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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 암살 미스터리 3일 2

이주호 저자(글)
위즈덤하우스(예담) · 2010년 07월 30일
10.0
10점 중 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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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실의 비극적 인물, 사도세자를 둘러싼 왕실 미스터리!
조선 왕실의 음모와 사도세자의 마지막 선택을 그린 역사추리소설『사도세자 암살 미스터리 3일』제2권. 각종 사료에서 찾아낸 역사적 사실에 소설적 상상력을 덧입혀, 사도세자와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1762년 5월, 세자를 그림자처럼 모시던 내시부 우부승직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사건을 맡은 병조좌랑 유문승은 증거를 하나하나 찾아 추적하면서 기묘하고 복잡한 의문들과 맞닥뜨린다. 흉악한 수법을 제대로 살피기 위해 생리의학에 뛰어난 유생 이정균이 사체 부검에 투입되고, 그가 사체에서 찾아낸 대나무 통 안에는 의문의 암호시가 적혀 있었는데….
조선 왕실이 노론과 소론으로 나뉘어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절, 사도세자의 주변 인물들이 잇따라 피살되는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이를 조사하는 수사관이 단서를 하나씩 추적해나가면서 복잡하게 얽힌 관계가 드러난다. 이 소설은 조정을 바로잡고 새로운 세상을 세우려 한 젊은 세자가 당파싸움에 밀려 정치권력의 희생양이 되는 과정을 재구성했다. 시와 민화, 서예 등에 관련된 정교한 암호 미스터리가 한국형 팩션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이 책의 시리즈 (2)

작가정보

저자(글) 이주호

첫 번째 장편소설 『왕의 밀실』을 발표하여 ‘놀라운 한국적 팩션’, ‘매력적인 역사소설’이라는 극찬과 함께 새로운 대중 작가의 등장을 알렸다. 그리고 드디어 두 번째 소설 『사도세자 암살 미스터리 3일』을 선보인다.
현명하고 냉철하며, 영조와 달리 부성애가 깊은 새로운 사도세자를 구현해낸 『사도세자 암살 미스터리 3일』은 노론과의 싸움에서 당당히 자신만의 지략을 펼치는 사도세자의 활약을 보여준다. 더불어 이전의 팩션이 보여주지 못한 색다른 재미들도 선사한다. 암호 미스터리는 한층 정교해졌고, 시, 민화, 서예 등 다양한 조선 문화에 얽힌 역사적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며, 인체 해부에 대한 세밀한 묘사는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하다. 명지대 문예창작과 시절 시를 전공했고, 지금은 주로 소설 집필과 시나리오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세 번째 팩션으로는 조광조와 『경국대전』에 얽힌 미스터리를 소재로 한 작품을 준비 중이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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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격동하는 시대가 저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역사와 하늘이 지금 이 순간을 심판하려 두 눈을 부릅뜨고 있습니다. 어찌 손 놓고 지켜볼 수 있겠습니까. 조선은 순리대로 흘러가야 합니다. 지금은 비록 진흙탕처럼 보일지언정 순리대로 흘러가게 둔다면 흙은 자연히 가라앉을 것입니다. 깨끗한 물이 다시 흐를 것입니다. 그 누구도 깨끗해지려는 물에서 분탕질 치지 못하게 막아내는 것이 저의 소임이자 사명입니다.”
“아버님께선 지금 사명을 지킨다고 하시나 역사의 기로에 서면 항상 선택이 강요되기 마련입니다. 양쪽을 다 바라보고 있다가는 후세에 준엄한 심판의 철퇴를 맞을 겁니다.”
홍봉한이 지나치게 흥분하는 혜경궁 홍씨를 지그시 바라보다 방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의 눈길이 방 구석구석을 훑기 시작했다. 벽에 걸린 서예와 탁자에 놓인 도자기, 그리고 병풍 옆에 호작도가 걸려 있다. 험한 산세를 닮은 참숯이 날카로운 분위기를 정제하지 못해 엄숙한 기운이 방 안을 가득 메웠다.
“그렇습니다. 역사의 심판은 준엄하고 맹렬하기 이를 데 없지요. 하지만 저에게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목숨보다 중히 여기며 지켜야 할 것이 있다는 말입니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홍씨의 목소리가 격한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터져 나왔다.
(2권 본문 27~28p)

