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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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목차
- 1
2
3
4
5
작가의 말
작품 해설
라푼첼과의 인터뷰 - 김형중(문학평론가ㆍ조선대 국문과 교수)
기본정보
ISBN | 9788937483240 |
---|---|
발행(출시)일자 | 2010년 10월 08일 |
쪽수 | 282쪽 |
크기 |
142 * 213
* 20
mm
/ 464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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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수록 묘~하게 뒤가 궁금해지는...
오랫만에 그런 책 만난 듯 하네요...
마치 두 남녀가 겉으로는 그냥 평범하게 대화하고 있는 장면에서
말풍선 하나씩 옆에 달고 딴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의 형식..으로
한 장에서도 서로 자신의 얘기하고 있는 두 사람...
판타지 인듯 판타지가 아닌..
진짜 어디선가 일어났었을 법한 얘기를 들려주는 듯 합니다.
사실, 책에 대한 정보는 그닥 많이 접해보지 못하고 책을 집어든 셈이다. 문구에서 보다시피 '강인한'이라는 사람과 '고요다'라는 사람이 등장하겠고 또 인터뷰도 담긴 내용이겠고, 거기에 고양이가 관련된 내용이겠거니 했다. 물론 다 맞는 이야기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요소가 들어가 있어 놀랐다. 아니, 놀랐다기 보다는 내심 반겼는지도 모르겠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말이다. 고요다의 서른번째 생일날 '베리베리 베이커리' 제빵사 아저씨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런데 그 지역에서만 벌써 25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그것도 도대체 행방을 알 수 없는 실종자. 제빵사 아저씨만 해도 그렇다. 문이 닫혀져 있는 욕실에서 사라져버린것이다. 분명 욕실에 들어갔는데 문은 잠긴채로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깜쪽같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렇게 추리형식의 요소를 빌려, 소설은 처음부터 궁금증과 함께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그런데 이 소설은 추리소설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종사건의 의문을 남기지만, 여타의 추리소설처럼 형사가 등장한다던가, 그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존재는 등장하지 않는다.(물론 후반부에 강인한이 여기에 의문을 품고 사건을 풀려고 나름 노력은 하지만 말이다) 마치 일상속에서 '누구 누구가 실종되었데'라는 소리를 듣는것과 같다고나 할까.
그리고 소설속 주인공 고요다와 강인한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1억원이나 되는 문학상 현상 공모에서 당선된 고요다. 당선작은 절대평가에 의해 가려질 것이라 절대수준을 넘는 작품이 없을시 당선작 없이 다음회로 이월하는데 1번째,2번째 공모에서 당선작이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고요다가 세번째 공모전에서 당선된 것이다. 이월된 상금으로 인해 그 금액만 무려 3억원. 『뒤꿈치』라는 제목의 소설. 그리고 그 소설을 쓴 베일에 가려진 고요다라는 인물. 기자 강인한은 그런 고요다를 인터뷰하기 위해 그녀의 집에 방문하게 된다. 그리고 거기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소설이 바로 『고양이 호텔』이다.
처음 작품을 읽어나갈때만 해도 고양이 수가 늘어나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으라고 했는데, 고요다와 강인한의 만남, 그리고 벌어지는 일들속에서 그 궁금증을 찾을 수는 없었다.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것도 잠시 후반부에 이르러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나며 그 의문에 대한 궁금증이 풀렸다. 그것도 신비로운 이야기로 말이다. 처음 추리형식을 통해 내 흥미를 자극하더니, 이번엔 판타지형식이다. 순간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앞의 실종사건이 그저 '그렇고 그런 실종'이 아닌, 이유있는 실종으로 다가온 순간이기도 했다.
기자 강인한과 함께 나 역시 고요다라는 인물에 호기심이 생겼다. 더불어 그녀의 작품까지 말이다. 절대수준을 넘는 작품은 어떤 작품일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더불어 난데없이 등장하는 뚱녀의 등장. 그리고 벌어지는 긴장감. 그리고 드러나는 고요다의 과거. 고요다의 비밀들.
