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와 혐오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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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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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차원에서 질문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다
이 책은 한국 사회의 언론이 성소수자에 관해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지, 혐오표현이 유머로 포장되어 퍼지고 있지는 않은지, 실제로 분노가 범죄의 원인인지, 디지털 사회의 도래가 노인을 소외시키고 세대 간 혐오를 증폭시키지는 않는지, 온라인 공론장에서의 정치적 참여가 서로간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지, 사회적·물리적 관계의 단절이 투표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와 같은 사회문제에 대해 새로운 시각에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구한다.
작가정보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저서로는 〈네트워크와 혐오사회〉(한울, 2021)(공저), 〈대통령과 재난: 대통령 기록물로 본 재난의 역사〉(동명사, 2022)(공저)가 있다.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연구교수. 저서로는 〈지능정보사회의 이해〉(나남, 2021)(공저), 〈네트워크와 혐오사회〉(한울, 2021)(공저)가 있다.
연세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디지털사회과학센터 연구교수. 저서로는 〈네트워크와 혐오사회〉(한울, 2021)(공저), 〈한국 정당의 미래를 말하다〉(한울, 2015)(공저)가 있다.
목차
- 제1장 | 혐오의 원인과 메커니즘을 찾아서 / 조화순·임정재
제2장 | 성소수자와 혐오담론 / 조화순·강신재
제3장 | 혐오가 유머를 만날 때: 유머를 통한 타인에 대한 혐오 증폭과 한국의 젠더 갈등 / 연지영·이훈
제4장 | ‘분노’는 어떻게 우발적 범죄가 되었을까?: 사회적 의미생성 메커니즘의 이해 / 이선형
제5장 | 노인소외와 앵그리 올드, 그리고 앵그리 영의 노인혐오 / 오주현
제6장 | 온라인 공간의 정치적 토론과 혐오: 시민 참여의 양면 / 권은낭·강정한
제7장 | 결속과 연계의 소셜미디어: 이민자에 대한 한국인의 포용성 / 김기동·이재묵
제8장 | 투표 불평등의 사회구조: 주거 이질성 / 김범수
책 속으로
한국 사회에서 혐오를 전파하는 일등 주범은 소셜 미디어이다.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소셜 미디어는 정보의 생산과 유통에 개인이 손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예를 들어 미국 대선에서 상대 후보를 조롱하는 트럼프 후보의 짧은 트윗은 ≪뉴욕타임스≫ 같은 언론보다 여론에 강력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문제는 소셜 미디어가 근대 이후 인류가 만들어온 여론 형성의 검증 메커니즘을 무력화시켜 버린다는 점이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유통되는 트럼프의 비난과 조롱의 트윗은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데 유용할 수 있지만, 사회의 양극화와 파편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_9~10쪽
개인은 자신이 속한 사회적 집단의 구성원을 위해 ‘우리(us)’와 ‘그들(them)’을 극명하게 비교하고, 그룹 내에 있지 않은 사람 혹은 집단에 대하여 차별적인 마음을 가진다.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혐오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증오나 특정 집단에 대한 적대감의 표시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즉, 혐오는 사회정체성을 형성하려는 동기에서 비롯되어 성별, 인종, 성적 지향성, 장애 등을 가진 외집단에 대한 차별로 나타날 수 있다. _20쪽
성소수자에 대한 미디어의 편향적인 보도를 수정하고 현실과 온라인 공간에서 건전한 여론을 형성하는 것은 성소수자 문제에 대한 진지한 토론과 제도적 방안을 찾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다. SNS에서 유통되는 성소수자 관련 콘텐츠와 댓글 등을 분석해 SNS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완화하는 기제로 작용하는지, 아니면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더 확산시키는 증폭제로 기능하는지 면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_66쪽
‘차별금지법’ 혹은 ‘평등법’이 지향하는 것처럼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막는 방향으로 제도화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아직 제도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고 사회적인 합의를 도출해 나가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대중매체는 정파적으로 보도하기보다는 균형 잡힌 시각에서, 그리고 문제 해결의 시각에서 보도해야 한다. 또한 온라인 공간에서 사람들이 동질적인 집단 내에서만 소통하기보다는 자신과 입장을 달리하는 사람들과 교류와 소통을 지속하는 진정한 의미의 ‘공론장’을 형성하고 유지해야 한다. 이러한 조건들이 충족되었을 때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완화되고 성소수자의 권리 증진에 필요한 여러 제도적 장치를 도입하기 위한 생산적인 논의가 풍부해질 것이다. _68쪽
사람들은 나와 완전히 다른 사람이 아닌 나와 어떠한 특성이나 정체성을 함께 공유하는 사람일 경우, 혐오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에 대해 반박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는 곧 혐오에 대한 자정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혐오 표현을 자정하기 위해서는, 현재 만연해 있는 혐오 표현이 나와 전혀 상관없고 다른 사람을 향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나와 비슷하며 무언가 공통성을 공유한 사람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인지시키고 스스로 그것에 대해 반박할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한다. 혐오가 유머로 포장된다고 해서 그것이 혐오가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유머적 혐오 표현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 번 일깨울 필요가 있다. _99쪽
