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상내역 ★
- 1999년 몬타나 뉴질랜드 북 어워드 상
작가정보
저자(글) 엘리자베스 녹스
1959년 뉴질랜드 웰링턴에서 태어났다. 빅토리아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1987년 대학을 졸업하던 해 첫 소설 《작전 개시, 그 후After Z-Hour》를 발표, 그해 ICI 젊은 작가 상을 받았다. 1988년 훗날 그녀의 남편이 된 퍼거스 배로우먼, 나이젤 콕스 등과 함께 문학잡지 《스포트Sport》를 창간했고 공동편집자이자 작가로 꾸준한 활동을 보이다가 1997년부터 전업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1998년 뇌수막염에 걸렸던 기간 동안에 경험한 환상에 영감을 얻어 발표한 《천사의 와인The Vintner's Luck》이 그해 독자들이 뽑은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며 스타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대중과 평단 양쪽으로부터 대단한 호평이 이어졌던 이 작품은 1999년 몬타나 뉴질랜드 북 어워드 상을 수상, 같은 해 오렌지 상 후보에 올랐으며, 2001년 태즈메이니아 태평양 지역 상을 수상했다. 또한 2009년에는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여성 감독 니키 카로에 의해 영화로 옮겨졌다. 사실적인 묘사와 몽환적인 분위기가 결합된 문체로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제시하는 엘리자베스 녹스는 미스터리, 팩션에서 아동용 판타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이들 중 다수가 뉴질랜드 내외에서 주요 문학상을 수상했다. 2000년에는 뉴질랜드 예술재단의 명예상을 수상, 2002년에는 뉴질랜드 여왕에게 공로 훈장을 수여 받았고, 현재는 남편과 아들과 함께 웰링턴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녹스의 다른 작품으로는 《타와Tawa》 《빌리의 키스Billie's Kiss》 《천사의 몫Angel's Cut》 등이 있다.
캐나다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한국 국제협력단과 아시아 영상 위원회 네트워크에서 번역과 영문 감수 일을 했고, 부산 국제 영화제와 OCN에서 영상 자막 번역가로 활동하며 <소유와 무소유> <악의 손길> <아메리칸 스플랜더> <리컨스트럭션> 등의 영화를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는 이언 뱅크스의 《다리》 시베스천 폭스의 《초록 돌고래의 거리》 《리옹 도르의 여인》 에드워드 고리의 《윌로데일 핸드카》 《독이 든 사탕》 《비밀 다락방》 등이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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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뉴질랜드 현대 문단의 기린아, 엘리자베스 녹스의 베스트셀러 소설
프랑스를 대표하는 미남배우 가스파르 울리히 주연,
<웨일 라이더>의 니키 카로 연출, 영화 <빈트너스 럭> 원작소설
몬타나 뉴질랜드 북 어워드 상, 태즈메이니아 상 수상작
엘리자베스 녹스는 국내에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미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관록 있는 작가이다. 빅토리아 대학 시절 집필한 데뷔작으로 ICI 젊은 작가 상을 수상하며 작가 이력을 시작, 2002년에는 43세의 젊은 나이로 그 문학적 공로를 인정받아 뉴질랜드 여왕에게 공로 훈장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가 그녀의 수상 이력을 듣고 쉽게 떠올리는 것과는 달리, 녹스는 장르나 소재의 선택에 있어서 대단히 자유분방한 작가이다. 