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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와 번역

여성 지의 형성과 변전 | 양장본 Hardcover
소명출판 · 2013년 1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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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지의 형성과 변전 『젠더와 번역』. 이 책은 번역을 통해서 한국에서 여성 지가 형성되고 변전되는 과정을 논의한다. 젠더와 번역, 여성 지가 형성되는 이데올로기적 맥락, 주체와 텍스트 간 상호 소통의 순간을 증명하고자 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박지영

저자 박지영(朴志英 Park, Ji-Young)은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연구원

저자(글) 이지영

저자 이지영(李智瑛 Yi, Ji-Young)은 안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조교수

저자(글) 서정민

저자 서정민(徐禎敏 Seo, Jung-Min) 홍익대학교 교양학부 조교수

저자(글) 박상석

저자 박상석(朴相錫 Park, Sang-Seok)은 동아대학교 교양교육원 조교수

저자(글) 김연숙

저자 김연숙(金淵淑 Kim, Yeon-Sook)은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저자(글) 김윤선

金玧宣 Kim, Yun-Sun
고려대학교 인문대학 부교수

저자(글) 강소영

姜素英 Kang, So-Young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강사

저자(글) 윤정화

尹貞和 Yun, Jung-Hwa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강사

저자(글) 류진희

柳眞熙 Ryu, Jin-Hee
성균관대학교 한국학연계전공 초빙교수

저자(글) 허윤

許允 Heo, Yun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 강사

목차

  • 책머리에

    서론__여성주의 번역(문학)사를 다시 세우기 위하여

    위태로운 정체성, 횡단하는 경계인-박지영
    ‘여성 번역가/번역’ 연구를 위하여
    1. 한국여성(번역)문학사, ‘여성 번역가’ 호출하기
    2. 여성 번역가의 탄생과 존재 양태
    3. 맺음말

    1부__젠더와 번역, 그리고 고전 여성 지식(문화)사

    조선시대 규훈서 번역과 여성의 문자문화-이지영
    1. 머리말
    2. 언해본의 간행과 여성의 문자교육
    3. 필사본에 수용된 규훈서
    4. 규훈서의 수용과 이탈
    5. 맺음말

    한글 고전 대하소설 속 번역 한시문과 교양 지식의 체험-서정민
    1. 머리말
    2. 한글 대하소설 속의 번역 한시문
    3. 한시문 번역 수용의 배경과 의미
    4. 맺음말

    중국소설 번안에 나타나는 여성형상 변개의 일양상-박상석
    정숙ㆍ정조의 강화
    1. 머리말
    2. 중국소설과 한국 번안작의 여성형상 비교
    3. 여성형상 변개의 배경
    4. 맺음말

    2부__젠더와 번역, 그리고 근대 여성 지식(문화)사

    ‘가정소설’의 번역과 젠더의 기획-김연숙
    여성 번역문학사 정립을 위한 시론
    1. 번역과 젠더
    2. 『호토토기스』의 번역/번안 과정
    3. 가정소설의 번역과 감정의 성별화
    4. 가정소설의 번역과 여성의 형성

    아일랜드 번역과 민족문학 상상의 젠더-김복순
    1. 아일랜드의 호명과 탈식민 전략으로서의 ‘차이’
    2. 아일랜드 문학에 대한 네 가지 번역 방식
    3. 맺음말

    ‘노라’의 조선적 수용 양상과 그 의미-김양선
    채만식의 『인형의 집을 나와서』를 중심으로
    1. 문제제기-식민 현실과 여성 현실의 접점 찾기
    2. 〈인형의 집〉의 수용상황과 조선의 ‘노라’
    3. 집밖의 노라, 식민지 자본주의의 모순을 몸으로 경험하다
    4. 사회주의 여성해방론의 소설화와 그 한계-성적 주체와 계급적 주체의 이원화
    5. 맺음말

