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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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반함飯含』에서 가족 서사는 박현 시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혈연에 관한 원형적 심상이서정시의 한 특성임을 감안할 때, 박현의 시는 가족사를 상상력의 원천으로 삼고 풍부한 감성으로 아버지를 재현함으로써 서정성을 이끌어 낸다. 가령 아버지를 통해 체현되는 농경문화의 역사적 상처를 고백한다거나 실존적 부조리에 대한 거리두기와 특정 먹거리에 대한 의고적 지향은 박현 시의 한 특성으로 볼 수 있다. 이렇듯 구체적 경험을 통해 집단기억集團記憶을 환기시키고 현대문명이 아우르지 못하는 개별적 상처의 실재를 마주하게끔 한다는 점에서 이번 시집은 유의미한 실존적 고백록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시집에서는 죽음에 대해 성찰하는 시편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죽음에 대한 성찰은 이번 시집을 관류하는 사유 방식 중 하나이며, 시집의 제목인 ‘반함飯含’을 통해 유추할 수 있듯이, 시인은 유한자로서의 삶을 자각하고 성찰하는 과정을 통해 시 안에서 죽음에 대한 사유를 이끌어 낸다. 시인의 성찰은 자신으로부터 출발하여 사회적 죽음에 대한 사유를 거쳐, 궁극적으로 역사적 사건으로 확장된다. 해설을 쓴 남기택(문학평론가, 강원대 교수)의 말처럼 박현 시의 중요한 화두는 “사라지는 삶에 대한 반성”인데, 이는 “부재하는 삶의 지양”을 통해 나타나며 “용기와 비겁, 자비와 이기 등속의 낭만적 대립과는 다른 차원인 핍진한 경험 속에 현전”한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추천사를 쓴 나태주 시인은 이번 시집에 대하여 “활달한 시의 어법이 그를 자유케 하고 독자들을 따라서 자유롭게 하면서 공감의 길을 열어 주리라 믿는다”라고 평했으며, 이숭원(문학평론가, 서울여대 명예교수)는 “고단한 생의 여로에 동행할 위안의 양식을 찾는다면 박현의 이 시집이 다정한 길동무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이처럼 박현의 이번 시집은 향토성과 서정성을 아우르는 동시에 삶과 죽음에 대한 시적 사유를 함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인사와 가족사를 통해 집단기억을 시의 배경으로 삼고 역사적 사건을 성찰한다는 점에서 돌올한 문학적 발자취를 새겨 나간다.
작가의 말
느릿느릿 사막을 건너는 낙타 똑같은 보폭으로 줄을 잡고 걷는 상인商人이 있어 두려움 없다 절대 암흑의 시간 함께 그림자 겯고 건너줄 이 누구 나의 죽음을 슬퍼할 이 오직 나.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숨겨진 뿌리
신간 안내 메일 13
숨겨진 뿌리 14
늦은 후회 16
슬픈 반성문 17
인어 이야기 18
어떤 부끄러움 20
맨발 21
내일, 내일? 22
주윤발, 첩혈쌍웅 24
도려내다 26
일상日常 28
개조개 관자 30
문턱 32
연잎 연가 33
다 살아지리라 34
St. 개미 35
제2부 CLICK?! CLICK?! BANG?! BANG?!