두 편 모두 전미도서협회 최우수 도서로 선정된 바 있는 영어덜트 계열 판타지 《드림헌터》 2부작, 현대의 샬럿 브론테라는 평을 얻었던 《빌리의 키스》, 남미의 환상적 사실주의와 뉴질랜드의 풍광을 결합시킨 자전적 소설 《검은 소》에 이르기까지 녹스는 순문학과 장르문학, 아동소설과 성인물을 오가며 실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고전의 풍미와 장르적 재미를 한데 아우르는 영민함을 갖추고 있는 그녀는 또한 자칫 진부해질 수도 있는 팩션과 판타지, 미스터리적 요소들을 신화 및 종교와 결합, 시적인 문장으로 깊이 있게 풀어나가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데, 그러한 녹스 스타일의 대표작이라 말할 수 있는 작품이 바로 1998년 작 《천사의 와인》이다. 연옥의 검은 유리벽 안에서 정원을 가꾸는 천사 새스와 인간의 어찌할 수 없는 욕망으로 괴로워하는 청년 소브랑의 첫 만남, 그리고 이후 55년에 걸친 그들의 비밀스런 우정을 와인의 숙성 과정에 빗대어 그려낸 이 독특한 소설은 그해 독자와 서점가가 선택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며 최고의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1999년 몬타나 뉴질랜드 북 어워드 상을 수상, 같은 해 오렌지 상 후보에 올랐으며, 2001년에는 태즈메이니아 상을 수상하는 등 평단으로부터도 지속적인 호평을 받았다. 또, 2009년에는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여성 감독 니키 카로에 의해 영화로 옮겨지면서 샤넬 남성 향수 모델이자 프랑스를 대표하는 미남 배우 가스파르 울리히가 주인공 새스 역에 캐스팅되어 다시 한 번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매력적인 주인공 새스를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는 기대로 《천사의 와인》은 10년 만에 다시 베스트셀러를 기록했고, 이러한 독자들의 사랑에 화답하듯 녹스는 같은 해 인간인 소브랑이 생을 다한 후 홀로 남은 새스의 이야기를 그린 《천사의 몫Angel's Cut》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아무리 회의적인 독자라도 녹스가 창조해 낸 새스의 매력에
그토록 신비하며 동시에 투명한 천사의 영역에 푹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 뉴욕타임스
이처럼 《천사의 와인》을 둘러싼 화제의 중심에 있는 것은 항상 ‘새스’라는 인물이다. 천국과 연옥의 주인들이 밀약의 증거로 남겼다는 옆구리의 문양만큼이나 신비로운 그의 정체, 갓 내린 눈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움, 인간의 역사와 세상 곳곳에 대한 끝을 알 수 없는 지식 등 캐릭터 자체도 매력적이지만 더욱 흥미로운 것은 그의 입을 빌려 녹스가 제시하는 생경하고 잔인하면서도 아름다운 세계관이다. 타락 천사이면서도 천국과 지상, 연옥을 자유롭게 오가는 새스는 하느님을 사랑하지만 그가 세상을 창조했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또한 소브랑의 소원에 따라 천국에 있는 딸의 근황을 아주 세세하게 전해주면서도 ‘나의 딸’이 그곳에서도 행복하길 바라는 소브랑의 부정(夫情)에는 냉담하다. 그는 죽어가는 인간이 ‘나’라는 표현을 쓸 수 있을지 자체에 의문을 표한다. 하지만 한 인간의 일생, 오크통 속 포도가 해를 넘기며 와인으로 변모해가듯 매순간 서로 부대끼며 숙성해가는 인간의 감정들을 소브랑과 함께 경험한 이후 그는 전혀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된다.
이 소설은 매해 반복되는 두 주인공의 만남을 기준으로, 연도별로 기술되어 있다. 그리고 각 장에는 해당 연도와 함께 와인 숙성의 한 단계, 혹은 특정한 상태의 와인을 가리키는 용어가 붙어 있는데, (에필로그를 제외한) 마지막 장에 붙은 제목이 비니피에(Vinifie), 즉 ‘와인이 되다’이다. 소브랑이 자신의 말라비틀어진 손을 여전히 붉고 생기 넘치는 새스의 입술에 대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이 장면에서 인간 소브랑은 죽음을, 천사 새스는 소브랑 없는 지상의 삶을, 그리고 독자는 엇갈리는 두 운명을 따라 펼쳐지는 녹스만의 세계관을 대면하게 된다.
