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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호텔

양장본 Hardcover
김희진 저자(글)
민음사 · 2010년 10월 08일
8.7
10점 중 8.7점
(9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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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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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저택에서 고양이들과 함께 사는 그녀를 인터뷰하라!
고양이 수가 늘어나는 이유에 대한 흥미로운 미스터리『고양이 호텔』. 독특한 알레고리 소설 <혀>로 2007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이후 평단의 주목을 받아온 신예 김희진이 펴낸 첫 장편소설이다. 섬세한 꽃미남 인터뷰어 '강인한'과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소유자인 인터뷰이 '고요다'의 아찔한 밀고 당기기가 펼쳐진다. 거대한 성을 닮은 저택에서 188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는 고요다. 그녀의 소설 <뒤꿈치>가 3억 원 현상 공모에 당선되자 많은 사람들이 그녀에 대한 궁금증에 사로잡히고, 기자인 강인한은 그녀를 인터뷰하기 위해 저택으로 찾아가는데….
고요다가 사는 도시 인근에서 벌어진 연쇄 실종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추리적 기법과 판타지가 교묘하게 어우러진다. 사람들의 궁금증과 자신의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강인한은 고요다와의 인터뷰를 성공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 소설의 주요 서사는 고요다와 강인한의 인터뷰인데, 작가는 그들의 소통이 점진적으로 성공하는 표면 너머의 허위를 폭로한다. 작가 특유의 흡인력과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희진

김희진

1976년 12월 12일 광주에서 태어났다. 2007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혀'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장편소설 '고양이 호텔'로 대산창작기금을 받았으며 인터파크에서 장편소설 '옷의 시간들'을 연재하였다.

목차

  • 1
    2
    3
    4
    5

    작가의 말
    작품 해설
    라푼첼과의 인터뷰 - 김형중(문학평론가ㆍ조선대 국문과 교수)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37483240
발행(출시)일자 2010년 10월 08일
쪽수 282쪽
크기
142 * 213 * 20 mm / 464 g
총권수 1권

Klover 리뷰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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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점 중 10점
읽을수록 묘~하게 빠져들고
읽을수록 묘~하게 뒤가 궁금해지는...
오랫만에 그런 책 만난 듯 하네요...
 
마치 두 남녀가 겉으로는 그냥 평범하게 대화하고 있는 장면에서
말풍선 하나씩 옆에 달고 딴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의 형식..으로
한 장에서도 서로 자신의 얘기하고 있는 두 사람...
 
