삶에 무장시켜 살아가고 있는데 어느 시점에 와서는 무념과 의욕상실의 상태에 빠지고는 한다. 아직도 정신무장이 덜 되었는지 충동적인 성향과 끈기가 부족한 점을 스스로에게 아쉬움을 느낀다. 이렇다보니 자신에게 채찍을 가할 무언가가 꼭 필요한데 그것은 바로 과거 성인군자의 말씀들이다. 자기계발서나 자기경영서도 괜찮지만 깊은 사색을 위해서는 현인의 지혜가 담긴 책이 으뜸인 것 같다. 그런데 고전에서 얻는 삶의 지혜는 그 가치가 높지만 여전히 한문이 뒤섞여 있으면 읽기가 까다로워진다. 그래서 책을 선택할 때에는 원문이 아닌 편역자의 자세한 설명으로 번역되어 있는 책을 선택하게 된다. 성찰을 위한 선택으로 지난번 <논어>에 이어 이번에는 가정에는 한 권씩 갖춰놔야 할 책으로 원문을 이해하기 쉽게 번역한 편역자 박승원의 <명심보감>을 읽게 되었다.
인생의 지침서라고 볼 수 있는 <명심보감>은 위에서도 설명되었듯이 고려 충렬왕 때 문신인 추적에 의해 편찬된 책이다. 유가사상이 반영된 경전과 도가사상가들의 어록들을 저자의 삶의 원칙을 반영하여 엮어진 책으로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올바른 도덕성과 인간관계를 세부적인 덕목으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다. 한 구절을 읽을 때마다 다가오는 느낌은 반성뿐이었다.
“어리석고 멍청한 사람이라도 집은 큰 부자일 수 있고, 지혜롭고 총명한 사람이라도 가난하게 살 수 있다. 사람의 태어난 연월일시는 모두 정해져 있으니 헤아려보면 운명에서 말미암은 것이지 사람에게서 말미암은 것은 아니다.”[열자]
-아직도 마음을 비우지 못하고 자격지심을 가지고 사는 것 같다. 살아온 배경이 상처로 남았기 때문인지 늘 자신이 부족한 것 같고 남을 의식하는 행위가 빈번하다. 억누르며 살아가는 삶인데 이 구절을 매일 읽어보며 억누름조차 잊고 살아야겠다.
“부지런함은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물이며, 신중함은 자신을 지켜주는 부적이다.” [강태공]
-계획표에 의한 삶을 살고자 노력하지만 게으름으로 도중에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굳이 나서지 말아야 할 일에 신중하지 못해 나서다가 일을 망치는 경우도 가끔 발생한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는 꼭 명심해야겠다.
“입과 혀는 화와 근심이 들어오는 문이요, 몸을 망치는 도끼다.” [엄군평]
-말 때문에 최근에 엄청 후회한 적이 있는 일을 경험했다. 인간관계에 있어 입은 분명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 할 말과 하지 말아야 말들이 있는데 감정으로 그 기준을 상실하여 내뱉은 결과 몸과 마음이 상하게 되었다. 절대적으로 명심해야 할 구절이다.
마음을 다스리고 인격을 수양할 수 있는 20편 215개의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한 문장의 말씀을 읽고 눈을 감고 그 의미를 생각하면서 과거의 행동들을 떠올려 본다. 부모님과 아내와 자식 그리고 지인들 사이에서 나의 모습을 바라보니 부끄러운 일들이 참 많았던 것 같다. 한 구절을 읽고 써내려가야 할 반성문이 수도 없을 지경이다. 책을 덮고 하늘을 바라보니 이젠 좀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고, 하루하루의 삶이 의미 있는 일로 가득 찼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들었다. 지혜로운 말씀을 실천한다면 분명 이루어질 것이라는 희망과 함께 말이다. 책에 적혀있는 모든 이야기는 자신의 삶의 표본이며 가족과 직장에서까지도 그 지혜를 공유해도 좋을 내용들이다. 그래서 새롭게 가훈으로 정해도 좋을 구절을 하나 적어본다.
“책을 읽는 것은 집안을 일으키는 근본이며, 이치를 따르는 것은 집안을 지키는 근본이며, 부지런하고 검소한 것은 집안을 다스리는 근본이며, 화목하고 순종하는 것은 집안을 가지런히 하는 근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