    번역 텍스트의 젠더화와 여성의 모더니티-김윤선
    『신여성』을 중심으로
    1. 머리말
    2. 번역 텍스트의 젠더화
    3. 엇갈린 주체, 선택된 젠더
    4. 왜곡된 젠더, 젠더의 번역화
    5. 맺음말-남은 과제

    근대적 번역행위의 동인과 번역양상-강소영ㆍ윤정화
    이화여전 교지 『이화』를 중심으로
    1. 머리말
    2. 근대 지식과의 조우-1920∼30년대 여성 번역인의 장, 『이화』
    3. 맺음말-번역창작 주체로서의 여성의 발견

    3부__젠더와 번역, 그리고 현대 여성 지식(문화)사

    해방기 펄 벅 수용과 남한여성의 입지-류진희
    1. 머리말
    2. 해방기 동서, 두 세계의 펄 벅
    3. 펄 벅 번역과 남한여성의 인도주의
    4. 맺음말

    번역을 통한 근대 지성의 유통과 젠더 담론-장미영
    『여원』을 중심으로
    1. 머리말
    2. 번역소설과 이상적 젠더 기획
    3. 번역수기에 의한 코스모폴리터니즘적 정체성 추구
    4. 동화와 위인전기를 통한 젠더 질서의 상징화
    5. 맺음말

    1980년대 여성해방운동과 번역의 역설-허 윤
    1. 1980년대 여성해방운동과 ‘제2의 물결’의 번역
    2. 교양교육운동으로서의 여성해방이론과 문제의식의 공유
    3. 문화운동으로서의 여성해방이론과 페다고지의 개발
    4. 계급운동으로서의 여성해방이론과 편역서의 기획
    5. 민족해방운동으로서의 여성해방운동과 ‘제3세계’의 기획
    6. 맺음말-여성해방운동의 (탈)식민성

    성차에 따른 성담론 번역 양상 비교-권오숙
    셰익스피어의 『오셀로』 번역을 중심으로
    1. 머리말
    2. 언어, 번역 그리고 젠더
    3. 『오셀로』 번역 텍스트들에 나타난 성별에 따른 번역의 차이
    4. 맺음말

    참고문헌
    초출일람

출판사 서평

여성과 남성이 만들어내는 서로 다른 번역
장 피아제는 사고가 언어를 지배한다고 주장했고, 에드워드 사피어나 벤자민 워프는 언어구조가 사람의 심리구조에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그런가하면 노암 촘스키는 인간의 언어지식은 대부분 생득적으로 얻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다양해 보이는 주장들의 바탕은 사실 한 가지이다. 언어와 사고가 깊은 상관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번역은 아무리 적확하고 객관적으로 행하려 한다 해도 누가, 무엇을, 어떠한 상황에서 번역하는가에 따라 그 의미나 함의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을 고려해보았을 때 여성과 남성의 번역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차이는 실제 텍스트를 놓고 보았을 때도 명확히 드러난다. 예를 들어 여성의 정조에 대한 가부장적 이데올로기가 가득 담겨 있는 셰익스피어의 『오셀로』의 번역물을 여성의 것과 남성의 것으로 나누어 보았을 때, 일차적으로 호칭에서부터 큰 차이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데스데모나가 남편 오셀로에게 사용하는 ‘lord’는 ‘하나님’, ‘군주님’, ‘주인님’, ‘남편’ 등 다양한 의미로 쓰이는 표현이며 부부 관계를 상하 종속 관계로 파악한 가부장적 언어인데, 이 호칭은 번역가들마다 다르게 번역되고, 여기서 남녀 번역가들의 성정치성이 드러나는 것이다. ‘lord’ 외에도 매춘 행위를 하는 여성에 대한 묘사 부분, 아내가 바람을 피워 남편에게 망신을 준다는 의미의 ‘cuckold’ 등의 단어의 번역도 모두 남녀 번역가 사이에 차이가 있어 번역에 담겨있는 무의식적 성정체성을 살펴볼 수 있다.
이처럼 번역에서 젠더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그러나 번역의 위상 자체가 그리 높지 않은 한국사회에서, 그중에서도 소수자인 여성의 번역에 대한 연구는 지금까지 거의 일궈지지 않았다. 『젠더와 번역-여성 지의 형성과 변전』(소명출판, 2013)은 한국문학사 내부에서 여성 번역가의 목소리를 찾아 여성 번역의 양상을 살펴보고, 더 나아가 번역이 한국에서 여성의 ‘지知’를 형성하고 변전시키는 양상을 조명하기 위해 탄생한 책이다.