1808년 어느 여름 밤, 여자 문제로 홀로 속을 끓이던 와인 양조업자의 아들 소브랑 앞에 갓 내린 눈의 향기를 지닌 희고 아름다운 천사가 나타난다. 그를 하늘이 보낸 조언자라 생각한 소브랑은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기 시작하고, 포도밭 가장자리에 앉아 함께 와인을 나누어 마시던 천사는 이듬해 그의 결혼을 축하하러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1년이 지나 천사가 다시 나타났을 때, 소브랑은 마음에 두었던 여인과 결혼을 해 딸을 하나 둔 아버지가 되어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천사의 예언 덕이라고 생각한 소브랑이 감사의 뜻을 표하지만 천사는 짐짓 말을 돌리며 매년 같은 날 자신과 만나 이야기를 들려줄 것을 약속해 달라고 한다. 그리고 다음 해, 마을에서는 의문의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친구를 따라 나폴레옹이 이끄는 대육군에 지원한 소브랑은 천사와의 약속을 어기고 만다. 2년 뒤, 전쟁에서 간신히 살아 돌아온 그는 천사에게 왜 자신에게 친구의 죽음을 경고해주지 않았는지 따져 묻지만 천사의 대답은 냉정할 따름이다. 그가 자신에게 단순히 미래를 예고하거나 하느님의 의중을 전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느낀 소브랑은 천사에게 진짜 이름을 가르쳐 달라고 고집을 부리고 천사는 그에게 ‘새스’라는 이름을 가르쳐준다. 다시 둘의 만남이 이어지는 동안 소브랑과 그의 주변 사람들은 사랑과 배신, 탄생과 죽음 등 인간의 굴곡진 인생사를 겪어가고 이들을 지켜보며 새스는 인간을 배워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딸을 잃고 슬픔에 잠겨 있던 소브랑은 자신을 위로하는 새스에게 우정 이상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고, 그런 소브랑에게 새스는 천국과 연옥의 주인들이 비밀스럽게 체결한 계약의 산물인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면, 아무리 회의적인 독자라도 녹스가 창조해 낸 새스의 매력에, 그토록 신비하며 동시에 투명한 천사의 영역에 푹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 뉴욕타임스
녹스의 눈부신 문장은 읽는 이를 압도하는 힘을 지녔다
- 인디펜던트
순간의 색채를 묘사할 줄 아는 재능을 가진 실로 보기 드문 작가
-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먼트
엘리자베스 녹스는 광대한 상상력으로 집요하게 진실을 추구해 나간다
- 가디언
19세기 프랑스의 숙명적인 토양에 뿌리박은, 초자연적인 요소가 가미된 세련된 소설
- 뉴욕타임스 북 리뷰
기본정보
ISBN | 9788952760029 | ||
---|---|---|---|
발행(출시)일자 | 2010년 10월 27일 | ||
쪽수 | 487쪽 | ||
크기 |
135 * 205
* 30
mm
/ 515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번역서)명/저자명 | (The)Vintner's luck/Knox, Elizabet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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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와인」은 1808년 양조업자의 아들 소브랑이 짝사랑하는 셀레스트때문에 고민하는 한여름 밤 타락 천사 새스와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 첫만남에서 소브랑은 새스가 타락 천사인 줄 모르고 하늘이 보낸 조언자라 생각하여 경외의 감정을 가지고 그가 가지고 있는 고민을 천사에게 털어놓는다. 그리고 새스의 말한마디 말한마디를 하늘의 조언으로 여긴다. 그렇게 첫만남이 이루어지고 새스는 1년 후 소브랑의 결혼을 축하하러 오겠다고 하고 그 약속을 지켜 딱 1년후 한 아이의 아빠가 되어있는 소브랑과 재회하게 된다. 6월 27일, 바로 그들이 일년에 한번 만나는 날이다. 일년에 단 하룻밤이지만 소브랑은 삶의 많은 부분들 새스에게 의지하고 있었는데 사실 새스가 하늘의 조언자이기는 커녕 오히려 버림받았다고 할 수 있는 타락 천사임을 알고 큰 충격을 받는다.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소견으로 몇년간 힘들어하긴 했지만 소브랑은 새스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간다.
나에게 있어「천사의 와인」은 처음의 설레임을 마치 부실공사한 건물이 무너져내리듯 와르르 무너지게 한 올해 가장 아쉬움이 남는 책일 듯 싶다. 분명 판타지적 요소가 강하다는 것을 알고 읽기 시작했지만 인간과 천사의 육체적 결합, 하나님이 천사의 형상을 만들고 하시는 말씀들에서는 경악을 금치 못하였고(아무래도 기독교적 세계관이 깊숙하기에, 종교의 영향이 큰 듯 하다.), 또한 55년이란 우정의 시간을 보여주기에 너무 급급해서 너무 수박 겉핧기 식으로 지나쳐버린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와인의 다양한 맛과 향을 음미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나의 기대에도 글쎄…, 와인에 무지하고 프랑스 지방의 풍경을 그려보기조차 버거운 나의 한계일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붕~뜬 느낌이었다.
세월이 흐름에도 변치 않는 천사와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인간, 와인이 시간을 두고 숙성단계를 거쳐 완성되듯이 인간의 인생도 그와 마찬가지 일 것이다. 오히려 변치 않는 천사의 그 시간이 인간 중심으로 보았을 때는 더 나았다고만은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정말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둘의 인연이 조금은 대단해 보였다고나 할까?! 마지막으로 앞으로 이 책을 읽으실 분들께 미리 하고 싶은 말은, 절대 종교적 의미에 치중하지 말고 인간 소브랑과 천사 새스의 이야기, 관계에 중점을 두고 읽으시라는 것이다. 또한 천사 새스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더없이 좋아 이 책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나와 엘리자베스 녹스라는 작가의 소통의 부재. 참,,, 읽으면서도 계속 안타깝고 아쉬움이 남았다.
