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된 시와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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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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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총서 (9)
작가정보
저자(글) 고형렬
글 : 고형렬
1954년 남쪽 바닷가 해남에서 태어나 강원도 속초에서 동해 바다와 설악산을 보고 자라며 시인의 꿈을 키웠습니다. 1979년 《현대문학》에 시(〈장자〉)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여 《대청봉 수박밭》《바닷가의 한 아이에게》《성에꽃 눈부처》 같은 시집을 펴냈습니다. 그 밖에 히로시마의 원폭 참상을 그린 장편 시《리틀 보이》, 연어의 일생을 그린 장편 산문《은빛 물고기》, 시 감상 문집《시 속에 꽃이 피었네》와 세 아이들을 키우면서 쓴 동시집《빵 들고 자는 언니》등 많은 책을 펴냈습니다.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창작과비평사 시선기획위원으로 있으면서 중국, 베트남, 일본, 몽골, 타이완 시인들과 함께 《시평(詩評)》이란 잡지를 만들어 아시아 시를 한국에 소개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그림 : 이혜주
1957년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나 서울 성북동에서 자랐습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 조소과를 졸업한 뒤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여《한국 전래 동요집 1?2》《날아라 새들아》《해바라기 얼굴》《산골 마을 아이들》 같은 동시집과 여러 책에 정감 어린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림/만화 이혜주
목차
- 머리말 오래된 시에서 듣는 내 마음의 소리
지금 막 사랑에 눈뜬 소년을 위하여
지금 막 사랑에 눈뜬 소년을 위하여
떠나는 처녀를 훔쳐보며
사랑이 시작되고 떠나는 동구 밖
아름다운 비밀
해와 같이 달과 같이
사랑하는 마음, 미워하는 마음
아이의 꿈, 어른의 꿈
소년은 거대한 바위
내 안의 아버지
일을 마친 이의 평안한 저녁
아버지는 어머니의 연인
어느 늙은 부부의 새벽 이야기
또 다른 새벽, 닭 울음소리
어린 날의 복숭아나무
어린 날의 복숭아나무
누이가 시집가는 날
여우의 추억
들판을 달리는 말
세상과 마음 속의 시
떠도는 이들의 노래
호랑이보다 무서운 정치
여치와 아이들
허수아비 임금
시, 아름다운 꽃
책 속으로
신부의 모습은 초가을 하늘 색과 대비되는 무궁화 꽃잎 색처럼 맑고 깨끗합니다. 이제 신부는, 옆에 있는 낯선 한 남자와 떠나려 합니다. 금빛 방울이 딸랑이는 슬픈 소리는 멀어지고 햇살은 금빛으로 쏟아져 내립니다. 꿈결처럼 눈이 부신 가운데 남자는 문득, 한 여인이 나와 함께 길을 간다고 생각합니다. 아, 내 옆에 가고 있는 그 여인은 무궁화 꽃입니다. 나와 함께 길을 가는 여인, 얼굴이 무궁화 같네. 왔다갔다 거닐면 패옥 소리 잘가당잘가당. 어여쁜 강씨댁 맏딸이여, 기리는 말 끊임없겠네. 유난히 나에게 잘해 주던 친척 누나가 결혼을 하는 날, 왠지 기분이 울적해진 적이 없습니까? 그럴 땐 괜히 하늘을 쳐다봅니다. 혼자 방에 들어가 뭔가를 끼적거리기도 하고요. 종이가 아니더라도 마음에 기록하여 남기기도 합니다. 어쨌건 그 순간 무언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 거기에서부터 시는 시작됩니다. 슬픔이나 이별의 아픔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혼자 배우고 겪어 알게 되는데, 그러한 감정을 잘 표현한 것이 시입니다. 아릿한 마음의 파편이라 할 수 있겠지요. 그러한 조각은 내 마음에서 부서져 나오는 것이기에, 자신만이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면 좋은 시가 될 수 있습니다. 시를 쓰는 사람이나, 시를 감상하는 사람이나, 사람의 감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시를 감상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나의 감정으로, 시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나눠 보고자 하면, 좋은 시가 우리 곁에 다가와 오랫동안 머무를 것입니다. 이렇게 자꾸 시를 감상하다 보면, 나중에는 글로 표현된 것 이상의 그 무엇이 그려지기도 합니다. 시인이 의도한 것과 달리 해석해도 좋습니다. 그러한 해석과 감상은 나만의 것이니까요. 시를 잘 읽는 일은, 세상과 사람의 마음을 잘 읽어 내는 일이기도 합니다. 시를 쓰는 사람들, 시를 읽는 사람들은, 이 세상을 새롭게 창조하고 해석하고 자유롭게 합니다. 그러한 사람들이 시적인 존재들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이 땅 위의 사람들은 누구나 다 그러한 시적 존재들입니다. --(본문 <떠나는 처녀를 훔쳐보며> 중에서)
