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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번 소설 5
오탁번 저자(글)
태학사 · 2018년 1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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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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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명의 모순과 개인의 역사인식을 다룬 「굴뚝과 천장」, 유신체재를 풍자한 「우화의 집」, 고려사 내시들의 열전에서 취재하여 권력에 대한 인간의 탐욕을 비판한 「우화의 땅」, 그리고 죽음을 앞에 둔 인간들의 본능을 다룬 「혼례」와 역사소설 「미천왕」은 문학이 지닌 역사와 사회에 대한 철저한 탐색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지우산」 「저녁연기」 「맘마와 지지」 「불씨」 등은 소시민의 애환과 따듯한 인간애를 다룬 작품이며 「새와 십자가」 「달맞이꽃」 「부엉이 울음소리」 「하느님의 시야」 등은 한국전쟁을 겪으며 성장하는 소년의 시선으로 인간의 근원적인 비극과 가족의 운명적인 삶과 죽음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의 총서 (6)

작가정보

저자(글) 오탁번

오탁번

1943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영문과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육사 교수부(1971-1974)와 수도여사대(1974-1978)를 거쳐 1978년부터 2008년까지 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하며 현대문학을 강의하였다. 1966년 동아일보(동화), 1967년 중앙일보(시), 1969년 대한일보(소설) 신춘문예로 등단하였다.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다. 창작집으로 『처형의 땅』(일지사, 1974), 『내가 만난 여신』(물결, 1977), 『새와 십자가』(고려원, 1978), 『절망과 기교』(1981, 예성), 『저녁연기』(정음사, 1985), 『혼례』(고려원, 1987), 『겨울의 꿈은 날 줄 모른다』(문학사상사, 1988) 등이 있다. 50년간 써온 소설들을 묶어 『오탁번 소설』(전6권, 태학사, 2018)을 냈다. 시집으로 『아침의 예언』(조광, 1973), 『너무 많은 가운데 하나』(청하, 1985), 『생각나지 않는 꿈』(미학사, 1991), 『겨울강』(세계사, 1994), 『1미터의 사랑』(시와시학사, 1999), 『벙어리장갑』(문학사상사, 2002), 『손님』(황금알, 2006), 『우리 동네』(시안, 2009), 『시집보내다』(문학수첩, 2014) 등이 있으며, 문학선 『순은의 아침』(나남, 1992)과 시선집 『사랑하고 싶은 날』(시월, 2010), 『밥 냄새』(지식을만드는지식, 2012), 『눈 내리는 마을』(시인생각, 2013), 그리고 『오탁번 시전집』(태학사, 2003)이 있다. 산문집으로 『현대문학산고』(고려대 출판부, 1976), 『한국현대시사의 대위적 구조』(고려대 민연, 1988), 『현대시의 이해』(청하, 1990), 『시인과 개똥참외』(작가정신, 1991), 『개정/현대시의 이해』(나남, 1998), 『오탁번 시화』(나남, 1998), 『헛똑똑이의 시읽기』(고려대 출판부, 2008), 『작가수업-병아리시인』(다산북스, 2015), 『두루마리』(태학사, 2020) 등이 있다. 한국문학작가상(1987) 동서문학상(1994) 정지용문학상(1997) 한국시협상(2003) 김삿갓문학상(2010) 은관문화훈장(2010) 고산문학상(2011), 동리목월문학상(2019) 등을 받았다.

