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어독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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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5)
작가정보
저자 강진호는 성신여대 국문과 교수, 주요 저서로 『국어교과서와 국가 이데올로기』, 『현대소설사와 근대성의 아포리아』, 『북한의 문화정전, 총서 ‘불멸의 력사’를 읽는다』 외 다수.
목차
- 제1차 교육령기
고등 조선어 급 한문독본 권1 9
고등 조선어 급 한문독본 권2 69
고등 조선어 급 한문독본 권3 145
고등 조선어 급 한문독본 권4 209
제3차 교육령기
고등 조선어 급 한문독본 권1 287
고등 조선어 급 한문독본 권2 367
고등 조선어 급 한문독본 권3 445
고등 조선어 급 한문독본 권4 547
고등 조선어 급 한문독본 권5 629
해제 일제 식민정책과 조선어과 교과서ㆍ713
책 속으로
4. 교과서의 역사와 자료의 집성
1910년에서 1945년까지 일제는 조선을 식민통치하면서 이른바 ‘교육칙어’를 근거로 식민화 교육을 본격화하였다. 그 과정에서 총독부 편찬의 『조선어독본』과 『국어독본(일어)』은 식민정책을 알리고 시행하는 교본과도 같은 역할을 수행하였다. 일제는 식민정책의 변화에 맞춰 『조선어독본』을 수시로 개편하면서 제국의 이념과 가치를 전파하고 정착시키려 하였다. 그 결과 조선 사회는 식민 통치를 겪으면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갖게 되고, 개개인들의 의식도 한층 근대적으로 변화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성장한 주체가 진정한 의미의 근대적 주체가 되는 것은 아니다. 교과서 전반에서 목격되는 것은 일제의 식민 통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순응적이고 피동적인 주체이다. 종소리가 울리면 점심을 먹고 호각 소리가 들리면 체조를 하고, 또 가정에서는 효도하고 사회적으로는 충성하는 도구적 주체만이 교과서를 활보하고 있다. 이런 사실들은 교육을 도구화한 전형적인 경우로 우리 교육의 오랜 병폐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를 시사해준다.
『조선어독본』은 이질적인 내용과 형식을 가진 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는 혼종적인 텍스트라 할 수 있다. 근대적 지식과 문물을 소개하는 글, 조선과 일본의 지리와 산수의 아름다움과 지형의 특성을 설명하는 글, 국토 기행문, 일본의 명절과 풍습 등 실로 다양한 종류의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형식면에서도 논설문, 설명문, 기행문, 시조, 속담과 격언 등이 다양하게 나열되어 있다. 또한, 1929년 제4차 교육령기의 교과서에는 한글맞춤법통일안이 반영되어 있고, 1925년의 제3차 교육령기의 교과서에는 ‘ㆍ’가 사용되는 등 국어학사의 측면에서도 주목할 대목들이 많다. 그런 점에서 『조선어독본』은 사회와 문화, 식민정책, 한글 정책 등 식민치하의 다양한 측면들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문화사적 자료라 할 수 있다.
그 동안 교과서에 대한 연구가 일천했던 것은 교과서 자체가 온전한 형태로 복원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필자들은 『조선어독본』을 면밀하게 조사한 뒤 자료를 정리하고 체계화해서 이렇게 그 전모를 공개한다. 이런 작업이 계기가 되어 향후 교과서에 대한 다양한 관심이 촉발되고 또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출판사 서평
■ <조선어독본>은 어떤 책인가?
<조선어독본>은 일제치하 ‘국어’ 교과서이다.
