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나 먹자 꽃아

권현형 저자(글)

천년의시작 · 2006년 05월 15일

책 소개

수상내역/미디어추천

• 전문기관 추천도서 > 세종도서 우수교양도서 > 2006년 선정

작가정보

저자(글) 권현형

[약력]

강원도 주문진 출생. 1995년 『시와시학』 등단. 강릉대 영문과 졸업. 경희대 대학원 국문과 석사, 박사 수료. 시집 『중독성 슬픔』.

목차

• I
  
  최초의 사람 ──── 13
  너머 ──── 14
  봄꽃으로 달래다 ──── 15
  독한 연애가 생각나는 밤 ──── 16
  밀착(密着) ──── 18
  밥이나 먹자, 꽃아 ──── 20
  쇠그늘 ──── 22
  혼자 밥을 먹는 저녁 ──── 23
  이스라지 ──── 24
  한계령 ──── 26
  숟가락 달그락거리는 저녁 ──── 28
  비리고 아린 ──── 30
  머나먼 서역 ──── 31
  누가 외투를 빌려 주었나 ──── 32
  
  
  II
  
  트럭이 지나갔다 ──── 37
  몽유도원도 ──── 38
  푸른 사막을 보고 오다 ──── 40
  누군가 속으로 울었다 ──── 42
  꽃피는 만덕 고물상 ──── 44
  살아 숨쉬는 항아리 ──── 46
  구애(求愛) ──── 47
  연리지(連理枝) ──── 48
  따뜻한 국물을 마시는 새벽 ──── 50
  수심을 품다 ──── 52
  자귀나무 아래까지만 ──── 53
  세 번째 골목 세 번째 집 ──── 54
  환해지다 ──── 56
  실용적인 독서 ──── 57
  
  
  III
  
  숨은 그림 속을 빠져 나오다 ──── 61
  그렁그렁 ──── 62
  젖은 생각 ──── 64
  견인 ──── 66
  매질 ──── 67
  싸이나 ──── 68
  스며들다 ──── 70
  화근 ──── 72
  곁을 주다 ──── 73
  비닐 가방 ──── 74
  내상(內傷) ──── 76
  오래된 미래 ──── 77
  차고 서늘한 자맥질 ──── 78
  
  
  IV
  
  칸델라 ──── 830
  파꽃이라 부르겠다 ──── 840
  문짝은 몸을 간직한다 ──── 860
  물비린내 ──── 870
  거울 속 방은 절절 끓고 ──── 880
  진부면 노동리 ──── 900
  내리사랑 ──── 910
  집은 바다를 낳는다 ──── 920
  무우수라는 나무 ──── 930
  저 지금 유배가요 ──── 940
  미황사 괘불(掛佛) ──── 960
  어지럼증을 앓을 때 ──── 980
  귀성(鬼聲) ──── 100
  눈 먼 물고기와 꽃의 창세기 ──── 102
  
  
  ■ 해 설
  '뜨거운 것'의 서늘한 존재론 | 김수이 ──── 105
  

책 속으로

[ 自序]

껴안을 수 없는 것을
껴안고 살아가는
내가 가엾으므로 당신이 가엾다.
무슨 수로 달랠 것인가.
밥이나 먹자, 시여.


[추천글]

노작의 시집을 짧은 말로 수식하는 일은 불경한 일이다. 그럼에도, 그렇기 때문에 아름다운 시집은 여러 형태의 마음들로부터 입질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가령, 내 마음의 입질은 그의 시가 '오래 앓고 난 후'의 귀로 듣는 세계의 속삭임들이라는 점에 우선 닿는다. 오래 앓음, 체험의 웅덩이 속으로 다시금 모이는 '나'와 '너--세상'의 소리들은 소금 같아서 생살을 쑤시게 하면서도 찬란한 무늬를 발산하니 가령 "챙이 커다란 청모자를 쓴 아이가/제 동화책 속에서 걸어 나와/검정 에나멜 구두로 땅을 두드린다/최초의 사람인 듯 최초의 걸음인 듯/……몸져누운 세상의 아픈 뼈들을 무슨 수로/일으켜 세울 것이냐 한 번 떨어져 나온 자리로는/다시 돌아갈 길 없다/네가 옮긴 첫 발자국이 그토록 무겁고 서러운/질문이었음을 기억하거라" 같은 시에서 어머니에서 아이로, 아이에서 세계로, 다시 어머니(근원)에게로 향하지만 다시는 돌아갈 길 없다는 뼈아픈 이별의 의식이 찬란하고 찬란하여 눈물겹다. 무겁고 서러운 질문을 기억하라니! 그것은 체험을 삭혀본 자만이 당부할 수 있는 독백이니 그 독백은 독약같이 서글프고 마력 있다.
─ 장석남 (시인)

