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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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저자는 시인이 생전에 썼던 북간도 사투리나 노트에 담긴 사소한 사실까지 놓치지 않고 포착해 시인 윤동주에게 구체적인 인간미를 부여했다. 백석이나 프랑시스 잠, 키르케고르 같은 문학가와 사상가들이 어떻게 시인의 지성과 감성을 채웠는지도 면밀히 관찰해 보여준다. 일제 강점기 중에서도 가장 어두운 시기로 꼽히는 1930~1940년대의 이야기를 함께 보여주며 시인의 내면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윤동주 한 명이 아니다. 윤동주의 고종사촌이자 동갑내기 친구로 경성과 일본 유학 생활까지 함께했던 송몽규를 비롯해 소학교 친구 문익환, 연희 전문 후배 정병욱 등 윤동주와 같이 일상을 공유하고 시대를 헤쳐 나갔던 청년들의 이야기가 다채롭게 등장한다. 식민지 청년들이라고 해서 오늘날의 청춘들과 다르지 않았고 청춘은 그 자체로 얼마나 어름다운지, 우정 역시 얼마나 귀한 것인지 보여준다.
작가정보
목차
- 1938년, 경성의 봄
1부. 나의 길 새로운 길
1. 연희 전문학교 신입생
2. 첫 여름 방학
2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3. 기숙사를 나와 문안 거리로
4. 전쟁의 광기
5. 칸나와 달리아 핀 마당
6. 졸업을 앞두고
3부.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7. 육첩방은 남의 나라
8. 조롱에 갇힌 새
9. 바닷가 형무소
창밖에 있거든 두드려라
작가의 말
주요 인물 소개
참고한 책과 논문
출판사 서평
시인 윤동주 서거 70주년
치밀한 고증과 시적 상상력으로 빚어낸 청년 윤동주의 삶과 문학
이토록 염치없는 시대에 윤동주를 읽는다는 것
이 책은 시인 윤동주의 짧은 삶에 대한 비밀을 열어 주면서 그의 광범한 독서와 치열한 사색, 삶과 문학에 대한 지극한 애정을 생생하게 되살려 낸다. 좌절하지 않고 염결한 시 정신을 온몸으로 밀고 나아간 청년 윤동주의 진면목을 탁월하게 그려 냈다._안도현(시인)
우리 시대 젊은이들을 위한 윤동주의 청아한 청춘 송가를, 작가 안소영은 그의 연인인 듯이 속삭여 준다._임헌영(민족문제연구소장, 문학평론가)
아무도 시를 쓰려 하지 않던 시대에, 묵묵히 위대한 문학을 이루어 낸 시인 윤동주의 이야기. 생전에는 무명 청년으로 지내야 했으나, 유고 시집을 통해 암흑의 식민지 시절을 통과한 가장 빛나는 작가로 남은 시인 윤동주의 궤적을 찬찬히 되짚으면서, 작가 안소영은 시인의 삶과 시가 띠었던 빛깔을 섬세하게 복원해 낸다. 작가 특유의 서정적이고 성찰적인 문체로 시인 윤동주의 광범한 독서와 치밀한 사색, 벗과 문학에 대한 단단한 애정을 펼쳐 보인다. 절절한 슬픔과 좌절 속에서도 한 편의 서정시를 길어 올리던 청년 윤동주를 마음으로 만날 수 있다.
*이 책에는 ‘더책’ 오디오북이 포함되어 있다. 시집『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의 시인 박준이 윤동주의 시 19편을 낭송해 녹음했다. 이 19편은, 생전의 윤동주가 연희 전문 졸업 기념으로 출간하고자 했던 자선(自選)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들어 있던 시의 목록이다.(시인의 사후에 간행된 같은 제목의 유고 시집에는 시인의 모든 작품이 수록되었다.)
1. 시인의 안과 밖, 시인의 내면과 시대 상황에 대한 집요한 탐구
세상에 없는 시인에게 새로 숨을 불어넣기 위해 작가는 상상력을 서둘러 앞세우는 대신, 치밀한 자료 수집과 독해에 먼저 골몰했다. 방대한 자료 속에서도, 시인이 생전에 썼던 북간도 사투리나 노트에 그은 빗금 같은 사소한 사실까지 놓치지 않고 포착함으로써 시인에게 구체적인 인간미를 부여한다. 또 백석이나 프랑시스 잠, 키르케고르 같은 문학가와 사상가들이 어떻게 시인의 지성과 감성을 채웠는지도 면밀히 관찰한다. 시인의 내면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바깥세상이 돌아가는 소리도 빼곡히 담았다. 시인이 이십 대의 청춘 시절을 보낸 1930~1940년대는 일제 강점기 중에서도 가장 어두운 시기로 꼽힌다. 전쟁의 광기와 일제의 폭압이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우리말 신문과 잡지가 폐간되어 말과 글은 물론, 창씨개명으로 이름조차 빼앗겼기 때문이다. 기성 문인들조차 변절해 ‘황군 위문단’이 되거나 집필 의욕을 잃고 칩거하던 절망적인 시대에 청년 윤동주의 마음속에 이는 격랑을, 작가는 섬세하게 그려 보인다. 치밀한 고증 끝에 비로소 조심스럽게 발휘되는 작가의 시적 상상력은 윤동주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폭을 크게 확장하고 있다.
