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노동자는 누가 돌봐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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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에서는 실제 돌봄노동을 행하고 있는 재가 요양보호사, 장애인 활동보조노동자, 지자체 가정도우미, 이주여성 가사돌봄노동자들의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돌봄노동자들의 노동 현실을 짚어본다. 3부에서는 돌봄노동자의 노동권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철학적·사상적 고찰을 통한 돌봄 행위의 의미를 새겨본다.
작가정보
저자 정진주는 캐나다 토론토대학 사회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사회건강연구소 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보건의료사회학 강좌: 한국사회와 국민건강?(공저), ?국가·젠더·예산?(공저), 역서로 ?무엇이 여성을 병들게 하는가??(공역), ?일, 그 야누스적 얼굴: 직무스트레스 이해하기?(공역)가 있다. 논문으로 ?유럽 각국의 낙태 접근과 여성건강: 한국 낙태논쟁에 대한 함의?, ?보건의료분야에서의 질적연구 적용?, ?보건분야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성인지성 향상을 위한 외국정책 고찰: 미국과 유럽연합의 사례? 등이 있다.
목차
- 제1부. 돌봄노동의 특성
문현아_글로벌 사회변화 속 젠더화된 돌봄노동의 이해
김은정_사회적 돌봄서비스 공급체계 현황과 특징
제2부. 사례로 본 돌봄노동
이상윤_의료기관 간병인 노동
정진주_재가 요양보호사
정최경희·김유미_장애인 활동보조노동자
김인아_지자체 가정도우미
박홍주_입주가사노동자: 조선족 사례
제3부. 건강한 돌봄노동을 위한 제언
박선영_비공식부문 돌봄노동자의 노동권 보장방안: 간병노동자를 중심으로
오카노 야요_돌봄의 윤리와 페미니즘
책 속으로
서구와 한국사회 모두에서 고전적 의미의 가사노동이나 가족구성원을 돌보는 역할은 대부분 여성의 몫이었다. 이러한 돌봄의 역할은 자본주의사회에서 가치가 부여되는 노동이 아니었다. 따라서 여성주의자들은 돌봄노동(care work)의 가치를 부각시키기 위해 화폐단위로 그 노동의 비용을 계산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또한 돌봄 그 자체는 여성의 부드러움과 감수성, 타인의 욕구를 감지하는 탁월한 능력 등으로 인하여 칭송되어야 하는 소중한 자산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런데 여성취업의 증가, 가족구조와 사회적 인식의 변화 등으로 인해 과거처럼 돌봄노동을 기꺼이(또는 비자발적으로나마) 받아들이고자 하는 여성이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돌봄은 다른 사람의 노동을 통해, 또는 국가정책을 통해 제공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제도적 뒷받침이 갖춰지고 있다. _5~6쪽
노동의 여성화, 즉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이 활발해진 것이 기본 축으로 존재한다. 특히 여성에 대한 교육기회의 증대와 더불어 많은 여성이 전문직, 사무직, 관리직으로 진출하는 특성이 우선적으로 돌봄노동의 ‘공식화’, 돌봄의 ‘노동화’를 초래하게 된다. 여성이 직장, 사회로 진출하고 난 뒤에 남겨진 가족과 가정은 누가 유지하고 돌볼 것인가? 이런 추세에 맞물려 돌봄을 수행해야 하는 여성들이 진출한 뒤의 빈자리를 메울 또 다른 ‘노동력’이 필요하게 된다. 글로벌 사회에서 이 자리는 저임금 서비스직으로서 돌봄을 담당하는 여성노동인구가 대체하고 있다. _ 27쪽
돌봄노동을 둘러싼 현실은 그 과정이나 결과물 자체가 아닌 돌봄노동이 자리하고 있는 위치 자체에 불평등성이 내재해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가치평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노동의 질이나 의미와 모순되는 ‘저임금’이 억압된 노동의 왜곡을 강화하는 것이다. 즉, 돌봄이 노동과 맞물리기 전까지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며 이에 대해 사회가 좀 더 고차원적으로 의미부여했던 측면이 노동과 맞물리면서 일치하지 않고 있는 데서 이에 대한 가치평가의 어려움과 저임금이 자리하고 있어 보인다. _46쪽
가난한 사람들이 세상의 부인이 되고 어머니가 되고 화장실을 청소하고 아이들을 양육하는 속에서 사적 세계는 저평가되는 상태로 남아 있다. 특정한 노동, 즉 양육 혹은 사적인 ‘가사’노동에 대한 평가절하는 계속되고 있다. 급료의 수준에서 보면 아이를 키우는 것은 화장실 청소하는 것과 대체로 맞먹는다(파레냐스, 2009: 127 재인용). _ 47쪽
이렇듯 사회적 돌봄서비스는 국가의 직간접적 개입을 필요로 하는 공적인 서비스이며, 이에 대한 수요가 보편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서비스 수요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인가는 복지국가의 중요한 정책적 과제가 되고 있다. 특히 증가하는 돌봄서비스 수요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돌봄서비스의 공급주체들을 어떻게 다원화하고 이러한 주체들 간 관계를 어떠한 방향으로 형성시킬 것인가가 많은 국가의 주요 정책과제이다. _57~58쪽
출판사 서평
우리는 양질의 돌봄 서비스를 받고 있는가?
돌봄노동을 ‘괜찮은 일자리’로 만들기 위한 우리의 과제는?
“여성이 직장, 사회로 진출하고 난 뒤에 남겨진 가족과 가정은 누가 유지하고 돌볼 것인가?”
“급료의 수준에서 보면 아이를 키우는 것은 화장실 청소하는 것과 대체로 맞먹는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노인이 되고 누군가의 돌봄을 받아야 한다. 이때 우리는 제대로 된 돌봄을 받을 수 있을까?”
