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당 빛의 일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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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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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3)
작가정보
저자 박은령 (원작)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 학사를,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에서 영화전공 석사를 취득했다. 대학교 4학년 때부터 《장학퀴즈》 방송작가로 활동했지만 결혼 후 10년 동안 일을 접고 평범한 주부로 살았다. 그러나 글쓰기에 대한 열망만은 놓지 않고 1999년부터 방송작가교육원에서 작가 교육을 받았으며, 후에 미니 시리즈 《앞집 여자》의 바탕이 된 극본 《남편들의 오월》로 방송작가협회 신인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2001년 베스트극장 공모에 당선되어 드라마 작가로 정식 데뷔했다. 2003년 처음으로 극본을 맡은 미니시리즈 《앞집 여자》로 단숨에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드라마 《두 번째 프러포즈》 《인생이여 고마워요》 《고봉실 아줌마 구하기》에서 여성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 시청자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목차
- 인물소개
序章
第一部 발견
第二部 어둠의 일기
第三部 희망
책 속으로
모든 것을 버리고 왔다. 삶의 잔해가 흩뿌려진 조국을 등지고 섬기던 군주를 저버리고, 선 이국땅에서 한낱 가난한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 살라는, 제발 삶을 택해달라는 그녀의 마지막 말을 생명줄인 양 움켜쥐고 조선을 떠나왔다. 내 몸을 감싸고 있는 허름한 철릭과 흐트러진 상투머리를 제외한 모든 것이 낯설다. 나는 이방인이다.
_8페이지
중종 14년(1519) 8월. 자연 만물이 그렇듯 바다도 계절마다 제 얼굴색을 바꾼다. 8월의 바다는 진청색이다.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곳에서 시작된 은빛 물비늘이 파도에 끌려 육지로 가까워지면서 점점 자리를 넓힌다. 열네 살의 소녀 사임당은 짙푸른 바다 위로 쏟아지는 은빛을 황홀하다는 듯 바라본다. 저 청연한 바다색을 갖고 싶다고 생각한다. 오롯이 빛나는 자연 그대로의 색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자연에서 채취된 색이지만 인간의 손이 닿는 순간 색은 자연 그대로의 빛깔을 잃어버린다.
_62페이지
“저와 혼사를 치르면…… 의성군도 위험해집니까?”
사임당이 허옇게 마른 입술을 덜덜 떨며 묻는다. 그 처연한 모습에 이씨도 주저앉아 흐느끼기 시작한다. 신명화가 딸아이를 아프게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목숨까지도?”
_157페이지
‘부디 살아내라! 어떻게든 살아내야 한다. 삶을 선택해야 하느니! 몸을 낮추어 부질없는 일에 휩쓸리지 말고 네게 주어진 삶을 전력을 다해 살아라.’ 신명화는 자신의 목숨이 끊기는 것은 두렵지 않다. 그저 딸아이가 겪을 앞날과 가족들의 안위가 걱정될 뿐이다.
_159페이지
“죄송합니다. 어머니 홀로 두고 떠나게 돼서……”
사임당은 목이 메어 말을 끝까지 잇지 못한다.
“당당하게 살아라! 그저 당당하게!”
_176페이지
이 모든 참담한 현실이 광화문 거리를 걷는 지윤의 발목을 붙들었다. 지윤은 사임당 일기의 마지막 구절을 떠올렸다. 어쨌든 눈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삶은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므로.
_191페이지
사임당이 고개를 돌려 그를 잠시 바라본다. 붉게 충혈된 그녀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다. 부끄러움과 고마움, 미안함이 뒤죽박죽 섞인 시선이다. 눈을 마주친 이 짧은 순간, 이것도 세월이라 부를 수 있을까. 이겸은 돌아선 사임당의 뒷모습에 먹먹한 시선을 던진다.
“그자와는…… 그리 살아도 좋은 것이오?”
_403페이지
출판사 서평
“어쩌면 님의 마음과 제 마음이 이리도 같을까요…”
그때는 알지 못했다. 우리 앞에 펼쳐질 잔혹한 운명과 그럼에도 살아야 하는 까닭을.
소설로 만나 더욱 섬세하고 아름다운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
화제를 모으며 방영 중인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가 드디어 소설로 출간되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속도감 넘치는 구성, 주인공 신사임당과 이겸의 예술혼을 고스란히 담아낸 영상, 개성 넘치는 캐릭터, 이야기 곳곳에 보석처럼 숨은 시(詩)와 옛 이야기…. 원작자인 박은령 작가와 정식 계약한 유일한 소설이며 일본 ‘신쇼칸’과 대만 ‘인류지고’ 출판사에서 번역 출간될 예정이다. 소설 《사임당 빛의 일기 上》은 한국미술사 강사이자 대학교 연구원인 지윤이 이탈리아에서 사임당 신씨의 일기를 발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500년의 세월을 지나 지윤의 손에 들린 일기에는 소녀 사임당과 소년 이겸의 첫 만남과 아직 어리기만 한 그들 앞에 펼쳐진 잔인한 운명, 성인이 된 사임당과 이겸이 어린 시절의 상처에 접근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 드라마에 미처 다 담지 못한 인물들 저마다의 긴 이야기와 속내는 물론, 이야기의 전환점이 되는 시 전문이 실려 읽는 즐거움을 더하는 원작소설.
소녀 사임당과 소년 이겸의 첫 만남부터 어른이 된 그들에게 찾아온 새로운 위기까지…
420페이지에 담긴 어둠의 일기, 그리고 빛의 일기!
《사임당 빛의 일기》는 모두 상 하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윤이 이탈리아의 고택에서 사임당 신씨의 일기와 미인도를 발견해 복원하는 과정과, 사임당의 일기 속 신사임당과 이겸의 첫 만남과 짧았던 첫사랑, 그리고 참혹한 상처 속에 어른이 된 사임당이 종이 만들기에 골몰하고 이겸이 비익당을 열기까지의 이야기가 420페이지에 빼곡히 실렸다.