작가의 말

『오탁번 소설 5 혼례』

언젠가 어느 학생이 날 보고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오는 영화배우와 닮았다는 말을 했다. 나중에 비디오테이프를 빌려서 그 영화를 보고 나서야 나는 학생이 말한 뜻을 알아차리고 실소를 했다. 생김새가 아니라, 내가 평소에 하는 꼴이 그 배우와 흡사한 것이었다. 사실은 그 영화가 나오기 전부터도 내 강의실 풍경은 좀 야릇하기는 했었다. 획일적이고 딱딱한 강의는 차마 하지 못 했다. 그러니까 내가 그 영화배우를 닮은 게 아니라, 그가 나를 닮았다고 해야 맞는 말이었다.
창작론 강의실에서는 학생들과 담배도 노나 피웠고, ‘자목련이 있는 데는 어디?’나 ‘중앙도서관 앞에 있는 은행나무는 몇 그루?’같은 시험문제를 내기도 해서 학생들을 깔깔 웃게 만들기도 했다. 교양국어 시간에는 두꺼운 국어교재를 가져오지 못하게 했다. 왜 이렇게 교재가 두꺼운지 아느냐. 교수들이 인세를 많이 받으려고 책값을 올리기 위해서 한 짓이다. 나도 공범이며 종범이다. 학생들은 이런 수에 넘어가면 안 된다. 강의시간에 다루는 부분만 찢어서 가져와야지 새 교재가 아깝다고 그냥 들고 오는 학생은 낙제를 시킨다고 엄포를 놨다.
교재에 실린 글을 다룰 때도 주제와 내용을 요약해서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글의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라고 했다. 그러니까 교재가 틀려먹었다는 점을 하나하나 따져보는 시간이었다. 한 단원이 끝나면 그걸 찢어서 코를 풀기도 했고 어떤 학기에는 종이 비행기를 접게 해서 강의실에서 날리기도 하였다.
얼마 전 오랜만에 이어령 선생을 만났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내가 정년하고 10년이 되도록 이렇게 오래 살 줄 몰랐다고 말하자, 당신은 젊었을 때 서른 살까지 산다는 것은 상상도 안 했다고 했다. 이처럼 그와 나, 암울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 모두가, 앞뒤 재지 않고 죽음을 코앞에 둔 것처럼 절실하게 살아왔다. 순간마다 죽음을 예감하며 이어가는 생명력은 헤아릴 수 없는 문학적 상상력의 원천인지도 모른다.
나의 의식 속에서는 언제나 어린 시절의 꿈과 가족의 사랑 그리고 전쟁의 공포와 현실에 대한 분노와 좌절이 그때그때 아름답게 또 참혹하게 꿈틀거린다. 나는 그놈들을 불러내어 너나들이하면서 소설을 썼다. 소설 한 편을 끝내면 등장인물과 함께 죽었다가 담날 새벽이면 다시 눈을 뜨고 현실과 몽상을 가로지르는 작두날 위에 섰다.

목차

  • 혼례
    목마와 숙녀
    새와 십자가
    작품 서지

추천사

  • 문예비평에서 ‘본문’은 본문이고 ‘부록’은 부록이다. 오탁번의 「굴뚝과 천장」은 실로 오랜만에 접하는 문예비평의 본문이다. 그 이유는 두 가지 사실에서 연유한다. 그 하나는 예술작품이 본질적으로 내포하는 가장 곤란한 패러독스에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며, 사회적 변혁과 문학이 역사 자체가 될 때의 역비례 관계에 대한 성찰을 최초로 형상화시켰다는 점을 그 다른 하나로 들 수 있다. 그 패러독스란 예술 작품이 자족적 존재의 모습을 띠면서도 동시에 비자족적으로 규정된다는 점에 관계된다. 이 작품의 주인공의 잠적은 11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흔적도 없이 그곳에 있었다. 누워있는 게 아니라 흩어져 있었다. 흩어져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는 있다 없다를 초월한 상태로’ 나와, 우리와를 대면케 하는 것이다. 이 대면 속에 전율을 감지케 한 그 힘의 포착이야말로 이 작가의 예술가로 서의 정신의 높이일 것이다.
    _(중앙일보, 1973)-

  • 오탁번의 투명한 세계, 이른바 지적인 세계는 우리가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보아왔던 것들이다. 비록 『달맞이꽃』의 아름다운 영상들이 밤을 배경으로 펼쳐지고 있지만, 소설의 의미는 대낮처럼 밝다. ‘칼’에 대한 언더 플롯, ‘겁쟁이는 필요없어’라는 말의 되풀이 등, 비록 어린 아이의 행동이지만 작가는 그 행동에 뚜렷한 동기, 합리적 개연성을 부여한다. 그래서 자연히 작품 전체가 한 가지 울림을 갖게 된다.
    _(문학사상, 1985)-

