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사회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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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조선일보 > 2021년 6월 3주 선정
플랫폼 사회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이슈를
종합적으로 탐색하다
이 책은 플랫폼 사회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이슈에 대해 종합적으로 탐색하고자 한국사회학회가 중심이 되어 수행한 공동연구의 결과물이다. 일곱 명의 사회학자와 한 명의 정치학자, 그리고 한 명의 인문학적 음악가 이렇게 총 아홉 명이 참여한 연구진은 2019년 11월부터 1년간 월례 세미나와 두 차례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 책의 토대가 된 각 장의 내용은 “플랫폼 사회가 온다: 코로나19가 재촉한 변화와 대응”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사회학회가 개최한 공개 심포지엄(2020년 10월 23일)에서 발표한 것이다.
작가정보
목차
- 머리말
01 플랫폼 사회, 코로나19가 재촉한 변화와 대응 _ 이재열
팬데믹이 만든 역사적 변화?코로나19가 가속한 플랫폼화?플랫폼 혁명과 경쟁력?기술-제도-일상의 관계로 본 플랫폼 사회?이 책의 구성과 내용
제1부 변화하는 일상
02 우리는 설득이 불가능한 사회로 가는가? _ 하상응
들어가며: 자유의 아이러니?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표현의 자유?표현의 자유, 그 부작용?결론
03 단절사회에서 더불어 살려면: 개인화된 한국 사회와 플랫폼 사회의 도래 _ 임동균
들어가며: 개인화된 사회와 플랫폼 사회의 교차?개인화된 한국 사회의 미시적 풍경?한국의 개인화가 가진 이중적 어려움?플랫폼 앞에 선 개인?나가며: 플랫폼이 희망의 공간이 되려면
04 20대와 50대의 단절과 전승: 1980~2019 한국 현대문학 연구 텍스트 분석 _ 이원재·김병준
오늘날 세대 연구의 중요성?우리는 세대를 어떻게 이해해 왔는가?두 가지 관찰: 20대와 50대 사이의 기억의 단절과 역사 구조적 차이?논문 수와 연구자 수로 본 현황: 기술(descriptive) 통계?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본 20대와 50대 사이의 단절과 역사 구조적 변화: 해석과 결론
05 코로나가 일으킨 클래식 음악계의 지각변동 _ 조은아
클래식 공연의 오래된 미덕?비일상적 공간, 콘서트홀?기술복제 시대, 음반의 등장?코로나, 클래식 음악계의 지각변동?공연 영상화를 개척하다: 베를린 필 &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예술의전당, Sac on Screen?모자이크 앙상블?온라인 공연의 명과 암?영상 공연의 유료화: 네이버TV?영상 콘텐츠의 제작?온라인 음악교육 현장?원격 레슨의 기술적 구현?온라인 교육 콘텐츠, 본 투비 웹(Born to be Web)?설문조사: 코로나 이후 온라인 공연감상?예술의 사명
제2부 기술 변화와 제도 혁신
06 윤리적 AI 대 윤리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플랫폼 _ 강정한
데이터 플랫폼은 윤리적 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을까??예측가능성 패러독스?AI의 해석가능성과 책무성?거짓 양성 대 거짓 음성 간 균형: 신종 코로나의 경우?윤리의식의 가소성?기술 발전에 영향받는 윤리 감수성?시리, 핑계거리 찾아줘?해석인가 합리화인가??심적 시뮬레이션과 공감: 인지와 도덕이라는 동전의 양면
07 알고리듬이 편향된다면? _ 이호영
무엇을 입고 먹을지 고민하지 말라?알고리듬의 시대?알고리듬은 찾아준다?알고리듬은 분류한다?알고리듬은 판단한다?알고리듬은 추천한다?알고리듬은 예측한다?알고리듬은 관리한다?알고리듬은 자동화한다?알고리듬 편향은 완화될 수 있을까?알고리듬 편향과 사회적 딜레마
08 플랫폼은 일을 어떻게 바꾸는가? _ 한준
들어가며?기술과 일: 지난 과정에 대한 짧은 소개?플랫폼의 등장과 일에 대한 영향?플랫폼은 일의 시·공간적 경계를 없애는가??플랫폼은 일하는 사람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는가??플랫폼은 일하는 사람을 더 편하고 자유롭게 해주는가??플랫폼이 일을 더 좋게 만들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09 플랫폼 사회의 도래, 산업화의 세 번째 분기점 _ 이재열
