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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5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저자(글) · 김희숙 번역
문학동네 · 2021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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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가장 주된 의도는 진실로 아름다운 인간을 묘사하는 것이다.
세상에서 이보다 어려운 일은 없다, 특히 지금은. _표도르 도스토옙스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백치』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5, 206번으로 출간된다. 『백치』는 『죄와 벌』에 이어 도스토옙스키가 두번째로 집필한 장편소설로, 그가 평생에 걸쳐 추구한 ‘진실로 아름다운 인간 존재’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주인공 므이쉬킨 공작은 작가가 만들어낸 이상에 가까운 인물이다. 사회의 규범이 아닌 선한 인간성을 따르기에, 속물적인 사회에서 그는 ‘백치’일 수밖에 없다. 도덕적인 힘을 지닌 므이쉬킨 공작은 모든 인물의 가슴속에 사랑과 연대를 불러일으키며, 이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알료샤로 이어져 진실된 선(善)과 구원을 완성한다. 도스토옙스키가 가장 아끼고 사랑한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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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1821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영락한 시골 귀족이자 빈민병원 의사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1846년 『가난한 사람들』을 발표해 ‘새로운 고골’이라는 문명을 얻었다. 1849년 사상 죄목으로 체포되어 사형을 선고받으나 처형 직전 감형되어 시베리아에서 사 년간 혹독한 수형 생활을 하며 수차례 심각한 뇌전증 발작을 겪었다. 이후 병역 의무형을 마친 뒤 1859년 페테르부르크로 돌아와 창작 활동에 매진해 『죄와 벌』 『백치』 『악령』 등을 꾸준히 출간했고,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마지막으로 1881년 사망했다.

번역 김희숙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뮌헨 대학교 슬라브어문학과 학부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 교수를 역임하였으며, 현재는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 『보리스 필냐크의 장식체 소설 연구』가 있고, 옮긴 책으로 『죄와 벌』 『러시아의 밤』 『스페이드 여왕』 『줄』 『마야코프스키의 삶과 예술』 및 공역으로 『고대 러시아 문학의 시학』 『러시아 기호학의 이해』 『말의 미학』 『러시아 현대 소설 선집 1』 등이 있다.

목차

  • 1권
    제1부
    제2부

    해설 |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할 것인가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연보

출판사 서평

도스토옙스키가 가장 아끼고 사랑한 작품
진실된 선(善)과 구원의 형상

1849년, 도스토옙스키의 인생을 바꾼 일이 일어났다. 사상범으로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형이 집행되기 직전 특별사면된 사건이다. 그는 한때 이성과 논리로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믿은 젊은 사상가였으나, 팔 년에 걸친 시베리아 유형생활은 그의 세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이성과 관념이 아닌 신앙과 사랑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믿게 된 것이다. 첫 장편소설 『죄와 벌』은 이러한 변화의 결과물로, 이념과 사상에 얽매인 나머지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은 라스콜니코프에게 신앙과 사랑을 품은 소냐는 구원의 길을 열어준다. 첫 소설에서 진리와 거짓을 나누는 척도를 세운 도스토옙스키는 뒤이어 지상에서 구현 가능한 가장 이상적인 존재를 창조하고자 했다. 그렇게 두번째 장편소설 『백치』가 탄생했다.
도스토옙스키는 친구 마이코프와 조카 소피야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소설의 주된 의도는 ‘진실로 아름다운 인간’을 묘사하는 데 있다고 썼다. 그에게 완전히 아름다운 존재는 오직 한 사람, 그리스도뿐이었다. 지고의 도덕과 선한 의지, 바로 그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할 수 있는 힘이라 여긴 것이다. 그가 『백치』의 초안에서 주인공 므이쉬킨에게 붙여준 이름은 ‘그리스도 공작’이었다.