출판사 서평
‘나의 시경 이야기’ 일찍이 공자는 “시를 배우지 않으면 남과 더불어 이야기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가 편했다고 하는(정확하지 않음) 《시경(詩經)》은 지금으로부터 2500여 년 내지 3000여년 전 4,5백 년 동안 고대 중국에서 불려진 민요를 중심으로 사대부들의 시가 및 제사 지낼 때 부른 송가들을 묶은 책입니다.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집이자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시집이라 할 수 있겠지요. 이 책, 《아주 오래된 시와 사랑 이야기》는《시경》에 관한 본격적인 감상서라든가 해설서와는 거리가 멉니다. 다양한 주제의, 305편의 시가 실려 있는 《시경》은 중국 고대 정치, 사회, 종교, 문화 등을 들여다볼 수 있는 중요한 기록으로서 가치가 논해지곤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시경》을 지극히 개인적으로, 전혀 새롭게 읽은 지은이 고형렬 시인의 ‘나의 시경 이야기’입니다. 2500여 년 전의 오래된 시집에서 오늘, 시인이 느끼는 것은 --변함없는 사랑의 마음, 시의 마음 “내게는 늘 책상에 두고 즐겨 읽는 시집이 있습니다.(...)《시경》에는 사람들의 순수한 마음과 천진함, 아름다운 꿈과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그 시들을 읽노라면 늘 가슴에 부드러운 바람이 일렁이는 듯합니다. 모든 것이 너무 빨리 변하는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옛 시의 세계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지요. 때로는 아득히 먼 옛날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이 우리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고 웃음을 짓기도 합니다.”(<머리말>에서) 지은이 고형렬 시인이 보기에 저 까마득한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것은 ‘사랑’, ‘사랑을 기리는 마음’ 바로 ‘시가 깃드는 마음’입니다. 세상은 너무도 많이 변했지만 인간의 본성, 사랑의 본질만은 변하지 않았다고 느끼는 것이지요. 그에게는, 아주 오래된 인간의 감정과 정서의 보물창고인《시경》의 300여 편 시의 주된 주제도 결국 ‘사랑’이라 여겨집니다. 하여《시경》의 많은 시편 중 특히 그가 즐겨 읊는 시 21편(한 편은《논어》에서)의, 순수하고 소박한 사랑의 풍경으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그와 더불어 우리는 2500여 년이라는 먼 시간과 공간을 넘어 황하에서 물수리 울음소리를 들으며 그녀를 향한 그리움에 애타는 ‘그’가 되기도 하고, 떠나온 고향 마을 동구 밖을 서성이며 끝내 오지 않은 첫사랑 그녀를 기다리는 내가 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님에 대한 원망과 미움에 괴로워하는 ‘그'와 내가 되기도 하고요. 2500여년의 시공간을 넘어 시를 읽는 사람과 시를 쓴 사람은 한 편의 시를 통해 하나가 되는 것이지요. 이 책의 지은이인 ‘나’는 때로는 한 소년으로, 그리고 어버이자 시인으로 우리를 저 먼 시간 너머 마음 여행으로 안내합니다. 이제 막 사랑과 인생에 눈떠가는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이 책이 사랑시, 연애시 혹은 그 감상으로만 채워진 것은 아닙니다. 세상 모든 일의 근본, 즉 사랑의 마음을 갖추면 이제 눈길은 나와 다른 이들의 마음의 켠켠, 세상 구석구석까지 두루 미치게 됩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진솔하게 표현된《시경》을 들추며, 그들의 꿈과 사랑, 혹은 슬픔과 상처를 더듬어보며 ‘나’는 자신의 마음, 유년 시절의 기억에도 잠깐씩 머무릅니다. 