“혼자 있고 싶구나.”
세자는 가벼운 한숨을 토해냈다. 대리청정하며 중요 현안에 대해 대신들과 갑론을박하던 곳에 오니 감회가 새로웠다. 진리는 어느 곳에나 숨 쉬고 있지만 그것을 알아볼 수 있는 혜안을 가진 자는 드물다. 소수의 진실보다는 다수의 거짓이 판치는 세상에서 고요한 마음으로 평정을 유지하며 혜안을 갖춘 자는 더욱 드물다. 그리고 궁궐의 권신들 사이에서 그 혜안을 갖춘 자는 더더욱 드물다.
세자는 희정당을 둘러보았다. 진리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순리도 보이지 않는다.
순리란 무엇일까?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시간이란 무엇일까? 봄을 맞은 세자는 춘방에서 즉위의 그날을 기다리고, 삶의 절정에 오른 임금은 선정전에서 뜨거운 열정을 쏟아내며, 대비는 후원과 가까운 곳에 머물며 인생의 겨울을 준비하는 것이 현재 구중궁궐의 순리다. 그런데 그 순리가 깨지려 하고 있다.
(2권 본문 146p)

순간 다시 번개가 쳤다. 벽장문을 거칠게 밀고 뛰쳐나온 원찬식이 무기를 휘두르며 침입자에게 달려들었다. 침입자의 시선이 벽장을 향했고, 잠시 목을 두른 팔의 힘이 약해졌다. 유문승은 기회를 틈타 상대의 배 언저리를 팔꿈치로 가격하고는 세게 머리를 쳐들었다. 그의 박치기가 상대의 턱에 들어갔다. 하지만 상대는 잠시 휘청거렸을 뿐 무릎을 꿇고 있는 유문승의 등을 세차게 걷어찼다. 유문승의 몸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원찬식과 침입자의 거리는 다섯 보 정도. 침입자도 원찬식을 보며 거리를 좁혀나갔다. 둘의 무기가 머리 위에서 상대방에게로 떨어졌다. 순식간에 둘은 방 중앙에서 서로의 팔을 붙잡고 대치했다. 조금 더 키가 큰 원찬식이 침입자의 코를 머리로 내리찍었다. 침입자는 발끝을 세워 원찬식의 명치 부분을 정확히 가격한 뒤 두어 걸음 물러섰다.
원찬식은 명치를 가격당한 충격으로 바닥에 쓰러졌다. 천천히 다가선 침입자가 원찬식의 몸에 올라탔다.
유문승의 머릿속에서 천둥이 친다. 마른번개가 몸에 내리꽂힌다. 말을, 소리를 내야 하는데 입술이 얼어붙어 열리지 않는다.
(2권 본문 164~165p)

출판사 서평

뼛속까지 시리게 하는 왕실의 정치적 음모와
사도세자의 마지막 선택을 그린 역사추리소설!


50년이 넘는 오랜 기간 동안 태평성대를 이루어 조선의 ‘성군’이라 칭송받는 왕 영조英祖. 그런데 그의 아들은 왜 그토록 처참한 방법으로 죽어갔을까?
한때는 ‘정신병을 앓아 비정상적인 행동을 일삼다 뒤주에 갇혀 생을 마감한 비운의 왕자’로만 여겨지던 사도세자. 하지만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을 달리하고 새로운 해석들이 등장하면서 그에 대한 인식이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자리한 풀리지 않는 의문. 영조는 어찌하여 아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세자는 왜 그것을 피할 수 없었을까? 1762년, 조선의 왕실에서는 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이런 궁금증에서 출발해 비극적 인물 사도세자와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소설이 예담에서 출간되었다. 각종 사료에서 찾아낸 역사적 사실들을 엮어 토대를 만들고, 그 위에 기묘한 상상력을 덧입혀 완성한 역사추리소설, 『사도세자 암살 미스터리 3일』이다.
조선의 왕실이 노론과 소론으로 나뉘어 첨예하게 대립하고, 영조의 병세가 악화되는 와중에 대규모 병력까지 움직일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 사도세자의 주변 인물들이 잇따라 피살되는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이를 조사하는 수사관이 단서를 하나씩 추적해나가며 전개되는 이 책은 권력 앞에서 서로를 의심하고, 때로는 공통의 목적을 위해 결탁하는 사람들, 가문을 위해 거사를 단행하는 대신 등 복잡하게 얽힌 관계와 사건들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또한 시와 민화, 서예 등에 관련된 정교한 암호 미스터리는 색다른 재미들을 선사한다. 마치 수사관의 입장이 된 듯한 시선으로 숨 가쁘게 따라가다 보면 소설적 재미 외에도 당시의 시대 상황과 인물들에 대한 인식이 한순간에 뒤바뀔 수 있을 것이다.

