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것들의 무게
도서+사은품 또는 도서+사은품+교보Only(교보굿즈)
15,000원 미만 시 2,500원 배송비 부과
20,000원 미만 시 2,500원 배송비 부과
15,000원 미만 시 2,500원 배송비 부과
1Box 기준 : 도서 10권
로그아웃 : '서울시 종로구 종로1' 주소 기준
이달의 꽃과 함께 책을 받아보세요!
1권 구매 시 결제 단계에서 적용 가능합니다.
알림 신청하시면 원하시는 정보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키워드 Pick
키워드 Pick 안내
관심 키워드를 주제로 다른 연관 도서를 다양하게 찾아 볼 수 있는 서비스로, 클릭 시 관심 키워드를 주제로 한 다양한 책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키워드는 최근 많이 찾는 순으로 정렬됩니다.
이 책의 총서 (514)
작가정보
기본정보
ISBN | 9788936421687 | ||
---|---|---|---|
발행(출시)일자 | 2013년 06월 10일 (1쇄 1997년 11월 20일) | ||
쪽수 | 130쪽 | ||
크기 |
128 * 210
* 20
mm
/ 180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창비시선
|
Klover 리뷰 (1)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200원 적립
사용자 총점
평가된 감성태그가
없습니다
고마워요
최고예요
공감돼요
재밌어요
힐링돼요
문장수집 (1)
e교환권은 적립 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리워드는 작성 후 다음 날 제공되며, 발송 전 작성 시 발송 완료 후 익일 제공됩니다.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주문취소/반품/절판/품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판매가 5,000원 미만 상품의 경우 리워드 지급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
반품/교환방법
* 오픈마켓, 해외배송 주문, 기프트 주문시 [1:1 상담>반품/교환/환불] 또는 고객센터 (1544-1900) -
반품/교환가능 기간
상품의 결함 및 계약내용과 다를 경우 문제점 발견 후 30일 이내 -
반품/교환비용
-
반품/교환 불가 사유
(단지 확인을 위한 포장 훼손은 제외)
2)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악세서리 포함) 등
3)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예) 음반/DVD/비디오,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4)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1)해외주문도서)
5)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이상 ‘다운로드’를 받았거나 '바로보기'로 열람한 경우
6)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7)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8) 세트상품 일부만 반품 불가 (필요시 세트상품 반품 후 낱권 재구매)
9) 기타 반품 불가 품목 - 잡지, 테이프, 대학입시자료, 사진집, 방통대 교재, 교과서, 만화, 미디어전품목, 악보집, 정부간행물, 지도, 각종 수험서, 적성검사자료, 성경, 사전, 법령집, 지류, 필기구류, 시즌상품, 개봉한 상품 등 -
상품 품절
-
소비자 피해보상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2) 대금 환불 및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함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 관련한 안내가 있는 경우 그 내용을 우선으로 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분 좋은 발견
이 분야의 베스트
맹년으 우리 동네 와서 살 양반잉게
미리 인사들이나 허드라고
산토끼탕 주위에 둘러앉은 사람들에게
나를 소개하다가
나에게 사람들을 하나씩 소개하다가
소개쟁이는 갈팡질팡이다
토끼고기 먹어볼 틈도 없이
사람들이 자꾸 술만 권한다 외상으로
술추렴에 끼였다는 유씨가 산토끼를 씹으면서
왜 내 소개는 안 시키냐고 박씨에게 투덜댄다
퇴끼값도 안 낸 놈이 무신 말이 많냐
내맹년으 소 팔어서 낼란다 이자석아
유씨가 박씨에게 군밤먹이는 시늉을 한다
날더러 어디서 많이 본 양반이라고
혹시 고향이 진안 근처가 아니냐고 묻는다
진안도 양반도 아니라고 해도
그럴 리가 없다고 갸웃거린다
옆방에서 화투치는 패들이 일없이
방문을 열었다 닫았다 한다
느그만 처먹냐 여그도 좀 도라
보리 주먼 왜 안 주겄냐 돈만 내놔라
장지만 사이로 오가는 수작이
피차 견딜 만한 말투다
토끼값도 아직 안 낸 주제에
빈속에 주는 대로 받아 마신 소주가
나도 아직은 견딜 만하다
전라도 완주군 비봉면에 있는 마을로 옮기려는 시인과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술 한잔을 나누고 있습니다. ‘물나는 골짜기가 / 무난골로 줄었나’본데 ‘들판도 저수지도 있는 마을 / 쪽빛 저수지를 끌어안고 있는 / 산 첩첩 물 맑은 마을’(「무난골」)입니다. ‘지긋지긋한 이 아파트 말고 / 어느 산기슭 어느 시냇가에 / 집 하나 이쁘게 짓고 사는 것이 / 아내는 소원’이라 하여 ‘햇빛 바르고 물길도 곱고 바람 맑은 곳’(「봄나들이」)으로 이사하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도시 생활을 훌훌 벗어나고 싶은 것은 아내 생각만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혼자 남은 주막에서 / 술값을 치르다가 / 다시 미심쩍다 / 창문을 닫은 기억이 없다 / 출입문 잠근 기억이 전혀 없다 / 전기코드도 꽂아둔 채로 / 그냥 나온 것만 같다 / 다들 가고 없지만 누구와도 / 헤어진 기억이 없다’(「건망증 1」)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진실한 만남이 없는 도시 생활을 못 견뎌하기 때문입니다.
‘집만 덜렁 지어놓고 / 서둘러 이삿짐을 옮’(「없어도 그만인 것을」)겼습니다. 시골 마을로 이사를 단행했지만 꿈에 그리던 곳이 아님은 물론입니다. 산토끼탕 주위에 둘러앉아 술추렴을 할 때부터 짐작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질펀하게 흥겨워야 할 술자리에 있는 사람들이나 화투를 치는 사람들이나 ‘피차 견딜 만한’ 삶의 무게를 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니나다를까 이사한 무난골은 ‘삼십여 가구가 살았다는 게 / 거짓말만 같다 지금은 / 띄엄띄엄 여섯채만 남고 / 아침저녁 연기가 없’습니다. ‘한나절 내내 / 오가는 이도 없다 / 저녁 연기도 오가는 이도 없이 / 양지쪽에 삭아가는 / 저녁 햇살이 적막’(「저녁 햇살은」)합니다. 그러나 무난골에서 ‘뜰에 옮기려고 / 진달래 캐러 왔다가 / 진달래꽃 흐드러진 산자락, / 삽자루에 기대어 / 넋놓고 꽃구경만 한다’(「진달래 캐러 왔다가」)든지 무덤 근처의 풀을 마구 깎아내기 아까워하는 모습에서 어떤 회복의 기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낫을 갈면서
봄 여름 잘 자란 풀을
마구 깎아내기가 아깝습니다
저절로 우거져 보기 좋은 풀을
왜 보기 흉하게 빡빡 깎아야 하는지
깎을 때마다 애매합니다
다른 데라면 혹시 몰라도
무덤 근처의 풀들은 아무래도
우거질 대로 우거져야 제격이라고
이렇게 깎아낼 일이 아니라고
해마다 벼르면서도 해마다
나는 애매한 풀을 깎아냅니다
숫돌에 마른 낫을 갈면서
아무도 못 깎아낼
슬픔과 세월과 그리움들이
우거질 대로 우거져서
저희끼리 삭아가는 꿈을 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