이중언어체계 안에서 형성되기 시작한 여성의 지知
한글이 창제된 이후에도 우리 지식 사회는 오랫동안 한문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남성은 한자를 사용하여 지배체제를 구축해나가고, 여성은 한글을 사용하는 이중언어체계 속에서 남성들은 여성의 ‘교화’를 목적으로 한문을 한글로 번역하게 되었다.
그 대표적 예가 조선시대 규훈서이다. 당대 여성교육은 유가적 지배이데올로기를 내면화하기 위해 행해졌다. 규훈서의 번역과 간행은 국가와 개인에 의해 각각 행해졌는데 국가에 의한 간행본은 극히 제한된 계층의 여성만 접할 수 있었던 데 비해, 집안에서 편집되고 필사된 사적 교육서인 필사본은 보다 광범위하게 유포되었다. 이 책에서는 규훈서에서 볼 수 있는 한문과 한글의 번역 양상을 살피면서 지배체제를 공고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규훈서가 여성의 문자교육을 가능하게 했음을 밝혀냈다. 또한 규훈서 간행본과 필사본의 내용 및 체제를 비교해 규훈서가 여성의 어문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문자생활의 근간을 마련한 것을 확인하고, 필사본에서 한문 원문의 변형을 찾아내 여성이 규훈서의 내용을 능동적으로 취사선택하였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한문과 한글의 수직적 이중문자 체계는 17세기 중반 발흥한 한글 대하소설을 통해 보다 다채로운 양상을 빚는다. 소설 중심의 서사문학이 문학 판도의 중심으로 부상했던 조선 후기, 한글 대하소설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었다. 한글 대하소설은 긴 분량과 그에 걸맞은 서사적 편폭을 가졌다. 이러한 작품을 향유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경제력과 시간적 여유가 뒷받침되어야 했고, 이에 따라 왕실을 포함한 상층벌열가 여성이 주된 향유 계층으로 자리 잡았다. 물론 이러한 향유는 남성의 용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당시 남성들은 소설의 영향력이 상층 여성에 대한 교화 목적에 부합한다고 여긴 것이다. 그런데 17~19세기에 걸쳐 향유된 한글 대하소설은 시대를 거치면서 그 서사의 변화를 요구받는다. 이에 대한 응답이 바로 한글 대하소설 내 한시문의 삽입이었다. 한글 대하소설 하나에 100~200수 정도의 많은 한시 작품이 한글로 번역되어 수용된 것이다. 이 책에서는 한시 번역 수용 양상을 꼼꼼히 짚어보면서 한글 대하소설과 한시 번역이 여성 지식 체계 형성에 미친 영향을 알아본다.

