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유전자
수상내역/미디어추천
로마의 쇠망, 히틀러의 출세, 엔론의 파산 뒤에 숨겨진 사악한 유전자의 비밀
저자는 수많은 역사적 사례들과 거기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의 행동을 해부학, 유전학, 정신병학, 심리학, 신경학적으로 설명하며 자신의 주장을 펼친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아버지와 이혼하고 혼자 사는 어머니의 애인을 가로챈 경계선 인격 장애자 언니를 중심으로 한 슬픈 가족사도 이야기한다.
저자는 심리학을 기준으로 삼고 최첨단 뇌 영상을 이용하여 인간이 사악한 행동을 하는 것은 주로 뇌의 기능 부전 때문이라는 개념을 입증한다. 마오쩌둥과 히틀러, 밀로셰비치와 같이 섬뜩할 정도로 유사한 행동 특징을 예시로 들면서 그것들을 신경과학과 유전학의 혁명적인 발견과 결부시킨다. 흥미진진한 가족사와 실존 인물들을 연구에 융합시켜 악의 두 얼굴을 규명한다. [양장본]
작가정보

여자 인디아나 존스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모험심이 넘치는 사람이며 세계를 돌아다니며 직접 겪은 진기한 체험을 견실한 과학적 탐구와 결합시켜 작품을 쓰고 있다. 베링 해를 건너는 옛 소련 트롤 어선의 러시아어 통역자로, 남극 기지에서 무선사로 일한 적도 있고 미 육군 사병으로 입대하여 대위로 전역하기도 했다. 통합 시스템공학 박사로 현재 미시간 주 오클랜드 대학 공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생명공학협회 부회장으로 뽑히기도 했다.
여자 인디아나 존스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모험심이 넘치는 사람이며 세계를 돌아다니며 직접 겪은 진기한 체험을 견실한 과학적 탐구와 결합시켜 작품을 쓰고 있다. 베링 해를 건너는 옛 소련 트롤 어선의 러시아어 통역자로, 남극 기지에서 무선사로 일한 적도 있고 미 육군 사병으로 입대하여 대위로 전역하기도 했다. 통합 시스템공학 박사로 현재 미시간 주 오클랜드 대학 공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생명공학협회 부회장으로 뽑히기도 했다.
부산대학교 영문과와 동 대학원 영문과를 졸업하고 대기업 간부를 거쳐 현재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읽는다는 것의 역사』『소용돌이의 한국정치』『밀레니엄의 종언』등이 있다.
목차
- 머리말
성공하는 사악성
과학과의 씨름
연구 혁명
퍼즐 맞추기
제1장 마키아벨리를 찾아
리처드 크리스티의 새 학설
어디에나 도사리는 사악성
마키아벨리주의 테스트
제2장 사이코패시
반사회성 인격 장애
사이코패스
사디즘
유전자와 환경의 역할
사이코패시의 유전학
제3장 사악한 유전자
마키아벨리주의 성향의 유전자
변이적 현상들
왜 ‘사악한’ 유전자를 간단히 제거할 수 없나
제4장 의학 영상을 이용한 사이코패스 진단
사이코패스의 뇌 들여다보기
감정과 언어
위협적인 자극에 대한 시큰둥한 반응과 감정이입 장애
불안감 결여
실행 장애
감정 억제: 감정적 살인자, 약탈적 살인자
추리력 장애
인간의 양심 들여다보기
사이코패시 발현 원인
감정이입과 미러 뉴런
성공한 사이코패스들
제5장 연애편지에서 발견한 것
유년 시절
10년간의 행방불명
캐롤린에 관한 추억
연애편지
제6장 마키아벨리주의와 인격 장애의 관계
인격 장애 해석과 차원별 접근법
매코스키 교수의 연구 결과
경계선 인격 장애
제7장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발칸의 백정
골수 마키아벨리주의자,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주체성 혼란
경계선 인격 장애에 관한 DSM-IV 서술 내용
밀로셰비치는 경계선 장애자였나?
경계선 인격 장애와 차원별 접근법
밀로셰비치는 사이코패스였나?
개인적 충격: 밀로셰비치와 내 가족
제8장 수정체, 신경계, 두뇌 작용
수정체와 신경계
신경 조직과 감정 통제 기능
자기만족의 정치: 마키아벨리주의자들과 이타주의자들의 감정 조작
감정적 통제 체계의 미묘한 결함: 경계선 인격 장애
전체적인 개관
면역 체계와의 연결
인격 장애의 부분적 중복 현상
제9장 지독한 보더패스 마오쩌둥
보더패스 마오쩌둥
마오쩌둥은 공산주의를 신봉했는가?