와인을 즐기는 천사는 로맨틱하게 들리지만, 지금 곰곰히 생각해보면 뭔가 이상하기도 하다. 이슬만 먹고 살 것 같은 천사가 와인을 마시다니? 아마 첫 도입부에서부터 자연스럽게 보이지만, 뭔가 어색한 천사의 행동이 나중에 벌어질 일들을 예고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주인공인 소브랑과 새스, 오로라의 이름을 제외하고는 소브랑의 아이들로 이루어진 워낙 많은 이름들이 나와서 나중에는 누가 누구인지 무척이나 헷갈렸다. 이야기의 진행이나 각 캐릭터의 성격을 파악하는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아이들이 많아 차례로 아이들의 이름을 정리해가면서 읽는 것이 이 책을 읽을 때 좀 더 이 내용을 잘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듯 싶다. 그만큼 주인공의 자식 번식력이 뛰어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라고 보여진다. 아무튼 이 책을 읽는 사람은 책을 읽는 동안 메모지 한 장을 준비해놓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와인과 천사, 그리고 그와 교류하는 인간의 모습에서 인간의 욕망과 인생의 다양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비단 소브랑 한 사람만의 인생으로 모든 사람의 인생을 엿볼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일반적인 인간의 모습은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 이렇게 묘사가 많은 소설을 참 오랜만에 읽어봐서 약간 적응하기는 어려웠지만, 그래도 잘 짜여진 풍성한 그림을 본 듯한 느낌이다. 사실 좀 투툼한 책의 두께는 한번에 읽어 해치우기에는 부담스럽다. 그냥 한 사람의 전 생애를 묘사한 작품인 만큼, 천천히 여유를 두고 읽는 것이 이 소설에게는 더 잘 어울린다. 이 책의 줄거리를 서평으로 채우기에는 나중에라도 이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생략하도록 하겠다. 다만 미처 예상하지 못한 반전과 따뜻함이 이 작품에 녹아있다는 사실만큼은 알리고 싶다.
와인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이 책을 통해서 좀 더 다양한 와인 용어를 알게 되는 재미도 쏠쏠했다. 생소한 용어에 대해서는 각 페이지 밑에 주를 달아서 설명하고 있으니 모르는 용어로 인해 책 읽기에 불편함을 느끼는 일은 없다. 천사의 존재에 대해 궁금함을 느끼는 사람이나, 와인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 그리고 묘사력이 뛰어난 소설을 읽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더 적극적으로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와인이 익어가듯 둘의 관계가 무르익어 농염해져 감이 느껴진다.
타락천사 세스와 인간 소브랑의 50여년간 걸친 우정과 사랑, 배신과 탐욕의 이야기.
타락천사 인 세스의 인간보다 더욱 인간스러운 면모와 점차 인간을 알아가게 되는 신의 사랑을 받는 천사의 모습과
욕망과 이기심으로 스스로 괴로워 하던 인간 소브랑의 모습.
서로 대조적인 모습에서 어우러짐을 느끼게 해주는 작가의 표현이 집중도를 높여주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갓 내린 눈의 냄새'를 가진 세스의 매력에 푹 빠져 버렸다.
천사에서 인간의 생활과 생각을 이해해 가고 적응하여 가는 모습이
마치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이 이러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게 해주었다.
각 장의 제목은 와인과 관련하여 나열되었있다.
와인의 제조 보관 숙성 등 와인과 관련하여 각 제목이 나타내는 의미가 그 장의 이야기를 대변하는 것이다.
인간의 생이 와인의 익어감과 비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작가의 생각을 반영한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미남배우 가스파르 울리히 주연의 〈웨일 라이더〉의 니키 카로 연출, 영화 〈빈트너스 럭〉 원작소설이라고 하는데,
언제 이 영화를 한 번 보고 싶다.
작가가 가진 상상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도입부에서 줄거리의 전개가 조금은 난해하여 힘들었지만 곧 적응할 수 있었고,
소브랑이라는 주인공의 일생을 통해 일어나는 일련의 일들이 조금은 음침하면서도
판타지적인 요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는 작품이다.