변화하는 여성상, 그 중심의 번역
근대에 접어들면서 본격적 번역이 시작되었다. 특히 이 시기에는 일본 문헌이 많이 번역되어 식민지 조선의 지식 체계를 형성했는데, 이 중에는 여성을 대상으로 번역된 일본 가정소설도 있었다. 『젠더와 번역』은 이 중 메이지 시대 최고의 베스트셀러였던 『호토토기스』의 번역ㆍ번안 과정을 살펴보고, 이 번역이 식민지 조선에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를 주목했다. 『호토토기스』는 1912년 선우일에 의해 『두견성』으로 번안되어 출간되었고, 그해 8월에는 조중환에 의해 『불여귀』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역시 같은 해 9월 김우진이 이 책의 주요 모티프를 활용한 개작본인 『유화우』를 발표했다. 그런데 이 『호토토기스』의 번역ㆍ번안에서 원작의 세계와 번역의 세계에는 차이가 있다. 제국의 전쟁서사, 근대 가정과 여성담론을 배경으로 한 『호토토기스』가 이제 막 식민지로 호출된, 또 아직 근대적 담론이 만들어지지 않은 조선에서 번역ㆍ번안되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은 이에 흥미를 가지고 『호토토기스』의 번역ㆍ번안이 식민지 조선에 일으킨 담론상의 변화, 즉 ‘근대 여성상의 형성’을 확인하고, 그 변화들의 의미를 살펴보았다.
근대 번역물 중 여성에게 큰 영향을 미친 또 다른 작품으로 입센의 〈인형의 집〉을 들 수 있다. 〈인형의 집〉과 ‘노라’는 이른바 ‘여성해방’의 ‘상징’이지만 식민지 조선에서는 남성에 의해 번역되고, 그 이후의 담론 또한 남성이 주도했다. 나혜석, 김일엽 등 제1세대 여성운동가 및 문학인 들이 ‘노라’를 긍정적 기의를 내표한 존재로 호명한 것은 극히 부분적 현상에 불과하고 대체로 ‘노라’는 집밖을 떠도는 여성, 허울뿐인 개화에 들뜬 부박한 신여성, 자기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남성을 곤경에 빠뜨리는 위험한 여성 등으로 지칭되었다. 〈인형의 집〉은 식민지 조선에 들어오면서 비서구 식민지의 근대성과 젠더의 번역 양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된 것이다. 그런데 채만식은 ‘노라’와 〈인형의 집〉을 당대 사회 문화적 담론의 향방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다루었다. 〈인형의 집〉의 후일담 형식의 장편소설인 『인형의 집을 나와서』가 그것이다. 채만식은 이 작품에서 집을 뛰쳐 나온 이후 노라의 생활을 촘촘히 살펴봄으로써 당시 여성이 처한 사회적 조건과 모순을 살펴보고, ‘여성 해방’의 전제조건이 ‘여성의 경제적 자립’임을 말하고 있다. 『젠더와 번역』은 〈인형의 집〉의 식민지 조선 내 수용 양상과 함께 『인형의 집을 나와서』의 문학사적 의미를 밝히고, 나아가 사회주의 여성해방론의 소설적 형상화가 지닌 의미와 한계까지 짚어보았다.

번역을 통해 형성되는 성담론
해방과 분단 이후, 제국ㆍ식민지 체제의 조선 여성은 국제ㆍ지역 구도의 남한 여성이 되어야 했다. 이 변모 과정에서 조선 여성은 그동안 규준으로 제시되었던 제국 일본의 여성을 대체할 다른 여성상을 필요로 했고, 그 인식 변화의 와중에 있었던 것이 바로 펄 벅Pearl Sydenstricker Buck이다. 펄 벅은 아시아의 완전한 독립과 그에 대한 실질적 원조를 주장했는데, 이 발언이 해방 후 한국사회에서는 남한만의 정부수립과 계몽적 여성정책을 지지하도록 참조되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소설의 번역 역시 펄 벅의 노벨상 수상 대표작인 『대지』가 아니라 아시아와 서구의 위계적 관계를 보여주는 낯선 단편들 위주로 이루어졌다. 『젠더와 번역』에서는 이에 주목해 해방기 한반도에서 펄 벅의 번역ㆍ수용 양상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해방기 여성운동의 좌우분기와 우익여성의 문화정치가 전개되면서 미국질서의 세계에 남한 여성이 드러나는 순간을 포착하며, 당대 서구사회를 향했던 펄 벅의 아시아 관련 비판적 주장들이 해방기 조선에서 좌우 한쪽 여성을 지지하는 방식으로 미묘하게 조정되었던 사실을 확인한다.
또한 번역은 1980년대 한국의 여성해방운동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1980년대는 사회운동으로서 여성해방운동이 본격화되고 여성 의제가 사회적, 정치적으로 표출되기 시작한 때이다. 여성해방운동이 사회운동으로서 힘을 얻기 위해서는 운동의 의제를 이해하고 정립하여 대중화하는 작업이 필요했는데, 이 작업을 위해 학교ㆍ운동조직ㆍ세미나 등 곳곳에서 서구의 이론을 참조하게 된다. 이 중 다수를 차지한 것이 1960~70년대 여성해방운동의 폭발적 흐름을 만들어온 ‘제2의 물결’(2세대 페미니즘)이었다. 이에 따라 한국사회에 케이트 밀레트, 베티 프리단, 줄리엣 미첼 등이 소개되고, ‘평등’의제가 ‘인간화’로 번역되었다. 즉 1980년대 여성해방운동은 영미의 여성해방이론을 번역, 실천하는 과정과 더불어 진행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번역ㆍ실천의 전개를 살펴봄으로써 한국여성해방운동의 번역과 탈식민성을 분석하여 번역이 가지고 있는 혼종적 생산성의 측면을 조명하고, 탈식민성이 불러일으킨 ‘역설’을 드러냈다.