판타지 인듯 판타지가 아닌..
진짜 어디선가 일어났었을 법한 얘기를 들려주는 듯 합니다.
10점 중 7.5점
 인터뷰를 해본적이 있다.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고, 나에 대해 깊이있는 질문을 한 것도 아니었지만, 굉장한 위화감이 있었다. '카메라가 나를 내려보고 있었고, 한쪽편에 앉은 인터뷰어는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 상황 자체가 대단한 위화감이 있었다. 불특정 다수에게, 나의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꺼낸다는건, 그렇게 쉬운일은 아니다. 하물며, 뭔가를 숨기고 있다면 어떨까. 게다가 깊은 마음의 상처도 가지고 있다면 어떨까. 잡지 기자인 '강인한' 은 인터뷰 하기 어려운 인터뷰이들을 전문으로 하는베테랑 인터뷰어다.그는 사람의 마음을 꿰뚫는 여러가지 스킬을 이용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꺼리는 사람들의 마음의 빗장을 풀게 만들고, 결국 자신이 원하는 이야기를 하게 만드는 전문가이다. 강인한이 이번에 타겟으로 삼은 여자는 '고요다' 라는 필명을 가진 신인 작가이다. 어느날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해서 어마어마한 상금이 걸린 공모전의 대상을 거머쥐고, 그 작품을 통해 엄청난 인세를 받아내고 있는 묘령의 여작가. 하지만, 완벽하게 자신을 감추고 있어서 신상에 대한 것은 터럭 한 올 만큼도 알려지지 않은 베일에 쌓인 사람. 강인한은 그녀의 집으로 무작정 찾아간다. 외딴 곳에 자리잡고 있는 성채와도 같은 3층짜리 대저택에 혼자 살고있는 '고요다'. 대문 안으로 한 발짝도 들여보내주지 않는 고요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강인한은 필사의 작전을 구사한다. 인류의 가장 큰 적은 무엇일까?지구를 침공하는 외계인? 정체를 알 수 없는 슈퍼 박테리아?? 수천만을 순식간에 죽음으로 몰고가는 바이러스?? 아마도, 외로움일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나 여기 있어요' 라고 외치고 다닌다. '누가 내 말 좀 들어주세요' 라는 말도 함께 외친다. 가장 큰 공포는 지극한 외로움이다. 함께 대화를 나눌 사람이 없고, 내 자신을 인정해줄 타인이 없다는 것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공포일것이다. 때문에, 인간은 누구나 타인을 '선택' 한다. 그리고, '선택 받음' 을 갈구한다. 어쩌면 '결혼' 이라는 사회적 약속이 싹트게 된 계기도 그 부분에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넌 이 사람을 선택했어, 또는 선택 받았어. 그러니까 죽을 때 까지 이 사람과 함께 할 수 있을거야.' 라는 약속을 통해 남은 생을 위안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사랑이란 감정은 잠깐이고, 그 약속 하나를 통해 남은 전 생애를 그래도 평안하게 마무리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종족번식의 과제를 열심히 이행하면서 말이다.  삶은 끊임없는 외로움과의 싸움이다.아이러니한 것은 외로움은 상대적이라는 것이다.연인이 없을 때 보다, 있을때 외로움은 더 강렬하다. 작품속에 등장하는 '고요다'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처음 혼자가 되었을땐 외로움의 고통이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생존을 위해 방을 빌려주면서 외로움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다.  "정들 만하면 떠나 버리는 사람들이 싫었더든요. 한 사람씩 떠날 때마다 공허해지는 순간들도 싫었고요. 차라리 아무도 없는 게 낫겠다 싶었어요. 뭐든 애초에 없었던 걸로 쓸쓸해하진 않으니까요.""이해해요. 더 외로운 건 남겨진 쪽이니까요..."  p. 178 中 고요다와 강인한의 대화. 강인한과 고요다의 대화를 보면, 사람과 사람이 친해지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서로가 가지고 있는 상처를 내보이고, 약점을 내보인다. 감정의 가장 깊숙한 곳, 그 곳에 아직 시뻘겋게 벌어져있는 상처를 내보인다. 약점을 보듬어주고, 상처를 핥아주며 둘은 서서히 친밀감을 갖게 된다.또한, 연애의 일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세상의 모든 남녀들은 이성의 마음을 열어내기 위해 거짓을 꾸며내곤 한다.약점을 토로하도록, 깊은 곳을 드러내도록, 살살 꼬드기고, 협박하고, 회유한다. 그렇게 알아낸 약점과 깊은곳을 찾아서 만져주고 핥아줘서 선심을 얻어내고자 한다. 연애란 일종의 수싸움과도 같다. 조금이라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전투이다.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 같던 초 중반을 지나, 후반부가 되면 이야기는 보다 관념적으로 선회한다.마치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 하 편의 후반부를 읽는 느낌이었다. 상징적이고 관념적인 사건들이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작가의 메시지는 보다 어지럽게 얽혀든다. 자신을 사랑한 사람들이 모두 고양이로 변했고, 그런 고양이들을 데려다 키우며, 타인들과의 관계를 단절시킨 상처투성이의 여류 작가. 과연 이 복잡다단한 장치들을 둘둘 감은 고요다는 어떤 메타포인가? 아이러니의 복합체인 고요다를 통해 저자는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일까?? 남자인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하기 짝이없는 여자들만의 정신세계를 표현한 것일까??자신을 사랑했던 수많은 남자들의 속에서. 도저히 '대화' 가 통하지 않는 수많은 '자신을 사랑했던 남자' 였던 고양이들 사이에서 살아가고 있는 외로운 사람 '고요다'. 뻑하면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들때문에 짜증났던 '고요다'?  자뻑도 이런 자뻑이 없고, 공주병도 이런 공주병이 없다.  하지만, 남자로서 주인공 고요다는 몰라도, 고양이들은 이해가 된다. 나도, 쉽게 쉽게 홀랑홀랑 빠져드는 성격이니까. 그렇게 한번 빠져들면 몸도 맘도 재산도 다 훌훌 갖다 바치는 남자니까. 고양이가 되서라도, 그 사람 곁에 머물고 싶다고 생각하는 단순한 남자니까. 그 여자의 마음은. 일단, 생각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남자니까. 나 역시 고요다를 사랑했다면, 그녀가 주기적으로 불러들이는 섹스 파트너보다는, 그녀의 고양이가 되고싶으니까.결국 난 고양이가 되겠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도, 어떻게 할 수도 없이 빠져드는 것. 그 무엇보다 위험한 사랑이다. 고요다는 마치 블로그나 트위터 스타의 모습과 닮아있다.자신을 사랑해주는 수많은 사람들에 둘러쌓여 있지만, 그들에겐 껍데기의 모습만 보여주고, 깊은 이야기는 철저하게 숨기며, 대화가 통하지 않는 사람들만이 주위에 가득한. 사람들은 많으나, 정작 소통을 부족한 현대인들의 모습. 현대인들은 주변에 들끓는 수많은 사람들 때문에 보다 강렬한 외로움을 느끼고, 그 외로움을 해갈하기 위해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그들 때문에 보다 강렬한 외로움을 느끼고,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때론 애완동물에 심취하지만, 그들 또한 외로움을 완전히 해갈해주지는 못한다.결국 외로움을 해갈해주는 건 무엇일까??저자는 일단 결론을 유보한 듯 하다. 저자의 페르소나일 주인공 '고요다'는 자신의 세계속으로 들어간다.창작. '소설' 을 쓰기로 한 것이다. 재미있게도 필명을 사용하는 극중 주인공 '고요다' 의 본명 또한 저자와 이름이 같다. 마지막 장에서, 고요다는 강인한 기자에게 전화를 건다.그리고, 고양이로 변하지 않은 그를 확인하게 된다.과연 그때 고요다의 마음은 어땠을까?정말, 고양이로 변하지 않은 그의 모습에 안도감을 느꼈을까??자신과 완벽하게 소통을 했음에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은 그의 모습을 보고 일말의 아쉬움도 없었을까??여기에 하나의 메시지가 있다.고요다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낱낱이 꺼내 보였을지 몰라도, 강인한은 거짓만을 말했기 때문이다.사랑이란, 언제나 '솔직함' 을 전제할때 가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하지만, 더 큰 문제는.더 이상 세상은 사랑만으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일터다.사랑하고 고양이가 될 것인가, 사랑하지 않고 거짓말쟁이 사람이 될 것인가?    +덧 또 하나 재미있는건, 이 작품의 저자인 김은희 작가의 쌍둥이 자매인 장은진 작가는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 를 통해, 결국 해답은 '사람이다' 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를 먼저 아주아주 감명깊게 읽었고, 김은희 작가가 그녀의 쌍둥이 자매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두 작품의 차이점을 은근히 의식하면서 작품을 읽어내렸다는 것을 고백해야 하겠다.두 작가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상당히 비슷하다.가족들을 다 잃은 주인공을 등장시키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깊숙한 외로움을 끄집어내기 위해 불청객들이 난입한다는 점도 같다. 그 불청객들이 엄청난 철면피에 뻔뻔하기 그지없으며 상당한 능력자들이라는 점도 같다고 볼 수 있다. 미스테리한 기법으로 다소 쇼킹한 반전에 다다른다는 점 또한 닮아있다.일단 '현대인의 풍요로운 듯 하지만 굉장히 빈곤한 소통' 을 다루고 있다는 점 역시 같지만, 그걸 해석한 결론은 꽤나 다르다. 둘이 가지고 있는 메시지가 완벽히 다르며, 각자의 작품이 내뿜고 있는 색채 또한 완연하게 다르다는 것이다.김은희 작가는 장은진 작가에 비해 보다 냉정한 느낌이랄까. 불쌍한 고요다에게 접근했던 강인한이 거짓을 무기로 고요다의 마음 깊숙한 것들을 끄집어내게 만들었다는 점이 김은희 작가가 냉정하게 바라보는 현실을 대변하는 듯 했다.  두 작품을 비교해 보는 즐거움은 정말 굉장했다.  