고양이가 너무나도 많은 고요다의 집. (무려 188마리라고 한다. 사고가 나거나 병이 나 죽은 고양이를 제외하고서도 말이다.) 과연 『고양이 호텔』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고요다가 진정 감추고 있었던 비밀은 무엇이란 말인가. 더불어 실종사건과 함께 자꾸만 늘어나는 고양이 수가 궁금한 독자라면, 나처럼 『고양이 호텔』을 펼쳐보시기를.
장편소설로는 첫 작품이 되어준 김희진 작가의 <고양이 호텔>은이런 느낌으로 나와 함께 하게되었다.
3억이라는 큰 금액을 받으며 공모작 당선의 영광을 안게된 주인공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껴 본 공포가 고요였다고 말한다
그렇게 쓰게된 고요다 라는 필명으로 <뒤꿈치>라는 작품을 세상에 내놓게된다.
엄마아빠가 돌아가시고 어린 나이에 홀로 남겨진 그녀에게는 그녀앞으로 소유되어있는집과 많은 그 수를 세아리기 힘들 만큼의 많은 고양이들과 함께 하고있었다.
방이 11개나 딸려있는 이 집은 모래사막 위의 성 처럼 내 머릿속에 그려진다.
어떤 곳에서도 그녀에 대한 정보를 알지 못한다. 이것은 세상이 그녀를 궁금해 하지만그녀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거나 , 알려지는 것을 꺼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세상과 동떨어지거나 혼자 벽을 만들어 스스로 가두려고 하는 그녀는 왜 혼자가 되길 원했던것일까? 그런 그녀가 왜 세상에 알려지는 작품을 내놓게 된것일까?많은 의문점들을 가슴에 안은채 이야기 속으로 빠져보았다.
인스토리 라는 잡지사 기자인 강인한 이 파견된다. 그의 등장과 함께 그녀의 비밀스러운 집 과 그녀에게 가졌던 궁금증 들이 조금씩 베일을 벗기 시작한다. 차갑고 냉정한 그녀를 만나도 포기하지 않은채 인터뷰를 따내기 위해 노력하는 강인한 기자의 노력이 가상했다.
이 작품은 고요다 그녀와 강인한 기자 두사람의 시점이 번갈아 가며 보여진다.두 사람이 한가지 상황에서 전혀 다른 입장으로, 다른생각을 가지는 모습들을 보면서
타인의 생각을 엿보는 듯한 오묘한 기분마저 들게되었다.
온 몸을 아끼지 않은채 달려드는 기자의 집요함 이나 그의 끈기를 통해강인한은 그녀의 비밀스러운 집에서 머물게 되고 인터뷰를 거부하던 그녀와 대화를 나누는시간을 가질 수 있게된다. 자신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듣게 되기도 하고 때로는 진실보다거짓으로 그녀와의 대화를 이끌어 내기도 하였다.
또 한가지 연관되는 이야기는 미스테리하게 10년째 단서도 잡지 못하는 의문의 실종사건에대한 것 이었다. 김희진 작가의 작품 속에서 나도 놀랄 만큼 비슷하거나 아니면 너무 똑같이느껴지는 글 들에 대해서 특별함을 느끼기도했다.
이 작품의 마지막 장을 향하는 순간 마치 동화처럼 뭉글뭉글 한 환상과 또렷한 현실의 경계선그 한가운데 맴돌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마치 내가 생각했던 모든 일들이 현실에서 벌어진 것이 아닐까? 무엇이 진짜 인지 그것이 중요하다고생각되지 않을 만큼 사랑이라는 감정과 혼자여서 외로워 하고 고독한 사람들에 대한 초대장을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번지고 있을 뿐이었다.
평소에 내가 좋아하는 고양이 덕분에 이렇게 좋은작품을 만날수 있게되어 너무 기분이 좋다.앞으로도 많은 기대와 궁금증을 자극해 줄 것 같은 김희진 작가에게 영광의 갈채를 보내고 싶어진다.