프랑스에는 가보지 않았다는 작가의 표현이었지만 작품을 읽고 있는 나는
벌써 프랑스의 포도밭에 가 있는 느낌이 들었던 것은 무슨 이유일까?
단순히 작가의 상상력이라고 하기에는 인간의 삶과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의
전개가 낮설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천사인 새스와 인간인 소브랑, 오로라, 셀레스트와의 특이한 관계에서
종교적으로는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을지는 몰라도 인간의 내면의식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책이다.
와인과 인생사를 겹쳐놓은 듯 소브랑의 인생은 풋내기 청년시절부터 향과 색을 갖추어 나가는 청년기를 거쳐 본연의 맛을 가지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분명 와인과 인생은 닮은 점이 많다. 원래의 종자의 맛을 따른 다는 것과 오랜 숙성기간동안 제대로 관리받아야만 제 맛과 향을 낸다는 점에서 말이다.
여름밤, 짝사랑에 괴로워하던 청년 소브랑 앞에 갑자기 나타난 천사 새스는 그에게 그녀와 결혼하기를 충고하는 것을 시작으로 매년 여름 소브랑과의 만남을 가지게 된다. 영원불변의 존재인 천사와의 교류로 소브랑은 차곡차곡 자신의 인생의 빛깔을 더해가지만 전쟁과 애증의 풍파가 둘 사이에 시련을 가져온다.
새스는 천상의 세계에 작은 장미정원을 가꾸며 지상과 천상을, 그리고 지옥과 천국을 오간다. 그것이 그에게 내려진 숙명인 것 처럼 말이다. 새스는 자신의 그러한 숙명과 자신이 타락한 천사임을 소브랑에게 고백하고 둘 사이의 우정에 변화가 생기게 된다.
무신론자에 가까운 소브랑과 그의 친구 오로라의 태도는 눈앞에 현존하는 천사의 존재를 받아들이지만 맹목적으로 숭배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들이 타락한 천사 새스를 구원하기 위해 애쓰고 서로의 아픔을 다독여준다. 순수한 욕망에 관대한 소브랑과 오로라, 새스의 관계는 관습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듬에도 불구하고 순진무구해 보인다. 인간적인 사랑이 종교적인 사랑의 경지로 올라선 느낌었다. 서로를 보듬고 위로하는 방법으로서의 사랑말이다.
하느님과 루시퍼의 암묵적인 거래와 지상으로 내려온 천사 새스의 수많은 질문과 행보, 그리고 소브랑과 그의 가족들의 인생사는 묵직한 책의 두께만큼이나 결코 가볍지 않다. 시작은 가볍게 했으나 갈수록 무거워지는 느낌...썩 괜찮은 소설이었다.
+ 책속 한줄.
"왜 당신과 저리 닮은거죠? 나도 다른 이를 닮지만 않았더라면 이렇게 몸이 조각나는 일은 없었을 텐데. 닮음은 죄악이에요. 죄악."
천사와 사람의 우정이 50년동안 이뤄진라는 불가능한 이야기를 소재로 한 책이기에 너무 읽어보고 싶었다. 나도 사람이지만, 사람이 가진 탐욕과 호기심이 얼마나 많은 기쁨과 함께 어마어마한 문제를 이끌어 오기도 하는지 알기때문이랄까?
책자체의 어투는 담담히, 오늘 하루 이야기하는 어투로 진행된다.주인공인 소브랑앞에 천사 새스가 만나는 날부터 이야기는 시작되고, 새스와 소브랑이 만나는 날을 중점적으로 이야기가 이끌어나간다. 책의 편집자체도 상당히 독특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냥 한두줄이 한 단원에 끝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사실 책 내용을 읽기 전에 50년동안 사람이 과연 비밀을 유지한채 천사를 만날껏이며, 그들이 과연 순수한 우정만을 가지게 될 것인가?라는 궁금증이 제일 컸다.
책 자체는 정말로 사람과 천사의 50년간의 '만남'에 대해서 이야기해준다.하지만 소브랑의 행동을 보고 있자니, 사람이 얼마나 간사한지,그리고 이책의 또다른 주인공인 천사 새스는 얼마나 사람다운 지를 알 수 있었다.
천사를 사랑하게되는 주인공 소브랑, 그런 소브랑에게 매력을 느끼기 시작하는 새스까지. 불멸의 존재 새스가 가지게되는 고통과 불안감, 슬픔 반면 천사 새스와 함께 걸어갈 수 없다는 걸 아는 사람 소브랑.