10점 중 7.5점
책표지 가득 보이는 건 고양이. 그래서 난 책 제목처럼 고양이 호텔에 관한 이야기인줄 알았다. 어떤 의미에서는 맞다.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좀 다르다. 그럼 이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일까. 책 뒷표지를 보면 <섬세한 꽃미남 인터뷰어 '강인한'과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소유자 인터뷰이 '고요다'의 가슴 설레도록 아찔하고 짜릿한 밀고 당기기>란 글이 나온다. 이 글만 읽으면 연애소설인가 싶다. 흐음, 연애소설이야? 책 잘못 샀군, 이란 씁쓸한 한숨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책 내용은 내가 상상하던 것과는 달랐다. 그래서 이 책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3억원의 상금이 걸려 있는 문학상 현상 공모에 당선된 고요다. 그녀는 11개의 방을 가진, 마치 성처럼 보이는 집에서 고양이 200여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그녀의 부모님은 교통사고로 함께 돌아가셨기에 지금은 완전히 혼자다. 그런 그녀는 출판사 인터뷰도 거절한 채 두문불출한 채 살아 간다. 가끔 외출을 하고, 한 주에 한 번 섹스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그녀의 일과의 전부이다.  그런 그녀를 찾아온 것은 잡지사 기자인 강인한. 그는 그녀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 이곳까지 찾아왔지만, 고요다는 그런 그가 침입자로만 느껴진다. 자신의 성에 무단으로 침입한 침입자. 하지만, 강인한은 갖은 술수를 써 그녀의 집에 들어가게 되고, 또한 갖은 술수를 써 그곳에 머무른다.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갖은 술수를 쓴다. 하지만 굳게 닫힌 성문처럼 그녀의 마음은 쉽사리 열리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는 조금씩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는데...이런 설정만을 본다면 그저그런 연애소설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 소설은 좀 달랐다. 고요다는 자신의 마음을 쉽사리 열지도 않을 뿐더러 침입자인 강인한을 몰아 내기 위해 온갖 힘을 기울인다. 너는 이곳에 발을 들여 놓으면 안되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듯이. 그런 고요다에게 유일하게 위안을 주는 것은 200마리에 가까운 고양이들 뿐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런 고요다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또한 그녀가 강인한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해도 그건 그것으로 끝난다. 그이상의 마음은 허락하지 않는 것이다. 난 강인한이란 캐릭터가 참 싫었다. 기자들이란 원래 그런 사람들이지, 라는 한숨이 나왔다. 처음엔 땡볕에서 코피를 흘리며 우연히 쓰러졌지만, 그것을 기회로 그는 고요다의 집으로의 침입에 성공했다. 그후엔 물을 달라, 배고프니까 밥 좀 먹겠다, 밥먹고 나서는 설사가 나서 못나가겠다, 약 좀 가져다 달라면서 트렁크를 가져오도록 부탁한다. 고요다는 당황해서 일단은 그의 말대로 해준다. 그런 고요다를 보면서 그는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녀의 자전거를 망가뜨리고, 계단에서 떨어져서 일부로 다치기까지 한다. 또한 자신의 이야기를 거짓으로 꾸며 그녀의 동정을 사려하고, 그녀에게서 이야기를 끌어내려 한다. 멀쩡한 형을 죽이고, 가족을 팔아 먹다니, 기자란 원래 이런가 싶은 생각에 씁쓸한 한숨만이 나왔다. 이런 식으로 그는 고요다의 마음을 조금씩 열어간다. 그녀는 자신이 속고 있다는 것도 모른채 조금씩 자신의 이야기를 해나간다. 하지만, 그녀의 이야기는 어느 순간부터 빗나가기 시작한다. 그건 고양이들 이야기로 시작된다. 200여마리의 고양이 중 빨간 목줄을 하고 있는 고양이의 정체. 그녀는 그 고양이들이 이 부근에서 실종된 사람들이 변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강인한은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다. 자신도 그녀에게 거짓말을 했으니 그녀도 그 이야기를 꾸며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거기다 한 술 더 떠서 다음 소설의 틀을 잡는 게 아니냐고 묻기까지 한다. 그리고 그는 서울로 돌아가 고요다 인터뷰 기사를 내놓는다. 그 기사는 창작된 기사였다. 이 기사를 보고 난 푸흡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강인한이란 사람의 인생은 거짓으로 점철되어 있구나 싶은 생각에. 그러니 진실을 말해도 거짓으로 알아 듣고, 제멋대로 생각을 하는구나 싶어서. 고요다와 강인한은 이 소설속에서 계속 입장이 바뀌어 간다. 처음에는 수호자와 침입자, 인터뷰이와 인터뷰어였지만, 나중에는 누가 누구를 인터뷰를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서로가 관찰자가 되었다가 피관찰자가 되었다가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이 소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그들은 서로 소통하지 못한다. 고요다가 이야기하는 고양이 이야기를 강인한은 아예 믿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강인한 자신이 이야기한 강인한의 이야기는 대부분이 거짓이었기에 고요다는 강인한에 대해 알면서도 모르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에서 또다른 재미있는 설정은 뻔한 설정을 가져와도 색다르게 바꿔 버린다는 것이다. 고요다와 강인한이 집에 있을 때 나타난 한 여자. 그녀는 그들을 지하에 가둬 버린다. 갇힌 시간 동안 - 보통의 이야기라면 - 그들은 서로에게 사랑을 느껴야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으르렁댄다. 이 부분이 참 재미있다. 만약 그런 사이가 되어버려서 그후 강인한이 그녀의 아픔을 이해하고 그녀와 인터뷰한 것을 전부 오프 더 레코드로 만들었다면 이 소설은 그저그런 소설이 되었을 테지만, 작가는 그런 일반적인 통념을 간단히 제거해버렸다. 강인한은 끝까지 비열했고, 그녀와 제대로 된 소통을 하지 않았다. 그들의 인연은 그렇게 끝나버리는 것이다. 그후 그녀는 데뷔작을 마지막으로 소설을 쓰지 않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고양이로 변한 사람 이야기를 소재로 소설을 쓸 결심을 한다. 어쩌면 그녀는 자신의 성을 훌륭히 잘 지켜냈는지도 모른다. 강인한이 들어와 휘저었지만, 그건 별 영향력이 없었다고 보여 진다. 하지만 한가지 의문이 남는다. 서른 명에 가까운 실종자들, 그들은 과연 어디로 갔을까. 정말 고요다의 말대로 고양이로 변한 것일까? 소설의 결말은 여전히 열려 있다.
10점 중 7.5점
처음 제목을 보고서 든 생각은 딱 이랬다. '고양이 호텔이라니...고양이에 대한 유용한 정보가 담긴 책인가?'. 고양이 수가 늘어나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지금 고양이 호텔을 읽어보라는 광고문구 역시 그런 생각을 가지는데 한몫했다. 그런데 '섬세한 꽃미남 인터뷰어 강인한과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소유자 인터뷰이 고요다의 가슴 설레도록 아찔하고 짜릿한 밀고 당기기'라는 문구가 내 눈에 들어왔다. '어라, 뭐야. 로맨스소설인가. 그런데 또 고양이는 뭐람? 이거 흥미진진하겠네.' 그렇다. 그렇게 책을 집어들었다.
 
