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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번 시집에서는 치명적인 ‘상실’과 깊은 ‘슬픔’이 시인의 시 세계를 관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사람이 세상 모든 것에서 부재하는 대상의 흔적을 찾으려는 태도를 통해 드러난다. 이운진의 시에는 상실을 앓고 있는 ‘나’가 존재하고 그 배경은 ‘슬픔’과 ‘눈물’로 얼룩진 결핍의 공간으로 그려진다. 상실의 슬픔은 한 인간을 특정한 시간 위에 붙들어 둠으로써 존재감의 결여에 의한 세계의 축소를 경험케 한다. 이처럼 이운진의 시에 등장하는 화자들은 ‘상실’에 따른 반응으로 애도와 우울증이라는 두 가지 증상을 보이며, ‘애도’에 실패한 우울한 존재들로 그려진다. 이는 부재하는 대상에 대한 망각이 아니라 기억을 선택한 결과이며, 그 선택을 철회하지 않는 한 슬픔과 고통의 시간은 중단될 수 없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시인은 미래적 시간을 망각의 조건으로 내세우기도 하는데, 이러한 유보적 의사 표현은 단순히 대상의 부재를 부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부재를 통해 대상을 현현顯顯하게끔 하는 시적 태도가 된다. 다시 말해 시인은 ‘부재’의 공간을 ‘현존’의 흔적으로 해석하는 기묘하고 낯선 발화 형식을 통해 시적 긴장감을 획득하고 나아가 청자들로 하여금 부재를 존재의 징후로 받아들이게 만든다. 요컨대 시인은 망각으로 인한 행복보다는 잊지 않음에서 비롯되는 슬픔과 고통의 시간을 선택함으로써 망각을 거부하는 ‘기억’에의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다.
해설을 쓴 고봉준 문학평론가의 말처럼 이 세상에는 “‘자아’의 논리로는 해독할 수 없는 것이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대한 관심을 거두지 않는 따뜻한 시선”이야말로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존재 증명의 방식이자, “자신을 개방하는 존재의 문턱”을 넘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시인은 ‘기억’과 ‘망각’ 사이를 넘나들며, 존재와 부재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며, 잘려 나간 존재로 인해 환지통을 겪으며, 그렇게 절뚝거리며 삶과 시 사이에 놓인 상실의 길을 걷고 또 걷는다.
작가정보
작가의 말
시간은 모든 것을 침전시킨다.
그래서 삶의 표면은 깨끗한 슬픔으로 보이기도 한다.
지금이 그렇다.
목차
- 시인의말
제1부
11월의 끝 13
여행하지 않는 여행자 14
밤의 대릉원 16
난청의 시절 2 18
바다 옆의 방 20
도망가는 사랑 22
그러는 동안 24
톨스토이역에 내리는 단 한 사람이 되어 26
Moon Snow globe 28
설야雪夜 30
헌책방에서 32
흔적 34
밤 강물 곁에서 35
제2부
영원한 비밀 39
실루엣의 세계 40
옛 일기장을 찢으며 42
파란 달 44
강변북로 46
어둠 속에서 다시 한 번 48
진부령의 구름처럼 50
밤이 준 것 52
2월에 매화를 보다 54
난청의 시절 3 56
우문愚問 58
검은 눈물 가득한데 60
행복을 표절하다 62
해빙기 2 64
제3부
봄의 환지통 67
첫눈 무렵 68
선셋 증후군 70
눈물에도 전성기가 있다 72
기억 극장 73
제비꽃을 위하여 74
악몽 75
따뜻한 반어법 76
봄밤 77
나의 엄마들 78
마흔아홉 80
재스민 나무의 데스마스크를 보며 82
난청의 시절 4 84
망각은 이렇게 온다 85
살구나무에게 가서 울다 86
제4부
이것은 겨우 나의 자유 89
정박碇泊 90
페넬로페의 노래 92
떠돌이까마귀처럼 94
훔친 기억 95
난청의 시절 1 96
건조주의보 98
고백을 위해 100
밤의 노래 101
기억의 환지통 102
비행운을 보는 저녁 104
다시, 동해로부터 106
겨울 일기 108
발굴이 될 때 109
해설
고봉준 상실에 대하여 110
추천사
-
영화 『마네의 제비꽃 여인』에서 마네는 베르트 모리조에게 한편의 작은 액자 그림으로 못다 한 말을 다한다. 이운진 시인의 시에는 편편마다 그 간절함이 마치 화선지에 생명을 불어넣는 연둣빛처럼 숨 쉬고 있다. “수인囚人이었고/ 사랑이 던져버린 돌멩이” 하나로 시인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견뎌온 것일까. 언제부턴가 낭만과 함께 절실함이 사라진 한국의 시단에 그가 혼잣몸으로 노래하는 간절함은 시적 청명과 순수를 소환하는 부활의 메시지로 그만의 소중한 자산이다. 나는 그의 시를 읽을 때마다 마치 베르트 모리조의 숨은 화폭을 마주하는 듯한 벅찬 숨결을 느낀다. 그의 시는 행간의 침묵, 생략된 부호 하나조차도 절실함으로 무장된 숨 가쁜 은유다.
-
이운진의 시는 견딜 수 없는 것을, 말할 수 없는 것을 이야기한다. 이 모순된 인식은 시를 비통하게 만든다. 때문에 그의 시는 뼈저리게 아프고 내밀하며 자신을 투신할 것 같은 위험이 있다. 비통함이 폭발하여 맹점을 폭로하고, 폭발하여 이별을 간직하고, 폭발하여 노래와 숨결이 되는 시집. 시인이 가진 창의적인 인식은 표면에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상상하게 한다. “이제 막 자유를 연습하기 시작”한 여행자, “여행하지 않는 여행자”의 여행기. 비통과 자유에 대한 내밀한 이야기를 간직한 시집. 모든 자유는 내부에서 먼저 온다.
책 속으로
여행하지 않는 여행자
나는 방금 햇살 속에서 돌아왔다
이 방에서 저 방으로
이 창문에서 저 창문으로 옮겨 가는
햇살만 따라다니다 돌아왔다
하늘이 녹아드는
세상의 가장자리로부터
푸르른 빙하와 외로운 섬을 지나
이름 없는 무덤가에 꽃을 피워 주고 온 햇살
아무 풍경이 없는 풍경에 대해서도
긴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 햇살처럼
멀리 있어서 영영 잃어버리지 못하는 것들을 생각했다
햇살과 함께
걸을 수 있는 만큼 걸어갔을 때에는
나에게 오는 길을 끝까지 다 오지 못한 이들과
다정하게 헤어져 주었다
오늘도 나는
비둘기 한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보다도 멀리 가지 못하고
기억한 것보다 더 많이 잊어버리며
햇살 속에 가만히 잠겨 있다가
절반쯤만 돌아왔다
기본정보
ISBN | 9788960214859 |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05월 04일 | ||
쪽수 | 128쪽 | ||
크기 |
129 * 208
* 11
mm
/ 200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시작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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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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