말년과 죽음 이후
제10장 진화론과 마키아벨리주의
맞대응 전략
자동차 핸들 내던지기
한순간에 놓친다: 빠른 진화 속도
볼드윈식 진화
문화와 마키아벨리주의의 관계
남자 등골 빼먹는 계집, 견고한 악의 체제, 천천히 찾아온 제국의 파멸
마키아벨리주의자의 정의
린다 밀리
제11장 회색 색조
나르시시즘, 사기, 겸손 그리고 양심
기질의 문제
인식기능과 기능 장애
인격: 이데올로기의 토대
야망과 지배
놀라운 특성
사악하게 성공하는 사람들은 무엇이 다른가?
순진성
워런 버핏: 다방면의 천재
건전한 냉소주의
제12장 사악한 자들에게도 태양은 비친다
사악성과 자유의지
사악하게 성공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여러분은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나?
캐롤린
출판사 서평
인간의 사악함을 과학적으로 파헤친 걸작!
로마의 쇠망, 히틀러의 출세, 엔론의 파산 뒤에
숨겨진 사악한 유전자의 비밀
“왜 사악한 사람들이 존재하며, 왜 그들은 때때로 성공하는가?”
사람들은 대부분 인간이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과학이 어떻게 제공할지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 책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에 도움을 주려고 쓴 것이다.
여러분은 주변에서 “어쩌면 저렇게도 심보가 고약하고 사악할까” 싶은 사람을 보고 놀란 적이 있는가? 삶도 죽음도 수수께끼 같았던 언니의 일기장이 계기가 된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온갖 사악한 인간들의-아마도 모든 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이해할 수 없었던-두뇌 속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이야기는 매력적인 외모에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언니 캐롤린이 어느 날 갑자기 짐을 싸들고 워싱턴 주의 해안 도시 스큄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지극한 사랑을 받았으면서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악의적인 행동을 이어갔던 언니에 대한 의문과 호기심은 사악하게 성공한 무수한 사람들에 대한 과학적이고도 인간적인 탐구라는 항해를 시작하게 만들었다.
심리학을 준거 기준으로 삼고 최첨단 뇌 영상을 이용하여 인간이 사악한 행동을 하는 것은 주로 뇌의 기능 부전 때문이라는 놀라운 개념을 입증한다. 마오쩌둥, 히틀러, 밀로셰비치의 섬뜩할 정도로 유사한 행동 특징을 설명하면서 그것들을 신경과학과 유전학의 혁명적인 발견들과 세밀하게 결부시킨다. 최근 과학 부문의 극적인 연구 성과는 역사상 악명 높은 독재자들뿐 아니라 정치, 기업, 종교계의 실력자들과 우리 주변 인물들을 연구하는 데 사악한 유전자가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흥미진진한 가족사와 실존 인물들을 과학적 탐구에 탁월하게 융합시켜 악의 두 얼굴-과학적인 얼굴과 인간적인 얼굴-을 규명함으로써 과학을 대중화시킨 걸작이다.
하버드 대학 심리학 교수 스티븐 핑커로부터 “인간적인 통찰과 세세한 설명으로 채워진, 인간이 가진 사악성의 근원을 놀라울 정도로 과학적이고 개인적인 안목으로 탐구한 책”이라는 찬사를 받았고, 「뉴욕 타임스」「시카고 트리뷴」「아메리칸 사이언티스트」를 비롯해 주요 언론 매체와 각계 전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사악함의 기원에 관한 탐구
인간의 사악함에 대한 저자의 탐구는 흥미로운 가족사를 배경으로 한다. 새빨간 거짓말로 부모님을 철저하게 속이고 대학 등록금을 유흥비로 탕진하다 들통 나자 10년간 행방을 감췄는가 하면 가식적인 재회의 감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우연히 만난 남자를 따라 다시 홀연히 자취를 감추고, 단지 유럽 여행을 함께하고자 이혼한 엄마의 남자친구까지 빼앗는 그녀의 모습은 드라마 속 팜므파탈의 전형이다.