사실, 책에 대한 정보는 그닥 많이 접해보지 못하고 책을 집어든 셈이다. 문구에서 보다시피 '강인한'이라는 사람과 '고요다'라는 사람이 등장하겠고 또 인터뷰도 담긴 내용이겠고, 거기에 고양이가 관련된 내용이겠거니 했다. 물론 다 맞는 이야기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요소가 들어가 있어 놀랐다. 아니, 놀랐다기 보다는 내심 반겼는지도 모르겠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말이다. 고요다의 서른번째 생일날 '베리베리 베이커리' 제빵사 아저씨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런데 그 지역에서만 벌써 25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그것도 도대체 행방을 알 수 없는 실종자. 제빵사 아저씨만 해도 그렇다. 문이 닫혀져 있는 욕실에서 사라져버린것이다. 분명 욕실에 들어갔는데 문은 잠긴채로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깜쪽같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렇게 추리형식의 요소를 빌려, 소설은 처음부터 궁금증과 함께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그런데 이 소설은 추리소설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종사건의 의문을 남기지만, 여타의 추리소설처럼 형사가 등장한다던가, 그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존재는 등장하지 않는다.(물론 후반부에 강인한이 여기에 의문을 품고 사건을 풀려고 나름 노력은 하지만 말이다) 마치 일상속에서 '누구 누구가 실종되었데'라는 소리를 듣는것과 같다고나 할까.
 
