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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 고원 위의 건축과 음악

김원갑 저자(글)
SPACETIME · 2010년 04월 05일
7.5
10점 중 7.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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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 고원 위의 건축과 음악』은 시지프스 바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다양한 군상들의 모습과 음악들, 철학들, 사고들을 건축이라는 이슈를 중심으로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시켜 본 책이다. 각각의 장은 각각의 상이한 고원들로 구성되지만, 이 각각의 고원들은 또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어느 장부터 읽어도 무관하다.

목차

  • 1. 생맥주/ 마크 피셔
    2. 데이빗 보위/ 필립 존슨/ 렘 콜하스
    3. 브라이언 이노/ 수퍼 스튜디오/ 피터 아이젠만/ 생물학적 건축
    4. 시지프스 바/ 나이절 코츠
    5. 핑크 플로이드/ 마크 피셔
    6. 벨벳 언더그라운드/ 레뷰스 우즈/ 피에르 샤로
    7. 테킬라/ 모이세이 긴즈부르크/ 렘 콜하스
    8. 소프트 머신/ 로버트 와이엇/ 모포시스/ 딜러+스코피디오
    9. 아쉬라 템펠/ 크세나키스
    10. 바바렐라/ 아키그램
    11. 크라프트베르크/ 루트비히 힐버자이머/ 노먼 포스터/ 엘 리시츠키
    12. 캔/ 이반 레오니도프
    13. 와인/ 알레산드로 멘디니/ 필립 스탁
    찾아보기┃1088

출판사 서평

시지프스의 신화는 우리 모두에게 어느 정도씩은 해당되는 순환 고리로 작용할 것이다. 그것이 술이든 초콜렛이든, 혹은 술집이든... 이 책의 주인공이자 가상의 인물 G에게도 시지프스처럼 매일 향하게 하는 장소가 있으니, 그곳이 바로 시지프스 바이다. 이 책은 시지프스 바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다양한 군상들의 모습과 음악들, 철학들, 사고들을 건축이라는 이슈를 중심으로 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시켜 본 것이다. 그러므로 각각의 장들은 각각의 상이한 고원들로 구성되지만, 이 각각의 고원들은 또한 서로 리좀과 같이 연결되는 땅 속 줄기들로 연결되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이 각각의 고원들에는 그러므로 어떠한 위계도 존재하지 않으며 어떤 순서도 정해져 있지 않다. 다만 편의상 각 장의 번호가 붙어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각각의 장들은 어떤 순서로 읽어도 무관하다.
각각의 고원들은 브라이언 이노와 오스카 와일드, 그리고 보들레르와 렘 콜하스, 나아가 살로메와 질 들뢰즈에 대한 오마쥬를 통해 13개의 장들로 이루어진다. 이 고원들 중에 9개는 시지프스 바와 각각의 다른 록 음악가들에게 바쳐지며, 1개는 G가 특별한 함축을 가지고 있는 바바렐라에게로, 그리고 3개는 각각의 다른 술들, 즉 생맥주와 테킬라, 와인이라는 술들에게로 바쳐진다. 여기서 이 3가지의 술들은 나름대로 자신의 정체성과 관련되는 음악들을 가지며, 또한 각각이 나름의 건축으로 연결된다. 물론 9개의 장에서 서술되는 록 음악들 역시 나름대로 각각의 정체성에 대응되는 건축들과 연결이 된다. 여기에서 서술되는 건축들은 20세기 초 거장들의 정통적 건축으로부터 21세기의 실험적 건축, 그리고 건축과 인테리어, 제품 디자인 등의 영역을 넘나드는 실험적 건축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그 시대의 패러다임과 철학부터 현대의 철학적 관점을 관통하며 리좀과 같이 다양한 음악과 슈티뭉(분위기)들과 접속이 된다.

이 글은 하릴없이 시지프스 바에서 생맥주를 마시던 어느날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바 위에서 그때 그때의 분위기와 음악에 따라 연상되는 사건들과 건축들을 적어 보던 것들이 모여 하나의 종합적 사건들의 무작위적 연결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니 어떻게 보면 이 전체는 각각의 건축적, 음악적 사건들의 다양체(multiplicit?)라고 볼 수도 있다. 이 다양체로부터 어떠한 새로운 건축적, 혹은 음악적 사건과 형태들이 생성될지는 그러므로 독자들의 우연적 상상으로부터 펼쳐질 주름들에 따라 달렸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55921601
발행(출시)일자 2010년 04월 05일
쪽수 412쪽
크기
188 * 233 mm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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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음악을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이라면 이 책은 한번쯤 읽어볼만하다.
 
예로부터 건축계 내에서도 특별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던 김원갑 교수님의 글이다.
 
과거 그의 글들에서 어느 정도 직감했던 바이지만 드디어 제대로된 음악과 건축의 융합을 말하고 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고원'이란 말에서 들뢰즈를 연상하게 되는데 적절하다고 본다.
 
건축과 음악 두 분야에서 깊이를 가진 독자라면 이 서적이 전문연구서적이 아니라는데에서 실망할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축사와 음악사를 꽤뚫고 있지 않으면 이 정도의 글을 쓰기 어렵다는 점만큼은 인정해야한다.
 
그렇다고 해서 여기에 실린 글들과 이미지들의 참신함과 기발함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작가가 밝히고 있는 것 처럼 두 분야가 어떤 상호작용에 의해 서로 발전되었다거나 하는 억지 주장을 펼치지 않고 있지만 독자들은 두 분야의 교접지점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오히려 건축 보다는 음악에 대한 새로운 글들, 사진들을 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한데 아마 내가 건축전공자여서 그럴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려 있는 건축사적 '사건들'이 가벼운 것은 전혀 없다.
 
하지만 건축사를 모르더라도 전혀 문제없이 이 책을 즐길수 있는 것은 전반적 역사의 흐름 속에서 음악과 건축이 맞대어 있는 지점을 보여주기 때문에 문제는 없으리라 본다.
 
예를 들면, 롤링스톤즈나 핑크 플로이드의 무대배경을 디자인한 사람이 어느 건축가다 라고 알려주는 정도의 선에서 건축이야기를 깊이 들어가지는 않는 정도이다. 물론 더 깊게 파고 든다면 머... 음악만 보고 이 책을 산 사람은 책에서 손을 뗄 것이므로 이 정도의 선까지만 보여주는 것은 재치있다.
 
어쩌면 이제껏 내가 바래왔던 건축과 음악의 교점을 보여준 가장 재미있고, 유머스런 글이라 생각하여 이제껏 어렵게 읽어왔던 작가의 글들 중 가장 돈 아깝지 않게 책을 보고 있다.
 
덧붙여 본다면, 작가는 학교에서 무척이나 유명한데 그것은 자가용도 타지 않고 학생들과 만원버스에 실려 청바지에 운동화를 고수하는 엽기적 교수이기 때문일 것인데, 그가 이런 록 음악에 정통한 것을 지금에서라도 알게 된 점은 작가를 더 응원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여전히 삐딱한 시선으로 세상의 '현실건축'과 맞서 싸울 무기를 건축하는 사람들에게 '장착'시켜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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