플랫폼 사회는 새로운 분기점인가??플랫폼을 둘러싼 갈등과 책임성 논쟁?플랫폼 G2 전쟁과 유럽?한국형 플랫폼 사회로 가는 길
책 속으로
플랫폼 사회에서는 세 가지 중요한 메커니즘이 작동한다고 본다. 첫째는, 인간 행동의 거의 모든 측면이 데이터로 기록되고, 이 데이터를 분석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이터화(datafication)이다. 두 번째는 인간 활동, 감정, 아이디어 등 모든 것이 교환 가능한 상품으로 가공되는 상품화(commodification)다. 세 번째는 다양한 알고리듬을 통해 이용자의 선택을 돕거나 필터링하는 선택(selection)과 큐레이션인데, 대체로 각 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추천이 가능한 개인화가 이루어진다. 과거 전문가들의 평가에 의존해야 했던 평판이나 추세에 대한 분석은 플랫폼상의 실시간 반응으로 대체되었다. _ 18쪽
심지어 “지구가 둥글지 않고 평평하다”라고 생각하는 소수의 사람들 역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미디어 환경에서라면 자신의 입장과 일치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튜브와 같은 매체가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가 선호할 가능성이 높은 정보만을 취사선택해서 보여주는 관행 역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만드는 요인들 중의 하나이다. 즉, 한 번 특정 입장을 취한 사람들의 의견을 바꿀 수 있는 설득의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_ 45쪽
개인에게 플랫폼은 대단한 가능성과 욕망의 공간으로 다가온다. 그러한 공간이 될 수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플랫폼 서비스를 자신의 정체성을 구축할 수 있는 지지대[비계(scaffolding)]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루베이커(Rogers Brubaker)가 사람들이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자아를 ‘만들어낸다(produce)’고 했듯이, 사람들은 각종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취향을 바탕으로 한 작은 세계를 화면 안에 구축하고, 소비, 친밀 표시, 알고리즘에 의해 구축되는 자신의 취향 데이터를 축적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타인들과 온라인으로 상호작용 하거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남들에게 전시할 수 있다. _ 74쪽
이 연구의 변동계수의 시각화는 연령 집단의 차이가 크면 거리가 멀도록, 내부의 다양성과 차이가 크면 원이 커지도록 처리했다. … 〈그림 4-5〉에서 나타나듯이 20대 연구자가 데이터에 포착된 김대중 정권 시기 이후, 노무현 정권을 제외하고, 모든 시기에서 20대와 50대는 가장 거리가 멀다. … 이는 1980년대 6.25를 겪은 50대와 학생운동의 주체였던 20대, 그리고 오늘날 1987년의 저항을 완성하겠다는 386과 상대적으로 보수화되었다고 힐난 받는 20대 사이의 단절이 특별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_ 96쪽
온라인 공연에 청중들은 과연 얼마까지 지불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는 선례 자체가 없었다. 1만 원대인 영화 신작 VOD보다는 높이 책정하되, 실제 공연 티켓보다는 저렴해야 한다는 정도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한국의 클래식 음악계에선 최초로 국립오페라단과 서울예술단이 온라인 공연 유료화의 첫발을 내딛었다. 오페라 〈마농〉, 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이 2020년 9월 28~29일 네이버TV에서 상영되었다. 관람료는 두 작품 공히 2만 원으로 책정되었다. _ 122쪽