또한 소브랑에게 일어나는 많은 일련의 사건들이 사람의 삶이 얼마나 기가막히고, 롤러코스터같은 삶을 사는지를 보여준다. 일년의 하루, 한번 만났던 그들, 사람인 소보랑의 분노로 인해서 만남이 틀어지기도 하고, 새스가 떠나기도 한다.
인간같은 천사 새스와, 너무나 인간다운 소브랑의 만남. 이런 천사를 만난 소브랑은 누구보다 축복받은 존재이며, 행복해야할 존재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남겨진 새스의 마음이 안타까워, 누구보다 소중하게 생각했던 '친구'이자 '연인'을 잃은 그의 마음이 안쓰러웠다. 누군가는 계속 살아가고 누군가는 죽음으로인해 끝나버린 이야기...
다만 아쉬운건 해석의 문제였을까,? 지칭하는 것이 불확실해서 읽는데 어려움이 존재했다는것이다. 그것을 제외하고는 참, 담담하게 읽어내려가기 좋을 것 같다.
아~ 머리가 아프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도 그랬고, 읽고 나서도 그렇다.
작가 엘리자베스 녹스는 이 소설로 뉴질랜드에서 1998년 '독자가 선정한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고,
1999년 '몬타나 뉴질랜드 북 어워드'상을 수상, 같은 해 오렌지상 후보, 2001년 '태즈메이니아 태평양
지역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그리고 2009년에는 영화로도 제작됐다고.
이 책을 설명하는 글귀에는
사실적인 묘사와 몽환적인 분위기가 결합된 문체로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제시 한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사실적인 묘사와 몽환적인 분위기가 소설 전반에 거쳐 흐르고 있다.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제시하는 것도 맞다. 기존의 가톨릭적 종교관에 입각해 천국과 지옥,
그리고 중간의 연옥이 소개되고, 하느님과 루시퍼, 천사와 악마가 다뤄지고 있다. 그러면서
그안에서 작가만의 독특한 창조물인 타락천사 '새스'를 만들어내 이야기를 이끈다.
여기에는 작가가 1998년 뇌수막염에 걸렸던 기간동안 실제 경험한 꿈과 환각에서 영감을 얻어
소설을 썼다고 하니 일면 이해가 된다.
일단 소설의 재밌는 특징을 몇가지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해박한 와인이야기가 펼쳐진다.
프랑스 남동부 부르고뉴 지방을 배경으로 포도농장을운영하며 와인을 제조하는 주인공 소브랑의
이야기를 통해 전문적이고 해박한 와인의 제조방법, 와인의 향, 감상법등이 소개되고 있다.
1808년산이 어떻고, 1810년산이 어떻고, 오크통, 빈티지 이런 생소한 단어들과 함께 뱅 부뤼(햇와인),
클로(포도농장의 구분), 샤또(포도원, 양조장), 비뉴롱(자작농,소작농인 포도재배가)등의 불어와 와인
전문용어들은 다소 어렵기도 하지만 읽고있는 내가 와인매니아라도 된양 착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둘째, 독특한 종교관이 펼쳐진다.
천사 새스는 타락천사다.
하늘에서 하느님께 반기를 들고 전쟁을 벌인 루시퍼쪽에 합류했다가 전쟁에 패하고 지옥으로 쫒겨갔다.
그렇지만 지옥에서 탈출해 하느님과 루시퍼의 '협약'끝에 천국과 지옥과 인간세상을 자유로이 오갈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는다. 이런류의 소설은 항상 흥미를 끌수밖에 없다. 내가 얼마전에 읽고 리뷰를 남겼던
<루시퍼의 복음>, 또 몇년전 빅히트를 치며 기독교계와 마찰을 빚었던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등은 그 소재가 선과 악, 천사와 악마, 하느님과 루시퍼의 대결을 부각시킨 탓에 더 많은
관심과 흥행을 거둘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셋째, 스케일이 크다.
소설이니 뭔들 못하겠냐만은 유럽에서 아프리카에 이르는 공간적인 스케일, 아니 유럽에서
아프리카는 아무것도 아니겠구나.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공간적인 스케일. 1808년부터 1997년에
190년에 이르는 시간적인 스케일을 가지고 있으니 어마어마 하지 않은가.
이에 대비되는 다소 걸리는 부분도 만만치않다.
순전 개인적인 소견임은 물론이다.
첫째, 동성애와 불륜, 천사와 인간의 성관계등이 거슬린다.