권현형의 시는 '닳아지는 살'들의 뜨겁고 아린, 서늘하고 먹먹한 향연과 같다. 그녀의 표현을 빌려 말하면, 권현형의 시는 "따뜻했던 살점(「혼자 밥을 먹는 저녁」) "과 "서늘한 살점(「환해지다」)"을 한 몸에 지닌 채 "여릿여릿 강렬한 춤사위"로 "저 혼자 춤추는 나무"(「너머」)이며 그 나무의 춤이다. 이번 시집에서 그녀가 은연중에 상정하고 있는 감각의 지리학에 의하면, 이 따뜻함과 서늘함 사이에 있는 온도는 뜻밖에도 '뜨거움'이다. 이 실존의 이상(異常/理相)온도가 "여릿여릿 강렬한 춤사위"의 모순형용의 행위와 어울려 시에 미묘한 긴장과 탄력을 부여하는 것이다. 빛과 어둠, 소멸과 현현히 교차하는 그녀의 역설의 시학은 '뜨거운 것의 서늘한 존재론'이라는 수사로 명명될 수 있다. 『밥이나 먹자, 꽃아』는 '뜨거운 것의 서늘한 존재론'을 통해 타자와 자신의 "결락을 달래(「숟가락 달그락거리는 저녁」)"며, "백 퍼센트의 밀착"보다 더 따뜻하고 아름다운 관계와 삶의 미학을 펼쳐 보이고 있다.
─ 김수이 (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뜨거움'의 절박한 몸짓을 갖고 있는 시편들

권현형 시인이 첫 시집 『중독성 슬픔』에 이어 7년 만에 더 뜨겁고 세밀해진 시편들을 묶어 『밥이나 먹자, 꽃아』를 출간하였다.

그녀는 시집을 통해 불완전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인간들의 절박한 몸짓들을 그려낸다. 어쩔 수 없이 불안한 실존의 고독과 절망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인간들의 모습이, 또 그것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들이 시편마다 아프게 스며들어 있다.

삶의 격랑에 대한 권현형 시인의 대응 방식은 이번 시집에서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난다. 「혼자 밥을 먹는 저녁」「무우수라는 나무」등의 시에서는 삶과 거리를 두면서 자신을 객관화시키고 무욕의 방법을 통해 고통을 넘어서려는 몸짓을 읽어낼 수 있다. 또한 「봄꽃으로 달래다」「숟가락 달그락거리는 저녁」「한계령」등의 시에서는 타자에의 배려를 통해 삶을 말없이 감싸안는 방법을 보여준다. 삶의 격랑에 대처하는 두 가지의 방법은 모두 인간관계에서 완전한 합일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기초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야기되는 고독과 고립을 그녀는 때로 멀리 객관화시켜 바라보면서 때로 따뜻하게 감싸안으면서 극복해 가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 사이에서 "백퍼센트의 밀착"이라는 허상을 꿈꾸기보다는 더 따뜻하고 아름다운 관계를 위해 끝없이 몸부림치는 것이기에 그녀의 詩들은 더욱 현실감을 갖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살아갈수록 무언가 가슴에 맺히고 울컥 치받쳐 오르다 잦아들기를 반복하는 것, 그러다 끝내 그것들을 내 안에 가둘 수 없어 때로 정신없이 토해버리는 것, 누구나 이런 불안의 그림자를 달고 삶을 살아간다. 권현형 시인의 시편들을 통해 불안의 그림자를 어루만지는 따뜻한 손길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9788960210042
발행(출시)일자	2006년 05월 15일
쪽수	115쪽
크기	128 * 188 mm
총권수	1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