  • 「새와 십자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각 문장의 서술형 종결어미를 현재형으로 처리하고 있다. 게다가 각 문장은 대개 단문이면서 미문으로 다듬어져 있다. 각 인물의 복잡한 행동 양식과 사고 구조가 단문 혹은 미문 세례를 받으면서 명징성을 획득하게 된다. 이 작품은 군데군데 요의 형태를 끼워 넣고 있다. 이러한 요들은 기존의 노래에서 암시받아 작가가 만들어낸 창작 민요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면서 주로 성(性)과 가난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소설 중간중간에 시를 삽입하는 방법은 이미 고대소설에서부터 있어왔거니와 일단 이 방법은 작중의 분위기를 심화시키거나 일전시키는 데는 아주 안성맞춤인 것으로 생각되어지고 있다. 비유를 써서 말하자면 소설 속에 시나 요를 끼워 넣는 것은 환풍기를 돌리는 것과 다름이 없다. 작품 「새와 십자가」는 이러한 환풍 장치를 자주 사용하고 있어 소설 전체의 분위기를 음습하면서도 원시적인 곳으로 이끌어 가 버린다. 특히 이 작품의 거의 마지막 부분인 장례식의 대목에서는 집단 가무로 자주 나타나고 있어 독자의 공감대를 한층 더 넓혀주고 있다.
    _『한국현대문학전집』 29(삼성출판사, 1984)-

  • 「겨울의 꿈은 날 줄 모른다」 같은 작품은 순수낭만과 현실적 절망 사이의 변증법적 균형이 어떻게 유지되면서 건강성을 확보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이 작품에서 현실적 절망은 최루탄 가스가 자욱한 대학 캠퍼스, 김소월 같은 시인이 형편없이 매도당하는 강의실, 패배의식에 젖어있는 교수들의 분위기, 암담한 정치상황 등으로 열거된다. 그리고 이런 현실 상황은 아내의 임신중절로 상징적 의미를 부여받는데, 그것은 생명이 파괴되는 죽음의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현실적 절망 사이사이에 순수낭만이 대위법적으로 열거되는데, 그것은 학생들의 순박한 생각, 아내와의 연애시절, 꾸밈없이 웃고 즐기는 학생수련회 모습, 첫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산과 그 산의 이름이 그냥 큰 산이라고 말하는 시골 소년 등등이다. 이 두 가지는 작품 속에서 서로 삼투되어 이리저리 엉키면서 주인공의 의식을 형성한다. 전반적으로 죽음의 현실상황이 훨씬 주도적이고 지배적이지만, 이 절망과 낭만의 대위법은 마지막에 가서 건강한 균형을 획득하게 된다. 즉 최루탄 때문에 벌레들이 다 죽게 되었지만 혹시 살아있을지 모르는 익충의 알이나 유충을 보호하기 위하여 인부들이 고생스럽게 벌레 잠복소섶을 만드는 희망의 장면으로 작품이 마무리되는 것이다. 현실의 절망과 순수 낭만 어느 쪽으로도 손쉽게 기울어지지 않고 그 사이에서 고통스럽게 갈등하며 그 변증법적 균형을 유지하는 것-아마 이것이 오탁번 문학의 가장 중요한 가치요 의미일 것이다.
    _ 나남문학선 31 『순은의 아침』(나남, 1992)-

출판사 서평

『오탁번 소설 1~6』
태학사는 시인이자 작가인 오탁번의 소설들을 묶어 오탁번 소설 6권(『오탁번 소설 1 굴뚝과
천장』, 『오탁번 소설 2 맘마와 지지』, 『오탁번 소설 3 아버지와 치악산』, 『오탁번 소설 4 달맞이꽃』, 『오탁번 소설 5 혼례』, 『오탁번 소설 6 포유도』)을 출간했다.