언론의 강력사건 보도에서 분노 단어는 의미가 유사한 격분이라는 단어보다 우발이라는 단어와 더 유사도가 높은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분노로 인한 공격성에 대한 원인은 잘 드러나지 않으면서 분노의 갑작스러움이나 우연성이 강조되어 왔다. 단어를 사용할 때 어떤 단어를 함께 사용하는가에 따라 맥락이 차이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이를 분석으로 증명하는 작업은 잘 이뤄지지 않는 듯하다. 이에 이 장에서는 범행의 행태적 특성을 설명하는 데 사용된 언론 보도 내용을 분석함으로써 단어에 부여되는 새로운 의미나 맥락을 이해하고자 했다. _134쪽
아무리 좋은 분석기법을 활용한다고 해도 연구하고자 하는 현상에 대한 구체적인 문제의식과 이해가 없다면 데이터 수집에서부터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텍스트 분석에 관심이 있다면 현상 또는 대상을 대표하는 주요 단어를 선정하기 위해 문제의식을 구체화하는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 _135쪽
고령층의 디지털 격차는 개인의 디지털 격차, 디지털 소외 문제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여러 세대가 한 시대의 사회구성원으로서 가정 혹은 직장, 지역사회에서 함께 생활하기 때문이다. 즉, 디지털 기기 및 서비스 이용능력은 서로간의 소통을 돕는 도구일 수 있지만,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기 어려울 경우 오히려 소통이 어려워지거나 배제될 수 있다. 예를 들어, 20대부터 60대까지 여러 세대가 위계서열을 갖춘 구조로 조합된 직장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지 못할 경우 세대 간 단절의 벽이 생길 뿐 아니라 윗세대가 시대에 뒤쳐진 대상으로 여겨질 수 있다. 정보사회 또는 디지털 사회는 경험을 전수하는 권위 있던 세대를 순식간에 역사회화가 필요한 세대, 사회적 역할을 상실한 세대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_148쪽
갈등은 언제나 존재하고 순기능을 할 때도 있지만 갈등을 넘어선 혐오는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한다. 갈등이 저마다의 시각에서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가능성을 기대하는 것이라면, 혐오는 개선 가능성의 부재를 의미하는 것으로 소통의 단절을 가속화시킨다. 노인혐오도 마찬가지이다. 언제나 존재해 왔던 세대 갈등이 보다 나은 방향으로의 변화 가능성을 찾는 역동적인 현상이라면, 노인혐오는 자기 세대에 감정을 이입해 세대 내에서 편향된 대화만 나눌 뿐이어서 세대 간에 소통 부재와 단절을 낳는다. _158쪽
이처럼 온라인 공론장에서 이루어지는 토론의 결과는 정부정책 및 현실공간에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긍정적인 토론을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합리적인 토론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온라인 공간에서 어떻게 내집단 편향을 억제하고 합리적 토론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 우선, 나와 입장이 다른 불특정 다수도 자신과 같은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인정 및 존중하는 시민의식을 오프라인 생활 세계에서 갖춰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온라인 공간에서 나와 다른 정치적 입장 가운데 합리적 논변을 갖춘 양질의 주장에 적정 수준 노출될 수 있도록 온라인 공간을 설계하고 구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_203쪽
그래프의 패턴은 SNS를 더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일수록 ‘이민자의 유입을 더 늘려야 한다’라는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는 SNS의 사용이 폐쇄적인 속성의 사회적 자본과 개방적인 속성의 사회적 자본을 모두 발달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이민자에 대한 태도와 관련해서는 SNS가 개방적인 사회적 자본을 증진시켜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꿔 말하면, SNS의 사용은 결속형 사회자본이 아닌 교량형 사회자본과 더욱 강하게 연계됨으로써 자신과 이질적인 대상에 대한 이해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_225~226쪽
이는 주거 이질성이 사람들을 분리시켜 정치 참여의 이웃효과가 작동하지 못하게 막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웃효과는 사회연결망효과라고 부를 수 있는데, 투표하러 가는 가족, 친구, 친지를 따라 나도 투표를 하는 효과를 의미한다. 주거환경이 이질적인 동네에 사는 주민들은 이웃과 소통할 기회가 적어 공적인 일에 협력할 가능성이 줄어들며, 투표할 가능성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_266쪽
출판사 서평
혐오의 원인과 메커니즘에 대한 다학제적 연구
오늘날 개인과 집단은 온라인 공간을 이용해 서로를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혐오하고 있다. 혐오를 드러내는 것은 한국 사회의 보편적인 정서가 되었다. 소셜 미디어에는 외국인 근로자, 다문화 가정, 성소수자, 여성과 남성 등 특정인에 대한 혐오와 비난이 넘쳐난다. 혐오가 증폭되어 혐오 대상에 대한 차별로 이어지는 것을 막으려면 혐오의 원인과 결과를 탐구하고 분석해야 한다. 이 책은 온라인 공간에서 발현되는 집단 정체성의 극화 문제와 혐오의 원인을 다학제적 차원에서 고민하고 이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하는 데서 출발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핵심적인 문제를 ‘혐오’로 진단하고, 네트워크 사회로 들어서면서 혐오가 더욱 격화되고 있다는 문제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온라인 공간이 특정 개인과 집단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위한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면 정보기술에 기반한 사회를 무조건적으로 낙관할 일은 아니다. 이 책은 온라인에서 발현되는 혐오의 원인과 양상을 다양한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혐오의 문제와 영향력을 진단하려는 이러한 시도는 한국 사회가 현재 맞닥뜨린 문제를 명확히 이해하고 토론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각 장의 내용
제1장 ‘혐오의 원인과 메커니즘을 찾아서’는 혐오에 대해 ‘특정 개인과 집단이 자신의 행복, 성공, 건강한 삶에 위협이 된다고 느낄 때 나타나는 감정’이라고 규정한다. 이 글은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 혐오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고찰하는 한편, 혐오의 동기와 형태를 인지적 차원, 정치적 차원, 사회적 차원 등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한다.