주인공 소브랑은 결혼전 친구 밥티스트 칼만과 동성애의 경험이 있다.
부인 셀레스트 이외에도 남작부인 오로라와 플라토닉한 관계에서 에로스로 발전한다.
이것까지는 얼마든지 감당할수 있는데 신적 존재인 천사에게서 성욕을 느끼고, 마침내 성관계를
갖게되는 설정은 쉽게 동화되서 몰입하기가 힘들어지는 부분이다.
둘째, 유럽쪽의 특색이지만 중복되는 이름들로 인해 캐릭터가 혼란스럽다.
요부분이야 소설외 적인 부분이긴 하다.
우리나라는 성이 한정적이고(정해져있고) 이름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그래서 성이 같은 경우는
흔하지만 이름이 같은 경우는 드물지 않은가. 물론 좋은 이름은 많은 사람들이 쓰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이름이 한정적이고 성이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같은 성을 찾기가 힘들고, 같은
이름을 쓰는 사람은 매우 흔하다. 그리고 찰스라는 사람이 훌륭한 업적을 남기면 아들은 찰스 주니어,
손자는 찰스3세 이런 예를 볼수있듯, 소설에서도 소브랑의 친구 이름이 밥티스트이고 죽은 친구를
기리고자 아들 이름을 밥티스트라 지으며, 외손주의 이름은 연인인 오로라의 외숙 이름으로 짓고,
또 죽은 친척들의 이름을 계속 짓는통에 뒤에가면 어? 얘는 전에 죽은앤데 또 나오네~ 어? 얘는
소브랑의 딸이야, 손녀야? 이런 부분이 수두룩~하다. 소브랑이 슬하에 자식을 여럿두고, 또 그 자식
들이 결혼해서 손자를 여럿 두는데다 그중에 죽은애 이름을 다시쓰고, 또 쓰고 하다보니 일어나는
일이다... 아~ 캐릭터 고정시키기 힘들다.
셋째, 극적인 긴장감이 떨어진다.
소설의 초,중반 두건의 살인사건이 나면서 범인은 오리무중에 빠지는 등의 긴장감이 형성되지만
소설적 재미로 이어지지 못하고 따로노는 느낌이다. 또한 한 남자의 일생동안 55년동안 천사와의
만남을 서술하고 있기에 숨막히듯 몰아가는 스릴감이 부족하다. 그래서 단지 '재미'로만 따진다면
다소 실망할수도 있는 작품이다.
균형을 맞추듯 좋은점과 아쉬웠던 점 세가지 씩을 소개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점이 단점보다
많다 하겠다. 마치 펄벅의 '여자의 일생'을 다른 버젼으로 각색한 느낌이 들었으니까~
하긴 뭐 '소브랑의 일생'이긴 하다. 그리고 천사가 와인을 좋아한다는 것도 알게 됐으니... ^^
무엇보다 이 소설이 맘에 드는건 488페이지에 이르는 분량임에도 12,000원의 책값을 책정했다는
점이다. 책을 읽는 내내 표지에서 보듯 적갈색의 와인을 함께 마시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묘한 책이다.
아래 영화 포스터는 이 '천사의 와인'을 소재로 영화로 만든 '빈트너스 럭'이란 작품이다.
한국 미개봉작.
한 차례의 긴 꿈을 꾼 듯하다. 책을 다 읽은 후 며칠이 지나도 몽롱한 것이 뒷 여운이 많이 남았다. 읽기는 일주일전에 읽었는데 그 속에서 헤매이다 이제야 글을 쓴다..
이 책의 저자 엘리자베스 녹스는 뉴질랜드 출신으로 1998년 뇌수막염에 걸렸던 기간 동안에 경험한 환상에 영감을 얻어 ‘천사의 와인 THE VINTNER'S LUCK’을 집필하였다. 그 해 독자가 선정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며 대중과 평단 양쪽으로부터 대단한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그 후 많은 상을 받았으며 2009년에는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1808년의 어느 날 사랑 때문에 가슴아파하는 양조업자의 아들 젊은 소브랑에게 천사가 나타난다. 그들은 매년 같은 날 같은 시각에 같은 장소에서 만나기로 한다. 소브랑은 천사를 경외하면서 하늘이 보내준 조언자라 생각하여 만날 때마다 지난 일년간의 일들을 털어놓는다. 첫만남 후 인간 ‘소브랑’과 천사 ‘새스’의 비밀스런 만남은 소브랑이 죽을 때까지 갖은 풍파를 겪으며 55년간 지속된다. 언뜻 보면 한 남자의 희노애락이 담긴 일대기이기도 하지만 정작 이 책에서 내 눈길을 끈 건 천사의 55년에 걸쳐 변해가는 모습이었다.