조선사의 가장 비극적 인물, 사도세자를 둘러싼 왕실 미스터리!
임금이 세자에게 명하여 땅에 엎드려 관을 벗게 하고, 맨발로 머리를 땅에 조아리게 하고 이어서 차마 받들 수 없는 전교를 내려 자결할 것을 재촉하니, 세자의 이마에서 피가 나왔다. 신만과 홍봉한, 정휘량, 도승지 이이장, 승지 한광조 등이 들어왔으나 미처 진언하지 못하였다. 세손이 들어와 관과 포를 벗고 세자의 뒤에 엎드리니, 임금이 안아다가 시강원으로 보내고 김성응 부자에게 수위하여 다시는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고 명하였다. 임금이 칼을 들고 연달아 차마 들을 수 없는 전교를 내려 동궁의 자결을 재촉하니, 세자가 자결하고자 하였는데 춘방의 여러 신하들이 말렸다. 이때 신만·홍봉한·정휘량이 다시 들어왔으나 감히 간하지 못하였고, 여러 신하들 역시 감히 간쟁하지 못했다.
-『영조실록』, 영조 38년(1762년) 윤5월 13일

영조가 아들에게 자결을 명하는 장면의 역사 기록이다. 세손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세자는 결국 뒤주에 갇히고, 이를 반대하는 신하들은 그 자리에서 파직되거나 참형을 당했으니 실로 조선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사도세자 암살 미스터리 3일』은 당쟁으로 얼룩진 조정을 바로잡고 부강한 조선, 새로운 세상을 꿈꾼 젊은 세자가 당파싸움에 밀려 정치권력의 희생양이 되는 과정을 재구성했다. 첫 번째 장편소설 『왕의 밀실』을 발표해 ‘놀라운 한국적 팩션’이라는 평을 받은 저자는 이 책에서 노론과의 싸움에서 당당하게 자신만의 지략을 펼치는 세자의 활약을 긴박하게 그려내며 조선 최대의 왕실 미스터리를 파헤쳐나간다.

기묘한 암호 코드를 이용한, 기발한 한국형 팩션!
오랜 당파싸움으로 균형을 잃고 기울어진 조선의 왕실. 뛰어난 왕재를 지닌 세자의 뜻을 받들고자 하는 신하들과 그를 조선의 세자가 아닌 노론의 적으로 인식한 조정의 대신들이 날카롭게 대립하며 비밀리에 움직이는 상황. 그런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사도세자 암살 미스터리 3일』은 연쇄살인과 그 이유, 배후를 밝히는 중요한 단서들로 첩자시, 호작도, 회문시 등을 활용하고 있다.
마치 수수께끼를 풀어보라는 듯 범인이 피해자의 사체에 끔직한 수법으로 숨겨놓은 단서들은 크기와 배열이 이상한 시, 덧칠 자국이 남은 그림 등 의문투성이다. 이를 명석함과 우직함으로 차근히 추적하는 수사관이 당시 조선 문화와 연결된 여러 면들을 살펴보며 하나씩 암호를 해독해나가는 과정은 매번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보여준다. 기묘한 암호 코드를 이용한 한국형 팩션의 색다른 재미가 지적 미스터리의 진수를 전해줄 것이다.

정밀한 구조, 세밀한 묘사를 기반으로 한 밀도 있는 전개!
1762년 5월의 어느 새벽, 세자를 그림자처럼 모시던 내시부 우부승직이 복면 차림의 한 사내에게 납치되어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봉수군들의 비밀 조직을 통해 어디론가 연통을 보내려던 그가 싸늘한 시체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육조거리의 커다란 미루나무에 매달려 꽃가지를 입에 문 채 발견된 것이다. 이를 중립적인 입장에서 수사할 적임자로 병조좌랑 유문승이 임명되고, 증거를 하나하나 찾아 추적하던 그는 기묘하고 복잡한 의문들과 맞닥뜨린다.
흉악한 수법을 제대로 살피기 위해 생리의학에 뛰어난 유생 이정균이 사체 부검에 투입되고, 그가 귀신같은 솜씨로 사체에서 찾아낸 대나무 통 안에는 의문의 암호시가 적혀 있다. 이 귀룽나무 꽃가지와 이상하게 배열된 암호시는 대체 무엇을 의미할까? 잔인하고 치밀한 범죄를 조사하며 급박히 뛰어다니는 가운데 도화원의 화가, 송상의 차인이 잇따라 피살되는데…….
3일 동안 일어나는 연쇄살인과 이를 수사하는 이들, 사건을 이용해 권력을 차지하려는 자들의 모습을 펼쳐낸 이 책은 여러 사건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듯한 정밀한 구조와 세밀한 묘사를 기반으로 밀도 있게 전개된다. 인체 해부에 대한 묘사는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하고, 치밀하게 계산된 암호를 풀어가는 과정은 놀랍고 정교하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59134571
발행(출시)일자 2010년 07월 30일
쪽수 338쪽
크기
148 * 210 mm
총권수 1권