시대를 앞서간 아버지 신명화의 교육 덕택에 여인의 몸으로 금강산을 오르고자 했으며 거침없이 큰 뜻을 품던 어린 사임당의 구김 없던 시절, 산으로 들로 쏘다니던 천방지축 소녀가 슬픈 눈을 지닌 여인으로 살 수밖에 없던 이유, 소녀 사임당과 소년 이겸이 조금씩 가까워지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던 순간의 미세한 떨림, 그토록 절절히 사랑한 이를 두고 다른 이와 혼인하던 날의 절규, 스무 해가 지나도 그녀 곁을 맴돌 수밖에 없는 이겸의 마음 속 풍경들, 그리고 사임당의 일기를 발견한 지윤이 잔인한 현실 속에서도 진실을 향해 다가가는 고통…. 브라운관에 다 담을 수 없었거나 때로 편집 과정에서 잘려나간 인물들의 마음 풍경이 소설 《사임당 빛의 일기》에 세밀하게, 애절하게, 찬란하게 담겼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
500년간 잠들어 있던 신사임당의 기록이 내게 말을 건다!
중부학당에 입학한 현룡(훗날의 율곡 이이)는 다른 학동들 앞에서 어머니인 신사임당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어머니는 힘들어도 그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한양에 와서 어려운 일이 많았습니다만 최선의 선택을 하나씩 해나가셨습니다. 어머니는 강하면서도 참 부드러우신 분입니다.” 소설 속 사임당은 우리가 아는 현모양처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기울어진 가세를 일으키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종이를 만들기도 하고 가장의 역할을 자처하며 적극적으로 나서서 아이들을 가르친다. 전형적인 악역인 휘음당 최씨조차도 자신만의 삶의 목표를 뚜렷이 갖고 행동한다. 시대극이기에 인물에게 주어진 속박과 한계를 부정할 수는 없으나, 그 속에서 발휘할 수 있는 가장 진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박은령 작가가 여성 시청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아온 이유가 증명되는 순간이다.
소설 《사임당 빛의 일기》에서 돋보이는 또 한 가지는 바로 시(詩)이다. 신사임당의 아버지인 신명화가 여서당에서 학동들에게 가르친 시 ‘세상 사람들 붉은 모란을 사랑하여 뜰 안에 가득히 기르네, 누가 알리오, 황량한 들에도 아름다운 꽃떨기 피어 있음을’(정습명, 《패랭이꽃》)로 시작되어 이야기를 열어주고 때로는 전환점이 되며 오랫동안 가슴 아픈 기억을 남긴 시 전문을 원문과 함께 찬찬히 읽을 수 있다. 소년 이겸이 소녀 사임당과의 첫 만남을 기억하며 쓴 시 ‘바람은 꽃잎을 품고 가고 새들은 흰 꽃송이 엿본다(風帶花片去 禽窺素艶來)’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금강산도》에 쓴 첨시 ‘강물과 바닷물에 잠시 묻노니, 어쩌면 님의 마음과 제 마음이 이리도 같을까요(借問江潮與海水 何似君情與妾心)’ 그리고 중종이 지어 선비들에게 내렸으나 급기야 피바람을 불러온 시 ‘슬프도다, 가엾은 우리 백성들. 하늘의 도리마저 다 잃었구나(哀此下民喪天彛)’, 사임당과 지윤을 이어주는 존 던의 시 ‘우리의 영혼은 하나이니 내가 떠난들 이별이 아니오’까지…. 인물들의 입과 손을 빌려 소개되는 시는 말로 글로 다 담을 수 없는 감정선은 물론 시대의 정취까지 고스란히 전할 것이다.
이어지는 하권에서는 안견의 진작 《금강산도》를 발견하는 지윤과 어린 시절 만난 운평사 고려지를 재현해내기 위해 골몰하는 사임당, 그리고 조선의 미래를 그려보며 큰 뜻을 품는 이겸 앞에 나타난 새로운 위기가 펼쳐진다. 사임당의 일기는 어떤 과정을 거쳐 이탈리아 토스카나까지 건너갈 수 있었나? 영국 시인 ‘존 던’의 시가 사임당에 일기에 끼워져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지윤은 결국 민 교수가 쳐놓은 덫에서 벗어나 명예를 회복하고 진작 《금강산도》를 세상에 알릴 수 있을까? 드라마보다 깊은 이야기, 또 다른 결말이 담긴 하권은 4월 말 출간될 예정이다.
[추천사]
그림에 몰입해 순수한 예술혼을 드러내는 사임당(이영애)과 질투로 불타오르는 휘음당(오윤아)의 대비가 긴장감을 자아낸다.
《조선일보》
자신만의 예술을 치열하게 구현한 신사임당과 운명적인 만남을 시작으로 지고지순한 순애보를 바치는 ‘조선판 개츠비’ 이겸의 만남!
《경향신문》
완성도 높은 작품성으로 국내 드라마 시장에 한 획을 그을 드라마의 탄생!
《동아일보》
이탈리아와 한국, 과거 그리고 현재를 오가며 펼쳐지는 방대한 이야기! 그 중심에서 이영애의 존재감은 빛났고, 비밀을 품은 캐릭터인 송승헌은 지금껏 본 적 없는 강렬한 변신을 기대하게 한다.
《아시아투데이》
기본정보
ISBN | 9788934977551 |
---|---|
발행(출시)일자 | 2017년 03월 15일 |
쪽수 | 420쪽 |
크기 |
138 * 198
* 31
mm
/ 445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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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 빛의 일기>가 드라마로 방영되기 전에 '사임당' 역할을 맡은 배우 이영애씨의 출연 때문에 화제를 모았다. '대장금' 이후 몇 년만의 출연 때문인지 '대장금' 만큼이나 높은 시청률을 기대했고, 단아하면서도 선이 고운 배우의 면면은 '사임당'의 역할에 적확하게 맞아떨어지게 했는지 많은 이들이 고대하며 기다린 작품으로 기억된다. 드라마가 방영 될때도 별로 관심이 없어 지켜 보지 않았다가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 출간되었다고 하여 읽게 되었는데 상상한 것 이상으로 몰입감이 최고인 소설이었다.
조선시대에 신사임당, 이겸, 휘음담 최씨, 민치형, 중종이 등장한다면 현대의 인물은 서지윤, 한상현, 민정학, 정민석, 고혜정이라는 인물이 서로 데칼코마니 하듯 살아숨쉬며 이야기를 오가고 있다. 어렸을 때 읽었던 위인전 중에서 '신사임당은 그림에 재주가 많으면서도 조신하고, 현명한 아내로 어머니로 그려진데 반해 <사임당 빛의 일기>에서는 어린 시절에 똘똘한 왈가닥 아가씨로 사임당을 그려낸다. 당차면서도 정의감이 있고 그림을 그리고, 보는 것에 열의가 높다. 안견의 '금강산도'를 보고 싶어 헌원장의 담을 넘다가 이겸과 마주치게 된다.