궁극적인 구원으로 이어지는 사랑

『백치』의 주인공은 므이쉬킨 공작이다. 발작을 일으키는 병을 앓던 므이쉬킨은 몇 년간 외국에서 요양하다 러시아로 돌아온다. 병 때문에 교육을 받지 못해 세상 물정을 모르는데다 소박한 성품 탓에 타인을 의심하지 않아, 사람들은 그를 ‘백치’라고 부르곤 한다. 므이쉬킨은 우연히 한 사업가의 정부 나스타시야의 사진을 보고 그 얼굴에서 큰 고통을 느낀다. 한편 로고진은 오래전부터 나스타시야를 격렬하게 사랑해왔고, 돈으로라도 그녀를 소유하려고 한다. 므이쉬킨은 나스타시야를 괴로움에서 구해주고 싶어하지만, 자신의 본모습을 알아준 므이쉬킨에게 감동한 나스타시야는 공작의 미래를 위해 그의 제안을 거절하고 로고진의 청혼을 받아들인다. 예판친 장군의 막내딸 아글라야는 가식으로 가득찬 상류사회에 환멸을 느끼는 총명한 소녀이다. 그녀는 세속에 물들지 않은 므이쉬킨에게 관심을 갖고, 그 역시 아글라야에게 매료된다. 그러나 나스타시야가 로고진과 결혼하겠다는 말을 몇 번이나 번복하면서, 네 사람의 관계는 서서히 뒤틀리기 시작한다.
네 사람의 관계는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엮여 있다. 그러나 다른 이들과 달리 므이쉬킨에게 사랑이란 개인에 한하는 애욕이 아니다. 그는 인류 전체를 사랑하고 연민하며, 인간을 수단이나 장애물이 아닌 한 사람의 인간으로 바라본다. 므이쉬킨의 사랑은 사람들에게 타고난 선함을 일깨운다. 나스타시야는 그의 진실한 말에 흔들리며, 로고진은 질투로 몸부림치면서도 그를 형제로 여긴다. 그와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눈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에게 감화되어 외친다. “그런데 어째서 아까 나는 당신을 백치라고 생각했을까요!”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안에서 언제나 궁극적인 구원은 바로 이런 사랑과 함께한다. 사회적 규범이나 계산에 얽매이지 않고 인간 자체를 사랑하는 므이쉬킨 공작은 도스토옙스키가 추구하는 구원의 형상인 것이다.
그렇지만 당시 도스토옙스키에게 러시아는 어둡고 부패한 곳이었다. 그렇기에 『백치』의 이야기는 비극으로 흘러간다. 고대 그리스어 idiotes는 ‘사사로운 자’, 즉 세상의 삶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고 여겨져 배제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순수한 이상에 가까운 존재는 타락한 세상에 뿌리박지 못한다. 공허한 이념, 돈을 위해 인간을 상품으로 여기는 사태 등은 끝내 사라지지 않고, 므이쉬킨은 세속의 규범에서 배제된다. 그는 결국 ‘백치(идиот, idiot)’로 남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세상이 결코 구원받을 수 없는 곳은 아니다. 『백치』의 등장인물들은 허영과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그들 사이에서도 사랑과 연대는 나타난다. 모든 사람의 안에는 선이 깃들어 있으며, 므이쉬킨과 마주하는 사람들은 때때로 악을 이겨낸다. 『백치』의 이야기가 비극으로 흘러가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므이쉬킨의 선량함은 비록 당장은 세상을 구원하는 데 실패한 듯 보일지 모르나, 그 고결함은 마침내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알료샤에게로 이어진다. 『백치』는 도스토옙스키가 평생에 걸쳐 추구한 진실된 아름다움의 원형이자, 그의 작품세계를 완성하는 ‘사랑과 구원의 길’인 것이다.