절필絶筆 39
글 쓰는 자들에게 고함 40
허생을 기림 42
신체 주요 부위 44
똥에겐 미안한 똥 이야기 46
늙다 47
롯또롯데서울 50
삼 분三分 52
어밀레 54
하느님 전 상서 56
울다 58
CLICK?! CLICK?! BANG?! BANG?! 60
헛된 꿈 62
모박현랑가慕朴賢郞歌 64
라떼별곡 67
붉은 반함飯含 68
나노스Nanos의 선 70
글 쓰는 자들에게 다시 고함 72
만약 74
제3부 열무김치
얼굴국 77
열무김치 78
문택이네 솎음 무김치 볶음 79
수수팥단지 80
호박김치 81
나박김치 82
예산 국수 84
꺼먹지 86
무짠지 87
겨울 배추 얼절이 88
마늘장아찌 90
씀바귀 겉절이 92
한겨울 식혜 93
칼국수 곱빼기 94
어묵탕 한 사발 96
보리밥 98
산채비빔밥 100
게국지 유감 101
제4부 청춘
삼경三更의 맛 105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예정 목록 106
어떤 명사 108
청춘 110
소주병 112
제 몫 113
절실함에 대하여 114
숨 115
유심 116
오월 118
연어 120
나무의 원관념 121
뭉클 122
꽃, 벗다 124
두 삶 125
해설
남기택 눈물의 아비투스 126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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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나 시에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무엇’과 ‘어떻게’의 문제이다. 그것은 또 내용과 표현의 문제이기도 한데, 일단 내용은 선한 생활 경험이고 표현은 부드러운 어법이다. 그 두 가지가 준비되어 있어야 독자들과 가까워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박현 시인님의 이번 시집은 기본적으로 좋은 자리에 이미 와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활달한 그의 어법이 그의 장점이다. 이 활달한 시의 어법이 그를 자유케 하고 독자들을 따라서 자유롭게 하면서 공감의 길을 열어 주리라 믿는다. 또 하나의 장점은 향토적인 것에의 관심이다. 내가 시를 쓰면서 믿는 구석이 있다. 그것은 나에게 철저한 것이 남에게도 철저하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향토에 대한 관심은 나에 대한 관심인 동시에 또 우리 모두에 대한 관심으로 통할 것이다. 이런 점들이 이번 시집에 잘 발현되고 있으므로 이 시집은 박현 시인에게 좋은 기념품이 될 것이고 독자들에게도 따스한 위로로 접근할 것으로 믿는다. 부디 시집을 내는 시인에게 먼저 위로가 있기를 바라고 시집을 읽는 독자들에게 또 그러기를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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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과 박종덕은 한 사람의 다른 이름이다. “박현은 들끓어 넘치는 대낮”이요 “박종덕은 새벽처럼 고요”하다고 시인은 말했으나, 이 둘은 머물러 있지 않고 유동하고 교섭한다. 시인 박현은 감성의 연금술사요 감정 표현의 달인이다. 그는 맨발로 시를 쓰는데 “발바닥을 뚫고 척수에 다다른” 생의 감각을 생생하게 느끼기 위함이다. 감정의 구들돌이 데워지면 3분 안에 생의 수모와 비굴로부터 생명의 환희까지 한데 버무려 희로애락의 인생 축도를 절묘하게 빚어낸다. 그의 시는 풍자에도 일가견이 있지만, 단연코 말하건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서정의 극치는 3부에 담긴 18편의 음식 시에 있다. 감정의 기미를 한눈에 파악하는 천부의 재능으로 세상사의 곡절을 토속 음식에 농축하여 농밀한 감각으로 고유의 정서와 풍미를 엮어내니, 이 방면에 관한 한, 박현 옆에 나설 사람이 없다. 고단한 생의 여로에 동행할 위안의 양식을 찾는다면 박현의 이 시집이 다정한 길동무가 될 것이다.
책 속으로
붉은 반함飯含
짱깨라고 불러서 미안합니다
철가방이라고 얕보아서 미안합니다
조직에 들지 못한 일진 나부랭이
겨우 80cc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노랑머리 양아치라 욕해서 죄송합니다
나는 3,200cc 체어맨을 타고 다니던 목청 큰 무역회사 사장이었습니다 새벽이면 벌떡거리는 사내와 함께 일어나 오대양 육대주를 누볐습니다 마누라와 자식은 압구정 대치동을 누렸습니다 바쁜 끼니를 때우느라 부른 태화루 양아치들에게 그리 살면 안 돼 사나이는 그리 살지 않아 호통치며 수표를 뿌렸습니다 그러다가 IMF를 때려 맞았습니다 사내는 여전히 벌떡거렸지만 마누라는 자식을 데리고 도망쳤습니다 나의 어머니조차 나를 떠났습니다 나는 오대양 육대주 대신 알콜의 바다를 귀신고래처럼 유영하였습니다
홍합과 오징어와 미더덕으로 육수를 내고
고운 고춧가루로 빛깔을 낸 붉은 국수
내 젊음의 빛깔 같은 짬뽕 한 그릇
당신이 베푼 반함이었습니다
염습殮襲도 수의?衣도 없는 알몸
그래도 이승의 마지막 끼니로
저승길 배고프지 않게 반함하였으니
당신은 최고의 장의사였습니다
당신이 찾아오지 않았더라면
나는 잊히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미안합니다
짱깨라고 불러서
철가방이라고 불러서
미안했습니다.
기본정보
ISBN | 9788960215412 |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2월 22일 | ||
쪽수 | 144쪽 | ||
크기 |
127 * 208
* 14
mm
/ 246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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