그러나 조금만 눈을 돌려 보면 청렴과 매력이라는 설득력 있는 가면을 쓴 채 모든 사회 계급 제도에서 출세하고 공동체에서 수다를 떨고 인근을 어슬렁거리는 ‘성공적인 악한’은 어디에나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힘없는 급우를 괴롭히며 즐거워하는 아이들, 살인을 통해 쾌락을 느끼는 살인자, 병적인 거짓말쟁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직장 상사, 웃는 얼굴로 등에 칼을 꽂는 기만적인 동료, 학생들의 연구 업적을 가로채는 명망 높은 대학 교수, 주식 조작으로 회사를 키우고 공금을 유용하는 경영자,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독재자. 그렇다면 과연 그들은 무엇 때문에 그런 악의적인 기만과 악행을 이어가는 것일까? 원래 사악하게 태어난 것인가, 아니면 살면서 사악해진 것인가? 저자는 속임수와 조작에 능하고 사디스트적인 면모를 갖춘 이들의 뇌 속에 분명 다른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런 ‘성공한 악한’ 또는 ‘마키아벨리주의자’의 행동 원인에는 유전자와 환경의 영향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저자는 유전자와 환경의 역할을 반반으로 규정하는 개념이 종종 판단을 그르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환경적인 조건이 유전자 조합을 뛰어넘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환경의 영향을 무시하는 일련의 ‘지배적인’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최신 의학 영상을 통한 통합적 접근
유전자가 사실상 인간 신체의 모든 부분 즉 키, 몸무게, 피부색, 심지어 산소 처리 능력에까지 극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사람들은 유전자가 인간성을 형성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는 자주 잊어버린다. 그러나 유전과 관련 없는 부분을 찾는 게 어려울 정도로 유전적인 영향은 곳곳에 편재해 있다. 최근 한 연구 논문은 아이들이 자주 다투는 원인마저도 사실상 부모가 물려준 유전자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의료 영상 기술을 활용해 어느 대립유전자가 행동 특성을 유발하는 열쇠가 되는지를 밝혀내는 영상유전학은 저자의 연구에 탄탄한 토대를 제공해 주었다. 실제로 이를 통해 기분, 불안, 충동성과 관련된 뇌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다수의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여기에는 감정을 유발하고 억제시키는 핵심 커뮤니케이션 분자인 세로토닌과 도파민도 포함된다. 세로토닌은 우울, 경계선 인격 장애, 양극성 장애, 불안 장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성욕과 식욕에도 관여하고 있다. 실제로 경계선 인격 장애자들을 괴롭히는 충동성 증가와 관계가 있는 대뇌피질의 핵심 영역에서 경계선 인격 장애자의 세로토닌 농도가 정상인의 세로토닌 농도보다 훨씬 낮게 나타났다. 그런가하면 경계선 및 분열성 인격 장애자와 사이코패스가 보이는 ‘감정이입 결여’ 증세는 전두엽과 두정엽의 전대상피질, 미러 뉴런 등 뇌의 여러 부위와 관련이 있다. 또한 미엘린이라 불리는 흰색 절연 물질로 덮여 있는 신경 조직인 백질은 거짓말하고 싶은 욕망과 관련이 있는데, 연구 결과 병적인 거짓말쟁이들은 전전두피질 속 백질 양이 정상인보다 4분의 1이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양한 학문 분야의 전체적인 패턴을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독특한 분야인 시스템 공학 교수로서 저자는 자신의 전공을 십분 살려 여러 학문 분야를 넘나들며 방대한 최신 연구 성과를 토대로 논의를 전개해 나간다. 덕분에 우리는 사악하게 성공하는 이들의 기만적이고 공모적인 동기와 행동을 해석하려 고심했던 심리학자 리처드 크리스티를 시작으로, 쌍둥이를 대상으로 환경의 영향을 조사한 정신의학자 에씨 바이딩, 형질 유전의 영향을 연구한 유전학자 로버트 플로민, 정신분열증을 연구하는 영상유전학자 마이클 에건과 다니엘 웨인버거, 영상 의학을 통해 범죄학과 정신의학을 연구하는 아드리안 레인, 사이코패시의 원인과 증상 연구에 골몰하는 심리학자 조셉 뉴먼과 린다 밀리, 미러 뉴런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신경과학자 마르코 야코보니, 사이코패시적 특성과 마키아벨리주의 특성의 밀접한 관계를 연구해온 존 매코스키, 경계선 인격 장애를 필생의 연구 과제로 삼은 정신의학자 로버트 프리델과 조엘 페리스, 외교 정책과 국제법에 감정이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법학교수 줄스 로벨과 심리학자 조지 뢰벤슈타인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만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전해 주는 최신 연구 결과를 통해 지적 쾌감을 만끽하게 된다.