그리고 소설속 주인공 고요다와 강인한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1억원이나 되는 문학상 현상 공모에서 당선된 고요다. 당선작은 절대평가에 의해 가려질 것이라 절대수준을 넘는 작품이 없을시 당선작 없이 다음회로 이월하는데 1번째,2번째 공모에서 당선작이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고요다가 세번째 공모전에서 당선된 것이다. 이월된 상금으로 인해 그 금액만 무려 3억원. 『뒤꿈치』라는 제목의 소설. 그리고 그 소설을 쓴 베일에 가려진 고요다라는 인물. 기자 강인한은 그런 고요다를 인터뷰하기 위해 그녀의 집에 방문하게 된다. 그리고 거기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소설이 바로 『고양이 호텔』이다.
 
처음 작품을 읽어나갈때만 해도 고양이 수가 늘어나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으라고 했는데, 고요다와 강인한의 만남, 그리고 벌어지는 일들속에서 그 궁금증을 찾을 수는 없었다.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것도 잠시 후반부에 이르러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나며 그 의문에 대한 궁금증이 풀렸다. 그것도 신비로운 이야기로 말이다. 처음 추리형식을 통해 내 흥미를 자극하더니, 이번엔 판타지형식이다. 순간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앞의 실종사건이 그저 '그렇고 그런 실종'이 아닌, 이유있는 실종으로 다가온 순간이기도 했다.
 
기자 강인한과 함께 나 역시 고요다라는 인물에 호기심이 생겼다. 더불어 그녀의 작품까지 말이다. 절대수준을 넘는 작품은 어떤 작품일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더불어 난데없이 등장하는 뚱녀의 등장. 그리고 벌어지는 긴장감. 그리고 드러나는 고요다의 과거. 고요다의 비밀들.
 
고양이가 너무나도 많은 고요다의 집. (무려 188마리라고 한다. 사고가 나거나 병이 나 죽은 고양이를 제외하고서도 말이다.) 과연 『고양이 호텔』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고요다가 진정 감추고 있었던 비밀은 무엇이란 말인가. 더불어 실종사건과 함께 자꾸만 늘어나는 고양이 수가 궁금한 독자라면, 나처럼 『고양이 호텔』을 펼쳐보시기를.
10점 중 10점
 
 
 
장편소설로는 첫 작품이 되어준 김희진 작가의 <고양이 호텔>은이런 느낌으로 나와 함께 하게되었다.
 
3억이라는 큰 금액을 받으며 공모작 당선의 영광을 안게된 주인공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껴 본 공포가 고요였다고 말한다
그렇게 쓰게된 고요다 라는 필명으로 <뒤꿈치>라는 작품을 세상에 내놓게된다.
엄마아빠가 돌아가시고 어린 나이에 홀로 남겨진 그녀에게는 그녀앞으로 소유되어있는집과 많은 그 수를 세아리기 힘들 만큼의 많은 고양이들과 함께 하고있었다.
방이 11개나 딸려있는 이 집은 모래사막 위의 성 처럼 내 머릿속에 그려진다.
 
어떤 곳에서도 그녀에 대한 정보를 알지 못한다. 이것은 세상이 그녀를 궁금해 하지만그녀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거나 , 알려지는 것을 꺼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세상과 동떨어지거나 혼자 벽을 만들어 스스로 가두려고 하는 그녀는 왜 혼자가 되길 원했던것일까? 그런 그녀가 왜 세상에 알려지는 작품을 내놓게 된것일까?많은 의문점들을 가슴에 안은채 이야기 속으로 빠져보았다.
 
 
 
인스토리 라는 잡지사 기자인 강인한 이 파견된다. 그의 등장과 함께 그녀의 비밀스러운 집 과 그녀에게 가졌던 궁금증 들이 조금씩 베일을 벗기 시작한다. 차갑고 냉정한 그녀를 만나도 포기하지 않은채 인터뷰를 따내기 위해 노력하는 강인한 기자의 노력이 가상했다.
 
 
이 작품은 고요다 그녀와 강인한 기자 두사람의 시점이 번갈아 가며 보여진다.두 사람이 한가지 상황에서 전혀 다른 입장으로, 다른생각을 가지는 모습들을 보면서
타인의 생각을 엿보는 듯한 오묘한 기분마저 들게되었다.
온 몸을 아끼지 않은채 달려드는 기자의 집요함 이나 그의 끈기를 통해강인한은 그녀의 비밀스러운 집에서 머물게 되고 인터뷰를 거부하던 그녀와 대화를 나누는시간을 가질 수 있게된다. 자신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듣게 되기도 하고 때로는 진실보다거짓으로 그녀와의 대화를 이끌어 내기도 하였다.
또 한가지 연관되는 이야기는 미스테리하게 10년째 단서도 잡지 못하는 의문의 실종사건에대한 것 이었다. 김희진 작가의 작품 속에서 나도 놀랄 만큼 비슷하거나 아니면 너무 똑같이느껴지는 글 들에 대해서 특별함을 느끼기도했다.
 
이 작품의 마지막 장을 향하는 순간 마치 동화처럼 뭉글뭉글 한 환상과 또렷한 현실의 경계선그 한가운데 맴돌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마치 내가 생각했던 모든 일들이 현실에서 벌어진 것이 아닐까? 무엇이 진짜 인지 그것이 중요하다고생각되지 않을 만큼 사랑이라는 감정과 혼자여서 외로워 하고 고독한 사람들에 대한 초대장을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번지고 있을 뿐이었다.
 
평소에 내가 좋아하는 고양이 덕분에 이렇게 좋은작품을 만날수 있게되어 너무 기분이 좋다.앞으로도 많은 기대와 궁금증을 자극해 줄 것 같은 김희진 작가에게 영광의 갈채를 보내고 싶어진다.
 
 
 
 
10점 중 10점
<고양이 호텔>
- 김희진 장편소설 -
 
     작가란 누구인가? 프로이트가 『창조적인 작가와 몽상』에서 말한바 요지를 떠올려야 하는 지점이 여기다. 작가란 바로 그 신경증적 망상을 보편적인 서사로 만들어 타인들로부터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는 자이다. - 김형중(문학평론가 · 조선대 국문과 교수) 작품해설 가운데
 
이 책을 받아들기 전부터 100만 송이 장미도 아니고 거의 100만의 눈빛을 빛내고 있는 고양이가 실제 한 집에서 득시글거릴 수 있는지 믿지 않았다. 그런데 소설 속 가상 공간인 라푼첼의 성에는 올해 서른 번째 생일을 맞이한 작가가 187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고양이의 수는 고정된 것이 아니고 소설 중반 이후에 한 마리가 더 늘어난 것 같고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인 것 같다. 동물을 별로 사랑하지 않는 나로서는 그다지 좋은 전망이라고 보지 않지만 아무튼. 
 