이러한 사례가 뜻하는 바는 AI는 인간을 흉내 낼 뿐이기 때문에 ‘쓰레기가 들어가면 쓰레기가 나오는(garbage in, garbage out)’ 시스템이며, AI가 보여주는 비윤리성은 곧 인간의 비윤리성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결국 우리가 AI를 어떻게 윤리적으로 규제할 것인지 신경 쓰는 것 못지않게 우리가 AI에게 윤리적으로 모범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AI가 윤리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인간이 꾸준히 감시하고 교정해야 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_ 136쪽
예를 들어 자율주행 시대에 일어나는 교통사고를 상상해 보자. 이런 사고의 법적·금전적 책임은 운전자, 차량 제조사, 자율주행 알고리듬 개발사, 학습용 데이터 제공자, 보행자 간에 어떻게 배분해야 하는가?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저명한 법률가나 자율주행 전문가가 답을 내려주기를 바랄지 모르지만, 어쩌면 가장 발 빠르게 이에 대해 답을 준비하는 측은 가장 큰 금전적 이해가 걸려 있는 주체, 예를 들어 자동차 보험회사일지 모른다. 그리고 그 회사는 MIT의 도덕적 기계 설문 결과를 수시로 업데이트 하고 관련 판례를 계속 학습하는 윤리 플랫폼 서비스를 계속 참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러한 사회에 대비되어 있는가? 흑은 그러한 보험회사의 변론에 설득 안 당한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_ 158쪽
미국에는 스테이플(Staples)이라는 유명한 문구점이 있다. 이 웹사이트에서는 우편번호에 따라 가격을 차별화하는 정책을 적용한다. 온라인 쇼핑몰의 구매자가 스테이플의 경쟁자인 홈디팟(Home Depot) 같은 매장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다면 더 높은 가격이 제시된다. 온라인 쇼핑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항공사나 호텔 중개사이트, 렌터카 회사도 이용자의 방문 기록인 쿠키(cookie)를 분석하여 잠재적 고객에게 각각 다른 가격을 보여주고 있다. 한 예로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주유소들은 시장 데이터를 학습시킨 인공지능 알고리듬을 이용하여 지불의사가 높은 손님 방문 시점에 가격을 높이는 실험을 하기도 했다. 이 실험은 일시적인 가격 조정에 대해 고객이, 또 경쟁사가 어떤 리액션을 보이는지를 데이터로 수집해서 가격 정책에 활용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_ 169~170쪽
경제학자 케인스(John M. Keynes)는 1930년 인간의 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과학기술의 발달이 가져올 자본의 축적과 생산력 제고는 인류의 경제적 능력을 8배 이상 높여서 2030년이 되면 하루 노동시간은 평균 3시간, 주당 노동시간은 최고 15시간이 될 것이다.” … 그럼 왜 케인스의 100년 뒤에 대한 전망과 지금의 현실은 이렇게 판이하게 달라진 것일까? 케인스가 예측할 때 전제로 삼았던 인류의 경제적 능력이 당시 그의 예측에 못 미치기 때문일까? 만약 경제적 능력을 경제적 산출 기준으로 한다면 1930년에 비해 2020년 전 세계 1인당 GDP의 비율은 대략 추산해도 8배가 넘는다. 만약 경제적 능력을 생산성 기준으로 한다면 역시 같은 기간 증가는 6.5배가 조금 넘고 2030년에는 8배에 조금 못 미치지만 상당히 근접한다. 케인스 예측대로 인류의 경제적 능력은 늘었는데 사람들은 하루 3시간, 일주일 15시간의 일을 하고 경제적 걱정 없이 높은 삶의 질을 즐기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_ 187~188쪽
출판사 서평
코로나가 앞당긴 플랫폼 사회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
전 세계 주가 총액 상위 10위 기업 중 일곱 개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알리바바 등 플랫폼 기업이다. 그렇다고 플랫폼의 영향이 경제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트럼프식 대중영합주의와 혐오기반 정치는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의 영향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 플랫폼 노동은 기존 노동시장 제도의 범위를 넘어서는 이슈들을 만들어낸다. 정보의 검색과 소통은 모두 플랫폼에서 이루어지고, 음악이나 영화감상은 스트리밍으로 바뀌고 있다.