젠더와 번역을 넘어
창조된 근대가 아닌 ‘이미 만들어진 근대’를 겪어야 했던 한국의 문학사에서 ‘번역’은 폄하되거나 숨겨지기 일쑤였다. 번역이 문학사의 ‘이식성’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만연해 있었기 때문이다. 근대 초기 서구 문헌의 번역이 본격화되었을 때도 ‘번역된 근대’, ‘중역된 근대’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했던 근대의 지식인들은 자신의 번역문에서 번역의 흔적을 지우고 싶어 해 원텍스트를 표기하거나 번역이라고 명기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지금까지도 한국 번역문학사는 김병철이나 김욱동의 저작 이외에는 제대로 존재하지도 않는다.

나의 소망의 직업이 있다면 역시 쓰고 싶은 것뿐! 나의 소망의 생生의 방식은 사색이고…… 무언지, 무언지 이룩해야겠다. 이 모래를 가지고……이 나에게 주어진 시간성을 가지고……. 그렇지만 무엇을? 지금 나의 내면의 순수한 명령은 『생의 한가운데』 같은 책을 쓸 것을, 아니라면 번역할 것을 명한다.
-전혜린, [1961년 1월 7일 일기], 『미래 완료의 시간 속에-전혜린 전집 1』, 廣明出版社, 1966.

그러나 전혜린의 글에서처럼 번역은 단순히 언어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상이나 생각의 표출로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번역은 필연적으로 해석이 먼저 행해지기 때문이다. ‘번역’은 일방적 수용 방식이 아니라 기호를 매개로 둘 혹은 그 이상의 문명이 서로 소통하며 구성되어나가는 방식이다. 번역의 긍정적 정치성에 주목한다면 그동안 ‘수용’ 즉 ‘이식성’을 기반으로 논의되어 왔던 한국 지식(문학/문화)사를 주체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
『젠더와 번역』은 한 발 더 나아가, 전ㆍ근대를 가로지르는 역사의 중층적 모순 속에서 여성이라는 젠더와 번역의 관계를 고찰한다. 번역을 통해 의식적으로 구성되기도 하고, 때로는 번역을 통해 억압적 현실을 내파해가는 힘을 구성해내기도 했던 ‘여성’을 확인하고, ‘여성의 지知’가 새롭게 형성되어가는 지도를 그려보려는 것이다.
사카이 나오키가 말했듯 번역은 경계에 강박된 닫힌 주체에서 경계를 넘어선 열린 주체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며, 젠더 이론 역시 끊임없이 민족ㆍ국가ㆍ인종 등 여타의 경계를 뛰어넘는 정치적 담론이다. 젠더와 번역이라는 두 이론이 만난 이 책은 탈경계적 정신을 추구하는 현재 인문학의 최전선에서 새롭고 유의미한 학문적 담론을 생산해 내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56269290
발행(출시)일자 2013년 12월 10일
쪽수 435쪽
크기
162 * 232 * 30 mm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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