처음의 천사 새스는 높은 학식과 함께 약간 오만하면서도 도도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소브랑의 계속된 만남 속에서 변화하고 성숙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젊은 소브랑이 전쟁 때 적절치 못한 순간에 천사가 옆에 있음을 알았다고 얘기해도 무시하고 도도한 말을 하던 천사 새스가, 날개가 없어진 후에 사람들에 섞여 생활하려 하고 소브랑 가족의 가정교사가 되기도 하고, 늙은 노파에게 도움을 주려고 서기일을 하던 것까지 천사 새스는 점차 인간적 모습을 띄고 성숙되어져가는 모습이 깊은 인상을 주었다.
이 책의 놀라웠던 점은 천사의 모습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세세하면서도 섬세한 묘사를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래선지 읽는 내내 작가가 만들어낸 천사의 매력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소브랑의 천사 새스에 대한 생각과 욕망도 사실 이해될 수 없는 일이었으나 작가의 글을 읽고 있자면 모든 것이 가능할 것처럼 생각되어지기도 했다.
이 책은 481페이지의 조금은 긴 소설이다. 그럼에도 지치지 않고 읽었던 이유 중에 하나는 시대순으로 이야기가 전개됨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에 대한 설명을 모두 해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소브랑이 밥티스트를 따라 갑자기 전쟁에 왜 갔는지, 셀레스트의 이상한 행동에 대한 대답, 살인자는 누구인지 등은 많은 시일이 지난 후에 밝혀진다. 이렇게 다양하고 매력적인 인물과 사건들을 함께 연결해 50년이 넘는 세월을 이끌어간 작가의 필력이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아마 눈으로 뒤덮힌 풍경을 보게 된다면 가까이 가서 눈 냄새를 맡고 천사 새스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될 것 같다.
19세기 초반부터 중반까지 프랑스의 와인 생산 지역에 살던 한 사람이 바로 이런 일을 겪게 된다. 여자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던 주인공 소브랑 앞에 난데없이 천사가 나타난 것이다. 그것도 분명히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형태를 띤 존재로. 이후 50여 년간 이 둘의 만남은 지속된다. 사람과 천사와의 만남이 이뤄지는 이 기간 동안 다양한 사건들이 얽히면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천사와의 만남이 우정에서 사랑으로 변해가는 과정, 천사와의 만남 이후의 이해할 수 없는 주인공의 행동으로 답답해하는 가족들과의 갈등, 점점 늙어가는 인간과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천사의 대비되는 모습, 작가 특유의 세계관이 투영된 천사의 이력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포도주의 숙성단계와 인간의 삶의 유사성을 보여주는 듯, 소설 각 장의 내용에 포도주의 종류나 상태 등을 뜻하는 단어들로 제목을 붙여 연관시켜 전개시키는 방법이 흥미로웠다.
작가가 뇌수막염에 걸렸던 기간 동안에 보았던 환상에 영감을 얻어 이 소설을 집필했다고 되어 있는데, 현실과 환상적인 요소를 독자의 입장에서 무난히 받아들일 수 있게 한 능력이 돋보인다. 이런 색깔이 다른 작품들에도 녹아 있다고 하니 꼭 보고 싶다. 또한 ‘천사의 와인’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하니 기회가 되면 꼭 구해서 보고 싶다. 이 환상적인 내용의 소설을 어떻게 영화화했을지 매우 궁금하기 때문이다.
천사와 인간의 육체적인 관계를 묘사한 부분이 처음에는 놀랍고 거부감이 일었지만 상상력이 중요한 요소가 되는 문학작품임을 감안하면 아주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독실한 기독교 신앙을 가지신 분들이 이 작품을 읽고 나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궁금하게 한 작품이었다. 이건 정말 진부한 표현이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책 자체에서 포도주 향기가 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문장 하나하나가 섬세하고 훌륭했다. 다 읽고 나서는 아주 좋은 품질의 포도주를 마음껏 즐긴 듯 취한 느낌이 한동안 계속되었다. 무엇보다 뉴질랜드 출신의 엘리자베스 녹스라는 또 한 명의 멋진 작가를 알게 되어 아주 만족스러웠던 독서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