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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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돌보며 나의 마음이 자라났다
이 책의 총서 (44)
작가정보

2001년 제4회 창비신인문학상에 소설 「야경」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펴낸 책으로 소설집 『3번 출구』 『하우스메이트』 『내 이웃의 안녕』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과 장편소설 『오프로드 다이어리』 『황금광 시대』 『어느 날 난민』 등이 있습니다.
낙서하듯 가볍지만, 사람들을 위로하는 그림을 지향합니다. 둥근 형태의 유연한 그림으로 용기를 주고 싶습니다. 그린 책으로 『피천득 수필 읽기』 『성장 관리부』 『콩 바라기』 등이 있습니다.
목차
- 개를 보내다
작가의 말
출판사 서평
우리는 가족이 될 수 있을까?
동생이자 친구였던, 나의 작은 개 이야기
주인공 진서는 자신의 열세 살 생일날 아빠로부터 유기견을 선물받는다. 하지만 충분한 준비 없이 입양된 개는 진주라는 이름을 얻고도 가족들의 무관심 속에 아파트 베란다에서 쓸쓸히 지내게 된다. 그렇게 한 계절이 지나고, 진서는 친구들과의 관계가 틀어진 뒤 마음의 문을 닫았던 자신의 모습을 진주에게서 발견하며 진주에게 점점 신경이 쓰인다.
그리고 마침내 진주는 겨울 한파를 핑계로 베란다에서 따뜻한 거실로 입성한다. 하지만 애정과 관심의 부족으로 자기 똥을 먹는 습관이 있던 진주. 진서는 진주의 식분증을 고치기 위해 직접 인터넷을 찾아 가며 “학교가 끝나면 곧장 집으로 와서 강아지 배변 훈련”(53면)을 하는 등 관심을 쏟는다. 행동 교정부터 영양 식단까지 진서의 애정 어린 보살핌으로 삼 개월의 노력 끝에 진주는 식분증이 사라지고 ‘똥개’라는 오명에서 벗어난다. 이제 진주는 진서의 둘도 없는 동생이자 친구가 된다.
진서는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 일이 즐거워졌다.
빈집이 아니라 진주가 기다리는 집으로의 귀가였기 때문이다. - 본문 55면
“강아지 열세 살이면 사람 나이로 환갑이거든요.
이미 황혼기에 접어든 나이라고.”
(…)
그날 엄마가 지적한 사실은 얼마 뒤 진짜 현실로 다가왔다.
나이라는 숫자가 마술을 부리기라도 한 듯 진주는 부쩍 기운을 잃었다. - 본문 59면
하지만 열세 살 진주의 시간은 진서와 같지 않았다. 사람 나이로 이미 노년에 접어든 진주는 점점 기력을 잃기 시작한다. 모래시계 사금처럼 떨어지는 은행잎의 계절, 진서와 진주의 마지막 시간은 황금빛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
아름답고 풍성한 마음을 틔워 낸
개와 함께한 시간
‘개를 보내고’ 난 뒤, 진서가 품은 진주의 빈자리에는 아름드리나무처럼 푸르고 반짝이는 마음이 자라난다. 반려견 진주는 잠시 함께한 추억만을 남긴 것이 아니라 진정한 보살핌과 책임의 자세, 가족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일깨워 준다. 개와 함께한 시간, 개를 품은 자리를 지나면서 주인공 진서는 성장에 한 발짝 더 다가간다. 애틋하지만 담담한 시선으로 흩날리는 은행잎 같은 여운을 남기는 이 책은 모두의 가슴에 묻힌 작은 개를 불러낼 수 있을 것이다.
▶ 시리즈 소개
소설과 만나는 첫 번째 길
책과 멀어진 이들을 위한 마중물 독서, 소설의 첫 만남
‘소설의 첫 만남’은 새로운 감성으로 단장한 얇고 아름다운 문고이다. 문학적으로 뛰어난 단편소설에 풍성한 일러스트를 더했다. 흥미로운 이야기와 100면 이내의 짧은 분량, 매력적인 삽화를 통해 책 읽을 시간이 없고 독서가 낯설어진 이들도 동시대의 좋은 작품에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이끈다. 동화에서 읽기를 멈춘 청소년기 독자에게는 소설로 나아가는 징검다리가 되어 줄 것이다. 깊은 샘에서 펌프로 물을 퍼 올리려면 위에서 한 바가지의 마중물을 부어야 한다.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는 문학과 점점 멀어진 이들이 다시 책과 가까워질 수 있게끔 돕는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 우리의 독서 문화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36459277 |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08월 10일 | ||
쪽수 | 84쪽 | ||
크기 |
124 * 189
* 9
mm
/ 143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소설의 첫 만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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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창비 '첫 만남' 시리즈. 연말 창비 설문조사에 참여하여 선물로 받았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반려견과의 헤어짐을 얘기하는 작품이다.
진서는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이다. 엄마는 학원비를 벌기 위해 일을 시작했지만 진서는 학원을 오래 다니지 못하고 그만두었다. 그나마 오래 다녔던 태권도 학원도 친구와의 다툼으로 그만두었다. 집, 학교만 오고 가는 생활이었고 컴퓨터에 파묻혀 살았다.
그런 진서의 아빠는 엉뚱한 면이 있다. 반려 식물을 엄마에게 털썩 안기 듯 진서에게 유기견 한 마리를 털썩 안겼다. 생일 선물이었다. 진주라는 이름도 지어 주었다. 하지만 아무도 개를 반기지 않은 듯했다. 시골에서 개를 키웠다는 아빠는 그때처럼 키우면 된다고 했다. (나도 시골에서 자랐지만.. 이미 공간이 안되는데.. ㅎㅎ)
자기 똥을 먹는 분식증에 걸린 진주와 베란다에 묶여 있는 개를 보며 진서는 방에 틀여 박혀 있는 자신의 모습과 비슷함을 느낀다.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 개와 사람은 정이 든다. 하지만 이미 많은 나이가 든 개는 그리 오랜 시간 행복을 느끼지는 못한다.
아이가 마음을 열고 개를 보살피는 약간은 극적인 이야기. 투덜대는 듯 하지만 모든 걸 이해한다는 부모의 모습에서 약간의 비현실성을 느낀 건 세상에 찌든 나이기 때문이리라.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고 봄이 오면 겨울이 온다는 말처럼 진서도 그렇게 자라나고 있었든 거다.
인간과 동물의 유대를 넘어 자연으로의 회귀를 얘기하는 작품이랄까. 아이는 이 작품을 어떻게 이해할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