다양한 사례를 통한 대중적 접근
이 책의 또 하나의 미덕은 ‘인간의 사악함’을 관통하는 뇌과학과 심리학의 최신 연구 결과가 잘 짜인 이야기와 함께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는 점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를 이어 왕위에 오른 로마의 코모두스 황제는 신경성 과대망상증 환자로 분류될 수 있는 황폐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열두 살 때 목욕물이 충분히 따뜻하지 않다는 이유로 목욕탕지기 노예를 화덕에 던져 넣기도 했던 그는 왕위에 오르자 국사를 제쳐놓고 수백 명의 처첩과 미소년들을 데리고 섹스 놀이에 탐닉했다. 당연히 그의 주위엔 제국의 이익보다는 사리사욕에 눈먼 아첨꾼 마키아벨리주의자들이 몰려들었다.
그런가하면 히틀러는 전혀 감정을 억제하지 못했다. 그러나 자제력이 없어 보이는 분노는 사실 일부러 그러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다른 사람들을 조종하기 위해 필요에 따라 자신의 격렬한 기질을 완벽하게 조절하곤 했다. 히틀러는 또한 놀랄만한 기억력과 해박한 지식의 소유자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망각’ 능력도 탁월했다. 하루 이틀쯤 어떤 이야기를 하다가 며칠이 지나면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곤 했다. 말이 다르다고 지적하면 그럼 내가 거짓말쟁이라는 거냐면서 불같이 화를 냈다. 그에게선 악성 나르시시즘, 경계선 및 반사회성 인격 장애, 정신분열증, 사이코패시, 편집증 등 수많은 장애가 복합적으로 나타났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정치 불안, 심화되고 있는 경제 침체, 급속한 사회 변화와 같은 요인들은 히틀러처럼 사악한 독재자들의 출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한편 분식회계로 2001년 파산한 거대 에너지 회사 엔론의 자금 관리 책임자(CFO) 앤디 패스토는 엔론의 신화 만들기를 선동하여 파멸로 이끈 핵심 인물이다. 자부심이 강한 나르시시즘 환자인 패스토는 홍보책임자에게 ‘올해의 CFO’가 되고 싶다며 좋은 기사를 받을 수 있게 기자들을 설득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결국 사람을 아연하게 하는 교묘한 수작으로 소원을 이뤘지만 사실 패스토는 재무의 기본도 모르는 인물이었다. 그럼에도 패스토가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건 능력이나 정직과 같은 특성을 대수롭지 않게 취급하는 엔론의 상의하달식 명령 문화의 공이 크다. 또한 패스토의 성격이 탁월한 방어 기제가 되어 그의 무능과 어두운 비밀을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해주었다.
힐튼 가에 대한 묘사는 더 드라마틱하다. 현대 힐튼 가 후손들의 기풍을 구축한 인물은 남자 후리기로 이골이 난 패리스 힐튼의 외할머니 ‘빅 캐시’였다. 그녀는 복수심에 불타고 변덕이 심한 최악의 스테이지 마더였으며 의붓딸의 완벽한 이빨을 망가뜨릴 요량으로 치즈버거에 나사못을 집어넣는 여인이었다. 의붓딸은 훗날 빅 캐시가 하도 두려워 마음의 문을 완전히 닫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광포한 성격에 나를 자주 협박했는데 마치 그런 행동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빅 캐시는 또한 유달리 물질주의적이어서 부자와 결혼하는 일에 몰두했고, 어머니를 그대로 빼닮은 리틀 캐시가 힐튼 가의 상속인을 남편으로 낚아챔으로써 두 여인 모두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저자는 특별히 ‘발칸의 백정’이라 불리는 골수 마키아벨리주의자 슬로보단 밀로셰비치와 전형적인 보더패스 마오쩌둥의 사례를 각각 한 장씩 할애해 관찰해 나간다. 이들의 일생을 세밀하게 보여주는 다양한 일화와 증언을 통해 우리는 두 사람 모두 심각한 주체성 혼란과 감정이입 결여, 충동성, 불안한 대인 관계 및 인식 장애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그런데도 이들이 사회 조직에서 성공하고 최고위직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진짜 의도와 야망을 감추고 힘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빼어난 능력을 함께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정통 마르크스주의자들은 밀로셰비치를 충실한 볼셰비키로 여기는 한편, 서방 외교관들은 그를 합리적이고 친서방적인 젊은 경영자로 인식했다. 물론 이들이 가진 장애 패턴이 불리하게 작용한 때도 있었다. 일례로 마오쩌둥은 공산당을 국민당에 통합시키라는 당의 요구에 따라 너무 열심히 합당을 추진한 나머지 지나치게 우경화됐다는 비판을 받고 공산당 중앙위원회로부터 축출되기도 했는데, 이는 주체성 혼란에서 비롯된 낮은 이념적 책무감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오스만 제국 술탄들의 매혹적이지만 간악한 처첩들과 증권사기 혐의로 기소된 억만 장자 여성 CEO 마사 스튜어트, 수백만 달러의 기금을 낭비하고 관련 혐의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텍사스 사우슨 대학 경영진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책 전반에 걸쳐 생생하게 펼쳐진다.