제2장 ‘성소수자와 혐오담론’은 한국 사회에서 나타나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 갈등에 관해 논의한다. 이 글은 전통적인 미디어가 성소수자를 둘러싼 담론을 형성하는 데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에 주목해, 보수언론인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진보언론인 ≪한겨레≫와 ≪경향신문≫이 매체의 정파성에 따라 성소수자 이슈를 어떻게 보도하는지, 보도 행태의 차이를 살펴본다.
제3장 ‘혐오가 유머를 만날 때: 유머를 통한 타인에 대한 혐오 증폭과 한국의 젠더 갈등’은 온라인상의 혐오 표현이 유머로 소비될 수 있다는 데 주목한다. 이 글은 ‘혐오의 놀이화’에 대한 사회적 함의를 고찰하는 한편, 유머가 사회의 뒤편에 자리하던 혐오와 차별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확산시킬 가능성에 대해 우려한다. 또한 유머는 혐오를 사람들의 인식 속에 자연스럽게 흡수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므로 유머적 혐오 표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고 제언한다.
제4장 ‘‘분노’는 어떻게 우발적 범죄가 되었을까?: 사회적 의미생성 메커니즘의 이해’는 ‘분노’라는 감정이 범죄 사건에서 보도되는 방식을 연구한다. 연구를 위해 뉴스에 사용된 살인, 살해, 폭행, 폭력, 상해, 방화, 격분, 우발, 충동, 분노, 총 10개 단어를 분석한다. 분석을 토대로 분노범죄와 우발적 범죄는 모두 그 동기와 원인이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보도 내용에서 행태적 특성으로 묶여 원인을 모색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제5장 ‘노인소외와 앵그리 올드, 그리고 앵그리 영의 노인혐오’는 디지털 사회에서 노인세대가 겪고 있는 소외를 정보 격차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그 결과 노인소외와 세대 갈등이 노인혐오로 증폭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이 글은 디지털 격차가 디지털 소외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음에 주목하면서, 갈등을 넘어선 혐오는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한다고 말한다.
제6장 ‘온라인 공간의 정치적 토론과 혐오: 시민 참여의 양면’은 제19대 대선 기간에 ‘다음아고라’의 정치 토론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분석함으로써 온라인 공간이 정치적 토론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분석을 통해 오늘날 온라인 공간은 다양성을 토대로 합리적인 토론이 이루어지는 장이 아닌, 내부집단의 의견을 확고히 하는 혐오와 갈등의 장이 되고 있음을 확인한다. 하지만 온라인 공간을 갈등을 증폭시키는 기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숙의민주주의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계속 탐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7장 ‘결속과 연계의 소셜미디어: 이민자에 대한 한국인의 포용성’은 한국인의 소셜 미디어 이용이 최근 늘어나고 있는 외국인 이민자에 대한 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다. 이 글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의 소셜 미디어는 자유로운 정보 교환과 개방적인 관계 맺기를 특징으로 하므로, 낯선 이들에 대한 두려움 또는 혐오감을 줄여주는 대신 개방적인 태도를 갖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결론 내린다.
제8장 ‘투표 불평등의 사회구조: 주거 이질성’은 지역 간 투표율 차이를 발생시키는 사회적 요인들에 대해 논의한다. 저자는 1인 가구가 많은 동네일수록 투표율이 낮고 부동산 가격이 높을수록 투표율이 높다고 분석하면서, 사회적 차이를 분리와 배제로 증폭시킬 경우 정치적 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본정보
ISBN | 9788946072886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3월 05일 |
쪽수 | 272쪽 |
크기 |
158 * 231
* 23
mm
/ 557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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