치마를 입고 담을 넘을 수 없어 치마를 벗어던지고 담을 넘다가 이겸과 마주치게 되고, 안견의 금강산도를 보지도 못한채 치마를 가지고 후다닥 몸을 피한다. 이겸은 서둘러 가는 사임당의 화첩을 줍게 되고, 그녀의 그림에 반해 다음날 그녀의 금강산도를 가지고 그녀의 집에 방문하면서 두 사람은 더 가까워진다.
소설을 읽기 전에 최근에 읽은 그림책 <민화, 색을 품다>(오순경, 2017, 나무를 심는사람들)을 읽었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그림을 오순경 민화작가가 그려냈고, 드라마에서 어떻게 쓰였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자세히 실려있다. 처음에는 드라마도 보지 안아 책을 보아도 작가가 설명한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원작 소설을 읽고 보니 그녀의 설명이 이해가 갔다. 위의 그림이 사임당이 그토록 보고 싶어하던 안견의 금강산도다.
현대에서는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연구원이자 대학교 상사인 서지윤이 민정학 교수를 도와 '금강산도'를 설명하지만 민교수가 갖고 있는 작품은 위작이었다. 그의 계략에 속아 대학 강사도 짤리게 되고, 남편인 정민석 역시 억대의 연봉 펀드 매니저였으나 사고로 인해 도망자의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우연처럼, 혹은 마법처럼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서 발견한 신사임당의 일기를 발견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신사임당과 서지윤의 처지가 같으면서도 다른 모습들과 어린시절 사임당과 이겸의 풋풋한 사랑이 마음을 간질거리게 한다.
서로의 마음이 닿아 혼인을 하기로 마음 먹은 연인의 모습을 므흣하게 바라볼 때쯤 중종이 사임당의 아버지에게 글귀를 사임당이 우연히 보게되고, 그 글귀로 피바람이 불러온다. 그로 인해 많은 유민들이 죽은 것은 물론이고 사임당과 이겸의 목숨이 위협을 받자 사임당은 자신의 사랑을 놓아 버린다. 서지윤의 이야기보다 어린 시절의 사임당의 풋풋함과 삶이 뒤틀려 버린 성인의 사임당을 그린 과거의 이야기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이영애씨의 모습을 오순경 민화작가가 그려냈는데 화면에서 보는 것 만큼이나 더 우아하다. 민화로 보는 맛이 또 이렇구나 싶기도 해서 두 사람이 사랑을 속삭이면서 그리는 그림과 색감이 궁금할 만큼 예술적인 면이 돋보이기도 했다. 갑작스럽게 결정된 두 사람의 삶은 뒤틀려지고 시간이 흘러 사임당은 이원수라는 사내와 혼인해 아이 넷을 두었다. 시간이 오래도록 흘렀으나 여전히 이겸은 사임당을 마음에 품었고, 떠나보내지 못해 여기저기를 오가며 방랑자의 삶을 살았다. 그저 바람처럼 흘러가는 삶을 살아가는 이겸은 멀리서나마 사임당을 지켜본다. 사임당 역시 이겸에 대한 마음을 접지 못하고 마음 속 깊이 묻어두지만 그와 거리를 둔다.
강릉에 있던 사임당이 남편이 있는 서울로 거처를 옮기지만 무능력한 남편인 이원수는 다른 이에게 속아 집도 절도 없이 어디론가 가버렸다. 아이들을 데리고와 폐가를 얻는 사임당의 상심과 삶의 고단함이 묻어난다. 이겸 역시 도성에 올라와 중종을 만나게 되고, 우연히 사임당이 살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방황을 하는 그의 모습이 안타까운 사임당, 그의 재능을 썩히지 말라고 그녀는 따끔하게 충고를 하게 되고 이겸은 손을 놓다 싶이 한 그림을 다시 그리게 된다. 그때 그린 그림이 바로 모견도다. 드라마에서는 모두 오순경 민화 작가가 그려냈고, 사진 또한 모두 그녀의 작품이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사임당의 운명이 곧 서지윤의 운명과도 같다. 어릴때 주막의 딸이었던 휘음당의 질투가 그녀로 하여금 더 많은 부와 권력, 사랑의 상처에 베어진 여인으로 그려진다. 선과 악의 대결이 명확한 색채를 띄지만 무엇보다 사임당의 열정과 혼 이겸의 이야기가 얽혀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왜 두 사람이 이루어질 수 없었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이겸으로 하여금 그 수수께끼를 풀게 만들고, 진짜 금강산도의 출처에 대해 밝히는 서지윤의 모습에 민교수의 날선 악행이 예고되고 있어 더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소설이다. 책을 읽고 나서 드라마가 궁금해 찾아볼 만큼 팽팽한 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는 작품이다. 어서 빨리 하 권이 출간되었으면 좋겠다.
ϻ'이영애'씨의 복귀작으로 화제였던 '사임당 : 빛의 일기'. 하지만 어쩐지 드라마는 땡기지 않아서 챙겨보지 않았더랬다. 과거와 현재를 오고간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는 상태였는데, 이번에 원작소설로 만나보게 되었다. 역시, 나는 책이 더 체질에 맞는가보다. 드라마는 영 봐지질 않더니 책은 잘만 읽힌다. 다만.. 과거와 현재를 좀 두서없이 왔다갔다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현재버전보다는 과거버전이 훨씬 재미나게 읽혔다. 약간 사극 로맨스를 읽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갑자기 20년 후로 훌쩍 넘어가면서부터는.. 아니었지만. 첫 만남 이후 서로를 깊이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한 연인의 슬픈 운명. 애달프고 서글프다. 이야기의 결말이 어떻게 날런지.. 두 사람의 인연은 어디까지고, 어떻게 끝맺음이 되었을지.. 상권을 다 읽고나니 뒷이야기가 궁금했다. 책과 드라마의 내용은 얼마나 같을지도 약간 궁금!!