돌봄이라는 것은 특정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사안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일생 동안 필요한 것이다. 한 사회를 지속시키기 위해서 사회 내 대다수의 구성원이 일정 정도 돌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누가, 왜 돌봄의 역할을 더욱 많이 수행하게 되었는가는 되짚어볼 문제다. 또한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돌봄이 국가정책적 차원에서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으며, 미래는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모색이 절실한 때다.
이 책은 향후 제대로 된 돌봄을 제공하고 수혜를 받기 위해 돌봄노동자가 처한 구체적인 현실을 파악하고 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쓰였다.
⊙ 이 책은
▶ 돌봄노동자가 건강해야 건강한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돌봄노동을 ‘괜찮은 일자리’로 만들기 위한 해법
고령화, 여성의 경제활동참여 증가 등의 영향으로 한국 사회에서도 돌봄의 문제가 대두하기 시작했다. 즉, 과거에 사적인 가족 안에서 여성이 담당했던 노동이 공적인 사회로 나오면서 이 노동이 차지하는 위치와 그 일을 담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그간 여성이 가족 내에서 무임금으로 담당해왔던 돌봄이 공적인 사용관계로 편입되면서 이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고 있는지, 사회에서 돌봄노동을 수행하고 있는 돌봄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은 어떠한지 살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돌봄노동자의 노동환경에 대한 고찰은 돌봄을 제공받는 입장에서는 돌봄노동자가 행복하지 않을 경우 제대로 된 돌봄, 보살핌을 받기 어렵고 돌봄노동자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처한 노동조건에 대한 기본적인 권리가 보장되어야 하는 이유에서 더욱 민감하게 다뤄야 할 쟁점이다. 그러나 현재 돌봄노동자들은 불안정한 고용, 저임금, 과중한 노동, 법적 보호장치의 미비 등 열악한 노동조건 속에서 일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여기에 초점을 맞추어 돌봄노동의 현실을 진단하고 돌봄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대안이 마련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고자 한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1부에서는 돌봄노동의 정의와 젠더화되고 있는 돌봄노동의 특성을 이주의 여성화 현상을 통해 살펴보고, 현재 한국 사회에서 돌봄노동이 어떻게 공급되고 있으며 어떤 방향으로 공급되어야 할지를 생각해본다. 2부에서는 실제 돌봄노동을 행하고 있는 재가 요양보호사, 장애인 활동보조노동자, 지자체 가정도우미, 이주여성 가사돌봄노동자들의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돌봄노동자들의 노동 현실을 짚어본다. 3부에서는 돌봄노동자의 노동권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철학적·사상적 고찰을 통한 돌봄 행위의 의미를 새겨본다.
⊙ 신간 출간의의
▶ 돌봄노동의 현실과 대안을 아우르는 최초의 단행본
이제까지 돌봄에 대한 논의는 주로 수혜자의 입장에서 그들에게 필요한 제도 마련과 만족도 제고, 공적 서비스의 공급 등이 주요 관심사였다. 하지만 돌봄을 제공하는 돌봄노동자의 삶의 질과 적절한 노동조건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지속적인 돌봄노동자의 공급뿐 아니라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도 떨어질 것이다. 향후 제대로 된 돌봄을 제공하고 수혜를 받기 위해서는 돌봄노동자가 처한 구체적인 현실을 파악하고 그 대안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이와 관련해서 이제까지 학술 논문, 간헐적인 고발 기사들은 있었지만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하여 묶은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또한 사회학, 사회복지학, 여성학, 의학, 보건학, 법학 분야의 연구자가 모여 일정 기간 만나면서 주제별 발표와 토론을 거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각도로 돌봄노동을 고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책속으로 추가]
우리 모두는 언젠가 노인이 되고 누군가의 돌봄을 받아야 한다. 이때 돌봄을 해주는 중요한 인력은 요양보호사가 될 것이다. 요양보호사가 ‘국가공인인증 파출부’가 아니라 환자를 ‘관리해주는 전문인’으로서 인식되어 제대로 된 돌봄을 받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들이 ‘자부심’을 갖고 상호 존중하는 관계에서 돌봄이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사회구성원 모두가 언젠가는 돌봄이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행복하고 존중받는 관계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_178쪽
이주여성 가사노동자는 ‘진짜 내 가족인 것처럼, 진짜 내 아이인 것처럼, 진짜 내 부모인 것처럼’ 생각하도록 강제당하고, 또한 그렇게 생각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감정을 관리한다. 고용주 가족의 특정한 요구에 부응해서 ‘웃는 얼굴’로 다양한 가사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이주여성의 일상생활에서 무조건적으로 인내하고 참아내는 자기조절의 과정은 필수적이다. _263쪽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조선족 이모’라고 불리는 조선족 입주도우미는 1980년대 후반부터 ‘방문취업제’라는 이원화된 한국의 이주노동정책을 통해 한국사회에 유입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대다수 이주여성은 불안정한 고용, 저임금, 임시적이고 유동적인 노동조건에서 일하고 있다. ‘조선족 여성이 모성적이고 가사에 능숙하다’, ‘조선족 여성은 한국여성과 마찬가지로 자녀교육에 대한 열성이 강하다’ 등의 ‘한민족 동질성’은 조선족 여성에게 가사노동자로 일할 수 있는 유용한 노동자원이 되기도 하지만, 한국여성이 아니라는 이유로 저임금의 강도 높은 돌봄노동을 수행하도록 만들었다. _275쪽
기본정보
ISBN | 9788946045606 |
---|---|
발행(출시)일자 | 2012년 03월 15일 |
쪽수 | 344쪽 |
크기 |
152 * 225
* 18
mm
/ 533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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