일제강점기 식민 지배의 궁극적인 목적은 ‘조선인을 완전한 일본인으로 동화’하는데 있었다. ‘내선 일체’, ‘내선 융화’ 등의 이데올로기는 일본의 일부가 된 조선인으로 하여금 ‘신민(臣民)의 도’를 실천하고, 일본 제국의 번영과 이익 추구에 기여하게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식민 정책을 실현하는 중요한 수단 가운데 하나가 교육이었다. 일제강점기의 교육은 근본적으로 ‘지배 교육, 노예 교육, 동화 교육’이었다. <조선어독본>은 이 일제 교육령에 의거해서 만들어진 식민지 조선의 국어 교과서이다. 본 <조선어독본>은 그것을 온전한 형태로 복원한 책이다.
* ‘국어’와 ‘조선어’ ; 일제치하에서 ‘국어는 일본어’였고, 우리 한글은 일개 지방어인 ‘조선어’였다.
1910년에서 1945년까지 일제는 조선을 식민통치하면서 이른바 ‘교육칙어’를 근거로 식민화 교육을 본격화하였다. 그 과정에서 총독부 편찬의 『조선어독본』과 『국어독본(일어)』은 식민정책을 알리고 시행하는 교본과도 같은 역할을 수행하였다. 교과서 전반에서 목격되는 것은 일제의 식민 통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순응적이고 피동적인 주체이다. 종소리가 울리면 점심을 먹고 호각 소리가 들리면 체조를 하고, 또 가정에서는 효도하고 사회적으로는 충성하는 도구적 주체만이 교과서를 활보하고 있다. 이런 사실들은 교육을 도구화한 전형적인 경우로 우리 교육의 오랜 병폐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를 시사해준다.
■ <조선어독본>의 내용은 무엇인가?
<조선어독본>은 일제의 식민 의도가 전면화된 강한 목적성을 특징으로 한다. ‘배우는 주체’의 신체적ㆍ정의적ㆍ지적 성장의 특수한 과정을 고려하기보다는 ‘가르치는 주체’를 중심으로 모든 학생이 도달해야 할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위해 학생들에게 동일하고 획일적인 교육을 시행하는 식이다. 그래서 조선어에 대한 교수ㆍ학습을 목적으로 하는 『조선어독본』은 『수신』 교과서와도 같은 다양한 실용 정보와 지식으로 채워져 있다.
『조선어독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수신적 내용’이고, 다른 글도 도덕과 교훈을 전달하기 위한 의도로 채워져 있다. 이과(理科)에 속하는 글들이나 실업, 심지어 문학 영역에 속하는 단원들도 대부분 도덕적 가르침이나 교훈을 전달하고자 하며, 조선의 인물과 지리에 대한 설명 역시 그런 의도로 채워져 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이 궁극적으로는 일제의 식민정책과 결부된 것이라는 점에서 교재의 내용이란 기실 일제가 조선 사람들에게 주입하고자 했던 제국주의적 이념과 가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절과 도덕
『조선어독본』에서는 ‘예절과 도덕’이 강조되는데, 그것은 식민치하의 특수한 상황에서 강요된 규율과 지침으로 정리된다. “황국 신민다운 자질과 품성을 구유(具有)케 해야 한다.”는 일제의 교육목표처럼, 도덕과 예절은 식민 주체로서 학생들이 갖추어야 할 행위의 구체적 내용들이다. 그래서, 「저녁인사」, 「아침인사」, 「선생님과 생도」, 「한식」, 「집안일의 조력」, 「문병」, 「인사」, 「이웃사촌」, 「애친」, 「친절한 여생도」, 「예의」, 「근검」, 「성실」, 「공덕(公德)」, 「자활」 등의 단원처럼, 모두 자신을 관리하고 원만한 사회생활을 하기 위한 덕목들로 채워져 있다.