첫사랑에 마음 설레던 소년은 이제 청년을 거쳐 아버지가 되어 아버지들의 꿈과 슬픔을 헤아려 봅니다. 2500여 년 전 고된 현실에서 이상향을 꿈꾸던 옛사람들의 노래에서, 바로 지금 우리 아버지들의 꿈과 좌절을 헤아려 보는 것이지요. 젊은 날의 자기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며, 자기 또한 현실에서 꿈을 접어야 하는 한 아비로서 아비의 비애를 더욱 아프게 느끼기도 하고요. 이런 ‘나’의 마음을 좇아가다 보면 우리도 인생에 대해, 어버이 세대에 대해 한결 속깊은 이해를 하게 됩니다. 이 책에 소개되는 《시경》의 〈기수 물굽이〉시편에 나오는, 장강(長江)의 물결에 ‘절차탁마’(깎고 다듬고 쪼고 가는) 하는 거대한 바위처럼 소년은 이제 자신을 갈고 닦으며 인생과 세상에 눈떠가는 것이지요. 그 눈길은 2500여 년 전 고향을 떠나 외지를 떠돌던 옛사람의 추운 마음뿐만 아니라, 오늘 서울 한강변 차가운 길바닥에 앉아 구걸하는 한 남자의 얼어붙은 동전통에까지 가닿습니다. 바로 작은 것도 살피는 시인의 눈, 시인의 마음입니다. 쉽게 변하는 사랑의 풍속도, 그리고 얄팍한 인간관계에 익숙한 오늘 우리가, 특히 우리 아이들이 가졌으면 싶은 사랑의 마음, 시의 마음입니다. 친절하지 않은 문학 감상서, 참고서? 요즘 아이들에게는 시, 소설 같은 문학작품도 시험을 의식하며 읽어야 하는 부담스러운 읽을거리가 된 현실입니다.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기에 앞서 정답을 따지는 형편이지요. 그런 기준에서는, 이 책은 우리 아이들에게 친절한 참고서가 아닙니다. 이 책에는 시를 해석하는 공식도 정답도 없습니다. 시인인 이 책의 지은이는 오히려 시인이 의도한 것과 달리 시를 해석하라고, ‘나만으로 눈’으로, ‘나만의 마음’으로 새롭게 읽으라고 권하고 있을 뿐입니다. “백 사람이 읽어도 그 모습이 다 다른 추억과 꿈들을, 시는 불러내어 줄 테니까요. 사람들에게는 누구에게나 시를 짓고 느낄 수 있는 마음, 시의 마음〔詩心〕이 있습니다. 시를 읽는다는 것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시의 마음을 발견하고 건드리고 일깨우는 것입니다. 때로는 우리가 지니고 있는 시의 마음이, 시 속의 마음을 저절로 따라가기도 합니다.” “시를 잘 읽는 일은, 세상과 사람의 마음을 잘 읽어 내는 일”이며, “시를 쓰는 사람들, 시를 읽는 사람들은, 이 세상을 새롭게 창조하고 해석하고 자유롭게” 합니다. 결국 각자가 답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은이를 따라 마음길을 좇다 보면 문득 시의 바탕을 이해하고, 시의 마음을 가지게 되는 바, 시를 짓거나 이해하는 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기본 바탕을 갖추게 되는 셈입니다. 가정의 달’ 5월에 더욱 의미있게 다가오는 책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시가 있습니다. 어른들의 마음에도 아이들의 마음속에도. 시를 읽는 사람, 시를 쓰는 사람, 그리고 시를 아는 사람은 행복하고 즐거운 사람입니다. 시는 예로부터 지금까지,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이어 주는 아름다운 꽃”입니다. 이 봄에 모두 각자의 마음속에 있는 꽃 한 송이를 피워 보았으면 합니다. 시대를 넘어 세대를 넘어 사람들의 마음을 이어 주는 시, 그리고 ‘아주 오래된 시와 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어버이와 자식간의 따뜻한 나눔의 시간도 가져 보면 좋겠습니다. 한층 깊어진 눈으로 어제와 오늘을 살피게 하는 이 책은, 분명 어버이와 아이들 모두에게 풍부한 생각거리, 얘기거리를 안겨 줄 것입니다.
기본정보
ISBN | 9788943305710 | ||
---|---|---|---|
발행(출시)일자 | 2005년 05월 03일 | ||
쪽수 | 263쪽 | ||
크기 |
153 * 224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진경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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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머리말에 있는 글귀이다.
시경이라... 시경.. 어디선가 그냥 들어본것같은 느낌외엔 그리 감흥이 일지 않는다. 하지만 옛것을 좋아하는 내 성격덕에 호기심은 피어나기 시작했다. 나도 글귀를 좋아하고 사람사는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것을 대할때의 설레임과 과거속 풍경을 그려내리라는 여유로 책을 집어들고 한자 한자 조심스레 읽어나갔다.