창문이 11개나 되고, 높은 첨탑 위에는 천체망원경으로 총총 빛나는 별들을 관람할 수 있고... 저 아래 심연이라고 말해도 좋을 지하에는 근사한 와인바가 마련되어 있다지 않나. 그런데 18살 때부터 혼자 남겨진 '고요다'가 그동안 꿀꺽꿀꺽 요리조리 마셔버렸기 때문인지 실제 거의 빈 병이라고 하니 왠지 모를 섭섭함과 허전함이 밀려온다.
 
사건의 발단이자 소설의 주요 흐름은 몇 년 동안 당선자를 내지 못한 문학상 현상 공모에서 3년 만에, 무려 3억 원이란 상금을 거머쥐고 거의 절필을 선언했다는 은폐된 '고요다 작가'를 인터뷰하기 위해 젊은 남자 '강인한'이 뛰어들면서부터이고, 이 사람! 기괴한 상황에서도 절대 포기를 모르고 뛰어드는데(요즘 보기 힘든 남자상이다)... 연기력이 대단하다 싶고, 오랜 첫사랑 '유희'를 정말 사랑했나 보다. '고요다'를 대하는 그의 마지막은 정말 '그냥'이다. 썩 마음에 드는 '그냥'이다. 마치 이와 비슷할 것 같다고 말하면 피식─ 웃고 말 수도 있겠다.
"횰 누나, 누나는 복귀에 성공하실 거예요. 누구보다 예쁘니까요." - 사랑스러운 훈남, (이)승기로부터.
 
성 안에서 혼자 살아가는(고양이를 그냥 동물의 하나라고 봤을 때 얘기다) '고요다'는 어느 정도 예상되다시피 고독하고 소외된 현대인을 상징하는 듯도 하고, '고요다'가 그토록 감정 실은 사랑의 행위를 거부하고 끝까지 리얼돌로 남기를 바라지만 실제로는 방문객을 비교적 쉽게 받아들이고 생일 초 하나하나에도 의미를 두는 것 하며 의외로 허술한 성의 면면을 볼 때는 소통을 남몰래 간절히 호소하는 현대인을 상징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로부터 정말 정이 많은 민족이 아니었나. 이젠 정말 구닥다리 같은 얘기가 됐지만... 그러므로 나의 20대는 도대체가 혼자라는 것이 뭔지 모르고, 혼자이고 싶다는 소망조차 제대로 품어보지 못하고 살았다. 사람들은 "여러 사람 많이 만나봐야 해" "어쩌든 움직여야 해" "삽질을 하든 열심히 열심히 빨리 빨리..." 남의 일에 진정한 관심도 아닌 것이 참 관심도 많았다. 이제 좀 혼자이고 싶다고 말하면 또 그런다. "얼마나 상처를 많이 받았으면 저리 은폐할까" "결핍된 사랑을 무엇으로 채울꼬." "혼자 있으면 도대체 뭐해요?" 등등. 혼자이되 혼자를 거부하는 몸짓, 혼자일 수 없는 현대인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수한 과제가 눈앞에 가로놓인 것은 아닐지. 도도하고 기품 있는 고양이가 되느냐, 어슬렁어슬렁 아무 데나 부비고 다니는 고양이가 되느냐는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10점 중 7.5점
이제는 글을 통해서 내적인 욕망이나 희망 사항을 소설이나 특정 대상에 의인화하여
표현하는 소설이 많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글 쓰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을 작가라고 해야 하나, 누구나 글을 쓰면서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건만, 아직도 우리의 의식에는 작가라는 고전적인 개념이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일상적인 문장을 넘어서 자신만의 독특한 정신세계를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 작가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얼마 전에 읽은 《라이팅 클럽》도 그와 비슷한 내용의 책이다.
이번에 읽은 《고양이 호텔》에도 글을 다루는 작가의 삶을 독특한 전개방식으로 엮어놓았다.
 

 
한 출판사에서 국내에 장편 바람을 일으켜 보자는 취지로 상금 1억 원을 걸고 공모전을 열게 된다.
심사 기준은 절대평가에 의해 가려질 것이며, 절대 수준을 능가하는 작품이 나오지 않을 시에는
상금을 다음 회로 이월하게 된다. 이월에는 제한도 없으며, 당선작이 나오지 않을 때에는
계속 상금이 불어나는 것이다.
그야말로 전국에 글쟁이란 글쟁이는 모두 출품을 한 시점에서 상금이 3억 원이
되던 해에 『뒤꿈치』라는 소설을 쓴 작가가 당선된다.
작가의 필명은 고요다, 그러나 고요다 작가는 『뒤꿈치』를 처음이자 마지막 소설이라며,
다시는 글을 쓰지 않겠다고 선포하는데…….
 