- 김희진 장편소설 -
작가란 누구인가? 프로이트가 『창조적인 작가와 몽상』에서 말한바 요지를 떠올려야 하는 지점이 여기다. 작가란 바로 그 신경증적 망상을 보편적인 서사로 만들어 타인들로부터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는 자이다. - 김형중(문학평론가 · 조선대 국문과 교수) 작품해설 가운데
이 책을 받아들기 전부터 100만 송이 장미도 아니고 거의 100만의 눈빛을 빛내고 있는 고양이가 실제 한 집에서 득시글거릴 수 있는지 믿지 않았다. 그런데 소설 속 가상 공간인 라푼첼의 성에는 올해 서른 번째 생일을 맞이한 작가가 187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고양이의 수는 고정된 것이 아니고 소설 중반 이후에 한 마리가 더 늘어난 것 같고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인 것 같다. 동물을 별로 사랑하지 않는 나로서는 그다지 좋은 전망이라고 보지 않지만 아무튼.
창문이 11개나 되고, 높은 첨탑 위에는 천체망원경으로 총총 빛나는 별들을 관람할 수 있고... 저 아래 심연이라고 말해도 좋을 지하에는 근사한 와인바가 마련되어 있다지 않나. 그런데 18살 때부터 혼자 남겨진 '고요다'가 그동안 꿀꺽꿀꺽 요리조리 마셔버렸기 때문인지 실제 거의 빈 병이라고 하니 왠지 모를 섭섭함과 허전함이 밀려온다.
사건의 발단이자 소설의 주요 흐름은 몇 년 동안 당선자를 내지 못한 문학상 현상 공모에서 3년 만에, 무려 3억 원이란 상금을 거머쥐고 거의 절필을 선언했다는 은폐된 '고요다 작가'를 인터뷰하기 위해 젊은 남자 '강인한'이 뛰어들면서부터이고, 이 사람! 기괴한 상황에서도 절대 포기를 모르고 뛰어드는데(요즘 보기 힘든 남자상이다)... 연기력이 대단하다 싶고, 오랜 첫사랑 '유희'를 정말 사랑했나 보다. '고요다'를 대하는 그의 마지막은 정말 '그냥'이다. 썩 마음에 드는 '그냥'이다. 마치 이와 비슷할 것 같다고 말하면 피식─ 웃고 말 수도 있겠다.
"횰 누나, 누나는 복귀에 성공하실 거예요. 누구보다 예쁘니까요." - 사랑스러운 훈남, (이)승기로부터.
성 안에서 혼자 살아가는(고양이를 그냥 동물의 하나라고 봤을 때 얘기다) '고요다'는 어느 정도 예상되다시피 고독하고 소외된 현대인을 상징하는 듯도 하고, '고요다'가 그토록 감정 실은 사랑의 행위를 거부하고 끝까지 리얼돌로 남기를 바라지만 실제로는 방문객을 비교적 쉽게 받아들이고 생일 초 하나하나에도 의미를 두는 것 하며 의외로 허술한 성의 면면을 볼 때는 소통을 남몰래 간절히 호소하는 현대인을 상징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로부터 정말 정이 많은 민족이 아니었나. 이젠 정말 구닥다리 같은 얘기가 됐지만... 그러므로 나의 20대는 도대체가 혼자라는 것이 뭔지 모르고, 혼자이고 싶다는 소망조차 제대로 품어보지 못하고 살았다. 사람들은 "여러 사람 많이 만나봐야 해" "어쩌든 움직여야 해" "삽질을 하든 열심히 열심히 빨리 빨리..." 남의 일에 진정한 관심도 아닌 것이 참 관심도 많았다. 이제 좀 혼자이고 싶다고 말하면 또 그런다. "얼마나 상처를 많이 받았으면 저리 은폐할까" "결핍된 사랑을 무엇으로 채울꼬." "혼자 있으면 도대체 뭐해요?" 등등. 혼자이되 혼자를 거부하는 몸짓, 혼자일 수 없는 현대인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수한 과제가 눈앞에 가로놓인 것은 아닐지. 도도하고 기품 있는 고양이가 되느냐, 어슬렁어슬렁 아무 데나 부비고 다니는 고양이가 되느냐는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표현하는 소설이 많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글 쓰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을 작가라고 해야 하나, 누구나 글을 쓰면서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건만, 아직도 우리의 의식에는 작가라는 고전적인 개념이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일상적인 문장을 넘어서 자신만의 독특한 정신세계를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 작가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얼마 전에 읽은 《라이팅 클럽》도 그와 비슷한 내용의 책이다.
이번에 읽은 《고양이 호텔》에도 글을 다루는 작가의 삶을 독특한 전개방식으로 엮어놓았다.