보통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
이 책은 또한 평범한 사람들이 은연중에 드러내는 기만적인 행동의 원인을 이해하게 해 줄 뿐 아니라 우리가 빠지기 쉬운 함정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2004년 부시-캐리 대통령 선거 직전에 열렬한 민주당원과 공화당원을 각각 15명씩 뽑아 그들이 지지하는 대통령 후보의 지금까지 이미지와는 어긋나는 자료를 제공하고, 다른 정당 후보자에 대해 논리적 판정을 요청하는 실험이 에모리 대학에서 있었다. 논리적으로 전후 사정을 이해하게 된 덕분에 악감정이 많이 누그러졌으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결론에 도달했는데도 불구하고, 참여자들은 중요한 문제에 대한 결정과 보상에 대한 신속한 열광으로 진실을 왜곡하는 모습을 보였다. 흥미로운 것은 심각한 감정적 대응이 일어나지 않는 ‘중립적인’ 대상에 대해서는 모두 합리적인 결론을 내렸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것을 대뇌 변연계에서 일어나는 ‘감정적 통제’의 결과라고 말한다. 그리고 바로 이런 감정적 통제가 사랑, 배려, 충성, 신뢰와 같은 우리의 긍정적인 특성들을 마키아벨리주의자들이 속임수로 사용할 수 있게 허용한다. 우리가 그들의 매력적인 위장에 현혹되고 그들의 애끊는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믿으면서 마키아벨리주의자들을 먹일 음식에 불을 때고 그들에게 권력을 위임하고자 작게나마 기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충고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왜 사악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왜 그들은 때때로 성공하는가?”라는 질문을 과학적으로 탐구했던 항해를 모두 마칠 무렵 저자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언니 캐롤린을 조금은 더 이해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독자들 역시 이 항해를 함께하는 동안 한 개인과 무수한 개인들의 집합인 크고 작은 조직들과 그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만들어낸 세상을 이해하는 통찰력을 맛보게 될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52209672 | ||
---|---|---|---|
발행(출시)일자 | 2008년 09월 25일 | ||
쪽수 | 560쪽 | ||
총권수 | 1권 | ||
원서(번역서)명/저자명 | Evil genes/Oakley, Barbara 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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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게 이 책은 개인적인 아픔을 건드리지 않고서는 집필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제는 생을 저버린, 캐롤린이라는 이름을 가진 손위 언니는 그녀로서는 이해하기가 힘든 존재였다.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앓아 거동이 불편했다는 사실이 때때로 연민의 감정을 불러 일으킬 법도 했지만, 그러기엔 언니가 보여준 기행(?)이 너무나 컸다. 제 어머니의 남자친구와 사라져버린 이 인물은 돌이켜 보면 어린 시절부터 평범과는 거리가 멀었다. 넘쳐나는 끼는 좋은 환경이 주어졌더라면 풍성한 예술 작품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겠지만, 자유롭지 못한 신체가 캐롤린의 발목을 잡았다. 잘못이 있어도 이를 뉘우친다거나 잘못했다는 말을 발설하지 않은, 아니, 그녀는 무엇이 잘못인지 조차도 이해 못하는 듯한 언행을 자주 보여 주변 사람들을 끔찍하게 만들었다. 이런 말을 하기는 뭐하지만 그녀는 나쁜 유전자를 지닌 인물이었다. 비단 캐롤린에만 해당되는 문제가 결코 아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뒤틀리게 만들어버린 흉악범들이 안타깝게도 현대 사회엔 셀 수 없이 많다. 심지어 저명한 인사들 중에서도 같은 이유에서 지탄의 대상으로 군림한 이들이 꽤 많다. 끔찍하기로 따지자면 둘째가기 서러운 히틀러나 무솔리니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중국 대륙을 뒤흔든 마오쩌둥 역시 탄생시킨 희생의 크기만 놓고 보자면 수위를 다툴 것이다. 자신만만함, 자기중심적 성향, 타인에 대한 불신 등 나쁜 유전자를 가진 인물들은 믿음의 끈을 잡지 못한다.