좋아하기는 하지만 깊이가 없던 탓에 나는 시경의 시에 대해 지면을 빌어 내게 그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임을 잠시 잊고있었다. 그리고 그의 생각을 시험공부라도 하듯 하나하나 외워나갈듯 빨아들이고 있었다. 그가 이것은 이러할 것이다 하면 이런것이다라고 생각했고 그림을 그려라 하면 그려냈다. 저자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어긋난 시선으로 책을 읽기 쉽다. 그런데 읽어 나가는 동안 처음의 어긋난 시선이 바로 고쳐졌다. 저절로 이 책이, 작가가 나에게 시경의 시에대해 가르치려는것이 아니라 건네는 것임을 느꼈다. 그리고 배우는것이 아니라 내게 전해오는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즐길수 있게 됐다. 진심으로 글을 쓴다는것이 이런것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마음과 시에 대한 즐거움을 담은 책에서 곳곳에 아껴주고 싶은 표현을 찾을 수 있었다. 나는 사람이 아닌 다른 생명체, 특히 싸잡아서 벌레라고 칭할수 있는 곤충류의 것들을 무서워한다. 그래서 그것들과 관련된 비유는 비교적 덜 와닿는 편이다. 그런데 이 안에 여치가 나온다. 시경 속 여치라는 시를 이야기 하면서이다. 메뚜기를 닮은 그것을 상상하며 입을 다물고 읽는데 '완두콩 색의 작은 여치들이'라는 글귀가 나왔다. 순간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아무것도 아닌것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적어도 내게는 담박한 표현이다. 이와같은 표현들이 조금은 낯선 모양새의 내 그림을 더욱 선명하고 활기차게 해주었다. 그래서 즐거웠다.
책을 읽는 동안은 근심없이 자애로운 사람이 되어 웃기도 하고 안타까워 하기도 하고 때로 언짢아지기도 했다. 2500년 전의 우리와 같은 사람들 이야기를 전해들으면서 시를 사랑하고 주변의 모든것에 애정을 갖고있는 지은이의 진실된 품성을 덤으로 전해들었다. 비록 300여편이라는 시경을 모두 소개하지 못했지만 이것으로도 나는 넘치는 여유를 얻었다. 잠시 떠난 여행이 얼마나 따뜻했던지 모르겠다. 이 온기를 사진으로라도 남겨둘수 있으면 참 좋으련만......
2500년도 더 된 옛날, 아마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시집이라 할 수 있는 고대 중국의 시가집 '시경(詩經)'이 있습니다. '시경'에는 먼 옛날 사람들의 순수한 마음과 천진함, 아름다운 꿈과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그 시들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만 가는 세상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과 편안함을 전해줍니다. 그것은 마치 고향집과 같고, 그 집에 살고 있는 어머니 같기도 합니다. 또한 아득히 먼 옛날에 산 사람들의 이야기이지만,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마음이나 생각과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도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이 책의 지은이 고형렬시의 말처럼, 한 편 한 편의 시들은 짤막하고 작아 보여도 생명의 빛을 닮아서 차분하고, 예민하며, 세심한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만큼 잘 들여다 볼 필요도 있다고 말합니다.
시(詩)라는 것은 참으로 큰 힘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상에 묻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 힘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지만, 그 속에는 인간의 온갖 감정과 다양한 꿈이 담겨 있습니다. 시는 이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그러므로 시는 소리없이 강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 실린 시들 한 편 한 편이 많은 울림을 전해주었지만, 그 가운데 한 편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칠까 합니다. 더 큰 감동과 편안함은 책 속에서 직접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닭이 우네요 (여왈계명(女曰鷄鳴)
아내가 말하기를 "닭이 우네요." 남편이 말하기를 "아직 어두운데."
"일어나 밖을 좀 보세요." "샛별이 반짝이니
나가 돌아다니며 오리나 기러기 주살로 쏘아 볼까."
주살로 잡아오시면 당신을 위하여 안주를 만들지요.
안주 만들어 놓고 술 마시며 당신과 해로해야지요.
금琴과 슬瑟도 손닿는 데 있으니 모두 즐겁고 행복할 거예요.
당신이 오시는 것을 알면 온갖 패옥을 드리리다.
당신이 제게 알뜰하심을 알면 온갖 패옥으로 문안드리리다.
당신이 저를 좋아하심을 알면 온갖 패옥으로 보답하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