동주는 결심했다. 잘못된 전쟁을 지지하고 동포들의 고달픈 삶을 외면하는 것이 문학의 길이 라면, 가지 않으리라. 감투와 명성을 탐하고 궤변으로 자신의 행동을 미화하는 자들이 문인 이라면, 되지 않으리라. 하나의 시어를 찾기 위해 수없이 버리고 취하는 연마의 과정이 저렇 게 쓰이는 것이라면, 더 이상 쓰지 않으리라.(127쪽)
2. 청년의 열정, 인간의 선한 의지에 대한 깊은 믿음
청년 윤동주의 삶을 복원해 내면서, 작가는 결코 시인의 삶이나 시를 분석하거나 평가하지 않는다. 시인의 삶은 그림처럼 그려질 뿐이며, 시는 시인의 입을 통해 흘러나올 뿐이다. 치밀한 탐구를 통해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평범한 젊은이들의 마음속에 깃든 선한 열정이다. 어느 시대에나 낡은 체제나 통념을 거부하고 다른 이들과 더불어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은 있어 왔다. 현실과 이상의 간극을 두려워하지 않고, 현실을 이상으로 바꾸어 내는 청춘들도 언제나 존재한다. 무명 청년 윤동주와 그 벗들의 뒤를 좇으면서, 작가는 식민지라는 가장 억압적인 상황 속에서도 삶을, 선한 의지를 놓지 않고자 고군분투했던 청년들을 보여 준다.
인간의 얼굴을 한 신은, 식민지가 되어 버린 조선 땅 어디에든 모습을 드러내었고 동주는 그 분을 알아보았다. 사람의 아들이 되어 이 세상에 온 신이 걸어간 마지막 십자가의 길. 2000 여 년 전 유대의 골고다 언덕에서만이 아니라, 고통받는 사람들의 눈물이 마를 줄 모르는 어 느 시대, 어느 곳에서나 마주 대하게 되는 길. 언젠가 그 길이 자신 앞에 놓인다 해도, 저물 어 가는 노을 따라 조용히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178쪽)
3. 윤동주와 송몽규, 그리고 그 벗들
이 책의 주인공은 윤동주 한 명이 아니다. 책에는 윤동주의 고종사촌이자 동갑내기 친구로 경성과 일본 유학 생활까지 함께했던 송몽규를 비롯해, 소학교 친구 문익환, 연희 전문 후배 정병욱 등 윤동주와 같이 일상을 공유하고 시대를 헤쳐 나갔던 청년들의 이야기가 다채롭게 등장한다. 함께 우리말 수업을 듣고, 경성 거리를 산책하고, 문인들의 작품을 합평하고, 불투명한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들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불안하면서도 싱그러운 청춘의 모습을 선명하게 그려 낸다. 이를 통해 식민지 청년들이라고 해서 오늘날의 청춘들과 다르지 않으며, 청춘은 그 자체로 얼마나 아름다운 시기인지, 또 우정 역시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동시에 보여 준다.
서강 못 미쳐 잔다리 연못에 이르렀을 때, 동주와 병욱은 다리쉼을 하였다. 신입생 병욱의 학교생활에 대해 묻던 동주의 말이 드문드문해지더니, 끊겼다. 동주는 연못 위에 저녁 바람이 만들어 놓은 물무늬만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오뚝한 콧대에 꼭 다문 입술, 저녁놀에 비낀 동 주의 옆모습이 오늘따라 서러워 보였다. 조금 떨어진 자리에는 병욱이 묵묵히 앉아 있었다. 병욱만 동주 선배에게 기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동주 역시 지리산에서 온 어린 벗 병욱 에 게 기대어, 시대의 절망적인 강을 건너고 있었다.(143쪽)
4. 윤동주 이후 70년, 지금 우리는 얼마나 나아졌을까
식민지 시절은 끝났지만, 우리는 시인의 시대보다 많이 나아진 세상을 살고 있을까. 작가는 “시인의 시대와 마찬가지로, 슬픔과 절망에 잠긴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하며, 다른 사람의 아픔을 돌아보지 않는 잔혹한 말들도 여전하다.”고 말한다. 그것은 오늘날 우리가 여전히 시인의 시를 읽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간의 마음속 선한 본령을 일깨우는 시인의 시를 통해, 우리는 현실을 이겨 낼 힘을 얻을 수 있다. 이는 작가가 시인 윤동주의 삶을 다시금 그려 내고자 했던 궁극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은 무명 청년 윤동주에 바치는 헌사이자, 동시에 지난 70년간 윤동주의 시에서 힘을 얻은 이들에게 주는 위로이다.
“일제 헌병들은 동(冬) 섣달에도 꽃과 같은, 얼음 아래 한 마리 잉어와 같은 조선 청년을 죽이고 제 나라를 망치었다.
일제 시대에 날뛰던 부일문사 놈들의 글이 다시 보아 침을 뱉을 것뿐이나, 무명의 윤동주가 부끄럽지 않고 슬프고 아름답기 그지없는 시를 남기지 않았나?
시와 시인은 원래 이러한 것이다.”(314쪽)
기본정보
ISBN | 9788936434182 |
---|---|
발행(출시)일자 | 2015년 03월 06일 |
쪽수 | 356쪽 |
크기 |
135 * 195
* 25
mm
/ 448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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