€
지윤은 €교수 임용을 목표로 미술사학계의 실세라는 민정학 교수의 손과 발이 되어 움직여왔다. 그러던 중 드디어 민교수가 안견의 '금강산도'에 관한 논문을 그녀에게 맡긴다. 500년된 안견의 '금강산도'가 진품이라는 것을 입증한다는 토대가 되는 논문. 이 중요한 논문을 그녀에게 맡겼다는 것은 드디어 기회가 주어졌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하지만.. 금강산도를 본 순간, 지윤은 뭔가 다른 느낌을 받는다. 미술작품을 보는 안목만큼은 유달리 뛰어난 그녀였기에 이 작품이 진품이라는 것에 의구심을 갖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아니라고 해도 이 기회를 놓칠 순 없는 법. 어떻게든 민교수의 입맛에 맞게 논문을 수정하고 만들지만, 민교수는 그녀를 밀어줄 생각이 없는 인간이었다. 민교수의 계략으로 이탈리아 출장지에서 황당하다 못해 불명예스럽게 강사 자리까지 박탈당하고 쫓겨난 지윤. 황망함에 거리를 헤매던 지윤은 우연히 금강산도와 관련되어 보이는 낡은 고서 한권과 미인도를 손에 넣고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지윤에게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해 줄 단서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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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후배 도움으로 민교수 눈을 피해 고서를 해독해 나가는 도중 과거를 경험하게 되는 지윤. 사임당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경험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내용은 그녀가 발견한 고서의 내용과 닮아있었다. 꿈인듯 아닌듯한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며 실제 금상산도를 찾아 민교수에게 대항하기로 마음먹은 지윤. 하지만.. 민교수의 반격 또한 만만치 않았고 그녀의 사정 또한 따라주지 않았다. 하필 남편 민석의 사업이 망한것도 모자라 채권자들과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되었고, 그와중에 생활비를 벌어 시어머니 정희와 아들 은수를 챙겨야 했던 것이다. 그러던 중 남편 민석의 사업이 민교수의 뒤를 봐주고 있는 기업의 주가조작으로 인해 망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된 지윤은 진짜 '금강산도'를 찾는 것이 남편과 자신, 집안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기회임을 깨닫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임당의 연인이었던 이겸의 발자취를 따라가야 한다. 무엇보다 고서를 좀더 빨리 해독하는 것이 관건!! 한편, 민교수는 지윤과 그녀를 돕는 상현 때문에 자신의 앞길이 막히자 분노했고, 더더욱 두 사람을 압박하기 위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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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어지지 못하고 참담하게 끝나버린 사임당과 이겸의 사랑. 하지만 두 사람의 인연은 질기고 끈질겼다. 결국 사임당이 네 아이를 낳은 후에 다시 마주쳤으니 말이다. 그때까지도 사임당을 잊지 못하고 가슴에 품은채 홀로 지내왔던 이겸. 사임당 역시 남편을 아이들의 아버지이자 자신의 지아비로 존중할 뿐 그에게 마음을 열진 못했다. 가슴 깊이 사랑했던 연인을 그 말도 안되는 사건으로 제대로 헤어지지도 못한채 떨어져야 했으니.. 그 애달픈 마음 오죽할까. 그러다 다시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 과거도 현재도 평탄해 보이지 않는 사임당의 삶.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비채에서 출간된 드라마를 소설로 낸 작품. <사임당 빛의일기>입니다. 일전엔 신의를 출간한 적이 있죠. 역시 드라마와 소설의 거리가 어느정도 있기에 뭐든 영상이 우선 나오든 소설이 우선 나오든 받아들이는 맛은 다르게 와 닿길 마련이죠. 소설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있고, 영상으로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있어서 같은 작품인 듯 하면서도 다르게 와 닿는 것이 있기에 영상의 맛이 있고, 책의 맛이 또 따로 있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드라마가 먼저 선을 보였으니 드라마가 원작이라고 할 수 있겠죠? 신사임당, 5만원권의 주인공으로 율곡이이의 어머니이자, 조선을 대표하는 현모양처의 어머니상의 대표적인 인물로, 드라마는 이 사임당에 대해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역사적인 단편만을 부각시킨 것이 아닌 그녀의 내면의,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에서 여인의 위치와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당시 살아가면서 느끼고 번뇌하던 내면의 산엄한 이면을 현실과 과거의 입채적인 만남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는 판타지적인 요소를 가미한 신계념의 역사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으로 이영애씨 주연으로 방영전부터 화재를 일으킨 작품이죠. 안방이 아닌 영화관에서 주로 많이 활동을 하시던 이영애씨의 대장금이후의 오랜만의 복귀작이어서 더욱 기대를 받은 이 작품에서 이영애씨는 일인 이역을 맡으셨죠. 현재와 과거의 인물로 말이죠. 시작은 현실에서 먼저 시작을 하는데, 대학에서 근무하는 지윤이라는 인물로 먼저 시작하는데, 교수임용을 앞둔 지윤은 학회에서 이미 진품으로 인정을 한 금강산도에 대한 진위여부에 의문을 품게 되고, 그렇게 의문에서 시작한 위작에 대한 발언을 하다가 눈밖에 나는 수모를 겪게 됩니다. 학회의 눈밖에 난다는 것은 더는 그 세계에 발을 들일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렇게 위기를 맞게 되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위기를 맡게 되죠. 