위생과 일상의 규칙
『조선어독본』에서 두드러지는 또 다른 항목은 사회 위생과 일상생활의 규칙이다. 갑오개혁 이후 서양문명이 유입되면서 서양의학이 들어오고 위생이 점차 개선되었으나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위생 담론은 불결한 환경을 근대적으로 개선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지만, 그 또한 궁극적으로는 일제의 식민정책과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었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공공연하게 ‘국민의 도리’를 강조한 것은 위생 담론의 궁극적 의도가 국가의 근간이 되는 ‘국민의 관리’에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약물」, 「하계위생」, 「청결」, 「안향의 금무(禁巫)」, 「폐물 이용」, 「신선한 공기」, 「종두」 등은 모두 위생과 청결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조선과 몰역사적 과거
『조선어독본』에서 조선과 관련된 단원이 큰 비중으로 수록된 것은 매우 이채로운 모습이다.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런 외양과는 다른 식민주의적 의도가 깊게 숨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조선어독본』에 수록된 조선 관련 역사와 인물은 ‘조선어’ 교재라는 성격상 불가피하게 수록된, 이를테면 조선 사람으로서의 민족적 정체성이라든가 그에 대한 자부심 등이 배제된 기능적 배치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지 못하다. 「솔거」, 「박혁거세」, 「한석봉」, 「신라의 고도」, 「서경덕」, 「이퇴계와 이율곡」 등은 모두 조선의 명사나 신화적 인물이지만, 단원의 내용은 실상 이들에 대한 단편적인 일화나 추상적 교훈에 머문다. 솔거는 단지 그림을 잘 그리는 화가의 한 사람일 뿐 조선의 정신과 혼을 지닌 인물은 아니며, 한석봉 역시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일 뿐 조선의 얼과 정신을 담지한 역사성을 갖지는 못하다. 인물이 지닌 역사적 맥락과 배경이 생략된 채 단지 교훈적 특성만을 언급한 까닭이다. 그렇기에 『조선어독본』에 수록된 인물들을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더라도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즉 교훈적 덕목)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 실제로 1937년에 새로 편찬된 보통학교용 『조선어독본』에는 「솔거」가 「솔거와 응거(應擧)」로 조정되어 있다. 솔거와 같은 일본의 유명 화가 응거를 덧붙여 두 인물의 일화를 단편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 <조선어독본> 출간의 의의는 무엇인가?
‘조선어독본’은 현재 사용 중인 ‘국어’ 교과서의 모태와도 같은 책이다. 실제로 해방 후에 간행된 <초등 국어교본>은 단원의 60% 이상이 <조선어독본>과 동일하고, 상당수 단원들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국어’ 교과서의 역사와 연원을 알기 위해서 반드시 살펴야 할 도서이지만, 그 동안 학계에서는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다. 더구나 이 책은 일제의 식민통치, 특히 ‘국어’를 통한 식민통지의 구체적 내용들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일제 식민주의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도 반드시 살펴야 한다. 언급한 대로 <조선어독본>은 식민정책을 알리고 시행하는 교본과도 같은 책이었다. 또한 이 책은 우리 교육의 오랜 병폐인 ‘교육의 도구화’가 어디서 기원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교과서 전반에서 목격되는 도구적 교육관, 강압적 교수 학습, 피동적이고 순응적인 주체의 양산 등은 모두 이책을 통해서 확인되는 대목들이다. 종소리가 울리면 점심을 먹고 호각 소리가 들리면 체조를 하고, 또 가정에서는 효도하고 사회적으로는 충성하는 도구적 주체만이 교과서를 활보하고 있다. 이런 사실들은 교육을 도구화한 전형적인 경우로 우리 교육의 오랜 병폐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를 시사해준다.
그 동안 교과서에 대한 연구가 일천했던 것은 교과서 자체가 온전한 형태로 복원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필자들은 『조선어독본』을 면밀하게 조사한 뒤 자료를 정리하고 체계화해서 이렇게 그 전모를 공개한다. 이런 작업이 계기가 되어 향후 교과서에 대한 다양한 관심이 촉발되고 또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기본정보
ISBN | 9788956687988 |
---|---|
발행(출시)일자 | 2010년 08월 17일 |
쪽수 | 730쪽 |
크기 |
153 * 224
* 40
mm
/ 1174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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