Klover 리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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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점 중 10점
 시간이 없다. 머뭇거릴 시간도, 고민할 시간도 없다.
 세자를 지켜내는 것은 소론이냐, 노론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조선을 구하느냐, 못 구하느냐의 문제다.
 누가 하늘의 이치를 거스르려 하는가.
 격동하는 시대. 역사와 하늘이 지금 이 순간을 심판할 것이다.
 
 정말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재밋게 읽었다. 개인적으로 사도세자를 상당히 좋아한다.
 너무나 안타까운 죽음, 고금을 통털어 있을수 없는일이 1762년 윤5월21일 휘령전뜰에서 일어났다.
 살려달라는 아들을 그 아비가 뜨거운 여름에 좁은 뒤주에 가둬 죽인것이다.
 노론대신들(왕비 아버지 김한로, 숙의의 오라비 문성국, 세자의 장인 홍봉한, 홍인한 같은 척신들과 김상로, 홍계희, 윤급같은 노론 중진들)의 모략에 노론 왕 영조가 자행한 사건 임오화변...ㅠㅠ
 
 사도세자의 생애 중에서 미스터리로 알려진 영조 37년 봄에 있었던 세자의 관서행이 이책으로 다시 살아나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일독을 권할 만 하다.
10점 중 10점
사도세자 암살 미스터리 3일 22권을 읽고 난 후의 그 먹먹함이란...후련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답답했다....세자의 마음이 너무나 와 닿았고 공감되었기에....1권의 말미에 3번째 희생자가 나오고, 유승문과 원착식 등은 매번 나오는 암호문을 가지고 파헤치기 시작한다. 드디어 거의 답 근처에 간 그들...그리고 네번째 희생 대상을 파악하고 그 대신 범인과 마주치지만, 놓치는데..그리고 4번째 암호문을 통해 밝혀지는 거대하고 무서운 계획...세자 주변의 배신자도 밝혀지고, 세 세력이 모두 한데 어우러져 자신의 뜻을 지키고자 전쟁을 방불케 하는 사태까지 직면하게 된다.그 가운데 모든 상황을 정확히 알게된 유문승....그리고 밝혀지는 거대한 음모의 배후, 반전들....세손을 향한 세자의 간절한 마음 등이 마지막을 이룬다...
팩션이라고는 하나, 사도세자가 정말 미쳐서 뒤주에 갇혀 죽은게 아니라는 사실은 이미 우리는 알고 있다. 승자의 기록에 의한 역사... 그 이면에 숨어있는 진실들이 이 책에 들어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미 우리들도 그 사실은 많은 고증을 거쳐 알게 되었다.)사도세자는. 노론의 왕, 노론의 조선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을 비판하고, 중도를 지키고자, 또 강력한 조선을 만들고자 왕이 되어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고팠던 왕세자.. 그를 따르는 무리들도 많았을 것이다. 반대세력의 음해 공작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것들을 이용하여서 자신이 왕에 뜻이 없음을 그렇게 숨기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은 들끓고 있던 비운의 왕세자..
내게 1권에서는 살인 사건을 통한 위관의 수사 및 해부, 암호 해독 등으로 유승문과 그의 주변에 관한 이야기가 크게 다가왔다면, 2권은 세자의 이야기가 전면으로 다가왔다.조선의 3대 왕 태종처럼, 세종대왕을 위해 태종이 한대로 자신의 아들에게 보다 큰 뜻을 펼칠수 있도록 앞가림을 해주고 모든 길을 만들어주고 싶었던 사도세자. (고구려의 광개토대왕과 그의 큰아버지 소수림왕, 아버지 고국양왕이 생각났다. 소수림왕과 고국양왕의 정치적 안정을 기반으로 최대의 영토를 확장했던 광개토 대왕)큰 일을 꾸미기 전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자신의 아들 이산, 훌륭한 왕재이자 조선의 세손에게 왕이 될 부적격 사유가 없도록, 또한 안 좋은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피신시키는 모습 등..백성을 사랑하고, 정치적으로 이권에 휩쓸리지 않고, 진정으로 나라와 백성을 생각했던 세자..혹여나 자신의 큰 일이 아들에게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여 계획하고 치밀하게 준비하는 모습까지...아비가 아들을 의심하고 아내가 지아비를 버리고, 장인이 사위를 버리는 상황이 되는지... 너무나 안타까웠다... 그리고 자신의 운명을 예감하고 마지막으로 아들에게 간절한 편지를 남기는 세자의 모습과 편지 내용에서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꼈다.그동안 고생한 유문승과 이정균, 원찬식의 최후 등.. 2권의 말미엔 놀랄 일이 가득하다.사도세자 암살 미스터리 3일, 이 책, 한동안 내게 여운이 길게 남을듯 하다.훌륭한 왕재였으나 주변인들에 의해 뜻을 펼치지 못하고 쓸쓸히 죽어간 그..세자에 대해서 조금은 더 알게 된 듯 하다..
10점 중 10점