그렇게 시련과 고난의 연속에서 힘들어하던 그녀에게서 시점은 과거 조선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중종반정이후의 중종치세 때의 열네 살의 소녀 사임당이 색에 대한 열정과 능력이 범상치 않은 우리가 흔히 아는 어머니상의 여자가 아닌 그 나이라면 누구나가 그렇듯이 말괄량이에 활발한 계집아이로 나옵니다. 호기심과 신기한 것은 그냥 넘어가지 않는 열네살. 산에 올라 나무를 타고, 강에서 놀고, 그렇게 활발한 사임당은 진보적인 사상을 겸비하고 있던 아버지와 그런 가정환경에서 유교적인 분위기의 가정이 아닌 자유로운 집안에서 자라나고 있었죠. 그러다가 안견의 금강산도를 보고 싶다는 헌원장의 담을 넘다가 어느 도령과 눈이 맞게 되는데 그가 바로 송승헌.. 아니 이겸을 만나게 되고, 그림에 대한 공통관심사에서 시작한 이들의 만남은 연정을 품게 되는 과정까지 넘어서게 되죠. 그렇게 첫눈에 인생의 반쪽을 만났음을 감지한 둘은 서로 만나고 싶고, 하루에 열두번도 끊임없이 생각하게 되어서 영혼의 반려임을 믿어의심치 않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그들에게도 위기가 닫치게 되는데...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듯이 이 시대의 큰 사건인 기묘사화로 인해서 붙잡을 수 없는 시련으로 두사람은 헤어지게 되죠. 그로인해 슬프지만 당시의 사회분위기상 혼인의 자유가 없던 시기. 사임당은 다른 이와 혼례를 치르게 되고, 한참 시간이 흐르고, 율곡이이 엄마가 된 사임당에게 어느날 이겸이 등장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 또한번 위기와 시련이 닫치게 되는데, 낯선 외간남자와 만나는 모습을 본 휘음당과 당시 권력의 중심에 있던 민치형 등 역사적 사건의 소용돌이속의 인물들과 사건들의 중심에 또다시 휘말리는 시련을 맞되 되죠. 과연 이들속에서 우리 사임당의 앞날과 운명은 어떻게 되어가게 되는 것인지.. 조선시대의 여인들 중에는 출중한 능력을 겸비하고 있었으면서도 날개를 펼치지 못하고 그저 이름만 남기고 끝난 이들이 많았죠. 특히나 그렇게 비극적으로 끝난 여인의 대명사가 허균의 누나 허난설헌으로 조선에서 태어나 여인으로 남편의 아내로 살아가게 된 것이 한스럽다고 하면서 요절한 천재시인 허난설헌. 그럼에도 여인이라는 이유로 많은 것이 알려진 바가 없는데 사임당도 출중한 실력과 능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많은 것이 알려진 것이 없는데, 기존의 알려진 기록과 역사적인 사건과 당시의 사건에 상상력이 더해져서 특히나 과거와 현실의 인물의 크로스 오버를 하면서 같이 위기를 맞게 된 상황이 잘 맞아떨어져서 과거나 현재나 개인에게 있어서 맞게 되는 위기에 대한 느껴지는 좌절과 슬픔이 잘 느껴져서 상당히 흥미진지하게 읽혀진 작품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임당. 현모양처에 출중한 그림실력과 어머니로서의 육아? 그정도 였는데 이렇게 작품에서 당시의 사회분위기와 역사적 사건에 결코 자유로울수 없었던 그녀도 당시 많은 여인들이 느꼈을 슬픈 여인이 였겠구나. 그런 상황에서 사인당이라는 여인이 어떻게 대처를 하고 살아가게 되었는지를 새삼 다시한번 느끼게 된 작품으로 현재 1권만 나왔는데 2권이 무척 궁금하고 빨리 읽고 싶어지는 작품으로 정말 새로운 신선함이 일품이던 작품이었습니다. 진짜 빨리 2권을 읽고 싶고 앞으로의 행보가 무척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소녀들은 꿈을 꾼다. 백마 탄 멋진 왕자를, 아름다운 궁정과 같은 집을, 그리고 그 안에서 펼쳐질 로맨스를... 과거나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소녀들은 이렇게 꿈을 꿀 것이다. 그런데 항상 이런 로맨스는 모두 이루어지지 않는다. 때로는 삶은 장미 빛보다 진흙 빚을 닮아 있을 때가 많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진흙 빛 속에서도 장비 빛을 피워내는 것이 진정한 삶이 아닐까. 그래서 삶은 살아간다고 표현하지 않고, 살아낸다고 표현하는 것 아닐까. 삶을 살아낸다는 것은 내 계획과 다른 현실 앞에서도 그 삶을 억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삶을 이기며 살아내는 것이 아닐까.이런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 있다. 요즘 드라마로 한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사임당 빛의 일기]의 원작 소설이다. 우리는 흔히 사임당을 생각하며 조선시대 성리학자이자 아홉 번의 과거에 모두 장원하여 조선의 천재로 불리는 율곡 이이(李珥)의 어머니로만 생각한다. 특히 시와 서화에 능한 고귀한 여인의 이미지로만 생각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사임당을 굴곡진 삶을 산 영인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먼저 현대의 지윤이란 여성을 이야기한다. 지윤은 일류 대학의 강사이면서, 정교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여인이다. 출세 가도를 달리는 남편과 자식과 며느리, 손자 자랑에 바쁜 시어머니, 그리고 너무나 똑똑하기에 감당하기 어려운 아들을, 지윤에게는 모두 것이 버겁다. 특히 그녀는 정교수가 되기 위해 학계에서 권력을 잡고 있는 민 교수의 밑에서 힘겹게 살아간다. 그럼에도 민 교수가 새로 발견한 안 겸의 [금강산도]라는 작품을 진품으로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놓다가 학계에서 매장을 당한다. 이런 와중에 그는 사임당의 일기를 발견하고, 그 일기 속에 숨겨진 금강산도의 비밀을 발견하게 된다.소설은 현대의 지윤과 과거의 사임당의 삶이 반복되며서 진행된다. 사임당은 어린 시절 시와 서화에 특별한 애정을 보이면서 조선의 천재 화가 이겸과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사임당이 쓴 시가 당시 권력을 잡고 있던 간신들의 눈에 거슬리면서 그 화를 당하게 된다. 사임당은 그 화가 이겸에게까지 가는 것을 막기 위해 당시 별 볼일 없는 이원수라는 사람과 결혼한다. 소설이며 드라마에서 이원수라는 인물이 너무 형편없이 묘사되어서, 실제 이원수라는 인물이 알았다면 몹시 기분 나빠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 본다. 결국 사임당은 항상 사고만 치는 남편과 네 명의 자녀들을 데리고 한양에서 힘겨운 삶을 살아간다. 이제 그녀에게 삶은 아름다운 장미 빛이기보다는 진흙 빛에 가깝다. 그럼에도 그녀는 그 삶을 당당히 살아가며 빛으로 바꾸어 간다."울먹이는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사임당은 애써 마음을 진정시킨다. 삶이 참 어렵다. 매 순간 풀어야 할 문제 같다. 