한 출판사에서 국내에 장편 바람을 일으켜 보자는 취지로 상금 1억 원을 걸고 공모전을 열게 된다.
심사 기준은 절대평가에 의해 가려질 것이며, 절대 수준을 능가하는 작품이 나오지 않을 시에는
상금을 다음 회로 이월하게 된다. 이월에는 제한도 없으며, 당선작이 나오지 않을 때에는
계속 상금이 불어나는 것이다.
그야말로 전국에 글쟁이란 글쟁이는 모두 출품을 한 시점에서 상금이 3억 원이
되던 해에 『뒤꿈치』라는 소설을 쓴 작가가 당선된다.
작가의 필명은 고요다, 그러나 고요다 작가는 『뒤꿈치』를 처음이자 마지막 소설이라며,
다시는 글을 쓰지 않겠다고 선포하는데…….
「책 냄새에 반하던 바로 그날, 나는 이 방에서 처음으로 책을 꺼내 읽었다.
나는 그때 알았다. 책을 읽을 때는 누구나 혼자이고,
혼자 해야만 하는 행위 중에서
유일하게 외롭지 않은 것이 바로 책을 읽는 일이라는 걸.
그때부터 열심히 책을 읽기 시작했다.」p.78
11개의 창문이 있는 궁전 같은 집에서 고양이 200여 마리와 사는 '고요다' 작가가 3억 원의 상금을
거머쥔 주인공이다.
그녀는 자신의 모든 것을 언론에 노출하기 꺼리고 조용히 살고 있다.
한 잡지사에서 그녀를 단독 취재하기 위해서 '강인한' 기자를 그녀의 집에 보내게 되는데….
「"지금까지 했던 얘기, 혹시 구상 중인 소설 얘기 아니에요?"
그건 또 무슨 말이냐는 듯 그녀가 나를 노려본다.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다시는 소설 따윈 쓰지 않겠다던 그녀는
두 번째 소설을 계획 중인 게 분명하다.
한번 베스트셀러 작가는 앞으로도 계속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게 돼 있다.
구조적으로 그렇다.」p.250
《고양이 호텔》은 추리와 판타지의 요소가 교묘하게 어우러진 개성이 강한 소설이다.
작가는 독자로 하여금 책의 막바지에 다다를 무렵이 되서야, 모든 의문점을 말끔히 해소시킬 수 있도록
'강인한' 기자와 '고요다'작가를 번갈아 가면서 남자와 여자의 시점으로 내용을 이끌어 나간다.
이 책에는 엄청난 반전이 숨어 있다.
추리와 로맨스 그리고 판타지 요소가 골고루 배치되어 있는 《고양이 호텔》
현실이 아닌 뭔가 새로운 영감을 얻고 싶다면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봐도 괜찮을 듯싶다.
고양이 호텔에는 188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열한개의 방이 있는 대저택에서 사는 고요다씨가 나온다.
열한개의 방, 학교 운동장만한 모래로 온통 뒤덮여 있는 마당과 프로방스풍의 돌출 창과 요철 모양으로 마무리된 옥상 난간, 원뿔 모양의 지붕이 얹어진 탑까지~
그녀는 동화속에 나올법한 현대판 공주라도 된단 말인가.
<인스토리>에서 난공불락의 고요다란 젊은 여자를 인터뷰하기 위해 찾아온 강인한. 그녀를 인터뷰해야만 하는 속사정이 무엇인가하고 보니 작년 여름, 한 유수의 출판사가 내건 문학상 현상 공모에서 그녀의 작품이 당선됐다는 것이 아닌가. 국내 문단에 장편 바람을 일으켜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된터라 상금이 무려 1억원.