1969년 「처형의 땅」으로 등단한 이후 80년대까지 소설에 주력했던 작가의 작품세계는 시와 소설, 소년과 노인이 공존하는 듯하다. 그래서 일까. 그의 시에는 앙증맞은 서사가 종종 보이고 또 소설의 한 부분을 떼어내면 그냥 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소설과 시의 상호 보완과 균형의 미학을 추구해온 작가의 위치는 새롭게 조명돼야 할 것이다. 소설과 시에 대한 손쉬운 이분법적인 잣대로는 한정할 수 없는 그의 작품 세계는 시와 소설이 상호 삼투작용을 일으키며 이루어내는 새로운 문학의 가능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국사회가 극도로 혼란했던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주로 발표한 60여 편의 소설 속에는 한국전쟁, 피란, 배고픔, 가난, 좌절, 젊음의 분노, 저항 등 한국사의 질곡을 모두 안았던 작가의 경험과 개인과 사회, 국가, 그리고 문학을 대하는 진지한 모습들이 다양한 인물들을 통하여 형상화되고 있다. 작품을 읽다 보면 절대적인 궁핍과 고독 속에서 소년과 청년시절을 살았기 때문에 더욱 날 선 감각으로 글을 쓰고 호흡해왔다는 작가의 말이 가까이 들리는 듯하다. 그동안 오탁번의 시세계에 대한 평가는 다각도로 이루어져서 오늘날 그를 한국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자리매김한데 비하여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그의 소설에 대한 평가가 이번의 오탁번 소설집의 출간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해방 전후에 태어나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피란살이의 궁핍한 시대를 거쳐 독재와 암울했던 정치 상황을 통과해 이 자리에 서 있는 작가의 작품 세계에는 농경문화의 원형, 전쟁과 독재, 산업화와 민주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공존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역사적 질곡이 문화적 상상력의 보고가 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작가와 작품을 통해 물리적 시간을 뛰어넘는 극적인 서사문학의 파노라마를 볼 수 있게 하고 문명사적 유적을 발굴해내는 살아있는 박물관의 활짝 열린 문을 만나게 된다.
사회혁명의 모순과 개인의 역사인식을 다룬 「굴뚝과 천장」, 유신체재를 풍자한 「우화의 집」, 고려사 내시들의 열전에서 취재하여 권력에 대한 인간의 탐욕을 비판한 「우화의 땅」, 그리고 죽음을 앞에 둔 인간들의 본능을 다룬 「혼례」와 역사소설 「미천왕」은 문학이 지닌 역사와 사회에 대한 철저한 탐색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지우산」 「저녁연기」 「맘마와 지지」 「불씨」 등은 소시민의 애환과 따듯한 인간애를 다룬 작품이며 「새와 십자가」 「달맞이꽃」 「부엉이 울음소리」 「하느님의 시야」 등은 한국전쟁을 겪으며 성장하는 소년의 시선으로 인간의 근원적인 비극과 가족의 운명적인 삶과 죽음을 다루고 있다.
1권부터 4권까지는 발표 순서대로 작품을 수록했으며, 중편소설은 5권과 6권에 따로 담았다. 작가가 걸어온 길을 따라 펼쳐지는 서사적 풍경과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볼 좋은 기회이다. 작가는 문학은 어쩔 수 없이 예술이어야 한다는 기본적이고 궁극적인 명제를 지키며 충실히 작품으로 그 실천을 보여주고 있다. 전쟁과 죽음, 삶의 다양한 굴곡 속에서도 삶과 예술이 지니고 있는 다양한 가치를 밝고 건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작가 오탁번의 작품 세계는 한국문학이 이루어낸 값진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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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59665136
발행(출시)일자 2018년 12월 14일
쪽수 361쪽
크기
136 * 195 * 30 mm / 464 g
총권수 1권
시리즈명
오탁번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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