플랫폼 사회로의 변화는 일시적인가, 지속적인가. 플랫폼에 의해 매개되는 네트워크가 확장되어 개인의 역량을 극대화하고 공생과 협력이 선순환하는 유토피아를 낳을 것인가, 소수에의 쏠림과 치우침, 그리고 감시와 독점이 일상화되는 디스토피아를 낳을 것인가. 디지털 플랫폼에서 작동하는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우리의 삶은 더 여유로워질 것인가, 혹은 정보 격차가 커지고, 배제되는 세대와 인구 집단의 불이익은 심각해질 것인가. 조직에 대해 우리는 어떤 근본적 질문을 새롭게 던져야 하는가. 공감력이 가지는 파급효과는 새로운 조직의 구상과 실행, 공유와 협업의 가능성을 어떻게 바꿀까. 적극적인 변화가 플랫폼 사회의 미래를 결정할 시점에서, 어떻게 제도적 공백을 채워야 할까. 적극적으로 사회적 임팩트를 극대화하는 플랫폼 사회를 만들려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이 책이 플랫폼 사회로 진입한 한국과 세계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법을 찾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주요 내용
이 책은 내용적으로는 변화하는 일상을 다룬 1부에 모두 4장, 그리고 기술 변화와 제도 혁신을 다룬 2부에 4장으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플랫폼 사회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일상이 어떤 변화의 궤적을 보이는지, 정치적 담론과 개인들 간의 관계, 세대 간 거리, 공연예술의 변화 등을 통해 살피게 된다. 2부에서는 플랫폼 사회에서 가장 핵심적 기술로 떠오르는 인공지능과 알고리듬, 그리고 플랫폼 노동이 만들어낼 미래 변화에 대해 살피고, 플랫폼 사회의 등장이 새로운 역사적 분기점에 해당한다는 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1장 ‘플랫폼 사회, 코로나19가 재촉한 변화와 대응’에서 이재열은 코로나19가 가속한 플랫폼 사회에 대해 살펴보고 이 책의 전체 내용을 훑어본다.
2장 ‘우리는 설득이 불가능한 사회로 가는가’에서 하상응은 플랫폼의 발전과 자유민주주의 확산이 맞물리면서 정치적으로는 오히려 혐오와 편견이 강화되고 결과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가 위협받게 된 ‘자유의 아이러니’에 대해 꼼꼼히 분석하고 있다. 하상응의 분석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정보매체의 알고리듬이 만들어낸 선택과 큐레이션이 결과적으로 정치적 이념에 따른 확증 편향을 강화시키고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점에서 플랫폼 기업이 심각하게 사회적 책임성에 대해 고민해야 할 이유를 제시한다. 또한 온라인 공간에서의 표현의 자유가 어디까지 완벽하게 허용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토론이 필요하며, 이 문제로부터 정부도, 플랫폼 기업도, 사회도 자유롭지 않다고 주장한다.
3장 ‘단절사회에서 더불어 살려면’에서 임동균은 한국인의 마음의 심연을 보여준다. 코로나19로 촉발된 물리적 거리두기가 개인의 주위에 깊은 해자를 두르는 심리적 거리두기와 함께 진행되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플랫폼 사회로 진입한 한국에 만연한 냉소주의,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나 적대감, 좁은 신뢰 반경 등이 본래 플랫폼의 네트워킹 기능이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연결의 힘과는 다른 이중성의 모습을 보인다고 진단한다.
4장 ‘20대와 50대의 단절과 전승’에서 이원재와 김병준은 플랫폼화한 기술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징후로서 세대차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도발적인 분석 결과를 제시한다. 이들은 가장 문화적 현상이라고 할 만한 문학의 세계가 쏟아낸 텍스트를 빅데이터 삼아 예리한 분석의 메스를 들이댔다. 언론의 게이트웨이가 사라지고 누구든 메신저가 되어 의견과 주장을 교환할 수 있게 되었지만, 세대 간 단절은 오히려 가속되었다는 점에서 일상을 지배하는 이념과 문화의 강력한 영향력을 발견하게 된다.
5장 ‘코로나가 일으킨 클래식 음악계의 지각변동’에서 조은아는 코로나가 일상에 남긴 격렬한 지각변동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공연예술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청중의 몰입과 생생한 현장성을 생명으로 한다. 그러나 폐쇄된 콘서트홀로 인해 공연 기회를 얻지 못한 예술가들은 뿔뿔이 격리된 공간 속에서 강요된 무관객 스트리밍, 랜선 공연, 홈플레잉과 모자이크 앙상블 등으로 대안을 찾아야 했다. 조은아의 대안은 플랫폼이다. 네이버TV가 최근 선보인 ‘라이브 감상’ 후원 리워드 기능은 유료 온라인 공연의 플랫폼 모델이다. 온라인 공연 활성화로 빈사 상태에 놓인 공연계와 청중을 연결하는 양면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면, 플랫폼 기업은 팬데믹을 계기로 예술 분야를 살리는 새로운 혁신의 창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조은아는 문화예술 교육에서 디지털 문해력을 갖춘 디지털 세대에 맞는 새로운 온라인 콘텐츠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2부에서는 인공지능, 알고리듬, 플랫폼 노동 등의 다양한 기술 변화가 어떻게 제도와 맞물리는지에 대해 검토했다. 그리고 플랫폼 사회의 도래가 역사적으로 경험한 두 번의 산업화의 분기점과 어떤 점에서 비교되는지를 살펴보았다.