「책 냄새에 반하던 바로 그날, 나는 이 방에서 처음으로 책을 꺼내 읽었다.
  나는 그때 알았다. 책을 읽을 때는 누구나 혼자이고,
  혼자 해야만 하는 행위 중에서
  유일하게 외롭지 않은 것이 바로 책을 읽는 일이라는 걸.
  그때부터 열심히 책을 읽기 시작했다.」p.78
 
 

 
11개의 창문이 있는 궁전 같은 집에서 고양이 200여 마리와 사는 '고요다' 작가가 3억 원의 상금을
거머쥔 주인공이다.
그녀는 자신의 모든 것을 언론에 노출하기 꺼리고 조용히 살고 있다.
한 잡지사에서 그녀를 단독 취재하기 위해서 '강인한' 기자를 그녀의 집에 보내게 되는데….
 
 
「"지금까지 했던 얘기, 혹시 구상 중인 소설 얘기 아니에요?"
  그건 또 무슨 말이냐는 듯 그녀가 나를 노려본다.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다시는 소설 따윈 쓰지 않겠다던 그녀는
  두 번째 소설을 계획 중인 게 분명하다.
  한번 베스트셀러 작가는 앞으로도 계속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게 돼 있다.
  구조적으로 그렇다.」p.250
    

 
《고양이 호텔》은 추리와 판타지의 요소가 교묘하게 어우러진 개성이 강한 소설이다.
작가는 독자로 하여금 책의 막바지에 다다를 무렵이 되서야, 모든 의문점을 말끔히 해소시킬 수 있도록
'강인한' 기자와 '고요다'작가를 번갈아 가면서 남자와 여자의 시점으로 내용을 이끌어 나간다.
이 책에는 엄청난 반전이 숨어 있다.
추리와 로맨스 그리고 판타지 요소가 골고루 배치되어 있는 《고양이 호텔》
현실이 아닌 뭔가 새로운 영감을 얻고 싶다면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봐도 괜찮을 듯싶다.
10점 중 10점
"난 이제 아무도 사랑하지 않을 자신 있어. 정말이야."
 
고양이 호텔에는 188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열한개의 방이 있는 대저택에서 사는 고요다씨가 나온다.
열한개의 방, 학교 운동장만한 모래로 온통 뒤덮여 있는 마당과 프로방스풍의 돌출 창과 요철 모양으로 마무리된 옥상 난간, 원뿔 모양의 지붕이 얹어진 탑까지~
그녀는 동화속에 나올법한 현대판 공주라도 된단 말인가.
 
<인스토리>에서 난공불락의 고요다란 젊은 여자를 인터뷰하기 위해 찾아온 강인한. 그녀를 인터뷰해야만 하는 속사정이 무엇인가하고 보니 작년 여름, 한 유수의 출판사가 내건 문학상 현상 공모에서 그녀의 작품이 당선됐다는 것이 아닌가. 국내 문단에 장편 바람을 일으켜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된터라 상금이 무려 1억원.
당선작이 나오지 않을시 다음회로 이월되고 이월에는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것. 상금을 상회할 경우 인세를 지급하고, 영상물 제작과 같은 2차 저작권까지 당선자에게 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때문에 응모자 수는 넘치지만 두 해 동안 당선작은 나오지 않아 상금이 3억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상금이 많아질수록 기대작에 거는 기대치 역시 높아져 당선작이 나오기는 힘들거라는 예측과 다르게 그녀의 소설이 당선된다. <뒤꿈치>라는 꽤 도발적인 제목의 소설로. 그러니 그 작품과 주인공에 대한 관심이 넘쳐날 수 밖에 없는데 책 날개에 실린 이름과 출생 정보뿐인 약력외엔 감감무소식. 거기에 수상 소감을 겸한 작가의 말 끄트머리에 이 소설은 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소설이 될 것이며, 다시는 소설 따윈 쓰지 않을 것이다!라는 선언 조의 문장에 앞으로 기대 되는 작가의 절필 선언은 아이러니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녀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만 간다. 그런 그녀를 인터뷰하기 위해 기자 생활 8년차 배테랑인 그가 찾아온 것도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코피를 쏟으며 기절한 척 저택에 발을 내미는 데 성공한 그는 고요다씨 인터뷰에 성공할 수 있을까 ??
 
11개의 방이 있는 대저택에서 188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사는 여자. 뒤꿈치란 작품으로 3억원 현상 공모에 당선되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가.
12인용 식탁 위 특별 주문한 3단 고구마 케이크. 호텔 주방만큼 넓은 부엌에서 생일에 자축하는 여자. 게다가 축하객은 고양이들 뿐.
(12년 만에 처음 받는 생일선물. 태극기)
더 이상 불행해지지 않기 위해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매니큐어를 바르는 그녀.
고집스레 자기만의 소설을 쓴 작가였던 엄마 '심호경', 그리고 소중한 부모님의 죽음.
고요다가 사는 도시 인근에서 발생한 10년 넘게 이어저 오고 있는 25명의 연쇄 실종사건.
지하 와인창고 선반 가득 채운 빈 와인병과 각기 다른 남자 이름이 적힌 스티커. 빨간 목걸이를 한 스물두마리의 고양이
아무도 사랑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그녀. 무엇이든 같이 해 주는 여자라고 적힌 명함.
고양이 꿈을 불러오는 집.
 
