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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른손을 잃었다

차성환 시집
시작시인선 267
차성환 저자(글)
천년의시작 · 2018년 07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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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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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계간 『시작』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한 차성환 시인의 첫 시집 『오늘은 오른손을 잃었다』가 시작시인선 0267번으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은 세상에 존재하거나 부재하는 ‘자리’를 더듬어 밝히려는 시인의 의지가 경쾌한 언어유희와 말의 전복을 통해 드러난다.

비극적 풍경으로 가득 찬 세상에 대한 시인의 냉소는 염세주의적인 태도를 지향한다기보다는 더 나은 세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시인의 욕망이 반영된 것으로 읽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시인은 실패를 반복하며 궁극적으로는 실패의 완성 쪽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외줄을 타는 곡예사처럼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위태로운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표4를 쓴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이번 시집에는 경쾌한 언어유희(pun)와 반복적 점층에 의한 율독적 가파름이 명품처럼 담겨 있는데, 그의 ‘손끝을 떠나 끝이 없는 첫’이 될 이 시집은, 그 점에서, 한없는 고독과 열망을 다해 부르는 새로운 생의 송가頌歌이기도 할 것이다”라고 평했다. 함기석 시인은 “그의 시는 멈출 수 없는 죽음의 걸음, 산 자의 걸음이 되려는 움직씨들의 무한 행보이다”라고 차성환의 첫 시집에서 드러나는 미학을 이야기했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차성환 시인은 실패의 반복을 통해 궁극적으로 세상의 그늘진 자리를 더듬으며 모든 죽어가는 것들에게 위무의 몸짓을 전한다. 때로는 절름발이가 되어 생의 절벽 끝으로 위태로운 걸음을 떼어놓기도 한다. 다만 살아가기 위해, 혹은 살아남기 위해 생의 번뜩임으로 죽어가는 자신의 오른손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 책의 총서 (479)

작가정보

저자(글) 차성환

1978년 서울 출생.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졸업.
2015년 계간 『시작』으로 등단.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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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여름
차성환

목차

  • 시인의 말

    첫이란 단어로 시작하는 13
    의자 1 14
    담장길강물길담장 15
    엉덩이 16
    겨울 17
    못 18
    고야 19
    걸음 1 20
    무릎 22
    우울 23
    허물 24
    무덤 25
    하염없다 26
    사다리 27

    의자 2 28
    구렁 29
    비非 30
    캐치볼 31
    꽃잎 32
    걸음 2 33
    흙무더기와 구렁 34
    피서 35
    벤치 36
    가파도 38
    뚱뚱이 나라 39
    의자 3 40
    모래 여자 41
    검은 구두 42

    기우 43
    숲 44
    걸음 3 45
    꽃 46
    낭독회 47
    판다 48
    섬소 49
    바게트 50
    의자 4 51
    마가리타 52
    주문진 53
    미도 54
    멜랑콜리 55
    주머니 56

    칼로 1 57
    Ah! Monde 58
    모시모시 59
    걸음 4 60
    담배 61
    붉은 벽돌 62
    FUCK ME 63
    칼로 2 64
    오늘은 오른손을 잃었다 65
    너 66
    의자 5 67
    염소 68
    간질 69
    불타는 바다에 70

    해설
    전소영 '자리'의 몫 71

추천사

  • 차성환의 시는 사라져가는, 사라져갈 것만 같은, 아니 이미 사라져 지울 수 없는 흔적만 남긴 것들에 대한 애절한 만가輓歌다. 그 목록에는 “눈을 뜨면 사라지는 섬”처럼 감각적으로 날아가 버린 시공간도 있고, “벽돌이 벽돌로 사라지는 것”처럼 일상을 구성해 온 사물들도 즐비하고, 아버지를 비롯한 존재의 수원水源들도 출렁인다. 여기서 우리는 분주한 몸놀림처럼 한없이 중얼거리는 한 사내의 솟구치는 목소리를, 마치 삶의 생성지이자 소실점에서 울려나오는 비가悲歌로 듣게 된다. 또한 이번 시집에는 경쾌한 언어유희(pun)와 반복적 점층에 의한 율독적 가파름이 명품처럼 담겨 있는데, 그의 “손끝을 떠나 끝이 없는 첫”이 될 이 시집은, 그 점에서, 한없는 고독과 열망을 다해 부르는 새로운 생의 송가頌歌이기도 할 것이다.

  • 차성환의 시는 말과 사물의 자동사 세계, ‘문장=꿈=육체=사물’인 진행형 세계다. 사물화된 육체가 꾸는 악몽의 동화고 세계를 횡단하며 세계를 지워가는 이형異形의 지도다. 그는 존재와 현상 사이를 활공하는 새고 이름과 의미 사이로 번져가며 이름도 의미도 모두 삼켜버리는 잔혹한 안개다. 천상으로 비상하기 위해 끝없이 지옥으로 하강하는 물이다. 비극의 세계에 대한 말의 유희적 희롱과 전복, 끝없는 실패의 반복으로 실패를 완성해 가는 시적 태도가 동력動力의 미학, 활活의 시학을 낳는다. 그의 시는 멈출 수 없는 죽음의 걸음, 산 자의 걸음이 되려는 움직씨들의 무한 보행이다.

책 속으로

오늘은 오른손을 잃었다

잠결에 내 뺨을 때리는 손이 뭔 일 있어 시치미 떼고 가슴 위에 가만히 내려앉아 있다가 내가 잠들면 또 내 뺨을 내려쳐 도저히 참지 못해 벌떡 일어나면 방 안을 날아다니며 내 귀싸대기를 겁나 후려치는 날갯짓에 정신을 못 차리고 이 개새끼야 이빨로 물어다 바닥에 패대기를 치고 겨우 손목을 잡아다 식칼을 꽂는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시리즈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60213814
발행(출시)일자 2018년 07월 25일
쪽수 88쪽
크기
128 * 209 * 8 mm / 148 g
총권수 1권
시리즈명
시작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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