6장 ‘윤리적 AI 대 윤리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플랫폼’에서 강정한은 인공지능이 인간처럼 알 수 없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딥러닝이 기본적으로 인과적 메커니즘에 대한 모델이 아니라, 심층적 구조에 대한 반복학습을 통해 에러를 줄이는 능력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마치 블랙박스와도 같이 그 과정이 드러나지 않는 인공지능의 학습과정을 고려할 때, 인공지능이 인지적 판단뿐 아니라 윤리적 판단이나 감정의 영역도 인간을 흉내 낼 것이라는 섬뜩한 예측이다. 그렇다면 플랫폼 사회에서 학습할 데이터 공급을 제한하여 AI의 폭주를 막을 방법은 무엇인가. 강정한은 프라이버시 보호와 같은 도덕적 원칙과 데이터에 가격을 매기는 경제적 해법 사이에서 그 대안을 저울질한다.
이호영이 쓴 7장 ‘알고리듬이 편향된다면?’은 강정한의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그는 플랫폼이 수집한 데이터로부터 분류하고 판단하며 추천하고 예측하는 알고리듬이 가진 편향성에 대해 주목한다. 데이터와 알고리듬이 가진 본원적인 편향을 고려할 때 알고리듬이 사람보다 더 공정할 것이라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호영은 알고리듬에만 맡겨서는 모든 이해당사자를 만족시키고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만능의 해결책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자동화의 잠재적 효과를 가늠할 수 있어야 하며,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공적인 의사결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8장 ‘플랫폼은 일을 어떻게 바꾸는가?’에서 한준은 플랫폼이 가진 양면 네트워크의 효과가 일을 어떻게 바꾸는지 세 가지 기능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첫째, 플랫폼은 일의 수요자와 공급자가 정보 접근을 쉽게 해서 거래 조건에 맞는 상대방을 찾기 쉽게 만드는지, 둘째, 플랫폼은 분업과 협업을 매우 쉽게 만들어, 분산된 다수 혹은 대중의 힘을 이용하기 쉽게 하며, 일의 내용이나 숙련 수준에 따라 선택할 여지를 넓게 만드는지, 셋째, 플랫폼은 일의 방식과 요구사항에 대한 수요자의 통제 가능성을 높이고 평가를 통한 평판을 쉽게 만들어 통제에 반영할 수 있게 하는지에 대한 검토다. 어떻게 해야 플랫폼이 일을 더 좋게 만들까. 한준은 새로운 제도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다양성과 참여의 기회, 유연성과 선택의 기회, 보수와 근로조건의 정당한 기준, 안전과 보호, 데이터와 개인정보의 보호, 학습과 발전가능성 등을 확보할 수 있는 공론화와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9장 ‘플랫폼 사회의 도래, 산업화의 세 번째 분기점’에서 이재열은 거시적이고 역사적 맥락에 주목한다. 플랫폼 사회는 과거 산업화의 중요한 분기점, 즉 대량생산체제가 자리 잡은 20세기 초나, 유연전문화가 뿌리내린 1970년대와 유사하게 새로운 분기점을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다. 플랫폼 사회로 진입하면서 자본주의적 축적의 내용과 형식을 바꾸는 거대한 전환이 이루어졌고, 플랫폼을 둘러싼 갈등과 책임성 논란도 커졌다. 이재열은 한국형 플랫폼 사회로 가기 위해 정부는 규제의 불일치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하고, 또한 플랫폼 기업은 재무적 가치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정당화 전략을 통해 똑똑하고 존경받는 기업으로 발전하여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본정보
ISBN | 9788946073036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6월 08일 |
쪽수 | 232쪽 |
크기 |
160 * 231
* 21
mm
/ 481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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