이 소설은 굉장히 독특하다. 그 독특한 분위기는 시종일관 이 책을 이어가는 하나의 배경이 되고 어찌보면 유일한 즐거움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른들이 읽는 동화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미스터리하고 내 스스로가 독자가 되어 '고요다' 그녀의 삶이 궁금해 그녀가 털어놓는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니 잡지의 인터뷰 코너, 기자의 뒷얘기를 읽고 있는 듯한 기분까지드니 말이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모르겠다. 사실을 말해도 믿지 못하고 본인이 생각하는 대로 그녀의 인터뷰 기사를 싣는 강인한.
바보 바보를 외쳐보지만 그가 바로 나이기도 한 것 같으니 이를 어째 ~
그로인해 자기만의 성에 갇혀 있던 그녀가 세상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게 된 것 같아 조금은 위안이 되더라.
초반 그녀에게 인터뷰를 시도할 거라며 외로운 사람에게 물음은 다른 방식의 친구가 될 수 있다며 연인과 헤어지고 타인에게서 받은 수많은 질문 덕분에 견뎌냈다며 사람들이 얘기를 들어줄 때마다 그들에 의해 조금씩 깎여나간 외로움의 조각들을 기억하고 있다는 그의 말이 조금은 사실인 것 같다.
 
 
엄마 방에서 나는 책 냄새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냄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저 책들이 뿜어내는 냄새는 점점 진해지고 있었다.
먼지 냄새와는 다른 냄새, 그것은 눅눅한 듯 눅눅하지 않은 이상야릇한 냄새였다. 좋은 냄새가 아님에도 그 냄새가 싫지 않다는 게 나는 더 이상했다.
그게 바로 책에서 나는 냄새라는 걸 알았을 땐 뭔지 모를 편안함마저 느껴졌다. 그렇게 책 냄새를 알게 된 날, 나는 엄마 방을 내 방으로 정해 버렸다.
그러고는 예전에도 몇 번 들락거린 방인데 그때는 왜 이런 냄새를 인지하지 못했던 것인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다.
그때 내가 내린 해답은 후각도 성장을 한다는 것이었다.
예전에 몰랐던 냄새에 매료되는 건, 사람이 자라면서 오감도 같이 자라기 때문이다.
입맛이 변하는 것도, 좋아하는 색이 달라지는 것도 모두 그 때문이다.
그게 바로, 인간이 세상에 진력내지 않고 계속 살아가게 되는 이유였다. <p.78> 
10점 중 7.5점
 "고양이 호텔"이라는 제목과 표지만으로도 왠지 재밌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주는 소설. 얼마나 많은 고양이가 사는 곳이기에 고양이 호텔이라는 제목이 붙은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많은 고양이와 살아갈 만큼 고양이가 좋은걸까 하는 괜한 생각도 해가면서 읽기 시작햇다. 열여덞에 가진건 고양이 다섯 마리와 지금 그녀가 살아가고 있던 집뿐이었던 고요다. 그녀는 상금이 1억원인 문학상 현상 응모에 응모해서 당선된다. 그녀가 받은 상금은 3억원. 당선작은 절대평가를 거쳐야한다는 조건으로 처음 실시된 응모에서도 그다음해에도 당선작이 없어서 상금은 이월되어 3억원이 되고 당선작이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깨기라도 하듯 ’뒤꿈치’라는 제목으로 당선된 그녀 고요다. 그녀가 어떤 인터뷰도 하지 않은채 책에 약력소개에도 이름과 생년월일이 다인 약력소개로 더욱 호기심은 자극되어 모든 언론사들이 주목하던 중 강인한 이라는 기자가 그녀앞에 나타난다. 그녀의 생일인 7월 7일에.  그녀는 고양이 다섯 마리와 함께 이곳으로 온 이후에 어떤 누구와도 생일을 보낸적도 없고, 생일 축하 노래를 들은 적도 없으며, 생일 선물을 받은 적도 없다. 그런 그녀에게 인터뷰를 해달라며 나타난 강인한은 과로로 그녀 앞에서 쓰러지면서 그녀의 집으로 들어오는 것에 성공하고 테이블위에 놓인 케이크를 보고 그녀의 생일임을 눈치채 생일축하 노래도 불러주고 선물할 것이 마땅히 없어 가지고 있던 태극기를 그녀에게 준다. 그렇게 그녀 옆에 있던 강인한은 테이블 주위의 너무 많은 숫자의 고양이를 보고 놀란다. 3층 건물에 사람이라고는 그와 고요다만이 있을 뿐 고양이로 가득차있는 듯 보이는 곳.  이 곳은 왜 이렇게 많은 고양이가 살아가고 잇는 걸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낯선 사람들로부터 피해서 고양이들과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고요다. 고요다다 혼자 되었을 때 고양이가 다섯마리라고 했는데 고양이와 함께 한지 12년의 시간 동안 고양이가 많이 늘어난 이유가 월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 의문은 책을 읽다보면 해결이 되겠지 하는 생각에 점점 더 소설로 빠져들었다. 혼자서 고양이와 성처럼 큰 집에 의지해 가면서 살아가고 있는 요다의 모습. 그런 요다의 모습을 보면서 강인한은 인터뷰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만년필 녹음기로 몰래 녹음을 하기도 하고 그녀의 집에 천체 망원경이 있는 것을 알고 별을 보러 갔다 내려오는 계단에서 굴러 다친 채로 그녀의 집에 더 머무르면서 인터뷰를 해 갈 생각을 하던 그 앞에 알 수 없는 거구의 여자릐 출현으로 지하의 와인 창고에 갇히자만 그곳에서 그녀와 많은 얘기를 나눈다.  강인한과 고요다. 그는 '뒤꿈치'를 쓴 작가 고요디의 인터뷰를 무사히 마치고 갈 수 있을까..? 고양이 호텔을 읽으면서 점점 외로움에 지쳐 고양이를 한마리씩 키우게 되는 고요다의 마음이 어쩌면 지금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많은 발전을 거듭하여 편리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 마음을 채워주는 생활을 하기는 너무나 힘이 들기에 더욱 그런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 한편으로 그 외로움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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