포기하고 싶을 만큼 막막하지만 어떻게든 살아내야 하기에 버틴다. 답을 찾고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딸이기에, 어머니이기에, 무엇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것이기에, 아이들이 어머니의 품에서 안정을 되찾는다. 눈물이 그치고 기와집 담장에 피어 있는 분홍빛 패랭이를 보며 웃어본다. 북평촌에서 보던 꽃을 낯선 땅에서 보니 더욱 반가운 것이다." (P 189)"그리고 이런 사임당의 일기를 보며 지윤 역시 무너져 가는 자신을 일으켜 세운다."지윤은 사임당 일기를 가방에 집어넣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방금 읽은 사임당의 이야기가 남의 일 같지 않았다. 하루아침에 집도 절도 사라지고 나앉게 생긴 처지가 마치 자신의 일 같았고, 사임당의 셋째 아들 현룡은 하는 말이며 행동이 꼭 은수 같았다. 어디서 뭘 하는지, 일만 저질러놓고 사라진 사임당의 남편 이원수는 지금의 민석과 달아 있었다." (P 190)소설은 또 한때 사랑을 약속했으나 서로 다른 길을 가며, 멀리서 서로만을 바라보는 이겸과 사임당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사임당이 다른 사람과 결혼한 이유를 몰라 20년 동안 파락호로 살던 이겸은 다시 사임당을 만나며 그녀의 주변을 맴돈다. 그리고 사임당의 아들 현룡을 조용히 후원한다. 이 과정에서 사임당을 적수인 민치겸과 휘음당과도 대결을 하게 된다.소설을 읽으면 내내 이루어지지 못한 사임당과 이겸의 사랑이 안타까웠다. 그럼에도 현실을 긍정하고 그 현실을 살아내는 삶에 대한 사임당의 열정이 느껴졌다. 아직 상편만이 출간되어서 하편은 읽지 못했지만, 하편에 이어질 휘음당과의 대결과 밝혀질 금강산도의 비밀들이 기대가 된다. 그리고 현실의 지윤은 또 그녀의 버거운 삶을 어떻게 이겨낼지도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중종 14년(1519) 8월. 자연 만물이 그렇듯 바다도 계절마다 제 얼굴색을 바꾼다. 8월의 바다는 진청색이다.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곳에서 시작된 은빛 물비늘이 파도에 끌려 육지로 가까워지면서 점점 자리를 넓힌다. 열네 살의 소녀 사임당은 짙푸른 바다 위로 쏟아지는 은빛을 황홀하다는 듯 바라본다. 저 청연한 바다색을 갖고 싶다고 생각한다. 오롯이 빛나는 자연 그대로의 색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자연에서 채취된 색이지만 인간의 손이 닿는 순간 색은 자연 그대로의 빛깔을 잃어버린다.
한국미술사를 전공하고 현재는 대학교의 강사인 지윤, 그녀는 교수 임용을 앞두고 여러 차례 탈락의 고배를 마시면서 미술사학계의 실세인 민정학 교수를 위해 그의 집안일이며 연구실의 온갖 잡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그러던 그녀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은 오백 년 된 안견 선생의 <금강산도>를 발견한 민교수가 그것이 진품임을 입증하는 논문 작업을 지윤에게 맡기게 된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미술작품을 대하는 안목만큼은 남달랐던 그녀였지만, 말로만 듣던 <금강산도>는 뭔가 이상하기만 했다. 그 의심은 학술회장에서 무심코 내뱉은 대답 때문에 일파만파 커지게 되고, 그 일로 민교수는 이탈리아 학회까지 데려가서 지윤을 위기에 몰아넣고 그녀는 연구원 해직에 시간강사 자리까지 잃어 버리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펀드 매니저로 일하는 남편 민석을 찾는 채권자들이 집으로 들이닥쳐 난리가 난다. 지금 그녀에게 남은 거라곤, 우연히 이탈리아 고서점에서 발견한 사임당 신씨의 일기로 추정되는 고서인데, 그 속에 금강산도에 대한 언급이 있었기에 진품에 대한 단서가 있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는 되돌릴 수 없었다. 어쨌거나 삶은 지속되었고, 사는 동안은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현재의 지윤이 그렇게 가정과 직장 안팎으로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이야기는 훌쩍 과거로 간다. 때는 중종 14년(1519), 열네 살 소녀 사임당이 색에 대한 관심으로 진사댁 자제로서 비단옷을 걸치고도 색을 구하려고 나무를 올라타고 산으로 강으로 들로 천방지축으로 뛰어다니던 그 시간으로 말이다. 그녀는 진보적 이상주의자였던 아버지 신명화 덕분에 여자인 것이 걸림돌이 되지 않는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안견 선생의 <금강산도>를 보고 싶다는 마음에 몰래 담을 넘어 들어간 헌원장에서 장난기 가득한 눈빛의 낯선 도령을 만나게 되는데, 그가 바로 이겸이다. 그들은 그림을 좋아하는 공통점 덕분에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기에 이른다. 그렇게 두 어린 예술가는 서로의 영혼을 이해하고 예술을 견인하며 사랑을 키워나간다. 하지만 시대는 두 연인을 갈라놓고 마는데, 기묘사화의 여파를 무심코 그림에 담았던 사임당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을 죽게 되는 일이 발생하고, 이겸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임당은 다른 남자와 혼인을 하게 된다. 그렇게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르고 아이들의 엄마가 된 사임당과 첫사랑 이겸이 다시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이어지고, 그들 사이에 질투에 눈이 먼 휘음당과 권력의 화신 민치형이 끼어 들면서 과거사는 파도에 휘청거리며 급 물살을 타게 흘러간다.
안타까운 심정으로 유민들을 바라보던 사임당은 이내 생각에 잠긴다.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진 신분이야 어쩔 수 없다 해도,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살아야 할 것이 아닌가. 어째서 이들은 자신의 처지에 굴복한 채 죽음을 기다리는가. 왜 아무것도 하지 않는가. 부와 권력이 한쪽으로 치우진 세상을 전복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해도, 산에 굴러다니는 칡넝쿨이라도 캐서 허기를 달래려는 노력조차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렇다, 세상은 바꿀 수 없어도 사람의 인생은 바꿀 수 있다.