좀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인간의 역사요, 점점 더 진화해 튼튼한 유전자를 품는 게 진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이루어진다. 안타깝게도 나쁜 유전자는 이와 같은 진화의 속성으로부터도 자유로운 듯했다. 싸이코패스의 공격성은 제 유전자를 보다 많이 퍼뜨릴 가능성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그 결과 모두가 착하면 참 좋을 텐데 싶은 세상에 나날이 나쁜 유전자를 품은 이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자꾸만 세상살이가 겁이 난다. 남에게 거대한 피해를 주고, 그럼에도 성공마저도 잘 하는 나쁜 유전자라니… 한때 여성들에게 나쁜 남자가 인기 있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만 하기에는 어딘가 모르게 찝찝하게 소름도 돋는다.
한 가지 더. 이 책에서는 유전과 환경이라는 두 요소에 대한 중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는 사실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어서 하나의 인격체에 이 둘 중 어느 쪽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논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 책에 의하면 나쁜 유전자를 타고 났다고 하여 모두가 나쁜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타고난 나쁜 유전자의 기질이 나쁜 환경과 만났을 때엔 이야기가 달라진다. 오늘날 청소년들은 과도한 경쟁의 도마 위를 오르내리고 있다. 공동체 정신이나 배려, 경청 등을 배우기엔 경쟁에 패배했을 때 받아들여야만 하는 결과가 너무나 쓰다. 따라서 아주 어린 시절부터 자기밖에 모르게끔 몰고 가는 환경에의 노출을 경험하고 있다. 어쩌면 소름 끼치는 악독한 사건들은 모두 이러한 사회 분위기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을 수 있다. 여기까지 생각을 하고 나니 내 삶에 대한 강렬한 책임감을 느낀다. 보다 좋은 환경을 구축하고 살기 좋은 터전으로 내 주변을 가꾸는 것도 알고 보면 나쁜 유전자의 발현을 막는 하나의 방법일지 모른다. 이해가 버거울 정도로 사악한 사람들을 양산해낸 것은 다른 누구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일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하고 나니 마음이 무겁다.
http://bric.postech.ac.kr/myboard/read.php?Board=sori&id=19863
이종삼님의 번역이 얼마나 훌륭(? ㅋㅋ) 한 것인지 위 링크 보시면 잘 아실수 있을 겁니다.
삭제될까봐 링크 하나 더 올립니다.
http://www.skepticalleft.com/bbs/tb.php/01_main_square/43186
이종삼님은 번역을 할때 머리를 쓰지 않고 신체의 다른 부위를 쓰나 봅니다. ㅋㅋㅋ
이런식이면 나도 번역가가 되어볼까? 고민입니다.