관련 서평

므이쉬킨이 번뜩이는 섬광 속에서 겪은 것, 도스토옙스키 자신이 비난에 직면하고도 선지적인 관점을 갖고서 앞으로 나아간 순간 겪은 바로 그 무언가를 우리 역시 삶에서 한 번은 겪어봐야만 한다. _헤르만 헤세

어느 날 내가 작은 서점에 들어갔을 때 처음으로 본 것은 금색의 ‘백치’라는 단어였다. 그 단어가 책장 상단에서 내게 달려든 것이다. 그날 이후 나는 매년 이 책을 재독한다. 이 소설 제1부의 이야기 전개는 더없이 뛰어나다. _에릭 호퍼

도스토옙스키를 처음으로 읽은 날 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심지어 첫사랑보다도 더 중요한 사건이 일어났다. 그 독서가 내 세상의 모든 면을 다 바꿔버렸다. _헨리 밀러

누구도 복잡한 인간 구조를 도스토옙스키만큼 분석해내지는 못했다. 그의 심리적인 감각은 압도적이며, 우리의 잣대로는 그의 위대함을 감히 평가할 수 없다. _크누트 함순

본문 발췌

하지만 가장 강하고 으뜸가는 고통은 아마도 상처에서 느끼는 고통이 아니라, 이제 한 시간 뒤면, 그다음엔 십 분 뒤면, 그다음엔 삼십 초 뒤면, 그다음엔 이제, 지금 당장-영혼이 육체에서 날아가버리고 자기는 이미 인간이길 멈추게 된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안다는 점, 이것이 이미 확실하다는 점 바로 그것입니다. _1권 42쪽

아주 어려운 일에서도 아이가 더없이 중요한 조언을 해줄 수 있다는 점을 어른들은 몰라요. 오, 하느님! 이 어여쁜 어린 새가 신뢰에 찬 눈으로 행복하게 여러분을 바라보는데, 이 어린 새를 속인다는 건 부끄러운 일 아닌가요! _1권 122쪽

“대단한 힘이야!” 언니의 어깨 너머로 열심히 사진을 들여다보던 아젤라이다가 갑자기 소리쳤다.
“어디에? 무슨 힘이?” 리자베타 프로코피예브나가 날카롭게 물었다.
“이런 아름다움은-힘이에요.” 아젤라이다가 열광하며 말했다. “이런 아름다움이라면 세상을 뒤엎을 수도 있어!” _1권 146쪽

가슴은 있고 머리가 없는 바보는 머리가 있고 가슴은 없는 바보만큼이나 불행한 바보란다. 이건 만고의 진리야. _1권 147쪽

지금 당신이 입폴리트를 판단하듯 그런 식으로 사람의 영혼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건 아주 거칠고 난폭한 일이니까요. 당신에겐 섬세한 배려라는 게 없어요. 오로지 진실밖에 모르고, 그래서-불공정한 거예요. _2권 192~193쪽

우스꽝스럽다는 것은 때에 따라선 오히려 좋은 일이며, 그편이 오히려 낫습니다. 서로를 더 빨리 용서하고 더 빨리 화해할 수 있으니까요. 한꺼번에 모든 것을 이해할 순 없고, 완전한 상태로부터 바로 시작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완전함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그전에 많은 것을 이해하지 못한 채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너무 빨리 이해하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가 있습니다. _2권 422쪽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시리즈명, 원서(번역서)명/저자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54683432
발행(출시)일자 2021년 11월 25일
쪽수 588쪽
크기
142 * 212 * 34 mm / 735 g
총권수 1권
시리즈명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원서(번역서)명/저자명 Идиот/Фёдор Достое́вски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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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고전문학에 익숙하지 않으면 호불호가 좀 갈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정말로 좋았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도스토옙스키는 (그래도 아직도) 카라마조프인데 2권까지 다 읽고 책을 덮었을 땐 순간 카라마조프보다 더 큰 전율을 준 것 같아요😭 읽어본 책 중 제일 혼란스럽게 읽었던 것 같아요 나쁜 의미는 아니고요 그냥 감정적으로 많이 힘이 듭니다... 마음이 지쳤을 땐 추천 안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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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소설 많이 출판해주세요.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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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기대가 됩니당!! 믿고 읽는 도스토옙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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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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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책은 언제 읽어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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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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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의 가장 서정적인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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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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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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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그날이 점점 다가오면 -겹이 나는지 아니면 다른 생각이 드는지 그거야 알 수 없지만
백치 1
언 눈이 녹을 정도로 추위가 풀린 어느 날
백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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