현재의 지윤이 발견한 고서를 복원해서, 그 한자들을 해석하는 이야기가 과거 사임당의 일상을 담은 일기로 교차 진행되는 스토리는, 굳이 타임 슬립 소재로 설정할 필요가 있었나 싶을 만큼 임팩트는 적지만 그 자체로 흥미로운 부분은 많다. 현재의 지윤은 여덟 살 아이를 둔 엄마이고, 그림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모략으로 위기에 처해 있고, 남편이 가정을 어렵게 만들어 시부모와 가족들 모두의 생계를 그녀가 갑자기 떠안게 된 상태이다. 과거의 사임당은 네 명의 아이를 둔 엄마이고, 사랑 없이 결혼한 남편은 벌이가 수월치 않았고, 집까지 날려먹는 등 사고만 쳤고, 그녀의 힘으로 아이들과 함께 폐가에서 겨우 살아내야 하는 처지였다. 지윤은 사임당의 일기를 읽으며 과거의 이야기가 남의 일 같지 않았다. 하루아침에 집도 절도 사라지고 나앉게 생긴 처지가 마치 자신의 일 같았고, 사임당의 셋째 아들 현룡은 하는 말이며 행동이 꼭 자신의 아들 은수 같았으며, 일만 저질러놓고 사라진 사임당의 남편 이원수는 지금 자신의 남편 민석과 닮아 있었으니 말이다. 그녀는 사임당이 삶을 어떻게 헤쳐 나갔을지 다음 내용이 궁금해졌다. 현실이 너무도 참담했고,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었지만, 그럼에도 눈앞에 놓은 문제는 해결해야 했으니 말이다. 삶은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었으니까.
이영애, 송승헌 주연의 드라마 사임당은 보지 못했다. 하지만 소설만 읽어도 왜 사임당 역할에 이영애인지 알 것만 같았다. 사임당이 보여주고 있는 엄마로서의 모습, 예술인으로서의 모습, 아내로서, 여성으로서의 모습들 모두에서 단아하고, 기품 있는 그녀의 선이 고스란히 보여지고 있었으니 말이다. 물론 배우로서 오랜만의 복귀 작이라 엄청난 화제였음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자체의 반응이 막 뜨겁지는 않다고 들었다. 하지만, 꼭 드라마가 아니어도 이 작품은 소설로서도 그 자체 매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이것만 읽어도 누구나 그녀를 떠올리게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어머니상으로서의 사임당뿐만 아니라 그녀의 예술혼까지 보여주는 보석 같은 이야기라서 더욱 가치가 있을 테고 말이다. 단순히 율곡 이이의 어머니이자 현모양처의 대명사로 알려진 사임당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이렇게 세련된 필치로 풀어내는 방식이라면, 위인들에게 관심 없는 청소년들에게 추천해도 쉽게 접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지윤은 우리나라 미술사를 대학에서 가르치는 시간 강사다. 능력 있는 사업가 남편과 우수한 두뇌를 가진 자식과 지적 자부심을 높여주는 지윤이란 며느리를 둔 시어머니의 자랑스러운 가족이다. 생활에 묶여버린 부부로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처지로 한 없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지윤의 복잡스런 마음과는 달리 친인척에게 자랑스런 가족을 자랑하고 싶어 하는 시어머니의 마음이 마냥 불편하다. 뛰어난 안목과 실력이 있어도 시간 강사로 살고 있는 자신 앞에 대학에서 인정하는 지도교수가 안견의 <금강산도>를 발견했다고 말한다. 미술학적으로 대단한데 진작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기자회견을 둘러싼 자리에서 진실을 알리고 싶어하는 인물은 지윤에게 의견을 물으며 시간 강사 자리마저 위태로운 실정이다. 지윤은 이탈리아 서점에서 <금강산도>와 관련된 자료들을 보게 되고 어떤 이끌림에 의해 고택에서 생각지도 못한 물건을 얻는다.
율곡 이이의 어머니로 알려진 사임당이 아닌 한 여자로 한 남자와 서로 연정을 품은 로맨스가 풀어질 거란 예상과는 달리 기묘사화의 끔찍한 잔상은 여전히 이어지고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의 마음을 담은 행동으로 부모님은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위험에 빠트리고 마는 사임당...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부터 구해내기 위해 급하게 다른 남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 일은 사임당 그녀를 마음에 품은 남자를 깊은 상처를 남긴다.
지윤이 <금강산도>를 둘러싼 진실을 알고자 문서를 복구하려는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 물건이 하루아침에 사업이 엉망이 된 그녀의 남편의 일과 깊은 연관이 있음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그 동안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사임당의 이야기에 추가된 애틋한 로맨스가 더해져 동화책이나 위인전기에서는 느끼지 못할 재미가 더해진다. 드라마를 미처 보지 못한 사람이라도 캐릭터 각각이 가진 이미지가 강하게 남을 정도로 매력적인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권력을 쥐고 움직이고 싶어하는 악랄한 인물로 인해 시대에 순응하며 본심을 들어내지 못하는 과거의 인물들, 현대는 학연, 지연, 돈이 아니면 실력이 좋아도 제대로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기 힘든 대학이란 폐쇄적인 단체, 돈을 쫓아 거짓이 진짜가 되는 모습은 알고는 있어도 씁쓸한 기분을 갖게 한다.
생활을 위해 한양으로 올라오는 사임당 가족과 그녀처럼 한양에 터를 잡는 그녀의 옛연인 아직 하권을 읽지 못했지만 이들이 만들어갈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드라마를 보았다면 책의 내용이 영상으로 더 다가올 수 있었겠지만 책을 통해 느껴지는 인물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느껴져 드라마도 찾아서 볼 생각이다.
원작을 각색한 드라마치고 원작에서 드러낸 만큼의 밀도는 그다지 공감을 크게 불러일
으키지는 않는다.
영화도 그렇고, 아마도 한정된 몇 부작이나 킬링 타임 때문에 여러 부분들을 각색하게
되고 걸러서 만들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것이려니 해도 여전히 원작에서 주는 느낌과 같
은 기대는 하기 어려움을 느낀다.
‘사임당 빛의 일기’란 원작을 요즘 방송에서 이영애와 송승헌 주연으로 하는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다.
대장금으로 한류 스타의 대열에 오른 이름에 비해 시청률은 답보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 이 책을 읽기 위해 드라마를 보지 않고 있었다.
기존의 경험상 원작이 주는 감동을 먼저 접하고 싶기도 했고, 좋아하는 주인공의 시선
을 따라가다 보면 정작 책에 쓰인 흐름을 놓치게 되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
다.