이종삼님... 고등학교는 나오셨을것 같은데.. 왜이러실까
저자가 정신의학 내지는 심리학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이 이 책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책이 본인의 삶의 궤적과 일치하는 부분을 심도있게 다루고 있어 저절로 눈길이 갔다. 프라이버시상 말할 수는 없지만 태어나서 지금까지 정말 나쁜사람들을 많이 만나왔다. 하지만, 식구가 그런 사람들이라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제 3자 내지는 타자로서의 악인과 내 존재 깊숙이 들어와있는 가족, 또는 가족화된 악인은 이미 그 차원이 다름은 꼭 말로 풀어헤치지 않아도 다들 공감하시리라 믿는다. 그런 이유로 언젠가 꼭 한 번 읽어봐야지 하고 스텐바이했다가 마침내 읽게 되었다
역시 공학자답게 각종 의학논문을 근거로 악인의 인체생리부터 파고들어가는 것이 그의 교육수준과 저널리스트로서의 자세를 함께 말해준다. 하지만 역시나 공학자이자 초보 저널리스트라 그런지 글의 문학적 미는 많이 떨어져 있어 부드럽게 읽혀지지는 않았다. 특히 보더패스(싸이코패스적 경계선 인격장애자들. 필자도 처음 듣는 신조어다.)에 대해 다룬 부분이 인상깊었다. 아돌프 히틀러,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마오쩌둥 등 굳이 유명인물들을 들먹이지 않아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타입들이다. 말과 행동으로 봐서 나쁜지 착한지 도무지 감이 안잡히는 이웃과 친구들, 성격이 급변하기를 밥먹듯이 하여 비위맞춰주기에 급급한 상사, 남의 약점에 대한 얘기만 나오면 목에 핏대를 세우는 사람, 끊임없이 말바꾸기 좋아하는 사기꾼, 여기에 저 말하고 저기에 이 말하는 정치인들부터 BBK같은 각종 중대 의혹들을 물리치고 대통령까지 된 이명박씨까지...... 필자의 눈으로 봤을 때 저자가 다룬 인물들에 대한 DSM(정신과 질병분류) 기준은 그리 엄격하게 적용되지는 않아보인다. 하지만 그 사람들의 정신적 스펙트럼이 DSM에서 제시하는 협소한 정의에 많이 걸쳐있기에 그런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겠다. 준임상적으로라도 증거가 존재하면 추정해볼 수 있으리라. 성격상 너무나 당연한 얘기겠지만 그런 사람들은 정신과를 드나들기 힘들고 또한 그런 낙인(성격장애자)을 의사로부터 받기를 싫어한다는 점에서 공식적인 분석이 없는 관계로 저자는 그들과 가까웠던 사람들의 증언이 담긴 신문, 전기 등의 저널분석을 통해 그들의 내면을 추적한다.
그러나, 이런 저런 분석을 떠나서 필자도 정말 궁금했던 것은 왜 악인들에 대한 학문적, 체계적 접근이 그리 풍부하지 못하냐는 것이다. 왜 그럴까? 이에 하나 짚이는 통계가 있다. 2005년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 악의 가면, 싸이코패쓰'를 보면, 전 인구의 1%가 싸이코패쓰이며 4%가 반사회성 성격장애자다. 100명 중의 1명이 싸이코패쓰이며 4명이 반사회성 성격장애자란 말이다. 그리고 이들은 김영철처럼 온 신문지상을 떠들석하게도 하지만 더욱 지능적으로 교묘하게 사회에 적응한 케이스들도 많은데 사회 상층부에 자리잡고 있는 정치인, 의사, 교수, 고위관료, 기업경영자들 중에 특히 많다. 1%의 유병률도 의학적으로는 무척 큰 수치인데 그에 맞먹는 수의 사람들이 주로 상위집단에 많다면 악에 대한 논의가 이처럼 드문 것은 과연 무엇을 시사하겠는가?
필자의 경험도 그렇고 저자의 경험도 그렇고 악인을 분별하기란 정말 하늘의 별따기와 같을 때가 많다. 왜냐하면 이들의 신체생리가 우리가 평소 사람을 파악할 때 단서로 쓰는 사소한 감정표현들을 아주 자연스럽게 연출하여 그 속내를 완벽하게 감출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나 깜쪽같아 설마 그 사람이 그럴 리가 있겠어 할 정도의 기대감까지 불러일으킬 뿐더러 히틀러나 밀로셰비치같이 기억력이 특출나게 좋은 변종들을 만나게 되면 그 사람의 비정상 항진된 단편적 기억력들(타인의 약점잡기에 특히 잘 이용되는 기억력들)을 능력으로 착각하고 더욱 신뢰하게 된다. 그렇지 않은가? 우리는 기억력으로 대표되는 머리좋은 사람들을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신뢰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아닌가?
현대사회, 특히 대한민국 사회는 능력, 오로지 능력만을 중시한다. 특히 우리의 부모, 또 그 부모 세대는 국가공동체에 대한 충성, 사회에 대한 기여, 사람 됨됨이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능력만을 중시하는 풍조를 키워왔고 또 이어받았다. 본 서적은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과연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어 나아가야 하는가,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무엇이 되야하는가 등등에 대한 화두를 던져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다 함께 한 번 깊이 고민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