당선작이 나오지 않을시 다음회로 이월되고 이월에는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것. 상금을 상회할 경우 인세를 지급하고, 영상물 제작과 같은 2차 저작권까지 당선자에게 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때문에 응모자 수는 넘치지만 두 해 동안 당선작은 나오지 않아 상금이 3억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상금이 많아질수록 기대작에 거는 기대치 역시 높아져 당선작이 나오기는 힘들거라는 예측과 다르게 그녀의 소설이 당선된다. <뒤꿈치>라는 꽤 도발적인 제목의 소설로. 그러니 그 작품과 주인공에 대한 관심이 넘쳐날 수 밖에 없는데 책 날개에 실린 이름과 출생 정보뿐인 약력외엔 감감무소식. 거기에 수상 소감을 겸한 작가의 말 끄트머리에 이 소설은 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소설이 될 것이며, 다시는 소설 따윈 쓰지 않을 것이다!라는 선언 조의 문장에 앞으로 기대 되는 작가의 절필 선언은 아이러니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녀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만 간다. 그런 그녀를 인터뷰하기 위해 기자 생활 8년차 배테랑인 그가 찾아온 것도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코피를 쏟으며 기절한 척 저택에 발을 내미는 데 성공한 그는 고요다씨 인터뷰에 성공할 수 있을까 ??
11개의 방이 있는 대저택에서 188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사는 여자. 뒤꿈치란 작품으로 3억원 현상 공모에 당선되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가.
12인용 식탁 위 특별 주문한 3단 고구마 케이크. 호텔 주방만큼 넓은 부엌에서 생일에 자축하는 여자. 게다가 축하객은 고양이들 뿐.
(12년 만에 처음 받는 생일선물. 태극기)
더 이상 불행해지지 않기 위해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매니큐어를 바르는 그녀.
고집스레 자기만의 소설을 쓴 작가였던 엄마 '심호경', 그리고 소중한 부모님의 죽음.
고요다가 사는 도시 인근에서 발생한 10년 넘게 이어저 오고 있는 25명의 연쇄 실종사건.
지하 와인창고 선반 가득 채운 빈 와인병과 각기 다른 남자 이름이 적힌 스티커. 빨간 목걸이를 한 스물두마리의 고양이
아무도 사랑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그녀. 무엇이든 같이 해 주는 여자라고 적힌 명함.
고양이 꿈을 불러오는 집.
이 소설은 굉장히 독특하다. 그 독특한 분위기는 시종일관 이 책을 이어가는 하나의 배경이 되고 어찌보면 유일한 즐거움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른들이 읽는 동화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미스터리하고 내 스스로가 독자가 되어 '고요다' 그녀의 삶이 궁금해 그녀가 털어놓는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니 잡지의 인터뷰 코너, 기자의 뒷얘기를 읽고 있는 듯한 기분까지드니 말이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모르겠다. 사실을 말해도 믿지 못하고 본인이 생각하는 대로 그녀의 인터뷰 기사를 싣는 강인한.
바보 바보를 외쳐보지만 그가 바로 나이기도 한 것 같으니 이를 어째 ~
그로인해 자기만의 성에 갇혀 있던 그녀가 세상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게 된 것 같아 조금은 위안이 되더라.
초반 그녀에게 인터뷰를 시도할 거라며 외로운 사람에게 물음은 다른 방식의 친구가 될 수 있다며 연인과 헤어지고 타인에게서 받은 수많은 질문 덕분에 견뎌냈다며 사람들이 얘기를 들어줄 때마다 그들에 의해 조금씩 깎여나간 외로움의 조각들을 기억하고 있다는 그의 말이 조금은 사실인 것 같다.
엄마 방에서 나는 책 냄새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냄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저 책들이 뿜어내는 냄새는 점점 진해지고 있었다.
먼지 냄새와는 다른 냄새, 그것은 눅눅한 듯 눅눅하지 않은 이상야릇한 냄새였다. 좋은 냄새가 아님에도 그 냄새가 싫지 않다는 게 나는 더 이상했다.
그게 바로 책에서 나는 냄새라는 걸 알았을 땐 뭔지 모를 편안함마저 느껴졌다. 그렇게 책 냄새를 알게 된 날, 나는 엄마 방을 내 방으로 정해 버렸다.
그러고는 예전에도 몇 번 들락거린 방인데 그때는 왜 이런 냄새를 인지하지 못했던 것인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다.
그때 내가 내린 해답은 후각도 성장을 한다는 것이었다.
예전에 몰랐던 냄새에 매료되는 건, 사람이 자라면서 오감도 같이 자라기 때문이다.
입맛이 변하는 것도, 좋아하는 색이 달라지는 것도 모두 그 때문이다.
그게 바로, 인간이 세상에 진력내지 않고 계속 살아가게 되는 이유였다. <p.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