결코 어둠은 밝음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사도세자가 철석같이 믿었던 이 말이 과연 진실일까? 오래된 역사부터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최근의 사건들에 대한 평가를 보면서 생각해 보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기록에 근거한 것이든 눈으로 직접 본 것이든 내가 보고 싶은 것만을 보게 되는 것이기에 짧은 시간동안 이 말은 사실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음을 알게 된다. 다만, 그 속에는 시간이라는 변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통해서 말이다.살인 사건의 단서를 쫒아가던 유문승은 사건의 중심부로 들어갈수록 의문에 알 수 없는 의문에 사로잡힌다. 세자, 강성 노론의 영수 김상로 대감, 영의정 홍봉한 그리고 영조로 이어지는 안개 속을 헤쳐 가는 행로가 보이질 않는다. 세 번째 살인을 막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을 뒤로하고 사건의 중심부로 옮겨지는 발걸음이 빨라진다. 왕과 세자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있었다. 불완전한 태생으로 인해 자유롭지 못한 영조의 왕권과 이를 극복하고 다른 조선을 만들어가고 싶어 하는 세자, 이 둘 사이의 벌어진 틈 사이가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힘이 아닌가 싶다. 세자에 대한 영조의 불신에 홍씨 가문을 지키려는 홍봉환의 야심이 적절하게 얽혀 세 명의 산목숨이 죽어갔고 대의를 쫓은 세자의 충신들이 죽었으며 결국, 세자 자신의 목숨을 내 놓아야 끝이 난다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예나 지금이나 집권 수구세력의 힘은 거대하다. 자신의 근간을 흔들려는 것에 대해 그 무엇하나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것이었다. 이 결코 넘지 못할 벽을 넘어서려는 꿈을 가진 세자는 말한다. 노론과 소론의 작은 세 싸움이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라의 큰 바탕을 바꾸려 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이렇게 바뀐 나라에 설 수 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그 곳에 수구세력의 설자리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였다. 숨막히는 3일 간의 기록을 통해 세자가 얻은 것은 ‘불비불명(不飛不鳴)하라’  이 말일까? 목숨이 달린 권력의 중심부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을 아들 세손에게 부왕에 의해 곧 죽을 세자가 세손을 향한 마음을 담은 말이다. 아들을 사랑하는 아비로써 꿈을 잃고 날개를 겪인 세자로 세손을 향한 애닮은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간장을 따들어 가게 한다.1권에 이어 여기에서도 까메오로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영조와는 떨어질 수 없는 인물이며 나주벽서사건에 연루되어 죽임을 당한 유수원이다. 다만 2권에서는 살인사건 조서의 책임자 유문승의 아버지로 자리메김하고 있어 유문승의 미래를 예감하게 만들고 있는 점이 1권에 출현했던 까메오 들과는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이 ‘3일 : 사도세자 암살 미스터리’는 팩션 임을 익히 알면서도 시대적 배경이나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묘사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고 그 구성 또한 치밀하다. 독자로 하여금 책을 손에 들고나서부터는 한눈도 팔지 못하게 하는 장점이 아닐 수 없다. 다양한 역사적 사료를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새롭게 그려가는 치밀함이 돋보인다. 아버지와 아들의 정도 끊어버릴 정도로 비정한 권력의 속성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권력의 핵심부에서 그리고 그 주변부에서 날마다 벌어지는 오늘날의 부정과 비리는 그 뿌리가 현재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알게 한다. 마치 오늘날의 정치적 혼란을 답답한 마음으로 바라보며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에 절로 공감가게 만들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결코 어둠은 밝음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라는 말은 진실이다. 다만, 그 진실이 만천하에 밝혀져 사람들의 가슴에 따스한 미래를 볼 수 있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재가 있어야 하지만. 권력의 변두리에서 핵심으로 나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라고 모르지 않을 이 말이 금방이라도 사라져 버리는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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