책은 드라마처럼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타임슬립(요즘에 방송에서도 인기를 끄는 소
재이 긴 하다.)을 주요 장치로 이용하면서도 당대의 신사임당의 이미지를 생각했던 우리
들의 생각을 보다 진보적인 생각으로 바꿔놓는 캐릭터로 저자는 창조를 해냈다.
얼마 전 읽은 조선왕조 여인 실록이란 책에서 나오는 신사임당의 이야기는 친정에 있으
면서도 시댁과 남편, 아이들의 건사를 하면서 자신의 재능을 놓치지 않고 노력을 부단
히 했던 여인으로 그려놓고 있는데, 이 책에서도 역시 조선시대에서 여인들이 살아가는
방식에서의 울타리를 벗어나 편견에서 벗어나고 당대의 여인으로서의 지위를 이용해
살다 간 모습을 그린다.
고전이나 현대나 로맨스가 없다면 재미는 없을 터, 조선의 신사임당과 이 겸과의 사랑
이야기는 조선이란 계급사회 속에서 이룰 수 없는 또 하나의 안타까운 계보를 이어간다
는 점, 여기에 악녀인 휘음당의 존재도 상당히 글의 흐름에 활기를 넣어준다.
어쩔 수 없는 현실에 부딪쳐 다른 남자와 결혼하게 되는 사임당과 이 겸의 사랑 이야기
는 현재의 다른 여성인 한국미술사를 전공하고 시간강사를 하는, 그러면서도 전임교수
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지윤이란 여성의 또 다른 자신의 삶 쟁취를 같이 그려 보인다
는 점에서 두 여성들의 각기 다른 삶을 보는 재미를 준다.
아직 하권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차후에 이야기 방향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상상에 그치
고 있지만 타임슬립이란 소재를 이용해 신사임당과 현재의 지윤, 그녀들이 겪는 고난들
이 시대는 달라도 어떤 방향과 결말로 이르게 될지 빨리 접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이영애가 오랜만에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한 드라마였지만 아쉽게도
현재 드라마는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장편소설은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었고, 어서 하권을 기다리게 만드는데 충분했다.
일기가 등장한다는 점, 일기를 읽으며 과거를 상상한다는 점에서
‘클로즈드 노트’가 생각나기도 했다.
소설은 사임당과 이겸의 엇갈린 사랑과 사임당이 여러 어려움을
결국 극복해내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 사임당의 일기를 읽는 지윤 역시 자신과 가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과연 드라마를 각색한 소설이라는 것이었다.
특히 30부작의 제법 긴 드라마이다 보니 매 회마다
사임당 또는 지윤은 충격적인 사건을 맞닥뜨리게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과 긴장감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된다.
그러다보니 소설 속에서도 답답하고 안타까운 장면들이 많이 나왔다.
역사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신사임당은 조선시대의 여성의 지위와 편견을 극복하고
훌륭한 삶을 살았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소설에서 신사임당은 지속적으로 어려움에 처한다.
하지만 그러한 어려움을 어떻게든 극복하는 과정 속에서
안타까움뿐만 아니라 뿌듯함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이겸과 사임당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 또한 꽤 신선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된 사임당과 그런 사임당을 잊지 못하는 이겸의 이야기는
소재 자체로는 신선하지 않았지만 그러한 소재를 역사 속 인물에 접목시킨 점이 흥미로웠다.
또한 이런 로맨스에 으레 있는 악역 휘음당도 존재감을 강력하게 드러낸 점이 좋았다.
아직 하권이 남아있기 때문에 소설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모르겠지만
하권의 출간을 기다리게 될 것 같다. 더불어 드라마도 1회부터 차근차근 보고 싶다.
드라마가 뜨면 그에 관련된 도서들도 뜨기 마련이다. 정도전일때도 그랬고 장영실때도 그랬고 사임당도 마찬가지이다. 사임당에 관한 책들도 여러가지 버전이 있다. 실제로 있었던 그대로 적은 역사적인 이야기를 다룬 위인전이 있는가 하면 주인공만 사임당으로 설정했을 뿐 전혀 다른 로맨스를 다룬 이야기들도 있었다. 이번 이야기는 어떨까.
사임당 빛의 일기라는 제목의 이 책은 지금 방송중인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의 원작이라 할 수 있다. 그런만큼 드라마의 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으니 참고로 하는 것이 좋겠다. 얼마전 읽었던 [우아한 환생]이라는 책은 현실에서의 역사학자가 조선시대에 환생을 한다는 이야기로 컨셉트를 잡았다. 이 책 또한 현실에서 조선시대로 가는 것은 같은 이치지만 환생이 아닌 타임슬립으로 설정했다.
사임당 빛의 일기연출 윤상호 출연 이영애, 송승헌, 오윤아, 박혜수, 김해숙, 윤석화, 윤다훈, 최철호, 최종환, 박정학, 윤... 방송 2017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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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사를 전공하고 시간강사를 하고 있지만 전임교수가 되기 위해서 이리뛰고 저리 뛰는 지윤. 남들이 봤을때는 억대연봉을 자랑하는 펀드매니저인 남편과 공부 잘하는 아이까지 있는 그녀가 부럽기만 하겠지만 그녀에게 있어서 전임강사 자리는 자신의 입지를 견고하게 다져줄 자리 이상의 교수인 것이다.
능력보다는 줄대기가 우선인 교수자리. 그녀는 실세라고 알려진 민교수 밑에서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할 정도로 박박 기고 민교수가 하라는 것이면 무엇이든 시키는 대로 다 했지만 아직까지도 그대로인 자신의 위치가 답답하기만 하다. 이번에 발견된 금강산도 논문을 자신에게 맡겨주는 것으로 보아서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 것 같은 생각에 죽을 힘을 다해서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 내고 싶은데 오히려 이것은 더 자신에게 악으로 다가오게 된다.
논문 발표 때문에 찾아간 이탈리아. 민교수는 작심이라도 한 듯이 그녀는 내치기만 한다. 그녀는 둘러싼 음모는 무엇이며 무엇을 통해서 그녀는 조선시대로 돌아가게 될까. 이 곳, 이탈리아에서 그녀는 예상치 못한 곳으로 가게 되고 자신이 상상하지 못했던 물건들을 손에 넣음으로 인해서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줄 기회를 가지게 된다. 그녀가 조선시대로 돌아간다면 어떤 모습으로 그곳에서 존재하게 될까.